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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단양의 킬른에서 건설현장까지 시멘트의 길을 잇는다

1.단양 공장에서 펼쳐지는 연결 사업의 지도

성신양회의 중심은 단양에서 시멘트를 만들고 국내 고객에게 보내는 일이다. 그러나 공장 담장 안만 보면 연결회사의 모양이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국내외 레미콘, 건자재·에너지·광물 무역, 운송과 서비스가 시멘트 제조를 둘러싼다. 원료와 연료를 들여오고, 제품을 저장하고, 철도와 차량에 실어 보내고, 일부 시장에서는 레미콘으로 배합하는 데까지 사업의 손발이 뻗어 있다.

이미지: 성신양회 단양공장의 생산·저장 설비 전경

▲ 단양공장에 집적된 생산설비와 저장·출하 인프라 — 출처: 바이오프랜즈, 2026-05-28

사진 속 단양공장은 여러 설비와 배관, 저장 공간이 한데 연결된 거대한 시스템이다. 이곳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건물 한 동보다 전체 흐름이다. 석회석과 연료가 제품으로 바뀌고, 완성된 시멘트가 사일로에 머물다가 운송수단에 실린다. 생산설비가 사업의 심장이라면 저장·출하 인프라는 혈관에 가깝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고객에게 판매를 완성할 수 없다.

연결 사업에서 국내 시멘트는 규모와 정체성을 결정하는 축이다. 국내 레미콘은 시멘트를 한 단계 가공해 현장 주문에 대응하고, 해외 레미콘은 국내 건설경기와 다른 시장에 생산·영업 거점을 둔다. 무역 부문은 싱가포르·하노이·상해 거점에서 건자재와 에너지, 광물을 다루며 모기업의 유연탄 조달에도 관여한다. 운송·서비스는 이 재화들이 실제 목적지까지 움직이게 하는 보조선이다.

이 구조에는 서로 다른 돈벌이가 공존한다.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파는 제조 매출이 있고, 외부에서 조달한 상품을 거래하는 매출이 있다. 시멘트를 레미콘으로 배합해 파는 사업도 있다. 따라서 성신양회를 시멘트 출하량 하나로만 읽으면 무역과 해외 사업의 움직임이 빠지고, 반대로 해외 확장만 강조하면 여전히 단양 생산기지가 연결 사업을 지탱한다는 사실을 놓치게 된다.

사업의 공통분모는 재화를 필요한 장소에 인도하는 능력이다. 시멘트는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의 공정을 움직이지 않는다. 적절한 형태로 저장되고, 출하 일정에 맞춰 배분되며, 철도나 벌크 운송차량을 거쳐 도착해야 한다. 레미콘은 이 시간과 거리의 제약이 더 강한 제품이다. 성신양회의 사업 지도는 제조업의 지도이면서 동시에 물류의 지도다.

2.시멘트는 도착해야 비로소 팔린다

시멘트 사업의 흐름은 석회석·연료 등의 투입에서 시작한다. 생산된 제품은 사일로와 출하기지를 거쳐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또는 철도로 이동한다. BCT는 가루 상태의 시멘트를 대량 운반하는 전용 차량이다. 포장된 소비재를 창고에서 꺼내 택배로 보내는 장면과 달리, 생산·저장·배차·선로 운용이 하나의 공급 과정처럼 맞물린다.

이미지: 성신양회 표기가 있는 시멘트 화차와 출하 선로

▲ 성신양회 시멘트 화차가 대기하는 철도 출하 현장 — 출처: 이투데이, 2022-11-08

회계상으로도 경계는 비교적 분명하다. 회사는 재화가 고객에게 인도되는 때 매출을 인식한다. 공장 안에서 생산을 끝낸 순간과 매출이 완성되는 순간 사이에 출하가 놓인다는 뜻이다. 사일로에 제품이 충분해도 화차나 차량이 모자라면 고객이 체감하는 공급량은 달라질 수 있다. 생산능력과 판매 실현 능력을 같은 말로 취급하기 어려운 이유다.

