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빨간 빼빼로 상자에서 시작되는 거대한 식품망
슈퍼마켓 선반의 빼빼로는 롯데웰푸드를 이해하기 좋은 출발점이다. 소비자는 과자 한 상자를 집어 들지만, 그 뒤에서는 제품 기획과 원재료 구매, 공장 생산, 물류센터, 도매점과 할인점, 편의점이 차례로 움직인다. 매대의 1+1 표시는 브랜드만으로 물건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가격과 판촉, 진열 위치, 점포 회전율이 함께 매출을 만든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 슈퍼마켓 매대에 놓인 빼빼로와 1+1 판촉 표시, 쇼핑객이 오가는 판매 현장 — 출처: 서울신문, 2025-02-06
회사의 현재 사업 범위는 이 매대보다 훨씬 넓다. 건과와 빙과뿐 아니라 베이커리, 유지식품, 육가공, 델리카, 가정간편식인 HMR까지 제조·유통한다. 국내 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도매점·소매점·할인점·기업형 슈퍼마켓인 SSM·편의점인 CVS로 흘러간다. 해외에서는 수출과 현지 법인이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별도 경로를 맡는다.
돈이 생기는 방식도 제품마다 다르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은 소비자의 반복 구매, 신제품, 판촉, 계절 수요가 중요하다. 유지와 육가공은 식품 원료를 쓰는 사업자나 대량 수요처와의 거래가 더 큰 역할을 한다. HMR과 델리카는 편의성과 유통 채널의 확장이 수요를 만든다. 결국 롯데웰푸드는 하나의 히트 상품에 의존하는 회사라기보다, 서로 다른 온도와 유통기한을 가진 식품을 같은 구매·생산·영업 체계 안에서 다루는 회사에 가깝다.
이 구조의 장점은 접점의 넓이다. 소비자가 경기 둔화로 한 품목을 덜 사더라도 다른 제품군이나 기업 간 거래가 완충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사실 자체가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원재료와 물류 조건이 서로 다르고, 오래된 품목과 저효율 SKU까지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보아야 할 핵심은 브랜드의 개수보다 이 넓은 체계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회전하는가에 있다.
2.제품과 고객: 간식 바구니와 식품 원료 창고를 함께 차지한다
롯데웰푸드의 제품군은 소비 장면과 고객이 뚜렷하게 갈린다. 건과는 상온 보관과 넓은 점포망을 바탕으로 일상적인 간식 수요를 잡는다. 빙과는 날씨와 냉동 진열 공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유지식품과 육가공은 가정용 완제품뿐 아니라 다른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들어갈 수 있다. 델리카와 HMR은 조리 시간을 줄이려는 가정과 유통 채널의 즉석 수요를 겨냥한다.
제품 축 | 대표적인 구매자·사용 장면 | 돈을 만드는 조건 |
|---|---|---|
건과·베이커리 | 슈퍼마켓, 편의점, 선물·간식 수요 | 브랜드 인지도, 진열, 판촉, 반복 구매 |
빙과 | 가정용 냉동고, 소매점 냉동 매대, 계절 간식 | 냉동 유통망, 매대 확보, 성수기 공급 |
유지식품·육가공 | 가정과 외식·식품 제조 수요처 | 원재료 조달, 품질의 일관성, 대량 거래 |
델리카·HMR | 간편한 식사를 원하는 가정과 유통점 | 메뉴 개발, 보관 편의, 채널 적합성 |
이 가운데 빼빼로 같은 브랜드 상품은 제품 이상의 역할을 한다. 소비자가 이름과 포장을 기억하면 해외 유통업체와의 협상에서도 설명 비용이 줄어든다. 한 번 입점한 뒤에는 맛과 규격을 늘려 선반 면적을 넓힐 수 있다. 다만 강한 브랜드도 판촉 없이 항상 같은 속도로 팔리는 것은 아니다. 국내 매대 사진에서 제품 상자와 할인 표지가 함께 보이는 이유다.
빙과는 같은 소비재라도 운영법이 다르다. 상온 과자처럼 상자째 오래 쌓아 둘 수 없고, 생산에서 배송과 점포 보관까지 냉동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월드콘처럼 제품과 광고 모델이 한 화면에 등장하는 마케팅은 소비자의 즉각적인 선택을 돕지만, 실제 판매는 냉동고 자리와 계절, 점포별 재고 관리가 받쳐줘야 한다.
