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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영업과 폐점 본점의 시간을 함께 안은 지역 유통사다

1.프라자점에 모인 현재의 대백

대구백화점을 지금도 동성로의 큰 건물 하나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영업의 중심은 이미 대백프라자점으로 옮겨졌다. 동성로 본점이 문을 닫은 뒤에도 백화점 사업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구 중구 명덕로에 있는 프라자점이 상품 판매와 고객 서비스의 주된 접점으로 남았고, 대봉교역과 매장 2층이 연결돼 일상적인 접근 동선을 만든다.

현재 사업의 지도를 펼치면 프라자점만 보이지는 않는다. 회사는 백화점 영업과 별도로 수입 의류 브랜드를 유통하고, 대백마트 체인을 운영하며, 종속회사 대백아울렛을 통해 부동산 임대료를 받는다. 한 회사 안에 백화점 매장, 동네 마트 간판, 패션 브랜드 상품, 임대 부동산이 함께 들어 있는 셈이다. 다만 이 가운데 소비자가 가장 완전한 형태의 ‘대구백화점’을 경험하는 곳은 프라자점이다.

프라자점의 역할은 단순한 판매장이 아니다. 상품을 진열하고 계산하는 공간 위에 갤러리, 공연장, 문화센터, 식음 공간이 겹쳐 있다. 회사가 축적해 온 지역 문화사업의 흔적과 현재의 유통 영업이 같은 건물에서 이어진다. 쇼핑하러 온 고객이 식사하거나 전시를 보고, 강좌 수강자가 다시 매장을 지나는 식으로 서로 다른 방문 목적이 한 장소에서 만난다. 이 접점들이 실제 매출에 각각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사가 프라자점을 체류와 재방문의 중심으로 설계했다는 점은 점포 안내와 문화공간 구성에서 확인된다.

이 구조를 읽을 때에는 ‘백화점 한 점포만 남았다’는 문장과 ‘여러 사업을 하고 있다’는 문장을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영업망 축소의 무게를 보여 주고, 후자는 매출과 자산에서 백화점 밖의 통로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어느 한쪽만 잡으면 실제 회사보다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낙관적인 그림이 된다. 현재의 대구백화점은 넓게 확장하는 유통망이라기보다, 프라자점에 고객 경험을 집중하면서 주변 사업을 붙들고 있는 형태에 가깝다.

2.진열대에서 고객의 손까지

공시에 적힌 판매 흐름은 꽤 구체적이다. 사업팀이 상품을 주문하면 거래선이 납품하고, 영업팀이 이를 판매해 최종소비자에게 넘긴다. 일반 고객은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보고 구매하며, 법인 고객은 특판 납품을 이용한다. ‘특판’은 기업이나 단체가 필요한 상품을 별도로 주문해 공급받는 거래다. 같은 상품매출이라도 한쪽은 매장을 거치는 소매이고 다른 한쪽은 법인 주문에 대응하는 납품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돈을 얻는 길은 상품 판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매장과 보유 공간에서 생기는 임대료 등 기타수입도 있다. 따라서 방문객이 매대에서 결제하는 장면은 가장 눈에 띄는 수익 경로이지만, 건물 안팎의 공간을 빌려 주는 일도 사업의 일부다. 상품을 확보하고 판매하는 유통업자의 얼굴과 공간을 운영하는 임대인의 얼굴이 동시에 나타난다.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부르는 장치는 회원제에서 선명하다. 회사가 안내한 VIP 제도는 연간 구매액과 방문일을 함께 기준으로 삼는다. 프라임애플은 연간 구매액 6,000만원 이상이면서 6일 이상 방문한 고객, 애플은 2,500만원 이상, 그린애플은 1,500만원 이상이면서 12일 이상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등급별로 라운지, 주차, 문화센터, 식당가 혜택을 묶는다. 많이 산 사람뿐 아니라 자주 오는 사람도 관리 대상으로 삼는 구조다.