철도는 단양처럼 내륙에 자리 잡은 생산기지를 소비지와 연결한다. 한 번에 많은 물량을 움직일 수 있지만 선로와 화차, 출하기지의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차량 운송은 다른 경로를 제공하지만 운임과 배차 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회사가 철도와 BCT를 함께 쓰는 것은 단순한 운송수단 나열이 아니라 여러 병목 사이에서 출하 경로를 구성하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시멘트 출하가 많아도 레미콘 운송이나 현장 배분에 문제가 생기면 공사가 자재를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이 나타났다. 이 장면은 생산 통계와 건설현장의 체감 공급이 왜 어긋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멘트 공장, 레미콘 생산시설, 운송차량, 타설 현장 가운데 한 곳이 막히면 앞단의 생산량이 그대로 현장 사용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공장 내부의 하루 생산량보다 약속한 시점과 장소에 필요한 물량이 도착하는가다. 성신양회에는 공정 운영과 함께 사일로 재고, 출하 순서, 화차 확보, 차량 배차가 판매 품질을 구성한다. 이 때문에 물류비는 제품을 만든 뒤 붙는 부수비용만이 아니다. 판매를 성립시키는 과정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인도 뒤에는 채권 회수 과정이 남는다. 생산부터 출하까지는 설비와 에너지, 운송 역량을 요구하고, 판매 뒤에는 대금을 받을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매출 증가가 곧바로 같은 폭의 현금 개선이나 이익 증가를 보장하지 않는 구조다. 성신양회를 읽을 때 출하량, 판매단가, 연료·전력비, 운임과 회수 속도를 한 사슬로 보아야 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3.주문 뒤 90분, 레미콘이 만드는 다른 시계

레미콘은 시멘트·골재·물·혼화제를 주문 조건에 맞춰 배합한 반제품이다. 공장에서 규격품을 만들어 오래 진열하는 방식과 다르다. 생산한 뒤 약 90분 안에 현장 타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문, 배합, 차량 출발, 이동, 현장 작업이 짧은 시간표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시멘트를 원료로 쓰지만 고객에게 전달되는 방식은 별도의 사업에 가깝다.

이미지: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을 점검하는 업계 현장

▲ 출발을 앞둔 믹서트럭을 점검하는 레미콘 업계의 작업 장면 — 출처: 뉴시스, 2026-04-07

사진은 성신양회 사업장이 아닌 업계 현장이지만 레미콘의 운영 특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믹서트럭은 완제품을 쌓아 두는 이동식 창고가 아니다. 배합된 재료를 굳기 전에 공사현장으로 옮기는 생산 과정의 마지막 구간이다. 차량 상태나 교통, 현장 대기가 주문 이행에 직접 영향을 준다.

시멘트 판매에서는 공장에서 소비지까지의 광역 물류망이 중요하다. 레미콘에서는 생산시설과 개별 공사현장 사이의 짧고 촘촘한 배차가 중요해진다. 같은 건설경기에 노출되더라도 두 사업의 운영 지표가 완전히 같을 수 없는 이유다. 시멘트 출하가 원활해도 현장 타설 일정이 어긋나면 레미콘 매출 기회는 사라질 수 있다.

성신양회는 이 모델을 국내에만 두지 않고 베트남 현지 생산·영업으로 넓혔다. 싱가포르를 축으로 한 무역도 국내 시멘트 수요와 다른 수익원을 찾는 움직임으로 보도됐다. 해외 레미콘은 현지 주문과 배차, 생산거점을 통해 매출을 만들고, 무역은 건자재·에너지·광물의 수출입과 중계에서 역할을 얻는다. 두 축 모두 국내 공장의 단순 수출과는 다른 운영 모델이다.

