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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광

인천신항 컨테이너와 수입 양곡의 흐름을 잇는 항만 운영자다

1.두 화물, 하나의 항만 시간표

선광의 일은 선박이 부두에 닿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인천신항에서는 컨테이너가 안벽 크레인을 거쳐 야드로 옮겨지고, 반입·반출 순서에 맞춰 다시 트럭이나 선박에 실린다. 인천과 군산의 양곡 전용 터미널에서는 수입 곡물이 배에서 내려져 싸이로에 저장됐다가 화주의 요청에 따라 출고된다. 여기에 일반 화물 하역과 보관·운송, 시설 임대가 붙는다. 서로 생김새가 다른 화물을 다루지만, 회사가 파는 것은 결국 부두와 저장 공간, 장비와 인력을 묶어 화물의 체류 시간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이미지: 개장 직전 선박 하역 테스트

▲ 분홍색 안벽 크레인 앞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한 개장 직전 하역 테스트 현장 — 출처: [인천항만공사, 2015-05-28](https://www.icpa.or.kr/mobile/article/view.do?articleKey=7434&boardKey=217&currentPageNo=1&menuKey=1400)

이 사업에서 화주는 짐의 주인이고 선사는 바닷길을 제공하는 운송사다. 선광은 이들과 장기 또는 단기 용역계약을 맺거나 수시 영업계약으로 물량을 받아 하역·보관·운송을 수행하고, 정해진 계약 요율에 따라 직접 청구한다. 물건을 사서 가격을 붙여 되파는 구조와는 다르다. 선박의 입항, 장치 공간, 작업 순서, 출고가 이어지는 동안 제공한 서비스가 매출로 바뀐다.

그래서 이 회사를 이해할 때는 화물량만큼 ‘머무름’도 중요하다. 컨테이너는 야드에서 다음 운송수단을 기다리고, 곡물은 싸이로에서 출고 지시를 기다린다. 빨리 움직여야 할 화물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화물이 한 회사의 장비·부지·운영 체계 위에 올라간다. 하역은 한 번의 들어 올리기처럼 보이지만, 실제 상품은 도착 전 예약부터 반출 절차까지 이어지는 운영의 연속성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금융·투자와 제조·트레이딩도 그룹 차원에서 소개된다. 다만 상장사 연결 매출에서 확인되는 중심은 항만 하역·보관·운송과 임대다. 그룹 소개의 넓은 사업 지도를 그대로 상장사의 현재 수익원으로 읽으면 범위가 섞인다.

2.배에서 야드로, 야드에서 청구서로

컨테이너선이 접안하면 안벽 장비가 상자를 내리고, 야드 장비가 지정된 구역에 적치한다. 이후 검사나 화주의 반출 지시에 맞춰 상자를 찾아 트럭에 넘긴다. 반대로 수출 화물은 육상 게이트로 들어와 야드에서 선적 순서를 기다린다. 이 과정에서 터미널은 단지 빈 땅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어느 상자를 어디에 놓고 언제 꺼낼지를 계속 관리하는 거대한 환승장에 가깝다.

이미지: 인천신항 컨테이너 하역·적치 현장

▲ ‘SUN KWANG’ 표기의 갠트리크레인과 적치 컨테이너가 함께 보이는 인천신항 작업 현장 — 출처: [서울신문, 2023-01-26](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3/01/26/20230126008003)

SNCT, 즉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은 이 환승 과정을 위해 자동화 게이트와 냉동·위험물 장치장, CFS와 CIS, 수리·세척 시설을 공개하고 있다. CFS는 컨테이너 화물을 다루는 작업 공간이고 CIS는 검사에 필요한 공간이다. 냉동 상자는 별도 장치시설을 이용하고 위험물은 정해진 절차와 구역을 따라야 한다. 같은 규격의 철제 상자라도 안의 화물과 검사 상태에 따라 다른 동선이 붙는 이유다.

