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사육 케이지에서 시작되는 연구의 표준
보호복을 입은 작업자가 케이지 안을 살피는 장면은 오리엔트바이오의 본업을 꽤 정확하게 압축한다. 고객에게 건너가는 것은 생물 한 마리만이 아니다. 연구에 투입할 수 있도록 계통과 건강 상태를 관리한 실험동물, 이를 안정적으로 사육하는 시설·장비, 검사와 배송, 실험 수행을 돕는 서비스가 함께 움직인다.
공시상 주된 사업은 실험동물의 생산·수출입과 생명과학 연구개발이다. 공식 포트폴리오는 연구모델과 서비스, 시약, 바이오 소모품, 바이오 장비로 넓어진다. 고객이 제약사·연구소·대학·병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는 완제품 의약품을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바이오기업보다 연구가 시작될 수 있는 조건을 기업과 기관에 공급하는 인프라 사업자에 가깝다.
이미지: 생물안전 캐비닛 안의 실험동물 사육 케이지를 점검하는 작업자▲ 보호복을 착용한 작업자가 생물안전 캐비닛 안의 실험동물 사육 케이지를 점검하는 모습으로, 생물소재 사업이 일상적인 품질관리 작업 위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 출처: 한국경제, 2019-01-21
돈이 생기는 경로도 연구의 흐름을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뉜다. 실험동물과 생물소재를 판매하고, 건강·유전 검사를 제공하며, 형질전환과 표현형 분석, 수술, 사육 지원, 진단을 수행한다. 시설과 장비는 판매·설치에서 끝나지 않고 유지보수로도 연결될 수 있다. 동물을 출발점으로 삼되 연구실 운영에 필요한 주변 업무까지 주문 범위를 넓혀 놓은 구조다.
이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 속성은 희소한 이름이나 화려한 후보물질이 아니라 반복 가능성이다. 같은 계통으로 설계한 시험에서 예상하지 못한 감염이나 유전적 편차가 끼어들면 연구자는 실험을 다시 해야 할 수 있다. 오리엔트바이오가 건강 모니터링과 계통관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 있다. 사육실의 조용한 관리 업무가 고객에게는 일정과 데이터 품질의 문제로 번역된다.
2.사업: 한 번의 납품보다 긴 연구 지원 사슬
오리엔트바이오의 포트폴리오는 연구자가 모델을 고르는 순간부터 사육하고 검사하며 실험 결과를 얻는 구간까지 이어진다. 모든 고객이 전 과정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제시하는 서비스의 방향은 단품 판매보다 긴 관계를 지향한다.
연구 단계 | 고객이 해결하려는 문제 | 회사가 제시하는 제품·서비스 | 수익으로 이어지는 접점 |
|---|---|---|---|
모델 확보 | 목적에 맞는 계통과 수량을 마련해야 한다 | 실험동물·생물소재 생산, 공급, 수출입 | 동물과 생물소재 판매 |
품질 확인 | 감염과 유전적 편차를 통제해야 한다 | 건강·유전 검사, 병리, PCR 기반 검출 | 검사·진단 서비스 |
사육 환경 구축 | 오염을 막고 일정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 케이지, 개별환기식 사육장비, 시설 지원 | 장비 판매·설치·유지보수 |
연구 수행 | 수술이나 특수 모델 제작 역량이 필요하다 | 형질전환, 표현형 분석, 수술, 사육 지원 | 연구지원·CRO 용역 |
출하 이후 | 운송 중 이상이나 품질 이슈를 확인해야 한다 | 출하·배송, 클레임 병리보고 | 공급 서비스와 고객 유지 |
개별환기식 케이지 시스템인 IVC는 각 케이지의 공기를 관리하는 사육장비다. 연구자에게는 동물을 담는 선반이 아니라 오염 가능성을 낮추고 사육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반 시설이다. 장비 사업이 생물소재 사업과 동떨어진 부업이라기보다 같은 연구환경을 구성하는 한 조각인 셈이다.
