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븐 앞의 고객에게 시간을 판다
서울식품의 중심에는 매장에서 바로 집어 드는 완제품보다, 다른 사업자의 오븐과 작업대를 거쳐 상품이 되는 식품이 있다. 공시가 회사를 제빵사업과 환경사업으로 나누는 가운데, 매출의 주축은 냉동생지·피자·스낵·빵가루 등을 포괄하는 제빵 쪽이다. 공시에 열거된 제빵 부문의 주요 고객도 CJ제일제당·사조대림·풀무원처럼 식품 유통과 제조를 함께 이해해야 하는 기업들이다.
대표적인 장면이 멘치트와 코체레 브랜드의 냉동생지다. 생지는 반죽과 성형 등 앞단 작업을 공장에서 마친 반제품이다. 고객인 베이커리·카페·레스토랑은 이를 해동하거나 발효하고 구워 자기 매장의 완제품으로 내놓는다. 서울식품은 생지뿐 아니라 일부 굽기를 마친 파베이크와 완제 형태도 제시한다. 고객이 맡을 후속 공정의 범위에 맞춰 제품 상태를 달리하는 셈이다.
이미지: 흰 배경 위에 놓인 크루아상 두 개와 굽기 전 미니크루아상 생지▲ 완성된 크루아상과 굽기 전 생지가 함께 놓인 B2B 판매 제품 — 출처: [차별화상회, 2025-10](https://www.chabyulhwa.com/products/5113292)
이 구조에서 고객이 사는 것은 반죽만이 아니다. 매일 같은 모양과 규격의 제품을 처음부터 만들기 위해 들여야 할 작업을 공장 쪽으로 옮기는 선택이다. 매장에서는 필요한 수량을 준비해 마지막 공정을 수행하고, 제조사는 여러 거래처가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앞단 공정을 묶어 생산한다. 서울식품의 냉동생지는 소비자 브랜드 사업이면서 동시에 외식·베이커리 운영의 뒷단을 맡는 사업이다.
생지·파베이크·완제라는 구분은 회사가 돈을 버는 경로도 보여 준다. 거래처가 자체 작업 인력과 설비를 많이 활용하면 생지에 가까운 형태가 맞고, 매장 작업을 줄이고 싶다면 공장 안에서 더 많은 공정을 마친 제품이 맞는다. 제품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제조 단계가 어디에서 끊기고, 누가 마지막 손질을 담당하느냐다.
이 때문에 서울식품을 이해할 때 소비자 인지도만 좇으면 공장 안쪽이 잘 보이지 않는다. 브랜드가 포장 전면에 드러나는 스낵도 있지만, 제빵 부문의 상당한 설명력은 다른 회사나 매장의 상품을 구성하는 반제품·식재에 있다. 최종 소비자가 서울식품이라는 이름을 보지 못하더라도 거래는 성립한다.
반대로 B2B는 한 번 납품처를 확보했다고 자동으로 높은 이익을 보장하는 구조도 아니다. 규격, 납품 단가, 원재료 가격과 거래처별 물량이 함께 맞아야 한다. 공시에서 확인되는 회사의 큰 매출 규모와 손익 사이 간극은 제품을 많이 만드는 능력만큼 어떤 조건의 거래를 남기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2.피자·뻥이요·빵가루, 한 공장의 여러 출구
냉동생지가 매장의 오븐으로 향한다면 피자는 가정간편식, 즉 HMR의 형태로 소비자 식탁에 더 가까이 간다. 회사는 피자라인에서 여러 토핑과 형태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설명한다. 반죽과 굽기 설비에서 출발한 제조 역량이 외식 매장의 반제품뿐 아니라 간편식 완제품으로 뻗은 경우다.
피자에서 회사의 역할은 브랜드 하나로만 고정되지 않는다. 공시의 고객 명단과 회사가 설명하는 B2B 구조를 함께 보면, 제조·납품 역량 자체가 중요한 자산이다. 소비자가 포장에서 어떤 상표를 먼저 보는지와 공장이 어떤 거래에서 매출을 만드는지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서울식품의 제품 지도를 읽을 때 브랜드와 제조 주체를 나눠 봐야 하는 이유다.
