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문에서 타설 현장까지, 90분의 사업
레미콘은 공장에 쌓아 두었다가 시장 상황이 좋을 때 꺼내 파는 재고형 상품이 아니다. 주문에 맞춰 생산한 뒤 약 90분 안에 공급해야 하므로 공장 위치, 믹서트럭 배차, 도로 사정, 현장의 작업 순서가 한 묶음으로 움직인다. 동양의 중심 사업을 이해하는 출발점도 콘크리트의 배합 자체보다 이 짧은 시간 안에 주문을 완수하는 운영에 있다. 판매가 이뤄지는 장소는 공장 출고장이 아니라 실제 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에 가깝다.
고객은 필요한 규격과 물량, 도착 시간을 정해 주문한다. 동양은 공장에서 레미콘을 생산하고 운송차량을 배치해 현장으로 보낸다. 납품 시점이 매출 인식과 연결되는 만큼 생산량만 늘린다고 돈이 생기지는 않는다. 특정 지역에서 공사가 줄면 그 주변 공장과 차량의 일감도 약해지고, 반대로 주문이 몰리면 생산·배차·현장 인수를 함께 맞춰야 한다. 레미콘이 전국적인 건설경기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실제 경쟁은 지역 단위로 벌어지는 이유다.
이 구조에서는 공장이 수요지에서 지나치게 멀어질 수 없다. 그러나 레미콘 공장은 대형 설비와 차량이 드나드는 산업시설이어서 주변 생활권과의 관계도 무시하기 어렵다. 아래 사진은 동양 사업장이 아니라 풍납동의 다른 레미콘 공장이다. 회사별 시설을 혼동해서는 안 되지만, 도심 수요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 생산기지와 환경·교통 부담을 체감하는 지역사회가 맞닿는 장면은 업종의 공통된 긴장을 보여준다.
이미지: 도심 건물 사이에 자리한 풍납동 레미콘 공장과 차량▲ 풍납동 레미콘 공장 건물과 차량이 도심 생활권 가까이에 놓인 모습으로, 짧은 납품 거리와 입지 갈등이 함께 생기는 업종 특성을 보여준다 — 출처: 머니투데이, 2020-02-13
따라서 동양의 레미콘은 공장 설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주문을 받아 생산하고, 차량을 붙이고, 정해진 현장에서 인수까지 마치는 지역 물류 서비스가 제품에 결합돼 있다.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공장 안에서 만들어진 물량보다 공정이 기다리는 순간에 도착한 물량이다. 이 단순한 장면이 건재 부문의 매출 구조와 원가 부담, 전국 거점의 의미를 한꺼번에 관통한다.
2.서로 다른 현장에서 돈을 받는 다섯 사업
동양의 사업은 건재·건설·플랜트·섬유·기타로 구분된다. 중심에는 레미콘과 골재, 건설자재 유통이 있지만 모든 부문이 같은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레미콘과 자재는 고객에게 납품되거나 인수될 때 매출이 잡히고, 건설계약은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에 걸쳐 수익을 인식한다. 산업설비는 제작과 설치 계약의 수행 정도가 매출로 이어진다.
사업의 무대 |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 | 돈이 생기는 경로 |
|---|---|---|
건재 | 레미콘, 골재와 여러 건설자재 | 생산·조달한 물량을 현장에 납품하고 인수받음 |
건설 | 주택·건축·토목·리모델링 시공 | 수주한 공사를 수행한 기간과 진행 정도에 따라 인식 |
플랜트 | 산업설비의 설계·공급·시공·운영 | 제작과 설치 등 계약상 의무를 수행하며 인식 |
섬유 | 별도 사업부문의 제품과 거래 | 공시상 독립 부문으로 집계되지만 핵심 건재 사업과 구분해 봐야 함 |
기타 | 주력 분류 밖의 사업 | 개별 거래 성격에 따라 매출로 연결 |
건자재 유통은 자체 생산품만 파는 영업과 다르다. 동양은 레미콘과 철근 같은 기초자재부터 단열재, 타일, 위생도기, 석고보드까지 현장에 필요한 품목을 조달하는 One-Stop 모델을 제시한다. 대형 건설사와 여러 중소 제조업체 사이에서 품목을 찾고 납기를 맞추는 연결자가 되는 셈이다. 고객은 공급처를 일일이 상대하는 부담을 줄이고, 동양은 자재 소싱과 납품 과정에서 거래를 만든다.