이미지: 개별환기식 실험동물 사육시스템 제품 전경▲ 여러 단의 케이지와 중앙 제어부로 구성된 개별환기식 실험동물 사육시스템 전경으로, 생물소재 공급이 사육환경 구축 수요와 맞물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출처: Good Design Award, 2018
공시된 주요 고객은 제약사, 연구소, 대학, 병원이다. 제약사는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대학과 연구소는 기초·응용 연구를 위해, 병원은 연구 목적에 따라 모델과 장비를 찾을 수 있다. 고객 명단보다 중요한 것은 주문의 성격이다. 연구 주제와 예산, 필요한 계통, 시험 일정이 달라 표준 제품의 반복 판매와 개별 프로젝트성 서비스가 함께 존재한다.
이 때문에 사업을 읽을 때에는 ‘동물을 몇 마리 파는가’와 ‘한 고객의 연구 과정에서 어느 구간까지 담당하는가’를 구분해야 한다. 전자는 생산과 공급의 규모를 보여준다. 후자는 검사·장비·유지보수·CRO로 주문 단가와 접점을 넓힐 여지를 보여준다. 다만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사실만으로 교차판매가 자동으로 일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 수익성은 주문 구성과 수행 비용에서 판가름 난다.
3.사용 장면과 고객: 모델 선택이 데이터가 되기까지
실험동물은 고객 연구실에 도착하는 순간 소모되는 원재료가 아니다. 연구 목적에 맞는 모델을 고르고, 순화와 사육을 거쳐 처치하며, 영상·혈액·조직 같은 결과를 수집하는 과정의 출발점이다. 회사가 형질전환, 표현형 분석, 수술, 사육 지원을 함께 제시하는 것은 이 여정에서 연구자가 외부 역량을 필요로 하는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이미지: 비글을 CT 스캐너에 배치한 전임상 영상 촬영 논문 도판▲ 비글을 CT 스캐너에 배치하고 주입·모니터링 장비를 연결한 논문 도판으로, 실험동물이 장비·처치·데이터 수집이 결합된 연구 과정에 투입되는 실제 사용 장면을 보여준다 — 출처: Scientific Reports, 2021-11-23
이 도판은 오리엔트바이오의 시설을 촬영한 사진은 아니다. 다만 고객이 실험동물을 어떤 연구 흐름 안에서 사용하는지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모델의 계통과 건강 상태가 잘 관리돼도 촬영과 처치가 흔들리면 데이터 품질이 낮아진다. 반대로 장비가 정밀해도 모델 자체의 편차가 크면 결과 해석이 어려워진다. 생물소재와 장비, 연구지원 서비스가 한 생태계 안에서 만나는 이유다.
CRO는 계약연구기관을 뜻한다. 고객이 시험 전체 또는 일부를 맡기면 설계에 맞춰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제공한다. 오리엔트바이오가 직접 제시하는 연구지원 서비스와 관계사 차원의 CRO 구상은 단순 공급업체에서 시험 수행 파트너로 이동하려는 방향을 보여준다. 다만 현재 본업에서 확인되는 판매·서비스와 관계사 생태계의 미래 통합 구상은 같은 확정도로 읽어서는 안 된다.
고객 여정에는 출하 이후도 포함된다. 회사는 배송과 함께 품질 이상이 제기됐을 때 병리보고서를 제공하는 체계를 소개한다. 실험 일정이 촘촘한 고객에게 배송 문제는 단순 반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준비한 시험군 전체의 일정이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 안정성과 사후 확인 절차가 반복 주문의 전제가 되는 사업이다.
4.품질 운영: 유전·건강·배송을 한 묶음으로 관리한다
실험동물의 품질은 외관만 보고 판별하기 어렵다. 회사가 설명하는 관리 체계는 크게 유전적 균질성, 미생물학적 건강 상태, 출하 이후 추적 대응으로 나뉜다. 세 항목은 서로 대체되지 않는다. 계통이 일정해도 감염이 있으면 시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건강한 개체라도 유전적 배경이 달라지면 비교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회사는 Charles River의 IGS와 COBS 시스템, 종친군 이동, 3군 순환교배를 활용해 계통을 관리한다고 설명한다. IGS는 국제유전자표준 체계를 뜻한다. 핵심은 번식 세대가 이어지는 동안 유전적 부동과 혼입 가능성을 관리해 연구자가 기대하는 계통 특성을 유지하는 데 있다. 이 설명은 회사가 스스로 제시한 품질관리 방식이며, 개별 출하분의 상태는 실제 검사 결과로 확인해야 한다.
