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한 끼 안에 겹쳐 있는 여러 제품군
아침에는 즉석밥이나 오믈렛, 점심에는 급식용 소스, 저녁에는 카레와 냉동 피자, 야식에는 봉지라면이 식탁에 오른다. 오뚜기의 사업 범위는 이처럼 한 가지 대표 상품보다 하루 동안 반복되는 식사 장면에 가깝다. 면, 카레·짜장, 소스·드레싱, 식용유, 통조림과 농수산 가공식품을 비롯해 밥·죽, 탕·국, 냉동 만두·치킨, 파스타까지 소비자가 접하는 품목이 넓다.
이 폭은 단순히 상품 이름이 많다는 뜻에 그치지 않는다. 라면처럼 제품 자체가 한 끼가 되는 품목도 있고, 케첩·마요네즈·참기름처럼 다른 음식의 조리를 완성하는 품목도 있다. 냉동식품은 보관과 조리의 편의를, 카레와 짜장은 익숙한 맛을 빠르게 재현하는 기능을 맡는다. 소비자는 오뚜기라는 한 회사와 거래한다고 의식하지 않아도 서로 다른 식사 순간마다 그 제품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제품의 사용 시간도 넓어지고 있다. 퀵모닝 오믈렛은 접시에 담아 바로 먹는 아침 식사 장면을 전면에 내세운다. 거창한 외식 메뉴보다 준비 시간을 줄인 한 접시에 가깝다. 이런 제품은 라면이나 카레를 대체한다기보다 기존 포트폴리오가 미처 차지하지 못했던 끼니와 상황을 보충한다.
이미지: 접시에 담긴 퀵모닝 오믈렛과 제품 패키지▲ 접시에 담긴 퀵모닝 오믈렛과 제품 패키지, 간편식이 겨냥하는 아침 식사 장면 — 출처: 오뚜기몰, 2026-02-13
이 구조에서 라면은 분명 중요한 축이지만 회사 전체와 같은 말은 아니다. 식사의 주인공이 되는 제품과 조리를 돕는 제품, 상온 보관품과 냉동품, 가정에서 고르는 완제품과 업소가 대량으로 사용하는 식재료가 함께 놓여 있다. 한 제품의 유행만으로 전체를 설명하기 어려운 대신, 여러 품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유통해야 하는 운영의 복잡성도 따라온다. 오뚜기의 핵심은 유명한 노란색 포장 하나보다 이 복수의 식사 장면을 오래 연결해 온 데 있다.
2.소매 진열대와 급식 조리실로 갈라지는 매출 경로
가정용 제품은 소비자가 마트나 온라인몰 같은 판매 채널에서 고르는 B2C 사업의 얼굴이다. 브랜드, 맛, 포장 단위와 조리 편의성이 구매 판단에 직접 닿는다. 익숙한 카레와 라면뿐 아니라 냉동식품, 소스, 즉석밥처럼 서로 다른 진열대를 차지하는 제품도 이 경로에서 돈이 된다.
다른 한쪽에는 외식업체, 학교·사내·군 급식과 식품 제조공장이 있다. 오뚜기는 이 고객들에게 소스·드레싱, 라면, 즉석밥, 냉동 조리식품과 식품 원료를 공급하며 고객 요구에 맞춘 제품도 사업 범위로 제시한다. 식당의 주방에서는 완제품 브랜드보다 조리 결과의 일관성과 필요한 형태가 중요할 수 있고, 식품공장에서는 오뚜기 제품이 최종 상품이 아니라 다른 상품을 만드는 재료로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돈이 생기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소비자가 포장된 일반식품을 구매하는 반복 판매가 하나이고, 업소와 기관·제조공장에 원료나 맞춤형 식품을 유통·납품하는 거래가 다른 하나다. 같은 소스나 냉동 조리식품이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고객, 포장, 주문 맥락이 다르다. 가정용 상품의 인지도가 B2B 계약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도 아니며, 급식 납품 경험이 소매점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대신해 주는 것도 아니다.
