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망선에서 생활산업 지배회사까지
동원산업의 출발점은 바다다. 1969년 세워진 회사는 원양에서 참치를 잡아 원어를 판매하는 수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1989년 증시에 상장했다. 이 역사는 지금도 상호와 대중적 이미지에 강하게 남아 있다. 선망선이 그물을 두르고 참치 떼를 잡는 장면은 동원이라는 이름을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풍경이다.
이미지: 항구에 정박한 동원산업 참치 선망선▲ 항구에 정박한 동원산업 참치 선망선과 조업 장비 — 출처: 글로벌이코노믹, 2015-12-30
하지만 상장사 동원산업의 현재 범위는 선박과 어획에 머물지 않는다. 연결 대상에는 수산, 식품가공·유통, 포장, 물류와 기타 사업이 함께 들어간다. 동원산업 자신도 수산사업을 계속하면서 그룹 지배회사 역할을 맡는다. 소비자가 마트에서 보는 참치캔과 간편식, 식품회사가 사용하는 포장재, 항만의 컨테이너와 냉장창고가 서로 다른 사업부문을 통해 한 연결재무제표에 모이는 구조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2022년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이었다. 이 합병으로 사업회사였던 동원산업이 지주 기능까지 품었다. 따라서 회사를 읽을 때는 두 화면을 동시에 켜야 한다. 하나는 어획과 원어 판매가 일어나는 동원산업 별도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식품·포장·물류 계열사의 성과가 합쳐지는 연결 그룹이다. 어느 화면을 보고 있는지 구분하지 않으면 참치 가격이 좋아졌다는 소식과 그룹 전체 실적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같은 이야기로 오인하기 쉽다.
이 변화가 과거를 지운 것은 아니다. 수산은 그룹의 출발점이자 식품 브랜드의 원재료 서사를 제공한다. 다만 현재 연결 매출에서 가장 큰 축은 식품가공·유통이다. 물류와 포장도 각각 외부 고객에게 서비스를 팔고 제품을 공급하는 독립 사업이다. 바다에서 식탁까지 이어지는 그림은 회사를 이해하는 좋은 지도지만, 모든 거래가 그룹 내부에서만 닫혀 있는 단일 생산라인이라고 보면 곤란하다.
2.참치 한 마리가 만나는 서로 다른 고객
동원산업의 수산사업에서 가장 가까운 판매물은 잡은 참치 원어다. 원어 가격은 생산과 소비의 균형, 환율 같은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같은 어획량이라도 판매 단가와 통화 여건에 따라 손익의 표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업은 소비자가 캔을 집어 드는 마지막 장면보다 훨씬 앞쪽에서 돈이 생긴다. 어선의 조업, 어획물 처리와 원어 판매가 수산부문의 직접적인 수익 경로다.
최근에는 원어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사례도 나타났다. 동원산업은 국내에서 양식한 참다랑어를 매입해 냉동하지 않은 참치회로 가공하고, 이마트·현대백화점·롯데마트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 공급하는 유통을 본격화했다. 원양어업의 대량 원어 거래와 달리 소매점 냉장 매대 및 온라인 브랜드 매장이 소비자 접점이 된다. 회사가 밝힌 것은 유통 개시와 공급 경로이며, 이 사업의 규모나 수익성이 기존 수산사업을 바꿀 정도인지는 아직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연결 그룹에서 더 넓은 소비자 접점을 담당하는 곳은 동원F&B다. 이 회사는 1982년 참치캔에서 출발해 김치, 조미김, 냉동 가정간편식, 육가공, 유가공, 건강기능식품과 펫푸드로 범위를 넓혔다. 돈이 생기는 장면도 자연히 다양하다. 참치캔 한 개의 반복 구매, 냉장·냉동 식품의 장보기, 식당과 급식 현장에 들어가는 식자재, 반려동물 사료와 선물세트가 서로 다른 수요를 만든다.
