1.백판지와 생활위생, 한 지붕 아래의 두 경제
깨끗한나라의 공장에서는 서로 다른 시간이 흐른다. PS 사업은 백판지와 포장재를 만들어 기업 고객의 주문과 출고 일정에 맞춘다. HL 사업은 화장지·물티슈·기저귀·생리대처럼 소비자가 매일 쓰고 다시 사는 생활위생품을 다룬다. 한쪽은 포장재의 원지와 규격, 물류 효율이 중요하고 다른 쪽은 브랜드 선택과 사용 경험, 유통점에서의 회전이 중요하다. 회사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려면 두 사업을 한 덩어리의 제지업으로 묶기보다 서로 다른 수요와 손익 구조를 가진 축으로 읽어야 한다.
구분 | 주력 제품과 역할 | 고객이 만나는 장면 | 돈이 생기는 경로 |
|---|---|---|---|
PS | 백판지, 일반·프리미엄·재활용 기반 포장재 | 식품·화장품·헬스케어 제품의 상자와 포장 | 국내 기업 거래와 해외 직수출, 주문 생산 및 출고 |
HL | 화장지, 물티슈, 기저귀, 생리대, 마스크, 손소독제, 펫케어 | 욕실·육아·여성위생·반려생활 등 반복 소비 | 도소매·온라인 유통을 통한 브랜드 제품 판매 |
PRO | 위생·주방·산업용품을 묶은 현장 솔루션 | 호텔·골프장·빌딩·의료기관·식음 및 MRO 현장 | 기관과 사업장의 복수 품목 수요를 한 채널에서 대응 |
PS의 판매는 종이 한 장보다 그 종이가 들어갈 제품과 연결된다. 포장을 만드는 고객은 내용물과 유통 환경에 맞는 원지를 고르고, 깨끗한나라는 생산부터 출고까지 이어지는 공급 능력으로 주문을 수행한다. 주문량과 원가, 제품 구성, 납기가 함께 수익을 좌우한다. 생산량이 많더라도 판매가격이나 원료·에너지 부담을 흡수하지 못하면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는 것과 이익이 나는 것은 별개의 일이 된다.
HL에서는 같은 ‘깨끗함’도 훨씬 잘게 나뉜다. 화장지는 집과 사업장에서 계속 소모되고, 기저귀와 생리대는 몸에 직접 닿는 위생 경험을 판다. 물티슈·마스크·손소독제·펫케어는 사용 장소와 구매 동기가 다시 다르다. 이 사업의 수익은 생산라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지 안에 남아 있는지, 유통 채널이 제품을 얼마나 꾸준히 회전시키는지, 인접 생활용품으로 신뢰를 옮길 수 있는지가 함께 작동한다.
PRO는 이 둘 사이에서 회사를 현장 조달 창구로 넓힌다. 여러 위생·주방·산업용품을 한 사업장에 묶어 제공하지만, 공개된 설명만으로 PS나 HL과 나란히 놓이는 독립 제조 부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장에서 만든 품목과 외부 현장이 요구하는 소모품을 연결하는 B2B 솔루션 채널에 가깝다. 깨끗한나라의 돈줄은 그래서 거대한 제지 설비, 소비재 브랜드, 현장 유통이라는 서로 다른 톱니가 맞물릴 때 비로소 전체 모양을 드러낸다.
2.상자가 되는 종이, 몸에 닿는 제품
포장재는 내용물의 조건을 따라간다
PS의 기본 언어는 백판지다. 백판지는 포장 상자의 바탕이 되는 판지이며, 고객은 단순한 종이 무게만이 아니라 포장할 제품과 표시 방식에 맞춰 소재를 선택한다. 깨끗한나라는 일반 포장재 옆에 BLANQ와 N2N이라는 방향이 다른 제품군을 두고 있다. BLANQ는 식품·화장품·헬스케어 등에 쓰는 프리미엄 올펄프 포장재를 내세운다. 올펄프는 재생섬유 대신 펄프를 원료로 삼았다는 뜻으로, 회사는 이를 고부가 포장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으로 배치한다.
