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베어링 안에서 매출이 시작되는 부품
엔비알모션의 주력 제품은 완성 베어링이 아니라 그 안에서 구르는 정밀 전동체다. 둥근 스틸볼과 원추형 테이퍼롤러가 중심이며, 자동차·산업장비·정밀부품의 회전부에 들어간다. 소비자가 회사 이름을 볼 일은 드물지만, 제품은 베어링의 내륜과 외륜 사이에서 계속 움직이는 위치에 놓인다. 완성품 브랜드보다 치수와 표면, 반복 생산의 일관성이 거래를 좌우하는 부품 사업이다.
이미지: 엔비알모션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밀 베어링용 금속 강구와 롤러▲ 정밀 베어링용 금속 강구와 롤러를 내세운 엔비알모션 홈페이지 화면 — 출처: [한국경제, 2025-12-04](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2044190i)
스틸볼과 테이퍼롤러의 모양이 다른 것은 맡는 자리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스틸볼은 구형이고 테이퍼롤러는 양 끝의 지름이 다른 원추형이다. 회사가 어느 제품을 얼마나 팔았는지는 실적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 사업의 무게중심이 두 제품의 반복 양산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세라믹볼이나 로봇용 제품 이야기가 시장의 시선을 끌더라도, 당장의 공장과 손익을 움직이는 것은 금속 전동체다.
베어링 구조를 펼쳐 보면 전동체의 위치가 더 선명해진다. 회전축과 하우징 사이에 내륜·외륜이 있고 그 사이에 볼이 배치된다. 엔비알모션은 이 전체 장치를 조립해 파는 회사라기보다, 그 내부의 핵심 형상을 고객 규격에 맞춰 공급하는 쪽에 가깝다. 베어링레이스도 제품군에 포함되지만, 현재 공시상 단일 사업부문의 중심은 전동체 제조·판매다.
이미지: 스핀들 회전축과 볼베어링의 배치 구조를 나타낸 기술 도식▲ 회전축과 하우징 사이에서 내륜·외륜과 볼이 배치되는 모습을 그린 기술 도식 — 출처: [MISUMI, 2026-08-10 접속](https://kr.misumi-ec.com/tech-info/categories/machine_design/md05/g0039.html)
이 사업을 이해할 때 ‘베어링 시장이 커지는가’만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엔비알모션이 파는 것은 고객의 베어링 설계 안에 들어갈 특정 규격의 부품이다. 같은 종류의 볼이나 롤러라도 고객별 요구와 품질승인을 거쳐야 하며, 승인을 받은 뒤 반복 주문이 붙어야 매출 기반이 단단해진다. 범용 금속 가공품처럼 오늘 만든 물량을 내일 다른 구매자에게 돌려 파는 그림과는 거리가 있다.
공식 고객 페이지에는 Schaeffler·NSK·일진·SKF 등의 이름이 표시돼 있다. 이는 회사가 글로벌·국내 베어링 생태계와 접점을 갖고 있음을 보여 주지만, 각 회사에 어떤 제품을 직접 공급하는지, 거래가 현재도 어느 규모로 이어지는지까지 증명하지는 않는다. 고객 로고는 진입 경로의 표지판이고, 실제 매출의 질은 품목별 승인과 반복 발주에서 확인해야 한다.
2.규격 협의에서 납품까지, 긴 거래의 통로
회사는 스틸볼·세라믹볼·롤러·레이스를 국내외 고객에게 직판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출발점은 고객이 요구하는 규격과 공정 조건이다. 제품을 먼저 대량으로 만들어 유통망에 푸는 것이 아니라, 고객별 요구를 생산 조건으로 옮기고 품질승인을 통과한 뒤 납품하는 흐름이다. 돈이 생기는 경로도 이 순서를 따른다. 개발 협의나 샘플 제출만으로는 부족하고, 승인된 품목이 반복 생산돼 고객에게 전달돼야 한다.