이미지: 보호복을 착용한 작업자가 랫드를 취급하는 사육시설 현장▲ 보호복을 착용한 작업자가 랫드를 취급하고 뒤편에 케이지가 배열된 파트너사 현장으로, 계통관리 기준이 실제 사육 작업과 시설 운영을 통해 구현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 출처: Charles River Laboratories, 2026-08-10 accessed
건강관리 쪽에서는 콜로니 건강 모니터링, 병리 검사, PCR 기반 바이러스·세균 검출을 제시한다. 콜로니는 같은 시설에서 번식·관리되는 동물 집단이다. PCR 검사는 특정 병원체의 유전물질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런 서비스는 별도의 검사 매출원이면서 동시에 공급한 생물소재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한다.
품질 체계는 영업 문구보다 운영의 누적에 가깝다. 번식군을 관리하고 정해진 주기로 검사하며, 출하와 운송을 통제하고, 문제가 생기면 병리 결과로 원인을 좁혀야 한다. 어느 한 고리가 약하면 모델 판매와 CRO 서비스가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이 일련의 기록이 안정적으로 축적되면 고객이 공급처를 바꿀 때 고려해야 할 항목도 늘어난다.
5.실적: 매출 정체와 손실 확대, 현금흐름의 온도차
연간 손익과 사업 구성
오리엔트바이오는 3월 결산법인이다. 제69기는 2025년 4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다. 회사가 부르는 1분기는 달력 기준 2분기에 해당하므로 기간을 맞추지 않고 다른 기업과 숫자를 비교하면 오류가 생긴다.
항목 | 제69기 또는 기말 수치 | 비교·해석 |
|---|---|---|
매출 | 297.54억원 | 전년 293.98억원에서 소폭 증가 |
영업손실 | 41.32억원 | 전년 30.76억원보다 손실 확대 |
순손실 | 25.66억원 | 제69기 감사 확정 수치 |
자본 | 705.45억원 | 제69기 말 별도 기준 |
영업활동 현금흐름 | 25.96억원 | 손익은 적자였지만 현금흐름은 양수 |
생물소재·바이오 실험/의료장비 | 197.59억원, 66.41% | 제품 분류 매출의 약 3분의 2 |
실험장비·CRO 등 | 99.95억원, 33.59% | 나머지 약 3분의 1 |
국내·국외 매출 | 297.43억원·0.12억원 | 사실상 국내 수요 중심 |
감사 확정 별도 기준으로 매출은 제자리걸음에 가까웠고 영업손실은 더 커졌다. 포트폴리오 확장이나 연구 인프라의 전략적 의미와 별개로, 해당 기간에는 추가 매출이 영업비용 증가를 상쇄하지 못했다. 순손실보다 영업손실이 컸다는 사실도 본업의 채산성을 따로 봐야 한다는 신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양수였다. 회계상 손실과 현금 유출입은 감가상각, 운전자본 변동, 충당금 등으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양의 현금흐름을 곧바로 흑자 전환으로 읽어서도, 영업손실만 보고 같은 금액의 현금이 빠져나갔다고 보아서도 안 된다. 이 기간의 특징은 손익과 현금흐름의 방향이 엇갈렸다는 데 있다.
