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 보험금 청구 버튼에서 시작되는 금융지주의 지도
메리츠금융지주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입구는 서울의 본사 건물보다 고객의 휴대폰이다. 보험 가입자는 건강·자동차·여행·반려동물의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 보험료를 내고, 사고나 질병이 생기면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보험금을 청구한다. 주식 투자자는 MTS에서 국내외 주식·ETF·ETN을 주문하고, 쓰지 않는 예수금도 운용되기를 기대한다. 자동차를 사는 고객은 금융회사가 먼저 지급한 차량대금을 여러 달에 걸쳐 갚는다. 서로 달라 보이는 이 장면들이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을 거쳐 하나의 지주 안에서 만난다.
이미지: 메리츠화재 모바일 앱의 보험 업무 메뉴▲ 보험금 청구·계약 조회·보험료 납입 메뉴가 보이는 메리츠화재 모바일 앱 화면으로, 보험 사업이 약관뿐 아니라 일상적인 사후 서비스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 출처: 독립 게시자, 2026-08-10 accessed
현재 핵심 이익축은 메리츠화재의 보험과 메리츠증권의 자본시장 사업이다. 캐피탈과 대체투자운용은 여신과 투자 영역을 보완한다. 공식 계열사 범위도 이 네 회사로 설명된다. 여기서 지주사는 간판만 달아 놓은 상층 회사가 아니다. 어느 자회사가 자본을 더 보유해야 하는지, 어디서 위험을 줄일지, 남는 자본을 성장 기회와 주주환원 중 어디에 배치할지를 판단하는 중심이다.
이 구조의 묘미와 긴장은 같은 곳에서 생긴다. 보험은 다수 고객의 위험을 모아 가격을 붙이고, 증권은 시장과 기업의 자금 수요를 연결하며, 캐피탈은 신용을 기간에 따라 나눠 판다. 세 사업 모두 먼저 위험을 떠안아야 수익 기회가 열린다. 따라서 ‘얼마나 많이 팔았나’보다 ‘어떤 위험을 어떤 가격에 들고 있나’가 더 오래가는 질문이다.
2.사업 | 보험료·주문·할부금이 수익으로 바뀌는 세 장면
보험: 약속을 먼저 팔고 비용은 나중에 확인한다
보험 고객이 내는 보험료는 곧바로 온전한 이익이 아니다. 회사는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를 함께 떠안는다. 보험료에서 보험금과 사업비를 감당하고 남는 보험손익, 그리고 지급 전까지 보유한 자산을 채권·주식 등에 운용해 얻는 투자수익이 두 축이다. 1분기 보고서도 메리츠화재의 원수보험료와 채권·주식 운용수익을 주요 수익원으로 설명한다. 원수보험료는 재보험에 넘기기 전 고객에게 직접 받은 보험료라는 뜻이다.
이 사업의 품질은 판매 순간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 드러난다. 가입 심사가 느슨하거나 가격이 낮으면 고객은 늘어도 보험금 지출이 커진다. 반대로 지급을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면 단기 비용은 줄지 몰라도 신뢰와 유지율을 해친다. 모바일 청구는 이 균형이 고객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이다. 개인정보 제공, 전자서명, 본인인증을 거쳐 지급 심사로 넘어가는 흐름은 편의 기능인 동시에 부정 청구와 정보보호 위험을 통제하는 장치다.
증권: 주문 수수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자본시장 상점
개인 고객은 온라인 채널에서 국내외 주식과 상장지수상품을 사고판다. 그러나 증권사의 수입은 주문 한 건의 위탁수수료에만 머물지 않는다. 상품 판매와 자산관리, 고객에 대한 신용공여에서 수수료와 이자가 생기고, 기업·기관을 상대로 한 채권 중개·인수와 기관 위탁매매도 수익원이 된다. 보유 상품과 운용 포지션에서는 시장 가격에 따른 손익도 발생한다.