이 구조에서 영업과 제조는 분리하기 어렵다. 영업이 규격을 받아 오면 공정 설계와 품질 대응이 뒤따르고, 생산 결과가 고객 승인에 미치지 못하면 매출 시점도 밀릴 수 있다. 반대로 한 번 품목이 자리 잡으면 같은 규격의 반복 발주를 받을 기반이 생긴다. 베어링 산업의 진입장벽을 ‘시간’이라고 표현한 대표 인터뷰는 이런 누적 과정을 회사 관점에서 압축한 말이다.
공식 생산 흐름은 원자재 입고, 압조, 열처리, 연마·래핑, 세척, 자동검사, 최종검사, 포장과 납품으로 이어진다. 압조는 금속 소재를 눌러 기본 형상을 만드는 단계이고, 래핑은 표면을 정밀하게 다듬는 마무리 가공이다. 앞 공정의 결과가 다음 공정의 입력이 되기 때문에 마지막 검사만 강화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구조는 아니다.
원자재와 초기 성형에서는 제품의 기본 형상을 만든다.
열처리 뒤 연마·래핑에서는 요구 규격에 맞춰 표면과 치수를 다듬는다.
세척과 자동검사·최종검사는 양산품의 일관성을 가려내는 관문이다.
포장과 납품은 승인된 제품이 실제 거래로 넘어가는 마지막 단계다.
이 일관 공정은 회사가 단순 선별·유통업체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동시에 설비 이전이나 재배치가 발생하면 여러 단계의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생산능력을 늘렸다는 사실과 수율·납기가 안정됐다는 사실은 같은 말이 아니다. 신규 설비가 들어온 뒤 고객이 받아들일 품질로 반복 생산되는지가 중요하다.
밀양공장과 창원공장은 이런 생산 흐름의 물리적 기반이다. 두 거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품별 생산능력이나 가동률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회사의 경쟁력이 도면이나 특허 한 장보다 설비 운전, 공정 간 연결, 검사 데이터와 고객 대응의 축적에 놓여 있다는 점은 읽을 수 있다. 공장을 가진 제조업의 장점과 고정비 부담이 같은 장소에서 생긴다.
3.강구에서 원추형 롤러로 넓어진 양산 축
회사의 과거 이름은 엔비지였다. 초기 강구 중심 사업에서 테이퍼롤러로 영역을 넓혀 왔다는 서사는 대표 인터뷰와 회사 설명에 근거한다. 현재는 테이퍼롤러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고, 스틸볼은 오래된 기반 제품으로 남아 있다. 이는 유행하는 응용처를 따라 제품 이름만 바꾼 변화가 아니라, 서로 다른 형상의 전동체를 실제 양산 품목으로 늘려 온 과정이다.
이미지: 여러 규격의 테이퍼롤러 실물▲ 지름과 길이가 다른 원추형 테이퍼롤러 실물 — 출처: [더벨, 2026-07-23](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key=202607230953474160103259)
테이퍼롤러는 사진만으로도 스틸볼과 사업상의 차이를 드러낸다. 구형 제품의 연장이 아니라 원추형이라는 별도 형상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회사는 이를 자동차 휠허브·변속기와 산업용 감속기 등에 들어가는 베어링 전동체로 설명한다. 다만 특정 완성차나 로봇 회사의 제품에 실제로 들어간다는 주장은 고객 원문이나 계약 공시와 함께 확인해야 한다.
베어링레이스는 전동체가 구르는 고리 모양 부품이다. 회사의 제품 범위를 전동체 바깥으로 넓히는 품목이지만, 최근에는 일부 레이스의 고객 승인과 매출 인식이 늦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제품군 확대가 곧바로 매출 확대를 뜻하지 않는 이유다. 가공이 끝났더라도 고객 승인과 회계상 인식 조건이 남아 있으면 생산 현장과 손익계산서의 시간이 어긋날 수 있다.