돈이 생기는 지점도 하나가 아니다. 선박에서 내리고 싣는 하역, 야드에 두는 보관, 육상 이동과 연결되는 운송, 검사·수리·세척 같은 부대 작업이 계약 조건에 따라 조합된다. 공개 요율은 이용자가 비용 구조를 확인하는 기준이지만, 개별 계약단가는 물량과 서비스 범위,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공개 요율표만 곱해 회사 매출을 역산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터미널의 일상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서 작업도 많다. 위험물과 유해화학물질은 반입 조건을 확인해야 하고, 검사 화물은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한다. 크레인의 움직임만으로 서비스 품질을 설명할 수 없고, 예약·안전·검사·반출 정보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회사의 고객 이름은 이 구조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자동차 물류 기업, 식량 관련 공공기관과 식품회사, 원양·근해 선사들이 주요 매출처에 등장한다. SNCT 이용선사 목록에는 국내외 대형 선사와 아시아 역내 선사가 함께 올라 있다. 특정 완제품 소비자가 아니라, 대량 화물을 항만에서 끊김 없이 넘겨야 하는 기업과 기관이 실제 사용자인 셈이다.

3.SNCT 야드는 노선들이 만나는 작업장

컨테이너 터미널의 사업 기반은 장비 한 대보다 연결망에서 선명해진다. 선사가 특정 항로에 인천을 기항지로 넣고, 화주와 육상 운송사가 그 일정에 맞춰 움직여야 야드에 처리할 물량이 생긴다. SNCT가 공개한 이용선사에는 HMM, CMA CGM, COSCO, EVERGREEN, OOCL을 비롯해 고려해운·장금상선·팬오션 등이 포함된다. 이 목록은 회사가 한 고객의 전용 하역장이라기보다 여러 노선이 공유하는 플랫폼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지: SNCT 컨테이너 야드와 안벽

▲ 안벽의 크레인, 빽빽한 컨테이너와 야드 통로가 한눈에 보이는 SNCT 전경 — 출처: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날짜 미상](https://snct.sun-kwang.co.kr/page/terminal03.jsp)

야드에는 바다와 육상의 서로 다른 시간이 겹친다. 선박에서 내린 상자는 즉시 항만을 떠나지 않고 다음 운송 절차를 기다린다. 터미널은 그 시차를 장치 공간과 반출입 절차로 흡수한다. 제공된 사실만으로 개별 작업 효율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치 위치와 반출 순서의 관리가 서비스의 중심이라는 현장 구조는 분명하다.

ARMGC는 레일 위를 움직이며 컨테이너를 쌓고 꺼내는 자동화 야드크레인이다. 컨테이너를 지정된 위치에 배치하고 반출 차례에 다시 내려주는 장비다. 선광의 분홍색 크레인은 사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매출을 만드는 것은 장비의 색이 아니라 반복 작업을 계약된 절차에 따라 수행하는 능력이다.

이미지: SNCT 자동화 야드크레인

▲ 컨테이너 더미와 차로 위에 설치된 분홍색 ARMGC 야드크레인 — 출처: [아주경제, 2018-02-01](https://www.ajunews.com/view/20180201113206409)

인천신항은 선광 역사에서 사업의 무게중심을 넓힌 장소이기도 하다. 개장 전에는 실제 선박을 대상으로 하역 테스트를 했고, 개장 뒤에는 야드 장비를 추가하며 처리 기반을 확장했다. 이 흐름은 오래된 항만회사라는 설명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변화다. 전통적인 창고·하역 역량 위에 자동화 게이트와 특수 장치장, 검사 및 반출입 절차를 얹으면서 서비스의 단위가 ‘짐을 내려주는 일’에서 ‘터미널의 흐름을 운영하는 일’로 커졌다.

4.싸이로는 곡물의 대기 시간을 판다

곡물은 컨테이너와 다른 방식으로 항만을 지난다. 수입 양곡선이 접안하면 화물이 하역돼 대형 싸이로에 저장된다. 싸이로는 곡물을 대량으로 보관하는 원통형 저장시설이다. 화주는 배가 도착한 날 모든 물량을 곧바로 내보낼 필요 없이, 저장한 뒤 필요한 일정에 맞춰 출고할 수 있다. 선광의 싸이로 사업은 이 시간 차이를 흡수하는 서비스다.