N2N은 재활용을 전면에 둔다. 회수된 종이가 다시 포장재로 이어지는 순환성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삼은 제품군이다. 두 브랜드는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의 상위·하위 버전이라기보다 고객이 요구하는 소재와 환경 메시지에 따라 갈리는 선택지다. 프리미엄 원료의 가치와 재활용 기반의 가치를 함께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은 PS의 제품 폭을 보여 준다. 다만 제품 이름이 고부가를 약속한다고 해서 부문 전체의 채산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믹스와 가격, 투입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생활위생품은 사용 순간마다 평가받는다
HL의 제품은 소비자의 손과 피부 가까이 놓인다. 화장지는 집과 다중이용시설에서, 기저귀는 육아 과정에서, 생리대는 일상의 여성위생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선택된다. 제조사는 한 번 납품한 원지와 달리 매 구매 때마다 브랜드·가격·편의성을 다시 비교받는다. 제품군이 넓다는 것은 교차 판매의 여지를 주지만, 동시에 각 카테고리에서 다른 소비자 기대와 유통 경쟁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지: 청주공장 위생용품 생산라인에서 대형 원단 롤을 취급하는 산업용 로봇▲ 대형 원단 롤과 산업용 로봇이 배치된 청주공장 위생용품 생산라인 — 출처: [깨끗한나라, 확인 2026-08-12](https://www.kleannara.com/Company/factory)
생산라인 사진은 HL이 브랜드 기획만 하는 소비재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 준다. 커다란 원단 롤을 다루는 설비와 자동화 장비가 제품 뒤에 놓여 있다. 브랜드 반응이 좋아도 설비 운영과 품질 관리가 받쳐 주어야 하고, 반대로 공정이 안정돼도 매장에서 제품이 선택되지 않으면 생산 능력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HL은 공장과 소비자 사이의 거리가 짧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산·브랜드·유통을 모두 건너야 하는 사업이다.
PRO가 겨냥하는 호텔·골프장·빌딩·의료기관과 식음 현장에서는 개별 브랜드보다 조달의 편의와 품목 구성이 더 앞에 설 수 있다. 화장지나 위생품 하나만 판매하는 대신 현장에서 함께 필요한 주방·산업용품까지 묶는 방식이다. 이는 가정용 소비재와는 다른 구매 장면을 제공한다. 깨끗한나라가 가진 위생 이미지를 사업장 운영의 언어로 번역하는 통로라고 보는 편이 현재 공개 범위에 맞다.
3.청주와 음성에서 갈라지는 생산의 역할
청주공장은 제지와 화장지, 생리대가 모이는 주력 생산 거점이다. 음성공장은 팬티형 아기기저귀 생산에 특화돼 있다. 제품 목록만 보면 PS와 HL이 회사 조직도에서 나뉘어 있을 뿐인 듯하지만, 공장의 역할을 놓고 보면 원지 생산과 생활위생품 가공이 서로 다른 설비와 운영 리듬을 가진다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이미지: 청주공장 생리대 생산시설을 둘러보는 방문자들▲ 위생복과 머리망을 착용한 방문자들이 둘러보는 청주공장 생리대 생산시설 — 출처: [깨끗한나라, 2026-07-27](https://www.kleannara.com/News/noticeView?idx=828&type=2)
‘모두의 생리대’ 생산시설 공개 사진에서는 방문자들이 위생복과 머리망을 착용하고 길게 이어진 설비 옆을 걷는다. 사진이 특정 공정의 세부 원리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지만, 몸에 닿는 제품을 만드는 현장이 외부에 공개되고 검증의 대상이 되는 장면은 보여 준다. 생활위생품에서 공장은 소비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 뒷단이면서도 브랜드 신뢰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소환되는 공간이다.
PS의 현장은 원료 조달부터 생산, 보관, 배차와 배송까지 길게 이어진다. 회사는 회수한 종이를 판지로 되돌리는 구조를 강조하며, 폐지 조달·에너지·용수·물류 효율을 원가와 공급 안정성의 변수로 제시한다. 친환경 포장재라는 문구가 제품 앞면의 메시지라면, 공장 안에서는 회수 원료의 안정적인 투입과 자원 사용 효율이라는 운영 문제로 바뀌는 셈이다.