이 대목은 엔비알모션의 성장 방식을 잘 보여 준다. 새 형상을 개발하고 설비를 놓는 것, 고객 검증을 통과하는 것, 반복 양산 매출로 자리 잡는 것은 서로 다른 단계다. 테이퍼롤러는 이미 현재 매출의 중심에 들어와 있지만, 레이스의 일부 프로젝트와 뒤에서 다룰 세라믹볼·CRB는 같은 확정도로 묶을 수 없다. 제품 이름보다 어느 관문까지 통과했는지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4.실적: 커진 외형과 아직 메우지 못한 비용
연결 감사가 끝난 2025년 매출은 630.9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9.28억원, 당기순손실은 127.41억원이다. 외형은 수백억원대로 올라왔지만 본업의 영업비용을 아직 매출총이익으로 덮지 못했고, 영업 단계 아래의 손실 폭은 더 컸다. 매출 규모만 보면 양산 기반이 보이지만, 손익만 보면 그 기반이 안정적인 이익으로 전환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약 151억원, 영업손실 약 12억원, 순손실 약 2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은 이어졌으나 흑자 전환은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일부 레이스 품목의 승인·매출 인식 지연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 이전·재배치 비용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는 적자의 배경에 관한 회사 설명이지, 모든 손실을 일회성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구분 | 매출 | 영업손익 | 당기순손익 | 읽을 점 |
|---|---|---|---|---|
2025년 연결 감사실적 | 630.94억원 | -39.28억원 | -127.41억원 | 외형은 형성됐으나 영업·순손실 지속 |
2026년 1분기 | 약 151억원 | 약 -12억원 | 약 -20억원 | 설비 재배치와 일부 승인 지연 속 적자 지속 |
제품 구성에서는 테이퍼롤러의 비중이 가장 크다. 2025년 3분기 누적 제품 매출은 테이퍼롤러 290.22억원으로 60.52%, 스틸볼 134.16억원으로 27.98%였다. 회사가 2026년 IR에서 제시한 2024년 말 구성도 테이퍼롤러 57%, 스틸볼 27%, 베어링레이스 15%였다. 기준 시점과 집계 범위가 다르므로 두 비율을 단순 증감표처럼 연결할 수는 없지만, 테이퍼롤러가 현재 외형의 중심이라는 방향은 일치한다.
2025년 손실을 설명하며 회사는 재고평가충당금, 연구개발비, 주식보상비용과 스팩 합병 관련 비용을 언급했고 손익분기 매출 목표 수준으로 약 650억원을 제시했다. 이 숫자는 감사 재무제표의 별도 조정손익이 아니라 회사의 언론 설명과 목표다. 따라서 이를 모두 비현금·일회성 비용으로 빼서 정상 이익을 계산하거나, 목표 매출을 넘으면 자동으로 흑자가 난다고 전제해서는 안 된다.
핵심은 매출의 존재보다 매출이 비용 구조를 이길 만큼 안정적으로 반복되는가에 있다. 설비를 옮긴 뒤 생산성이 회복되고, 지연된 품목이 승인되며, 주력 제품의 매출총이익이 고정비를 흡수해야 한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직접 확인되는 최신 확정 원문은 1분기 보고서까지여서 그 이후의 흑자 전환을 미리 채워 넣을 근거는 없다.
5.공장의 시간과 고객 승인의 시간이 맞물릴 때
제조업의 증설은 기계가 들어오는 날 끝나지 않는다. 기존 설비를 옮기고 새 배치를 정한 뒤 공정 간 물류와 검사 흐름을 안정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엔비알모션처럼 고객별 규격과 승인을 전제로 하는 사업에서는 내부 생산 안정화 뒤에도 고객 확인이 남는다. 1분기에 나타난 레이스 인식 지연과 재배치 비용은 이 두 시계가 어긋날 때 손익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보여 준 사례다.
생산능력 확대가 잘 작동하면 회사는 더 많은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낮은 가동 상태가 길어지면 감가상각과 인건비 같은 고정비가 적은 생산량에 나뉘어 실린다. 공개된 정보만으로 공장별 가동률을 계산할 수는 없지만, 회사가 제시한 손익분기 목표와 최근 적자를 함께 보면 가동 안정화가 단순 운영 문제가 아니라 마진의 전제임을 알 수 있다.