이미지: 군산항 선광 곡물 싸이로

▲ 부두와 바다에 맞닿아 늘어선 군산항의 ‘SUN KWANG’ 표기 곡물 싸이로 — 출처: [CNews, 2024-04-02](https://www.thecommoditie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404)

컨테이너가 규격 상자 단위로 위치를 바꾼다면 양곡은 대량 벌크 화물로 움직인다. 저장 공간의 가치는 화주가 원하는 시점까지 물량을 받아 두고 이후 출고 흐름을 이어주는 데서 생긴다. 따라서 싸이로 매출을 설명하는 장면은 화려한 크레인보다 선박·저장탑·출고가 연결된 긴 동선이다. 하역과 보관이 서로 떨어진 상품이 아니라 연속 서비스가 된다.

주요 매출처에 aT와 대상, 팬오션 등이 들어가는 것도 이 구조와 맞닿아 있다. 식량을 조달하거나 가공하는 주체, 선박을 운항하는 주체가 터미널을 이용한다. 다만 고객 명단만으로 각 회사가 어느 사업에서 얼마를 썼는지까지 나눠 말할 수는 없다. 전사 고객 구성과 특정 싸이로의 물량을 곧바로 같은 지표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곡물 터미널에는 항해 거리와 입항 일정이라는 외부 변수가 따라붙는다. 과거 홍해 항로 차질이 선광의 실적과 연결돼 보도된 적은 있지만, 특정 국제 사건이 어느 기간의 물량과 비용을 얼마만큼 바꿨는지는 확인된 공시만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국제 물류 환경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뉴스의 큰 사건 하나를 곧바로 회사 손익의 단일 원인으로 삼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5.실적과 설비가 함께 보여주는 현재 체력

2025년 감사가 끝난 연결 매출은 1,904억2천만원, 영업이익은 413억9천만원, 당기순이익은 394억8천만원이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21.7%다.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443억2천만원, 영업이익은 105억8천만원, 당기순이익은 94억3천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약 23.9%였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8억4천만원이었다. 다만 이 분기 연결재무제표는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받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어, 감사가 끝난 연간 수치와 같은 지위로 취급할 수는 없다.

연결 기준

2025년 확정 실적

2026년 1분기

매출

1,904억2천만원

443억2천만원

영업이익

413억9천만원

105억8천만원

당기순이익

394억8천만원

94억3천만원

영업이익률

약 21.7%

약 23.9%

영업활동현금흐름

178억4천만원

매출 구성은 두 기간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2025년에는 컨테이너 하역 932억6천만원으로 49.0%, 싸이로 하역 672억7천만원으로 35.3%, 일반 하역 253억5천만원으로 13.3%, 임대 45억3천만원으로 2.4%였다. 2026년 1분기는 컨테이너 215억7천만원으로 48.7%, 싸이로 151억5천만원으로 34.2%, 일반 하역 64억7천만원으로 14.6%, 임대 11억2천만원으로 2.5%였다. 분기 한 번으로 추세를 선언하기는 이르지만, 현재 손익의 중심이 컨테이너와 싸이로라는 사실은 두 기간 모두 선명하다.

설비 규모는 이 매출의 물리적 바닥을 보여준다. 공시상 인천·군산 양곡 저장시설은 약 94만톤이다. SNCT가 공개한 시설은 부두 800m, 터미널 면적 48만㎡, 일시 장치능력 3만9,490TEU, 연간 처리능력 120만TEU다. TEU는 길이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세는 단위다. 처리능력은 설비가 감당하도록 설계된 규모이지 실제 처리량이나 가동률 그 자체가 아니다. 능력 수치만으로 매출을 추정하려면 실제 물량과 계약 요율이 추가로 필요하다.

시장 환경은 우호와 비우호가 섞여 있었다. 2025년 전국 항만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보다 1.1% 늘었지만 인천항은 344만4천TEU로 3.2% 줄었다. 평택·당진항은 95만6천TEU로 3.3% 늘었다. 이는 전국 성장률이 모든 항만과 운영사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더욱이 항만 전체 수치에는 다른 터미널 물량도 들어가므로, 인천항 감소율을 SNCT의 증감률로 바꿔 읽을 수 없다.

고객 기반은 분산돼 있으면서도 주요 거래처의 영향이 보인다. 공시상 현대글로비스, aT, 대상, WAN HAI LINE, 팬오션, 고려해운 등 주요 매출처 합계는 약 22%다. 이 수치는 특정 한 고객의 절대 의존도를 뜻하지 않고, 열거된 주요 고객 묶음이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선사와 화주가 함께 포함된 만큼 어느 한 업종의 수요만으로 전체 매출을 설명하기도 어렵다.