라운지와 주차 혜택은 매장 진입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문화센터와 식당가 혜택은 구매가 없는 날에도 방문할 이유를 만든다. 이를 곧바로 매출 증가의 증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프라자점이 쇼핑 한 번으로 관계를 끝내기보다 고객의 생활 동선에 오래 머물려 한다는 방향은 읽힌다. 전국망을 앞세우기 어려운 지역 백화점에는 ‘얼마나 많은 도시를 덮는가’보다 ‘한 생활권에서 얼마나 여러 이유로 다시 찾게 하는가’가 더 직접적인 운영 문제가 된다.

문화공간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회사 역사 페이지에는 전시와 공연을 지역 주민에게 제공해 온 과정이 소개돼 있고, 현재 문화센터는 회원 가입과 강좌 수강 체계를 유지한다. 문화사업을 아름다운 옛이야기로만 떼어 놓으면 현재 매장의 기능을 놓치게 된다. 판매시설과 문화시설이 한 건물에서 고객 시간을 나눠 갖는 것이 프라자점의 실제 사용 장면이다.

3.백화점 간판 밖의 작은 유통망

대백마트는 대구·경북에 104개 가맹점이 공시된 체인이다. 프라자점이 하나의 큰 건물 안에 상품과 서비스를 모은다면, 대백마트는 주거지 가까운 소매점에 같은 지역 브랜드를 흩어 놓는다. 본점 폐점 뒤 대구백화점 간판을 일상에서 만나는 방식이 줄어든 가운데, 동네 마트의 녹색 간판은 백화점과 다른 크기와 용도로 브랜드 접점을 이어 준다.

이미지: 외부 진열 상품과 녹색 대백마트 간판이 보이는 동네 마트

▲ 외부 진열 상품과 녹색 간판이 보이는 대백마트 점포 — 출처: 마트잡, 2025-11-13

마트 체인을 직영점 숫자처럼 읽어서는 안 된다. 공시에 적힌 형태는 가맹점이다. 회사는 상호와 유통 체계를 제공하고 각 지역 점포가 소비자와 만나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백화점 매장과는 구매 목적, 점포 규모, 운영 단위가 다르므로 두 사업을 단순히 점포 수로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하나는 목적형 쇼핑과 문화·식음 서비스를 묶은 거점이고, 다른 하나는 생활권 소매에 가까운 접점이다.

패션 쪽에는 로레나 안토니아찌와 엔오또 브랜드 유통이 포함돼 있다. 이는 백화점 안에서 여러 브랜드의 판매 공간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특정 브랜드 상품의 국내 유통에 참여하는 사업이다. 다만 두 브랜드가 전체 외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별도 수익성, 대백마트 체인의 성장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름과 점포망이 보인다고 해서 어느 쪽이 실적을 떠받치는지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속회사 대백아울렛의 성격도 이름과 현재가 다르다. 대백아울렛은 2018년 직접 아울렛 사업을 종료한 뒤 부동산 임대사업으로 전환했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던 공간이 임차인에게 공간을 빌려 주는 자산으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현재 사업 구성을 볼 때 ‘아울렛’이라는 법인명만으로 영업 중인 할인점을 떠올리면 안 된다.

세 갈래의 주변 사업은 프라자점과 동일한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마트는 가맹 네트워크, 브랜드 유통은 상품 공급, 대백아울렛은 임대가 중심이다. 이것들은 백화점 영업을 대신하는 하나의 새 주력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크기의 수입 통로다. 공개된 부문별 채산성이 제한적이어서 어느 통로가 회복을 이끌 수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회사가 한 건물의 소매매출에만 의존하는 단일 구조는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4.대구상회에서 두 개의 도심 점포로

회사의 출발점은 1944년 문을 연 대구상회다. 법인은 1969년에 설립됐고, 같은 해 12월 동성로 본점 개점을 알리는 광고가 등장했다. 이후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1993년 대백프라자를 열었다. 상점에서 법인으로, 단일 본점에서 두 도심 점포 체제로 이동한 순서다.

