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배관 숲에서 시작되는 수소
덕양에너젠의 현장은 수소라는 말이 불러오는 승용차나 충전소보다 먼저, 밸브와 배관이 촘촘히 얽힌 정제 설비를 보여 준다. 본업의 출발물은 클로르알칼리와 석유화학 공정에서 함께 나오는 부생수소다. 회사는 이 기체를 받아 불순물을 줄이고 산업 고객이 요구하는 고순도 수소로 만든 뒤 공급한다. 수소를 처음부터 생산하는 사업과 달리, 이미 다른 공정에서 발생한 기체를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는 일이 중심이다.
이미지: 덕양에너젠 산업용 수소 정제 설비 내부의 배관과 장치▲ 산업용 수소 정제 설비 내부에 연결된 배관·밸브·분리장치 — 출처: [머니S, 2026-01-06](https://www.moneys.co.kr/article/2026010613351357231)
회사가 설명하는 정제 과정에는 PSA, 탈산소, 건조가 들어간다. PSA는 혼합된 기체에서 필요한 성분을 분리·정제하는 단계이고, 이어 산소와 수분을 낮추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든 수소의 제시 순도는 99.99% 이상이다.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 순도가 고객의 제조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제품의 경계를 만든다는 점이다. 덕양에너젠은 이름만 같은 기체를 옮기는 운송업체가 아니라, 공정에서 나온 부생가스를 산업용 규격의 제품으로 바꾸는 정제 사업자에 가깝다.
정제 설비는 원료가 나오는 장소와 수요처 사이에 놓인다. 원료 쪽에서는 부생수소가 꾸준히 들어와야 하고, 출구 쪽에서는 고객 공장이 이를 계속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설비의 존재만으로 사업이 완성되지 않는다. 원료 공정, 정제 공정, 고객 공장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판매 가능한 물량이 생긴다. 산업단지 경계 안에서 벌어지는 공급망이라는 점이 이 회사의 강점과 제약을 동시에 만든다.
고순도라는 표현도 독립적인 프리미엄 상품명처럼 읽기보다 고객 공정으로 들어가기 위한 조건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회사가 제공하는 가치는 눈에 보이는 완제품이 아니라, 고객 설비가 사용할 수 있도록 수소의 상태를 바꾸고 필요한 장소까지 이어 주는 데 있다. 그래서 정제 장치와 공급 경로 가운데 어느 한쪽만 떼어 보면 본업의 돈 버는 구조가 흐려진다.
2.파이프라인은 본선, 튜브트레일러는 지선
정제를 마친 수소는 크게 파이프라인과 튜브트레일러를 통해 나간다. 파이프라인은 생산·정제 거점과 산업 고객의 현장을 배관으로 직접 잇는다. 물리적 연결이 만들어지면 정제된 기체가 고객 공정으로 계속 이동할 수 있다. 덕양에너젠의 매출에서 이 경로가 중심이라는 점은 사업의 성격을 설명한다. 판매점에 재고를 쌓아 두었다가 주문 때마다 출고하는 구조보다, 산업단지 안에서 공급량이 흐르는 구조에 가깝다.
파이프라인의 장점은 동시에 경계이기도 하다. 배관이 닿는 곳에서는 본선 역할을 하지만, 연결되지 않은 수요처에는 그대로 갈 수 없다. 이 빈틈을 메우는 것이 튜브트레일러다. 여러 개의 고압 용기를 묶은 차량으로 수소를 실어 나르기 때문에 배관 밖 고객에게도 납품할 수 있다. 같은 수소를 팔더라도 파이프라인은 고정된 연결망, 튜브트레일러는 움직이는 출하 수단이라는 차이가 생긴다.