매출 구성은 생물소재와 바이오 실험·의료장비 쪽이 중심이고 실험장비·CRO 등이 뒤를 받친다. 회사가 말하는 토털 서비스가 실제 손익을 바꾸려면 후자의 외형만이 아니라 프로젝트별 원가와 반복 수주가 확인돼야 한다. 해외 매출은 극히 작아 현재 실적은 국내 연구예산과 고객 주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생산과 고객 집중도
공시된 가평 생물소재 생산능력은 198.36억원, 생산실적은 95.00억원, 평균 가동률은 81%다. 생산능력·생산실적과 가동률이 단순 나눗셈으로 일치하지 않으므로 각 지표의 산정 기준을 섞어 유휴능력을 역산하면 안 된다. 설비·품목·운영시간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어 공시에 제시된 값 자체를 따로 추적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미지: 산과 녹지 사이에 자리한 대형 연구·생산 시설 외관▲ 산과 녹지 사이에 자리한 대형 시설 외관으로, 실험동물 사업이 연구 아이디어뿐 아니라 사육·생산 인프라의 운영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출처: 동아일보, 2022-06-28
제69기 3분기 누적 매출은 232.14억원, 영업손실은 38.7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오송 매출은 31.12억원으로 누적 매출의 13.4%를 차지했다. 이후 연간 감사 실적이 확정됐으므로 3분기 수치를 최신 실적으로 취급할 필요는 없지만, 연중 손실이 이미 상당 부분 누적됐고 특정 기관 주문의 비중이 작지 않았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비중은 그 보고기간의 결과일 뿐 다음 기간의 반복 수주를 보장하지 않는다.
감사와 주식 수 조정
제69기 감사의견은 적정이었고 핵심감사사항은 매출의 기간귀속이었다. 이는 매출이 올바른 회계기간에 인식됐는지를 감사인이 중점적으로 살폈다는 뜻이다. 적정 의견은 재무제표가 중요성 관점에서 기준에 맞게 작성됐다는 판단이지, 사업 전망이나 향후 흑자를 인증한 표시는 아니다.
2026년에는 주식 수와 액면 구조를 바꾸는 조치가 이어졌다. 6월 9일 액면병합 변경상장으로 보통주 수는 118,583,005주에서 59,291,502주로 줄었고 액면가는 500원에서 1,000원으로 바뀌었다. 이어 6월 23일에는 보통주 2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결정이 공시됐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이는 예정 사항이다.
병합과 감자는 주식 수와 표시가격, 자본 구조를 조정하지만 그 자체로 고객 주문이나 영업이익을 늘리지 않는다. 주가의 과거 구간을 비교할 때에는 조정 전후 기준을 맞춰야 한다. 최대주주 오리엔트와 특별관계자의 보유비율은 관계자 장내매수로 35.62%에서 37.10%로 높아졌다. 책임경영 신호로 해석될 여지는 있어도 본업의 현금창출력을 대신 입증하지는 않는다.
6.역사: 시계 굴뚝에서 생물소재 시설로
오리엔트바이오의 연혁은 국내 바이오기업에서 흔히 보는 연구실 창업 서사와 다르다. 회사는 1959년 시계업으로 출발했다. 2003년 바이오제노믹스를 합병했고, 2005년 시계사업을 분리한 뒤 현재 사명으로 바꾸며 실험동물 중심 회사로 전환했다.
이미지: 오리엔트 시계 사옥 표기가 남아 있는 굴뚝▲ 오리엔트 시계 사옥의 글자가 남아 있는 굴뚝과 산업시설 일부로, 제조업의 물리적 흔적 위에서 바이오 인프라 사업으로 이동한 회사의 이력을 보여준다 — 출처: 오마이뉴스, 2017-01-23
굴뚝에 남은 글자는 옛 사업의 흔적이지만 현재 사업을 설명하는 장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시계에서 생물소재로 제품은 바뀌었어도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규격을 관리하며 납기를 맞추는 산업적 성격은 남았다. 신약 후보 하나의 성공에 모든 가치가 달린 전형적인 파이프라인 회사와 달리, 매일 번식·검사·사육·출하가 이어지는 운영 회사의 시간이 흐른다.
설비의 축도 계속 넓어졌다. 회사는 2024년 정읍사육센터를 준공하고 토끼 생산을 시작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생산 모델과 거점을 늘린 실제 운영 변화다. 다만 새 시설의 준공과 생산 개시만으로 수요나 수익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주문을 얼마나 확보하고 운영비를 흡수하느냐가 시설 확장의 경제적 의미를 결정한다.