이미지: 월드콘 제품과 광고 모델▲ 여러 종류의 월드콘 제품과 제품을 든 모델이 함께 배치된 광고 장면 — 출처: 식품외식경제, 2021-06-21
제품 포트폴리오에는 자체 브랜드만 있는 것도 아니다. PepsiCo와 맺은 생산기술 계약을 통해 치토스와 도리토스가 공시된 제품군에 포함돼 있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가 소비자 흡인력을 제공하고, 롯데웰푸드의 생산·유통 설비가 국내 공급을 담당하는 협업이다. 브랜드 사용과 기술 계약의 조건이 사업의 경계를 정하므로, 순수한 자체 브랜드 매출과 같은 성격으로 읽을 수는 없다.
넓은 제품군은 영업에도 영향을 준다. 소매 채널에는 여러 카테고리를 한꺼번에 제안할 수 있고, 원재료 구매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채널별 수익성이 낮은 상품까지 관성적으로 유지하면 매출은 남아도 이익이 희미해진다. 회사가 저효율 SKU와 채널 정비를 강조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3.합병 이후 사업: 제과의 이름 안에 있던 회사를 다시 조립하다
현재의 사업 구도는 2022년 7월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면서 만들어졌다. 합병으로 유지·육가공·HMR이 들어왔고, 생산·구매·물류·영업의 중복을 줄이는 것이 공식적인 목적이었다. 이는 단순히 제품 목록을 합친 사건이 아니다. 상온 과자, 냉동 아이스크림, 냉장 육가공과 식품 원료를 하나의 연결 조직에서 운영하는 과제가 시작된 시점이다.
2023년 4월에는 사명을 롯데제과에서 롯데웰푸드로 바꿨다. 새 이름은 회사가 더 이상 제과만을 사업의 외곽선으로 삼지 않는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렇다고 이름을 바꾼 순간 통합이 끝난 것은 아니다. 공장과 물류망, 영업 조직, 상품 코드는 각기 다른 역사와 비용 구조를 갖는다. 통합의 성과는 간판보다 구매 조건, 배송 동선, 중복 SKU와 채널 수익성에서 드러난다.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첫 번째 효과는 구매 규모다. 여러 제품이 함께 사용하는 설탕·유지류·포장재와 간접 자재의 조건을 묶어 협상할 여지가 생긴다. 두 번째는 물류와 영업의 접점이다. 동일한 거래처에 여러 카테고리를 제안하고, 겹치는 배송과 관리 조직을 정리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제품 개발의 조합이다. 제과 브랜드와 간편식·유지 기술을 연결할 가능성이 열린다.
그러나 통합 비용도 같은 곳에서 발생한다. 빙과의 냉동망과 건과의 상온망을 억지로 하나로 만들 수는 없다. 육가공과 HMR은 유통기한, 위생 관리, 수요 예측 방식이 제과와 다르다. 따라서 좋은 통합은 모든 것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이 아니라, 같이 사면 유리한 것은 묶고 온도와 고객이 다른 것은 전문성을 유지하는 작업이다.
이 회사의 합병 이후 이야기는 외형 확대보다 운영 규율에 달려 있다. 저효율 상품을 줄이면 단기적으로 매대의 종류가 줄 수 있다. 반면 생산 전환과 재고, 판촉비가 줄어들면 같은 매출의 질은 좋아진다. 구매·물류 효율화 역시 눈에 잘 띄는 신제품보다 밋밋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흔들리는 식품업에서는 오래 남는 변화가 될 수 있다.
4.해외 확장: 한국 브랜드를 보내는 일에서 현지에서 만드는 일로
해외 사업은 수출 상자를 늘리는 단일 경로가 아니다. 회사가 제시한 법인별 포트폴리오는 카자흐스탄 라하트의 초콜릿·비스킷·캔디, 롯데인디아의 파이·캔디·껌, 하브모어의 아이스크림, 러시아 법인의 파이·캔디·빼빼로로 나뉜다. 국가마다 익숙한 맛과 유통망이 다르므로, 한국 제품을 그대로 보내는 방식과 현지 브랜드·공장을 활용하는 방식이 함께 쓰인다.