이미지: 산업현장의 주황색 고압 수소 튜브트레일러▲ 여러 고압 용기를 묶어 배관 밖 수요처로 이동하는 수소 튜브트레일러 — 출처: [가스신문, 2025-04-01](https://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813)
돈은 정제 설비에서 완성된 수소가 이 두 경로를 거쳐 고객에게 공급될 때 생긴다. 파이프라인은 기존 산업 거점에서 큰 매출 기반을 이루고, 튜브트레일러는 배관의 공간적 한계를 보완한다. 다만 공개된 설명만으로 고객별 단가, 최소구매 조건이나 가격 연동 방식을 단정할 수는 없다. 확인되는 것은 공급 경로와 매출 구성이다. 계약의 세부 가격 공식보다 고객 공장의 가동과 실제 공급량이 사업을 읽는 우선 단서가 된다.
튜브트레일러가 있다고 해서 파이프라인 사업과 똑같은 경제성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차량 운송에는 별도의 물류 부담이 있고, 파이프라인에는 연결 설비를 구축하는 자본 부담이 따른다. 어느 쪽이 항상 유리하다고 일반화하기보다, 수요처의 위치와 공급 규모가 경로를 가른다고 보는 편이 안전하다. 회사가 두 방식을 함께 갖춘 이유도 하나를 다른 하나로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서로 다른 현장을 맡기기 위해서다.
이 구조에서는 공장이 고객을 찾아 이동하지 않는다. 배관이 고객 가까이에 자리 잡거나, 트레일러가 공장 밖으로 나간다. 덕양에너젠의 영업 지도를 이해하려면 수소의 생산량만큼이나 배관이 어디에 닿고 출하 차량이 어느 범위를 감당하는지를 봐야 한다.
3.고객 공정 안에서 소비되는 기체
회사가 제시한 산업용 수소의 사용처는 정유 공정의 탈황, 석유화학 반응, 철강 환원,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이다. 서로 다른 업종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수소가 최종 소비자에게 포장된 상품으로 보이기보다 고객의 생산 과정 안에 투입된다는 점이다. 덕양에너젠의 실제 수요 장면은 수소 자체를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정유·화학·소재 공장이 돌아가는 곳에 놓여 있다.
정유 탈황이나 석유화학 반응이라는 용도는 회사 매출이 해당 산업의 조업과 무관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객 공장이 활발히 가동되면 공급 경로의 쓰임이 커지고, 가동이 줄면 연결된 배관도 영향을 받는다. 다만 특정 고객 한 곳의 가동률과 회사 전체 실적을 곧바로 같은 숫자로 묶을 근거는 공개돼 있지 않다. 산업단지 수요라는 큰 방향과 개별 고객의 계약 조건은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철강과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정유·석유화학과 다른 최종 산업을 가리킨다. 이는 산업용 수소의 용도 범위가 한 업종에만 갇혀 있지 않다는 회사 설명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용도가 여러 개라는 사실과 실제 매출이 고르게 분산돼 있다는 주장은 다르다. 공개된 매출 경로는 공급 방식의 비중을 보여 줄 뿐, 업종별 고객 매출을 완전하게 펼쳐 보이지는 않는다. 잠재 사용처의 목록을 곧바로 고객 다변화의 완성으로 읽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미지: 덕양에너젠 여수 수소 생산·정제 공장 전경▲ 탱크와 배관, 출입로가 함께 보이는 덕양에너젠 여수 수소 생산·정제 공장 — 출처: [인포스탁데일리, 2026-01-30](https://www.infostock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3791)
여수 공장 전경은 이 사업의 공간감을 잘 보여 준다. 정제 장치만 따로 놓인 것이 아니라 탱크, 배관과 차량 출입 동선이 한 현장에 모여 있다. 제품의 품질을 만드는 정제와 제품을 고객에게 보내는 출하가 붙어 있는 모습이다. 수소라는 단어는 넓지만, 현재 덕양에너젠의 핵심 고객 경험은 산업단지에서 필요한 기체를 필요한 경로로 받는 일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이 회사를 수소 소비시장의 유행만으로 읽으면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장소를 놓치기 쉽다. 당장의 본업은 산업 고객의 기존 공정에 공급되는 수소다. 장래의 새로운 생산 방식이나 유통 거점은 이 본선 위에 붙는 확장 경로이며, 현재 고객 공정에서 반복되는 정제·공급과는 근거의 단계가 다르다.