이미지: 동원참치와 김 제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든 모델▲ 동원참치와 김 제품이 실제 판매 묶음으로 구성된 추석 선물세트 — 출처: 동원그룹·동원F&B, 2026-08-11
이 가운데 참치캔은 수산에서 식품으로 이어지는 가장 익숙한 연결고리지만, 동원F&B의 제품군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냉동식품은 보관과 조리 편의가 구매 이유가 되고, 유가공과 육가공은 별도의 원료·유통 조건을 가진다. 식자재와 급식은 가정의 장바구니보다 사업장 운영과 식수에 민감하다. 펫푸드 역시 사람이 먹는 가공식품과 다른 고객 관계를 만든다. 하나의 브랜드군 안에서 소비 경기, 외식·급식 수요, 원재료비와 수출 시장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그룹이 가진 장점은 소비자에게 같은 제품을 반복해서 파는 데만 있지 않다. 원어를 파는 수산, 완제품을 파는 식품, 기업 고객에게 포장재와 운송·보관을 파는 사업이 병존한다. 반대로 이 구조는 어느 한 제품의 판매 호조만 보고 동원산업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게 만든다. 참치캔이 잘 팔려도 다른 식품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소비자 식품이 주춤해도 식자재나 물류 신규 물량이 연결 성장을 지탱할 수 있다.
3.식탁 밖에서 돈을 버는 포장과 물류
식품이 공장을 떠난 뒤에도 상품은 저절로 고객에게 도착하지 않는다. 내용물을 담을 캔과 필름이 필요하고, 온도와 납기를 맞춰 이동시킬 창고·차량·항만 작업이 필요하다. 동원그룹 안에서는 동원시스템즈와 동원로엑스가 이 구간을 각각 포장·소재와 물류 사업으로 나눠 맡는다. 소비자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기업 간 거래가 연결 손익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는 이유다.
동원시스템즈의 현재 제품은 연포장재, 캔, 산업용 필름과 알루미늄 호일이다. 연포장재는 내용물의 모양에 맞춰 휘어지는 필름·파우치류 포장으로 이해하면 된다. 캔과 함께 식품 판매 현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고객은 완제품을 사는 개인이 아니라 포장을 주문하는 식품·생활용품 기업에 가깝다. 산업용 필름과 호일은 소비재 포장보다 소재 사업의 성격을 더 강하게 보여 준다.
이미지: 산지에 자리 잡은 동원시스템즈 횡성공장 전경▲ 산지에 자리 잡은 동원시스템즈 횡성공장 건물과 주변 부지 — 출처: 뉴데일리, 2024-11-12
포장사업의 매출은 고객사의 생산량과 주문, 원재료 가격, 수출 물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제품 구성이 바뀌면 같은 외형 성장도 수익성의 의미가 달라진다. 회사가 실적 설명에서 유니소재와 해외 자회사의 수출 확대를 강조한 것도 포장을 단순한 내수 캔 사업으로만 볼 수 없게 하는 대목이다. 유니소재는 여러 재질을 겹친 포장보다 재활용을 고려해 소재 구성을 단순화한 영역을 가리킨다. 다만 친환경 포장재, 전자부품과 이차전지용 소재는 현재 주력 제품과 구분해 확장 영역으로 제시되고 있다.
동원로엑스는 화물운송,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와 물류 컨설팅을 제공한다. 트럭 한 대의 운임만 받는 회사라기보다 화물이 항만에 들어와 내려지고, 창고에 보관되고, 국내외 목적지까지 움직이는 여러 단계를 서비스로 묶는다. 회사가 제시한 운영망은 운송 거점 12곳, 유통센터 19곳, 창고 42곳과 27개국 96개 파트너다. 이 숫자는 물류가 그룹 식품만 나르는 부속 기능이 아니라 외부 화주를 상대하는 사업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이미지: 부산신항 배후단지의 냉장물류센터와 컨테이너 야드▲ 부산신항 배후단지의 동원 냉장물류센터와 전면 컨테이너 야드 — 출처: DONGWON LOEXCS, 2026-06-14
냉장·냉동 물류에서는 창고 건물뿐 아니라 입출고 동선과 차량 배치가 서비스의 실제 모습을 이룬다. 항만 배후 냉장센터는 수입·수출 화물이 컨테이너 야드와 저온 보관 공간 사이를 오가는 장면을 보여 준다. 내륙 물류센터는 냉장·냉동 차량이 유통 목적지로 출발하는 접점이다. 보관료, 운송료, 하역과 국제물류 서비스가 각기 매출원이 되고, 신규 화주 물량을 얻으면 기존 식품 판매와 다른 경로로 연결 매출이 늘어난다.
