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이다와 소주가 한 지붕 아래 있는 이유
롯데칠성의 진열대는 넓다. 탄산음료와 주스, 커피, 생수, 에너지·스포츠음료를 지나 소주와 맥주, 바로 마실 수 있게 만든 RTD까지 이어진다. 회사가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는 이름도 칠성사이다·펩시·델몬트·밀키스·칸타타·핫식스·아이시스·레쓰비와 처음처럼·새로·클라우드·크러시를 아우른다. 특정 음료 하나의 유행보다 여러 음용 장면을 포트폴리오 안에 담는 종합 음료·주류 사업이 현재의 중심이다.
이 구성은 소비자가 무엇을 마시느냐뿐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 고르느냐에 대응한다. 식사와 함께 집는 탄산, 이동 중 마시는 커피와 생수, 운동 전후의 에너지·스포츠음료, 술자리의 소주와 맥주가 서로 다른 수요를 만든다. 모든 제품이 동시에 잘 팔릴 필요는 없지만, 유행과 계절에 따라 움직이는 소비를 여러 브랜드가 나누어 받는 구조다. 반대로 품목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안정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각 브랜드가 소매점과 외식 채널에서 계속 선택받고, 생산라인과 판촉비를 감당할 정도로 팔려야 포트폴리오의 폭이 경제적 의미를 갖는다.
사업 축 | 대표 품목과 브랜드 | 실제 선택 장면 | 회사에 남는 과제 |
|---|---|---|---|
비주류 음료 | 칠성사이다, 밀키스, 칸타타, 핫식스, 아이시스 등 | 온라인몰·대형마트·편의점과 일상적인 음용 | 기존 브랜드의 반복 구매와 제로·신제품 전환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
주류 | 처음처럼, 새로, 클라우드, 크러시 | 가정용 구매와 외식·주점 소비 | 소주·맥주 수요 변화에 맞춰 브랜드와 설비를 조정해야 한다 |
글로벌 | 해외 자회사 사업과 수출 제품 | 현지 유통망과 국가별 소비시장 | 외형 확대를 실제 이익과 현금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 |
직접 판매 접점 | 칠성몰과 공식 앱 | 추천, 정기구독, 구매 연결 | 편의 기능이 반복 구매와 채널 효율로 이어지는지 입증해야 한다 |
한 지붕 아래 있다는 말은 브랜드 이름만 모아 놓았다는 뜻이 아니다. 제품을 기획하고, 병과 캔에 담고, 여러 판매 채널에 공급한 뒤 대금을 회수하는 운영 체계가 공유된다. 그래서 롯데칠성을 읽을 때는 어느 제품이 화제가 됐는지만큼 생산 설비의 활용도, 판촉을 뺀 매출의 질, 해외 자회사의 수익성을 함께 봐야 한다. 넓은 진열대가 강점이 되는 지점도, 관리 부담이 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2.판매대에서 매출로 바뀌는 순간
회계상 매출은 제품을 판매할 때 인식된다. 다만 유통 고객에게 지급하는 판촉비 같은 금액은 매출에서 차감된다. 출고량이 늘었다는 말과 손익계산서의 매출이 같은 속도로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편의점 행사나 가격 할인으로 소비자의 손을 끌어도, 그 비용이 커지면 외형과 이익 사이의 간격이 벌어진다. 이 회사의 돈 버는 구조는 결국 판매량, 판매가격, 제품 구성, 판촉 부담이 함께 결정한다.
소비자와 회계상 고객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최종 소비자지만, 거래 과정에서는 대형마트·편의점·온라인몰·외식 채널 같은 유통 접점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새 맛을 한 번 집는 것과 유통 채널이 안정적으로 재주문하는 것은 다른 단계다. 신제품이 눈길을 끈 뒤 반복 구매로 남고, 그 주문이 공장 가동과 배송을 거쳐 매출로 인식돼야 비로소 사업 성과가 된다.