4.실적: 파이프라인의 규모와 새 투자의 무게
2025년 연결 감사보고서상 매출은 1,431.95억원, 영업이익은 66.80억원, 당기순이익은 45.16억원이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약 4.7%, 순이익률은 약 3.2%다. 외형은 천억원대를 넘어섰지만 매출에서 영업이익으로 남는 폭은 한 자릿수 중반이었다. 감사의견은 적정으로 제시됐다.
구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단순 계산 이익률 |
|---|---|---|---|---|
2025년 연결 감사 확정 | 1,431.95억원 | 66.80억원 | 45.16억원 | 영업 4.7%·순이익 3.2% |
2026년 1분기 공시 요약 | 370억원 | 14억원 | 9억원 | 영업 3.8%·순이익 2.4% |
2026년 1분기 수치는 매출 370억원, 영업이익 14억원, 순이익 9억원으로 요약된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단순 계산하면 약 3.8%로 전년 연간치보다 낮다. 다만 한 분기와 연간 실적은 기간이 다르고, 제공된 공시 요약의 연결·별도 표제도 원문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차이만으로 연간 감익 추세를 확정하기에는 이르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확인되는 최신 중간 실적도 이 1분기까지다.
2025년 말 연결 자산은 1,008.06억원, 부채는 583.31억원이었다. 자산 대비 부채는 단순 계산으로 약 57.9%다. 상장 전 보도에는 2025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 138%, 유동비율 약 50%가 유동성 논점으로 등장했지만, 시점과 계산 항목이 다른 수치다. 이를 연말 감사 확정 재무상태의 비율로 바꿔 읽으면 안 된다.
매출 구성은 파이프라인 의존도를 더 선명하게 보여 준다. 2024년 회사 관련 자료에서는 파이프라인 90.0%, 튜브트레일러 9.7%, 기타 0.3%로 제시됐다. 2025년을 다룬 증권사 분석은 파이프라인 약 1,150억원, 튜브트레일러 약 169억원, EPC 약 110억원으로 추정했다. 대략 80%·12%·8%의 구성이다. 앞쪽은 과거 회사 자료, 뒤쪽은 증권사 추정이므로 같은 기준의 감사 확정 부문표처럼 정밀 비교할 수는 없다. 그래도 파이프라인이 압도적인 본선이고, 운송 및 설비 관련 매출이 그 옆에 붙는다는 구조는 일관된다.
관찰 시점과 성격 | 파이프라인 | 튜브트레일러 | 그 밖의 매출 |
|---|---|---|---|
2024년 회사 관련 구성치 | 90.0% | 9.7% | 기타 0.3% |
2025년 증권사 추정 | 약 1,150억원·80% | 약 169억원·12% | EPC 약 110억원·8% |
기존 여수·군산 생산능력은 회사 제출자료에서 시간당 70,000Nm³로 제시됐다. 2024년 시장자료를 바탕으로 회사가 작성한 시장점유율은 17.3%다. 두 수치는 현재 본업의 규모를 가늠하는 운영지표지만, 회사 작성치라는 출처의 성격을 함께 봐야 한다. 특히 향후 합작 설비의 능력치를 여기에 단순 합산하면 기존 사업과 합작사업의 자산·회계 범위가 섞인다.
실적에서 읽히는 핵심은 매출 규모만 커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존 파이프라인 사업이 현금을 만드는 동안, 신규 투자와 합작 설비가 자본을 요구하는 시기가 겹쳐 있다. 본업의 이익률이 아주 두껍지 않은 상태에서는 새로운 사업의 일정과 자금 구조가 손익만큼 중요해진다. 매출 증가가 이익과 재무 여력으로 얼마나 남는지가 외형 성장보다 한 단계 더 깊은 관찰 지점이다.
