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노트와 잡지, 쇼핑백 사이에 놓인 종이
무림페이퍼의 현재 중심은 백상지와 아트지다. 백상지는 표면을 희고 매끈하게 다듬은 인쇄용지로 노트와 다이어리 같은 생활 문구에 쓰인다. 아트지는 인쇄 표현을 살리기 위해 코팅한 종이로 잡지, 캘린더, 라벨, 쇼핑백까지 이어진다. 이름만 보면 사무용 수요가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 제품이 닿는 곳은 기록물과 출판물뿐 아니라 상품을 감싸고 알리는 포장 영역까지 넓다.
최근 회사가 대중에게 종이를 보여 주는 방식도 이 사용 장면을 따라간다. 코엑스 팝업에서는 서적용지, 드로잉지, 패키지용지를 내세우고 관람객이 만지고 써 보는 체험을 마련했다. 종이를 규격과 중량으로 거래하는 기업 간 사업의 결과물이 소비자에게는 책장의 촉감, 그림이 올라가는 표면, 포장의 인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드러낸 장면이다.
이미지: 무림페이퍼 팝업을 알리는 대형 포스터▲ ‘MOORIM PAPER BLOSSOM’ 문구와 종이 팝업 일정이 인쇄된 포스터 — 출처: [뉴스핌 / 사진 무림페이퍼, 2026-06-17](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617000475)
연결 범위는 진주에서 인쇄용지를 만드는 상장회사 한 곳보다 크다. 종속회사 무림P&P가 펄프와 일관화 제지를 맡고, 해외 도매법인이 현지 판매를 돕는다. 여기에 금융, 증기·전기와 기타 사업이 연결 손익에 들어온다. 따라서 주력 제품을 이해할 때는 ‘종이를 판다’는 문장과 ‘펄프부터 판매망까지 묶인 기업집단이다’라는 문장을 함께 놓아야 한다.
종이가 팔리는 단위도 소비자가 서점에서 만나는 완제품과 다르다. 회사는 제지업체, 도매상, 인쇄·가공 등 실제로 종이를 쓰는 고객에게 제품을 넘긴다. 고객의 공정을 거친 종이는 노트나 잡지, 라벨과 쇼핑백이 된다. 무림페이퍼의 매출은 이 완성품의 소매가격 전체가 아니라 그 앞단에서 공급한 종이와 펄프, 그리고 연결회사들의 거래에서 생긴다. 최종 사용처가 다채롭더라도 돈이 들어오는 문은 산업재 거래에 가깝다.
2.진주의 제지라인과 울산의 펄프가 만나는 방식
진주공장은 무림페이퍼의 인쇄용지 생산 현장이다. 긴 생산라인에 자동화 설비가 이어지고 작업자는 대형 장치를 점검한다. 공정 세부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물량을 설비로 생산하는 장치산업이라는 점이다. 설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아가는지, 원료와 에너지 비용을 판매가격이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는지가 손익에 영향을 준다. 생산활동이 활발하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이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미지: 진주공장의 길게 이어진 제지 생산설비▲ 진주공장 내부의 대형 제지설비와 이를 점검하는 작업자들 — 출처: [아시아경제, 2015-08-11](https://cm.asiae.co.kr/ampview.htm?no=2015081111315880872)
울산 무림P&P는 이 구조에 펄프 생산을 붙인다. 펄프는 종이를 이루는 섬유 원료다. 울산에서는 펄프를 만든 뒤 전부 말려 외부로 내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를 인접한 제지라인으로 곧바로 보낸다. 펄프를 건조했다가 다시 물에 푸는 단계를 줄일 수 있고, 생산 과정에서 나온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펄프-제지 일관화의 핵심이다.
