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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LNG선과 바다 위 가스공장을 설계·건조하는 조선사

1.개요 | 배 한 척보다 긴 가스 공급망을 짓는다

삼성중공업의 일감은 해외 선주가 발주한 선박과 해양플랫폼에서 시작한다. 회사에는 조선해양과 토건 두 부문이 있지만, 사업의 무게중심은 LNG 운반선과 해양 생산설비를 포함한 조선해양에 확실히 실려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빈 선체가 아니다. 영하 163도의 액화천연가스를 안전하게 싣고 나르는 화물창, 해상에서 가스를 저장하고 다시 기체로 바꾸는 설비, 해저 가스전 위에서 생산까지 수행하는 거대한 공장을 하나의 운항 가능한 시스템으로 묶어야 한다.

돈이 생기는 과정도 완성품을 매장에서 파는 제조업과 다르다. 선박·해양플랫폼 계약은 설계, 자재 조달, 블록 제작, 탑재, 진수, 시운전과 인도로 길게 이어진다. 계약 조건과 수행 의무에 따라 매출은 건조 기간에 걸쳐 인식되기도 하고 특정 시점에 잡히기도 한다. 그래서 수주 발표는 출발선이고, 실제 손익은 조선소가 공정을 진척시키며 원가와 납기를 통제할 때 만들어진다.

이 구조에서 경쟁력은 세 층으로 나뉜다. LNG선처럼 반복 건조 경험이 쌓인 고부가 선박이 작업량의 바닥을 받친다. FLNG처럼 설계와 통합 난도가 높은 해양설비가 프로젝트당 부가가치를 끌어올린다. 배관 자동화와 외부 조선소 분업은 제한된 공간과 인력을 더 효율적으로 쓰게 한다. 수주잔고가 두껍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복잡한 주문을 예정된 순서대로 실물과 이익으로 바꾸는 능력이 본체다.

이미지: 부두와 크레인, 선박이 함께 보이는 QSTS 조선소 항공 사진

▲ 부두·크레인·선박이 함께 보이는 QSTS 조선소는 선박 건조 이후 개조와 애프터마켓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작업 기반을 보여준다 — 출처: 삼성중공업, 2026-02-04

2.제품 | LNG는 운반되고, 저장되고, 바다에서 생산된다

제품군을 선종 이름만으로 외우면 고객이 왜 큰돈을 지불하는지 놓치기 쉽다. LNG 공급망의 서로 다른 병목을 어느 선박이 풀어주는지 보면 포트폴리오가 선명해진다.

고객의 현장

투입되는 제품·설비

해결하는 일

가스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이동

LNG 운반선

초저온 액화 상태의 LNG를 대량 운송한다

육상 터미널이 부족한 해안

LNG-FSRU

해상에서 LNG를 저장·기화해 육상 배관망으로 보낸다

먼바다 가스전

FLNG

채굴된 가스를 해상에서 처리·액화·저장·하역한다

원유·일반 화물 물류

유조선·컨테이너선 등

에너지와 화물을 항로에 따라 운송한다

해상풍력 건설

풍력 설치선

대형 구조물과 터빈의 해상 설치를 지원한다

LNG 운반선의 핵심은 ‘차갑게 운반한다’는 짧은 문장 안에 있다. 화물창과 배관은 극저온을 견뎌야 하고, 항해 중 발생하는 증발가스도 관리해야 한다. 선주에게 연료 효율과 안정성은 운항비와 직결된다. 조선소에는 화물창 시공 품질, 배관 정밀도, 추진·제어 시스템 통합 능력이 요구된다. 동일한 LNG선이라도 설계와 인도 품질에 따라 선주의 장기 운항 경제성이 달라지는 이유다.

FSRU는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다. LNG를 실어 나르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해상에 머물며 액체를 기체로 되돌려 육상에 공급한다. 대규모 육상 터미널을 먼저 짓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에너지 수입 기반을 비교적 유연하게 마련하는 수단이 된다. 조선사가 공급하는 것은 선체와 탱크뿐 아니라 저장, 기화, 송출이 끊기지 않도록 맞물린 운용 체계다.