이미지: 1969년 12월 대구백화점 본점 개점을 알리는 신문 광고

▲ 층별 구성을 그려 넣어 동성로 본점 개점을 알린 신문 광고 — 출처: 경북일보, 2021-06-30

본점은 판매시설인 동시에 동성로의 약속 장소로 기억됐다. 백화점 앞이라는 설명만으로 서로 위치를 알아들을 수 있었던 시절, 건물은 회사 소유 자산 이상의 도시 표지판이었다. 연합뉴스는 폐점 뒤 본점을 ‘만남의 광장’ 역할을 했던 추억의 명소로 되짚었다. 회사가 오랫동안 전시와 공연을 운영한 역사도 이런 장소성과 겹친다. 상품을 사는 목적이 없어도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었기에 백화점 이름이 지역의 생활 기억에 남았다.

그러나 점포의 상징성과 영업 지속 가능성은 같은 문제가 아니었다. 본점은 2021년 7월 영업을 종료했고, 영업구조는 프라자점 중심으로 축소됐다. 폐점 직전 시민들이 건물 앞에 모인 사진에는 간판을 바라보는 사람과 출입구를 드나드는 사람이 함께 보인다. 이 장면은 과거의 인기를 증명하는 숫자 대신, 영업 종료가 지역사회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이미지: 폐점을 앞둔 동성로 본점 앞에 모인 시민들

▲ 폐점을 앞둔 동성로 본점의 출입구와 그 앞에 모인 시민들 — 출처: 연합뉴스, 2021-06-30

본점 폐점은 한 점포의 철수보다 큰 전환이었다. 두 도심 점포를 함께 운영하던 회사가 프라자점에 영업 역량을 모으게 됐고, 동성로 건물은 매출을 만드는 점포에서 처분과 재활용을 논의하는 자산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이후 회사의 이야기는 상품을 얼마나 잘 파느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남은 점포의 영업, 문 닫은 건물의 처리, 그 과정에서 버틸 재무 여력이 서로 얽히기 시작했다.

5.적자가 굳어진 실적과 유동성 압박

손익계산서가 보여 주는 영업의 크기

2025년 확정 연결 영업수익은 530억8,700만원, 영업손실은 149억7,300만원, 당기순손실은 324억8,500만원이었다. 2026년 1분기에도 연결 영업수익 126억4,400만원에 영업손실 37억6,800만원, 순손실 71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연간 수치와 한 분기 수치는 기간이 달라 직접적인 증감률로 비교할 수 없지만, 영업 단계와 최종 손익 단계 모두 적자가 이어졌다는 방향은 같다.

구분

2025년 연결

2026년 1분기 연결

영업수익

530억8,700만원

126억4,400만원

영업손실

149억7,300만원

37억6,800만원

당기순손실

324억8,500만원

71억6,800만원

영업활동현금흐름

48억4,500만원 유출

1분기 모회사 매출은 111억8,5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상품매출이 98억3,700만원, 임대료 등을 포함한 기타매출이 13억4,800만원이었다. 사업 이름은 백화점·마트·브랜드·임대로 여러 갈래지만, 모회사 매출 구성에서는 상품 판매가 중심이고 기타매출이 보조하는 모습이다. 부문별 이익이 공개되지 않아 상품매출 규모만으로 어느 사업이 손실의 주된 원인인지 나눌 수는 없다.

결제수단은 카드 45.6%, 외상판매 21.8%, 상품권 20.7%, 현금 11.9%였다. 카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외상판매와 상품권도 작지 않다. 공시는 외상판매 비중과 법인 특판 매출을 동일한 범위로 연결해 주지 않으므로 둘을 곧바로 같은 숫자로 볼 수는 없다. 결제 방식의 다양성은 확인되지만, 어느 수단이 더 높은 이익을 남기는지도 공개돼 있지 않다.

