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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초고압 전력망에서 해저 포설까지 연결하는 케이블 기업이다

1.전기가 이동하는 길을 만드는 회사

대한전선의 사업 범위는 발전소에서 나온 전기를 변전소로 보내는 송전선에서 시작해 배전·건물 배선, 철도와 지하철의 통신망, 이동통신 기지국과 실내중계기에 들어가는 케이블까지 이어진다. 회계상 연결 영업부문은 전선영업 단일부문이지만, 그 안에는 전력케이블·절연선·나선·권선·통신케이블와 공사가 함께 들어 있다. 한 부문이라는 표시는 제품과 고객이 단순하다는 뜻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케이블과 현장 서비스를 하나의 전선 사업으로 묶어 관리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출발점은 구리와 알루미늄 같은 도체다. 도체를 가공하고 절연층과 보호 구조를 더해 케이블로 만든 뒤, 접속재와 케이블 시스템을 함께 납품한다. 초고압 프로젝트에서는 공장에서 제품을 출하하는 것으로 거래가 끝나지 않는다. 설계 조건을 맞추고 현장에 운송해 포설하며, 케이블 구간을 연결하고 발주처의 검수에 대응하는 일까지 사업의 범위가 넓어진다. 제품 매출과 프로젝트 수행 매출이 한 현장에서 이어지는 구조다.

이미지: 여러 도체와 절연·보호 구조가 층을 이루는 해저케이블 제품

▲ 여러 도체와 절연·보호 구조가 층을 이루는 해저케이블 제품 — 출처: Taihan Cable & Solution, 날짜 미상

사진처럼 케이블 단면에는 여러 층과 부품이 모여 있다. 고객이 사는 것도 검은 원통형 제품 한 가닥만은 아니다. 발전소와 변전소 사이에서 전력을 전달할 수 있도록 규격을 맞춘 시스템, 현장에서 서로 다른 구간을 이어 주는 접속재, 설치와 시험을 포함한 수행 능력이 계약의 대상이 된다. 특히 초고압 전력망은 개별 제품보다 프로젝트 단위로 발주되는 경우가 제시돼 있어, 제조와 시공을 따로 떼어 보면 실제 수익 경로를 놓치기 쉽다.

나선과 권선처럼 소재 가공의 성격이 강한 품목부터 초고압·해저케이블 프로젝트까지 한 회사 안에 공존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전자는 금속 가격과 환율의 움직임이 매출액과 손익 해석에 끼어들 여지가 있고, 후자는 수주 이후 제작·납품·검수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한전선을 읽을 때는 매출의 외형, 고난도 프로젝트의 비중, 아직 수행 중인 계약을 구분해야 한다. 매출액이 커졌다는 사실만으로 제품 구성이나 수익성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2.케이블을 넘겨주는 순간보다 긴 고객 여정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의 고객 여정은 발주 규격을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케이블과 접속재를 설계·제조한 뒤 운송하고, 현장에서 포설과 접속을 수행하며, 시험과 검수를 통과해야 비로소 한 사업이 닫힌다. 해저 구간에서는 이 과정에 선박과 해상 엔지니어링이 더해진다. 회사가 내세우는 턴키는 열쇠를 돌리면 바로 쓸 수 있다는 뜻의 일괄 수행 방식으로, 설계·제조·운송·포설·엔지니어링·유지보수를 묶어 책임지는 모델이다.

실제 발표된 프로젝트를 나란히 놓으면 고객이 무엇을 사는지가 더 선명해진다.

  • 신안 비금 태양광과 도고 수상태양광의 전력을 안좌변전소로 연결하는 154kV 해저케이블 사업에서는 대한전선이 제조를, 대한오션웍스가 운송과 포설을 맡는다. 케이블 생산과 해상 시공의 역할이 계약 안에서 구분된 사례다.

  • 호주에서는 Transgrid가 발주한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사업을 약 450억원에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수행 범위는 330kV 케이블 시스템의 설계에서 시공까지다. 여기서 AI는 케이블 자체의 기능이 아니라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라는 최종 사용처를 가리킨다.

  • 싱가포르에서는 SP PowerAssets에 약 1,400억원 규모의 400kV·230kV O.F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발주처의 전력망 규격에 맞춘 시스템 공급이 매출 경로라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다.