이미지: 동양 상표가 표시된 여러 대의 레미콘 믹서트럭▲ 동양 상표가 표시된 믹서트럭들이 공장 부지에 모여 있는 모습으로, 생산설비와 현장 운송이 결합된 레미콘 사업을 보여준다 — 출처: 동양, 2026-08-12
이 포트폴리오의 장점은 한 건설 프로젝트를 여러 접점에서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레미콘을 공급하고, 필요한 자재를 조달하며, 경우에 따라 시공이나 산업설비 계약까지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사업부문을 많이 보유한다는 사실과 실제로 묶음 수주가 늘어난다는 주장은 같지 않다. 현재 확인되는 수익 구조는 각 부문이 납품과 공사 수행의 대가를 따로 받는 형태다.
현금 흐름을 읽을 때에도 차이가 중요하다. 레미콘 주문은 지역 출하량과 원재료 가격의 영향을 빠르게 받고, 건설과 플랜트는 계약 확보 이후 실제 수행 속도가 매출 인식에 관여한다. 섬유와 기타 사업은 연결 외형에 보탬이 되지만, 동양의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축은 여전히 건재와 공사형 사업의 조합이다. 같은 매출이라도 한쪽은 당일 배차의 결과이고 다른 한쪽은 장기간 진행된 프로젝트의 일부인 셈이다.
3.공장 수보다 중요한 거점의 연결 방식
분기보고서에는 전국 주요 거점의 레미콘 공장 17개와 부산권 골재 사업장 3개가 기재돼 있다. 회사 홈페이지는 국내 레미콘 공장 23개, 운송차량 430여 대, 연간 생산능력 1,224만㎥와 중국 베이징의 순동레미콘 운영을 제시한다. 두 공장 수는 집계 범위와 기준이 다르므로 더해 쓰거나 어느 하나를 유일한 전체 숫자로 간주하기 어렵다.
이 차이는 사소한 표기 문제가 아니다. 투자자가 네트워크를 볼 때는 공장 개수만 세기보다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된 범위, 국내외 구분, 가동 여부와 홈페이지의 사업 소개 범위가 일치하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생산능력은 주문이 충분하고 설비가 실제로 움직일 때 의미가 있다. 차량 역시 보유·운영 규모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출하량이 약하면 고정된 거점과 운송 체계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는 가까운 공장과 가용 차량이 납품 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레미콘은 먼 지역의 여유 생산량을 자유롭게 돌려 쓰기 어려운 상품이므로 전국망은 하나의 거대한 창고라기보다 여러 지역 운영망의 집합에 가깝다. 각 거점이 주문 정보를 받고, 생산 시간을 정하고, 차량을 배차해 현장 도착까지 마쳐야 비로소 네트워크가 매출로 바뀐다.
이미지: 두 대의 레미콘 믹서트럭을 위에서 점검하는 현장▲ 안양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 두 대와 작업자가 보이는 장면으로, 공급망과 차량 운영이 생산만큼 중요한 업종 현장을 보여준다 — 출처: 뉴시스, 2026-04-07
동양은 유진기업과 전국 단위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자동화 및 품질관리 시스템을 함께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여러 공장의 주문과 생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 배차와 품질의 편차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회사는 이 협업으로 얼마의 비용을 줄였거나 이익을 더 냈는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그룹 시너지는 시스템의 존재보다 공장 가동과 손익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될 때 경제적 가치가 분명해진다.
네트워크의 진짜 단위는 지도 위의 점이 아니라 주문 한 건을 끝까지 처리하는 경로다. 영업이 현장 수요를 잡고, 공장이 생산하고, 차량이 시간 안에 도착하며, 품질과 인수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 동양이 보유한 거점의 넓이는 이 경로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이고, 경기 하강기에는 그 기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지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4.건재가 큰 만큼 손실도 먼저 드러난 실적
2025년 확정 연결 매출은 6,306.3억원이었고 영업손실 207.4억원, 당기순이익 202.7억원을 기록했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1,254.3억원, 영업손실 87.2억원, 당기순이익 70.5억원이었다. 두 기간 모두 순이익 흑자와 영업손실이 함께 나타났다. 순이익 숫자만 떼어 본업이 회복됐다고 해석하기 어려운 손익 구조다.
구분 | 매출 | 영업손익 | 당기순이익 | 읽어야 할 지점 |
|---|---|---|---|---|
2025년 연결 확정 | 6,306.3억원 | -207.4억원 | 202.7억원 | 연간 영업적자와 순이익 흑자가 병존 |
2026년 1분기 연결 | 1,254.3억원 | -87.2억원 | 70.5억원 | 분기 본업도 적자이며 순이익과 방향이 다름 |
2025년 매출 구성은 건재 3,813.8억원으로 58.37%를 차지했고, 건설 1,126.5억원 17.24%, 섬유 893.3억원 13.67%, 플랜트 408.2억원 6.25%, 기타 292.3억원 4.47%였다. 건재가 과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레미콘 출하와 건자재 거래가 연결 외형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건설과 섬유가 그 뒤를 받치지만 어느 한 부문이 건재의 변동을 완전히 상쇄하는 구조는 아니었다.