2025년 말 연결 자산은 6,913억원, 자본은 4,342억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57억원이었다. 이 숫자만으로 순현금 기업이나 저평가 기업이라고 부를 근거는 부족하다. 대규모 신규 거점 투자가 진행되는 시기에는 보유 현금뿐 아니라 남은 약정과 출자 일정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 부담의 윤곽도 공시에 잡혀 있다. 2026년 1분기 말 당진 양곡터미널 건설 총 약정금액은 2,641억6천만원, 계약잔액은 1,812억4천만원이었다. 이후 2026년 6월 23일 정정공시 미러에는 전체 투자금액이 3,585억원, 투자기간 종료일이 2027년 12월 31일로 제시됐다. 기준과 시점이 다른 약정 잔액과 총투자액을 단순히 더해서는 안 된다. 인천신항 I-2단계 총사업비는 약 1,633억원이고 선광의 예정 출자액은 약 327억원, 2026년 1분기 중 출자액은 약 125억원으로 공시됐다. 현재 이익 규모와 별개로 현금의 쓰임새가 커지는 구간이다.

재무제표 밖으로 밀어낼 수 없는 우발요인도 있다. 해사채취 관련 어업피해 소송의 청구금액은 546억원이며, 결과에 따라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시됐다. 청구액을 확정 손실로 보는 것도, 반대로 아무 비용도 없을 것이라 보는 것도 아직은 이르다. 회사의 현재 수익성과 신규 투자 부담을 읽을 때 함께 놓아야 할 조건이다.

6.창고업의 시간 위에 자동화 터미널을 얹다

선광이 공시한 출발점은 1948년 창립이다. 1961년 법인으로 전환했고, 1999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00년 현재 상호로 바뀌었다. 이 연혁은 단순히 오래됐다는 훈장보다 사업의 축적 방식을 설명한다. 항만에서 화물을 받고 보관하는 업은 부지와 설비뿐 아니라 화주·선사와의 반복 거래, 안전 절차, 지역 항만과의 관계가 시간에 걸쳐 쌓이는 사업이다.

인천신항 개장은 그 축적이 새로운 형태로 넘어간 분기점이었다. 개장 직전 실제 컨테이너선을 불러 하역 테스트를 했다는 장면은 설비 준공과 상업 운영 사이에 검증 단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 자동화 야드크레인과 특수 장치장, 게이트 체계가 붙으면서 선광은 싸이로와 일반 하역에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을 병렬로 올렸다.

두 사업은 고객과 화물의 모습이 다르지만 공통된 자산 논리를 가진다. 항만과 맞닿은 부지, 선박을 처리하는 하역설비, 화물을 잠시 받아둘 공간이 먼저 필요하다. 계약을 따내도 설비가 없으면 처리할 수 없고, 설비를 지어도 물량이 오지 않으면 고정된 공간이 빈다. 선광의 역사는 결국 먼저 구축한 물리적 기반을 실제 항로와 화주 물량으로 채워온 과정이다.

이 관점에서 오래된 싸이로와 비교적 새로운 컨테이너 야드는 따로 노는 사업이 아니다. 하나는 벌크 곡물의 흐름을 저장탑으로 조절하고, 다른 하나는 규격 상자의 흐름을 야드로 조절한다. 회사가 다음 항만으로 갈 때도 반복되는 문제는 같다. 어떤 화물을 받을지, 어느 정도의 공간과 장비를 먼저 놓을지, 개장 뒤 물량을 누가 채울지가 한 묶음으로 따라온다.