이미지: 바다를 운항하는 LNG-FSRU

▲ 바다를 운항하는 LNG-FSRU는 LNG를 저장한 뒤 기화해 육상으로 공급하는 부유식 터미널의 사용 장면을 보여준다 — 출처: 아시아경제, 2026-05-04

FLNG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육상에서 하던 가스 처리와 액화 작업을 바다 위 설비에 올린다. 파이프라인을 먼 육지까지 연결하기 어려운 가스전도 개발 선택지에 들어올 수 있다. 선주는 해양플랜트의 생산 기능과 LNG선의 저장·하역 기능을 동시에 요구하고, 조선소는 수많은 장비와 배관을 제한된 선체 위에 배치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의 LNG선 경험과 해양플랜트 경험이 가장 밀도 높게 겹치는 제품이 FLNG다.

3.사업 | FLNG는 수주가 아니라 인도까지가 한 작품이다

FLNG 계약은 큰 금액 때문에 주목받지만, 계약일부터 진수와 인도 사이에는 긴 실행 구간이 놓인다. 선체가 물에 뜨는 진수는 중요한 이정표일 뿐 완성의 동의어가 아니다. 상부 생산설비인 탑사이드, 화물탱크 관련 작업, 장비 연결과 시운전을 거쳐야 비로소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생산설비가 된다.

Cedar FLNG는 이 시간축을 보여주는 사례다. 회사는 2026년 6월 선체를 진수했고, 이후 탑사이드와 화물탱크 작업 및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인도를 계획하고 있다. 같은 시기 거제에서는 ZLNG, Coral Norte, Cedar 등 대형 FLNG 세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건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복수 프로젝트가 겹친다는 것은 레퍼런스를 활용할 기회인 동시에 도크, 숙련 인력, 배관과 장비 설치 순서를 정교하게 조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지: Coral Norte FLNG의 대형 선체와 진수식 참석자

▲ Coral Norte FLNG의 대형 선체와 진수식 참석자들은 거대한 선체가 물에 뜬 뒤에도 상부설비 통합과 시운전이 남는 프로젝트의 중간 지점을 보여준다 — 출처: ChosunBiz, 2026-01-16

Delfin FLNG Unit 1은 주문이 사업으로 넘어가는 경계도 보여준다. 회사 발표상 계약 규모는 약 29억달러이며 최종투자결정, 즉 FID가 완료됐다. 반면 후속 Unit 2와 Unit 3은 추가 계약 협상 단계다. 세 호기를 하나의 확정 물량처럼 더하면 안 되는 이유다. 첫 호기는 계약과 투자 결정이 뒤따른 실행 대상이고, 후속 호기는 협상 결과를 기다리는 잠재 물량이다.

회사는 Coral-Norte 진수 당시 세계 FLNG 발주 물량 가운데 상당수를 확보하고 여러 기를 이미 인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시장 지위에 관한 자기서술이므로 독립적인 시장점유율 통계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제 해상에서 가스를 생산하는 인도 설비는 회사가 제시할 수 있는 선행 레퍼런스다. 다만 그 건조·시운전·운영 이력이 후속 고객의 발주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지: 해상에 설치된 Coral-Sul FLNG

▲ 해상에 놓인 Coral-Sul FLNG는 선체 건조를 넘어 바다 위 가스 생산시설로 사용되는 완성 단계와 삼성중공업의 선행 레퍼런스를 보여준다 — 출처: 삼성중공업, 2026-08-12

결국 FLNG에서 수주잔고는 미래 매출의 명단인 동시에 앞으로 풀어야 할 공정의 명단이다. 동일 계열 프로젝트의 설계 경험을 재사용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상부설비 조달이나 통합 일정이 엇나가면 뒤 공정과 인도 시점이 함께 밀릴 수 있다. 고부가라는 말의 앞면에는 높은 계약 가치가 있고, 뒷면에는 그 가치를 지켜낼 프로젝트 관리가 있다.

4.공정 | 복잡한 배관과 제한된 도크를 어떻게 넓혀 쓰는가

LNG선과 FLNG 안에는 유체와 가스를 이동시키는 수많은 배관이 들어간다. 배관 스풀은 현장 설치에 맞도록 미리 절단·가공·용접한 배관 조각이다. 설계 정보와 실물이 어긋나면 설치 단계에서 재작업이 생긴다. 용접 품질이 흔들리면 검사와 수정에 시간이 든다. 화려한 선박 외관보다 배관 제작의 반복성과 정밀도가 납기를 더 끈질기게 붙드는 이유다.