공정의 어느 한 지점만 떼어 보기도 어렵다. 압조 물량이 늘어도 후단의 연마·검사 능력이 따라오지 못하면 출하가 막힐 수 있고, 생산이 완료돼도 고객 승인이 지연되면 매출 인식이 늦어진다. 반대로 설비 안정화와 승인이 함께 진행되면 이미 확보한 양산 제품군이 손익 회복의 기반이 된다. 회사가 말하는 생산능력과 투자자가 기다리는 이익 사이에는 이 연결 과정이 놓여 있다.
엔비알모션은 2026년 5월 IR에서 품목별 수주금액 합계 1,090억원과 당시 수주잔고 941억원을 제시했다. 외형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회사 발표치지만, 고객명·계약조건·납기·취소 조항과 매출 인식 조건이 충분히 공개되지는 않았다. 수주잔고는 생산 기회의 크기를 보여 주되 확정 매출표와 동일하게 읽을 수는 없다.
특히 이 회사에서는 수주가 어느 제품에 배분됐고 어느 승인 단계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기존 스틸볼·테이퍼롤러의 반복 발주인지, 레이스의 신규 승인 물량인지, 개발 제품의 예상 프로젝트인지에 따라 실현 속도와 비용 부담이 다르다. 익명 합계가 실제 납품으로 바뀌는 과정은 이후 공시의 매출, 재고와 손익에서 확인된다.
6.세라믹볼과 CRB, 양산 바깥에서 준비하는 다음 형상
세라믹볼은 엔비알모션이 강조하는 고부가 제품이지만 현재 주력 매출로 확인된 품목은 아니다. 회사는 질화규소, 즉 Si3N4 소재의 정밀 세라믹볼을 개발하고 반도체 진공펌프와 하이브리드·전기차용 저소음 프리미엄 베어링을 목표 적용처로 제시한다. 공개된 범위에서는 양산 고객, 매출과 가동률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지: 구 사명 NBG 시절 대표가 작은 베어링 부품을 들어 보이는 인터뷰 사진▲ 구 사명 NBG 시절 대표가 세라믹 베어링볼 개발을 설명하며 부품을 들어 보이는 모습 — 출처: [조선일보, 2024-05-13](https://www.chosun.com/english/industry-en/2024/05/13/ERIMZPHSXRF4HIIGIENBJAJJRI/)
세라믹볼의 의미는 기존 금속 전동체에서 쌓은 정밀 가공·검사 경험을 다른 소재로 확장하려는 데 있다. 다만 사진 속 시제품과 인터뷰는 개발의 실재를 보여 줄 뿐, 현재 대량 납품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국산화’라는 표현도 개발 목표와 기술 진전을 설명하는 맥락에서 읽어야 하며, 고객 승인이나 상업 생산의 완료를 자동으로 뜻하지 않는다.
반도체 진공펌프는 회사가 제시한 목표 적용처 가운데 하나다. 아래 사진은 엔비알모션 공장이 아니라 실제 진공펌프 부품 생산·검사 현장의 산업 맥락을 보여 준다. 개발 제품이 겨냥하는 시장을 이해하는 참고 장면이지, 사진 속 설비나 작업자가 엔비알모션의 납품 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진공펌프 부품을 생산하고 검사하는 공장 현장▲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진공펌프 부품을 생산·검사하는 별도 업체의 공장 현장 — 출처: [서울경제, 2023-08-06](https://www.sedaily.com/NewsView/29TAWTIO4P)
CRB와 완성 베어링도 단계 구분이 필요하다. 회사 인터뷰에서 언급된 CRB는 개발 제품이고, 완성 베어링 조립 진출은 현재 사업부문이 아니라 장기 목표다. 시장에서 로봇·감속기 이야기가 붙는 이유는 전동체가 회전부에 들어간다는 연결고리와 회사의 개발 방향에 있다. 하지만 응용 가능성과 고객 계약은 같은 사실이 아니다.