이미지: 냉장·냉동 차량이 배치된 물류센터▲ 냉장·냉동 차량이 출입구 앞에 배치된 동원산업 물류센터 — 출처: KHARN, 2016-10-07
포장과 물류는 식품과 접점이 많지만 무조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포장재 수출이 늘 때 국내 소비자 식품이 둔화할 수 있고, 물류 신규 물량이 다른 계열사의 판매 부진을 일부 메울 수도 있다. 연결 실적에서 이 두 사업을 따로 보는 이유는 ‘참치 회사의 보조 기능’이라는 설명으로는 고객과 이익의 발생 지점을 놓치기 때문이다.
4.실적: 참치 원어보다 큰 연결 포트폴리오의 무게
2025년 연결 매출은 9조5,836.7억원, 영업이익은 5,161.3억원, 순이익은 3,871.5억원이었다. 연말 연결 자산은 7조7,775억원, 부채는 4조758억원, 자본은 3조7,018억원으로 공시됐다. 연간 주당배당금은 1,150원, 총 현금배당은 508억원이었다.
같은 해 동원산업 별도 매출은 1조1,062억원, 영업이익은 1,557억원이었다. 연결과 별도의 격차는 단순한 회계 표기 문제가 아니다. 별도 수치에는 동원산업 자체 사업과 지주 기능이 중심이지만, 연결에는 식품·포장·물류 자회사 실적이 합쳐진다. 참치 원어 가격이나 어획 상황을 동원산업 전체 실적과 바로 등치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증감 맥락 |
|---|---|---|---|
2025년 연결 | 9조5,836.7억원 | 5,161.3억원 | 순이익 3,871.5억원 |
2025년 별도 | 1조1,062억원 | 1,557억원 | 연결 자회사 실적 제외 |
2026년 1분기 연결 | 2조5,300억원,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 | 1,462억원, 17.1% 증가 | 식품·포장·물류를 포함 |
2026년 1분기 별도 | 2,958억원, 7.8% 감소 | 666억원, 35.7% 감소 | 연결 개선과 반대 방향 |
2026년 2분기 연결 잠정치 | 2조5,720억원, 9.0% 증가 | 1,515억원, 13.3% 증가 | 회사 발표 잠정치 |
2026년 상반기 연결 잠정치 | 5조1,020억원, 9.1% 증가 | 2,976억원, 15.1% 증가 | 두 분기 누적 |
2026년 1분기는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늘었지만 별도 실적은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그룹 전체가 성장했다는 문장과 동원산업 자체 영업이 약해졌다는 문장이 동시에 참일 수 있었다. 회사는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가공·유통, 포장과 물류 계열사의 성과가 연결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에도 이 엇갈림은 사업 구성에서 드러났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소비자 대상 식품의 영업이익은 7.2% 감소했지만 식자재유통·포장재·물류 같은 기업 대상 사업이 성장했다.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가까운 사업이 주춤한 사이 기업 고객의 주문과 물동량이 연결 이익을 받친 셈이다. 2026년 중간배당은 주당 600원으로 결정됐다.
2025년 연결 매출 구성은 식품가공·유통 67.67%, 물류 12.40%, 포장 11.54%, 기타 4.84%, 수산 3.54%였다. 2026년 1분기 부문 매출도 식품가공·유통 1조7,626.94억원, 물류 3,007.77억원, 포장 2,712.82억원, 기타 1,273.37억원, 수산 679.29억원 순으로 공시됐다. 수산의 상징성은 크지만 연결 숫자를 움직이는 중심은 훨씬 넓은 포트폴리오다.