이미지: 칠성사이다 유리병이 생산라인을 통과하고 작업자가 제품을 확인하는 모습▲ 컨베이어를 지나는 칠성사이다 유리병과 품질을 확인하는 작업자 — 출처: 전자신문, 2016-09-26
생산 현장에서는 브랜드의 추상적인 인지도가 규격이 일정한 병과 캔으로 바뀐다. 음료 생산 사업장 정보와 사진에서 확인되는 컨베이어·검사 장면은 대량 판매의 앞단을 보여 준다. 소비자에게는 몇 초 안에 고르는 한 병이지만, 회사에는 용기와 내용물을 준비하고 품질을 확인해 유통망에 넘기는 반복 공정이다. 이 반복이 안정적일수록 오래된 브랜드의 인지도는 실제 공급 능력과 결합한다.
이미지: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칠성사이다 병과 제품 설명▲ 재활용 소재 적용을 알리는 칠성사이다 병과 제품 설명 화면 — 출처: 롯데칠성음료 공식몰, 2025-10-21
포장도 같은 구조 안에서 읽힌다. 공식몰 제품 화면에는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병과 관련 설명이 함께 제시된다. 소비자는 내용물뿐 아니라 용기의 형태와 표시를 보고 제품을 구별한다. 회사에는 포장 변화가 브랜드 표현, 생산 공정, 판매 메시지가 만나는 지점이다. 친환경 문구가 붙었다는 사실만으로 비용 절감이나 판매 증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상적인 제품이 환경 대응의 전달 매체가 된 모습은 분명하다.
3.익숙한 이름에 새 맛을 얹는 법
롯데칠성의 신제품 전략은 낯선 이름만 계속 만드는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 오래 알려진 칠성사이다에 제로와 유자라는 선택지를 결합한 제품이 그 사례다. 칠성사이다 제로 유자는 2026년 4월 출시됐고 공식몰·온라인·대형마트·편의점에서 판매하도록 제시됐다. 익숙한 모브랜드가 첫 구매의 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맛과 무설탕 선택지가 다시 진열대를 방문할 이유를 만드는 구성이다.
이미지: 벚꽃축제 현장의 칠성사이다 제로 유자 체험 부스▲ 칠성사이다 제로 유자를 전면에 내건 벚꽃축제 체험·프로모션 부스 — 출처: 스포츠경향, 2026-04-03
축제 부스 사진에는 파란 하늘과 유자색을 활용한 신제품 이름, 제품 모형과 체험 공간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생산된 병이 판매대로 가기 전에 소비자에게 맛과 이미지를 기억시키는 장면이다. 이런 행사는 제품 존재를 알리는 접점이지 그 자체가 지속적인 판매를 증명하는 자료는 아니다. 첫 체험이 편의점이나 온라인몰의 재구매로 넘어갈 때 비로소 브랜드 확장의 효율이 드러난다.
칠성몰은 그 재구매 경로를 회사가 직접 설계하려는 창구다. 공식 앱은 2026년 5월 ChatGPT 앱 입점을 공개하며 상품 추천, 정기구독, 구매 연결 기능을 제시했다. 대화 중 제품을 찾고 구매 단계로 이동하게 만드는 시도다. 공개된 범위에는 사용자 수나 매출 기여가 없으므로 성과를 계산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제품 검색에서 결제까지의 마찰을 줄이고 정기구독을 연결하려는 방향은 분명하다.
이 디지털 접점의 가치는 인공지능이라는 이름보다 구매 습관에 달려 있다. 추천이 잘 작동해도 한 번의 호기심으로 끝나면 매출 기반은 약하다. 반대로 물이나 커피처럼 반복 구매가 가능한 품목이 구독으로 이어지면 주문 주기와 제품 조합을 더 직접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유통 채널을 대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수 브랜드를 한곳에서 묶어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은 넓은 포트폴리오와 잘 맞는다.