이 긴 전환사는 종목의 양면을 만든다. 오랜 생산·사육 경험과 유형자산은 단기간에 생긴 이야기가 아니다. 동시에 시설과 조직을 유지해야 하는 사업은 외형이 정체될 때 비용 부담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근의 AI와 신약개발 구상도 이 기존 운영 기반 위에 올라가야 비로소 사업적 의미를 얻는다.
7.성장 옵션: AI NHP/CRO와 OND-1의 현재 거리
영장류 데이터에 AI를 얹는 구상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그룹 안에서는 오리엔트캄의 영장류 생산·공급, 오리엔트제니아의 CRO, 시험 결과 데이터가 연결된다. NHP는 비인간 영장류를 뜻한다. AI NHP/CRO 구상은 영장류 비임상 시험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후보물질 반응 예측과 시험 설계를 지원하겠다는 방향이다.
기존 사업과의 접점은 분명하다. 모델을 공급하고 시험을 수행하면 데이터가 생긴다. 이 데이터를 표준화해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단순 건별 시험보다 확장성 있는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이를 실험동물 단일 사업에 가려진 가치를 드러낼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8월 12일 현재 확인된 단계는 사업 구상과 데이터 자산화 확대에 관한 설명이다. 유료 고객 계약, 가격 체계, 반복매출, 상용 출시 성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관계사의 역량이 연결된다는 설명도 상장회사의 연결 실적으로 어느 범위까지 귀속되는지와는 별개의 문제다. 본업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매출과 미래 플랫폼의 잠재가치를 한 바구니에 담아 계산하기 어려운 이유다.
탈모치료제 OND-1의 재도전
OND-1은 회사가 보유한 탈모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독립 보도에 따르면 기존 도포제의 전달 한계를 겪은 뒤 PLGA 기반 서방형 제제로 비임상을 다시 검증하고 임상 재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PLGA는 약물을 일정 기간 방출하도록 설계할 때 활용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다. 매일 바르는 방식과 다른 투여 경험을 목표로 제형을 바꾸는 접근이다.
여기서 확인된 것은 제제 난관을 해결하려는 개발 방향과 재검증 계획이다. 임상 재진입, 유효성 확인, 허가, 상업화, 매출 발생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OND-1은 현재 실험동물·장비·서비스 사업과 같은 무게의 매출원이라기보다 성공 여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옵션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회사는 AI 기반 바이오 플랫폼과 신약개발을 성장축으로 언급하고 차기 회계연도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목표는 방향을 보여주지만 검증된 가이던스는 아니다. 손익의 우선 검증 대상은 기존 사업의 주문과 비용 구조이고, AI 플랫폼과 OND-1은 계약·임상 같은 별도 이정표가 나올 때 단계적으로 반영할 영역이다.
8.쟁점과 리스크: 동물시험 축소가 바꾸는 경쟁의 기준
실험동물 산업의 장기 변수는 동물시험을 줄이거나 대체하려는 규제·기술 변화다. 미국 FDA는 신약개발에서 동물시험 의존도를 낮추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으며 첫해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오가노이드, 장기칩, 계산모델 같은 대체 접근이 넓어질수록 일부 시험에서 필요한 동물 수나 시험 설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이 흐름만으로 오리엔트바이오의 단기 매출 감소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규제 전환에는 검증과 적용 시간이 필요하고, 모든 연구 질문이 같은 속도로 대체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동물을 사용하는 시험이 더 선별될수록 계통·건강·사육환경·데이터 기록의 표준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회사에는 물량 감소 위험과 고품질 모델·정교한 CRO 수요라는 상반된 경로가 함께 열린다.
국내 중심 매출과 특정 기간에 드러난 기관 고객 집중도는 이 산업 변화와 별개의 현실적 변수다. 연구예산과 발주 시기, 대형 프로젝트의 종료가 연간 실적을 흔들 수 있다. 시설을 늘리는 전략도 주문이 따라오면 공급 기반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운영 부담으로 남는다. 장비·검사·CRO가 동물 판매의 변동성을 얼마나 완충하는지가 사업 포트폴리오의 실효성을 가른다.
