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옥과 운용계정이 앞에 서는 증권사
유화증권의 현재 모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주는 곳은 화려한 기업금융 발표장이 아니라 여의도 본사와 회사가 보유한 유가증권 계정이다. 보유 주식에서 들어오는 배당,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 시장가격 변화에 따른 운용손익, 건물 임대료가 수익의 중심을 이룬다. 고객의 주식 거래와 신용공여도 영업의 일부지만, 대형 증권사처럼 거대한 위탁매매 조직이나 투자은행 부문이 회사를 끌고 가는 구조는 아니다. 한국신용평가도 유화증권의 주된 수익 기반을 유가증권 운용과 임대사업에서 찾는다.
이 구조에서는 증권사의 손익계산서와 부동산 임대인의 장부가 한 회사 안에서 만난다. 채권 이자는 비교적 규칙적으로 쌓이고, 주식 배당과 평가손익은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 본사 건물은 직원과 고객이 드나드는 영업 거점인 동시에 외부 임차인에게 공간을 내주는 수익자산이다. 객장, 운용계정, 임대차계약이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 같은 이익을 받치는 셈이다.
이미지: 여의도 도심의 유화증권 본사 사옥 외관▲ 여의도 도심에 자리한 유화증권 본사 사옥 외관. 영업 거점과 임대자산이 한 건물에 겹쳐 있는 회사 구조를 보여 준다 — 출처: [IB토마토 / 뉴스토마토, 2026-02-26](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292610)
이 회사에서 ‘영업 확대’라는 말은 그래서 여러 뜻을 가진다. 고객 주문이 늘어 수수료가 증가할 수도 있고, 보유자산의 이자와 배당이 늘어날 수도 있다. 임대율이나 임대조건이 바뀌어 건물 수익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반대로 금융상품 가격이 흔들리면 고객 거래량과 무관하게 회사 손익이 출렁일 수 있다. 수익의 출발점이 하나가 아니므로, 단순한 거래대금이나 기업금융 발표만으로 분기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다.
회사의 규모를 읽을 때도 같은 주의가 필요하다. 큰 자기자본은 손실을 흡수하고 운용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만, 그 자체가 높은 시장지위나 강한 수익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유화증권의 특징은 자본을 빠르게 회전시키는 데 있다기보다, 비교적 제한된 사업 기반 위에서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함께 관리하는 데 가깝다. 이 조용한 조합이 오랫동안 회사를 지탱해 왔고, 동시에 자본에 걸맞은 수익을 내고 있는지를 계속 묻게 만든다.
2.객장에서 AEGIS까지 이어지는 고객 동선
개인고객의 출발점은 영업점 계좌다. 고객확인과 계좌 개설 절차를 마치면 홈트레이딩시스템인 AEGIS를 통해 시세를 살피고 주문을 낼 수 있다. 회사가 안내하는 AEGIS에는 시황·투자정보, 계좌조회, 일반 주문과 자동주문, 차트, 조건검색, 화면 저장, 보안 기능이 묶여 있다. 눈에 보이는 사용 장면은 다른 증권사의 거래화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종목을 찾고, 호가를 확인하고, 주문을 입력한 뒤 체결과 잔고를 점검하는 흐름이다.
이미지: 증권사 HTS의 주문·호가·체결 화면 예시▲ 주문 입력창과 호가·체결 조회 영역이 함께 배치된 타 증권사 HTS 화면. 유화증권 AEGIS 자체 화면이 아니라 증권거래의 일반적인 사용 장면을 이해하기 위한 예시다 — 출처: [유진투자증권, 날짜 미상](https://www.eugenefn.com/guide/champlus/help/help01.jsp?NUM=1105)
이 동선에서 회사에 생기는 가장 직접적인 수익은 주문을 중개하고 받는 위탁매매 수수료다. 고객이 현금만으로 주식을 사지 않고 신용융자를 이용하거나, 보유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면 이자수익도 발생한다. 회사는 신용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의 대상, 약정, 상환 절차를 별도로 안내한다. 연체나 미수금 같은 사유가 있으면 약정이 제한될 수 있어, 대출은 주문 버튼의 단순한 부가기능이 아니라 심사와 사후관리가 따르는 금융계약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계좌 하나로 거래와 자금조달이 이어지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과 위험이 갈린다. 주문 중개는 거래 발생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고, 신용공여는 회사 자금을 내주고 이자를 받는 대신 담보가치와 상환 가능성을 관리하는 사업이다. 거래가 활발해도 신용관리가 느슨하면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보수적인 한도와 심사는 수익 확대 속도를 낮추더라도 자본을 보호한다.