7.당진·인천 I-2·새만금, 다음 부두의 서로 다른 단계

회사의 확장 계획은 세 갈래지만 같은 확정도로 읽어서는 안 된다. 당진은 양곡 자동화터미널 건설 약정과 정정된 투자 일정이 공시에 잡힌 진행 사업이다. 인천신항 I-2단계는 총사업비와 선광의 예정 출자, 이미 집행한 출자가 공시된 참여 사업이다. 새만금신항은 선광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부두운영회사로 선정됐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선광의 지분율과 운영 개시 시점, 귀속 매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거점

확인된 단계

아직 연결되지 않은 고리

당진 양곡 자동화터미널

건설 약정과 투자 일정이 공시됨

고객별 물량, 실제 가동률과 매출

인천신항 I-2단계

사업 참여와 출자 진행이 공시됨

개장 뒤 처리 물량과 손익 기여

새만금신항

참여 컨소시엄의 운영회사 선정이 보도됨

선광 지분, 운영 개시, 귀속 매출

이미지: 당진 양곡터미널 투자협약 현장

▲ 협약서를 든 관계자들이 서 있는 충남도·당진시·선광의 양곡터미널 투자협약 현장 — 출처: [뉴데일리, 2025-02-20](https://cc.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20/2025022000241.html)

당진 투자의 목적은 충남권 양곡 물량 유치로 제시됐다. 기존 인천·군산 싸이로에서 익힌 하역·저장 방식을 새 거점에 옮기는 구상으로 읽을 수 있다. 다만 터미널은 완공만으로 매출이 생기지 않는다. 선박이 기항하고 화주가 물량을 맡겨야 하며, 저장과 출고가 반복돼야 한다. 현재 확인되는 계약 원문만으로 고객 확보나 실제 가동률을 확정할 수 없는 이유다.

인천 I-2단계는 기존 컨테이너 생태계와 가깝다는 점에서 당진과 성격이 다르다. 이미 인천신항에서 터미널을 운영하고 선사 네트워크를 상대하는 회사가 다음 단계 사업에 자본을 넣고 있다. 그러나 기존 SNCT의 이용선사 목록이 새 단계의 고객 계약을 대신 증명하지는 않는다. 같은 항만 안의 확장이라도 새 설비가 어느 물량을 얼마나 가져오는지는 개장과 운영 이후에 드러난다.

새만금신항은 한 단계 더 앞쪽에 놓여 있다. 운영회사 선정은 진입권을 향한 의미 있는 사건이지만, 컨소시엄 전체의 선정과 상장사 선광의 경제적 몫은 구분해야 한다. 이 세 거점을 한꺼번에 미래 매출로 합산하기보다, 건설·출자·운영권이라는 서로 다른 문턱을 통과하는 과정으로 보는 편이 현재 상태에 맞다.

8.크레인 밖에서 지켜지는 운영 품질

항만 운영은 거대한 장비가 눈길을 끌지만, 사고 없이 매일 같은 절차를 반복하는 일이 더 오래 남는다. 위험물과 유해화학물질 반입, 냉동 컨테이너 관리, 검사 일정, 게이트 예약은 각각 별도 규칙을 가진다. 선사와 화주, 트럭 운전사, 검사기관이 같은 정보를 보고 움직이지 않으면 장치 공간이 있어도 흐름이 끊긴다.

디지털 운영이 커질수록 정보시스템도 현장 설비가 된다. SNCT는 2026년 상반기 사이버 위기대응 훈련에서 디도스 대응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게시했다. 디도스는 많은 접속을 한꺼번에 일으켜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공격이다. 이 게시만으로 전체 보안 수준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터미널의 업무 연속성이 크레인 정비뿐 아니라 전산 대응까지 포함한다는 점은 보여준다.

환경 전환도 운영 방식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SNCT는 2024년 야드트랙터의 전기차 전환을 위한 충전사업 계약을 공개했다. 야드트랙터는 부두와 적치장 사이에서 컨테이너를 끄는 작업 차량이다. 계약 게시 사실은 전환 방향을 확인해 주지만, 실제 교체 대수나 비용 절감, 배출 저감 성과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장비 전환이 현장의 성과로 자리 잡으려면 충전 인프라와 운행 일정이 함께 맞아야 한다.

이런 변화는 선광의 상품이 시설 임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드러낸다. 항만 부지는 움직이지 않지만, 그 위에서 적용되는 안전 규정과 선사의 서비스 요구, 검사 절차와 전산 위협은 계속 달라진다. 오래된 사업자가 누리는 축적의 이점도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새 규칙을 현장 작업으로 번역하고, 중단 없이 다음 화물을 받는 순간마다 다시 증명된다.