다만 연결 숫자만으로는 해외 사업 각각의 고객 구성과 가동 상태, 반복 수익성을 깔끔하게 분리하기 어렵다. 현재 공개 범위에서 사업의 존재와 활동은 확인되지만, 국내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지까지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는 이르다. 확장의 크기보다 근거가 놓인 단계를 구분해 보는 편이 정확하다.

공개된 위치

읽을 때의 의미

국내 시멘트·레미콘

생산·판매가 이뤄지는 현재 핵심 사업

연결 실적과 현금흐름의 바탕

해외 레미콘·무역

현지 생산·영업 및 수출입 활동

국내 수요 밖의 보완축이나 세부 수익성 분리는 제한적

철도 물류 협력

전용선·수송 확대와 설비 부족을 논의한 단계

출하 효율을 높일 운영 과제

CO₂ 포집·청정메탄올

단양공장 실증 단계

탄소 대응의 기술 선택지

4.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어든 2025년 실적

2025년 연결 매출은 1조2,162.7억원, 영업이익은 436.6억원, 당기순이익은 260.1억원이다. 기준이 되는 원문은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이며, 주주총회 전 공시 수치와도 교차 확인된다. 외형은 전년보다 커졌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줄었다. 더 팔았다는 사실과 더 남겼다는 사실이 갈라진 해였다.

구분

2025년 연결

2026년 1분기 연결

해석

매출

1조2,162.7억원

약 2,850억원

2025년은 전년 대비 증가

영업이익

436.6억원

약 8억원

계산상 영업이익률 약 3.6%, 약 0.3%

당기손익

순이익 260.1억원

순손실 약 59억원

계산상 순이익률 약 2.1%, 약 -2.1%

2025년 매출 안에는 제품매출 약 6,580억원과 상품매출 약 4,750억원이 함께 들어 있다. 제품매출은 제조업의 몸통을 보여주고, 상품매출은 무역을 포함한 연결 사업의 혼합성을 드러낸다. 전체 매출을 모두 국내 시멘트 생산량과 연결하거나, 반대로 상품매출 증가를 곧바로 고수익 확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마진과 운전자금 조건을 가진 거래가 합쳐져 있기 때문이다.

매출채권의 일반적인 회수기간은 인도 후 30~90일이다. 제품이 출하돼 매출로 기록돼도 대금이 바로 현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료와 연료 구매, 생산, 저장, 운송에 자금이 먼저 들어가고 이후 채권이 회수된다. 매출 규모뿐 아니라 이익률과 현금 회수 속도를 함께 보아야 사업의 체력이 보인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약 2,850억원, 영업이익 약 8억원, 당기순손실 약 59억원을 기록했다. 요약 서비스에서도 같은 흐름이 교차 확인되지만 정식 기준은 DART 분기보고서다. 영업 단계에서 거의 남기지 못했고 최종 손익은 적자로 내려갔다. 한 분기를 연간으로 단순 확대할 수는 없지만, 매출 외형만으로 수익 방어를 낙관하기 어려운 출발이었다.

수요 환경도 가볍지 않다. 회사는 국내 시멘트 내수가 2024년 약 4,370만톤에서 2025년 약 3,800만톤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고, 2026년 회복 역시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요가 줄면 판매량 확보와 가격 유지가 동시에 어려워질 수 있다. 여기에 유연탄·전력·운임과 환경 대응비용을 판매가격과 운영 효율로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마진을 가른다.

그렇다고 매출 증가와 이익 감소의 원인을 한 항목으로 고정할 수는 없다. 연결 범위에는 제조와 상품 거래, 국내외 레미콘, 무역과 서비스가 섞여 있다. 공시된 방향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후퇴지만, 공개된 부문 정보만으로 각 해외 거점이나 개별 거래가 감소분을 얼마나 설명하는지는 제한적이다. 확인되는 결론은 판매 규모보다 남는 폭이 더 중요한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기준일인 2026년 8월 12일에는 2분기·반기 정기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발표된 최신 정기 실적은 1분기다. 보고서가 아직 없다는 사실 자체는 호재도 악재도 아니다. 이후 실적을 판단할 출발점이 어디인지 정해 주는 시간 경계일 뿐이다.