이 구분은 제품군이 넓은 이유를 읽는 데도 중요하다. 다양한 품목은 가정의 장바구니 안에서 함께 팔릴 뿐 아니라 외식과 단체급식, 제조용 원료 시장으로 접점을 늘린다. 한편 거래처가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보관·배송하는 능력이 받쳐 주지 않으면 넓은 목록은 관리 부담이 된다. 오뚜기가 제품 연구와 여러 생산 거점, 국내외 물류망을 함께 운영하는 이유가 판매 채널의 구조와 맞닿는 지점이다.
소비자에게 보이는 것은 대개 완성된 포장이다. 그러나 회사의 실제 고객 지도를 따라가면 식탁 뒤편의 조리실과 공장까지 이어진다. 오뚜기를 생활소비재 브랜드로만 볼 때 빠지는 부분이 바로 이 납품과 원료의 흐름이다. 반대로 B2B만 강조하면 오랜 기간 축적된 소비자 제품의 접점이 사라진다. 두 경로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사업의 외형과 운영 방식을 함께 규정한다.
3.매출 성장과 이익 후퇴가 겹친 실적
2025년 감사가 끝난 연결 실적은 외형 성장과 이익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 매출은 3조6,745억원으로 전년보다 3.8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73억원으로 20.16%, 당기순이익은 721억원으로 47.58% 줄었다. 더 팔았다는 사실만으로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없는 해였다.
기간 | 연결 매출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전년 비교 |
|---|---|---|---|---|
2025년 확정 | 3조6,745억원 | 1,773억원 | 721억원 | 매출 +3.83%, 영업이익 -20.16%, 순이익 -47.58% |
2026년 1분기 | 9,552억원 | 594억원 | 350억원 | 매출 +3.74%, 영업이익 +3.28%, 순이익 +5.46% |
매출의 구성은 회사가 라면 한 품목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점을 수치로 보여 준다. 면제품류가 28.7%로 가장 크지만 농수산가공품 19.4%, 양념소스 17.0%, 기타 16.8%, 유지 12.0%, 건조식품 6.1%로 나뉜다. 면의 실적이 중요하면서도 소스·유지·가공식품의 움직임을 함께 보아야 연결 매출을 읽을 수 있는 구조다.
2026년 1분기에는 연결 매출 9,552억원, 영업이익 594억원, 순이익 3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74%, 3.28%, 5.46% 증가했다. 직전 연간 실적에서 크게 후퇴한 이익이 분기 기준으로는 다시 증가했지만, 한 분기의 방향만으로 연간 수익성 회복을 확정하기에는 아직 비교 구간이 짧다.
현금의 움직임은 손익계산서와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2025년 연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188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과 현금흐름은 인식 시점과 운전자본 등의 영향을 달리 받으므로 숫자가 같을 필요가 없다. 이 대목에서는 연결회사 전체의 현금흐름과 오뚜기 별도 재무제표의 수치를 섞지 않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해외 외형과 이익 사이에도 간격이 있었다. 2025년 미국법인은 매출 972억원을 올렸지만 당기순손실 228억원을 기록했다. 현지 매출이 잡혔다는 사실과 연결 이익에 기여했다는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망을 넓히는 과정이 손익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따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최신 정기 실적 원문은 1분기보고서다. 반기보고서의 법정 일정이 8월 14일로 제시돼 있어 2분기와 반기 확정치는 아직 채워 넣을 수 없다. 지금 확인되는 흐름은 2025년의 이익 후퇴와 이듬해 첫 분기의 완만한 증가까지다. 그 사이를 전망치로 메우기보다 공시된 구간의 차이를 남겨 두는 편이 회사의 현재 수익성을 더 정확하게 보여 준다.
4.제품마다 자리를 나눈 생산 지도
연결회사는 국내외 26개 사업장에서 건조식품, 양념소스, 유지, 면과 농수산 가공식품을 제조·판매한다. 모든 공장이 같은 물건을 찍어내는 구조가 아니라 생산 품목과 수출 역할에 따라 거점이 나뉜다. 국내에서는 안양공장이 여러 품목을 맡고, 대풍공장은 카레·케첩·마요네즈·즉석밥 등을 생산한다. 삼남공장은 수출 제품의 거점이며 포승공장은 유지류에 특화돼 있다.