유화증권에서 이 고객사업은 회사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엔진이라기보다, 운용과 임대수익 옆에 놓인 영업 창구다. 이는 고객서비스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규모가 제한된 증권사일수록 주문 안정성, 설명의 정확성, 대출 조건의 투명성이 고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브랜드가 된다. 거대한 상품 진열장보다 계좌 개설, 주문, 잔고 확인, 상환 안내가 끊기지 않는지가 더 직접적인 평가 대상이다.
3.실적: 운용손익과 사옥이 만든 굴곡
회계상 영업수익과 신용평가사가 사용하는 영업순수익은 같은 말이 아니다. 영업수익은 금융상품 거래와 이자·수수료 등 총수익 성격의 항목을 폭넓게 담고, 영업순수익은 관련 비용을 차감해 증권업의 실질적인 수익창출력을 비교하기 위해 재구성한 지표다. 따라서 두 숫자를 한 시계열처럼 붙이거나 어느 한쪽을 다른 쪽의 정정치로 보면 안 된다.
구분 | 영업수익·영업순수익 | 영업이익 | 순이익 | 함께 볼 항목 |
|---|---|---|---|---|
2025년 감사·확정 | 영업수익 359.84억원 | 59.17억원 | 140.56억원 | 자산 8,105.05억원, 자기자본 5,379.03억원 |
2025년 신용평가 기준 | 영업순수익 198억원 | 59억원 | 141억원 | 공시 회계수치와 정의가 다른 비교지표 |
2026년 1분기 공시 | 영업수익 171.28억원 | 106.13억원 | 세후순이익 111.72억원 | 분기 누적치 |
2026년 1분기 신용평가 기준 | 영업순수익 143억원 | — | — | 공시 영업수익과 직접 대체 불가 |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1.5%, 순이익은 20.9% 감소했다. 회사가 공시한 주된 변동 요인은 금융상품평가손실 증가였다. 이는 고객 주문량만으로 실적을 해석할 수 없는 이유를 잘 보여 준다. 보유 금융상품의 가격이 변하면 아직 처분하지 않은 자산에서도 평가손익이 발생하고, 그 변화가 영업이익의 방향을 크게 흔들 수 있다. 이자와 배당이 바닥을 받치더라도 시장가격의 움직임이 그 위에 큰 파도를 만들 수 있다.
본사 임대수익은 2025년 약 113억원이었다. 단순 비교만으로 임대사업의 최종 이익기여도를 계산할 수는 없지만, 회사 영업수익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다. 사옥은 비용만 발생시키는 본점이 아니라 현금흐름을 보완하는 자산이라는 의미가 숫자로 확인된다. 금융상품 평가손익이 흔들릴 때 임대료가 완충재가 될 수 있지만, 임대수익만으로 운용손실을 언제나 상쇄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026년 1분기에는 상품운용 부문 영업이익 44.08억원, 리테일 4.65억원, 자산운용 -7.81억원, 기타 65.21억원이 공시됐다. 부문별 숫자는 회사의 이름과 실제 이익원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낸다. 고객 주식거래에 가까운 리테일보다 상품운용과 기타 부문의 기여가 컸고, 자산운용 부문은 손실이었다. 특히 ‘기타’에는 서로 성격이 다른 항목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큰 금액만 보고 하나의 사업이 급성장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자본과 유동성 지표는 손익보다 안정적이었다. 2026년 3월 말 한국신용평가 기준 자기자본은 5,309억원,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678.9%, 유동성비율은 225.0%였다. 위험익스포저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은 47.4%였으며, 기업대출·우발부채·자체헤지 주가연계증권 익스포저는 각각 0으로 제시됐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예상치 못한 손실을 견딜 수 있는 가용자본을 위험액과 비교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다는 사실은 완충력이 두텁다는 뜻이지만, 놀고 있는 자본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운용하는지는 별도의 질문이다.
