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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를 세대와 국경 너머로 이어 온 식품 기업

1.개요 | 냉장고와 냉동고를 함께 차지하는 생활 브랜드

바나나맛우유 한 병과 투게더 한 통은 같은 회사에서 나오지만, 소비자에게 도착하는 시간표는 다르다. 하나는 냉장 상태로 매대와 가정의 냉장고를 오가고, 다른 하나는 생산 이후 영하의 환경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빙그레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브랜드 이름의 개수보다 이 두 온도대를 동시에 운영한다는 데 있다.

공시상 사업부문은 ‘유가공’ 하나다. 그 안에서 냉장품목군과 냉동·기타품목군을 구분한다. 회사가 소개하는 포트폴리오는 가공유·우유류, 발효유, 커피·음료 같은 냉장 제품에서 아이스크림, 스낵·디저트, 건강지향식품과 수출제품까지 뻗어 있다. 회계상 한 부문이라는 말은 사업이 단순하다는 뜻이 아니다. 원료와 생산설비, 보관 온도, 물류 동선, 진열 위치가 다른 여러 제품을 하나의 판매망과 브랜드 체계 아래 묶어 놓았다는 뜻에 가깝다.

고객이 만나는 장면도 갈린다. 바나나맛우유·요플레·아카페라·따옴은 개별 포장을 열어 마시는 냉장 소비에 가깝고, 투게더·메로나를 비롯한 아이스크림은 냉동고에서 꺼내 바로 먹거나 나누어 먹는 제품이다. 소비자는 익숙한 맛과 포장을 고르지만, 회사는 그 선택이 가능한 상태로 제품을 생산하고 옮기며 채널에 공급해야 한다.

돈은 지역 영업조직을 통한 대량 납품, 본사 직영 온라인몰, 수출 부서와 해외 유통에서 생긴다. 브랜드가 구매를 부르고 영업망이 매대를 확보하며, 냉장·냉동 운영이 제품 상태를 지키는 구조다. 광고만 잘한다고 완성되지 않고 공장만 많이 돌린다고 팔리지도 않는다. 오래된 이름, 반복 구매, 온도 관리, 유통 접점이 함께 맞물려야 매출이 된다.

소비자가 보는 것

회사가 수행하는 일

대표적인 공개 제품군

냉장

바로 마시거나 떠먹는 포장제품

원유 조달, 냉장 보관·운송, 매대 공급

가공유·우유, 발효유, 커피·음료

냉동·기타

냉동고에서 꺼내는 아이스크림과 기타 식품

생산 후 냉동 보관, 저온 물류, 냉동 판매처 공급

투게더·메로나 등 아이스크림, 스낵·디저트

해외

현지 유통환경에 맞춘 포장과 맛

수출, 현지법인 유통, 인증·패키지 현지화

바나나맛우유 수출제품 등

2.제품 | 오래 팔린 이름이 새 구매를 만드는 방식

빙그레의 제품판은 유행 상품 몇 개를 빠르게 교체하는 형태와 거리가 있다. 1974년 출시된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투게더, 메로나처럼 이름과 포장이 축적된 브랜드가 중심을 잡는다. 이들은 소비자가 제품 설명을 길게 읽지 않아도 무엇을 기대할지 짐작하게 한다. 장수 브랜드의 경제성은 추억 그 자체보다 선택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반복 구매의 진입로를 만든다는 데 있다.

이미지: 투게더 오리지널 바닐라 아이스크림 용기

▲ 투게더 오리지널 바닐라 용기와 제품 연출 이미지로, 냉동품목군을 떠받치는 장수 브랜드의 모습을 보여준다 — 출처: 빙그레, 2026-08-10 accessed

투게더 같은 대용량 아이스크림과 메로나 같은 개별 제품은 같은 냉동품목군에 있어도 사용 장면이 다르다. 한쪽은 용기를 열고 여러 차례 덜어 먹는 방식이고, 다른 쪽은 개별 포장 하나가 곧 구매 단위다.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말은 맛의 수가 많다는 뜻만이 아니라 가격대와 포장 단위, 소비 상황을 여러 갈래로 확보한다는 뜻이다.