이미지: 울산 펄프·제지 일관화 공장 조감 이미지▲ 펄프 설비와 제지라인이 한 거점에 배치된 울산공장의 외관 — 출처: [조선비즈, 2011-04-24](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4/24/2011042400090.html)
이 일관화는 원료를 내부에서 모두 소비한다는 뜻은 아니다. 무림P&P가 생산한 표백화학펄프는 계열 제지라인에 들어가는 한편 다른 제지사에도 팔린다. 그룹 안에서는 무림페이퍼와 무림SP에 펄프를 공급하는 계약도 돌아간다. 울산은 내부 원료기지이면서 외부 고객을 상대하는 펄프 사업장이고, 동시에 종이를 만드는 공장이다.
그래서 펄프 가격이 오르면 외부판매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제지 원가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 같은 가격 변수가 연결 안의 모든 부문에 똑같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수직계열화가 있다고 해서 원료가격의 영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제지와 펄프가 연결돼 있다는 사실과 각 부문의 손익이 엇갈릴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봐야 한다.
일관화의 경제성도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를 회수하고 중간 단계를 줄이는 이점이 있는 반면, 대형 설비를 마련한 뒤에는 투자와 차입 부담이 남는다. 일관화로 절약하는 비용과 설비를 보유하면서 지는 부담이 함께 움직인다. 무림페이퍼를 볼 때 진주의 생산활동과 울산 펄프부문의 손익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3.도매상에서 해외 고객까지, 매출이 만들어지는 길
국내 판매는 도매상과 대리점을 거치는 길, 그리고 실수요자에게 직접 닿는 길로 나뉜다. 도매망은 여러 고객에게 제품을 유통하는 기능을 맡는다. 실수요자는 종이를 실제 사업에 투입하는 고객을 뜻한다. 고객이 주문한 지종을 생산해 판매채널에 넘기면 제지 매출이 생기며, 출판·인쇄와 포장 수요의 변화가 주문량과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수출은 본사가 해외 고객에게 직접 파는 흐름이 중심이다. 미국의 Moorim USA와 유럽의 Moorim Europe은 현지 시장 조사, 고객 발굴과 판매 지원을 담당한다. 해외법인이 별도의 소비재 브랜드를 파는 구조라기보다, 국내에서 만든 종이의 거래처와 지역 접점을 넓히는 구조다. 수출 비중이 큰 만큼 국내 인쇄경기만으로 실적을 설명할 수 없고, 환율과 지역 수요가 주문의 질을 바꿀 수 있다.
연결 손익에는 이 판매망의 모양이 그대로 비친다. 제지와 펄프는 생산부문이고, 도매는 제품을 시장에 연결하는 부문이다. 금융과 증기·전기 관련 기타 사업도 손익을 보탠다. 한 부문의 호조가 다른 부문의 부진을 가려 연결 이익을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본체인 제지가 이익을 내도 펄프와 도매의 손실이 이를 깎을 수 있다. 투자자가 모회사 별도 실적과 연결 실적 사이에서 자주 다른 인상을 받는 까닭이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지종마다 달라도 매출 구조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생산설비를 꾸준히 가동하는 일과 원가 상승기에 적절한 판매가격을 받는 일이 동시에 필요하다. 가동이 높아도 판매가격과 원가의 간격이 좁으면 이익은 얇다. 가격을 올리더라도 수요가 줄면 물량이 약해질 수 있다. 매출의 길은 공장에서 끝나지 않고 유통과 판매가격을 지나야 완성된다.
4.얇아진 이익, 부문별로 갈린 2025년·2026년 1분기 실적
최신 확정 분기는 2026년 1분기다. 연결 매출은 3,073.9억원으로 전년 동기 3,190.8억원보다 줄었고, 영업이익은 51.3억원에서 1.6억원으로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77.7억원이었다. 매출 감소폭보다 이익 감소폭이 훨씬 컸다는 점이 핵심이다. 제품을 팔지 못해 사업이 멈춘 모습보다는, 돌아가는 공장에서 남기는 몫이 거의 사라진 모습에 가깝다.