회사가 결산배당으로 결정한 금액은 보통주 주당 220원, 기타주 주당 230원이었다. 배당은 운용과 임대에서 번 현금이 주주에게 전달되는 통로인 동시에 자본을 회사 밖으로 내보내는 결정이다. 높은 자본완충력을 유지하면서 주주환원을 강화하려면, 일회성 평가이익보다 반복 가능한 이자·배당·임대·수수료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편 신용평가사의 영업순수익 계열에서는 2022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IB 영업순수익이 0으로 표시됐다. 공식 홈페이지에 기업금융 업무가 소개돼 있다는 사실과 현재 손익에 의미 있는 IB 기여가 확인된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이 기간의 실적 장부가 말해 주는 중심은 기업 인수나 대형 자금조달 주선이 아니라 상품운용, 보유자산 수익, 임대와 제한적인 리테일이다.
분기 실적은 출발이 강했지만, 기준일 현재 반기 실적의 직접 원문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봄 분기의 이익 수준이 이어졌다고 연장하거나 하반기 방향을 미리 정할 근거는 없다. 운용형 증권사의 한 분기는 시장가격과 이자·배당 인식 시점에 민감하다. 숫자가 좋아졌다는 사실과 구조적으로 수익력이 개선됐다는 평가는 서로 다른 시간표에서 확인해야 한다.
4.넓게 적힌 IB 메뉴와 비어 있는 손익 칸
유화증권이 공식적으로 제시하는 IB 업무 범위는 좁지 않다. 주식발행시장인 ECM, 채권발행시장인 DCM, 인수합병 자문, 사모펀드와 기업인수목적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문, 구조화금융을 안내한다. 기업의 지분이나 채권 발행을 돕고, 거래 구조를 설계하며, 인수합병 상대를 연결하는 전형적인 투자은행의 메뉴다.
이미지: 기업금융과 매매·자산운용의 일반적인 연결 구조도▲ 기업금융, 주식·채권 매매, 자산운용이 자본시장 안에서 연결되는 일반 구조도. 유화증권의 실제 조직도나 매출 비중을 나타낸 그림은 아니다 — 출처: [브런치, 2026-08-10 열람](https://brunch.co.kr/%40pa-ratus/21)
공식 업무 소개는 ‘할 수 있는 일’을 보여 주지만, 계약 체결과 수익 인식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DCM이라면 발행사와 투자자를 연결하고 채권 발행조건을 설계해 인수·주선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M&A 자문이라면 거래가 진행되는 동안 자문료를 받고 성사 조건에 따라 추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확인되는 장부에서는 이 메뉴가 의미 있는 수익 축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홈페이지의 서비스 목록과 손익계산서 사이에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 간극은 부정적인 사실만도, 성장 서사만도 아니다. 라이선스와 인력을 유지하고 시장 접점을 확보해 두면 향후 거래를 만들 기반이 될 수 있다. 반면 실적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업무 소개만으로 수주잔고나 시장지위를 추정하면 현실보다 조직을 크게 그리게 된다. IB는 발표 한 번으로 완성되는 사업이 아니라 발행사 확보, 심사, 인수능력, 투자자 배분, 사후 관계가 반복돼야 수익 축이 된다.