이미지: 호주 도로 현장에서 대형 케이블 드럼을 운반하고 작업자들이 포설을 준비하는 모습

▲ 호주 도로 현장에서 대형 케이블 드럼을 운반하고 작업자들이 포설을 준비하는 모습 — 출처: 대한전선, 2026-07-08

공장에서는 케이블이 완제품처럼 보이지만, 고객 현장에서는 아직 설치해야 할 거대한 자재다. 사진 속 드럼을 운반하고 도로를 통제하며 케이블을 풀어 넣는 장면은 제조 이후에도 수행할 일이 남아 있음을 보여 준다. 설계와 생산이 제대로 끝났더라도 현장 일정, 포설, 접속과 검수가 뒤따라야 한다. 이 긴 여정 때문에 수주 시점과 매출 인식 시점이 달라질 수 있고, 계약 금액이 곧바로 같은 기간의 이익이나 현금 유입이 되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고객 입장에서는 여러 단계를 한 사업자에게 맡길 유인이 생긴다. 대한전선이 제조 능력뿐 아니라 시공과 선박을 강조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경쟁의 무대가 케이블 단가에만 머물지 않고, 발주 규격에 맞춰 제품을 만들고 정해진 현장까지 연결해 낼 수 있는가로 넓어지는 것이다. 다만 턴키라는 표현 자체가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계약 범위가 넓어질수록 대한전선이 책임져야 할 수행 범위도 함께 넓어진다는 점까지 봐야 한다.

3.당진에서 해외 전력망으로 뻗는 운영망

대한전선은 국내 공장만으로 모든 시장을 상대하는 구조를 제시하지 않는다. 회사가 밝힌 운영망에는 생산기지 7개, 해외법인 9개, 해외지사 15개가 포함된다. 베트남·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에서 생산, 판매 또는 시공 거점을 운영하며 국내 제조와 해외 현장을 연결한다.

이 숫자들은 단순한 지도 위의 깃발보다 프로젝트 수행 방식과 함께 읽을 때 의미가 있다. 케이블은 공장에서 만들지만 계약은 각국 전력망의 규격과 공사 범위에 맞춰 잡힌다. 현지 법인과 지사는 발주처 접점과 프로젝트 수행망을 제공하고, 생산기지는 제품 공급의 축을 맡는다. 해외 거점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수주 경쟁력이 자동으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제조·판매·시공을 여러 지역에서 엮으려 한다는 운영 형태는 확인된다.

특히 미국·유럽·싱가포르의 고수익·고난도 초고압 프로젝트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설명은 회사 측 해석이라는 경계를 둘 필요가 있다. 어떤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의 마진을 냈는지는 제공된 공시에서 따로 분해되지 않았다. 다만 해외 초고압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실적 설명에 반복해서 등장했다는 점은, 금속을 가공해 판매하는 물량 사업과 프로젝트 수행 사업이 손익 안에서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국가별 사례도 서로 같은 계약은 아니다. 호주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육상 전력망의 설계·시공을 포함하고, 싱가포르는 발주 규격에 맞춘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 공급이다. 국내 해저 프로젝트는 제조와 운송·포설의 역할이 나뉜다. 모두 전력케이블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고객이 구매하는 범위와 대한전선이 부담하는 수행 책임은 달라진다. 해외 수주 기사를 읽을 때 계약액만 비교하기보다 공급인지 턴키인지, 육상인지 해저인지부터 가려 볼 이유다.

4.매출의 크기와 이익의 질: 2025 확정 실적과 2026 상반기

2025년 감사·확정 연결실적은 매출 3조6,360억원, 영업이익 1,286억원, 당기순이익 899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을 단순 계산하면 약 3.5%다. 큰 매출 외형과 비교하면 이익률은 아직 얇지만, 회사는 미국·유럽·싱가포르의 초고압 프로젝트가 실적으로 전환된 점을 개선 배경으로 들었다.