4.소주·맥주·RTD가 만드는 또 하나의 진열대
주류 쪽에서는 처음처럼과 새로가 소주 축을, 클라우드와 크러시가 맥주 축을 이룬다. 여기에 과일 풍미 제품과 RTD가 더해진다. RTD는 개봉해 바로 마실 수 있게 완성된 주류를 뜻한다. 술을 섞거나 별도의 재료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용 장면이 제품 형태에 반영된다. 음료 사업에서 여러 맛과 용량을 운영해 온 경험이 주류의 세분화와 만나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미지: 여러 맛으로 구성된 순하리 플레이버 소주 제품군▲ 복숭아·사과·딸기·포도 등 서로 다른 맛으로 구성된 순하리 제품 라인업 — 출처: Soju.nl, 2023
순하리 제품 사진은 같은 병 형태 안에서 라벨 색과 과일 이미지로 맛을 구분하는 방식을 보여 준다. 소비자는 한 브랜드 안에서 취향에 맞는 맛을 고르고, 유통사는 여러 변형 제품을 한 묶음으로 진열할 수 있다. 회사 발표에서는 순하리 진의 판매 성장도 제시됐다. 다만 특정 기간의 호조를 전체 주류 사업의 구조적 성장으로 곧장 확대하기보다, 저도수·플레이버 선택이 실제 구매로 연결된 한 사례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주류 생산 기반에서는 강릉공장이 처음처럼과 일본 수출용 소주 등을 만든다. 회사 소개상 이 공장의 연간 소주 생산능력은 약 20만kL다. 생산능력은 설비가 만들 수 있는 규모이지 실제 판매량이나 가동률이 아니다. 주문이 충분하지 않으면 여유 설비가 되고, 반대로 국내외 수요가 따라오면 공급 대응력을 제공한다. 용량 숫자 하나보다 어떤 제품과 시장이 이 설비를 채우는지가 중요하다.
맥주는 조금 다른 숙제를 안고 있다. 수제맥주 OEM은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대신 생산하는 방식으로, 2021년 주세법 개정 이후 충주 맥주1공장의 설비를 공유하는 협력 모델로 검토·추진됐다. 자체 맥주 판매만으로 설비를 채우기 어려울 때 외부 제품 생산을 받는 선택지다. 그러나 현재 고객과 가동률, 매출 기여는 확인되지 않는다. 아이디어의 방향은 설비 활용이지만, 사업의 무게는 실제 주문과 반복 생산이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다.
5.국경을 넘으며 달라진 회사의 크기
롯데칠성은 제품을 70여 개국에 수출한다고 소개한다. 이 숫자는 판매 접점의 지리적 폭을 보여 주지만 국가별 매출이나 수익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수출국이 많아도 주문 규모와 유통 비용은 제각각일 수 있다. 글로벌 사업을 볼 때는 국기 개수보다 해외에서 얼마나 팔고 얼마를 남기는지, 현지 사업이 연결 실적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전환점은 필리핀 펩시 사업을 영위하는 PCPPI의 연결 편입이다. 회사는 2023년 3분기 말 경영권을 취득한 뒤 PCPPI를 연결 외형과 글로벌 사업의 핵심 자회사로 포함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에 보내는 수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변화다. 현지 법인의 판매망과 비용 구조, 통화와 원재료 환경이 연결 손익에 직접 들어오면서 롯데칠성은 국내 브랜드 회사인 동시에 해외 현지 운영회사가 됐다.
이 변화는 매출 규모를 키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해외 자회사의 매출이 늘어도 원가와 판관비가 함께 불어나면 이익 기여는 제한된다. 반대로 현지 수익성이 개선되면 국내 소비가 약한 시기에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분기 반등을 설명한 보도에서는 PCPPI와 미얀마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국내 음료·주류 회복과 함께 언급됐다. 한 지역의 성과를 다른 지역의 부진과 단순 상쇄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장을 운영할 역량이 생겼는지를 보는 대목이다.