냉장 쪽에서도 역할이 나뉜다. 바나나맛우유는 가공유의 상징성이 강하고, 요플레는 발효유, 아카페라와 따옴은 커피·음료 영역을 맡는다. 회사 이름 하나가 모든 제품 전면에 같은 크기로 나서기보다 개별 브랜드가 자기 매대에서 소비자와 만나는 구조다. 그래서 제품 하나의 부진이 곧 전체 브랜드의 소멸을 뜻하지는 않지만, 각 브랜드를 계속 기억시키는 마케팅과 진열 경쟁은 상시 과제가 된다.

이미지: 빙그레 소원왕국 팝업스토어 홍보 이미지

▲ 캐릭터와 성을 배치해 빙그레 소원왕국의 일정과 장소를 알리는 팝업스토어 홍보 이미지 — 출처: 뉴시스, 2025-01-13

2025년 소원왕국 팝업은 바나나맛우유의 단지형 용기를 제품 밖으로 꺼낸 사례다. 이런 공간은 그 자체가 독립 사업부문이라는 근거는 없다. 다만 매대에서 익숙했던 포장과 캐릭터를 체험 공간으로 옮겨 브랜드의 기억을 갱신한다. 오래된 제품이 ‘옛날 제품’에 머물지 않으려면 맛을 지키는 일과 새 접점을 만드는 일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브랜드 수가 많다고 모두 같은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판매량이 작고 생산·포장 전환이 잦은 품목은 소비자 선택지를 늘리는 동시에 운영 복잡도를 키울 수 있다. 회사가 핵심 브랜드와 SKU, 즉 맛·용량·포장별 판매 단위의 수익성을 따로 관리하고 저효율 SKU 축소를 검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랜드 자산은 이름의 유명세가 아니라, 그 이름을 비용에 맞는 매출로 되돌릴 때 비로소 손익에 남는다.

3.사업 | 원유에서 매대까지, 온도가 만드는 진입장벽

냉장제품의 출발점에는 원유가 있다. 빙그레는 국내 산지 직접조달과 낙농진흥회를 통해 원유를 조달한다. 소비자가 보는 것은 완성된 맛과 포장이지만, 회사에는 원재료 매입가격과 품질 관리, 생산 일정이 먼저다. 원유 단가가 오르면 제품 가격이나 판매량이 그대로여도 제조원가가 압박받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은 다른 제약을 갖는다. 회사 고객상담 기준으로 영하 18도 이하 유통이 요구된다. 공장에서 잘 만든 제품도 운송·보관 과정에서 온도가 무너지면 상품가치를 온전히 보존하기 어렵다. 냉동창고와 운송수단, 판매처의 냉동고까지 연결되는 콜드체인, 즉 저온 상태를 끊지 않는 물류망은 부속 설비가 아니라 제품의 일부다.

이미지: 빙그레 도농공장 외관

▲ 빙그레 간판이 보이는 남양주 도농공장 외관 — 출처: 동아일보, 2013-07-02

여기서 브랜드와 물류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한다. 인지도가 높은 제품은 영업조직이 주문을 만들고 매대를 설득하는 데 유리하다. 반대로 촘촘한 영업·물류망은 소비자가 원하는 순간 제품이 없어서 다른 브랜드로 바꾸는 일을 줄여준다. 대량 납품은 기본 판매량을 받치고, 직영 온라인몰은 회사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이 된다. 수출 부서와 해외 유통은 국내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다른 시장으로 운반한다.

냉장과 냉동을 함께 운영하면 채널을 넓게 만날 수 있지만 복잡성도 커진다. 같은 거래처를 상대하더라도 보관 조건과 배송 설비가 다르고, 품목별 생산계획도 따로 맞춰야 한다. 설비 여유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제품을 즉시 더 만들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라인별 호환성, 수요가 발생하는 품목, 물류 수용력이 동시에 맞아야 실제 판매 가능한 공급이 된다.

환경 운영도 이 사슬과 떨어져 있지 않다. 회사가 공개한 2025년 지표는 폐기물 재활용률 96.5%, 녹색구매 315억원이다. 두 수치는 생산·구매 과정의 관리 성과를 나타내지만 매출이나 이익의 대체 지표는 아니다. 식품 포장과 냉장·냉동 운영에서 환경 부담을 줄이는 활동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보는 보조 지표로 읽는 편이 적절하다.