자산 규모보다 급한 만기의 문제

2025년 말 연결 총자산은 약 4,207억원, 총부채는 약 2,837억원, 자본은 약 1,371억원이었다. 장부상 자산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보면 당장 자원이 전혀 없는 회사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시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396억5,200만원 초과했고, 감사보고서에는 계속기업 관련 중요 불확실성이 기재됐다. 유동성은 보유 자산의 총액보다 가까운 시기에 지급해야 할 돈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다. 부동산이 있어도 제때 현금화되지 않으면 만기 대응에는 바로 쓰이지 않는다.

현금흐름에서도 부담이 드러난다. 2026년 1분기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빠져나갔다. 회계상 손실과 별개로 본업 운영 과정에서 현금이 유입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회사가 같은 해 7월 보통주 41만7,458주를 장외 처분해 약 22억원을 조달하기로 하면서 목적을 유동성 확보라고 밝힌 것도 이 문제와 맞닿아 있다.

한편 1분기 보고서에는 중요한 신규 투자 실적이나 향후 투자금액이 제시되지 않았다. 지금 확인되는 자본 배분의 초점은 대규모 확장보다 현금 확보와 자산 처리에 가깝다. 새 점포나 신사업 투자가 공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복 여부는 남은 영업이 손실 폭을 줄이는지, 비영업 자산이 실제 현금으로 전환되는지, 단기 지급 부담을 어떻게 조정하는지에 달려 있다. 자산가치에 대한 기대와 현금 사정에 대한 경계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6.불 꺼진 본점은 점포가 아니라 거래 대상이다

동성로 본점은 영업을 멈췄지만 건물은 그대로 남아 있다. 2025년 2월 촬영된 사진에는 문을 닫은 출입구와 비어 있는 외벽, 주변을 오가는 차량과 사람이 함께 잡혔다. 상권 한가운데 큰 건물이 서 있으면서도 백화점으로 기능하지 않는 상태가 시각적으로 드러난다.

이미지: 영업이 중단된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외관

▲ 출입구가 닫힌 채 도심에 남아 있는 동성로 본점 건물 — 출처: 연합뉴스, 2025-02-22

건물을 판다는 구상은 있었지만 거래는 순탄하지 않았다. 2022년 JHB홀딩스와 체결한 본점 매각계약은 중도금과 잔금 미납으로 무산됐고, 이후 차바이오그룹의 검토도 결렬된 것으로 보도됐다. 매각 발표와 현금 유입 사이에는 매수자의 자금 조달, 대금 납부, 소유권 이전이라는 단계가 있다. 과거 사례는 계약 상대나 활용 구상이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분을 끝난 일처럼 볼 수 없게 한다.

회사는 2026년 6월 본점뿐 아니라 대백아울렛과 신서점 유형자산의 처분을 위해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었다. 세 자산을 한꺼번에 검토한다는 점에서 단일 건물의 활용 논의를 넘어 보유 부동산 전반을 현금화하려는 흐름이 읽힌다. 실제 매각 대상, 가격, 시기는 후속 공시가 나와야 정해진다.

본점은 회사의 자산이면서 동성로의 도시 문제이기도 하다. 주변 공실과 상권 침체가 거론되는 가운데 본점을 공공재생에 활용하자는 공약까지 등장했다. 민간 매각, 공공 활용, 다른 형태의 재개발은 건물의 미래를 두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붙는 선택지다. 회사에는 거래 조건과 현금 회수가 중요하고, 지역사회에는 장기간 비어 있는 대형 건물이 거리의 흐름을 막는 문제가 중요하다.

바로 이 차이 때문에 본점의 추억이 높다고 해서 높은 가격의 거래가 자동으로 성립하지 않고, 매각 필요성이 크다고 해서 곧바로 새 용도가 정해지지도 않는다. 본점의 역사적 상징성은 분명한 자산이지만 회계상 유동성을 해결하는 것은 결국 종결된 거래와 들어온 현금이다. 프라자점에서 이어지는 영업의 시간과 본점 처분 절차의 시간이 따로 흐르는 까닭이다.