뻥이요는 이와 반대편에 있는 익숙한 소비자 접점이다. 회사는 이 스낵을 편의점과 할인매장에 공급하고 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수출도 언급한다. 다만 이 설명만으로 국가별 판매 규모나 이익 기여도를 알 수는 없다. 눈에 잘 띄는 브랜드의 존재와 회사 전체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경제적 무게는 별개의 문제다.
이미지: 붉은 포장의 뻥이요와 마카롱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된 모습▲ 뻥이요의 맛과 상표를 활용한 마카롱 제품 배열 — 출처: [아시아경제, 2022-06-17](https://www.asiae.co.kr/article/2022061708493236308)
뻥이요 마카롱은 오래된 스낵의 맛과 이름이 다른 디저트로 번역되는 장면을 보여 준다. 사진에서 확인되는 것은 붉은 뻥이요 포장과 마카롱을 결합한 제품 구성이다. 이는 스낵 한 봉지의 판매를 넘어 브랜드가 급식 인기 상품과 유통점용 디저트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사례다.
빵가루는 소비자에게 덜 화려하지만 제조 흐름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서울식품은 식빵을 직접 만들고 숙성한 뒤 분쇄하는 소성식 공정을 설명하며, 건식·습식 제품을 식품 제조와 외식 수요처에 제공한다고 밝힌다. 같은 제빵 기반이 완성 빵, 냉동생지, 피자 도우를 지나 다른 음식의 외피를 만드는 식재로 이어진다.
빵가루 사업에서는 식빵 자체가 최종 상품이 아니다. 공장에서 구워진 빵이 다시 원료처럼 분쇄되고, 다른 업체의 조리식품이나 외식 메뉴 안으로 들어간다. 서울식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보이는 브랜드와 기업 고객의 생산 공정 사이를 오가는 회사라는 사실이 가장 압축적으로 나타나는 제품이다.
회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즈니베이커리·헬로우브레드·코알라베이커리 매장은 제조품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시되는 또 다른 출구다. 회사는 이즈니베이커리의 현대백화점 5개 점포와 코알라베이커리의 현대백화점 충청점 입지를 안내한다. 다만 공시는 F&B 매장의 매출과 수익성을 별도 부문으로 떼어 보여 주지 않는다. 따라서 매장은 브랜드와 제품을 관찰할 창구이지만 독립적인 이익 엔진으로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이미지: 검은 배경 위에 다양한 형태의 빵이 놓인 모습▲ 바게트·식빵·원형 빵 등 헬로우브레드가 제시한 제품군 — 출처: [서울식품공업, n.d.](https://seoul-food.co.kr/business_fnb)
이처럼 제품군은 넓지만 서로 무관한 상품의 잡화점은 아니다. 반죽하고 굽고 냉동하거나 분쇄하는 공장 능력이 여러 판매 형태로 갈라진다. 거래 상대도 식품기업, 외식업자, 유통점, 백화점 매장과 최종 소비자로 달라진다. 회사의 강점이 있다면 하나의 스타 상품에만 기대지 않고 같은 제조 기반을 여러 출구에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 넓이는 동시에 관리 난도를 높인다. 제품마다 포장과 유통 채널이 다르고, 거래처별 요구 조건과 원가 구조도 같지 않다. 매출을 늘리는 제품과 실제 이익을 남기는 제품이 다를 수 있다. 결국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품목 수가 아니라 생산라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나누어 쓰고, 수익성 있는 주문을 골라 채우느냐에서 결정된다.
3.빵 공장 옆의 공공 인프라
서울식품의 환경사업은 음식물쓰레기를 건조해 자원화하는 시설을 만들고,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시설을 위탁운영하는 사업이다. 제과·제빵과 공정도 고객도 다르며, 공시상 주요 고객으로 수원시청이 제시된다. 소비재 판매가 아니라 공공시설의 제작과 운영에서 대가를 받는 구조다.