대풍공장의 카레 레토르트 파우치 라인은 이 역할 분담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보여 준다. 레토르트는 식품을 밀봉한 뒤 가열 살균해 보존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사진에서는 개별 파우치가 자동화 설비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한다. 소비자에게는 상자 안의 카레 한 봉지지만 공장에서는 충전·이송·검사가 이어지는 연속 공정의 결과물이다. 회사는 이 공장에 스마트팩토리와 인공지능 검사 체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이미지: 대풍공장 자동화 라인을 이동하는 카레 레토르트 파우치▲ 대풍공장 컨베이어 위를 이동하는 카레 레토르트 파우치, 다품목 사업을 받치는 자동화 생산 장면 — 출처: 오뚜기, 2023-08-01
이미지: 도심과 맞닿은 안양공장 전경▲ 여러 동과 생산시설이 모여 있는 안양공장 전경, 국내 다품목 생산 거점의 물리적 규모 — 출처: OTOKI, 2026-08-12
생산 지도는 국경 밖에서도 역할별로 이어진다. 중국·뉴질랜드·미국·베트남 법인은 모두 같은 형태의 판매법인이 아니다. 원료와 엑기스를 만들거나 현지에서 제품을 제조하고, 해당 시장에 판매하는 기능이 법인마다 다르다. 특히 뉴질랜드 법인은 1997년 사업을 시작해 라면스프와 사골국물 등에 쓰이는 사골·비프 엑기스를 생산한다. 해외 거점이 완제품 수출의 도착지만이 아니라 원료 조달과 가공의 출발점이기도 한 셈이다.
중앙연구소는 1976년부터 제품·기초·포장 연구를 수행해 왔다. 회사가 제시하는 연구 범위에는 미래 식량자원의 탐색도 포함된다. 당장의 판매 제품을 만드는 응용 연구뿐 아니라 포장과 기초 연구를 함께 둔다는 설명이다. 다품목 회사에서 연구의 역할은 신제품 이름을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서로 다른 보관 조건과 섭취 상황을 가진 제품을 실제 생산·유통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까지 연결된다.
이 생산망을 읽을 때 공장 수 자체보다 역할의 분리가 중요하다. 카레와 즉석밥, 수출 제품, 유지류는 필요한 설비와 물류의 맥락이 서로 다르다. 여러 거점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인 동시에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과 재고를 조율해야 하는 과제다. 식탁에서 보이는 다양성은 공장 안에서는 훨씬 복잡한 배치와 흐름으로 바뀐다.
5.카레와 라면 사이에 자리 잡은 냉동 한 끼
냉동 피자는 오뚜기가 기존의 상온 가공식품 이미지를 넘어 한 끼형 냉동식품으로 접점을 넓힌 사례다. 회사는 2016년 출시 이후 2026년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1억6,000만개를 넘었고, NIQ 코리아를 근거로 9년 연속 판매 1위 제조사라고 발표했다. 다만 공개된 독립 원자료가 함께 제시된 것은 아니므로 이 순위와 누적치는 회사가 밝힌 성과로 읽어야 한다.
이미지: 스톤베이크 불고기 피자 패키지와 조리된 피자▲ 스톤베이크 불고기 피자 패키지와 조리 예시, 냉동고에서 한 끼 메뉴로 이어지는 제품의 모습 — 출처: 오뚜기, 2026-06-26
피자는 소스와 조미식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냉동고에서 제품을 꺼내 조리하고 한 끼로 받아들이는 전 과정이 상품 경험에 들어온다. 오뚜기에는 소스·유지·가공식품처럼 식재료에 가까운 영역과 냉동 조리식품처럼 완성 메뉴에 가까운 영역이 한 포트폴리오 안에서 만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퀵모닝 오믈렛도 비슷한 방향의 다른 사용 시간을 겨냥한다. 냉동 피자가 식사나 간식의 메뉴를 제안한다면 오믈렛은 준비가 번거로운 아침의 한 접시를 간편하게 만든다. 두 제품을 같은 성공 공식으로 묶을 수는 없지만, 소비자가 무엇을 요리할지 결정한 뒤 보조 재료를 사는 방식에서 완성된 메뉴를 먼저 고르는 방식으로 접점이 넓어진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이런 확장은 전통 제품의 의미를 지우지 않는다. 카레, 라면, 케첩과 마요네즈가 쌓아 온 브랜드 접점 위에 새로운 보관 방식과 식사 장면을 더하는 쪽에 가깝다. 새 카테고리가 오래 남으려면 출시 뉴스보다 반복 구매가 중요하고, 냉동 보관과 유통을 감당할 운영도 필요하다. 냉동 피자의 장기 판매 주장은 그래서 단순한 신제품 화제보다 포트폴리오 정착 여부를 보여 주려는 회사의 설명으로 의미가 있다.