그래서 거래대금이 늘었다는 뉴스 하나로 메리츠증권 전체를 읽기 어렵다. 고객 활동이 활발해도 무료 수수료 정책은 직접 수입을 제한할 수 있고, 반대로 기업금융이나 채권 운용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 증권업은 계산대가 여러 개인 가게에 가깝다. 어느 계산대가 붐비는지뿐 아니라 재고와 신용을 얼마나 들고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캐피탈: 오늘의 차량대금을 미래의 현금흐름으로 바꾼다
신차 오토론에서는 메리츠캐피탈이 차량대금을 지급하고 개인·사업자·법인이 약정 기간에 걸쳐 원리금을 나눠 낸다. 고객에게는 큰 지출을 시간으로 분산하는 서비스이고, 회사에는 조달금리보다 높은 대출금리와 건전한 회수가 수익의 조건이다. 연체가 늘거나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그 간격은 빠르게 좁아진다. 기업·부동산 금융에서는 차주의 사업성과 담보가치가 더 큰 변수가 된다.
이 세 장면을 관통하는 것은 자본의 시간차다. 보험료는 먼저 들어오고 보험금은 나중에 나간다. 증권은 고객 주문을 잇는 동시에 자기 자본을 시장에 노출한다. 캐피탈은 먼저 돈을 내주고 장기간 회수한다. 지주사의 역할은 이 서로 다른 시계를 한 화면에서 관리하는 데 있다.
3.제품 | 펫퍼민트와 Super365가 접점을 넓히는 방식
펫퍼민트는 추상적인 ‘위험 인수’를 동물병원 진료비라는 구체적인 생활 장면으로 바꾼다. 가입자는 앱이나 홈페이지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제휴 동물병원에서는 현장접수 방식도 이용할 수 있다. 통원·입원 치료와 배상책임 같은 보장을 고르는 일은 반려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출의 꼬리를 보험사에 넘기는 선택이다.
이미지: 펫퍼민트 가입 실적을 알리는 반려동물보험 현장 사진▲ 반려견 옆 안내판에 펫퍼민트 가입 13만건 돌파 문구가 보이는 현장 사진으로, 반려동물보험이 실제 소비자 상품군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드러낸다 — 출처: 조선비즈, 2025-07-28
다만 이 상품은 한 번 가입하면 조건이 영구 고정되는 저금통이 아니다. 1년 만기 재가입형이며 보장 범위, 자기부담금, 가입 가능 연령을 확인해야 한다. 갱신 때 보험료가 달라질 수도 있다. 고객에게는 ‘얼마를 돌려받나’ 못지않게 ‘언제까지 어떤 조건으로 다시 가입할 수 있나’가 중요하다. 회사에는 반려동물 진료 데이터와 청구 경험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가입 건수의 확대는 기회지만, 그 자체가 수익성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Super365는 증권 고객의 비어 있는 시간을 상품화한다. MTS 전용 비대면 계좌에서 유휴 예수금을 매일 RP에 자동 투자한다. RP는 환매조건부채권으로, 일정 기간 뒤 다시 사는 조건을 붙여 채권을 거래하는 단기 운용 수단이다. 고객은 매번 주문하지 않아도 대기 자금을 굴릴 수 있고, 증권사는 거래 전후의 현금을 자사 서비스 안에 머물게 할 유인을 얻는다.
이미지: Super365 계좌 혜택 안내 화면▲ Super365의 자동 RP 운용과 거래 혜택 문구가 배열된 공식 계좌 안내 화면으로, 거래 순간뿐 아니라 유휴 현금까지 고객 접점으로 삼는 전략을 보여준다 — 출처: Meritz Securities, 2026-06-29
국내주식 온라인 수수료 무료는 영구적인 사업 정의가 아니라 2026년 말까지, 월 약정 200억원 한도에 적용되는 프로모션이다. 무료라는 단어만 떼어 보면 가격 경쟁처럼 보이지만, 계좌 개설과 잔고 유입, 다른 상품 이용으로 이어지는지가 경제성을 가른다. 펫퍼민트가 병원비의 불확실성을 붙잡는다면 Super365는 투자 대기자금의 무활동을 붙잡는다. 둘 다 고객이 서비스를 쓰지 않는 시간까지 관계로 바꾸려는 제품이다.