9.분홍색 크레인과 흰 싸이로가 만드는 한 회사

선광의 두 대표 현장은 색도 모양도 다르다. 인천신항에는 분홍색 크레인과 컨테이너 더미가 있고, 군산항에는 흰 원통형 싸이로가 바다를 향해 늘어서 있다. 한쪽은 상자의 위치를 바꾸고 다른 쪽은 곡물의 시간을 저장한다. 그 사이를 잇는 공통 언어는 화물이 항만에서 멈추지 않도록 공간과 순서를 제공하고, 그 서비스에 계약 요율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현재 손익은 이미 운영 중인 두 축에서 나온다. 다음 성장은 당진의 건설 현장, 인천의 추가 단계, 새만금의 운영권 구상처럼 아직 서로 다른 문턱에 서 있다. 그래서 기존 터미널의 안정성과 신규 부두의 가능성을 한 덩어리로 칭찬하거나 걱정하면 핵심을 놓친다. 이미 배가 대고 화물이 움직이는 장소와, 자본을 먼저 넣어 물량을 기다리는 장소를 나눠 보는 것이 이 회사의 현재를 가장 정확하게 잡는다.

항만회사의 하루는 거창한 선언보다 반복으로 완성된다. 배가 들어오고, 화물이 내려오고, 정해진 자리에 머문 뒤 다시 육상이나 바다로 나간다. 선광이 쌓아온 것은 그 반복을 받아내는 부두와 저장시설, 그리고 여러 참여자의 시간을 맞추는 운영 체계다. 다음 거점이 기존 현장과 같은 무게를 얻는 시점도 협약식이 아니라, 그 반복이 새 부두에서 실제로 시작될 때다.

각주

  1. 사업보고서 (제77기, 2025년) — 한국거래소 KIND / 선광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324/20260318010840/11011.htm
  2. 선광 제77기 사업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324/20260318010840/11011.htm
  3. 선광 공식 홈페이지 — 선광 — https://www.sun-kwang.co.kr/
  4. SNCT 터미널소개·시설현황 —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 https://snct.sun-kwang.co.kr/page/terminal03.jsp
  5. SNCT 공지사항 —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 https://snct.sun-kwang.co.kr/page/customer01.jsp?BID=SNCT_NOTICE
  6. 선광 제78기 1분기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446/20260515005503/11013.htm
  7. 관련사이트 — 이용선사,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 https://snct.sun-kwang.co.kr/page/relation01.jsp
  8. 인천신항 6월 1일 역사적 개장 — 인천항만공사 — https://www.icpa.or.kr/mobile/article/view.do?articleKey=7434&boardKey=217&currentPageNo=1&menuKey=1400
  9. 분기보고서 (2026.03) — 한국거래소 KIND / 선광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446/20260515005503/11013.htm
  10. 인천 기업 선광, 지난해 실적 좋았는데 후티반군이 밉다미워 — CNews — https://www.thecommoditie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404
  11. 선광 제78기 1분기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446/20260515005503/11013.htm
  12. 선광 제77기 사업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324/20260318010840/11011.htm
  13. SNCT 터미널소개·시설현황 —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 https://snct.sun-kwang.co.kr/page/terminal03.jsp
  14. 전국 항만별 컨테이너 처리실적 — 해양수산부 여수지방해양수산청 — https://yeosu.mof.go.kr/ko/page.do?menuIdx=3840
  15. 선광 신규시설투자 등 정정공시: 당진 양곡 자동화터미널 — KOSCOM·StockPlus — https://spn.stockplus.com/news/api/v1/disclosure_views/koscom/479235
  16. 분기보고서 (2026.03) — 한국거래소 KIND / 선광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446/20260515005503/11013.htm
  17. 사업보고서 (제77기, 2025년) — 한국거래소 KIND / 선광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324/20260318010840/11011.htm
  18. 새만금신항 부두운영사에 ‘새만금신항만㈜’ 선정 — 연합뉴스 — https://www.yna.co.kr/view/AKR20251015141800055
  19. ㈜선광, 당진에 3천억 규모 양곡터미널 투자 — 뉴데일리 — https://cc.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20/2025022000241.html
  20. SNCT 홍보실·보도자료 목록 —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 https://snct.sun-kwang.co.kr/page/publicity04.jsp?BID=SNCT_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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