제품군이 넓어질수록 성공의 기준도 달라진다. 라면은 면 시장 안에서, 소스는 조리 습관 안에서, 냉동식품은 냉동고 공간과 간편식 선택지 안에서 경쟁한다. 한 브랜드 아래 있다고 해서 소비자의 선택 이유가 같지는 않다. 오뚜기의 제품사는 동일한 로고를 여러 포장에 붙인 기록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식사 문제에 맞춰 제품 형태를 바꿔 온 과정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6.해외에서는 수출품보다 먹는 장면을 먼저 만든다
해외 사업의 출발점은 국내 제품을 배에 싣는 것만이 아니다. 현지 원료 생산과 제조, 판매법인, 전시·시식 같은 소비자 접점이 서로 다른 단계에서 움직인다. 중국·뉴질랜드·미국·베트남 법인의 역할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은 해외 매출을 단일한 수출 숫자로만 읽기 어려운 이유다.
미국 식품 전시회에서는 치즈라면을 전면에 내세운 부스와 시식 공간이 운영됐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완성된 유통망이나 손익이 아니라 방문객이 제품을 보고 맛보는 초기 접점이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라면이라도 해외에서는 어떤 맛인지 설명하고 직접 먹게 하는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미지: 미국 식품 전시회의 치즈라면 부스와 방문객▲ 치즈라면 간판 아래 시식대를 둘러싼 방문객들, 해외 소비자에게 맛을 직접 소개하는 전시 현장 — 출처: 아시아경제, 2026-01-19
전시회의 활기는 시장 진입의 가능성을 보여 주지만 반복 주문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시식한 사람이 실제 매장에서 구매하고, 유통사가 재주문하며, 현지 판매가 비용을 넘는 이익으로 이어져야 사업의 다음 단계가 완성된다. 미국법인의 외형이 이미 존재하면서도 손익 전환을 별도로 살펴야 했던 이유와도 맞닿는다.
해외 제품을 무엇으로 구성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회사가 전시회에서 치즈라면을 내세웠다는 사실은 현지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메뉴와 경험을 선택한 사례다. 그러나 해외법인 전체가 라면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엑기스를 생산하는 원료 거점과 현지 제조·판매 거점이 함께 있어, 제품이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어느 법인을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는지에 따라 사업의 성격이 달라진다.
결국 해외 확장은 부스의 눈에 띄는 색상보다 그 뒤의 연결이 중요하다. 원료를 확보하고 제품을 만들며 통관과 보관을 거쳐 판매처에 공급한 뒤 재구매를 얻어야 한다. 오뚜기는 이 사슬의 여러 지점에 거점을 두고 있지만, 각 지점이 같은 속도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현지 노출, 실제 판매, 이익 기여를 차례로 구분하면 해외 뉴스의 크기와 사업의 진척을 혼동하지 않을 수 있다.
7.가격을 낮춘 뒤 남는 원가의 무게
오뚜기는 2026년 4월 출고분부터 라면 8종과 식용유 4종의 가격을 평균 약 6% 낮췄다고 독립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주 사는 제품의 가격 인하다. 회사 입장에서는 판매량을 지키거나 늘릴 가능성과 제품 한 단위에서 얻는 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을 동시에 안고 가는 결정이다.