연결 매출 구성 | 2025년 비중 | 2026년 1분기 매출 |
|---|---|---|
식품가공·유통 | 67.67% | 1조7,626.94억원 |
물류 | 12.40% | 3,007.77억원 |
포장 | 11.54% | 2,712.82억원 |
기타 | 4.84% | 1,273.37억원 |
수산 | 3.54% | 679.29억원 |
회사는 2025년 성장 요인으로 참치·가정간편식·펫푸드·음료 수출, 식자재·급식·축산물 유통, 연포장재 수출과 물류 신규 물량을 들었다. 한 가지 히트상품보다는 여러 사업에서 매출원이 더해진 해였다는 설명이다. 반면 순이익의 큰 증가폭은 그대로 반복 가능한 영업 성장으로 읽기 어렵다. 전년에는 StarKist 소송 합의금이 반영됐고, 그 기저가 이듬해 순이익 비교에 영향을 줬다는 보도가 있다.
수산사업의 2026년 1분기 원어 평균 판매가격은 내수 kg당 2,232원, 수출 2,079원이었다. 공시는 생산·소비 상황과 환율을 가격 변동 요인으로 제시한다. 이 지표는 별도 수산 손익을 읽는 데 유용하지만, 식품·포장·물류가 대부분인 연결 매출의 방향을 혼자 설명하지는 못한다.
5.진천 공장이 겨냥한 다음 간편식 묶음
동원F&B는 진천 제2사업장에 ‘Protein Nexus’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로 다른 단백질 식품의 생산과 유통을 연결하는 전진기지라는 의미다. 회사는 이 시설에 1,400억원을 투입했고, 어묵·맛살·냉동밥·치킨 등을 하루 40톤, 약 13만개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치캔 중심의 오래된 이미지에서 냉동·간편조리 식품으로 제품 접점을 넓히려는 설비 투자다.
이미지: 푸른 지붕과 생산동이 이어진 진천 Protein Nexus 전경▲ 여러 생산동과 물류 동선이 한 부지에 배치된 진천 Protein Nexus 전경 — 출처: 동원그룹, 2026-06-14
이 공장에서 실제 생산되는 소비자 제품으로는 ‘리얼 관자 크랩스’와 ‘어!델리’가 공개됐다. 전자는 생선 연육과 키조개 관자를 활용한 간식 제품이고, 후자는 흰살생선 어묵을 간편하게 조리하도록 만든 제품이다. 회사가 말하는 ‘블루 프로틴’은 바다에서 얻는 단백질 원료를 소비자 식품으로 풀어낸 표현이다. 설비의 의미는 거창한 명칭보다 마트 냉장·냉동 코너에서 어떤 제품이 반복 구매되는지에 달려 있다.
Protein Nexus는 이미 준공된 생산시설이지만 미래 목표와 현재 성과는 구분해야 한다. 회사는 2030년 매출 3,000억원과 수출 비중 30%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가동능력이나 확정 매출 계약이 아니라 회사가 지향하는 사업 규모다. 새 공장이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과 그 물량이 국내외 유통망에서 팔린다는 사실 사이에는 주문, 가동, 제품 안착이라는 단계가 남아 있다.
그렇다고 이 시설을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볼 필요도 없다. 생산 제품이 이미 공개됐고 식품 포트폴리오 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관찰할 핵심은 준공식보다 제품군의 확장이다. 기존 참치·김 선물세트와 새 어육 간식, 냉동밥과 치킨은 원료와 소비 장면이 다르다. 한 공장에 복수 카테고리를 배치한 만큼 특정 제품 하나보다 전체 가동과 유통 채널의 소화력이 중요해진다.