5.오래된 여수 현장과 젊은 상장법인
여수 수소플랜트의 역사는 현재 법인보다 오래됐다. 전신 사업의 현장에서는 2004년 수소플랜트 가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도됐다. 이 기록은 여수에서 수소를 정제·공급해 온 사업의 시간축을 보여 주지만, 지금의 덕양에너젠이 그해 설립됐다는 뜻은 아니다.
현 사업은 2020년 덕양에서 산업용 부생수소 정제·공급 부문이 인적분할되며 독립한 것으로 설명된다. 현 법인의 설립일은 2020년 11월 9일이다. 오래 축적된 설비와 공급 경험을 이어받은 사업이 비교적 젊은 법인 틀에 들어간 셈이다. 공장 역사를 법인 연혁과 섞지 않아야 현장의 연속성과 지배구조의 변화를 함께 볼 수 있다.
회사는 2026년 1월 30일 코스닥에 신규 상장했다. 상장은 오래된 산업가스 현장을 공개시장의 평가 대상으로 옮긴 사건이었다. 투자자는 기존 배관 공급의 안정성뿐 아니라 합작법인과 지분투자, 새 인프라가 요구하는 자금까지 한 회사의 가치 안에서 보게 됐다.
이 시간차는 덕양에너젠을 이해하는 데 꽤 중요하다. 사업은 하루아침에 생긴 신규 수소 프로젝트가 아니지만, 상장법인으로서 공개된 재무 이력은 길지 않다. 현장의 과거가 운영 경험을 설명해 주는 한편, 새 법인 이후의 투자 결정은 별도의 성과로 검증돼야 한다. 오래된 공장이라는 안도감과 새 성장사업이라는 기대가 같은 이름 아래 겹쳐 있는 구조다.
6.샤힌·출하센터·DKME로 갈라지는 확장선
기존 사업 바깥의 확장은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 합작법인은 수소를 만드는 원료와 방식의 변화, 울산 출하센터는 유통 거점의 확대, DKME 투자는 장비제조 연계를 향한다. 서로 ‘수소 생태계’라는 말로 묶을 수는 있어도 계약과 자산, 손익이 생기는 방식은 같지 않다.
확장축 | 확인된 단계 | 실적으로 이어지는 문턱 |
|---|---|---|
샤힌 프로젝트 | 2023년 2월 21일 JV 설립, 2024년 2월 S-OIL 수소 공급계약 | 설비 완공과 실제 공급·가동 이후 JV 손익 반영 |
울산 출하센터 | 지방자치단체와 신설 투자양해각서 체결 행사 | 거점 구축과 상업 공급의 구체화 |
DKME | 2026년 5월 11일 거래 종결 후 공동 최대주주 구조 | 공시한 사업 시너지가 실제 수주·손익으로 전환 |
부생수소 밖으로 나가는 샤힌 설비
케이앤디에너젠은 덕양에너젠과 극동유화가 공동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이 JV는 S-OIL의 샤힌 프로젝트에 수소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기존 본업이 다른 산업공정에서 나온 부생수소를 정제하는 데서 출발했다면, 합작 설비는 LNG를 원료로 하는 SMR 방식이다. 원료와 생산 과정이 달라 기존 정제 설비의 단순 증설로 볼 수 없다.
JV가 제시한 설비 능력은 시간당 최대 92,000Nm³다. 규모가 크지만 덕양에너젠 단독 설비의 생산능력으로 합쳐 표시할 수는 없다. 합작법인의 자산이고, 관련 이익도 실제 공급과 가동 이후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소 공급계약은 사업의 목적지를 보여 주지만, 건설 중인 설비의 능력치와 이미 판매된 수소의 양은 다른 정보다.
