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처방약과 위탁생산이 함께 돌리는 본체
동구바이오제약의 현재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 주는 장면은 향남 생산거점에서 처방약과 다른 제약사의 위탁 제품이 함께 출고되는 모습이다. 회사가 직접 제조·판매하는 전문의약품은 영업·유통망을 거쳐 처방 시장으로 나가고, CMO는 고객 제약사를 대신해 제품을 생산하는 위탁생산 사업이다. 브랜드를 가진 제품에서는 판매 대금이, 위탁생산에서는 제조 물량에 따른 매출이 생긴다. 두 경로 모두 공장의 생산 능력과 품질 관리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뿌리는 같다.
글리포스·유로파·더모타손·알레스틴은 공시에 현재 수익 기반으로 제시된 처방약들이다. 여기에 CMO가 또 하나의 축을 이룬다. 이름만 보면 여러 제품을 늘어놓은 포트폴리오 같지만, 돈이 생기는 구조는 비교적 선명하다. 자체 품목은 개발과 허가, 생산, 영업을 거쳐 시장에 공급된다. CMO는 고객사가 맡긴 품목을 정해진 품질과 일정에 맞춰 만들어 납품한다. 전자는 제품 경쟁력과 영업력이, 후자는 제조 신뢰와 반복 수주가 중요하다.
이 구조에서는 공장이 단순한 비용 센터에 머물지 않는다. 자체 의약품을 내보내는 출발점인 동시에 외부 고객을 받아 매출을 만드는 영업 자산이다. 같은 생산 기반에서 자체 품목과 위탁 물량을 다룰 수 있다면 설비와 인력을 활용할 길이 넓어진다. 반대로 품질이나 허가 문제가 생기면 자체 제품과 CMO의 신뢰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을 읽을 때 제품 이름과 공장 이야기를 떼어 놓기 어려운 이유다.
소비자가 약국이나 온라인 진열대에서 만나는 셀블룸, 홈쇼핑에 등장한 건강 관련 제품, 해외 유통 계약은 눈에 잘 띈다. 그러나 회사의 현재 체급을 지탱하는 쪽은 여전히 국내 전문의약품과 CMO다. 새 사업은 이 기반에서 축적한 피부 분야 이미지, 제조 경험, 유통 접점을 다른 시장으로 옮겨 보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본업과 신사업 사이에는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있지만, 매출의 무게까지 이미 같아진 것은 아니다.
2.향남 공장이 제품과 고객을 잇는 방식
▲ 회사 표지가 있는 회색 제조·물류 건물 앞에 하역장과 팔레트, 지게차가 보인다. 생산 뒤 출고까지 이어지는 현장의 외형이다 — 출처: 다음 금융, 2024-11-04
공시는 향남공장에 자동창고, 유틸리티 통합, 생산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며 CMO 역량을 보유한다고 설명한다. 자동창고는 원부자재와 완제품의 보관·이동을 체계화하는 설비이고, 유틸리티는 제조 환경에 필요한 각종 기반 공급 체계를 뜻한다. 생산관리 시스템은 주문과 제조, 재고와 출고를 이어 주는 운영 도구다. 각각 화려한 신약 후보처럼 뉴스의 전면에 서지는 않지만, 고객이 제품을 제때 받고 기록을 추적할 수 있게 만드는 제조업의 뼈대다.
독립 보도는 연질캡슐 제조기술과 제네릭의 개발·생산을 결합한 경험을 동구바이오제약 CMO의 역사적 차별점으로 평가했다. 연질캡슐은 내용물을 부드러운 캡슐 껍질 안에 담는 제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형의 기술적 우열을 과장하는 일이 아니라, 회사가 특정 제조 경험을 외부 고객의 제품 생산으로 연결해 왔다는 사실이다. 자체 품목에서 쌓은 개발과 생산 경험이 위탁사업의 영업 언어가 되는 구조다.
CMO 고객이 보는 것은 건물의 크기만이 아니다. 생산 일정이 지켜지는지, 품질 관련 기록이 일관되게 관리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공급이 이어질 수 있는지가 거래 지속 여부를 좌우한다. 따라서 신규 수주 발표보다 반복 물량이 더 중요할 수 있고, 설비 보유 사실보다 실제 운영의 안정성이 더 긴 이야기를 만든다. 주주에게 공장은 매출을 낳는 자산이지만, 고객에게는 자기 제품과 평판을 맡기는 생산 파트너다.