2026년 1분기에도 건재 매출은 762.0억원으로 연결 부문 매출 합계의 59.08%였다. 부문 영업손익은 건재 -28.7억원, 건설 -46.1억원, 플랜트 3.2억원, 섬유 3.6억원, 기타 -14.7억원이었다. 가장 큰 매출원이 적자를 냈고 건설 손실은 그보다 더 컸다. 플랜트와 섬유의 흑자는 긍정적이지만 규모상 다른 부문의 손실을 메우지는 못했다.
회사는 같은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7% 감소한 배경으로 건설경기 악화와 레미콘 출하량 감소를 들었다. 외부에서 거론되는 건설투자 역성장,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미분양 증가와 신규분양 위축도 레미콘 주문과 건설 수주가 빠르게 반등하기 어려운 환경을 설명한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실적 전망은 아니지만, 출하량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판단할 때 함께 볼 업황 변수다.
원가 구조도 출하 감소의 충격을 키울 수 있다. 해당 분기 레미콘 원재료비는 원가의 70% 이상이었고, 원재료 매입 비중은 시멘트 54.0%, 모래 20.9%, 자갈 16.2%였다. 판매량과 판매가격뿐 아니라 핵심 투입재의 매입 조건이 수익성에 직접 닿는 구조다. 지역 공장과 차량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출하량이 줄면 원재료 외의 운영 부담도 남지만, 공개된 비중만으로 개별 비용의 손익 영향을 임의 계산할 수는 없다.
실적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순이익의 부호보다 영업손익의 개선 여부다. 그다음에는 최대 부문인 건재의 출하와 손익, 건설 적자의 축소, 플랜트·섬유 흑자의 지속성을 함께 봐야 한다. 동양은 여러 사업을 갖고 있지만 현재 숫자는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보다 건설경기와 레미콘 물량에 대한 높은 민감도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5.레미콘 바깥에서 길어지는 계약의 시간
플랜트 부문은 시멘트·발전·제철·화학 분야 고객을 상대로 설계, 설비 공급, 시공과 운영을 제공한다. 취급 영역에는 벌크 및 석탄 이송설비, 배치플랜트, 산업용 송풍기와 환경설비가 포함된다. 레미콘이 가까운 현장으로 물량을 보내는 반복 주문형 사업이라면, 플랜트는 고객별 요구에 맞춘 설비를 계약하고 제작·설치하는 프로젝트형 사업이다.
건설 부문은 주택·건축·토목·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해 수행한다. 회사가 주택 브랜드와 과거 시공 실적을 제시하고 있어 건재 납품에 머물지 않고 직접 공정의 책임을 맡는 사업축도 존재한다. 다만 공사를 따냈다는 소식과 이익을 남겼다는 결과 사이에는 원가 관리와 공정 수행이라는 긴 구간이 있다. 건설 부문의 손익을 볼 때 수주 규모만큼 실행 품질이 중요한 까닭이다.
최근 이 확장 방향을 구체화한 사례는 부천 삼정동 데이터센터 MEP 구매·구축공사다. 보도된 계약 상대방은 DL건설이고 계약금액은 365.2억원, 기간은 2026년 6월 15일부터 2028년 7월 18일까지다. 현재 확인 가능한 근거 단계는 체결된 장기 공사계약이다. 전체 계약액이 당장 매출이나 이익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며 실제 수행에 따라 기간 중 인식될 성격이다.
이 계약은 동양이 전통적인 건재 물량 외에 설비 구축 프로젝트를 맡을 역량과 접점을 보유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단일 계약을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반복 수주나 고수익 사업 전환으로 확대 해석할 근거는 아직 없다. 프로젝트형 사업의 가치는 후속 계약의 이름보다 공정 진행, 원가 통제, 준공과 채산성이 축적될 때 확인된다.
회사는 건자재·건설·인프라엔지니어링을 토대로 프로젝트 발굴부터 건설, 운영과 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벨로퍼와 플랫폼 역량을 지향한다. 이는 한 고객의 프로젝트에서 자재와 시공, 설비를 이어 붙일 수 있다는 전략이다. 현재의 주된 매출원은 레미콘과 건재이고, 종합 플랫폼은 보유 사업을 실제 통합 수주와 반복 가능한 운영으로 전환해야 완성되는 방향에 가깝다.