이미지: 논과 수로 사이에 자리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시설의 항공 전경▲ 농경지 주변에 자리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시설 전경 — 출처: [서울식품공업, n.d.](https://seoul-food.co.kr/environment)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넓은 농경지 사이의 시설과 진입로, 여러 동의 건물이다. 내부 처리 설비나 작업자는 보이지 않으므로 구체적인 공정 성능까지 읽을 수는 없다. 다만 제빵 제품의 포장 이미지와 전혀 다른 현장이라는 점만으로도 서울식품 안에 소비재 제조와 공공 인프라 운영이 공존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환경사업의 돈 버는 방식도 제빵과 대비된다. 제빵은 원재료를 투입해 여러 품목을 만들고 민간 거래처와 유통 채널로 보낸다. 환경은 지자체 시설을 대상으로 제작과 위탁운영 관계를 맺는다. 한쪽의 주문과 원가 변동을 다른 쪽이 완전히 상쇄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업의 계약 상대와 수익 발생 장면이 다르다는 점은 회사 전체를 읽을 때 중요하다.
규모만 놓고 환경사업을 곁가지로 치부하면 역할을 놓치기 쉽다. 이 부문은 최근 확정 기간에도 흑자를 기록해 제빵 부문의 손실을 일부 메웠다. 다만 그 구체적인 기여도는 재무 비교에서 확인해야 하며, 시설 사진이나 공공 고객이라는 사실만으로 안정적인 이익이 영구히 보장된다고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
환경사업은 서울식품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예외가 아니라 손익 구조를 이해하는 보조축이다. 빵과 스낵의 판매량만으로 전사 이익을 추정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품 진열대와 지자체 시설이라는 두 현장을 함께 봐야 공시의 부문 구분이 생활 속 장면으로 바뀐다.
4.충주공장이 바꾼 회사의 체질
서울식품은 1955년 설립됐고 197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오래된 상장사라는 시간만으로 현재 사업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제빵업에서 시작한 제조 기반이 여러 차례 설비와 제품의 변화를 거쳐 왔다는 배경은 남는다.
현재 포트폴리오를 이해하는 전환점은 2011년 충주 신공장 준공이다. 회사는 이 공장을 자동화 투자와 냉동생지·피자·스낵·빵가루 중심의 사업 재편 맥락에 놓는다. 전통적인 빵 생산회사가 기업 고객용 반제품, 간편식, 스낵과 식재를 한 제조 체계 안에서 다루는 모습이 이 시기 이후 선명해졌다.
이미지: 넓은 출하장과 주차 공간 뒤로 길게 이어진 충주공장 외관▲ 출하장과 차량 공간을 갖춘 서울식품공업 충주공장 외관 — 출처: [아이뉴스365, 2014-07-04](https://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354788)
이 사진은 준공 뒤 몇 해가 지난 당시 충주공장의 외관과 출하장을 담는다. 길게 이어진 건물과 차량 동선은 완제품을 파는 매장보다 생산과 출하의 거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준다. 이후의 설비 변화를 사진이 미리 보여 주는 것은 아니지만, 포트폴리오 재편이 추상적인 브랜드 전략이 아니라 물리적인 공장 기반 위에서 진행됐다는 점은 읽을 수 있다.
연혁에는 2017년 피자라인 신설, 2022년 피자 오븐 증설, 2023년 디저트라인 신설이 차례로 기록돼 있다. 냉동생지 중심의 B2B 기반 위에 간편식과 디저트 쪽 생산 선택지를 더한 흐름이다.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다양한 제품군이 한꺼번에 생긴 것이 아니라 공장과 라인이 단계적으로 추가된 결과라는 뜻이다.
다만 라인을 만들었다는 사실과 그 라인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판단은 다르다. 개별 설비의 현재 가동률, 품목별 생산량과 이익률은 공개된 정보만으로 분리되지 않는다. 연혁은 회사가 어디에 제조 역량을 배치해 왔는지를 보여 주지만, 그 투자의 성과는 부문 손익과 이후 공시에서 따로 검증해야 한다.
충주공장 이후의 서울식품은 브랜드 하나에 생산을 몰아주는 구조보다 여러 종류의 주문을 받아낼 수 있는 플랫폼에 가깝다. 생지는 고객 매장에서 완성되고, 피자는 간편식으로 유통되며, 빵가루는 다른 식품의 재료가 된다. 스낵은 자체 상표로 소비자를 만나고 매장 사업은 완제품을 진열한다.
이 유연성은 주문을 확보할 통로를 넓혀 주지만 저수익 품목까지 설비를 채우는 유혹도 만든다. 생산능력이 있다는 사실보다 어떤 제품과 거래처에 그 능력을 배정하는지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오래된 회사의 다음 변화를 읽는 기준은 새 라인의 이름보다 기존 라인에서 남기는 마진이다.