사진에 보이는 하역장과 물류 공간은 이 사업의 마지막 장면을 잘 보여 준다. 제조된 제품은 창고에 머무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출고돼야 매출 경로가 완성된다. 자체 영업망과 유통 기반이 있는 회사가 CMO까지 하는 경우, 공장 운영은 생산 부서만의 일이 아니다. 제품 기획, 허가, 고객사 대응, 재고와 출하가 한 줄로 이어진다. 이 연결이 매끄러울 때 본업의 안정성이 생기고, 끊길 때는 공장과 영업 양쪽에서 부담이 나타난다.
3.처방전의 이름들과 셀블룸의 진열대
동구바이오제약의 제품 지형에는 서로 다른 두 장면이 겹쳐 있다. 하나는 글리포스·유로파·더모타손·알레스틴처럼 처방과 유통망 안에서 움직이는 전문의약품이다. 다른 하나는 소비자가 제품과 포장을 직접 보고 고르는 셀블룸이다. 전문의약품에서는 의료 현장의 채택과 영업·유통망이 핵심 접점이고, 셀블룸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 채널, 반복 구매가 앞에 선다.
이미지: 셀블룸 크림·토너·세럼 등 제품 라인업▲ 셀블룸 이름을 단 크림·토너·세럼 등 여러 형태의 제품과 포장이 한자리에 전시돼 있다. 처방약 밖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브랜드의 폭을 보여 준다 — 출처: PR Newswire / Cosmoprof Asia, 2020-11-05
셀블룸은 전문의약품과 구분되는 소비자향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로 소개돼 왔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에 피부 전문성의 이미지를 결합한 시장 표현이다. 의약품과 동일한 허가나 효능을 뜻하는 말은 아니다. 회사에는 피부 관련 사업의 인지도를 소비자 제품으로 확장할 수 있는 통로이고, 고객에게는 병·의원이나 처방전이 아닌 상품 진열과 브랜드 경험을 통해 만나는 얼굴이다.
라인업 확장은 브랜드가 한 가지 대표 제품에만 머물지 않고 여러 사용 접점을 만들려는 시도다. 다만 제품 수가 늘었다는 사실과 소비자의 재구매가 늘었다는 사실은 다르다. 화장품 사업의 질은 출시 기사보다 채널별 판매, 재주문, 마케팅비를 감당하고 남는 이익에서 드러난다. 셀블룸이 회사의 피부 분야 이미지를 넓혀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본업과 같은 무게를 지녔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장면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시간표가 다른 사업이다. 처방약과 CMO는 이미 구축된 생산·영업 기반 위에서 물량을 반복하는 사업이고, 소비자 브랜드는 채널을 넓히며 브랜드를 안착시켜야 한다. 전자가 공장의 가동과 거래 지속성을 보여 준다면, 후자는 회사 이름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가져가는 실험이다. 같은 피부 관련 이미지를 활용하더라도 고객을 설득하는 언어와 돈을 회수하는 속도는 서로 다르다.
4.실적이 말하는 본업의 무게
직접 원문으로 확인되는 최신 정기 실적은 2026년 1분기다. 2025년 연간 실적과 나란히 두면 매출의 중심, 영업 수익성, 새 사업의 현재 크기가 한꺼번에 보인다. 다만 한 분기와 한 해 전체는 기간이 다르므로 1분기 수치를 단순히 네 배 해 연간 성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구분 | 2025년 연결 | 2026년 1분기 연결 |
|---|---|---|
매출 | 2,426억8,780만원 | 580억6,420만원 |
영업이익 | 92억4,750만원 | 18억860만원 |
영업이익률 | 약 3.8% | 약 3.1% |
당기순이익·순손실 | 501억7,230만원 순이익 | 5억7,790만원 순손실 |
의약 부문 매출 비중 | 94.8% | 98.3% |
연간 매출에서 의약 부문은 2,305억8,010만원이었다. 다음 해 첫 분기에는 575억6,260만원으로 비중이 더 높아졌다. 사업 소개에서 화장품·메디컬푸드·해외 진출이 자주 등장해도 손익계산서의 중심은 여전히 의약품이라는 뜻이다. 1분기 제품군 가운데 가장 큰 비뇨생식기관·항문용약 매출은 146억4,400만원이었다. 특정 제품군의 존재감과 전사 의약 부문의 압도적 비중이 함께 확인된다.