구분 | 2025년 | 2026년 1분기 | 읽을 지점 |
|---|---|---|---|
연결 영업이익 | 59.5억원 | 1.6억원 | 연간 이익 기반이 얇은 가운데 분기 수익성이 더 약화됐다 |
제지 부문 영업손익 | +305.7억원 | +36.4억원 | 주력 제지는 흑자를 유지했다 |
펄프 부문 영업손익 | -376.4억원 | -47.4억원 | 일관화의 원료축이 손실을 냈다 |
금융 부문 영업손익 | +129.5억원 | +22.5억원 | 비제지 부문이 연결 이익을 보완했다 |
도매 부문 영업손익 | -167.4억원 | -20.5억원 | 판매망 부문의 적자가 이어졌다 |
기타 부문 영업손익 | +134.0억원 | +30.2억원 | 증기·전기 등을 포함한 부문이 완충했다 |
2025년 연결 영업이익은 두 정기공시가 59억5,094만5,189원으로 일치한다. 다만 같은 공시들 사이에서 연결 매출과 당기순손실의 정확한 값은 서로 달라 여기서는 하나의 숫자로 고정하지 않는다. 모회사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5,075억원, 영업이익 299억원, 순이익 165.6억원이었다. 별도 회사는 이익을 냈지만 펄프와 도매를 더한 연결에서는 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대비가 남는다.
부문표를 보면 그 간극이 선명하다. 2025년 제지부문은 30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펄프부문은 376.4억원, 도매부문은 16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융부문의 129.5억원과 기타부문의 134.0억원 이익이 이를 메워 연결 흑자를 지켰다.
2026년 1분기도 제지 +36.4억원, 펄프 -47.4억원, 금융 +22.5억원, 도매 -20.5억원, 기타 +30.2억원으로 방향이 비슷했다. 여기에 연결조정 -19.6억원이 반영됐다. 어느 한 종이제품의 판매량만 보고 연결 수익성을 짐작하기 어려운 구성이다.
공장은 쉬고 있지 않았다. 2026년 1분기 제지라인 가동률은 진주 96.5%, 울산 94.0%였다. 같은 기간 제지 제품매출은 내수 1,129.8억원, 수출 1,340.3억원이었다. 국내 판매경로는 도매상·대리점 60%, 실수요자 40%였고 수출은 직접수출 95%, 로컬 수출 5%였다. 높은 가동과 넓은 수출 판매가 곧 높은 마진을 뜻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분기가 보여 준다.
펄프 쪽도 규모와 이익을 분리해 봐야 한다. 무림P&P는 2025년 표백화학펄프 약 42만톤을 생산했고 약 52%를 다른 제지사에 판매했다. 내부 제지 공급만 하는 폐쇄형 공장이 아니라 외부 펄프가격에 노출된 사업이라는 뜻이다. 회사는 내수와 수출 위축, 제조원가 상승을 업황 부담으로 들었고 국제 펄프가격 변동을 펄프부문의 주요 손익 변수로 제시했다.
회사가 산출한 2025년 국내 인쇄용지 점유율은 무림페이퍼와 무림P&P 합산 39.1%다. 한국제지연합회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회사 공시 수치이므로 시장 존재감을 읽는 데는 유용하지만, 그 자체가 가격 결정력이나 이익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2026년 1분기처럼 높은 가동률과 큰 판매 규모가 있어도 원가와 부문 손실이 겹치면 연결 이익은 거의 남지 않을 수 있다.