5.화차와 사일로가 가르는 공장 생산과 현장 공급

철도 물류의 가치는 평상시보다 막혔을 때 더 잘 드러난다. 과거 코레일 사고 뒤 내륙 시멘트사들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던 사례는 공장 생산량과 시장 도착량이 별개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제품이 있어도 선로를 쓰지 못하거나 화차 회전이 늦어지면 출하기지와 고객 사이에서 흐름이 끊긴다.

사일로도 같은 맥락에 있다. 사일로는 생산과 출하의 속도 차이를 흡수하는 저장설비지만 공간이 무한하지 않다. 화차와 차량이 제때 빠져나가지 않으면 저장 여력이 줄고, 반대로 고객 주문이 몰렸는데 출하 준비가 부족하면 현장 공급이 늦어진다. 생산설비만 늘려서는 해결되지 않는 운영 문제다.

이미지: 코레일 충북본부와 성신양회 단양공장 관계자의 간담회

▲ 성신양회 단양공장을 찾은 코레일 충북본부 관계자들의 현장 간담회 — 출처: 중도일보, 2026-03-11

2026년 3월 양측은 전용선 개량과 철도수송 확대, 사일로·화차 부족, 유연탄 수송을 논의했다. 완제품을 내보내는 문제와 연료를 들여오는 문제가 같은 철도망 위에 놓인 셈이다. 사진은 계약 체결식보다 현장을 함께 살피는 간담회에 가깝다. 당장 매출 숫자를 만드는 행사가 아니라 실제 병목이 어디에 있는지 맞춰 보는 운영 협력의 장면이다.

철도수송 확대는 차량을 철도로 단순 대체하는 구호로 끝나지 않는다. 전용선 상태, 화차 확보, 사일로 용량과 출하 일정이 함께 맞아야 한다. 유연탄 수송까지 겹치면 들어오는 물류와 나가는 물류의 조정도 필요하다. 생산원가와 운임, 납기 안정성을 동시에 건드릴 수 있는 이유다.

성신양회의 물류 경쟁력은 화차 보유량 같은 단일 지표로 압축하기 어렵다. 공장과 철도 운영기관, 출하기지와 고객이 연결된 네트워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산량을 매출로 바꾸는 마지막 구간이 안정돼야 킬른과 사일로에 들어간 투자가 경제적 의미를 얻는다.

6.유연탄과 순환자원 사이의 비용·수용성 방정식

시멘트 생산에는 연료와 전력이 필요하고, 성신양회의 무역 계열은 모기업의 유연탄 조달을 맡는다. 해외 조달 기능은 원료·에너지 거래를 수익사업으로 만드는 동시에 국내 생산기지의 투입재 확보를 돕는다. 유연탄 가격과 환율, 운송 여건이 움직이면 공장 원가와 무역 거래의 조건도 함께 달라질 수 있다.

회사는 연료비를 낮추고 탄소 대응의 여지를 넓히기 위해 순환자원과 폐기물 연료를 활용할 수 있다. 단양 시멘트 업계에서 폐기물 연료 사용이 늘어났다는 보도는 이 방식이 일회성 실험에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기존 연료를 일부 대체한다면 비용과 자원 재활용 측면의 이점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투입 연료가 바뀐다는 사실만으로 환경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소성 과정에서 무엇이 배출되고 어떻게 측정·관리되는지, 주변 지역이 그 운영을 신뢰하는지가 함께 따라온다. 순환자원은 비용 절감 수단인 동시에 대기배출 관리와 지역사회 수용성의 시험대다.