6.연구소의 배합이 가격표를 얻기까지
김포 기술연구소는 특수·고성능·친환경 콘크리트, 원가 절감과 품질 개선, 공장 자동화를 연구한다. 회사는 초조강 콘크리트와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주요 성과로 제시한다. 초조강은 초기 강도 발현을 빠르게 하는 방향의 제품군을 뜻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업적 의미는 기술 이름보다 고객이 그 특성을 선택해 별도 주문으로 연결하느냐에 있다.
연구개발은 레미콘 사업의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겨냥한다. 하나는 원가와 품질 편차를 줄여 기존 주문의 채산성을 높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친환경·고성능 제품으로 일반 제품과 다른 고객 수요를 만드는 것이다. 자동화 연구도 전국 공장의 생산과 품질관리 체계를 정돈하려는 운영 전략과 맞닿는다. 다만 공개된 설명에는 해당 제품의 별도 매출이나 가격 프리미엄이 제시돼 있지 않다.
이미지: 파란색 사일로와 밀폐형 골재 저장시설이 보이는 레미콘 공장▲ 제주 오성레미콘의 파란 사일로와 밀폐형 골재 저장시설로, 분진과 주변 환경을 고려한 레미콘 설비의 한 사례를 보여준다 — 출처: 제주환경일보, 2009
사진은 동양 공장이 아니라 제주 오성레미콘의 과거 시설이다. 밀폐형 골재 저장설비가 눈에 띄는 이 장면은 레미콘 산업에서 친환경이라는 말이 완성품의 인증에만 머물지 않고 원재료 보관과 공장 운영 방식에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다른 회사의 설비 사례를 동양의 현재 시설 수준이나 투자 실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레미콘 공장은 수요지와 가까워야 하지만 주변에서는 차량 이동과 산업시설의 환경 영향을 체감한다. 친환경 기술은 따라서 영업용 수식어만이 아니라 공장의 지역 수용성과 연결되는 주제다. 동양이 제시하는 환경성적표지 제품과 공장 자동화가 의미를 가지려면 인증 취득을 넘어 실제 발주 사양, 생산원가, 현장 채택으로 이어져야 한다.
연구소는 미래 사업을 별도로 발명하는 조직이라기보다 기존 레미콘의 약점을 보완하고 상품 폭을 넓히는 곳에 가깝다. 원가 절감은 낮은 출하 환경에서 방어력이 될 수 있고, 특수·친환경 제품은 고객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 두 방향 가운데 어느 쪽이 실적에 더 크게 기여하는지는 제품별 판매 정보가 공개될 때 비로소 구분할 수 있다.
7.시멘트에서 회생과 그룹 편입까지
동양의 출발은 1955년 설립된 동양세멘트공업이다. 2002년에는 시멘트사업을 분리했고, 2011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회사 이름에 남아 있던 시멘트의 색채가 옅어지는 동안 레미콘·건자재·건설·플랜트가 현재의 사업 조합으로 자리 잡았다. 이 연혁은 동양을 시멘트 생산회사로만 기억하면 현재 수익 구조를 잘못 읽게 되는 배경이다.
가장 큰 단절은 2013년 회생절차 신청이었다. 회생절차는 2016년 종결됐고 동양은 유진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회사가 유진기업과 데이터 및 품질관리 체계를 공유한다고 설명하는 것도 이 소유구조 변화 위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위기는 재무 사건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의 건재 네트워크와 그룹 협업 방식까지 바꾼 전환점이었다.
2026년에는 자사주 719억원 규모 소각 추진과 2대1 주식 액면병합이 발표됐다. 회사 공고상 병합 효력일은 7월 7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7월 20일이었다. 소각은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없애는 자본정책이고, 액면병합은 여러 주식을 합쳐 주당 액면가와 유통 주식 단위를 바꾸는 절차다. 두 조치 모두 주식 수와 거래 단위에 영향을 주지만 공장 출하나 공사 채산성을 직접 개선하는 영업 활동은 아니다.
같은 해 3월 회사는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과 규범준수경영시스템 ISO 37301 인증을 취득했다. 산업설비와 건설처럼 계약 기간이 길고 여러 거래 상대방이 참여하는 사업에서는 준법 체계를 갖추는 일이 기본 인프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인증 보유만으로 수주가 늘거나 영업적자가 줄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회생 이후의 동양에는 세 층이 겹쳐 있다. 오래된 건재 사업의 현장, 유진그룹 편입 뒤의 운영 협업, 그리고 자본정책과 준법 체계를 정돈하는 상장회사로서의 변화다. 이 가운데 주주가치 정책은 시장의 관심을 빠르게 끌 수 있지만 기업가치를 오래 지탱할 재원은 결국 고객에게 납품하고 공사를 수행해 남긴 영업 성과에서 나온다.