글로벌 사업은 브랜드 수출과 현지 자회사 운영이라는 두 경로를 함께 가진다. 순하리처럼 해외 유통 화면에서 여러 맛으로 소개되는 제품은 전자의 모습을 보여 주고, PCPPI는 후자에 가깝다. 수출 제품은 국내 생산과 브랜드 확장의 효율을 활용할 수 있고, 현지 법인은 그 시장의 유통망에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미리 정할 수는 없다. 각 경로가 남기는 매출의 질과 이익이 답을 정한다.
6.2025년의 둔화와 2026년 반등을 함께 읽는 실적
2025년 연결 매출은 3조9,711억원, 영업이익은 1,672억원, 순이익은 512억원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9.6% 감소했다. 매출보다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고,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4.2%다. 외형을 거의 유지했어도 비용과 제품·지역 구성이 수익성을 압박했다는 뜻이다. 국내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은 연간 감소 배경으로 보도됐다.
구분 | 매출 | 영업손익 | 계산상 영업이익률 | 읽을 점 |
|---|---|---|---|---|
2025년 연결 | 3조9,711억원 | 1,672억원 | 약 4.2% | 외형보다 이익 감소 폭이 컸다 |
2025년 음료 부문 | 1조8,143억원 | 739억원 | 약 4.1% | 국내 핵심 사업도 높은 마진을 전제하기 어렵다 |
2025년 주류 부문 | 7,527억원 | 282억원 | 약 3.7% | 브랜드 판매와 설비 활용을 함께 봐야 한다 |
2025년 글로벌 부문 | 1조5,344억원 | 673억원 | 약 4.4% |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5%, 42.1% 성장했다 |
2025년 4분기 연결 | 8,943억원 | -120억원 | 약 -1.3% | 분기 적자가 연말의 약한 마무리를 보여 준다 |
2026년 1분기 연결 | 9,525억원 | 478억원 | 약 5.0% |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이익이 함께 개선됐다 |
음료·주류 부문과 글로벌 부문 수치는 보도된 구분을 옮긴 것으로, 범위가 겹칠 수 있어 단순 합산해 연결 매출을 재구성하면 안 된다. 그럼에도 글로벌 부문의 이익 증가 폭이 매출 증가 폭보다 컸다는 점은 2025년 전체 이익 감소 속에서도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축이 있었음을 보여 준다. 반면 4분기에는 연결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연간 숫자 하나만 보면 놓치기 쉬운 계절성과 비용 부담이 분기 말에 드러난 것이다.
2026년 1분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9,103억원에서 9,525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250억원에서 478억원으로 개선됐다. 순이익은 253억원이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2.7%에서 약 5.0%로 높아졌다. 제로 탄산과 에너지·스포츠음료, 새로와 RTD의 성장에 더해 음료·주류·글로벌 사업의 동시 개선, 해외 자회사 수익성 회복이 배경으로 보도됐다.
제품 단위의 현재 흐름으로는 회사 발표 기준 순하리 진 4종의 2026년 상반기 판매액이 약 170억원으로, 2025년 연간 162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연결 매출에 비하면 일부 품목의 지표지만, 플레이버·저도수 제품에 실제 구매가 붙었다는 신호로는 쓸 수 있다. 다만 이 판매액만으로 주류 부문의 이익 기여를 계산할 수는 없다. 판매 증가가 마진과 재구매로 이어지는지까지 확인돼야 한다.
반등 뒤의 부담도 남아 있다. 국내 소비와 편의점·외식 채널의 약세, 포장재·유가·환율, 해외 원재료와 중동 정세가 하방 요인으로 제시됐다. 2분기를 앞둔 시장 전망에서도 원가 부담과 기대치 하회 가능성이 거론됐다. 회사가 2026년 8월 5일 2분기 실적발표와 경영현황·사업전략 자료를 공시·등록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여기에는 실제 분기 숫자가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확정된 최근 비교는 1분기까지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7.맥주 라인을 음료로 돌리는 공장 운영
국내 생산 기반은 음료 6개 공장과 주류 5개 공장으로 구성된다. 품목이 다양한 만큼 모든 설비가 같은 수요 곡선을 따르지는 않는다. 탄산과 생수, 커피, 소주, 맥주의 판매 흐름이 엇갈리면 잘 팔리는 품목의 공급 능력과 덜 쓰이는 설비가 동시에 생길 수 있다. 공장 수 자체보다 라인을 얼마나 유연하게 배치하고 품질을 유지하는지가 운영의 핵심이다.