PIPE ROBOFAB은 이 병목을 줄이려는 자동화 시설이다. 설계 데이터에서 물류, 가공, 측정, 정렬과 용접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연결해 작업자의 숙련에만 의존하던 공정을 표준화하려는 시도다. 자동화의 경제성은 로봇이 있다는 장면보다 설계 변경이 생산 현장에 얼마나 정확히 전달되는지, 검사와 재작업을 얼마나 줄이는지에서 판가름 난다.

이미지: 대형 배관을 자동용접하는 장비

▲ 자동용접 장비가 대형 배관을 가공하는 모습은 LNG선과 해양설비의 복잡한 배관 공정을 표준화하려는 생산 혁신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 출처: 이투데이, 2024-06-19

생산 공간을 넓히는 또 다른 방식은 분업이다. PaxOcean과 추진하는 유조선 선체 건조 협력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설계와 주요 장비 조달을 맡고 해외 조선소가 선체를 제작한다. 핵심 엔지니어링과 기자재 통제는 쥐되, 비교적 표준화하기 쉬운 제작 물량은 파트너의 설비를 활용하는 모델이다. 이것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도면, 자재, 품질 기준과 일정이 국경을 넘어 동일하게 맞아야 한다.

이 분업은 모든 고난도 선박을 외주화한다는 뜻이 아니다. FLNG처럼 통합 난도가 높은 프로젝트와 핵심 공정은 축적된 현장 역량이 중요하다. 해외 제작 협력은 자체 조선소의 병목을 완화하고 수주 대응 범위를 넓힐 선택지에 가깝다. 자동화가 조선소 안의 생산성을 다룬다면, 해외 협력은 조선소의 경계를 바깥으로 확장한다.

5.실적 | 수주잔고가 매출과 이익으로 바뀌는 속도

2025년 확정 연결 실적은 매출 10조6,500억원, 영업이익 8,622억원, 순이익 5,358억원이었다. 매출 구성은 조선해양 96.0%, 토건 4.0%로, 회사 손익을 읽을 때 어느 부문을 중심에 둬야 하는지가 분명하다. 조선해양의 공정 진척과 프로젝트 원가가 사실상 전체 실적의 방향을 결정한다.

구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구성 또는 수주잔고

2025년 확정 연결

10조6,500억원

8,622억원

순이익 5,358억원

2026년 1분기 확정 연결

2조9,023억원

조선해양 2조7,488억원, 토건 1,535억원

2026년 2분기 잠정

3조2,307억원

3,250억원

반기 정기공시 확정치와 구분 필요

2026년 상반기 잠정 누적

6조1,330억원

5,981억원

2분기 잠정실적 발표 기준

2026년 3월 말 수주잔고

조선해양 29조326억원, 토건 4,871억원, 합계 29조5,197억원

2026년 1분기 매출에서 조선해양은 94.71%, 토건은 5.29%였다. 같은 분기 말 수주잔고도 조선해양에 집중됐다. 수주잔고는 아직 인식하지 않은 계약 매출의 기반이지만 현금이나 이익 그 자체는 아니다. 어떤 선종이 어느 공정에 진입했는지, 원가 상승분을 계약에 얼마나 반영했는지, 지연 없이 인도할 수 있는지가 손익 전환의 질을 가른다.

2026년 7월 24일 발표된 2분기 수치는 잠정실적이다. 매출은 3조2,307억원, 영업이익은 3,250억원이었고, 상반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1,330억원과 5,981억원으로 제시됐다. 이 숫자는 반기 정기공시 확정치와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잠정 발표가 생산량과 수익성의 빠른 방향을 알려준다면, 정기보고서는 세부 계정과 계약·우발사항을 확인하는 기준점이다.

시장에서는 고선가 수주 물량과 FLNG 생산 확대가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동시에 2분기 실적이 일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 일회성 인건비 충당금과 프로젝트 원가에 대한 경계도 공존했다. 두 해석은 모순이라기보다 시간축이 다르다. 선가가 좋은 물량이 공정에 들어오는 중장기 효과와 특정 분기에 반영되는 비용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PIPE ROBOFAB은 6,500㎡ 규모로 조성됐으며 연간 약 10만 개의 배관 스풀 생산능력을 표방한다. 이 CAPA가 곧바로 같은 비율의 이익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재무 효과는 자동화 라인의 가동 안정성, 기존 공정 대체 범위, 재작업 감소와 전체 선박 건조 일정 단축으로 확인해야 한다. 조선업의 생산성 투자는 단일 설비의 처리량보다 전후 공정의 대기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더 중요하다.