4.고객 여정 | 가입보다 오래 남는 청구와 인증
금융상품의 광고는 가입에서 끝나지만 고객 경험은 그때 시작된다. 보험은 계약 조회, 보험료 납입, 사고 접수, 서류 제출, 본인인증, 심사와 지급으로 이어진다. 특히 청구 단계에는 의료·신원·계좌 정보가 모인다. 화면 몇 번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여도 뒤에서는 약관 확인과 지급 심사, 개인정보 통제가 작동해야 한다.
이미지: 모바일 보험금 청구의 동의·인증 안내 화면▲ 개인정보 제공 동의와 전자서명·본인인증 단계가 나란히 보이는 모바일 보험금 청구 안내 화면으로, 간편 청구가 심사와 정보 통제를 생략한 서비스는 아님을 보여준다 — 출처: 제주소통투데이, 2026-08-10 accessed
증권 계좌도 광고 배너를 누르는 즉시 열리지 않는다. 신분증, 휴대전화, 본인 명의 계좌 인증을 거쳐야 하고, 그 뒤에야 주문과 잔고 운용이 가능해진다. 이런 절차는 전환율을 낮추는 마찰처럼 보이지만 명의 도용과 자금세탁 위험을 막는 방어선이기도 하다. 디지털 금융의 경쟁력은 버튼 수를 무조건 줄이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통제는 남기되 고객이 중간에 길을 잃지 않게 만드는 데 있다.
이미지: Super365 비대면 계좌 개설 절차▲ 신분증·휴대전화·본인계좌 인증을 거치는 Super365 비대면 개설 절차가 보이는 공식 안내 화면으로, 디지털 증권 서비스의 편의와 규제상 확인 절차가 함께 작동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 출처: Meritz Securities, 2026-06-11
이 여정은 사업 부문끼리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보험 청구 데이터는 위험 가격과 지급 관리에 가깝고, 증권 거래 데이터는 고객 활동과 시장 노출에 가깝다. 지주 아래 묶였다고 고객 정보나 상품을 마음대로 섞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원 메리츠’의 시너지는 한 앱에 모든 버튼을 넣는 발상보다, 각 사업의 규율을 지키면서 자본과 경영 판단의 중복을 줄이는 데서 먼저 찾아야 한다.
5.One Meritz | 자회사 세 곳을 하나의 자본판에 올린 전환
메리츠금융지주는 2011년 설립·상장됐다. 2022년에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완전자회사화하기로 결정했고, 2023년 편입을 마쳤다. 같은 해 메리츠자산운용을 매각하며 포트폴리오도 정리했다. 이 일련의 변화가 현재 구조를 이해하는 분기점이다.
주식교환 전에는 상장 자회사마다 주주가 달랐다. 화재에 남길 자본과 증권에서 쓸 자본, 각 회사의 배당과 자사주 정책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주가를 통과해야 했다. 완전자회사 편입 뒤에는 지주 주주가 그룹 경제적 성과를 한 종목으로 보게 됐고, 지주는 자회사 사이의 자본 배분과 그룹 차원의 환원을 더 직접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됐다. 회사가 이 전환을 ‘One Meritz’로 부르는 이유다.
그렇다고 법인별 경계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능력과 자본적정성을 지켜야 하고, 증권사는 시장·신용 위험을 감당할 자본이 필요하다. 캐피탈 역시 조달과 대출 건전성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지주가 자본을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말에는 언제나 규제, 계약, 신용등급과 이해관계자의 문턱이 붙는다.
2026년 3월 주주총회 뒤 이사회는 6명 가운데 사외이사 4명인 체제가 됐다. 수치만으로 독립성과 감독 품질이 자동 증명되지는 않는다. 다만 보험·증권·여신의 위험과 대규모 주주환원을 한 지주에서 결정하는 만큼, 이사회가 경영진의 자본 배분 가정을 검증할 구조인지는 중요하다. One Meritz는 조직도 개편으로 완성되는 구호가 아니라, 좋은 때와 나쁜 때 모두 같은 원칙으로 자본을 나누는 운영 시험이다.