구분 | 현재 확인되는 단계 | 매출을 확인할 근거 |
|---|---|---|
스틸볼·테이퍼롤러 | 반복 양산의 주력 | 공시된 제품 매출과 전체 실적 |
베어링레이스 | 판매 제품이나 일부 품목 승인·인식 지연 | 후속 승인 및 매출 인식 |
세라믹볼 | 사업화·고객 검증을 추진하는 개발 품목 | 양산 고객, 반복 출하와 제품 매출 |
CRB | 회사 인터뷰와 IR에 나타난 개발 영역 | 고객 승인과 상업 생산 |
완성 베어링 조립 | 장기 목표 | 별도 사업화와 실제 판매 |
이 표의 경계는 기술의 우열을 매기는 것이 아니다. 공장에 존재하는 시제품, 고객에게 보낸 샘플, 승인된 제품, 반복 출하되는 양산품은 기업가치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영된다. 세라믹볼과 CRB의 기대가 의미를 얻는 순간은 멋진 적용처 이름이 더 붙을 때가 아니라 기존 공정처럼 주문·생산·검사·납품의 고리를 완성할 때다.
7.사명 변경과 스팩 합병이 불러온 더 큰 기대
엔비지는 2025년 3월 31일 주주총회 결의로 엔비알모션이라는 이름을 택했다. ‘볼’에 가까운 과거 이미지에서 롤러와 다른 모션 부품까지 포괄하는 방향을 드러낸 변화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이름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사업 구조가 즉시 바뀐 것은 아니다. 공시상 현재 중심은 여전히 정밀 전동체 양산이다.
회사는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3호와 합병해 2026년 1월 14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스팩 합병은 비상장 제조기업이 상장법인과 합쳐 시장에 들어오는 경로다. 상장은 자금과 인지도의 문을 넓히는 동시에 분기별 숫자와 개발 진척을 공개 시장에서 검증받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지: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기념식에 선 엔비알모션 임직원들▲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기념식에서 기념패와 꽃다발을 든 엔비알모션 임직원들 — 출처: [서울경제TV, 2026-01-14](https://www.sentv.co.kr/article/view/sentv202601140035)
상장 전후 시장에서는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전기차와 우주항공 같은 단어가 회사에 붙었다. 전동체가 여러 회전 장치에 쓰이고 회사가 로봇 관련 개발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은 연결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특정 글로벌 기업 공급, 수주 기회와 양산 매출은 계약서·고객사 원문·매출 인식 공시가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공개 수준에서는 상당 부분이 회사 인터뷰나 증권사 서술, 시장 기대의 영역이다.
상장 직후 수급 변화도 있었다. 2026년 3월 5일 공시에서 IBK-스톤브릿지 혁신성장 PEF 등 공동보유자의 지분율은 5.88%로, 직전 보고보다 3.0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보유구조의 변화라는 별도 사실이다. 공장 가동, 고객 승인이나 제품 경쟁력을 직접 설명하지 않으므로 사업 전망의 원인처럼 엮을 필요는 없다.
엔비알모션을 둘러싼 흥분과 경계는 같은 곳에서 나온다. 작은 전동체가 자동차와 산업장비를 넘어 로봇·전기차·반도체 장비의 회전부로 확장될 가능성은 크고 선명하게 들린다. 반면 거래의 실제 단위는 고객별 규격, 승인과 반복 납품이다. 시장의 응용처 지도는 넓지만 회사의 매출은 한 품목씩 좁은 문을 통과해 쌓인다.
8.이름보다 형상, 형상보다 반복 생산
엔비알모션에는 이미 돌아가는 사업과 아직 통과해야 할 개발 사업이 함께 있다. 전자는 스틸볼과 테이퍼롤러의 양산에서 확인되고, 후자는 세라믹볼·CRB와 완성 베어링 구상에 놓여 있다. 이 둘을 모두 ‘미래 모빌리티 부품’이라는 한 문장에 넣으면 회사가 가진 공정 기반도, 새 제품이 넘어야 할 승인 과정도 흐려진다.
주력 사업의 과제는 새 이야기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양산이 이익을 남기는 구조로 안정되는 데 있다. 설비 재배치가 마무리되고 레이스 승인 지연이 풀리며 전동체 출하가 고정비를 흡수해야 한다. 개발 사업의 과제는 목표 적용처를 고객 프로젝트로, 프로젝트를 품질승인으로, 승인을 반복 주문으로 바꾸는 것이다.
