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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공간에서 유류와 생활 서비스를 함께 판다

1.SK 대리점에서 생활 접점까지

차량이 캐노피 아래 들어오고, 운전자가 유종을 고르고, 주유가 끝난 뒤 세차나 편의시설로 이동한다. 중앙에너비스의 사업은 이 짧고 반복적인 동선 위에 놓여 있다. 현재 중심은 SK에너지 대리점 관계를 바탕으로 일반유와 LPG를 유통·판매하고 주유소를 운영하는 일이다. 난방유도 취급한다. 회사의 이름에는 에너지가 붙지만, 지금 장부를 움직이는 것은 여전히 도로 위 차량과 유류 소비다.

돈은 정유사 공급에서 시작해 대리점을 거쳐 주유소·충전소와 도매 고객의 구매로 이어진다. 중앙에너비스는 이 사슬의 중간과 최종 접점을 함께 맡는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수익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없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얼마나 팔았는지, 정유사에서 받아 온 가격과 고객에게 판 가격 사이에 얼마가 남았는지다. 판매량과 유통마진을 떼어 놓고 보면 이 회사의 손익 구조가 훨씬 선명해진다.

도매와 소매가 한 회사 안에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도매 고객에게 유류를 넘기는 거래는 물량의 성격이 강하고, 주유소는 운전자와 직접 만나는 장소다. 같은 기름을 팔아도 고객이 들어오는 이유와 현장에서 남길 수 있는 부가 수입은 다르다. 주유소의 가격판은 가장 눈에 띄지만, 회사가 안내하는 서비스에는 LPG 충전, 세차, 정비와 고객 편의시설도 들어 있다.

이미지: 중앙에너비스 도심 주유소의 캐노피와 주유기

▲ 도심 도로에 접한 중앙에너비스 주유소의 캐노피와 주유기 — 출처: [머니투데이·다음뉴스, 2026-03-04](https://v.daum.net/v/20260304115403175)

이 사진에서 먼저 보이는 것은 거창한 에너지 설비가 아니라 익숙한 주유소다.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캐노피, 여러 대의 주유기, 도로에 열린 출입구가 현재 사업의 실체다. 이용자는 에너지 전환을 체험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연료를 채우기 위해 들어온다. 회사가 다른 서비스를 얹으려면 이 기본 방문을 놓치지 않으면서 체류 시간과 소비 범위를 넓혀야 한다.

증시에서는 중앙에너비스가 때때로 국제유가나 중동 정세에 반응하는 주유소·LPG 종목으로 묶인다. 그 분류가 완전히 엉뚱한 것은 아니다. 유류가 핵심 상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가 먼저 움직이는 날에도 현장 수익은 판매량과 마진을 거쳐야 비로소 확인된다. 테마의 속도와 주유소 장부의 속도는 같지 않다.

2.캐노피 아래에서 만나는 고객

중앙에너비스의 고객 장면은 한 종류가 아니다. 승용차 운전자는 도심 주유소에서 연료를 채우고, LPG 차량은 충전소를 찾는다. 난방유나 일반유를 사는 도매 고객도 있다. 현장에 들어온 소비자는 필요에 따라 세차·정비·편의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유류가 방문의 출발점이고, 비유류 서비스는 이미 확보한 접점에서 한 번 더 거래를 만들 수 있는 층이다.

셀프주유소에서는 그 구조가 특히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운전자가 먼저 가격판을 보고 진입 여부를 판단하고, 표시된 동선에 따라 주유기 앞으로 움직인다. 가격은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바로 옆 주유소와 비교되는 판매 조건이다. 현장 운영의 작은 차이와 가격 경쟁이 고객 선택에 곧바로 닿는 업종인 셈이다.

이미지: 셀프주유소 가격판과 주유기

▲ 도심 셀프주유소의 가격판과 주유기, 차량 진입 동선 — 출처: [데일리안, 2026-08-10 accessed](https://m.dailian.co.kr/news/view/1622046)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운영 기반을 시설별로 나누면 회사가 어떤 공간을 관리해 왔는지 보인다. 다만 이는 해당 보고서에 적힌 시설 현황이며, 양평지점처럼 같은 문서에 임대차 종료와 폐업이 별도로 기재된 곳은 현재 영업망과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공시된 시설

사업에서 맡는 역할

주유소

8개

일반유 판매와 운전자 접점

LPG충전소

1개

LPG 차량 충전 접점

저유소

1개

유류 유통을 뒷받침하는 저장 기반

휴게소

1개

주유 밖의 휴식·식음·편의 소비를 붙일 수 있는 공간

이 가운데 남동공단지점은 인천 남동구가 공개한 주유소 현황에도 수록돼 있다. 공시상 이름만 남은 시설이 아니라 공공 목록에서 영업 접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산업단지의 주유소는 관광형 휴게소와 풍경이 다르다. 고객이 목적지로 삼아 오래 머무르는 공간보다는 업무와 이동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들르는 생활 기반에 가깝다.