이미지: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청주공장 건물과 부지▲ 지붕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놓인 청주공장 전경 — 출처: [깨끗한나라, 2026-06-25](https://www.kleannara.com/News/noticeView?idx=823&type=2)
청주공장 지붕의 태양광 패널은 환경경영이 포장 문구에만 머물지 않고 생산 거점의 에너지 조달로 들어온 사례다. 다만 발전설비가 설치됐다는 사실과 회사 전체의 원가가 의미 있게 내려갔다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후자는 전력 사용 구조와 실제 발전량, 비용 반영이 축적된 뒤 손익에서 확인할 영역이다.
4.매출은 반반, 손실은 PS에 쏠린 실적
깨끗한나라의 연결 매출은 2024년 5,371억원에서 2025년 5,082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9억원에서 226억원으로, 순손실은 221억원에서 475억원으로 확대됐다. 매출 감소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수익성의 후퇴다. 매출과 영업손익으로 단순 계산한 연결 영업이익률은 약 -0.2%에서 -4.4%로 내려갔다. 2025년 수치는 감사가 끝난 확정 연결 실적이다.
기간·범위 | 매출 | 영업손익 | 단순 계산 영업이익률 | 순손익 |
|---|---|---|---|---|
2024년 연결 | 5,371억원 | -9억원 | 약 -0.2% | -221억원 |
2025년 연결 | 5,082억원 | -226억원 | 약 -4.4% | -475억원 |
2025년 PS | 2,517억원 | -273억원 | 약 -10.8% | — |
2025년 HL | 2,557억원 | 45억원 | 약 1.8% | — |
2026년 1분기 연결 | 1,251억원 | -40억원 | 약 -3.2% | -72억원 |
2026년 1분기 PS | 585억원 | -49억원 | 약 -8.4% | — |
2026년 1분기 HL | 661억원 | 9억원 | 약 1.4% | — |
부문별 숫자는 전사 부진의 위치를 더 정확히 가리킨다. 2025년 PS는 연결 매출의 49.5%, HL은 50.3%를 차지해 외형이 거의 양분됐다. 그러나 PS가 27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반면 HL은 45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HL의 흑자가 PS의 적자를 메우기에는 작았다. ‘제지와 생활용품을 함께 한다’는 설명보다 ‘비슷한 매출을 내는 두 축 가운데 한쪽에서 큰 손실이 발생했다’는 설명이 당시 손익을 더 잘 요약한다.
2026년 1분기에도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PS의 적자가 계속됐고 HL은 소폭 흑자에 머물렀다. 연결 영업손실 폭은 2025년 연간 단순 평균보다 작아 보이지만, 한 분기만으로 회복 추세를 확정하기는 이르다. 회사는 백판지 업황 둔화와 원가 부담 확대를 부진의 배경으로 들고, 고부가 제품 믹스와 원가구조·운영효율·에너지 비용 대응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는 문제의 위치를 설명하는 경영진의 진단이며, 개선 여부는 이후 판매가격과 원가, 부문 손익에서 확인돼야 한다.
판매경로에서는 2025년 내수가 72.13%, 해외 직수출이 27.70%였다. 국내 도소매·온라인 판매와 해외 직수출이 함께 있지만 전사 판로의 무게는 내수에 있다. 이 비율은 특정 부문의 고객 구성이나 개별 브랜드의 해외 성과를 뜻하지 않는다. PS의 기업 거래와 HL의 소비재 유통을 모두 합친 전사 기준이므로, 동남아 소비재 판매나 특정 포장재 수출의 성과와 바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운영 규모는 손익의 잠재력과 부담을 동시에 보여 준다. 회사가 소개한 PS 설비 규모는 연간 45만톤이고, 재활용하는 폐지는 연간 42만톤이다. 청주공장 PS 물류는 회사 발표 기준 내수 일평균 700톤, 최대 1,000톤을 처리한다. 주문·출고·배차·배송을 통합하는 물류 고도화는 새로운 매출원을 만드는 사업이라기보다 이미 생산한 물량의 납기와 이동 효율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큰 설비가 원가 우위를 주려면 안정적인 가동과 판매, 조달 및 배송 효율이 함께 맞아야 한다.