회사가 외연 확대를 선택한다면 여기서 자본의 양면성이 드러난다. 두터운 자본은 인수와 투자 여력을 제공하지만, 사업을 넓히면 인건비와 시스템비용이 먼저 늘 수 있다. 프로젝트금융이나 구조화거래처럼 위험이 따라오는 영역에서는 우발채무와 신용위험도 새로 생길 수 있다. 지금의 보수적 재무구조를 지키며 실제 수익사업을 만들 수 있는지가 IB 소개 페이지를 읽는 핵심이다.
5.오래된 간판, 축소된 네트워크
유화증권은 1962년 설립됐고 198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증권업의 제도와 거래 방식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상장사 지위를 유지해 온 오랜 회사다. 그러나 긴 연혁이 곧 전국 영업망이나 높은 시장점유율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국신용평가는 지점 폐쇄와 일부 인가 폐지 이후 제한적인 사업 기반을 수행해 왔다고 평가한다.
이 역사는 현재의 수익구조와 맞닿아 있다. 영업망을 넓혀 고객 주문을 대량으로 모으는 길보다 기존 자본과 자산을 관리하는 색채가 짙어졌다. 회사 이름은 전통적인 증권사를 가리키지만, 실제 생활반경은 여의도 본점과 운용계정, 임대공간에 집중돼 있다. 오래됐다는 말보다 ‘오랫동안 작동 방식을 크게 넓히지 않은 회사’라는 설명이 현재를 이해하는 데 더 가깝다.
이미지: 유화증권빌딩의 로비와 출입 공간▲ 벽면 그림과 안내 데스크가 보이는 유화증권빌딩 로비. 본점의 고객 접점이자 임대 건물의 공용 출입공간이라는 두 역할이 만나는 장소다 — 출처: [BDLogin, 날짜 미상](https://www.bdlogin.co.kr/news/view/380)
로비 사진에는 대규모 트레이딩룸이나 투자은행 회의가 보이지 않는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출입구, 안내 공간, 벽면 작품과 건물 내부뿐이다. 그 담백한 장면은 오히려 회사의 실체를 잘 압축한다. 고객이 드나드는 증권사 본점과 임차인이 사용하는 업무용 빌딩이 같은 현관을 공유한다. 유화증권의 영업사와 자산보유사가 한 주소에 포개져 있는 셈이다.
축소된 네트워크는 비용과 위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고객 기반과 수수료 수익을 넓히는 데는 제약이 된다. 디지털 거래 기능이 영업점의 물리적 한계를 일부 보완하더라도, 시스템을 갖췄다는 사실만으로 고객이 유입되지는 않는다. 브랜드 인지도, 상품 경쟁력, 가격, 서비스 경험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현재의 보수적 구조는 생존의 결과인 동시에 성장 방식의 경계를 정한다.
6.첫 신용등급이 비춘 강점과 대가
한국신용평가는 2026년 처음으로 유화증권의 발행자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부여했고, 같은 해 여름 평가에서도 이를 유지했다. 발행자 신용등급은 특정 채권 하나보다 회사가 금융채무를 갚을 전반적인 능력을 본다. ‘안정적’ 전망은 가까운 시기에 등급이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이지, 사업위험이나 손익 변동이 사라졌다는 보증은 아니다.
평가의 버팀목은 자본완충력과 유동성, 낮은 위험부담이다. 회사가 대규모 기업대출이나 자체헤지 파생결합증권에 깊게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도 재무위험을 제한한다. 임대와 보유 유가증권에서 들어오는 수익은 작은 영업기반을 보완한다. 반면 시장지위가 낮고 이익이 금융상품 평가손익에 흔들린다는 점은 등급의 상단을 제약하는 요소다.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긍정 조건은 수익창출력 개선과 재무안정성 유지다. 부정 조건은 사업 확장 과정에서 재무안정성이 나빠지거나 비용부담이 커지는 경우다. 두 조건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영업을 넓히려면 사람과 시스템에 돈을 써야 하고, 새로운 거래에는 새로운 위험이 붙는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 안정성은 유지하기 쉽지만 자본효율 개선은 더딜 수 있다.