단양 지역 시멘트 공장들의 공해 저감 투자가 별도 사회 의제로 다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환경설비는 규제 대응비용으로만 보면 이익을 누르는 항목이다. 반면 안정적인 공장 가동과 지역사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운영 기반으로 보면 피하기 어려운 투자다. 같은 지출이 단기 손익과 장기 조업 안정성에서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투자자가 순환자원을 볼 때 흔히 빠지는 두 극단이 있다. 하나는 대체연료가 투입되는 순간 원가와 탄소 문제가 동시에 풀린다고 보는 시각이다. 다른 하나는 폐기물 사용 자체를 곧바로 공장 운영의 결함으로 보는 시각이다. 공개된 사실이 말해 주는 범위는 더 좁고 현실적이다. 연료 선택의 경제성과 배출 관리 능력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

결국 이 공장의 비용 경쟁력은 싼 연료를 찾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조달 안정성, 열원 대체, 전력 사용, 배출 저감설비와 지역사회 관계가 한 묶음으로 움직인다. 판매가격이 비용 변화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 외형이 유지돼도 이익이 얇아질 수 있다. 환경 대응은 생산과 동떨어진 홍보 항목이 아니라 공장을 계속 돌리는 조건에 가깝다.

7.킬른 배가스에서 청정메탄올로 이어지는 실증

2026년 5월 단양공장에서는 킬른 배가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청정메탄올 생산으로 잇는 과제가 소개됐다. CCU는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나온 기체를 분리하고, 이를 다른 제품의 원료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이미지: 단양공장의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설비

▲ 킬른 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습식 포집설비 — 출처: 바이오프랜즈, 2026-05-28

사진에서 확인되는 것은 배관과 탑, 철골 구조물로 구성된 실제 포집설비다. 추상적인 탄소중립 도식이 아니라 기존 공장 옆에 새로운 공정을 붙이는 현장이다. 이 장면은 탄소 대응이 보고서 문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 설비, 운전 인력과 연결되는 제조 과제임을 보여준다.

경제적 의미는 포집 자체보다 전체 연결에서 생긴다. 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분리하고, 메탄올 생산 공정으로 넘기며, 결과물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거나 판매돼야 한다. 각 단계의 운전비와 생산 안정성도 함께 맞아야 한다.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상업 규모의 수익성과 장기 고객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과제는 성신양회의 탄소 대응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 보여준다. 배출량을 설비로 줄이는 방어적 접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포집한 탄소를 원료로 전환하려는 방향이다. 성공한다면 환경비용으로만 보이던 배가스가 활용 가능한 투입재로 바뀐다. 실증은 바로 그 전환이 공장 조건에서도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구간이다.

이 사업을 현재 시멘트 매출과 같은 무게로 놓을 수는 없지만, 기존 핵심 사업과 무관한 신사업도 아니다. 출발점이 단양공장의 킬른 배가스이기 때문이다. 성신양회가 이미 가진 생산 현장과 앞으로 요구받을 탄소 대응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데 설명 가치가 있다.

8.반세기 동안 넓어진 공장의 경계

성신양회는 1967년 설립됐고 197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출발점과 현재를 잇는 가장 굵은 선은 단양의 시멘트 생산이다. 오랜 업력 자체가 경쟁력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지만, 오늘의 사업 구조가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배경을 제공한다.

시간이 흐르며 공장의 경계는 넓어졌다. 시멘트를 생산하는 설비에서 사일로와 철도 출하망으로, 국내 레미콘에서 해외 현지 생산으로, 유연탄 조달에서 건자재·에너지·광물 무역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배가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설비까지 공장 풍경에 들어왔다. 확장은 서로 무관한 사업을 모은 것보다 시멘트의 투입·생산·운송·사용·환경 대응 주변을 넓혀 온 모습에 가깝다.