6.지주회사의 현금은 어디서 들어오는가
동원산업은 직접 조업하고 원어를 파는 사업회사인 동시에 자회사를 관리하는 지배회사다. 이 두 역할이 같은 법인 안에 있기 때문에 별도 손익도 수산사업 실적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지주부문의 현금창출원은 자회사 배당, 상표권 사용료, 용역서비스와 IT 매출이다. 계열사가 벌어들인 이익이 배당으로 올라오고, 그룹 브랜드와 공통 서비스를 이용한 대가가 지배회사 매출로 잡히는 구조다.
자회사 배당은 연결 기준에서는 그룹 내부 이동이지만 동원산업 별도 현금흐름과 주주환원을 읽을 때 의미가 있다. 상표권과 용역·IT 매출도 최종 소비자가 참치캔을 산 대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 때문에 별도 영업이익을 해석할 때는 어획과 원어 판매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지주부문 수익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흡수합병 이후 동원산업의 주주는 선단을 가진 수산회사 지분만 보유하는 것이 아니다. 식품가공·유통, 포장과 물류 계열사의 가치와 배당 여력, 지배회사의 자본 배분까지 한 종목 안에서 마주한다. 반대로 자회사가 많다고 모든 현금이 곧바로 상장 지배회사 주주에게 오는 것은 아니다. 각 회사가 설비투자와 운영자금에 현금을 쓰고 난 뒤 배당과 지주 거래를 거쳐야 한다.
이 구조에서는 연결 성장과 별도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분기가 특히 중요하다. 연결은 그룹 사업의 합계에 가깝고, 별도는 지배회사 자체 영업과 올라오는 현금의 표정을 보여 준다. 둘 중 하나가 ‘진짜 실적’인 것이 아니라 질문이 다르다. 그룹의 시장 확장을 보려면 연결이, 동원산업 법인의 자체 수익과 배당 여력을 보려면 별도와 지주부문 현금원이 더 직접적인 답이 된다.
7.현재 제품과 확장 영역 사이의 경계
동원그룹의 사업 설명에는 이미 매출을 만드는 제품과 앞으로 키우려는 영역이 함께 등장한다. 포장·소재 부문에서 연포장재, 캔, 산업용 필름과 알루미늄 호일은 현재 제품군이다. 친환경 포장재, 전자부품과 이차전지용 소재는 확장 영역으로 분류된다. 이 둘을 한 문장에 나열하면 포장회사가 곧바로 첨단소재회사로 바뀐 듯 보일 수 있지만, 사업의 성숙도와 고객 기반은 같지 않다.
실적에 먼저 반영되는 것은 기존 고객의 주문과 수출이다. 동원시스템즈는 2026년 2분기 매출 4,022억원, 영업이익 314억원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보다 각각 9.8%, 21.1% 늘었다. 회사가 든 요인은 유니소재와 해외 자회사 TTP의 수출 확대였다. 확장 서사를 평가할 때도 현재 포장사업에서 실제 주문과 수출이 발생하는 지점을 출발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동원F&B의 새 진천 공장도 같은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건물과 생산능력은 현실이지만 장기 매출 목표는 시장에서 검증될 몫이다. 국내산 참다랑어 유통 역시 판매 채널은 확인됐으나 연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할 비중은 아직 공시된 실적과 분리해 봐야 한다. 신규 사업은 모두 같은 단계에 있지 않다. 생산을 시작한 제품, 유통을 개시한 상품, 회사가 확장 영역으로 제시한 소재, 장기 목표가 각각 다른 표지판을 달고 있다.
이 경계는 낙관과 비관 중 하나를 고르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기존 사업의 힘과 새 투자의 진척을 섞지 않고 볼 수 있게 한다. 현재 동원산업 연결 손익은 식품가공·유통을 중심으로 포장과 물류가 받친다. 새 공장과 소재 사업이 의미를 더하려면 생산능력 자체보다 고객 주문, 수출과 반복 판매가 기존 숫자 위에 쌓여야 한다.