6.실적 | 2조원대 이익과 29.6조원 익스포저를 함께 읽는 법
2025년 감사 완료 연결 영업이익은 2조8,727억원,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3,50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지배기업 소유주에게 귀속되는 순이익은 2조3,004억원이다. 연결 전체 순이익과 지주 주주 몫을 같은 숫자로 쓰면 안 된다.
구분 | 확인된 수치 | 읽을 때의 주의점 |
|---|---|---|
2025년 연결 영업이익 | 2조8,727억원 | 감사 완료 연간 연결 기준 |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 | 2조3,501억원 | 비지배지분 몫까지 포함 |
2025년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이익 | 2조3,004억원 | 지주 주주 관점의 이익에 더 가까운 항목 |
2026년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 6,802억원 | 전년 동기보다 9.6% 증가 |
2026년 1분기 말 총자산·자본 | 144.4조원·11.8조원 | 금융업은 자산 규모보다 자산의 질과 자본 완충력이 중요 |
2026년 1분기 ROE | 25.4% | 자기자본 대비 수익성 지표이며 위험의 크기를 단독으로 말해주지는 않음 |
2025년 수익구조에는 순이자손익 2조1,097억원, 순수수료손익 6,523억원, 순보험손익 1조4,490억원이 포함됐다. 순이자손익은 이자를 받는 자산과 이자를 지급하는 조달의 차이를, 순수수료손익은 중개·인수·판매 등에서 받은 수수료와 관련 비용의 차이를 가리킨다. 순보험손익은 보험계약에서 인식한 수익과 보험서비스 비용 등을 반영한다. 세 항목이 함께 크다는 사실은 그룹의 이익이 보험료 한 줄이나 주식 수수료 한 줄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2026년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6,8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 늘었다. 분기 말 총자산은 144.4조원, 자본은 11.8조원, ROE는 25.4%였다. ROE는 자기자본을 이용해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준다. 높은 ROE는 효율의 신호일 수 있지만 레버리지와 위험 인수의 결과일 수도 있으므로 자산 건전성과 떼어 읽으면 곤란하다.
자회사 별도 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은 메리츠화재 4,661억원, 메리츠증권 3,004억원, 메리츠캐피탈 470억원이었다. 이 세 숫자를 더해 연결 순이익과 비교하면 맞지 않는다. 별도재무제표는 각 법인을 독립된 것처럼 보고, 연결재무제표는 내부 거래와 지분 관계 등을 제거해 그룹을 하나의 경제 실체로 보기 때문이다.
같은 시점 그룹 부동산 익스포저는 29.6조원으로 국내 25.7조원, 해외 3.9조원이었다. 회사 발표 기준 선순위 비중은 91%, 평균 LTV는 약 47%였다. LTV는 담보가치 대비 대출액 비율이다. 선순위와 낮은 LTV는 손실 흡수 여지가 있다는 근거지만, 익스포저가 곧 손실액이라는 뜻도 아니고 안전을 보증하는 도장도 아니다. 담보가치, 차주의 현금흐름, 만기 연장과 매각 가능성이 실제 회수액을 가른다.
주주환원 실행도 재무 흐름 안에서 봐야 한다. 회사는 2026년 3월 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고, 회사 발표 기준 4월 말까지 약 1,461억원, 약 126만주를 취득했다. 2023년 주주환원 정책 발표 이후 누적 TSR은 173.6%, 3개년 연평균 TSR은 39.9%로 공시됐다. TSR은 주가 변화와 배당을 합친 주주수익률이다. 주주가 체감한 성과를 보여주지만 영업현금흐름이나 사업 경쟁력의 직접 지표는 아니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직접 확인되는 가장 최근 그룹 실적발표는 2026년 1분기다. 2분기·반기 원문이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이후 추세는 확정할 수 없다.
7.자본 배분 | 50% 환원 원칙이 받는 현실의 시험
회사는 2026~2028년 중기 정책으로 연결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 기회, 법률과 규제, 자본적정성 제약이 생기면 이 원칙을 밑돌 수 있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50%는 무조건 지급되는 채권 이자가 아니라 자본 여건을 전제로 한 경영 정책이다.