4.해외 | 바나나맛우유가 옷을 갈아입는 이유

국내에서 알아보기 쉬운 단지형 바나나맛우유는 해외에서 그대로 복제되지만은 않는다. 회사는 수출 시장의 유통기한과 수요에 맞춰 테트라팩 포장, 현지화 맛, 할랄 인증 등을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브랜드의 핵심 인상은 유지하되 운송거리와 현지 유통조건, 소비자 취향에 맞게 바깥 형태를 바꾸는 방식이다.

이미지: 바나나맛우유 국내외 패키지

▲ 단지형 바나나맛우유와 해외용 테트라팩 패키지를 나란히 보여주는 이미지로, 같은 브랜드가 유통환경에 따라 포장을 달리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 출처: 빙그레, 2024-02-01

포장의 변화는 디자인 취향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냉장 유통에서 익숙한 용기가 장거리 이동과 현지 판매망에서도 항상 최적이라는 보장은 없다. 테트라팩은 수출에 맞춘 선택지이고, 할랄 인증은 해당 기준을 요구하는 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이다. 현지화 맛은 브랜드 이름만 수출해서는 반복 구매를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해외 거점도 단계적으로 마련됐다. 중국에는 2014년, 미국에는 2016년, 베트남에는 2019년 현지법인이 설립됐다. 이 종속회사들의 주요 활동은 식품 수입·수출과 유통이다. 즉 해외 확장은 현지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복제했다는 이야기보다 제품을 받아 유통하고 채널을 넓히는 기반을 형성해 온 과정으로 읽힌다.

수출은 국내 장수 브랜드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선택지다. 국내에서 이미 개발비와 인지도를 축적한 제품을 다른 시장에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유명세가 해외 수요를 자동으로 보증하지는 않는다. 포장 변경, 인증, 맛 조정, 현지 유통망 확보가 추가되고 시장마다 브랜드를 다시 설명해야 한다. 수출제품과 해외법인은 확인된 사업 기반이지만 미국 품목·채널 확대나 새로운 권역 진출은 실행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계획의 영역이다.

5.실적 | 매출보다 빠르게 드러난 비용의 무게

2025년: 외형 증가와 이익 감소의 엇갈림

2025년 연결 매출은 1조4,895.9억원, 영업이익은 883.6억원, 당기순이익은 555.7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7%, 당기순이익은 46.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계산상 약 5.9%다. 외형이 유지되거나 조금 늘어도 원가와 인건비 변화가 이익에 훨씬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해였다.

회사는 이익 감소 배경으로 원부자재 가격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원가 상승을 들었다. 장수 브랜드가 매출의 바닥을 받쳐도 비용 상승을 모두 흡수해 주지는 못했다. 가격을 올리면 수요와 채널 관계를 살펴야 하고, 가격을 유지하면 투입비용 상승이 마진으로 들어온다. 브랜드 식품업체의 방어력과 한계가 같은 손익계산서에 나타난 셈이다.

연결 기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해석상 주의점

2025년

1조4,895.9억원

883.6억원

555.7억원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두 이익지표는 감소

2026년 1분기

3,123.8억원

137.6억원

110.1억원

연간 수치와 단순 연율 비교하기보다 품목 구성과 비용 흐름을 함께 볼 필요

2025년 말 연결 총자산은 1조687.5억원, 총부채는 3,249.9억원, 총자본은 7,437.6억원이었다. 자본이 부채보다 큰 구성은 통합과 채널 확장을 감당할 재무적 바탕을 보여준다. 다만 재무상태표의 여유가 합병 효율이나 해외 판매를 대신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실제 수익 전환은 영업과 운영에서 확인돼야 한다.

생산 측면에서는 2025년 연결 생산능력이 57.7만톤, 생산실적이 27.7만톤, 평균 가동률이 48.0%였다. 숫자만 보면 여유 능력이 크지만 이를 곧바로 판매 가능한 증산 여력으로 읽으면 거칠다. 냉장과 냉동 라인은 제품 호환성이 다르고, 수요가 없는 제품을 더 생산하면 재고와 보관비가 생긴다. 가동률은 설비의 양뿐 아니라 팔리는 제품에 맞춰 설비를 쓰고 있는지를 함께 묻는 지표다.