영업이익률은 두 기간 모두 한 자릿수 초반이다. 공장을 갖춘 처방약·CMO 회사라는 외형만으로 높은 수익성을 가정하기 어려운 구간이다. 독립 보도는 2025년을 첫 매출 역성장으로 표현하며 미용사업 확대를 경영 과제로 짚었다. 이 표현은 성장 흐름이 한 번 꺾였다는 시장의 문제의식을 보여 주지만, 매출 감소의 원인을 한 가지 사업이나 사건으로 단정할 세부 수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2025년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보다 크게 나타났다. 반면 2026년 1분기는 영업흑자에도 최종 손실이었다. 영업 단계 밖의 요인이 최종 손익을 크게 움직였음을 알 수 있지만, 제시된 수치만으로 그 원인을 특정하는 것은 무리다. 본업의 체력을 비교할 때는 큰 연간 순이익 숫자 하나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의약 부문의 비중을 함께 보는 편이 안전하다.
연구개발비는 2026년 1분기 47억1,460만원으로 매출의 8.2%였다. 연구개발 지출은 미래 제품과 허가를 위한 기반이지만, 지출 자체가 곧 성과는 아니다. 투자자가 볼 대목은 이 비용이 후속 품목, 허가, 매출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현재 숫자는 회사가 본업 매출의 일부를 연구개발에 다시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말해 준다.
주요 종속회사 가운데 Essential Beauty의 같은 기간 매출은 6억3,420만원, 몽골 법인은 1억4,200만원이었다. 회사가 강조하는 미용과 해외 플랫폼이 연결 실적의 중심과는 아직 거리가 있음을 보여 주는 가장 직접적인 비교다. 새 사업을 무시할 이유도 없지만, 기대를 현재 매출과 섞어 읽을 이유도 없다.
2025년 연결·별도 재무제표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은 적정의견을 냈다. 이는 재무제표가 감사 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적정하게 표시됐다는 의견이지, 사업 전망이나 투자 매력을 보증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적의 결론은 담백하다. 의약품이 회사를 먹여 살리고 있으며, 영업 수익성은 본업 안정화와 새 사업의 비용 통제가 모두 중요해지는 수준이다.
5.1970년의 연원에서 상장사 운영 통합까지
회사의 시작을 말할 때는 두 날짜를 구분해야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창업 연원을 1970년으로 소개하지만, 공시상 법인 설립은 1983년이다. 앞의 날짜는 사업의 역사적 출발을, 뒤의 날짜는 현재 법인의 공식 출발을 가리킨다. 오래된 제약 영업과 생산 경험을 이야기할 때 창업 연원이 의미를 갖고, 법적·재무적 연혁을 볼 때는 법인 설립일이 기준이 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은 오랜 업력에 자본시장이라는 새 독자를 붙인 사건이었다. 처방약의 판매와 공장 운영만 잘하면 되던 회사에 실적 공시, 지배구조, 신규 투자에 대한 설명 책임이 더해졌다. 이후 회사가 미용, 해외 거점, 건강 관련 제품을 말할 때마다 시장은 그 계획이 기존 본업과 어떻게 연결되고 언제 숫자로 바뀌는지를 묻게 됐다.
2025년에는 완전자회사 씨앤와이즈를 흡수합병했다. 공시는 이 합병이 연결 재무와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며 통합 운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외형을 크게 바꾸는 인수라기보다 내부 구조를 단순화하는 성격이다. 합병이라는 단어만 보고 새로운 매출원이 생겼다고 읽기보다는, 이미 한 울타리에 있던 조직을 본체 안으로 정리한 사건으로 보는 편이 맞다.
이 연혁에서 일관되게 남는 것은 제조 기반이다. 창업의 연원, 법인 설립, 상장, 운영 통합을 거치는 동안 회사가 시장에 내놓는 확장 이야기는 달라졌지만, 처방약을 만들고 유통하는 능력은 계속 중심에 있었다. 새 사업의 설득력도 결국 이 오래된 기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옮겨 쓰느냐에 달려 있다. 제약사의 이름을 붙였다는 사실만으로 화장품이나 해외 유통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 기반 없이 시작하는 사업과도 같지 않다.