인도는 이 전략이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장소다. 롯데인디아는 초코파이 등 상온 제품의 기반이고, 하브모어는 빙과와 냉동 유통의 기반이다. 회사는 초코파이와 빼빼로를 키우는 동시에 하브모어를 통해 돼지바·죠스바·수박바 같은 제품을 현지 생산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단계에서 인도는 완성된 수익원이 아니라, 현지 생산과 판매망 확장이 실제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하는 성장축이다.
이미지: 롯데 인디아 초코파이 제조시설 외관▲ 롯데 인디아 초코파이 제조시설과 출하 도크에 선 차량 — 출처: 뉴스웨이, 2026-01-30
현지 생산의 경제성은 단순한 운송비 절감보다 넓다. 제품 규격과 맛을 현지 소비에 맞출 수 있고, 재고 보충 속도도 높일 수 있다. 빙과는 냉동 유통이 필요하므로 소비지에 가까운 생산 거점의 의미가 특히 크다. 반대로 공장과 유통망에 먼저 돈이 들어가고 판매가 뒤따르지 않으면 고정비와 법인 지원 부담이 남는다.
러시아 생산 현장은 해외 법인이 단순 판매사무소가 아니라 제조 조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컨베이어 위 제품과 작업자는 글로벌 사업의 본질이 광고 문구보다 반복 가능한 품질 관리와 생산성에 있음을 드러낸다.
이미지: 러시아 롯데 제과 공장의 생산 컨베이어▲ 러시아 롯데 제과 공장에서 제품이 놓인 컨베이어와 설비를 관리하는 작업자 — 출처: Invest Kaluga, 2026-08-10 접속
회사는 미국·유럽·태국의 메인스트림 유통채널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메인스트림은 교민점이나 아시아 식품 전문점에 머물지 않고 현지 대형 유통망의 일반 매대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성공하면 고객층과 판매 빈도가 넓어진다. 다만 입점은 출발일 뿐이다. 재주문과 선반 유지, 현지 판촉비를 거친 뒤에도 이익이 남아야 사업의 질이 증명된다.
5.실적: 4조원대 외형과 되돌려야 할 마진
2025년 결산이 보여준 외형과 수익성의 엇갈림
감사된 2025년 연결 매출은 4조2,159억원, 영업이익은 1,095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3% 줄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2.6%다. 합병으로 넓어진 매출 기반과 별개로 원재료, 환율, 판촉, 제품·채널 효율이 이익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보여준 해였다.
구분 | 확인된 수치 | 읽을 때의 의미 |
|---|---|---|
2025년 연결 매출 | 4조2,159억원 | 전년 대비 4.2% 증가 |
2025년 영업이익 | 1,095억원 | 전년 대비 30.3% 감소 |
2025년 영업이익률 | 약 2.6% | 공시 수치로 계산 |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 | 약 2,311억원 | 회계상 이익과 별도로 본업의 현금 창출을 확인하는 항목 |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 | 1조273억원 | 기준일 현재 확인된 최신 분기 실제치 |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 358억원 | 최신 분기 실제치 |
2026년 1분기 영업이익률 | 3.5% | 회사 발표 기준 |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약 2,311억원이었다. 영업이익보다 큰 현금흐름만 보고 곧바로 수익성이 좋았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운전자본과 비현금 비용의 영향이 섞이기 때문이다. 다만 공장과 해외 확장에 자금이 필요한 회사에서는 본업이 현금을 만들어 냈는지 반드시 함께 볼 지표다.
2025년 부문별 매출은 건과가 가장 컸고 빙과, 유지식품 등, 육가공 등이 뒤를 이었다. 공시 금액을 전체 매출로 나눈 비중은 아래와 같다.
2025년 부문 | 매출 | 연결 매출 내 계산 비중 |
|---|---|---|
건과 | 2조362억원 | 약 48.3% |
빙과 | 8,049억원 | 약 19.1% |
유지식품 등 | 7,573억원 | 약 18.0% |
육가공 등 | 6,175억원 | 약 14.6% |
건과가 절반에 가까운 외형을 차지하지만 나머지 세 축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 구성은 제과 브랜드의 성과만으로 연결 손익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빙과의 계절성, 유지 원재료의 가격, 육가공과 HMR의 채널 수익성이 함께 움직인다.