5.적자는 얕아졌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실적과 자본
매출 증가와 손실 축소 사이
2025년 감사 확정 매출은 686.0억원, 영업손실은 4.6억원, 당기순손실은 16.0억원이었다. 감사의견은 적정이다. 전년보다 외형이 커지고 영업손실이 크게 줄었지만, 순이익까지 포함한 흑자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구분 | 비교 기준 | 매출 | 영업손익 | 순손익 |
|---|---|---|---|---|
연간 | 2024년 | 585.9억원 | -22.3억원 | 공시 비교 생략 |
연간 | 2025년 | 686.0억원 | -4.6억원 | -16.0억원 |
1분기 | 2025년 1분기 | 163.1억원 | -4.8억원 | 공시 비교 생략 |
1분기 | 2026년 1분기 | 150.5억원 | -1.2억원 | -4.8억원 |
2025년 매출 증가율은 17.1%였다. 영업손실은 전년의 22.3억원에서 4.6억원으로 줄었다. 외형 성장과 손실 축소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것은 회복의 방향을 보여 주지만, 매출이 늘면 자동으로 이익이 난다는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공장 가동과 거래 확대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손익분기점을 넘었는지는 별도로 봐야 한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줄었는데도 영업손실은 4.8억원에서 1.2억원으로 축소됐다. 단순한 매출 증가가 아니라 품목 구성, 거래 조건과 비용 통제가 손실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한 분기의 손실 폭 축소만으로 연간 흑자를 확정할 수는 없다.
제빵이 외형을 만들고 환경이 이익을 보탰다
기간 | 부문 | 매출 | 영업손익 | 매출 비중 |
|---|---|---|---|---|
2025년 | 제빵 | 606.6억원 | -9.5억원 | 약 88.4% |
2025년 | 환경 | 79.4억원 | 4.9억원 | 약 11.6% |
2026년 1분기 | 제빵 | 130.3억원 | -2.6억원 | 별도 계산 생략 |
2026년 1분기 | 환경 | 20.2억원 | 1.4억원 | 별도 계산 생략 |
2025년에는 제빵이 대부분의 매출을 만들었지만 영업손실을 냈고, 환경은 상대적으로 작은 외형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사 영업손실이 제빵 부문의 손실보다 작았던 것은 환경 부문의 흑자가 일부를 메웠기 때문이다. 서울식품의 매출 엔진과 이익 방어선이 같은 부문에 있지 않았던 셈이다.
이 구도는 2026년 1분기에도 이어졌다. 제빵은 여전히 손실이었고 환경은 흑자였다. 따라서 회사의 본격적인 이익 전환을 판단하려면 환경 부문의 흑자 지속만 볼 것이 아니라 외형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제빵이 손익분기점을 넘는지 확인해야 한다.
고객 구성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2025년 공시에서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 익명 고객 A와 B의 비중은 각각 10.27%와 11.57%였다. 고객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공시에 열거된 주요 고객과 임의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다만 큰 거래처의 주문량과 계약 조건이 전사 매출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은 확인된다.
지역별로는 2025년 국내 매출이 677.2억원, 베트남 매출이 8.8억원이었다. 회사가 뻥이요의 여러 수출국을 소개하더라도 확정 손익을 읽는 기준에서는 국내 사업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해외 채널의 존재를 곧바로 전사 성장축으로 확대하기보다 실제 지역 매출이 커지는지를 지켜보는 편이 정확하다.
자금 조달과 주식수 변화
회사는 2026년 1월 15억원 규모의 제24회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 5억원과 채무상환자금 10억원이었고, 당시 전환 가능 주식수는 발행주식의 2.62%로 공시됐다. 규모 자체뿐 아니라 신규 성장투자보다 운영과 상환에 자금 목적이 배분됐다는 점이 자본 운용의 현재 위치를 보여 준다.
2026년 5월에는 10대1 액면병합에 따른 변경상장이 이뤄졌다. 보통주는 394,550,136주에서 39,455,013주로, 우선주는 2,224,500주에서 222,450주로 조정됐다. 이는 주식수와 액면가 단위를 바꾼 조치다. 회사의 매출, 공장의 생산성이나 영업이익이 그 자체로 개선됐다는 뜻은 아니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검증 가능한 마지막 정기 실적 비교 지점은 1분기다. 6월 보도에는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을 추진한다는 회사 설명이 담겼지만, 2분기 단독 확정 실적이나 반기보고서 원문 수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므로 현재의 확정 결론은 손실 폭이 줄었다는 데까지다.