5.네오포레가 종이를 포장재로 바꾸는 장면
네오포레는 기존 인쇄용지 바깥에서 종이의 쓰임을 넓히는 소재 브랜드다. PACK은 종이컵과 샐러드 용기, 화장품·의약품 패키지 같은 포장 용도를 겨냥한다. STRAW는 종이빨대용 소재다. 회사가 수용성 코팅과 생분해 인증을 앞세운 종이컵을 공개한 것도 액체와 음식에 닿는 포장에서 종이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이미지: 네오포레 로고가 인쇄된 흰색 종이컵▲ 수용성 코팅과 생분해성 인증 표기가 보이는 네오포레 종이컵 — 출처: [뉴시스, 2020-04-07](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00407_0000985033)
FLEX는 식품 라벨, 냉동식품 포장과 파우치 같은 유연 포장 영역을 제시한다. Aircushion은 택배 상자 안에서 제품을 보호하는 종이 완충재다. 한국콜마와의 공동개발, CJ대한통운의 사용 사례가 공개돼 있어 적용 장면은 확인된다. 이는 소재 이름만 제시된 단계보다 한 걸음 나아간 근거다. 다만 제품별 매출과 마진, 생산량과 수주잔고가 따로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현재 연결 실적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
천연 펄프 흡수패드는 신선식품 포장 안에서 물기를 흡수하는 용도로 신세계푸드와 공동 출품돼 수상했다. 펄프몰드 트레이의 유통 적용도 보도됐다. 이 사례들은 펄프가 인쇄용지의 원료에 머무르지 않고 성형 포장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동시에 수상과 적용은 반복 주문의 규모를 알려 주지 않는다. 네오포레의 의미는 ‘친환경’이라는 넓은 구호보다 컵·라벨·파우치·완충재·흡수패드처럼 고객이 실제로 시험할 수 있는 형태가 생겼다는 데 있다.
종이의 경험을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 주려는 전시도 이 확장과 맞닿아 있다. 별마당도서관의 종이 트리는 책을 담는 종이와 상품을 포장하는 종이에서 더 나아가 공간을 구성하는 소재의 표정까지 보여 줬다. 다만 이런 설치물은 브랜드와 촉감을 알리는 장면이지 산업재 매출의 크기를 증명하는 자료는 아니다. 체험과 사업화 사이에는 반복 발주, 양산성, 가격이라는 별도의 관문이 남아 있다.
이미지: 별마당도서관에 설치된 흰색 종이 트리 전시▲ 책장 사이에 종이 소재의 나무와 장식물을 배치한 체험형 전시 — 출처: [뉴시스, 2025-12-03](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51203_0003426178)
6.회수보일러가 다시 묻는 울산 일관화의 경제성
울산 펄프공정에서는 흑액이 나온다. 회수보일러는 이를 전기와 스팀으로 전환해 공정에 활용하는 설비다. 보도에 따르면 고효율 회수보일러는 2025년 말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원료와 에너지를 함께 다루는 일관화공장에서 공정 부산물을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시도는 비용과 탄소를 동시에 다루려는 움직임이다.
설비의 논리는 분명하지만 재무적 결과는 가동 이후에 확인해야 한다. 전기와 스팀의 자체 조달이 늘면 외부 에너지 의존을 낮출 여지가 있다. 반면 대규모 설비는 투자비와 차입 부담을 동반한다. 국제 펄프가격, 환율과 유가까지 함께 움직이므로 한 설비의 정상가동만으로 펄프부문 흑자 전환을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무엇이 절감됐고 유지 부담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이후 부문 손익과 현금흐름에서 드러난다.
무림P&P가 무림페이퍼와 무림SP에 표백화학펄프를 공급하는 계약은 이 공장의 내부 역할을 이어 준다. 계약은 일 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는 구조다. 울산이 외부시장 가격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계열 제지사의 원료 조달을 받치는 이중 지위를 가졌다는 뜻이다. 회수보일러의 효과 역시 단순한 발전사업 수익보다 펄프 제조원가와 제지 공급망 전체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장치산업 특유의 묵직함을 지닌다. 새 소재는 컵이나 완충재처럼 눈에 잘 보이지만, 손익의 바닥은 거대한 보일러와 제지라인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친환경 소재의 성장 서사와 기존 공장의 효율 개선은 따로 노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자는 종이의 판매처를 넓히고, 후자는 그 종이를 만들 때 드는 비용과 에너지의 구조를 바꾸려 한다.