에너지 대응도 같은 맥락에 있다. 청주공장에는 2026년 6월 1.03MW 규모의 태양광 설비가 구축됐다. 회사는 연간 1,198MWh의 자체 발전과 약 550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예상한다. 예상 발전량은 환경·운영 목표로는 구체적이지만, 절감액이나 영업이익 기여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PS가 안고 있는 원가 부담의 크기를 감안하면 태양광 한 건보다는 전체 에너지 구매비와 생산 효율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재무 부담은 외부 신용평가에서도 선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5년 9월 말 기준 순차입금 3,162억원, 부채비율 233.5%, 순차입금/EBITDA 21.2배를 제시하면서 백판지 공급과잉과 비용 상승, 높은 설비투자 및 차입·이자 부담을 핵심 위험으로 봤다. 이는 특정 시점의 외부 평가이고 이후 수치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영업 부진이 재무 여력에 미치는 압력을 읽는 기준점은 된다.
회사는 2026년 7월 1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운영자금 50억원과 채무상환 50억원에 사용할 계획이며, 표면이자율은 5.90%이고 사모 방식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이라는 명칭 때문에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금 조달 목적에 채무상환과 운영자금이 함께 들어갔다는 점은 현재의 과제가 공격적 확장만이 아니라 일상 운영과 자본구조 관리에도 있음을 보여 준다.
5.펄프 계획에서 백판지로 꺾인 출발
회사는 1966년 대한팔프공업으로 출범했다. 이름에는 펄프가 들어갔지만 초기 펄프 생산 계획은 백판지 제조로 전환됐다. 오늘날 PS가 회사의 큰 축으로 남은 배경은 이때 만들어졌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생활용품 브랜드보다 기업 고객에게 포장 원지를 공급하는 공업적 기반이 먼저였던 셈이다.
1975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제지 기반 위에 화장지와 기저귀·생리대 같은 생활위생품을 쌓으면서 사업의 얼굴이 넓어졌다. 서로 다른 두 사업은 어느 날 합쳐진 조합이 아니라, 백판지로 출발한 생산 체계가 소비자의 일상 가까이 이동하며 형성된 결과다.
2011년 사명을 깨끗한나라로 바꾼 것은 이 변화가 이름에 반영된 장면이다. 대한팔프공업이라는 명칭이 원료와 산업을 앞세웠다면, 새 이름은 소비자가 얻는 효용인 위생과 청결을 앞세운다. 그렇다고 옛 산업적 기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PS는 외형의 한 축이고 청주공장의 제지 설비와 물류는 회사의 손익을 크게 흔든다. 이름은 생활 가까이 왔지만 자본과 공정의 무게는 여전히 공장에 걸쳐 있다.
6.프리미엄과 재활용 사이, PS가 풀어야 할 숙제
PS의 회복 방향에는 서로 다른 두 카드가 놓여 있다. BLANQ는 올펄프와 프리미엄 수요를, N2N은 회수 원료와 순환성을 앞세운다. 원료와 고객의 요구가 다른 만큼 두 제품군을 하나의 친환경 구호로 뭉뚱그리기보다 각자가 어떤 주문을 얻고 어느 정도의 채산성을 내는지가 중요하다. 고부가 제품 믹스는 단가와 수익성 개선을 겨냥하지만, 실제 효과는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투입 원가가 결정한다.
재활용 기반 제품의 경쟁력도 환경 메시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회수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용수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완성된 판지를 제때 내보내야 한다. 폐지를 많이 투입하는 생산 체계에서는 조달 조건의 변화가 원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물류와 공정의 낭비를 줄이면 같은 판매량에서도 방어력이 생긴다. 회사가 공급망과 친환경 설계, 운영 효율을 함께 이야기하는 이유다.
회사가 제시한 AX·데이터·에너지·플랫폼은 별도 사업부의 이름이 아니다. AX는 인공지능을 업무와 공정에 적용하는 전환을 뜻한다. PS에서는 친환경 설계와 공급망 운영을 다듬고, HL에서는 브랜드와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겠다는 실행 언어에 가깝다. 아직 독립적인 매출이나 수익성 개선이 입증된 신사업으로 세기보다 기존 두 축을 더 정교하게 운영하려는 방법론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여기서 낙관과 비관은 같은 현장을 다르게 읽는다. 낙관 쪽에서는 큰 생산 기반과 프리미엄·재활용 제품군, 물류 개선을 묶어 PS의 손실 폭을 줄일 여지를 본다. 비관 쪽에서는 공급과잉과 비용 부담이 구조적이면 제품 이름과 효율화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홍보 문구보다 PS의 가격·원가·제품 구성과 부문 손익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에 달려 있다.