맥주 시장 부진에 대응해 충주 공장의 일부 설비를 음료 생산에 활용하는 전환이 보도됐다. 기존 자산을 그대로 놀리는 대신 다른 제품을 담는 거점으로 바꾼 사례다. 이런 전환은 새 공장을 짓는 것과 다른 종류의 실행력을 요구한다. 설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전환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품 규격과 생산 일정에 맞춰 라인을 운용해야 활용도 개선으로 이어진다.
버리는 양을 줄이는 운영
이미지: 충주 2공장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수여 현장▲ 충주 2공장의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서를 주고받는 행사 현장 — 출처: 더트래커, 2025-06-11
충주 2공장은 회사 발표 기준 UL Solutions의 폐기물 매립 제로 Platinum 인증을 받았고, 맥주 생산에서 나온 부산물을 사료로 재활용한다. 인증 행사 사진에는 두 사람이 증서를 들고 있고 뒤편에 공장 브랜드가 보인다. 사진이 재활용 공정 자체를 보여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공장 운영 성과를 외부 인증으로 확인받는 장면은 담고 있다.
폐기물 재활용은 환경 구호와 생산 운영이 만나는 영역이다. 맥주 부산물이 매립 대상이 아니라 다른 용도의 원료로 빠져나가면 공장에서 버리는 흐름이 달라진다. 다만 인증 등급만으로 전체 제조원가나 수익성 개선 폭을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런 조치가 일회성 행사를 넘어 공장별 표준 운영으로 자리 잡는지다.
효율화가 사람과 지역을 만날 때
이미지: 롯데칠성 광주공장 외관과 주차·물류 공간▲ 광주공장 건물과 차량·물류 진입 공간이 함께 보이는 외관 — 출처: 쿠키뉴스, 2025-12-24
광주공장 폐쇄와 인력 이전 계획은 생산 효율화의 반대편을 보여 준다. 여러 공장을 재편하면 중복 비용과 낮은 활용도를 줄일 여지가 있지만, 일터를 옮겨야 하는 노동자와 지역사회에는 생계와 고용의 문제다. 보도된 계획에는 이런 우려가 함께 제기됐으며 구체 일정과 고용 영향은 확정 사실로 보기 어렵다.
설비 전환, 폐기물 재활용, 공장 재편은 모두 효율이라는 단어로 묶이지만 성격은 다르다. 첫째는 기존 라인의 쓰임을 바꾸는 일이고, 둘째는 생산 부산물의 처리 경로를 바꾸는 일이며, 셋째는 생산 거점과 사람의 배치를 바꾸는 일이다. 앞의 두 가지가 공정 설계의 문제라면 마지막은 노사와 지역사회의 수용성까지 포함한다. 효율화의 숫자가 실제 성과로 남으려면 이 차이를 관리해야 한다.
8.오래된 브랜드가 계속 새 공정을 만난다
회사는 1967년 설립됐고 1973년 상장했다. 이후 음료와 주류를 함께 확장하며 지금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긴 업력은 칠성사이다 같은 익숙한 이름과 전국적인 생산·판매 체계를 남겼다. 그러나 오래됐다는 사실이 현재의 선택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제로 제품과 새로운 맛, 해외 자회사, 디지털 구매 창구, 공장 전환처럼 시대에 맞춘 변화가 기존 브랜드 위에 계속 쌓여야 한다.
이 회사의 장점과 부담은 같은 곳에서 나온다. 브랜드가 많으면 소비 장면을 넓게 포착할 수 있지만, 생산 일정과 판촉·재고 관리도 복잡해진다. 음료와 주류를 함께 보유하면 한 품목의 부진을 다른 품목이 보완할 여지가 있지만, 맥주처럼 수요가 약한 설비는 다른 쓰임을 찾아야 한다. 해외 사업은 국내 수요 의존도를 낮출 수 있지만 현지 원가와 환율, 자회사 운영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데려온다.