기간

연결 매출

영업이익

단순 계산 영업이익률

공시 성격

2025년

3조6,360억원

1,286억원

약 3.5%

감사·확정

2026년 1분기

1조834억원

604억원

약 5.6%

잠정

2026년 2분기

1조1,987억원

608억원

약 5.1%

잠정

2026년 상반기 누계

2조2,820억원

1,213억원

약 5.3%

잠정

2026년 1분기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26.6%, 영업이익이 122.9% 늘었다. 이어 발표된 2분기 실적까지 합치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도 연간 수준을 웃돈다. 표시 단위의 반올림 때문에 개별 분기 영업이익 합계와 누계 표시는 조금 다르다. 가장 최근 수치는 잠정치이므로 감사·확정 연간 실적과 성격이 같지는 않지만, 상반기까지 이익 증가가 한 분기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매출 구성을 보면 외형의 성격도 드러난다. 1분기 기준 나선·권선이 50.3%, 전력·절연선이 26.5%, 통신케이블이 0.7%였다. 당진공장 가동률은 전선 91%, 해저 74%, 기타 79%로 공시됐다. 이 비율은 한 시점의 제품 구성과 공장 운영 상태를 보여 주지만, 나선·권선 매출과 해저공장 가동률을 하나의 원인과 결과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범위가 다른 지표이기 때문이다.

원재료 가격과 환율도 해석을 복잡하게 한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 이익 증가의 일부를 구리 가격, 원화 약세와 소재부문의 메탈 게인에서 찾았다. 메탈 게인은 금속 가격 변동이 재고와 판매가격에 반영되며 생기는 손익 효과를 가리킨다. 이는 증권사의 관측이지 회사가 확정한 구조적 마진 분석은 아니다. 초고압 프로젝트 비중 확대와 외부 가격 효과가 동시에 거론되는 만큼, 한 분기의 이익률을 그대로 장기 체력으로 옮겨 적기는 이르다.

영업이익 아래의 손익도 지나칠 수 없다. 2025년 연결 금융비용은 약 2,124억원으로 영업이익보다 컸고, 연말 연결 부채는 약 1조8,609억원이었다. 같은 해 순이익이 흑자였다는 사실까지 함께 보면 금융비용 하나만으로 최종 손익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영업이익만 보고 재무 부담을 끝까지 읽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차입과 투자 확대가 함께 움직이는 시기에는 영업현금흐름과 금융손익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수주잔고는 2025년 말 회사 발표 기준 3조6,633억원에서 2026년 2분기 말 잠정 4조629억원으로 늘었다. 2분기 신규수주는 7,272억원이었다. 주식시장에서는 수주잔고가 미래 매출의 예고편처럼 읽히기 쉽지만, 실제로는 제작·납품·검수와 포설을 거쳐야 매출로 전환된다. 인식 시점과 프로젝트별 마진, 현금 회수까지 보장하는 숫자는 아니다. 그래도 잔고가 매출 외형에 맞먹는 규모로 쌓였다는 사실은 앞으로 수행해야 할 일감이 두텁다는 운영 신호로 볼 수 있다.

5.당진항에서 준비하는 해저 사업의 다음 단계

해저케이블은 대한전선이 기존 전선 사업의 범위를 제조 밖으로 넓히는 핵심 현장이다. 당진 해저케이블 공장은 항만과 가까운 생산·물류 동선을 갖추고 있다. 육상 운송만으로 끝나는 일반 제품과 달리, 대형 케이블을 바다로 보내고 포설선과 연결해야 하는 사업의 물리적 조건이 공장 위치에 반영돼 있다.

이미지: 당진항 주변의 해저케이블 공장과 부두·물류 동선을 내려다본 항공 사진

▲ 당진항 주변의 해저케이블 공장과 부두·물류 동선을 내려다본 항공 사진 — 출처: 대한전선, 2026-08-12 페이지 확인

투자와 사업 준비의 확정도는 한데 섞지 않는 편이 낫다.

단계

확인된 내용

해석의 경계

가동

해저 1공장은 2025년 6월 완공

현재 존재하는 생산기반이지만 개별 계약의 수익성을 뜻하지는 않음

투자 진행 계획

해저 2공장 1단계에 약 4,972억원을 2027년 12월까지 투자하고,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제시

640kV HVDC와 초고압 교류 해저케이블 생산 목표이며 일정·성과는 향후 집행 대상

수행 인프라 확보

Skandi Connector 관련 수출입은행 금융지원 1,000억원을 확보하고 기존 PALOS와 2척의 포설선 선단을 구성할 계획

선박 확보는 턴키 수행 범위를 넓히는 기반이며 매출은 별도 프로젝트 수주와 수행이 필요

두 번째 공장 계획의 중심에는 HVDC, 즉 고압직류송전용 해저케이블이 있다. 장거리 전력망과 해상 프로젝트를 겨냥한 생산 규격을 회사가 투자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완공된 생산기반, 자금 지원이 붙은 선박 확보, 아직 집행해야 할 신규 공장 계획은 같은 해저 사업 안에 있지만 사업 단계는 서로 다르다.