7.가격 합의 제재와 작업장 안전이 남긴 경계선
2026년에는 인쇄용지 가격 담합과 관련한 과징금 공시와 정정 공시가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대상은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제지 여섯 곳이 인쇄용지 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했다는 사안이다. 이는 원가 상승기에 가격을 올려야 하는 정상적인 사업 과제와 경쟁사끼리 가격을 합의해서는 안 된다는 법적 경계가 정면으로 만난 사건이다.
공시와 보도만으로 무림페이퍼의 최종 부담액, 납부기한, 법적 대응의 결론까지 한 숫자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점은 과징금이라는 일회성 비용에만 있지 않다. 제지업의 수익성이 판매가격 조정에 민감한 만큼, 앞으로의 가격 결정 과정과 내부 준법 통제가 사업의 신뢰에 직접 연결된다는 데 있다. 상당한 시장 점유가 있다는 회사 설명도 이 맥락에서는 영업 기반의 증거인 동시에 경쟁법 준수 책임을 무겁게 하는 조건으로 읽힌다.
안전은 또 다른 경계다. 울산 무림P&P 공장에서는 2022년 황화수소 누출로 작업자들이 다쳤다. 진주공장에서는 2023년 근로자 사망과 관련한 보도와 수사가 있었다. 두 사건만으로 현재 모든 사업장의 안전 상태나 최종 법적 책임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유해가스와 대형 설비가 있는 현장에서 안전이 단순한 평판 문제가 아니라 가동 지속성과 노동의 조건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미지: 사고 당시 울산 무림P&P 공장 외부 설비▲ 황화수소 누출 사고가 보도된 당시 울산공장의 보일러 구역과 외부 설비 — 출처: [경향신문 / 울산소방본부 제공, 2022-04-19](https://www.khan.co.kr/article/202204191857001)
공장 효율을 높이는 투자와 안전관리는 서로 바꿔 선택할 항목이 아니다. 설비가 오래 돌아갈수록 예방정비, 유해물질 관리, 작업 절차가 생산성의 일부가 된다. 회수보일러처럼 에너지 효율을 내세운 설비도 안정적으로 운전될 때만 비용 절감과 탈탄소라는 목적을 달성한다. 이 회사에서 ‘잘 돌아가는 공장’은 높은 가동률뿐 아니라 사고 없이 계획대로 멈추고 다시 움직이는 공장이어야 한다.
8.동서펄프에서 종이의 쓰임을 전시하는 회사까지
회사는 1973년 동서펄프공업으로 출발했다. 1979년 백상지 생산을 시작했고, 1990년 증시에 상장했다. 2006년 현재의 무림페이퍼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름의 변화만 떼어 보면 펄프에서 종이로 중심이 옮겨 간 듯하지만, 오늘의 연결 구조에는 펄프가 여전히 깊숙이 남아 있다. 울산의 원료 생산과 진주의 인쇄용지, 해외 판매법인이 한 손익계산서 안에서 서로를 밀고 당긴다.
이 역사가 만든 현재의 모양은 두 갈래다. 하나는 백상지와 아트지를 대량 생산해 국내외 산업 고객에게 파는 본업이다. 다른 하나는 펄프와 종이의 물성을 활용해 포장재와 완충재, 식품 접촉 소재로 쓰임을 넓히는 시도다. 새 제품의 사진은 눈에 띄지만 당장의 이익은 여전히 기존 제지, 펄프, 도매와 에너지 관련 부문의 조합에서 결정된다.
한국신용평가는 2024년 관점에서 인쇄용지 수요 감소, 펄프가격·환율·유가, 설비투자와 차입 부담을 주요 관찰 변수로 들었다. 이 평가는 당시의 조건부 신용 관점이지만, 낡은 종이와 새로운 소재를 둘로 갈라 보는 대신 둘이 같은 공장과 재무구조 위에 서 있음을 상기시킨다. 인쇄용지 수요가 줄수록 새 사용처는 중요해지지만, 사업화에 필요한 시간과 부담도 기존 사업이 버티는 동안 감당해야 한다.