최신 분기의 반등과 해외 지표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1조273억원, 영업이익은 358억원, 영업이익률은 3.5%였다. 회사는 개선 요인으로 인도 판매채널 확대, 카자흐스탄 내수·수출 증가, 국내 저효율 SKU와 채널 정비, 구매·물류 효율화를 들었다. 회사가 설명한 원인이라는 점은 구분해야 하지만, 해외 성장과 국내 구조조정이 동시에 손익에 작용하는 구도는 분명하다.
같은 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2,7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고, 수출은 660억원으로 8% 늘었다. 두 항목을 합친 해외매출 비중은 32%였다. 2025년 글로벌 사업 매출은 수출과 해외법인을 합산한 보조 지표로 1조2,047억원이 제시됐다. 이 값은 연결 매출의 회계상 지역 구분과 정의가 같다고 단정하면 안 되지만, 해외 사업의 규모를 가늠하는 보조선으로는 유용하다.
지역 구성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도 볼 필요가 있다. 2025년 1분기 공시 기준 매출 비중은 한국 76.8%, 인도 8.2%, 카자흐스탄 6.9%, 유럽 4.4%, 파키스탄 1.9%, 기타 1.7%였다. 이후 최신 분기에서 해외 합산 비중이 32%로 제시된 만큼 국내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방향은 확인된다. 다만 분기와 지표 정의가 다르므로 두 비율의 차이를 그대로 성장률로 읽어서는 안 된다.
브랜드 확장의 사례로는 빼빼로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수출은 1억650만 봉지, 701억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었고 판매 국가는 57개국이었다. 강한 수출 브랜드가 현지 대형 유통망에 들어가면 물량과 인지도가 서로를 밀어줄 수 있다. 반면 특정 브랜드의 수출 성과를 해외법인 전체의 이익과 동일시해서도 안 된다.
인도 하브모어 푸네 공장은 6만㎡ 부지에 9개 빙과 생산라인을 갖추고 돼지바·죠스바·수박바 등을 현지 생산한다. 생산능력은 성장의 전제이지 매출 보증서가 아니다. 가동률과 유통망 회전이 따라오지 않으면 신규 라인이 고정비 부담으로 바뀐다.
회사의 2026년 목표로 보도된 매출 성장률 4~5%, 영업이익률 4~6%는 가이던스일 뿐 확정치가 아니다. 한화투자증권이 제시한 2분기 매출 1조1,294억원과 영업이익 519억원 역시 발표 전 프리뷰 추정치다. 기준일 현재 실제 분기 수치는 1분기까지이므로, 두 숫자는 시장 기대와 실제 성과를 구분하는 기준선으로만 다뤄야 한다.
6.공장과 유통: 온도가 다른 제품을 같은 회사가 움직이는 법
식품회사의 공장은 생산동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재료가 들어와 제품이 만들어지고, 검수와 포장을 거쳐 각 온도대의 창고와 차량으로 나가야 한다. 건과는 상온 보관과 장거리 운송에 비교적 유리하지만, 빙과는 생산 이후 점포 냉동고까지 냉기가 끊기지 않아야 한다. 육가공과 HMR은 위생과 유통기한 관리가 특히 민감하다.
천안 빙과공장의 외관에는 생산동, 연결통로, 물류 야드가 한 장면에 잡힌다. 소비자가 보는 것은 포장된 아이스크림이지만, 회사가 관리하는 것은 공정과 창고, 출하의 연속성이다.
이미지: 천안 빙과공장 전경▲ 천안 빙과공장의 생산동과 연결통로, 차량이 오가는 물류 야드 — 출처: 매일경제, 2023-10-19
합병 이후 효율화가 어려운 이유도 이 온도 차이에 있다. 구매는 묶을 수 있어도 모든 배송을 한 차에 실을 수는 없다. 영업 접점은 통합할 수 있어도 점포의 과자 선반과 냉동고는 별도로 관리된다. 따라서 통합 효과는 공장 수를 단순히 줄이는 방식보다 생산 품목 재배치, 창고 동선, 공동 구매, 중복 판촉과 저효율 SKU 정리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SKU는 재고관리 단위로, 맛·중량·포장이 다르면 각각 별도 SKU가 된다. 종류를 늘리면 소비자 선택은 풍부해지지만 생산 전환과 포장재, 재고 부담도 커진다. 잘 팔리는 맛을 중심으로 생산을 단순화하면 원가는 낮아질 수 있으나, 매대 다양성과 신제품 실험은 줄어든다. 저효율 SKU 정비는 비용 절감인 동시에 어떤 고객을 포기할지 정하는 상품 전략이다.