이미지: 공장 내부에서 대형 드럼에 감긴 검은 케이블과 생산 설비가 놓인 모습

▲ 공장 내부에서 대형 드럼에 감긴 검은 케이블과 생산 설비가 놓인 모습 — 출처: Taihan Cable & Solution, 2026-07-03

포설선은 제조한 케이블을 현장에 가져가 바닷속에 놓는 단계와 연결된다. 회사가 선박 선단을 강조하는 이유는 케이블 판매 이후의 운송과 포설까지 직접 다루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계약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생기지만, 동시에 선박 운용과 해상 공정도 수행 책임 안으로 들어온다. 공장 증설과 선박 확보는 서로 떨어진 설비 투자가 아니라, 제조에서 포설까지 이어지는 해저 턴키 모델의 양쪽 축이다.

6.전시장의 HVDC와 공장의 AI

시제품이 보여 주는 영업 방향

대한전선은 ELECS KOREA에서 525kV HVDC 해저케이블 시제품과 턴키 솔루션을 전시했다. WindEurope 마드리드 행사에서도 해저케이블과 HVDC 역량을 소개하며 유럽 시장을 상대로 영업 메시지를 냈다. 전시장은 회사가 어떤 발주 시장을 겨냥하는지 보여 주지만, 시제품 전시와 상업 계약은 구분해야 한다. 부스의 규모나 관람객의 관심만으로 인증, 양산, 수주를 대신 확인할 수는 없다.

이미지: 전시장 중앙의 해저케이블 시제품과 대한전선의 HVDC 솔루션 부스

▲ 전시장 중앙의 해저케이블 시제품과 대한전선의 HVDC 솔루션 부스 — 출처: 대한전선, 2026-02-04

그럼에도 전시 내용은 기존 제품 판매와 신규 투자의 방향을 잇는다. 회사가 보여 주는 미래상은 더 높은 전압의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접속재와 엔지니어링을 붙이며, 운송·포설까지 한 계약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관건은 전시된 기술 언어가 실제 발주 규격과 프로젝트 수행 이력으로 옮겨 가는 속도다. 이는 전시장 사진이 아니라 후속 계약과 납품 과정에서 확인될 영역이다.

AI는 판매 품목보다 제조 개선 과제에 가깝다

AI라는 단어는 서로 다른 맥락에서 등장한다. 호주 계약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소비하는 고객 현장이고, 정부 연구개발 과제에서는 초고압 케이블 제조공정을 개선하는 도구다. 대한전선이 참여한 연구개발은 AI를 적용해 EHV, 즉 초고압 케이블 생산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공개된 범위에서는 원가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불량률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같은 정량 성과가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를 새로운 케이블 매출원으로 잡기보다 제조혁신 과제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생산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을 개선하려는 방향은 확인되지만, 손익에 미친 효과는 후속 결과가 나와야 평가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수주와 제조 AI를 한 덩어리의 테마로 묶으면 고객 수요와 공정 연구라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흐려진다.

7.수주 서사에 함께 붙는 두 개의 검증선

첫 번째 검증선은 계약의 실행이다. 수주잔고가 늘어도 모든 프로젝트가 같은 시점과 같은 마진으로 매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케이블을 제작하고 현장으로 보내 검수받는 데 시간이 들며, 포설을 포함한 계약이라면 수행 단계가 더 길어진다. 수주 기사의 계약액은 사업 기회의 크기를 보여 주지만, 이익의 질을 알려면 이후 매출 인식과 현금흐름까지 이어서 봐야 한다.

두 번째는 해저케이블 기술유출 의혹이다. 보도된 사안은 공장 레이아웃과 설비 도면을 둘러싸고 LS전선의 주장과 대한전선의 반박이 맞선 수사·공방이다. 제공된 보도만으로 위법이나 무혐의를 확정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의 표현을 판결처럼 받아쓰기보다 수사와 법적 절차의 진행을 분리해 보는 것이 맞다.