재무 흐름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외형 회복 뒤에 이익 회복이 따라오는 중이지만 아직 선을 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환경사업이 방어 역할을 하는 동안 제빵의 거래 조건과 제품 구성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다음 확정 손익의 중심 변수가 된다.
6.원가표와 거래처를 다시 짜는 2026년
제빵사업의 손익을 누르는 요인은 공장 안과 밖에 함께 있다. 2026년 1분기 공시는 곡물류·유지류·계란을 주요 원재료로 적시하고, 미국·캐나다산 맥분과 수입 버터 사용을 설명한다. 맥분은 밀가루를 뜻한다. 원재료 가격이 높은 상태이거나 환율이 불리하게 움직이면 판매량이 유지돼도 제품 한 개에서 남는 몫이 줄 수 있다.
이 회사의 제품군은 원재료 부담을 피하기보다 여러 방식으로 나눠 받는다. 생지와 피자는 반죽 원료의 영향을 받고, 제과·디저트는 유지류와 계란 조건을 함께 본다. 품목이 다양하다고 해서 원재료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거래처별 납품 단가가 원가 변화를 얼마나 따라가는지 살펴야 한다.
2026년 6월 보도에서 회사는 3월 가격 인상, 저마진 거래처의 단가 정상화, 저수익 품목과 부실 거래처 정리를 개선 요인으로 제시했다. 공장을 더 돌리는 이야기보다 어떤 주문을 덜 받을 것인가에 무게가 실린 설명이다. 매출액만 키우기보다 거래 한 건에서 남는 이익을 회복하려는 구조조정의 성격이 강하다.
회사는 신규 B2B와 수입유통도 개선 요인으로 언급했다. 기존 제조라인에서 수익성 낮은 주문을 걷어내는 작업과 새로운 거래원을 확보하는 작업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이 조치들의 성패는 회사가 제시한 표현보다 이후 매출총이익과 제빵 부문 영업손익에 나타나는 결과로 판단해야 한다.
거래처 정리는 양면성이 있다. 손해를 보는 주문을 줄이면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손실 폭은 개선될 수 있다. 반면 대체 주문이 늦게 들어오면 공장 물량과 고정비 부담이 문제가 된다. 최근 분기에 나타난 매출 감소와 손실 축소는 이런 전환기의 모습을 일부 담지만, 추세를 확정하기에는 기간이 짧다.
경영 책임자도 바뀌었다. 2026년 3월 27일 대표이사는 서성훈에서 서인호로 변경됐다. 대표이사 변경만으로 구조조정의 성과를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가격, 거래처와 품목을 다시 고르는 시기에 책임자가 교체됐다는 사실은 이후 실행의 연속성을 살펴볼 배경이 된다.
이 국면에서 소비자에게 익숙한 신제품 소식은 핵심을 가릴 수 있다. 서울식품의 손익은 한 제품의 화제성보다 원재료 매입 조건, 납품가격, 품목별 마진과 거래처 건전성이 모인 결과다. 브랜드 협업이 매대의 관심을 만들 수는 있어도 공장 전체의 수익성을 대신 증명하지는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변화는 대규모 증설 서사보다 운영의 선별에 가깝다. 기존에 갖춘 여러 라인을 어떤 주문으로 채우고, 비용 상승을 단가에 얼마나 반영하며, 회수 가능성이 낮은 거래를 얼마나 정리하는지가 관건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적자 제조업체가 이익 체질로 이동할 때 가장 먼저 손대야 하는 영역이다.
7.브랜드보다 공장 안쪽에서 보이는 것
서울식품에는 서로 다른 얼굴이 겹쳐 있다. 소비자는 뻥이요와 베이커리 진열대를 보고, 외식업자는 냉동생지와 빵가루를 본다. 식품기업은 규격화된 제조·납품 능력을 살피고, 지자체는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시설의 제작과 운영을 상대한다. 한 회사의 이름 아래 있지만 돈이 생기는 장면은 같지 않다.