2026년 1분기: 냉동·기타와 수출이 더 크게 보인 분기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3,123.8억원, 영업이익은 137.6억원, 당기순이익은 110.1억원이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4.4%다. 매출 구성은 냉장 1,382.0억원으로 44.2%, 냉동·기타 1,741.8억원으로 55.8%였다. 공시상 단일 사업부문 안에서도 어느 온도대의 제품이 외형을 더 크게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별도 기준 수출 매출은 534.2억원이었다. 냉동·기타 수출이 324.9억원으로 냉장 수출 209.4억원보다 컸다. 세부 금액의 합계와 총액 사이에는 반올림 차이가 있다. 연결 실적과 별도 수출액은 회계 범위가 다르므로 같은 분모로 비중을 계산해 섞어 읽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운영·비용 지표

2025년

2026년 1분기

읽을거리

전체 평균 가동률

48.0%

42.1%

기간과 제품 믹스가 달라 단순 추세 확정은 이르다

냉장 가동률

43.0%

냉동·기타보다 소폭 높음

냉동·기타 가동률

40.7%

매출 비중과 설비 가동률은 같은 개념이 아님

원유 평균 단가

kg당 1,215원

kg당 1,226원

11원 상승해 냉장제품 원가 부담을 살필 필요

뉴스가 전한 회사 설명으로는 이 분기에 내수 매출 감소와 수출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고, 합병 관련 인건비와 원가 부담도 있었다. 이는 수출 증가만으로 전체 수익성 회복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판매지역의 변화와 통합비용이 동시에 움직이는 시기에는 매출 방향보다 비용이 얼마나 오래 남는지가 더 중요하다.

2026년 8월 12일 기준 회사 공시 페이지에서 확인되는 최신 정기보고서는 2026년 1분기보고서다. 반기 정기보고서 원문은 확인되지 않아 이후 변화는 이 수치에 반영되지 않았다.

6.최근 동향 | 해태아이스크림, 자회사에서 한 몸으로

빙그레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뒤 공동 마케팅과 물류센터·영업소 통합 운영을 진행해 왔다. 소유관계는 이미 만들어져 있었지만, 별도 법인으로 남아 있으면 조직과 의사결정, 지원 기능, 내부 절차가 겹칠 수 있다. 2026년 합병은 인수 이후 이어진 운영 통합을 법인 구조까지 밀어붙인 사건이다.

합병은 빙그레가 100% 보유한 자회사를 흡수하는 1대 0 무증자 소규모합병으로 결정됐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았고 자본금도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은 새로운 주주가 들어오거나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지배하던 아이스크림 회사를 내부로 완전히 합쳐 조직과 프로세스를 어떻게 재배치하느냐에 있다.

합병기일은 2026년 4월 1일이었고 회사는 다음 날 종료를 공고했다. 이 날짜를 경계로 합병의 법적 완료와 경제적 성과를 구분해야 한다. 완료됐다는 사실은 확정됐지만 비용절감, 영업 효율, 매출 확대가 얼마만큼 실현됐는지는 후속 실적에서 확인할 사안이다.

회사는 중복 조직과 프로세스 통합, 해외·이커머스 채널 확대를 합병 이후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논리는 선명하다. 두 회사가 각자 수행하던 지원 기능과 물류·영업 활동을 정리하고, 넓어진 제품판을 하나의 채널 전략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냉동 유통망과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겹치는 만큼 통합의 경제적 의미도 냉동품목군에서 먼저 시험받는다.

그러나 통합은 ‘두 회사를 더하면 더 커진다’는 산수로 끝나지 않는다. 품목별 생산라인과 거래처, 영업조직, 물류 거점을 실제로 정리해야 한다. 저효율 품목을 줄이면 비용은 가벼워질 수 있지만 일부 매대와 소비자 접점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반대로 브랜드를 모두 유지하면 매출 기회는 넓어져도 생산 전환과 재고 관리의 복잡성이 남는다. 합병의 성패는 브랜드 수가 아니라 겹치는 일을 얼마나 매끄럽게 걷어내는지에 달렸다.