배당은 주주에게 현금을 직접 건넨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남은 한 주가 차지하는 경제적 몫을 키운다.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 효율론의 핵심이다. 반대로 시장이 회사를 높게 평가할 때 비싸게 사들이거나,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 체감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 시장 논쟁이 배당과 소각의 우열보다 매입 가격과 지속 가능성에 집중되는 이유다.
외부 증권사 의견은 향후 자사주 매입·소각의 지속과 보험 손해율의 상대적 안정 가능성을 낙관 요인으로 본다. 그러나 전망은 공시된 정책이나 확정 실적과 지위가 다르다. 실제 판단의 순서는 본업이 위험에 맞는 이익을 내고 있는지, 자회사가 필요한 자본을 보유했는지, 그 뒤 남은 자본을 낮은 가격에 소각하거나 더 높은 수익 기회에 투입하는지여야 한다.
메리츠식 환원의 진짜 시험은 좋은 해보다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해에 온다. 약속을 지키려고 자회사 완충력을 약화시키면 장기 주당가치를 해칠 수 있다. 반대로 불확실성을 이유로 늘 자본을 쌓기만 하면 통합 지주의 장점이 흐려진다. 환원율 하나가 아니라 자본을 남기는 이유와 쓰는 가격을 함께 공개할 때 정책의 신뢰가 생긴다.
8.쟁점과 리스크 | 부동산 장부와 세 개의 경기 민감도
그룹의 위험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보험에서는 손해율과 사업비, 장기 가정의 변화가 보험손익을 흔들고 금리·주가·채권 가격이 투자수익에 영향을 준다. 증권에서는 거래 활동, 기업금융 시장, 채권과 파생상품 운용, 차주의 신용이 동시에 작동한다. 캐피탈에서는 조달비용과 연체, 담보가치가 핵심이다. 보험의 안정이 증권의 변동성을 완충할 수 있지만, 시장 충격이 자산가격과 신용을 함께 건드리면 분산 효과가 약해질 수도 있다.
부동산 익스포저는 이 논쟁의 중심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그룹 내 지분투자, 지급보증,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을 재무 부담 요인으로 지적했다. 단순 대출뿐 아니라 여러 형태의 지원과 투자 약정이 지주와 자회사 사이를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회사가 제시한 선순위 비중과 담보 여력은 방어 논리다. 양쪽을 함께 놓아야 한다. ‘규모가 크니 전부 위험하다’도, ‘담보가 있으니 문제없다’도 분석을 끝내는 문장이 아니다.
확인해야 할 것은 이름표보다 회수 경로다. 차주가 영업현금으로 갚는지, 담보 매각에 의존하는지, 만기 연장 뒤 이자가 실제로 들어오는지에 따라 같은 장부 금액의 질이 달라진다. 해외 자산은 환율과 현지 거래시장까지 겹친다. 선순위라도 담보가치가 크게 내려가면 손실을 피할 수 없고, 낮은 LTV라도 평가 시점과 방식이 낙관적이면 완충력이 줄어든다.
보험 쪽에서는 성장 자체보다 위험 가격이 중요하다. 펫보험처럼 새 시장이 커지면 데이터가 쌓이고 규모의 이점을 얻을 수 있지만, 갱신 가격과 실제 진료비를 잘못 추정하면 미래 보험금이 현재의 판매 성과를 되돌린다. 증권에서는 무료 수수료로 들어온 고객이 잔고와 다른 서비스 이용으로 남는지가 관건이다. 제품의 화제성이 장부의 질로 번역되는 과정은 길다.