따라서 등급은 ‘안전한 회사’라는 한 줄짜리 훈장보다 경영 선택의 경계선으로 읽는 편이 유용하다. 지금의 유동성과 자본을 지키면서 반복 가능한 수익원을 늘리면 평가의 강점이 강화된다. 반대로 외형을 키우기 위해 신용위험이나 고정비를 빠르게 늘리면, 기존의 가장 큰 장점을 스스로 희석할 수 있다. 회사가 가진 여유는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면허가 아니라, 어떤 성장을 택할지 신중하게 시험할 시간에 가깝다.
7.주주환원 구상과 거래 통제의 일상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회사는 자산운용 전략 고도화, 고객자산의 안정적 운용, 운용전략 다변화, 외부 파트너십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를 제시했다. 현재 사업구조와 동떨어진 구호는 아니다. 보유자산에서 이익을 내고 그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일은 이미 회사의 작동 방식과 이어진다. 다만 계획에 적힌 방향은 완료된 투자나 확정된 수익이 아니다. 실행 여부는 이후 운용 구성, 반복 수익, 비용과 배당정책에서 드러나야 한다.
운용전략 다변화는 수익원을 넓힐 수 있지만 변동성을 자동으로 줄여 주지는 않는다. 어떤 자산을 어떤 한도에서 보유하는지, 외부 파트너와 위험과 보수를 어떻게 나누는지가 중요하다. 고객자산의 안정적 운용과 회사 고유자산의 수익 추구도 구분해야 한다. 같은 ‘운용’이라는 단어를 쓰더라도 고객계정에서는 적합성과 설명의무가, 회사계정에서는 자기자본의 손익과 위험한도가 중심이 된다.
회사의 일상은 이런 큰 계획보다 작은 규정 변경에서 더 구체적으로 보인다. 2026년 7월 신용거래·증권담보융자 설명서가 개정돼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적용 기준, 계약 전 중요사항 안내가 보강됐다. 대출금리는 고객 비용인 동시에 회사 수익이다. 산정 방식과 변경 조건을 명확히 알리는 것은 민원 예방을 넘어 금융계약의 기본 통제다.
같은 달 말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에는 현금 기준 기본예탁금 3,000만원이 적용되고, 손실률 도달 안내와 중장기 보유 위험 안내가 강화됐다. 이것은 유화증권이 새 레버리지 상품을 내놓았다는 소식이 아니다. 시장 제도 변화에 맞춰 주문 자격과 위험고지를 반영한 운영 조치다. 규모가 작은 증권사도 고객이 실제로 주문하는 순간에는 같은 시장 규칙과 소비자보호 의무를 구현해야 한다.
기업가치제고계획과 설명서 개정은 얼핏 멀리 떨어져 보이지만 같은 경영 능력을 요구한다. 전자는 자본을 어디에 배치하고 얼마를 환원할지를 다루고, 후자는 고객에게 어떤 조건으로 거래와 신용을 허용할지를 다룬다. 하나는 이사회와 주주의 시간표에서, 다른 하나는 영업창구와 전산화면의 시간표에서 움직인다. 유화증권의 변화는 거창한 신사업 발표보다 이 두 시간표가 실제 수익과 통제로 연결되는지에서 판별될 가능성이 크다.
8.공시 문서가 말하는 범위
유화증권처럼 운용자산의 비중이 큰 회사는 뉴스 제목보다 정기공시의 계정과 주석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평가손익이 왜 변했는지, 이자와 배당은 어디서 들어왔는지, 임대사업이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부문별 손익이 어느 칸에 잡혔는지를 함께 읽어야 한다. 한 분기의 순이익만 보면 운용 성과와 반복 가능한 영업력이 섞여 보일 수 있다.