이 사안이 사업 설명에서 중요한 까닭은 해저 공장 투자가 대한전선의 성장 전략 한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생산설비의 설계와 구축 과정에 관한 공방은 신규 공장의 일정, 기술 독자성과 회사 평판을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의혹 제기만으로 현재 생산능력이나 개별 수주의 효력을 부정할 근거도 없다. 확인된 공장과 계약, 회사가 제시한 계획, 해결되지 않은 법적 공방을 각각의 층으로 두어야 한다.

낙관론은 늘어난 수주와 생산·포설 인프라가 더 많은 고난도 프로젝트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신중론은 투자 집행, 프로젝트 마진, 금융비용과 법적 불확실성을 함께 본다. 두 관점은 하나가 맞고 다른 하나가 틀렸다기보다 서로 다른 전환 단계를 보고 있다. 대한전선의 숫자를 평가하는 핵심은 발표된 수주가 공장 가동과 현장 수행을 거쳐 어느 속도와 수익성으로 재무제표에 들어오는지에 있다.

8.오래된 전선회사가 바다까지 책임지게 된 과정

대한전선의 출발은 1941년이다. 오랜 기간 전력과 통신에 필요한 케이블 제품을 축적해 온 회사가 지금의 투자 방향을 본격화한 분기점으로는 2021년 호반산업의 최대주주 변경이 제시된다. 이후 해저케이블, HVDC, 해외 생산과 시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왔다.

이 변화는 기존 전선 사업을 버리고 전혀 다른 회사가 된 사건이라기보다, 책임지는 구간을 늘린 과정이다. 구리와 알루미늄을 가공해 케이블을 만드는 제조업의 뿌리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 위에 초고압 시스템 설계와 접속재, 해외 현장 시공이 붙었고, 해저 사업에서는 항만 인접 공장과 포설선이 더해지고 있다.

그래서 대한전선에는 두 모습이 동시에 존재한다. 나선·권선과 일반 전력선이 큰 매출 외형을 만들고, 초고압·해저 프로젝트가 이익률과 성장 기대의 변화를 이끈다. 전자는 금속 가격과 환율의 영향을 떼어 보기 어렵고, 후자는 긴 제작·검수 과정과 설비투자를 감수해야 한다. 어느 한쪽만으로 회사를 설명하면 실제 손익과 현장의 모습이 어긋난다.

당진항 옆 공장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케이블은 드럼에 감긴 채로는 아직 완성된 전력망이 아니다. 항만을 지나 선박이나 육상 운송망에 실리고, 발주처 현장에 놓여 다른 구간과 연결돼야 비로소 전기가 흐르는 길이 된다. 대한전선이 넓히고 있는 사업의 반경도 바로 그 거리와 닮았다.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출발해, 고객의 계통이 실제로 이어지는 지점까지 책임지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각주