이미지: 메리츠타워 외관▲ 유리 외벽 아래 ‘meritz TOWER’ 간판이 보이는 회사 건물 사진으로, 보험·증권·여신의 서로 다른 위험을 지주 차원에서 묶어 관리하는 현재의 그룹 구조를 상징한다 — 출처: 한국금융신문 / Daum News, 2026-02-11
메리츠금융의 정체성은 결국 상품 목록보다 운영 순서에 있다. 고객에게 위험을 넘겨받고, 그 대가로 들어온 자본을 운용하며, 자회사에 필요한 완충력을 남긴 뒤 주주에게 돌려준다. 어느 한 고리만 세게 당기면 다른 고리가 약해진다. 보험금 청구 화면의 작은 인증 절차와 이사회의 거대한 자본 배분 결정은 멀리 떨어진 일이 아니다. 둘 다 받은 위험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를 묻는 같은 업무다.
각주
- Meritz Financial Group overview, Meritz Financial Group, 2026-04-01 — https://www.meritzgroup.com/web/en/group/group1.do
- 다이렉트 강아지보험(펫퍼민트), Meritz Fire & Marine Insurance, 2026-06-16 — https://store.meritzfire.com/pet/product.do
- 신차할부(오토론), Meritz Capital, 2026-01-01 — https://www.meritzcapital.com/gd/gd01010108V
- 메리츠금융그룹 IR·계열사 안내, 메리츠금융그룹 — https://www.meritzgroup.com/web/ko/ir/ir1.do
- 메리츠금융지주 제17기 1분기 보고서, 한국거래소, 2026-05-2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29/001681/20260529002689/11013.htm
- 메리츠증권 해외주식·ETP 거래절차, 메리츠증권 — https://www.imeritz.com/fstock/ForeignStock01_02.do
- 신차할부(오토론), Meritz Capital, 2026-01-01 — https://www.meritzcapital.com/gd/gd01010108V
- 다이렉트 강아지보험(펫퍼민트), Meritz Fire & Marine Insurance, 2026-06-16 — https://store.meritzfire.com/pet/product.do
- 다이렉트 강아지보험 공식 상품 페이지, 메리츠화재 — https://store.meritzfire.com/pet/product.do
- Super365 계좌란, Meritz Securities, 2026-07-16 — https://home.imeritz.com/spr/Super01.do
- Super365 계좌란, Meritz Securities, 2026-07-16 — https://home.imeritz.com/spr/Super01.do
- History, Meritz Financial Group — https://www.meritzgroup.com/web/en/group/group3.do
- 메리츠금융, 화재·증권 완전자회사 편입…포괄적 주식교환, 연합뉴스, 2022-11-21 —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1122151002
- 메리츠금융, 화재·증권 완전자회사 편입…포괄적 주식교환, 연합뉴스, 2022-11-21 —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1122151002
- 메리츠금융지주, 정기 주총서 제16기 재무제표 승인, DigitalToday / Nate News, 2026-03-26 — https://news.nate.com/view/20260326n13257
- 메리츠금융지주 사업보고서 (2025.12), DART, 2026-03-18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18001419
- 메리츠금융지주 영업보고서 2025, 메리츠금융지주, 2026-04-07 — https://m.meritzgroup.com/FileDownload.do?orgFileName=%EC%A0%9C16%EA%B8%B0+%EC%98%81%EC%97%85%EB%B3%B4%EA%B3%A0%EC%84%9C.pdf&path=%2Fhld%2Fattach%2F2026%2F20260407%2F202604071012061220001U.pdf
- 메리츠금융지주 영업보고서 2025, 메리츠금융지주, 2026-04-07 — https://m.meritzgroup.com/FileDownload.do?orgFileName=%EC%A0%9C16%EA%B8%B0+%EC%98%81%EC%97%85%EB%B3%B4%EA%B3%A0%EC%84%9C.pdf&path=%2Fhld%2Fattach%2F2026%2F20260407%2F202604071012061220001U.pdf
-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Earnings Call Transcript, 메리츠금융지주, 2026-05-15 — https://m.meritzgroup.com/commfiles/hld/attach/2026/20260515/202605151748022240049U.pdf
-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Earnings Call Transcript, 메리츠금융지주, 2026-05-15 — https://m.meritzgroup.com/commfiles/hld/attach/2026/20260515/202605151748022240049U.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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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츠금융지주 기업가치제고계획(자율공시), DART, 2026-05-14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480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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