6.셀블룸 밖으로 넓어지는 소비자 접점
▲ 손에 든 셀블룸 크림 튜브와 개봉된 뚜껑이 보인다.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보여 준 전시 사진과 달리 실제 소비 단위의 포장과 브랜드명을 가까이 보여 준다 — 출처: 이데일리 마켓인, 2026-04-20
소비자 사업의 출발점은 셀블룸이지만 확장 방향은 화장품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2026년 5월 마이크로바이옴 제품 테라바이오틱스 프로 1.06의 홈쇼핑 출시를 발표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 생태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서는 기술 설명보다 판매 장면이 더 중요하다. 회사가 전통적인 처방·제약 유통망 밖에서 방송 판매 채널을 통해 소비자를 직접 만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같은 해 3월에는 에이치투메디와 계약을 맺고 라라닥터의 국내·몽골 독점 유통권을 확보했으며 국내 공동유통을 전개한다고 발표했다. 자체 제조 품목을 파는 기존 방식과 달리, 외부 상품이나 브랜드의 유통권을 통해 매출 기회를 넓히는 접근이다. 이 사업에서는 공장보다 상품 선정, 채널 운영, 재고 회전과 판촉 효율이 중요해진다. 제약 영업망에서 쌓은 유통 경험을 다른 시장에 옮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셀블룸 역시 국내 출시만으로 끝난 브랜드는 아니다. 대만에서는 독점 공급 계약과 현지 보건복지부의 품목 승인이 확인됐다. 승인과 유통 파트너는 판매를 시작하기 위한 문을 열어 주지만, 브랜드가 현지 소비자의 반복 구매를 얻는 과정은 그 뒤에 있다. 국내 소비자 사업과 해외 화장품 계약은 모두 접점을 확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제부터는 첫 출하보다 재주문과 채널 유지가 사업의 질을 가른다.
미용·건강 관련 사업이 본업의 빈자리를 즉시 메우는 만능 열쇠는 아니다. 처방약은 허가와 의료 유통망 안에서 움직이고, 소비자 상품은 광고와 브랜드 경쟁 속에서 선택받아야 한다. 필요한 조직 역량과 비용 구조가 다르다. 다만 회사가 전문의약품 밖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통로를 여러 형태로 시험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홈쇼핑, 독점 유통, 해외 화장품 계약은 그 통로의 모양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준다.
7.몽골 생산거점과 해외 계약의 거리
회사는 몽골의 Munkhiin Tun, MEIC와 합작해 2025년 울란바토르에 앰플 제조공장을 준공했다고 발표했다. 앰플은 주사제 등을 밀봉해 담는 소형 용기다. 회사가 제시한 순서는 현지 공급을 먼저 만들고, 이후 유라시아 수출로 넓히는 것이다. 단순 수출 계약보다 현지 생산 기반을 택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구상은 크다.
다만 해외사업은 계약, 허가, 공장 준공, 가동, 출하, 현금 회수의 단계가 서로 다르다. 이를 한데 묶어 이미 완성된 매출처럼 읽으면 실제 진척을 놓치기 쉽다. 현재 확인되는 위치는 다음과 같다.
사업 | 확인된 단계 | 아직 별도로 확인할 결과 |
|---|---|---|
셀블룸 대만 | 독점 공급 계약과 품목 승인, 약 100억원 규모 계약 발표 | 인식 매출, 현금 회수, 반복 주문 |
몽골 앰플 공장 | 합작 공장 준공과 현지 공급·수출 목표 발표 | 가동률, 실제 수출, 매출 축적 |
라라닥터 | 국내·몽골 독점 유통권과 국내 공동유통 발표 | 채널별 판매와 재주문 |
테라바이오틱스 프로 1.06 | 홈쇼핑 출시 발표 | 지속 판매와 수익 기여 |
몽골 법인은 현지 사업을 직접 관리하고 다음 시장으로 나갈 거점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공장은 세웠다는 사실만으로 경제성이 완성되지 않는다. 생산 품목과 주문이 채워지고, 품질 기준을 충족한 제품이 실제로 출하돼야 한다. 현지 공급 뒤 유라시아로 넓힌다는 순서가 현실화되려면 첫 시장에서 운영 경험과 거래 기록을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
독립 보도도 해외 플랫폼 확대와 실제 성과 창출 사이의 거리를 지적했다. 이 거리는 해외사업을 실패로 단정할 근거는 아니지만, 발표의 크기와 현재 실적을 분리해 볼 이유는 된다. 대만의 화장품 계약은 유통과 브랜드의 문제이고, 몽골 공장은 제조와 가동의 문제다. 둘을 해외라는 한 단어로 합치면 각 사업에서 확인해야 할 성과가 흐려진다.
해외 확장의 좋은 시나리오는 현지 파트너와 거점이 반복 주문을 만들고, 국내 본업과 다른 매출 축을 더하는 것이다. 반대편에서는 판매량이 충분히 늘지 않아 현지 조직과 생산 기반의 고정 부담이 먼저 남을 수 있다. 어느 쪽이 되는지는 선언보다 출하와 재주문이 말해 준다. 지금의 해외사업은 지도 위의 점을 찍는 단계를 지나, 그 점들 사이에 물량이 오가야 하는 구간에 들어섰다.