7.오너경영의 끝을 가리키는 주식매매계약

2026년 7월 15일 구정모 외 6인은 보유주식 279만5,743주를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지분은 25.82%, 매매대금은 223억6,600만원이며 예상 종결일은 같은 해 8월 25일이다. 기준일인 8월 12일에는 계약이 체결됐지만 종결 예정일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최대주주 변경이 완료된 상태는 아니다.

이 거래는 회사가 보유 부동산을 파는 일과 구분해야 한다. 주식매매대금은 기존 주주가 보유지분을 넘기는 대가이고, 본점 등 유형자산의 매각대금은 회사 자산을 처분해 회사로 들어오는 돈이다. 두 거래가 비슷한 시기에 거론되더라도 현금의 귀속과 계약 당사자는 다르다. 최대주주 교체가 성사된다고 해서 회사의 유동성이 같은 금액만큼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배주주 변경은 운영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큰 사건이다. 새 최대주주가 프라자점 영업을 어떤 위치에 놓을지, 보유 부동산 처분을 이어 갈지, 마트와 브랜드 유통을 유지하거나 재편할지는 이후 의사결정에서 드러난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주식매매계약의 당사자와 조건, 예정된 종결 시점까지다. 인수자의 계획은 계약 사실만으로 채워 넣을 수 없다.

지역 언론이 이 계약을 오랜 오너경영 역사의 종료 가능성으로 다룬 이유도 회사의 출발과 지배구조가 오랫동안 한 흐름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동성로 본점 폐점이 영업 지도의 전환이었다면, 이번 계약은 소유 지도의 전환을 예고한다. 전자는 이미 매장 문이 닫히면서 현실이 됐고, 후자는 거래 종결과 후속 공시를 거쳐야 현실이 된다.

8.한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시간이 흐른다

대구백화점이라는 이름은 지금 세 장면에 나뉘어 있다. 프라자점에서는 상품 판매와 문화강좌, 식사와 고객 서비스가 계속된다. 동네에서는 대백마트 간판이 생활형 소매점의 얼굴로 남아 있다. 동성로에서는 영업을 멈춘 본점 건물이 매각과 재생 논의의 대상이 됐다. 같은 상호가 영업 중인 점포, 가맹 유통망, 비영업 부동산에서 전혀 다른 역할을 맡는다.

이 중 어느 하나도 회사 전체를 혼자 설명하지 못한다. 프라자점만 보면 누적된 손실과 부동산 문제를 놓치고, 닫힌 본점만 보면 현재 고객이 이용하는 영업 현장을 지워 버린다. 자산만 보면 현금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무시하게 되고, 손익만 보면 지역에서 쌓인 브랜드와 공간의 쓰임을 보지 못한다. 주식매매계약 역시 이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결론이 아니라, 누가 다음 의사결정을 맡을지를 바꾸는 사건이다.

회사가 지나온 변화는 확장의 연대기에서 축소와 전환의 연대기로 넘어왔다. 상회가 법인이 되고 본점과 프라자점으로 커졌던 시기에는 매장 수와 도시의 기억이 함께 늘었다. 이제는 남은 점포의 운영, 흩어진 소규모 유통망, 임대사업, 비어 있는 대형 자산을 한꺼번에 정리해야 한다. 과거의 이름값은 고객을 다시 부를 자원이 될 수 있지만, 계약을 종결하거나 손실을 대신 메워 주는 현금은 아니다.

그래서 현재의 대구백화점은 폐점한 옛 백화점도, 평온하게 영업하는 지역 점포도 아니다. 프라자점에서는 오늘의 장사가 이어지고, 동성로 본점에는 처분되지 않은 과거가 남아 있으며, 지배주주 계약은 다음 운영 주체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이 세 시간이 하나의 속도로 맞춰지는 순간은 새로운 간판을 다는 때가 아니라, 실제 영업과 자산 처리와 소유권 이전이 같은 방향의 결과로 확인될 때다.