7.생리대 밖으로 넓어지는 생활케어의 반경
HL의 확장은 전혀 낯선 산업으로 뛰어들기보다 이미 가진 ‘생활 속 깨끗함’을 인접 구매 장면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펫케어, 해외 여성위생, 공공시설 생리대, 세제가 그 사례다. 공통점은 기존 생활위생 브랜드와 유통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차이는 상용화와 성과 확인의 단계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포포몽은 2023년 출시된 뒤 펫티슈에서 배변패드·고양이 모래·간식으로 범위를 넓혔다. 회사는 출시 후 매출이 약 16배 성장했고 누적 판매량과 상품 수가 확대됐다고 소개한다. 빠른 성장률은 작은 출발점에서 더 크게 보일 수 있으며, 포포몽의 별도 손익이나 독립 시장점유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의미는 대형 사업으로 단정하는 데 있지 않고, 생활위생 경험을 반려동물의 배변·그루밍·먹거리로 얼마나 넓힐 수 있는지 시험하는 브랜드가 생겼다는 데 있다.
이미지: 포포몽 펫티슈·배변패드·고양이 모래 제품군을 설명한 인포그래픽▲ 펫티슈와 배변패드·고양이 모래 등으로 넓어진 포포몽 제품군 — 출처: [깨끗한나라, 2026-07-22](https://www.kleannara.com/News/noticeView?idx=827&type=2)
순수한면의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전략은 국내 제품을 그대로 내보내는 수출보다 현지화에 초점을 둔다. 회사는 기후와 소비문화, 유통 특성을 반영한 Trial Set을 제시하고 현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Shopee의 순위와 평점을 성과 지표로 소개했다. Trial Set은 소비자가 적은 수량으로 제품을 경험하도록 구성한 묶음이다. 다만 플랫폼 안의 순위와 평점은 회사가 제시한 해당 채널 지표이므로 국가 전체 시장 지위로 넓혀 읽을 근거는 없다.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은 판매 장면 자체가 다르다. 회사는 2026년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 공급사로 선정돼 12개 시범지역의 약 500개 공공시설에 제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품이 소매점의 진열대뿐 아니라 공공시설의 접근성 정책 안으로 들어간 사례다. 공급 사실과 대상 범위는 확인되지만 계약 기간과 장기 매출 기여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생산시설 공개 역시 이 사업의 제조 현장을 보여 주는 활동이지, 그 자체가 반복 매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세제는 HL의 생활 반경을 한 칸 더 넓힌다. 회사는 2026년 7월 캡슐세제 3종과 식기세척기 타블렛 1종을 출시했다. 생리대나 화장지와 제품 형태는 다르지만 가정의 위생·청결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브랜드 서사를 이어갈 수 있다. 출시가 끝난 상용 제품이라는 점은 계획 단계와 다르지만, 매출과 이익 기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지: 캡슐세제 제품과 식기세척기 타블렛이 놓인 분홍색 광고 이미지▲ 생활 고민별 캡슐세제와 식기세척기 타블렛을 함께 제시한 신제품 이미지 — 출처: [깨끗한나라, 2026-07-09](https://www.kleannara.com/News/noticeView?idx=826&type=2)
이 확장들을 한꺼번에 신성장동력으로 합산하면 각 사업의 크기와 검증 수준이 흐려진다. 포포몽은 출시 뒤 제품군을 넓힌 브랜드이고, 동남아 생리대는 현지화된 해외 판매 시도다. 공공생리대는 특정 지원사업의 공급이며, 세제는 막 시장에 나온 인접 카테고리다. HL의 중요한 능력은 이름을 많이 붙이는 데 있지 않다. 새로운 사용 장면에서 반복 구매를 만들고, 그 매출이 마케팅·유통비를 넘어 이익으로 남도록 하는 데 있다.