8.GMP 처분이 공장 신뢰에 남긴 긴장
▲ 회사명이 표시된 유리 사무동과 인접 생산·창고동이 함께 보인다. 생산 기반이 본업과 위탁사업을 동시에 떠받치는 회사라는 점을 공간적으로 보여 준다 — 출처: 바이오타임즈, 2025-02-21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구바이오제약의 내용고형제 제형에 대한 GMP 적합판정을 취소했다. GMP는 의약품이 정해진 품질 기준에 맞게 일관되게 생산·관리되도록 하는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이다. 회사는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처분의 범위는 내용고형제 제형이므로 이를 회사의 모든 생산 활동에 대한 취소로 넓혀 말해서는 안 된다.
2026년 7월 보도 시점에는 집행정지에 따라 해당 제형의 생산과 판매가 이어지고 있었고, 1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사업이 즉시 중단된 상태도, 법적 다툼이 끝난 상태도 아니었다. 이 중간 상태는 숫자 하나로 정리하기 어렵다. 현재 공급은 이어지지만, 최종 판단에 따라 생산 운영과 고객 신뢰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동구바이오제약의 수익 기반이 공장과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자체 처방약은 안정적인 생산이 필요하고, CMO 고객은 자기 품목을 맡길 제조소의 규제 이력을 살핀다. 법원 판단은 행정처분의 효력을 가리는 사건이지만, 사업 현장에서는 품질 시스템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으로 번진다. 회사가 법적 대응과 별개로 제조·품질 관리의 신뢰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미용, 건강 관련 제품, 해외 공장은 회사에 새로운 얼굴을 더한다. 그래도 현재의 동구바이오제약을 지탱하는 것은 처방약이 만들어지고 위탁 물량이 출고되는 국내 생산 현장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확장 이야기는 공장을 떠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공장에서 얻은 신뢰를 다른 제품과 지역으로 옮겨 가는 이야기다. 그 출발점의 신뢰가 단단해야 셀블룸의 진열대도, 몽골의 생산거점도 본업 옆에 오래 남을 수 있다.
각주
-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 동구바이오제약, 2026-03-2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3/001345/20260323005950/11011.htm
-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 동구바이오제약,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030/20260515002208/11013.htm
- 동구바이오제약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2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3/001345/20260323005950/11011.htm
- 동구바이오제약, 연질캡슐 제조기술 앞세워 CMO 고성장, 팜이데일리, 2021-12-08 — https://pharm.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7&newsId=01256246629276552
- CELL BLOOM cosmetics by Korean skin experts, PR Newswire / Cosmoprof Asia, 2020-11-05 —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cell-bloom-cosmetics-by-korean-skin-experts-dongkoo-biopharma-to-return-at-cosmoprof-asia-during-digital-week-301167240.html
- 동구바이오제약, 셀블룸 제품 라인업 확장, 의학신문, 2023-03-06 — https://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2025
- 동구바이오제약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030/20260515002208/11013.htm
- 첫 매출 역성장… 미용사업 확대 과제, 팜이데일리, 2026-05 — https://pharm.edaily.co.kr/news/read?newsId=02305846645418088
- 동구바이오제약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2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3/001345/20260323005950/11011.htm
- 동구바이오제약 회원사 회사개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 https://www.kpbma.or.kr/intro/member/regular/select/891
- 주요사항보고서(회사합병결정) — 씨앤와이즈, 한국거래소 KIND / 동구바이오제약, 2025-04-30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4/30/000281/20250430000751/11344.htm
- 마이크로바이옴 신제품 출시로 헬스케어 사업 강화, 동구바이오제약 / 뉴스와이어, 2026-05-26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5171
- 에이치투메디와 라라닥터 국내 독점 유통 계약, 동구바이오제약 / 뉴스와이어, 2026-03-27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1178
- 셀블룸 대만 독점 계약 체결, 동구바이오제약 / 뉴스와이어, 2025-04-25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10069
- 몽골 앰플 공장 준공… 유라시아 수출 허브 구축, 동구바이오제약 / 뉴스와이어, 2025-05-14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11055
- 해외사업 확대에도…갈 길 먼 성과 창출, 톱데일리, 2026-07-08 — https://www.topdaily.kr/articles/110893
- 식약처 의약품 GMP 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연합뉴스, 2024-08-14 — https://www.yna.co.kr/view/AKR20240814073500017
- 동구바이오 GMP 첫 법원 판단 임박… 행정처분 기준 분수령, 데일리팜, 2026-07-01 — https://m.dailypharm.com/user/news/3399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