코엑스의 팝업 포스터, 진주공장의 긴 제지라인, 울산의 보일러, 종이컵과 도서관의 종이 트리는 서로 전혀 다른 풍경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두 펄프 섬유를 어떤 표면과 형태로 만들고 누가 그 값을 지불하게 할 것인가로 이어진다. 무림페이퍼의 다음 모습은 종이를 버리고 다른 산업으로 건너가는 데 있지 않다. 이미 가진 거대한 공정이 인쇄용지 수요의 변화를 견디는 동안, 같은 섬유가 포장과 물류의 반복 주문으로 자리 잡게 만드는 데 있다.
각주
- 무림페이퍼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2021/20260316005828/11011.htm
- AI 시대에도 통하는 종이의 힘…무림페이퍼, 코엑스 팝업 개최, 뉴스핌, 2026-06-17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617000475
- 무림페이퍼 제54기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3093/20260515007060/11013.htm
- 국내 유일 펄프-제지 일관화공장 무림P&P 울산공장, 파이낸셜뉴스, 2013-12-23 — https://www.fnnews.com/ampNews/201312231744555218
- 무림페이퍼 1분기보고서(2026.03), 금융감독원 DART, 2026-05-15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5002819
- 무림페이퍼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2021/20260316005828/11011.htm
- 한솔·무림, 1분기 겨우 흑자냈지만…, 비즈워치, 2026-05-18 — https://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26/05/18/0025
- 무림페이퍼 제53기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한국거래소 KIND, 2026-02-20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2/20/001227/20260220003114/00591.htm
- 무림페이퍼 제54기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3093/20260515007060/11013.htm
- 무림페이퍼 1분기보고서(2026.03), 금융감독원 DART, 2026-05-15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5002819
- 무림페이퍼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2021/20260316005828/11011.htm
- 무림페이퍼 제53기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한국거래소 KIND, 2026-02-20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2/20/001227/20260220003114/00591.htm
- Neoforêt PACK, 네오포레, 상시 공개 — https://www.neoforet.co.kr/product/en/product_food_pack; 무림, 수용성 친환경 코팅제품 개발…100% 생분해성 인증, 뉴시스, 2020-04-07 —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00407_0000985033
- Neoforêt FLEX, 네오포레, 상시 공개 — https://www.neoforet.co.kr/product/en/product_industrial_label; Neoforêt Aircushion, 네오포레, 상시 공개 — https://www.neoforet.co.kr/product/en/product_industrial_buffer
- 2025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 무림·신세계푸드 천연 펄프 흡수패드,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관련 보도, 2025-04-22 — https://www.biztribu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2934
- 무림, 친환경 설비·신제품으로 탈탄소 가속화, 머니투데이방송, 2026-02-26 — https://v.daum.net/v/20260226155406133?f=p
- 무림P&P 표백화학펄프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한국거래소 KIND, 2026-02-1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2/13/002008/20260213003381/91370.htm
- 인쇄용지값 4년간 71% 뛰어…제지 6사 담합에 과징금 3천383억원, 연합뉴스, 2026-04-23 — https://www.yna.co.kr/view/AKR20260423053851002; 무림페이퍼 벌금등의부과 및 정정 공시, 한국거래소 KIND, 2026-04-23 — https://kind.krx.co.kr/common/disclsviewer.do?acptno=20260423000797&docno=&method=search&viewerhost=
- 울산 펄프·제지공장서 황화수소 누출…작업자 11명 부상, 경향신문, 2022-04-19 — https://www.khan.co.kr/article/202204191857001; 무림페이퍼, 잇따른 근로자 사망…3세 경영 휘청, 백세시대, 2023-05 — https://www.100ssd.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860
- 무림페이퍼 제54기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3093/20260515007060/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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