각주

  1.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2. 대백프라자점 안내·오시는길, 대구백화점 — https://m.debec.co.kr/contents/store/plaza/plaza_map.do
  3.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4. 대구백화점 반기보고서 (2025.06), 한국거래소 KIND, 2025-08-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8/14/000913/20250814002700/11012.htm
  5. 대백프라자 관광명소 안내, 대구광역시 관광안내 — https://tour.daegu.go.kr/index.do?menu_id=00002943&menu_link=%2Ffront%2Ftour%2FtourMapsView.do&tourId=KOATTR_248
  6. 대구백화점 70th Anniversary: 문화공간, 대구백화점 — https://www.debec.co.kr/70th/contents/history/culture.html
  7. 대백문화센터 입회·수강안내, 대구백화점 — https://m.debec.co.kr/contents/culture/cultureCenter/cultureIntroduce.do
  8.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판매경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9. 2026년 VIP 고객클럽 안내, 대구백화점 — https://www.debec.co.kr/contents/membership/vip/vipGuide.do
  10. 대구백화점 70th Anniversary: 문화공간, 대구백화점 — https://www.debec.co.kr/70th/contents/history/culture.html
  11. 대백문화센터 입회·수강안내, 대구백화점 — https://m.debec.co.kr/contents/culture/cultureCenter/cultureIntroduce.do
  12.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13.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14. 대구백화점 반기보고서 (2025.06), 한국거래소 KIND, 2025-08-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8/14/000913/20250814002700/11012.htm
  15. 대구백화점 반기보고서 (2025.06), 한국거래소 KIND, 2025-08-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8/14/000913/20250814002700/11012.htm
  16. 대구백화점 70th Anniversary: 대구백화점 역사, 대구백화점 — https://www.debec.co.kr/70th/contents/history/debec.html
  17. 회사개요·IR, 대구백화점 — https://www.debec.co.kr/company/ir/ir01_new.jsp
  18. ‘만남의광장’ 역할 추억의 명소 대구백화점, 폐점뒤 4년째 방치, 연합뉴스, 2025-02-22 — https://www.yna.co.kr/view/AKR20250221061200053
  19. 대구백화점 본점 영업 중단 관련 보도, KBS 뉴스, 2021-03-31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52569
  20. 대구백화점 본점 폐점 현장, 연합뉴스, 2021-06-30 — https://www.yna.co.kr/view/AKR20210630168900053
  21. 대구백화점 사업보고서 (2025.12), 금융감독원 DART, 2026-03-23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23000628
  22.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23.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24.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25. 대구백화점 사업보고서 (2025.12), 금융감독원 DART, 2026-03-23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23000628
  26. 주요사항보고서(자기주식처분결정), 금융감독원 DART, 2026-07-16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16000729
  27. 대구백화점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250/20260515000449/11013.htm
  28. 롤러코스터 타는 ‘대백’ 주가…지역사회 이목 집중, 대구일보, 2025-02-27 — https://pdf.idaegu.com/data/20250227_12.pdf
  29. 조회공시요구에 대한 답변(미확정), 금융감독원 DART, 2026-06-11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611800216
  30. 공실률 23% 동성로…대구백화점 본점 공공재생 공약, 뉴시스, 2026-05-04 —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60504_0003615912
  31. 대구백화점 새 주인 맞는다…82년 오너경영 역사 막 내리나, 경북매일, 2026-07-17 — https://www.kbmaeil.com/article/20260716500079
  32.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 최대주주의 변경을 수반한 주식매매계약 체결, 금융감독원 DART, 2026-07-16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16800002
  33. 대구백화점 새 주인 맞는다…82년 오너경영 역사 막 내리나, 경북매일, 2026-07-17 — https://www.kbmaeil.com/article/20260716500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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