유통 채널 역시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할인점의 대량 행사, 편의점의 소포장과 신상품, SSM의 생활권 장보기는 주문 단위와 판촉 방식이 다르다. 해외 메인스트림 채널은 입점 비용과 현지 마케팅이 더해진다. 매출이 늘어도 판촉과 반품, 물류비가 더 빠르게 늘면 이익은 남지 않는다. 회사가 구매·물류 효율과 채널 정비를 함께 말하는 이유다.
7.최근 동향과 쟁점: 가격표가 원가와 브랜드 사이에 놓일 때
2025년 2월 회사는 빼빼로와 가나마일드 등을 포함한 26개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식품 가격 인상은 손익 방어 수단이면서 소비자와 유통업체의 저항을 부르는 선택이다. 특히 익숙한 포장과 가격 기억이 강한 간식은 작은 변화도 눈에 잘 띈다.
회사가 공시한 비용 위험에는 원재료 가격, 환율, 운임, 농수축산물 작황, 유가와 관세가 포함된다. 카카오나 유지류처럼 국제 가격과 환율의 영향을 함께 받는 원료는 원화 기준 부담이 더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문제는 비용 상승과 판매가격 조정 사이에 시간차가 있다는 점이다. 가격을 늦게 올리면 마진이 눌리고, 너무 자주 올리면 구매 빈도와 판촉 의존도가 흔들린다.
가격 인상 뒤의 매대는 더 복잡하다. 표시가격을 올린 뒤 할인 행사를 늘리면 명목 가격과 실제 판매가격이 달라진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행사 조건도 같지 않다. 따라서 가격 인상의 효과는 인상률 하나가 아니라 판매량, 제품 구성, 판촉비, 채널별 납품 조건을 함께 봐야 드러난다.
낙관적인 해석은 강한 브랜드와 넓은 유통망이 원가 부담의 일부를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힘을 준다는 것이다. 비관적인 해석은 국내 제과 시장의 성숙과 소비심리 둔화 속에서 가격을 올릴수록 저가 대체품이나 판촉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결과는 브랜드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빼빼로처럼 수출 가능성이 큰 제품, 계절 수요가 강한 빙과, 원료 성격이 강한 유지식품에 같은 가격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최근 회사가 강조한 구조적 마진 정상화는 결국 가격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효율 제품과 채널을 정리하고, 구매와 물류를 효율화하며, 해외 법인의 판매 밀도를 높여야 한다. 가격표를 고치는 일은 빠르지만 공장과 유통망의 습관을 바꾸는 일은 느리다. 두 작업이 함께 진행돼야 외형 성장과 수익성 회복이 같은 방향을 볼 수 있다.
8.리스크: 넓어진 영토가 완충재와 부담이 되는 조건
국내에서는 제과 시장의 성숙, 유년 인구 감소, 소비심리 둔화가 구조적인 압력이다. 장수 브랜드는 인지도를 지켜주지만 고객 연령과 구매 장면이 변하면 과거의 진열 방식만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 신제품과 소포장, 선물·행사 수요, 온라인 판매가 필요한 이유다. 다만 회사가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한 e-Commerce와 B2B는 독립적인 매출 기여도가 공개되지 않아 현재 본업과 같은 확정도로 평가하기 어렵다.
비용 측면에서는 원재료, 환율, 운임과 유가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 농수축산물 작황은 투입 가격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에도 영향을 준다. 관세와 식품위생 규제는 국가마다 다르며, 현지 생산과 수출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도 바꿀 수 있다. 식품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회수 비용을 넘어 브랜드 신뢰와 유통 채널 관계까지 손상될 수 있다.
해외 확장은 성장과 재무 부담이 맞닿는 지점이다. 현지 공장은 운송 거리를 줄이고 시장 적응을 돕지만, 판매가 계획에 못 미치면 설비와 인력의 고정비가 남는다. 해외 종속회사에 대한 채무보증도 공시돼 있어, 법인 성장이 지연될 경우 모회사의 지원 부담으로 이어질 조건을 살펴야 한다. 특히 빙과는 생산설비만 세운다고 끝나지 않고 냉동 유통망과 점포 접점이 함께 확장돼야 한다.