가격과 판매량의 실제 반응은 확정 실적이 나오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인하가 구매 부담을 낮춰 수요를 방어할 수도 있지만, 판매 증가가 충분하지 않거나 원가가 내려오지 않으면 수익성에 부담이 된다. 라면과 식용유는 서로 다른 제품군이므로 동일한 비용 구조라고 가정할 수도 없다. 확인된 사실은 대상 품목과 인하 폭이며, 이후의 효과는 판매량과 이익에서 따로 드러나야 한다.
비용 민감도는 과거 실적 해석에서도 등장했다. 메리츠증권은 2025년 2분기의 부진을 원부재료 부담과 인건비 증가로 해석했다. 이는 증권사의 당시 평가이지 2026년 원가나 실적을 확정하는 전망은 아니다. 다만 매출이 늘어도 투입 비용과 인건비가 함께 오르면 이익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역사적 사례로는 읽을 수 있다.
오뚜기의 다품목 구조는 이 문제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어렵게 한다. 면, 유지, 소스, 냉동식품은 판매 채널과 투입 원료가 같지 않다. 일부 품목의 가격 조정이 전 제품의 가격 정책을 뜻하지도 않는다. 전체 매출의 변화만 볼 것이 아니라 어느 제품군에서 판매가 늘었고 어느 곳에서 비용 부담이 컸는지를 함께 봐야 가격 인하의 결과가 드러난다.
여기에는 식품회사가 반복해서 마주치는 긴장이 선명하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경쟁력은 브랜드와 판매량에 중요하지만, 공장·인력·원료·물류 비용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격을 올려 비용을 넘기면 수요가 흔들릴 수 있고, 낮추면 마진이 압박받을 수 있다. 어느 쪽이 정답인지 미리 정하기보다 오뚜기가 넓은 제품군 안에서 이 부담을 어떻게 나누는지가 더 실질적인 관찰 지점이다.
8.공장 문을 나선 제품이 해외 선반에 닿기까지
2026년 6월 준공된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는 생산 이후의 흐름을 손보는 시설이다. 회사는 입출고, 스티커 부착, 피킹에 WMS와 WCS 기반 자동화 체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WMS는 창고의 재고와 작업을 관리하고, WCS는 자동화 설비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체계다. 수출용 제품이 늘어나면 무엇을 어디에 보관하고 어떤 주문에 맞춰 꺼낼지 관리하는 일도 생산만큼 중요해진다.
이미지: 삼남 물류시설 건물 외관▲ 준공 전인 2025년에 촬영된 삼남 물류시설 건물 외관, 생산품이 출하 단계로 넘어가는 거점의 모습 — 출처: 서울신문, 2025-03-14
해외 판매의 다음 연결점으로는 일본법인이 있다. 판매법인은 2026년 5월 도쿄에 설립됐고, 회사는 같은 해 9월 이후 라면·K-소스·참기름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준일인 8월 12일에는 실제 판매와 매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법인 설립은 시장 접근을 위한 조직이 생겼다는 뜻이지만 소비자의 구매와 손익은 이후의 일이다.
생산능력 쪽에는 구미 수출용 라면공장 계획이 놓여 있다. 오뚜기라면과 구미시가 맺은 MOU에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하고 120명을 신규 고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MOU는 투자 의향과 협력 방향을 정한 단계다. 공장이 실제 가동됐거나 매출과 가동률이 발생했다는 증거로 바꾸어 읽어서는 안 된다.
사업 | 확인된 단계 |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결과 |
|---|---|---|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 | 준공 및 자동화 체계 적용 발표 | 추가 매출 규모 |
일본 판매법인 | 도쿄 법인 설립과 판매 계획 | 실제 판매액과 이익 기여 |
구미 수출용 라면공장 | 투자·고용 MOU | 완공, 가동, 매출, 가동률 |
세 움직임은 물류, 현지 판매, 생산능력이라는 서로 다른 병목을 겨냥한다. 센터는 이미 시설이 준공된 단계이고, 일본은 법인이 생겼으나 판매 개시를 기다리는 단계이며, 구미 공장은 협약과 계획의 단계다. 같은 해외 확장 뉴스로 묶더라도 사업의 확정도와 손익까지 남은 거리는 다르다.