8.바다에서 시작한 이름이 여러 경기와 만나는 방식
동원산업을 한 문장으로 묶는 가장 쉬운 단어는 참치지만, 회사를 움직이는 경기는 하나가 아니다. 원양 수산은 어획과 원어 가격, 환율을 만난다. 소비자 식품은 원재료비와 장보기 수요, 제품 회전율의 영향을 받는다. 식자재와 급식은 기업·사업장 고객의 주문을, 포장은 제조업 고객의 생산과 수출을, 물류는 화주와 물동량을 상대한다.
이 다양성은 흔히 ‘사업이 많아 안정적’이라는 말로 압축되지만 자동으로 성립하는 공식은 아니다. 여러 부문이 같은 방향으로 좋아지면 연결 성장이 두꺼워지는 반면, 소비자 식품의 원가 부담과 별도 수산 부진이 다른 부문의 호조를 깎을 수도 있다. 어느 부문이 매출을 늘렸는지와 어느 부문이 이익을 남겼는지를 나눠 보는 편이 그룹의 실제 움직임에 가깝다.
회사 역사에서 2022년 합병은 이름보다 실체를 크게 바꿨다. 선망선을 운영하던 상장사가 식품·포장·물류 계열사를 거느리고 배당과 상표권, 서비스 수익까지 받는 지배회사로 재구성됐다. 그 뒤에도 선박은 바다로 나가고, 참치캔은 선물세트에 담기며, 포장재는 기업 고객에게 팔리고, 냉장 컨테이너는 항만과 창고 사이를 움직인다.
그래서 동원산업의 현재 모습은 하나의 완벽한 수직계열 공정보다 여러 고객 여정이 한 지배회사 아래 겹쳐진 장면에 가깝다. 출발점인 참치는 여전히 브랜드와 사업의 뿌리다. 그러나 상장사의 무게중심은 식품 매대, 기업용 포장 주문, 냉장창고와 국제물류망까지 이동했다. 바다에서 잡힌 한 마리가 식탁에 오르는 동안 생기는 가치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상품이 포장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돈을 버는 회사가 된 것이다.
각주
- 동원산업 제57기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675/20260318007758/11011.htm
- 동원산업 2025년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동원산업,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675/20260318007758/11011.htm
- 동원산업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동원산업,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776/20260515001655/11013.htm
- 동원산업, 국내산 참다랑어 유통 본격화, 동원그룹, 2026-06-10 — https://www.dongwon.com/kr/media/2503
- 동원F&B 사업페이지, 동원그룹, 2026-06-14 — https://www.dongwon.com/kr/business/dongwon-fnb
- 동원시스템즈 사업페이지, 동원그룹, 2026-06-14 — https://www.dongwon.com/kr/business/dongwon-systems
- 동원시스템즈 사업페이지, 동원그룹, 2026-06-14 — https://www.dongwon.com/kr/business/dongwon-systems
- 동원로엑스 사업페이지, 동원그룹, 2026-06-14 — https://www.dongwon.com/kr/business/dongwon-loex
- 2025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동원산업, 2026-05-2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29/001043/20260529001762/99667.htm
- 재무정보, 동원그룹, 2026-08-12 — https://www.dongwon.com/kr/ir/financial
- 동원산업 2025년 감사 확정 재무제표, 한국거래소 KIND·동원산업,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577/20260318007322/00591.htm
- 동원그룹, 1분기 원가 부담 누적에도 견조한 성장, 동원그룹, 2026-05-08 — https://www.dongwon.com/kr/media/2480
- 동원그룹, 상반기 영업이익 2,976억 원, 동원그룹, 2026-08-12 — https://www.dongwon.com/kr/media/2543
- 동원산업 제57기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675/20260318007758/11011.htm
- 동원산업 제58기 1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776/20260515001655/11013.htm
- 동원그룹, 지난해 매출액 9조 5,837억 원, 동원그룹, 2026-02-11 — https://www.dongwon.com/kr/media/2369
- 동원산업, 지난해 당기순이익 3885억7913만6000원, 디지털투데이, 2026-02-11 — https://news.nate.com/view/20260211n26290
- 동원산업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동원산업,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776/20260515001655/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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