AI 플랫폼은 이 위험에 대한 회사 측 대응 논리이기도 하다. 동물을 공급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시험 결과를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한다면 동물 수와 매출의 단순 비례에서 벗어날 여지가 생긴다. 반면 계약과 반복매출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AI’라는 이름이 기존 CRO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자동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오리엔트바이오를 설명하는 가장 오래된 장면은 시계공장 굴뚝이고, 현재를 설명하는 장면은 촘촘히 배열된 사육 케이지다. 미래의 장면으로 회사가 제시하는 것은 그 케이지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세 장면을 잇는 것은 유행어가 아니라 표준화와 운영 기록이다. 그 기록이 고객의 반복 주문과 수익성으로 번역되면 오래된 생산 인프라는 경쟁력이 된다. 번역되지 못하면 시설과 선택지의 수가 많아도 손실을 메우기 어렵다. 이 회사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사육실에 있고, AI와 신약 후보는 그 바깥을 넓히려는 별도의 시도다.
각주
- 한국거래소 KIND·오리엔트바이오, 사업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9/000865/20260619001713/11011.htm, 오리엔트바이오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orientbio.co.kr/
- 오리엔트바이오, Research Models & Services / Total Service — https://www.orientbio.co.kr/s2/s2_1.php
- 오리엔트바이오, Total Service·Research Models & Services — https://www.orientbio.co.kr/eng/s1/s1_2.php
- 한국거래소 KIND, 오리엔트바이오 사업보고서 2025.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6/19/000655/20250619001305/11011.htm
- 오리엔트바이오, Research Models & Services / Total Service — https://www.orientbio.co.kr/s2/s2_1.php
- 오리엔트바이오, IGS 국제유전자표준 시스템 — https://www.orientbio.co.kr/s2/s2_3_3.php
- 오리엔트바이오, Research Models & Services / Total Service — https://www.orientbio.co.kr/s2/s2_1.php
- 한국거래소 KIND, 오리엔트바이오 제69기 1분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8/13/000530/20250813001574/11013.htm
- 한국거래소 KIND·오리엔트바이오, 감사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2/000707/20260612001449/00591.htm
- 한국거래소 KIND, 오리엔트바이오 사업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9/000910/20260619001835/11011.htm
- 한국거래소 KIND, 오리엔트바이오 사업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9/000910/20260619001835/11011.htm
- 한국거래소 KIND·오리엔트바이오, 분기보고서 2025.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2/13/001111/20260213002726/11013.htm
- 한국거래소 KIND·오리엔트바이오, 감사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2/000707/20260612001449/00591.htm
- 한국거래소 KIND, 오리엔트바이오 변경상장·액면병합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4/000211/20260604000497/68155.htm
- 한국거래소 KIND·오리엔트바이오, 주요사항보고서·감자결정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23/000509/20260623001238/11309.htm
- 한국거래소 KIND, 오리엔트 최대주주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7/08/000592/20260708001432/00636.htm
- 한국거래소 KIND·오리엔트바이오, 사업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9/000865/20260619001713/11011.htm
- 한국거래소 KIND·오리엔트바이오, 사업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9/000865/20260619001713/11011.htm
- 더벨, 오리엔트제니아 영장류 실험 데이터 AI 접목 — 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key=202604151639294960103318
- 더벨, 실험동물 단일 사업에 가린 밸류·AI CRO — https://m.thebell.co.kr/m/newsview.asp?newskey=202605141015015320109559
- 이데일리, 오리엔트바이오 영장류 비임상 데이터 AI 자산화 확대 — https://marketin.edaily.co.kr/News/ReadE?newsId=02922486645517144
- 오리엔트바이오, R&D·질환모델·OND-1 — https://www.orientbio.co.kr/s4/s4_1.php
- 더벨, 오리엔트바이오 OND-1 제제 난관 해결·본임상 재도전 — 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key=202605191534538240108278
- 뉴시스, 오리엔트바이오 기업가치 제고 방안 검토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611_0003664837
-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Achieves Year 1 Goals in Reducing Animal Testing in Drug Development — https://www.fda.gov/news-events/press-announcements/fda-achieves-year-1-goals-reducing-animal-testing-drug-develop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