이미지: 사업보고서 대표이사 확인서 원문 이미지▲ 사업보고서에 첨부된 대표이사 등의 확인서. 회사의 상품이나 영업현장이 아니라 정기공시가 책임 있는 확인 절차를 거쳐 제출됐음을 보여 주는 기록이다 — 출처: [한국거래소 KIND, 2026-03-11](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2002/20260311004665/11011.htm)
확인서가 좋은 실적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공시된 내용에 대한 경영진의 확인과 책임을 남기는 문서다. 투자자가 할 일은 그 형식적 무게를 숫자의 지속성으로 오해하지 않고, 서로 정의가 다른 지표를 구분하는 것이다. 특히 영업수익과 영업순수익, 회사 전체 운용과 고객자산 운용, 공식 IB 업무범위와 실제 수익기여는 이름이 비슷해도 같은 칸에 넣을 수 없다.
이 회사를 둘러싼 낙관과 경계는 결국 같은 장부에서 나온다. 넉넉한 완충력, 이자·배당과 임대료는 작은 영업기반을 오래 지탱할 수 있다. 동시에 금융상품 가격이 흔들리거나 자본이 충분한 수익을 만들지 못하면 안정성은 정체의 다른 이름이 된다. 외연 확대 역시 성공하면 수익원을 더하지만, 비용과 위험을 먼저 불러올 수 있다.
여의도 사옥의 현관에서는 고객, 직원, 임차인이 각자 다른 목적지로 향한다. 회사 안에서도 주문 중개, 자기자본 운용, 임대, 아직 손익의 중심이 되지 않은 기업금융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유화증권의 정체성은 어느 하나의 화려한 사업명이 아니라, 이 서로 다른 흐름을 큰 손상 없이 한 장부 안에 오래 담아 온 방식에 있다.
각주
- KIS CREDIT OPINION: 유화증권(주), 한국신용평가, 2026-06-05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605-23.pdf&gubun=2&menuCd=R8
- HTS 안내 — AEGIS, 유화증권, 2026-08-12 — https://www.yhs.co.kr/customer/hts_down.asp
- 대출/신용 초보자 가이드, 유화증권, 날짜 미상 — https://www.yhs.co.kr/customer/beginnerr_credit.asp
- 영업점 계좌개설안내, 유화증권, 날짜 미상 — https://www.yhs.co.kr/customer/beginner_account_yuhwa.asp
- 유화증권 사업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유화증권, 2026-03-11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11004334
- 매출액또는손익구조 변경,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 유화증권, 2026-01-15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115800672
- 유화증권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2002/20260311004665/11011.htm
- 유화증권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321/20260515005203/11013.htm
- 유화증권 신용평가 의견, 한국신용평가, 2026-06-05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605-23.pdf&gubun=2&menuCd=R8
- 현금·현물배당결정,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 유화증권, 2026-02-24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224800799
- KIS CREDIT OPINION: 유화증권(주), 한국신용평가, 2026-06-05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605-23.pdf&gubun=2&menuCd=R8
- 유화증권 분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유화증권, 2026-05-15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5002123
- IB 사업본부 소개, 유화증권, 날짜 미상 — https://www.yhs.co.kr/ib/ib_business.asp
- KIS CREDIT OPINION: 유화증권(주) Issuer Rating 신규평가, 한국신용평가, 2026-02-25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225-22.pdf&gubun=2&menuCd=R8
- 본점 — 지점안내, 유화증권, 2026-08-12 — https://www.yhs.co.kr/company/branch_headoffice.asp
- KIS CREDIT OPINION: 유화증권(주) Issuer Rating 신규평가, 한국신용평가, 2026-02-25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225-22.pdf&gubun=2&menuCd=R8
- KIS CREDIT OPINION: 유화증권(주), 한국신용평가, 2026-06-05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605-23.pdf&gubun=2&menuCd=R8
- 기업가치제고계획(자율공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유화증권, 2026-03-26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26803010
- 신용거래 및 증권담보융자 설명서 개정 안내, 유화증권, 2026-07-27 — https://www.yhs.co.kr/yhsBoard/mboard.asp?Action=view&intSeq=12187&strBoardID=ya_announ_cs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제도 변경 안내, 유화증권, 2026-07-29 — https://www.yhs.co.kr/yhsBoard/mboard.asp?Action=view&intSeq=12188&strBoardID=ya_announ_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