8.‘깨끗함’이라는 이름이 다시 공장으로 돌아올 때
창립 60주년을 맞은 회사는 AX·데이터·에너지·플랫폼을 앞으로의 실행 방향으로 내세웠다. 화려한 단어를 걷어 내면 해야 할 일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PS에서는 원료와 에너지, 생산과 물류를 더 촘촘히 연결해야 한다. HL에서는 소비자가 제품을 발견하고 사용한 뒤 다시 구매하는 흐름을 브랜드와 데이터로 이어야 한다. 두 사업 모두 기존 공장과 채널을 더 잘 쓰겠다는 계획이며,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갈아타겠다는 선언은 아니다.
깨끗한나라의 특징은 소비자에게 친숙한 위생용품 뒤에 무거운 백판지 설비가 함께 있다는 데 있다. PS가 흔들리면 HL의 흑자만으로 전사를 지탱하기 어렵고, HL이 생활케어의 새 영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 회사의 소비자 접점도 좁아진다. 반대로 포장재의 제품 구성과 공장 효율이 개선되고 생활위생 브랜드의 구매 장면이 넓어진다면, 오래된 제지 기반과 새 생활케어가 서로의 부담이 아니라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
공장 지붕의 태양광 패널, 원단 롤을 다루는 로봇, 생리대 생산시설을 걷는 방문자, 선반에 새로 올라갈 펫케어와 세제 제품은 각각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 ‘깨끗함’이라는 소비자 언어를 실제 원료·설비·물류·유통으로 바꾸는 과정에 놓여 있다. 이 회사의 변화는 선언보다 그 연결부에서 진행된다. 브랜드가 약속한 깨끗함이 공장의 비용과 품질, 매장의 반복 구매로 돌아오는 순간에 두 사업의 오래된 동거도 비로소 경제적인 이유를 갖는다.
각주
- 깨끗한나라, 사업소개: PS·HL·PROF 솔루션 — https://www.kleannara.com/Brand/brandMain?page_type=1
- 한국거래소·깨끗한나라, 제61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0607/20260319002853/11011.htm
- 깨끗한나라, 사업소개: PS·HL·PROF 솔루션 — https://www.kleannara.com/Brand/brandMain?page_type=1
- 깨끗한나라, BLANQ 프리미엄 All-pulp 포장재 — https://www.kleannara.com/Brand/brandList?brand_idx=16
- 깨끗한나라, N2N 친환경 제지 브랜드 — https://www.kleannara.com/Brand/brandList?brand_idx=2
- 한국거래소·깨끗한나라, 제61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0607/20260319002853/11011.htm
- 깨끗한나라, 공장소개 — https://www.kleannara.com/Company/factory
- 깨끗한나라, 사업소개: PS·HL·PROF 솔루션 — https://www.kleannara.com/Brand/brandMain?page_type=1
- 깨끗한나라, 공장소개 — https://www.kleannara.com/Company/factory
- 한국거래소·깨끗한나라, 제61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0607/20260319002853/11011.htm
- 깨끗한나라, ‘모두의 생리대’ 청주공장 생산 공정 공개 — https://www.kleannara.com/News/noticeView?idx=828&type=2
- 깨끗한나라, 환경경영 — https://www.kleannara.com/ESG/environment
- 깨끗한나라, 청주공장 태양광 발전설비 구축 완료 — https://www.kleannara.com/News/noticeView?idx=823&type=2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깨끗한나라 사업보고서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19000486
- 깨끗한나라, 연결 손익계산서 — https://www.kleannara.com/Invest/profit
- 한국거래소·깨끗한나라, 제61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0607/20260319002853/11011.htm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깨끗한나라 분기보고서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5001996
- 조선비즈, 깨끗한나라 1분기 영업손실 39억…백판지 업황 둔화 영향 — https://biz.chosun.com/industry/business-venture/2026/05/15/YVZM4B4WEZCPXO535SRTQFZKFM/?outputType=amp
- 한국거래소·깨끗한나라, 제61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0607/20260319002853/1101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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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한나라, 세제 시장 진출 및 맞춤형 세제 4종 출시 — https://www.kleannara.com/News/noticeView?idx=826&type=2
- 뉴시스, 깨끗한나라 세제시장 진출 —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60709_0003701965
- 뉴시스, 깨끗한나라 60주년 비전 공개 —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60306_00035374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