지배구조에서는 2025년 말 최대주주 등 지분율이 68.57%였다. 안정적인 지배력은 합병 후 조직 개편과 장기 투자를 밀어붙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소수주주에게는 대규모 투자, 관계사 거래, 자본 배분이 전체 주주의 이익과 일치하는지 살피게 만드는 배경이기도 하다.
롯데웰푸드의 넓은 포트폴리오는 위기 때 서로를 받쳐줄 수 있지만, 관리가 느슨해지면 복잡성 비용을 키운다. 인도 공장과 해외 매대는 성장의 장면이고, 국내 판촉 매대와 천안 물류 야드는 그 성장을 떠받치는 운영의 장면이다. 합병과 사명 변경으로 회사의 외곽선은 이미 넓어졌다. 이제 기업가치를 가르는 것은 더 많은 품목을 품는 능력보다, 남길 제품과 채널을 고르고 각 시장에서 재주문이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능력이다.
각주
- 롯데웰푸드 2025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롯데웰푸드,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1417/20260312003414/11011.htm
- 롯데웰푸드 2025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5-06-20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6/20/000414/20250620000932/10002.htm
- 롯데웰푸드 제74회 무보증사채 증권신고서, 한국거래소 KIND·롯데웰푸드, 2026-01-0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1/05/000547/20260105001666/10002.htm
-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법인 공식 출범, 연합뉴스, 2022-07-06 — https://www.yna.co.kr/view/AKR20220706037500003
- 롯데웰푸드 공식 회사명·브랜드 전환 페이지, 롯데웰푸드, 2023-04-01 — https://www.lottewellfood.com/gate_well.jsp
- 2026년 1분기 실적설명, 롯데웰푸드, 2026-05-08 — https://www.lottewellfood.com/download/ir/266/242080
- Lotte accelerates confectionery biz in India, The Korea Times, 2025-02-09 — https://www.koreatimes.co.kr/business/companies/20250209/lotte-accelerates-confectionery-biz-in-india
- 롯데웰푸드 연결감사 재무제표 및 주주총회 소집공고, 한국거래소 KIND, 2026-03-0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5/000674/20260305001592/00591.htm
- 롯데웰푸드 2025년 사업보고서 경영참고사항, 한국거래소 KIND, 2026-03-1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0865/20260311002300/00591.htm
- 롯데웰푸드, 1분기 영업익 118% 증가, 뉴스핌, 2026-05-08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508000975
- 롯데웰푸드, 매출 4.2조원·역대 최대 매출 달성, 이데일리·다음뉴스, 2026-02-06 — https://v.daum.net/v/20260206135244734
- 롯데웰푸드 2025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5-06-20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6/20/000414/20250620000932/10002.htm
- Exports of Pepero top 100 million packs in 2024, The Korea Times·연합뉴스, 2025-05-22 — https://www.koreatimes.co.kr/business/companies/20250522/exports-of-pepero-top-100-million-packs-in-2024
- Lotte accelerates confectionery biz in India, The Korea Times, 2025-02-09 — https://www.koreatimes.co.kr/business/companies/20250209/lotte-accelerates-confectionery-biz-in-india
- 롯데웰푸드, 가이던스 키워드 구조적 마진 정상화, 더벨, 2026-02-19 — 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key=202602191109271280101777
- 롯데웰푸드 2Q26 Preview, 뉴스핌·한화투자증권, 2026-07-16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716000469
- 빼빼로 8개월 만에 또 가격 올라, 서울신문, 2025-02-06 — https://www.seoul.co.kr/news/economy/distribution/2025/02/06/20250206500110
- 롯데웰푸드 2025년 사업보고서 경영참고사항, 한국거래소 KIND, 2026-03-1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0865/20260311002300/0059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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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웰푸드 제74회 무보증사채 증권신고서, 한국거래소 KIND·롯데웰푸드, 2026-01-0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1/05/000547/20260105001666/10002.htm
- 2025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롯데웰푸드, 2026-05-2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29/000969/20260529001615/99667.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