주유소 운영에서 공간은 배경이 아니다. 차가 안전하게 진입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 동선, 가격판의 가시성, 세차나 편의시설을 이용할 여지가 모두 고객 경험을 만든다. 중앙에너비스가 오래전부터 자동차용품·세차와 편의시설을 붙여 온 이유도 유류 판매가 일어나는 장소를 한 가지 기능에만 가두지 않으려는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서비스를 많이 적는 것과 실제 매출 비중이 커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고객에게 보이는 현장은 복합적이지만, 회사 전체의 매출은 유류에 강하게 기울어 있다. 세차·정비·편의시설은 현재 사업의 접점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이되, 아직 유류를 대신하는 중심축으로 보기는 어렵다.

3.양평 만남의광장이 보여 준 확장과 마찰

양평 만남의광장은 중앙에너비스가 주유소 공간을 어디까지 넓혀 보았는지 보여 주는 역사적 사례다. 이곳은 주유만 하고 빠져나가는 지점이 아니라 휴식과 식음료, 모터사이클 이용자의 만남이 겹친 장소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 인터뷰와 바이크 매체의 소개에서는 주유소가 라이더의 목적지가 되는 장면이 드러난다.

이미지: 양평 만남의광장에 모인 모터사이클 이용자

▲ 넓은 주차장에 모인 모터사이클과 이용자들, 휴식·집결 공간으로 쓰인 양평 만남의광장 — 출처: [딜바다 바이크포럼, 2026-08-10 accessed](https://www.dealbada.com/bbs/board.php?bo_table=forum_bike&wr_id=254274)

사진의 핵심은 주유기가 아니라 주차장을 채운 모터사이클과 사람이다. 이용자들이 연료 구매를 마친 뒤에도 같은 장소에 머물고, 서로 만나고, 다음 이동을 준비한다. 주유소가 목적지형 공간으로 바뀌면 유류 수요 외에도 식음·휴식·상점 이용이 붙을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을 눈으로 보여 준다.

건물 자체도 일반적인 소규모 주유 캐노피와 다른 인상을 줬다. 도로변 다층 건물과 지상 상가가 한 공간에 놓이면서 주유·휴식·상업 기능을 한데 묶었다. 중앙에너비스가 말하는 고객 편의시설이 가장 넓게 구현된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이미지: 양평 만남의광장 enervis 건물 외관

▲ enervis 간판이 붙은 양평 만남의광장 다층 건물과 지상 상가 — 출처: [라이트바겐, 2026-08-10 accessed](https://www.reitwagen.blog/?bmode=view&idx=15734630&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t=board)

그러나 사람이 모이는 힘에는 비용도 따랐다. 뉴시스는 모터사이클 이용자가 몰리면서 지역 주민이 소음 문제를 제기한 상황을 보도했다. 한쪽에는 라이더의 성지가 있었고, 다른 쪽에는 일상적인 소음을 감당해야 하는 이웃이 있었다. 고객 집결력이 높다는 사실이 지역과의 공존까지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았다.

이 사례를 성공담이나 실패담 하나로 접어 버리기도 어렵다. 방문 목적을 만들고 체류를 늘렸다는 점에서는 복합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반대로 특정 이용자군이 집중될 때 운영 규칙, 시간대와 주변 생활환경까지 사업의 일부가 된다는 점도 남겼다. 공간 사업은 임대면적만 채우는 일이 아니라 고객 행동을 관리하는 일이라는 교훈에 가깝다.

양평지점의 임대차는 2025년 7월 31일 끝났고, 회사는 같은 해 8월 폐업을 신고했다. 따라서 과거 사진 속 만남의광장을 현재 중앙에너비스의 영업 현장으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그 공간은 사라진 현재 사업장이 아니라, 회사가 유류 판매 너머의 체류와 커뮤니티를 실제로 다뤄 본 이력으로 남아 있다.

4.유류가 거의 전부인 실적과 자산

손익표가 말하는 것

2025년 연결재무제표는 감사가 확정됐고 감사의견은 적정이다. 연간 매출은 495억9,233만원, 영업손실은 17억4,396만원, 순손실은 11억1,544만원이었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112억2,750만원, 영업손실 2억211만원, 순손실 1억5,398만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FY2025 감사확정

1Q26

매출

495억9,233만원

112억2,750만원

영업손익

-17억4,396만원

-2억211만원

순손익

-11억1,544만원

-1억5,398만원

영업활동현금흐름

-2억944만원

매출 구성

유류 95.6%·용역 2.1%·임대 2.3%·전기 0.0%

유류 94.9%·용역 3.0%·임대 2.1%·전기 0.0%

연간과 분기 모두 영업 단계와 최종 손익이 적자다. 분기 적자 폭이 연간보다 작아 보이지만, 연간 수치와 한 분기를 단순히 같은 길이의 막대로 놓을 수는 없다. 계절별 판매량이나 비용 패턴을 설명할 별도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확인되는 사실은 최신 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데까지다.