그 가운데 중심은 여전히 제빵 기반의 공장이다. 냉동생지는 고객의 작업 시간을 줄이고, 피자는 같은 반죽·굽기 역량을 간편식으로 옮긴다. 빵가루는 만들어진 빵을 다시 식재로 바꾸며, 스낵은 자체 브랜드로 최종 소비자에게 닿는다. 매장은 이 제조품을 직접 보여 주는 창구가 된다.
이 구조는 제품 확장에 유리하다. 이미 갖춘 제조기술과 라인을 여러 형태의 주문에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산 가능한 품목이 많다는 사실은 수익성 있는 품목이 많다는 뜻과 다르다. 서울식품의 긴 역사는 설비를 추가해 온 시간이면서, 이제는 그 설비에 들어갈 주문의 질을 가려야 하는 단계로 이어졌다.
환경사업은 이 이야기에 의외의 균형을 더한다. 공장의 주력 외형은 식품에서 나오지만, 최근 손익에서는 공공 인프라 사업이 완충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환경이 제빵을 대신하는 회사가 된 것은 아니다. 전사의 방향을 바꾸려면 결국 가장 큰 사업이 스스로 이익을 내야 한다.
그래서 이 회사를 읽는 데 가장 유용한 장면은 매대의 한 봉지도, 공장 전경 하나도 아니다. 반제품이 고객의 오븐으로 이동하고, 완제품과 식재가 서로 다른 유통망으로 갈라지며, 남는 설비와 주문을 다시 조합하는 흐름 전체다. 브랜드 인지도는 입구이고 거래 조건과 부문 손익이 출구다.
최근의 가격 조정과 거래처 정리는 그 출구를 넓히려는 작업이다. 확정된 기록은 손실이 줄어든 지점까지만 보여 준다. 이후 회사의 체질을 결정할 것은 새 이름을 붙인 제품의 수가 아니라, 오래 운영해 온 공장이 선택한 주문에서 꾸준히 이익을 남기는 능력이다.
각주
- 서울식품공업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1345/20260319005516/11011.htm
- 제과·제빵 사업: 멘치트·코체레, 서울식품공업, n.d. — https://seoul-food.co.kr/business_baking
- 식품사업: HMR 피자, 서울식품공업, n.d. — https://seoul-food.co.kr/business_hmr
- 스낵: 뻥이요, 서울식품공업, n.d. — https://seoul-food.co.kr/snack
- CJ프레시웨이, 급식 인기 상품 뻥이요 마카롱 홈플러스 입점, 아시아경제, 2022-06-17 — https://www.asiae.co.kr/article/2022061708493236308
- 식재사업: 빵가루, 서울식품공업, n.d. — https://seoul-food.co.kr/business_food
- F&B 사업: 이즈니베이커리·헬로우브레드·코알라베이커리, 서울식품공업, n.d. — https://seoul-food.co.kr/business_fnb
- 환경사업, 서울식품공업, n.d. — https://seoul-food.co.kr/environment
- Our History, 서울식품공업, 날짜 미상 — https://seoul-food.co.kr/our_history
- Our Story, 서울식품공업, 날짜 미상 — https://seoul-food.co.kr/our_story
- 서울식품공업, 이웃사랑도 빵빵, 아이뉴스365, 2014-07-04 — https://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354788
- Our History, 서울식품공업, 날짜 미상 — https://seoul-food.co.kr/our_history
- 서울식품공업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1345/20260319005516/11011.htm
- 서울식품공업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1079/20260514002357/11013.htm
- 서울식품공업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1079/20260514002357/11013.htm
- 서울식품공업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1345/20260319005516/11011.htm
- 서울식품공업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1345/20260319005516/11011.htm
- 제24회 사모 전환사채 발행결정, 한국거래소 KIND, 2026-01-2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1/22/000520/20260122001476/11324.htm
- 서울식품공업 변경상장(액면병합), 한국거래소 KIND, 2026-05-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8/000288/20260518000404/68155.htm
- 서울식품공업, 구조조정 마무리…2분기부터 흑자 전환 속도, 메트로신문, 2026-06-17 —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60617500071
- 서울식품공업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1079/20260514002357/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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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이사 변경 안내공시, 한국거래소 KIND, 2026-03-27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7/000742/20260325003016/99665.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