낙관론은 기존 강구 경험이 테이퍼롤러로 이어졌듯 새로운 형상과 소재도 양산 품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다. 비관론은 익명 수주와 화려한 응용처가 길어진 검증 기간, 낮은 가동과 비용 부담을 가릴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쪽도 제품 사진이나 테마 이름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이미 한 차례 제품 축을 넓힌 제조 이력과 최근 손실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언어는 ‘로봇’보다 ‘승인’, ‘수주’보다 ‘매출 인식’, ‘증설’보다 ‘안정화’에서 더 구체적이 된다. 작은 볼과 롤러는 완성품 안에 숨어 있지만, 회사의 변화는 숨기 어렵다. 고객 규격을 받은 금속 형상이 여러 공정을 지나 검사대를 통과하고 다시 같은 주문으로 돌아오는 순간, 개발 서사는 비로소 제조업의 실적이 된다.
각주
- 엔비알모션 분기보고서(2025년 3분기),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1/21/000174/20260121000418/11013.htm
- 엔비알모션 제15기 정기주주총회소집공고 및 사업 개요, 한국거래소/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0253/20260311000759/00591.htm
- 주요고객, NBR Motion — https://nbr-motion.com/kor/company/customer.html
- NBR Motion 메인 페이지 — https://www.nbr-motion.com/kor/main/main.html
- 베어링 산업 진입장벽은 시간…강구 넘어 테이퍼롤러로 진화, 더벨 — 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key=202607230953474160103259
- NBR Motion 제조공정: 전동체 생산 프로세스 — https://nbr-motion.com/kor/facilities/production.html
- 인사말·회사개요, NBR Motion — https://nbr-motion.com/kor/company/greetings.html
- 베어링 산업 진입장벽은 시간…강구 넘어 테이퍼롤러로 진화, 더벨 — 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key=202607230953474160103259
- 엔비알모션, 1분기 매출 151억원, 뉴스핌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515000180
- 사업보고서 (2025.12), 금융감독원 DART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23000600
- 분기보고서 (2026.03), 금융감독원 DART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4001356
- 엔비알모션 IR Book 2026, 한국거래소 KIND / 엔비알모션 — https://kind.krx.co.kr/external/dst/irReference/17971/%EC%97%94%EB%B9%84%EC%95%8C%EB%AA%A8%EC%85%98%20IR%20Book_2026.pdf
- 엔비알모션, 지난해 매출 631억원, 뉴스핌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323000276
- 엔비알모션, 1분기 매출 151억원, 뉴스핌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515000180
- 엔비알모션 IR Book 2026 5월, 한국거래소/KIND IR자료실 — https://kind.krx.co.kr/external/dst/irReference/18650/%EC%97%94%EB%B9%84%EC%95%8C%EB%AA%A8%션%20IR%20Book%202026%205%EC%9B%94%20-%EA%B3%B5%EC%8B%9CR.pdf
- NBR Motion 제품소개: 세라믹 볼 및 적용분야 — https://nbr-motion.com/kor/product/rnd.html
- 엔비알모션 분기보고서(2025년 3분기),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1/21/000174/20260121000418/11013.htm
- 엔비알모션, 스팩 합병 통해 코스닥 상장, 서울경제TV — https://www.sentv.co.kr/article/view/sentv202601140035
- 엔비알모션, 설명할 시간 없어, 빨리 타(feat. 로봇), 신한투자증권 — https://files-scs.pstatic.net/2026/03/26/XUMna5OGdT/260326%28%EB%AA%A9%29%20%EC%A6%9D%EA%B6%8C%EC%82%AC%EB%A6%AC%ED%8F%AC%ED%8A%B8.pdf
-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약식),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5/001771/20260305003948/00637.htm
- 엔비알모션 IR Book 2026, 한국거래소 KIND / 엔비알모션 — https://kind.krx.co.kr/external/dst/irReference/17971/%EC%97%94%EB%B9%84%EC%95%8C%EB%AA%A8%EC%85%98%20IR%20Book_2026.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