  1. 한국거래소 KIND / 대한전선,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및 제71기 연결·별도 재무제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0516/20260311001499/00660.htm
  2. 한국거래소 KIND / 대한전선, 분기보고서(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983/20260515006813/11013.htm
  3. 대한전선, 초고압 XLPE 케이블 제품 및 제조공정 — https://www.taihan.com/business/product/productDetail?idx=1
  4. 한국거래소 KIND / 대한전선, 분기보고서(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983/20260515006813/11013.htm
  5. 대한전선, 초고압 XLPE 케이블 제품 및 제조공정 — https://www.taihan.com/business/product/productDetail?idx=1
  6. Taihan Cable & Solution, 신규 포설선 금융지원 및 턴키 사업 설명 — https://www.taihan.com/en/news/pr/taihanNewsDetail?idx=747&queryString=pageNo%253D1%2526rowSize%253D9%2526schField%253DTITLE%2526schKey%253D&schField=TITLE&schKey=
  7. Taihan Cable & Solution, EHV 해저케이블 프로젝트 수주 — https://www.taihan.com/en/news/pr/taihanNewsDetail?idx=734
  8. 대한전선, 호주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수주 — https://www.taihan.com/news/pr/releaseDetail?idx=437
  9. 대한전선, 싱가포르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 https://www.taihan.com/news/pr/releaseDetail?idx=430
  10. 데일리안, 대한전선 2분기 영업익과 수주잔고 — https://m.dailian.co.kr/news/view/1672840/%EB%8C%80%ED%95%9C전선-2분기-영업익-608억-역대-최대-수주잔고-첫-4조-돌파
  11. 한국거래소 KIND / 대한전선, 분기보고서(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983/20260515006813/11013.htm
  12. Taihan Cable & Solution, 2024 Sustainability Report — https://www.taihan.com/resources/files/2024_sustainability_report_en.pdf
  13. Taihan Cable & Solution, Taihan Achieves Record-High Performance in 2025 — https://www.taihan.com/en/news/pr/taihanNewsDetail?idx=725&queryString=pageNo%253D1%2526rowSize%253D9%2526schField%253DTITLE%2526schKey%253D&schField=TITLE&schKey=
  14. 한국거래소 KIND / 대한전선,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및 제71기 연결·별도 재무제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0516/20260311001499/00660.htm
  15. 대한전선, 2025년 매출 3.6조·영업이익 1,286억 발표 — https://www.taihan.com/news/pr/releaseDetail?idx=417
  16. 금융감독원 DART / 대한전선, 2026년 1분기 잠정실적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429800519
  17. 금융감독원 DART / 대한전선, 2026년 2분기 잠정실적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30800516
  18. 한국거래소 KIND / 대한전선, 분기보고서(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983/20260515006813/11013.htm
  19. Meritz Securities via ChosunBiz, 구리가격·환율과 1분기 이익 해석 — https://biz.chosun.com/en/en-finance/2026/04/30/KG2G7PGOSRED7MWSWBOUGX7BBI/?outputType=amp
  20. 한국거래소 KIND / 대한전선,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및 제71기 연결·별도 재무제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0516/20260311001499/00660.htm
  21. 대한전선, 2025년 매출 3.6조·영업이익 1,286억 발표 — https://www.taihan.com/news/pr/releaseDetail?idx=417
  22. 금융감독원 DART / 대한전선, 2026년 2분기 잠정실적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30800516
  23. The Asia Business Daily, Taihan Cable Achieves Record First-Quarter Results on AI Boom — https://view.asiae.co.kr/en/article/2026042916154083639
  24. Taihan Cable & Solution, Dangjin Submarine Plant — https://www.taihan.com/en/business/globalNetwork/dangjinSubmarine
  25. Taihan Cable & Solution, Dangjin Submarine Plant — https://www.taihan.com/en/business/globalNetwork/dangjinSubmarine
  26. Taihan Cable & Solution, HVDC 해저케이블 공장 투자 결정 — https://www.taihan.com/en/news/pr/taihanNewsDetail?idx=691
  27. 대한전선, 신규 포설선 Skandi Connector 확보와 금융지원 — https://www.taihan.com/news/pr/releaseDetail?idx=436
  28. Taihan Cable & Solution, 신규 포설선 금융지원 및 턴키 사업 설명 — https://www.taihan.com/en/news/pr/taihanNewsDetail?idx=747&queryString=pageNo%253D1%2526rowSize%253D9%2526schField%253DTITLE%2526schKey%253D&schField=TITLE&schKey=
  29. 대한전선, 신규 포설선 Skandi Connector 확보와 금융지원 — https://www.taihan.com/news/pr/releaseDetail?idx=436
  30. 대한전선, 일렉스 코리아에서 HVDC 턴키 솔루션 공개 — https://www.taihan.com/news/pr/releaseDetail?idx=416
  31. 대한전선, WindEurope 2026 참가 — https://www.taihan.com/news/pr/releaseDetail?idx=422
  32. Taihan Cable & Solution, AI 기반 케이블 제조혁신 정부 연구개발 참여 — https://www.taihan.com/en/news/pr/taihanNewsDetail?idx=746&queryString=pageNo%253D1%2526rowSize%253D9%2526schField%253DTITLE%2526schKey%253D&schField=TITLE&schKey=
  33. 데일리안, 대한전선 2분기 영업익과 수주잔고 — https://m.dailian.co.kr/news/view/1672840/%EB%8C%80%ED%95%9C전선-2분기-영업익-608억-역대-최대-수주잔고-첫-4조-돌파
  34. The Asia Business Daily, Taihan Cable Achieves Record First-Quarter Results on AI Boom — https://view.asiae.co.kr/en/article/2026042916154083639
  35. 머니투데이, 해저케이블 기술유출 의혹 공방 — https://www.mt.co.kr/industry/2024/07/15/2024071516463451870
  36. Taihan Cable & Solution, 2024 Sustainability Report — https://www.taihan.com/resources/files/2024_sustainability_report_en.pdf
  37. 대한전선, 역사 — https://www.taihan.com/company/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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