8.종합 플랫폼이라는 이름이 현장에 닿는 법
동양이 말하는 종합 플랫폼은 전혀 새로운 업종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이미 보유한 접점을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건설 현장을 찾는 영업망이 있고, 레미콘과 여러 자재를 조달하며, 건축·토목 공사를 수행하고, 산업설비까지 다룬다. 서로 떨어져 있던 역량이 한 프로젝트에서 연속적으로 쓰이면 고객과 만나는 범위가 넓어진다.
가능성의 근거는 사업부문의 존재와 실제 설비계약에서 보인다. 반면 현재 경계도 분명하다. 건재는 경기와 출하량 변화에 민감하고, 건설은 공사 원가와 수행 결과가 손익을 좌우한다. 연구개발 성과와 그룹 시스템은 운영 기반이지만 별도 이익 기여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여러 기능을 보유한 것과 이들을 수익성 높은 하나의 사업모델로 엮는 것은 다른 단계다.
그래서 동양을 읽을 때 레미콘과 신사업 가운데 하나를 골라 회사의 정체성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레미콘 네트워크는 고객과 현장을 확보하는 기반이고, 건자재 유통은 품목을 넓히며, 건설과 플랜트는 관계의 시간을 장기 프로젝트로 연장한다. 플랫폼 전략이 설득력을 얻는 길도 이 순서를 건너뛰지 않는다. 지역 주문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프로젝트 수주와 수행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다시 손익으로 남아야 한다.
동양의 역사는 시멘트라는 단일한 이름에서 출발해 사업 분리와 회생, 그룹 편입을 거쳐 복합 사업회사로 이동해 왔다. 지금 회사의 실체는 거창한 전략 문구보다 공장과 믹서트럭, 자재 조달, 공사 현장을 이어 붙이는 일상적인 실행에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종합 플랫폼도 결국 그 연결이 반복해서 매출이 되고 영업이익으로 남을 때 얻는 이름이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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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 KIND, 2026년 1분기보고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806/20260515006392/11013.htm
- 동양, 건자재 유통사업, 2026-08-12 — https://tongyanginc.co.kr/sales/
- 한국거래소 KIND, 2026년 1분기보고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806/20260515006392/11013.htm
- 동양, 레미콘 사업 및 국내외 생산 네트워크, 2026-08-12 — https://tongyanginc.co.kr/concrete/
- 동양, 건자재 네트워크, 2026-08-12 — https://tongyanginc.co.kr/network/
- 한국거래소 KIND, 제71기 사업보고서 및 2025년 확정 연결재무제표, 2026-03-1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1758/20260311004135/0059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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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 플랜트 인프라엔지니어링, 2026-08-12 — https://tongyanginc.co.kr/plant/
- 동양, 건설서비스 및 리모델링, 2026-08-12 — https://tongyanginc.co.kr/remodeling/
- 한국경제, 동양 수주공시 - 데이터센터 MEP구매 및 구축공사 365.2억원, 2026-06-16 — https://www.hankyung.com/amp/202606169209L
- 동양, CEO 인사말 및 회사 전략, 2026-08-12 — https://tongyanginc.co.kr/ceo/
- 동양, 기술연구소 및 친환경 레미콘, 2026-08-12 — https://tongyanginc.co.kr/factory/
- 제주환경일보, 레미콘 업체에 친환경 바람이 분다, 2009 — https://www.newsje.com/news/articleView.html?idxno=863
- 동양, 주요연혁 — https://tongyanginc.co.kr/history/
- 한국거래소 KIND, 제71기 사업보고서 및 2025년 확정 연결재무제표, 2026-03-1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1758/20260311004135/00591.htm
- 동양, 주요연혁 — https://tongyanginc.co.kr/history/
- 머니투데이, 동양 719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및 2대1 주식병합 추진, 2026-06-02 — https://www.mt.co.kr/living/2026/06/02/2026060213345414473
- 동양, 주식 액면병합에 따른 병합기준일 공고, 2026-06-22 — https://tongyanginc.co.kr/notice/?lang=en&mod=document&pageid=2&uid=1851
- 한국거래소 KIND, 기업지배구조보고서, 2026-06-0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1/001877/20260601002991/99667.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