그래서 롯데칠성의 변화는 완전히 새 회사를 만드는 장면보다 익숙한 자산의 쓰임을 고쳐 가는 모습에 가깝다. 사이다에는 제로와 유자 맛을 더하고, 소주에는 여러 풍미를 입히며, 맥주 설비에는 음료 생산이나 외부 협력 가능성을 붙인다. 오래된 브랜드를 버리기보다 소비자의 선택 방식과 공장의 역할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
생산라인을 지나는 초록색 병은 이 구조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다.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제품 하나지만 회사에는 브랜드, 용기, 공정, 품질 확인, 유통과 판촉이 연속된 결과다. 그 병이 계속 팔리는 동안에도 뒤편의 제품 조합과 공장 배치는 바뀐다. 롯데칠성의 현재는 오래된 이름이 그대로 머무르는 역사가 아니라, 그 이름을 싣고 갈 생산과 판매 방식을 계속 갈아 끼우는 과정에 놓여 있다.
각주
- 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
- LOTTE CHILSUNG BEVERAGE CO.,LTD — Audit Report / Information 2025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lotte-chilsung-beverage-coltd/audit-report-information/2026/32928487/
- LOTTE CHILSUNG BEVERAGE CO.,LTD — Audit Report / Information 2025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lotte-chilsung-beverage-coltd/audit-report-information/2026/32928487/
- 사업장 현황: 음료 생산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beverage/contentsid/595/index.do
- 칠성사이다 제로 유자 출시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news/view.do?detailsKey=1609&f=&q=
- 칠성몰 공식 앱, ChatGPT Apps 입점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news/view.do?detailsKey=1629
- 순하리 진, 2026년 상반기 판매 성장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news/view.do?detailsKey=1661
- 사업장 현황: 주류 생산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liquor/contentsid/596/index.do
- 수제맥주사와 손잡고 상생협력 모델 만든다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news/view.do?detailsKey=932&f=&q=
- 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
- 제로, 새로, 세계로! 국내 종합음료기업 최초 연매출 4조원 돌파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news/view.do?detailsKey=1468
- 제로·저도수·글로벌 삼각편대: 1분기 영업익 전년비 91% 증가 —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6/05/04/2026050400150.html
- 롯데칠성 작년 영업이익 10% 줄어: 경기침체·내수부진 영향 — https://www.yna.co.kr/view/AKR20260204095900030
- 롯데칠성, 2025년 영업이익 9.6% 감소…2026년 효율화·메가브랜드 집중 — https://zdnet.co.kr/view/?no=20260204135208
- 롯데칠성음료 2026년 1분기 잠정실적 — https://www.awakeplus.co.kr/data/view/20260504800373
- 재무제표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invest/financial/contentsid/600/index.do
- 롯데칠성, 1분기 영업익 91% 증가…제로·새로·RTD 성장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506000091
- 순하리 진, 2026년 상반기 판매 성장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news/view.do?detailsKey=1661
- 롯데칠성, 2분기 실적 눈높이 하회 전망…원가 부담 지속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716000456
- 롯데칠성음료 IR 자료 및 실적발표 목록 — https://m.irgo.co.kr/IR-COMP/005300/
-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common/file/sustainability_2025_KOR.pdf
- 롯데칠성, 맥주공장을 음료 생산 거점으로 전환 — https://m.etnews.com/20230405000220
- 충주 2공장 폐기물 매립 제로 Platinum 인증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company/news/view.do?detailsKey=1643
- 생산 효율 앞세운 롯데칠성: 폐쇄 앞둔 광주공장 현장에서는 생계 우려 — https://www.kukinews.com/article/view/kuk202512240144
- 롯데칠성음료 회사 연혁 —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kor/history/contentsid/503/index.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