이미지: 울산 온산산업단지 샤힌 프로젝트 플랜트 구조물 설치 현장▲ 부두 옆에 배관 지지 구조물이 세워진 울산 온산산업단지 샤힌 프로젝트 현장 — 출처: [경향신문, 2025-07-07](https://www.khan.co.kr/article/202507072055015)
샤힌 현장에서 보이는 것은 이미 완성된 덕양에너젠 소유 공장이 아니라 파트너 프로젝트의 시공 과정이다. 이 차이가 투자 해석의 핵심이다. 계획된 공급 규모가 크더라도 공정률, 준공 일정, 시운전과 실제 고객 인도가 차례로 이어져야 한다. 그 뒤에도 덕양에너젠 연결 매출과 JV 지분법 이익은 서로 다른 줄에 나타날 수 있다.
유통 거점과 장비제조를 향한 두 선택
울산 출하센터 구상은 생산·정제된 수소를 내보내는 거점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공개된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은 지방자치단체와 회사가 신설 의사를 확인한 장면이다. 배관의 끝을 넓히거나 튜브트레일러 출하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사업 방향은 읽히지만, 행사 사진만으로 준공이나 상업운영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이미지: 덕양에너젠과 울산시의 수소 출하센터 신설 투자양해각서 체결식▲ 덕양에너젠과 울산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수소 출하센터 신설 투자양해각서 체결식 — 출처: [머니S·시대, 2026-01-07](https://www.sidae.com/article/2026010613351357231)
DKME 지분 취득은 생산·유통과 또 다른 방향이다. 덕양에너젠은 2026년 4월 224.01억원 규모의 지분 취득을 공시하며 핵심사업 시너지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목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회사가 밝힌 투자 목적이며, 공시 시점에 시너지가 실현됐다는 확인은 아니다.
유상증자를 거쳐 거래가 종결된 뒤 덕양에너젠의 DKME 단독 보유비율은 19.27%였다. 울프도 같은 비율을 보유해 양측이 공동 최대주주가 됐다. 과반 지배와는 다른 구조이므로 지분율만 보고 DKME의 매출과 이익이 전부 덕양에너젠 몫이라고 계산할 수 없다. 공동 최대주주 사이의 의사결정 구조와 실제 사업 연계가 투자 효과를 가르게 된다.
세 확장선은 서로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수소 생산 프로젝트, 출하 인프라, 장비제조 역량이 연결된다면 기존 정제·배관공급보다 활동 범위가 넓어진다. 반대로 각 사업의 건설비, 차입, 보증과 일정이 따로 움직이면 ‘통합’이라는 표현보다 여러 프로젝트의 위험을 동시에 떠안는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이 확장의 성패는 이름을 한데 묶는 데 있지 않고, 각각의 계약이 공급과 수익으로 넘어가는 순서를 지키는 데 있다.
7.석유화학 울타리와 함께 움직이는 사업
덕양에너젠의 본업은 원료와 고객 양쪽에서 산업단지의 가동에 기대고 있다. 부생수소는 클로르알칼리·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고, 정제된 수소의 주요 수요처에도 정유·석유화학 공정이 들어간다. 한쪽 산업이 원료를 내놓으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고객이 되기도 하는 구조다.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이 단순한 주변 뉴스가 아니라 공급 안정성과 수요를 함께 흔들 수 있는 이유다.
이미지: 석유화학업계 사업 재편 CEO 간담회 참석자들▲ 석유화학업계의 사업 재편을 논의한 CEO 간담회 현장 — 출처: [머니S·시대, 2026-01-07](https://www.sidae.com/article/2026010613351357231)
그렇다고 업황 부진이 곧바로 회사 전체 공급량의 같은 폭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고객별 계약, 공장별 가동과 원료 조달 관계가 공개돼야 연결 강도를 판단할 수 있다. 확인되는 경계는 분명하다. 고객 공장의 가동이 낮아질 수 있고, 부생수소 원료의 안정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용 수소의 사용처가 여러 업종에 걸쳐 있다는 설명은 완충 가능성을 보여 주지만, 실제 업종별 매출 분산은 별도로 입증돼야 한다.