이 넓어진 경계가 언제나 이익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국내 수요가 약하면 핵심 공장의 판매 여건이 흔들리고, 해외와 무역이 이를 얼마나 보완하는지는 별도 수익성으로 확인해야 한다. 철도 협력은 물류 병목을 줄여야 의미가 생기고, 탄소 포집은 실증을 넘어 반복 가능한 공정이 돼야 경제적 자산이 된다.

그래서 성신양회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완성된 시멘트 더미 하나가 아니다. 킬른에서 나온 제품이 사일로에 머물고, 화차와 BCT에 실리며, 레미콘 차량을 거쳐 현장에 도착하는 연속된 장면이다. 유연탄 조달과 순환자원, 배출 저감설비는 그 흐름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과 사회적 조건이다.

회사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단양공장에 있다. 해외 레미콘과 무역, 철도 개선과 탄소 활용은 그 중심을 지우기보다 공장을 둘러싼 선택지를 늘린다. 결국 성신양회의 사업은 시멘트를 얼마나 만들었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만든 것을 제때 보내고, 비용을 견디며, 지역과 환경의 조건 안에서 다음 가동을 이어 가는 데서 완성된다.

각주

  1. 성신양회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한국거래소, 2026-03-0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6/001235/20260306002849/00591.htm
  2. 성신양회 연결 사업·재무 자료, 한국거래소 KIND, 2026-03-0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6/001269/20260306002906/00660.htm
  3. 성신양회 사업보고서, 금융감독원 DART, 2026-03-18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18001369
  4. 출하량 26년만 최대라는데 콘크리트 없어 공사중단, 머니투데이, 2023-04-01 — https://www.mt.co.kr/industry/2023/04/01/2023033115120882140
  5. 성신양회 제60기 정기주주총회소집공고, 한국거래소 KIND, 2026-03-0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6/001235/20260306002849/00591.htm
  6. 시멘트 업계 불황 속 성신양회, ‘나홀로 확장’, FETV, 2026-01-31 — https://www.fetv.co.kr/news/article.html?no=211428
  7. 시멘트 업계 불황 속 성신양회, ‘나홀로 확장’, FETV, 2026-01-31 — https://www.fetv.co.kr/news/article.html?no=211428
  8. 성신양회 감사보고서 제출, 금융감독원 DART, 2026-03-18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18801698
  9. 성신양회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변경 공시, 금융감독원 DART, 2026-02-25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225801738
  10. 성신양회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한국거래소, 2026-03-0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6/001235/20260306002849/00591.htm
  11. 성신양회 분기보고서, 금융감독원 DART, 2026-05-15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5001315
  12. 성신양회 2026년 1분기 재무 요약, Disclo, 2026-05-15 — https://www.disclo.co.kr/c/004980/
  13. 성신양회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한국거래소, 2026-03-0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6/001235/20260306002849/00591.htm
  14. 성신양회 분기보고서, 금융감독원 DART, 2026-05-15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5001315
  15. 최소 17만톤 공급 차질…코레일 사고 후폭풍, 이투데이, 2022-11-08 — https://www.etoday.co.kr/news/view/2190349
  16. 코레일 충북본부-성신양회 단양공장 철도 물류 간담회, 중도일보, 2026-03-11 — https://m.joongdo.co.kr/view.php?key=20260311010003409
  17. 단양 시멘트 업계 폐기물 연료 사용량 증가세, 뉴시스, 2022-01-10 —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20110_0001718794
  18. 단양 시멘트 업계 폐기물 연료 사용량 증가세 꾸준, 뉴시스, 2022-01-10 —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20110_0001718794
  19. 단양 시멘트공장 공해 저감 투자, 한국경제·연합뉴스, 2022-01-10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201106991Y
  20. 시멘트 공장서 나온 CO₂로 청정메탄올 생산, 바이오프랜즈, 2026-05-28 — https://www.bfi.co.kr/community/bf-news?board_code=2&code=1038&tpf=board%2Fview
  21. 성신양회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2024-03-1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4/03/13/002324/20240313005527/1101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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