6.최근 동향 | 조선 기술을 다른 바다에 띄우는 선택지들

본업 주변에는 여러 성장 구상이 자라고 있다. 다만 모두 같은 단계에 있지는 않다. 이미 계약과 FID를 거친 FLNG 프로젝트와 업무협약, 개념설계, 타당성 검토 단계의 사업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현재 일감과 미래 가능성이 뒤섞인다.

선택지

삼성중공업이 맡으려는 역할

현재 확인된 단계

중동 retrofit·애프터마켓

탈탄소 장비, 에너지 절감, 선박 탄소포집, 디지털 업그레이드

QSTS와 업무협약 단계

부유식 데이터센터

선체·해양시스템 개발과 건조, 위치제어 및 염분·습기 대응

파트너들과 사업개발·규정·타당성·서버 검증 단계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선

조선 설계 경험을 활용한 개념설계 지원

NASSCO·DSEC와 협력 단계

부유식 소형모듈원자로

표준 해양플랫폼, 인허가 지원, 건설·배치 전략

Sargent & Lundy와 업무협약 단계

첨단 소재

LNG 화물창·초저온·용융염원자로 소재의 실증

KIMS와 공동 연구 기반 구축

QSTS 협력은 선박을 새로 짓는 매출에서 운항 중인 선박을 고치는 매출로 접점을 넓힌다. 탈탄소 장비와 에너지 절감, 탄소포집 및 디지털 업그레이드는 환경 규제와 운항비 절감이라는 선주의 현실적 문제를 겨냥한다. 그러나 현재 확인된 것은 협력을 위한 MOU이며 개별 개조 수주가 아니다. 실제 사업화는 대상 선박, 개조 범위, 공사 기간과 계약 금액이 구체화될 때 판단할 수 있다.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조선 기술의 용도를 가장 낯설게 확장한 구상이다. 삼성중공업은 Capital, Lloyd’s Register 관련 조직, Supermicro 등과 사업개발, 규정과 타당성 검토, AI 서버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맡으려는 영역은 해상 구조물의 개발·건조와 위치제어, 염분과 습기 같은 해양환경 대응이다. 전력 공급과 냉각, 서버 안정성, 통신, 정비와 규제까지 서로 다른 산업의 조건이 맞아야 하므로 아직은 확정 수주나 가동 매출이 아닌 검증 중 옵션이다.

이미지: 바다 위 선박형 부유식 데이터센터 콘셉트

▲ 바다 위 선박형 시설로 묘사된 부유식 데이터센터 콘셉트는 완공 현장이 아니라 조선 기술을 AI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검증 단계의 구상을 나타낸다 — 출처: 매일경제, 2026-06-03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선 사업도 단계 구분이 중요하다. 삼성중공업은 General Dynamics NASSCO와 DSEC에 개념설계를 지원하는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협력 기간은 2027년 3월까지로 제시됐다. 거론되는 다수 함정의 가능성은 잠재 규모이지 삼성중공업이 확보한 확정 수주가 아니다. 미국 함정 시장의 진입 장벽을 고려하면 설계 협력 자체에는 학습 가치가 있지만, 건조 물량과 수익 배분 구조는 별개의 문제다.

FSMR, 즉 부유식 소형모듈원자로는 원자로를 해양플랫폼과 결합하는 구상이다. 2025년 개념설계 이후 Sargent & Lundy와 표준 플랫폼, 인허가 지원, 건설계획과 해상 배치전략을 개발하는 MOU가 이어졌다. KIMS와의 소재혁신연구센터도 초저온 LNG 환경뿐 아니라 용융염원자로용 소재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회사의 현장 실증 능력과 연구기관의 기초기술·신뢰성 평가를 연결하는 장기 기반에 가깝다.

이 선택지들의 공통점은 ‘바다 위에 복잡한 산업시설을 올린다’는 기존 역량이다. 차이는 고객과 규제, 상업화 속도다. 개조 사업은 운항 선박이라는 가까운 고객이 있고, 데이터센터와 원자력 플랫폼은 산업 규칙부터 함께 만들어야 한다. 현재 가치를 설명하는 본업과 미래 범위를 넓히는 실험 사이에는 의도적으로 굵은 선이 필요하다.