7.선택지 | 더:단백은 본업의 다음 칸인가

건강지향 영양보충 제품과 더:단백은 회사가 공개한 인접 제품군이다. 기존 식품 개발, 음료 형태, 유통채널과 접점이 있어 완전히 낯선 사업은 아니다. 다만 독립 공시부문이나 별도 매출 규모가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의 냉장·냉동 본업과 같은 확정도로 평가하기보다 이미 가진 브랜드·제조·유통 역량을 활용할 성장 선택지로 두는 편이 정확하다.

이 선택지가 의미 있으려면 ‘건강’이라는 표어보다 반복 구매와 수익성이 나타나야 한다. 기존 제품과 같은 거래처에서 팔 수 있는지, 별도의 판촉비가 얼마나 드는지, 새로운 SKU가 공장과 물류의 복잡성을 키우지 않는지가 중요하다. 제품 출시 자체는 성장의 증거가 아니다. 장수 브랜드처럼 소비 습관에 들어가고 비용을 넘는 매출을 만들어야 사업의 다음 축이 된다.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무조건적인 확장보다 선별을 강조한다. 핵심 브랜드와 SKU의 수익성을 관리하고 저효율 SKU 축소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품목과 채널 확대를, 호주 OEM을 활용해서는 유럽·CIS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OEM은 외부 제조 기반을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초기 진입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해당 권역의 수요와 유통망이 검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주주환원 방침으로는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별도 순이익의 최소 25% 이상 배당이 제시됐다. 이 기준은 이익이 생겼을 때 배분하는 규칙에 가깝다. 이익 규모 자체를 보장하지 않으며 연결 실적과 기준도 다르다. 결국 제품 수익성 관리, 해외 채널 확대, 배당은 따로 움직이는 약속이 아니다. 본업에서 현금을 만들고 그 현금을 성장과 환원 사이에 배치하는 하나의 연결된 과제다.

8.쟁점과 리스크 | 브랜드의 힘을 운영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가

빙그레의 가장 분명한 자산은 소비자가 이미 아는 제품명이다. 바나나맛우유·요플레·투게더·메로나는 신제품처럼 매번 정체성을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가 없다. 반면 장수했다는 사실만으로 원가 상승과 인건비 부담, 저효율 SKU, 냉장·냉동 물류비를 지워 주지는 않는다. 브랜드가 구매를 부르는 힘과 그 구매를 이익으로 남기는 힘은 별개다.

첫 번째 긴장은 냉장과 냉동의 공존이다. 두 품목군은 소비 장면과 채널을 넓혀 주지만 공급망을 두 겹으로 만든다. 냉장은 원유 조달과 단가 변화에 노출되고, 아이스크림은 영하 18도 이하의 유통조건을 지켜야 한다. 한쪽의 설비 여유를 다른 쪽 수요에 그대로 옮길 수도 없다. 제품이 다양할수록 이 운영 규칙을 어기지 않으면서 재고와 납품을 맞추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두 번째는 해태아이스크림 통합이다. 무증자 합병이어서 지분 희석 논쟁은 작지만 운영 성과에 대한 기준은 오히려 선명하다. 중복 비용을 줄이고 영업·물류를 합치겠다는 회사 계획이 실제 손익에 남아야 한다. 통합 과정의 인건비와 원가 부담이 일시적인지, 조직을 합친 뒤에도 반복되는지는 법적 합병 완료만으로 알 수 없다.

세 번째는 해외 확장의 질이다. 중국·미국·베트남 법인과 수출 조직은 이미 존재하고, 바나나맛우유는 포장과 맛, 인증을 현지에 맞추고 있다. 그럼에도 해외에서는 국내의 익숙함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 현지 유통사를 통과해 매대에 들어가는 것과 소비자가 반복해서 집어 드는 것은 다른 단계다. 신규 권역 계획보다 기존 법인과 수출제품이 안정적인 재주문을 만드는지가 먼저다.