이 차이를 지우지 않으면 오뚜기의 방향은 비교적 또렷해진다. 국내에서 만든 여러 제품을 수출 거점으로 모으고, 현지 판매 조직을 통해 선반에 올리며, 수요가 커질 경우 생산 기반을 넓히려는 흐름이다. 화려한 신사업을 새로 붙이는 그림보다 이미 팔고 있는 라면·소스·참기름의 이동 경로를 더 촘촘하게 만드는 그림에 가깝다.
대풍공장의 컨베이어에서 움직이던 파우치와 전시회 시식대의 라면 사이에는 생산, 검사, 보관, 피킹, 운송과 판매가 놓여 있다. 오뚜기의 넓은 제품 목록이 힘을 가지려면 이 긴 연결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 익숙한 한 끼를 반복해서 만드는 회사의 다음 변화도 결국 새 이름보다 그 제품이 공장 문을 나서 다른 시장의 식탁까지 도착하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각주
- 오뚜기 제55기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0725/20260318003615/11011.htm
- 제품 소개, 오뚜기, 2026-08-12 — https://www.otoki.com/product/product_cat
- 퀵모닝 오믈렛 2종 출시, 오뚜기, 2026-02-13 — https://www.otoki.com/pr/news-detail?idx=926
- 사업소개, 오뚜기 — https://www.otoki.com/about/business
- 사업소개, 오뚜기 — https://www.otoki.com/about/business
- 오뚜기 제55기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0725/20260318003615/11011.htm
- 오뚜기 감사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2-2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2/25/000249/20260225000804/00591.htm
- 오뚜기 제55기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0725/20260318003615/11011.htm
- 오뚜기 제56기 1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307/20260515002859/11013.htm
- 오뚜기 감사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2-2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2/25/000249/20260225000804/0059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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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뚜기 제56기 1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307/20260515002859/11013.htm
- 2026년 유가증권시장 정기공시 일정, 한국거래소 KIND — https://kind.krx.co.kr/common/marketschedule.do?method=loadInitPage
- 오뚜기 제55기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0725/20260318003615/11011.htm
- Business Places: Domestic Business, OTOKI, 2026-08-12 — https://www.otoki.com/en/about/domestic-business
- 오뚜기 대풍공장, 스마트팩토리·AI검사 기반 최대 생산기지, 오뚜기, 2023-08-01 — https://www.otoki.com/pr/news-detail?idx=510
- 해외법인소개, 오뚜기, 2026-08-12 — https://www.otoki.com/about/overseas-corporation
- 중앙연구소, 오뚜기, 2026-08-12 — https://www.otoki.com/about/laboratory
- 피자 출시 10주년 기념 스페셜 피자 2종, 오뚜기, 2026-06-26 — https://www.otoki.com/pr/news-detail?idx=998
- 퀵모닝 오믈렛 2종 출시, 오뚜기, 2026-02-13 — https://www.otoki.com/pr/news-detail?idx=926
- 해외법인소개, 오뚜기, 2026-08-12 — https://www.otoki.com/about/overseas-corporation
- 2026 Winter Fancy Fair 성료, 오뚜기, 2026-01-19 — https://www.otoki.com/pr/news-detail?idx=911
- 오뚜기, 라면·식용유 가격 약 6% 인하, 머니투데이, 2026-03-12 — https://www.mt.co.kr/living/2026/03/12/2026031215401813464
- 오뚜기 2Q25 실적 코멘트, 메리츠증권, 2025-08-18 — https://home.imeritz.com/include/resource/research/WorkFlow/20250818082642026K_02.pdf
-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 준공, 오뚜기, 2026-06-24 — https://www.otoki.com/pr/news-detail?idx=995
- 오뚜기, 일본법인 설립·하반기부터 본격 가동, 오뚜기, 2026-06-01 — https://www.otoki.com/pr/news-detail?idx=982
- 오뚜기라면, 구미시와 2,000억원 규모 투자 MOU, 오뚜기, 2026-07-13 — https://www.otoki.com/pr/news-detail?idx=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