운송과 설비투자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튜브트레일러는 배관 밖으로 판매 반경을 넓히지만 운송 부담을 동반한다. 파이프라인과 정제설비, 신규 합작 플랜트는 장기간 쓰는 기반인 동시에 자본지출과 감가상각을 만든다. 공급량이 늘면 설비의 의미가 커지지만, 일정이 늦어지거나 예상 물량이 채워지지 않으면 고정된 부담이 먼저 보일 수 있다.
샤힌 JV에는 건설 일정과 차입·보증 문제가, DKME에는 공동 지배와 시너지 전환 문제가 붙는다. 울산 출하센터에는 양해각서 이후의 실행 과정이 남아 있다. 이 요소들은 모두 성장이라는 한 단어 아래 있지만, 발생 시점도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자리도 다르다. 기존 수소 판매, 합작법인의 손익, 지분투자의 성과를 한데 섞지 않을 때 사업의 변화가 제대로 보인다.
덕양에너젠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장면은 여전히 정제 설비의 배관이다. 한쪽 끝에서는 다른 공정이 내놓은 수소가 들어오고, 여러 정제 단계를 지난 뒤 반대편 고객 공장으로 흐른다. 상장 뒤 더해진 프로젝트들은 그 배관의 원료와 출구, 설비의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다. 결국 회사의 변화는 거창한 수소 시장 구호보다, 기존 배관에서 나온 이익이 새 설비와 지분투자를 감당하고 그 확장선이 다시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각주
- 덕양에너젠 제6기 정기주주총회소집공고,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3/002106/20260313005168/00591.htm
- 덕양에너젠: 수소 업스트림의 최강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 https://securities.miraeasset.com/bbs/download/2145318.pdf?attachmentId=2145318
- 덕양에너젠 IPO 리포트, 유진투자증권 — https://www.eugenefn.com/common/files/amail/20260112_B_jongsun.park_2527.pdf
- 수소제조사 지난해 실적 일제히 하향곡선, 가스신문 — https://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813
- 덕양에너젠 제6기 정기주주총회소집공고,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3/002106/20260313005168/00591.htm
- 덕양에너젠 사업보고서(2025.12), 금융감독원 DART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20001413
- 덕양에너젠 분기보고서(2026.03), 금융감독원 DART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4001416
- 덕양에너젠 분기보고서(일반법인),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common/disclsviewer.do?acptno=20260514001456&method=search
- 새해 1호 공모주 ‘덕양에너젠’, 샤힌 프로젝트로 순풍 탈까, 이데일리 — https://www.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7&newsId=03857286645318376
- 덕양에너젠: 수소 업스트림의 최강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 https://securities.miraeasset.com/bbs/download/2145318.pdf?attachmentId=2145318
- 덕양에너젠 제6기 정기주주총회소집공고,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3/002106/20260313005168/00591.htm
- 덕양에너젠, 여수 수소플랜트 본격가동, 가스신문 — https://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8781
- 덕양에너젠 IPO 리포트, 유진투자증권 — https://www.eugenefn.com/common/files/amail/20260112_B_jongsun.park_2527.pdf
- 덕양에너젠 신규상장 기업개요,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listinvstg/listinvstgcom.do?bizProcNo=20250326000483&method=searchListInvstgCorpDetail
- K&D Energen 회사소개, 케이앤디에너젠 — https://kndenergen.co.kr/knd/company
- K&D Energen 주요공정, 케이앤디에너젠 — https://kndenergen.co.kr/business/process
- DL이앤씨,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플랜트 구조물 시공, 경향신문 —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072055015
- 수소 기업 덕양에너젠, 샤힌프로젝트에 걸린 운명, 머니S·시대 — https://www.sidae.com/article/2026010613351357231
- 주요사항보고서(타법인주식및출자증권양수결정),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https://www.awakeplus.co.kr/data/view/20260423000151
- 덕양에너젠의 DKME 대량보유상황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678/20260515006090/00636.htm
- 수소 기업 덕양에너젠, 샤힌프로젝트에 걸린 운명, 머니S — https://www.moneys.co.kr/article/2026010613351357231
- 수소제조사 지난해 실적 일제히 하향곡선, 가스신문 — https://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