마지막으로 제품판을 넓히는 일과 줄이는 일이 동시에 진행된다. 더:단백 같은 건강지향 제품은 새로운 소비 접점을 열 수 있다. 저효율 SKU 정리는 공장과 물류를 가볍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새 제품을 계속 더하면서 기존 품목을 정리하지 못하면 복잡성이 누적되고, 반대로 숫자만 보고 품목을 줄이면 장수 브랜드 생태계를 받치던 매대 접점을 잃을 수 있다.

1967년 출발해 1982년 빙그레로 이름을 바꾼 뒤, 회사는 우유와 아이스크림을 일상의 반복 구매로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을 썼다. 지금의 전환은 전혀 다른 업종으로 뛰어드는 데 있지 않다. 단지형 우유는 수출용 팩으로 옷을 갈아입고, 따로 있던 아이스크림 회사는 한 조직으로 들어오며, 넓어진 SKU는 수익성을 기준으로 다시 정리된다. 냉장고와 냉동고에서 오래 살아남은 이름을 더 단순하고 넓은 운영체계로 옮기는 것, 그것이 합병 이후 빙그레가 증명해야 할 변화다.

각주

  1. 빙그레 2026년 1분기보고서, 2026-05-15 — https://www.bing.co.kr/upload/invest/2026/06/%5B%EB%B9%99%EA%B7%B8%EB%A0%88%5D%EB%B6%84%EA%B8%B0%EB%B3%B4%EA%B3%A0%EC%84%9C%282026.05.15%29.pdf
  2. 빙그레 사업분야 — https://www.bing.co.kr/en/company/business
  3. 빙그레 고객상담 FAQ — https://www.bing.co.kr/center/service
  4. 빙그레 히스토리 — https://www.bing.co.kr/company/history
  5. 뉴시스, 빙그레 소원왕국 팝업스토어, 2025-01-13 —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50113_0003029572
  6. 빙그레 사업보고서 제60기,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178/20260318010158/11011.htm
  7. 빙그레 고객상담 FAQ — https://www.bing.co.kr/center/service
  8. 빙그레 Eco-Friendly — https://www.bing.co.kr/esg/eco
  9. 빙그레, 국민음료 바나나맛우유에 이제 전세계가 반하나?, 2024-02-01 — https://www.bing.co.kr/news/news_story_view?sto_idx=23
  10. 빙그레 회사 연혁 — https://www.bing.co.kr/en/company/history
  11. 빙그레 사업보고서 제60기,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178/20260318010158/11011.htm
  12. 빙그레 사업보고서 제60기,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178/20260318010158/11011.htm
  13. 빙그레 영문 재무정보 — https://www.bing.co.kr/en/investment/invest_finance
  14. 빙그레 사업보고서 제60기,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178/20260318010158/11011.htm
  15. 빙그레 분기보고서 제61기 1분기, 2026-05-15 — https://www.bing.co.kr/upload/invest/2026/06/%5B%EB%B9%99%EA%B7%B8%EB%A0%88%5D%EB%B6%84%EA%B8%B0%EB%B3%B4%EA%B3%A0%EC%84%9C%282026.05.15%29.pdf
  16. ZDNet Korea, 빙그레 1분기 영업익 137억원, 2026-05-15 — https://zdnet.co.kr/view/?no=20260515173047
  17. 빙그레 공시정보, 2026-05-18 — https://www.bing.co.kr/investment/invest_public_report
  18.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과 합병 결의, 2026-01-13 — https://www.bing.co.kr/news/news_announced_view?anno_idx=319
  19. 한국거래소, 주요사항보고서—회사합병 결정, 2026-01-1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1/13/000235/20260113000605/11344.htm
  20. 빙그레 합병종료보고 공고, 2026-04-02 — https://www.bing.co.kr/investment/invest_announce_view?idx=567&search_name=&search_type=
  21.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과 합병 결의, 2026-01-13 — https://www.bing.co.kr/news/news_announced_view?anno_idx=319
  22. 빙그레 사업분야—스낵·건강지향 — https://www.bing.co.kr/en/company/business
  23. 한국거래소, 빙그레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 2026-03-0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4/000802/20260304001860/68961.htm
  24. 빙그레 회사 연혁 — https://www.bing.co.kr/en/company/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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