7.역사 | 종합중공업의 확장보다 남겨진 전문성

1974년 출범한 회사는 거제조선소와 해양플랜트 역량을 키우며 종합중공업에서 조선·해양 중심 기업으로 재편됐다. 이 변화에서 남은 것은 큰 구조물을 만드는 능력만이 아니다. 선박 설계, 극저온 화물 관리, 해양설비 통합과 장기간 프로젝트 관리가 겹치며 LNG선과 FLNG 같은 고부가 분야의 기반이 됐다.

조선업의 역사는 호황기 수주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선박은 계약과 인도 사이가 길고, 불황기에 낮은 가격으로 받은 주문도 몇 년 뒤 조선소를 채운다. 반대로 좋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도 자재비와 인건비, 설계 변경과 지연을 통제하지 못하면 기대한 이익을 남기지 못한다. 삼성중공업이 종합중공업의 넓은 외연보다 LNG·해양플랜트의 깊이를 택한 결과는 오늘날 FLNG 프로젝트들이 동시에 거제의 공정을 통과하는 장면에 압축돼 있다.

그 깊이는 아직 완결된 해답이 아니다. 2026년 1분기 공시에는 일부 선박 프로젝트의 계약 취소, 선수금 반환 요구와 중재가 기재됐다. 계약이 길고 주문 사양이 복잡할수록 선주와 조선소 사이의 책임·비용 다툼도 커질 수 있다. 이런 우발사항은 수주 총액의 화려함 뒤에 계약 품질과 법적 회수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현재의 삼성중공업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미래 콘셉트 그림보다 배관과 블록, 탑사이드가 순서대로 움직이는 조선소다. LNG선은 에너지를 운반하고, FSRU는 해안의 공급망을 열며, FLNG는 생산시설 자체를 바다로 옮긴다. 자동화와 해외 분업은 그 거대한 주문을 소화할 공간을 넓힌다. 수십 년간 축적한 전문성이 가치로 굳는 순간은 계약서에 서명할 때가 아니라, 복잡한 설비가 예정된 원가와 시간 안에서 바다로 나갈 때다.

각주

  1. 삼성중공업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16/20260515005689/11013.htm
  2.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삼성중공업,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16/20260515005689/11013.htm
  3. Products | Services, 삼성중공업, 2026-08-12 — https://samsungshi.com/En/Ps_ship.aspx
  4. SHI Successfully Launches Cedar FLNG, 삼성중공업, 2026-06-05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48&page=1
  5. SHI Emerges as a Key Partner in U.S. LNG Exports, 삼성중공업, 2026-06-10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49&page=1
  6. SHI Successfully Launches Coral-Norte FLNG, 삼성중공업, 2026-01-16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36&page=2
  7. SHI Launches Industry's First Robotic Pipe Fabrication Facility, 삼성중공업, 2026-03-16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40
  8. SHI Strengthens Business Cooperation with Singapore's Kuok Group, 삼성중공업, 2026-07-02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keyfield=&keyword=&no=150
  9. 삼성중공업 제52기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KIND),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1651/20260312003896/11011.htm
  10. 삼성중공업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16/20260515005689/11013.htm
  11.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 잠정실적, 금융감독원 DART, 2026-07-24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24800489
  12. ‘일회성 요인’으로 급락한 삼성중공업…재상승 모멘텀 3가지, 한국경제, 2026-07-28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278533i
  13. SHI Launches Industry's First Robotic Pipe Fabrication Facility, 삼성중공업, 2026-03-16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40
  14. SHI Expands Global Business into the Middle East, 삼성중공업, 2026-02-04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38
  15. SHI Expands Global Partnerships for Floating Data Center Business, 삼성중공업, 2026-06-03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47&page=1
  16. SHI Participates in U.S. Next-Generation Logistics Ship Project, 삼성중공업, 2026-04-01 — https://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42&page=1
  17. SHI SIGNS MOU to Advance FSMR Development with Leading Nuclear Plant Design Firm, 삼성중공업, 2026-07-22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keyfield=&keyword=&no=151
  18. SHI and KIMS Establish Materials Innovation Research Center, 삼성중공업, 2025-11-28 — https://www.samsungshi.com/En/Notice_news_view.aspx?no=132
  19. 삼성중공업㈜,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2024-08-08 —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6671
  20. 삼성중공업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16/20260515005689/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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