매출 구성은 더 분명하다. 유류 비중이 연간과 최신 분기 모두 압도적이고, 용역과 임대는 보조적이다. 전기 매출은 표시 단위에서 사실상 드러나지 않는다. 회사가 세차·편의시설과 사업 다각화를 말하더라도 현재 손익을 해석할 때는 유류 판매량과 마진이 먼저인 이유다.

판매조직별로는 최신 분기에 종암지점 20.9%, 남동공단지점 21.7%, 삼중가스지점 18.2%가 주요 비중을 차지했다. 각각의 지점이 같은 고객과 같은 마진을 갖는다는 근거는 없지만, 몇몇 영업 접점의 판매 기여가 눈에 띈다는 사실은 확인된다. 특정 지점의 매출 변화가 전체 분기 흐름에 가볍지 않게 닿을 수 있는 구조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였다. 회계상 순손실과 현금흐름은 구성 항목이 다르므로 둘을 같은 숫자로 취급할 수는 없지만, 최신 분기에 영업에서 현금이 순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은 별도로 볼 필요가 있다. 유가 뉴스보다 실제 판매와 현금 회수가 중요하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산·배당·작은 발전 자회사

FY2025 말 연결 유형자산은 308.8억원, 투자부동산은 108.5억원이었다. 주유소와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공간 전환을 말하는 회사에서 이런 자산 기반은 사업의 형태를 이해하게 해 준다. 다만 자산 장부가 곧바로 현금 창출력이나 개발가치를 뜻하지는 않는다. 현재 수익성과 별도로 보되, 공간 활용 전략이 어느 기반 위에서 나오는지를 보여 주는 항목으로 읽는 편이 맞다.

발전업을 하는 에너비스솔라는 100% 종속회사다. FY2025 매출은 1,370만7천원, 순이익은 1,002만4천원이었다. 발전 사업이 법인과 사업 목적 차원에서는 존재하지만, 연결 매출의 중심을 바꿀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전기 매출 비중이 표시 단위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는 이유와도 맞물린다.

손실과 배당이 같은 결산기에 공존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회사는 2025년 결산 보통주 배당을 주당 353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기준일은 2025년 12월 31일, 지급일은 2026년 4월 17일이었다. 이는 실제로 결정·지급 일정이 잡힌 배당이며, 향후 배당 수준까지 보장하는 약속으로 넓혀 읽을 수는 없다.

기준일인 2026년 8월 12일 현재 최신 정기 실적은 1분기 보고서다.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의 반기보고서 제출기한은 8월 14일이므로 아직 공시되지 않은 2분기나 반기 수치를 추정해 채우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판단의 바닥은 감사가 끝난 연간 적자와 그 뒤 최신 분기까지 이어진 적자, 그리고 유류 중심의 매출 구성이다.

5.1946년에 시작된 주유소 공간 실험

중앙에너비스의 역사는 1946년 설립에서 시작한다. 1993년 코스닥시장에 등록했고, 2003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긴 업력 자체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유류 유통 환경과 운전자 생활이 달라지는 동안 사업 형식을 계속 조정해 왔다는 배경은 남긴다.

눈여겨볼 전환은 1980년대 후반부터다. 회사는 자동차용품과 세차를 도입했고, 이후 편의점과 휴게소 같은 기능을 주유소 공간에 더해 왔다. 오늘날 발표한 비유류 사업 방향이 완전히 낯선 발상은 아닌 셈이다. 기름을 사러 온 고객에게 다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운영 속에 들어와 있었다.

다만 과거의 복합화와 현재의 사업다각화를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세차와 편의점은 기존 주유 고객의 동선에 가까이 붙어 있다. 모빌리티나 새로운 비유류 사업은 고객군, 설비와 운영 역량이 더 달라질 수 있다. 회사가 과거에 공간을 복합적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은 출발 경험을 말해 줄 뿐, 새로운 사업의 성과를 미리 증명하지 않는다.

사명 변경도 이런 흐름 속에서 읽힌다. 주유소 한 업태보다 넓은 에너지와 생활 접점을 지향하는 이름을 택했지만, 실제 매출의 중심은 오랫동안 유류에 남아 있다. 이름이 먼저 넓어졌고 사업 포트폴리오는 천천히 따라가는 모습이다.

양평 만남의광장은 그 역사에서 가장 선명한 실험이었다. 운전자에게 필요한 연료와 휴식, 식음, 모터사이클 커뮤니티를 한 장소에 모았다. 현재 영업망에서는 빠졌어도 회사가 주유소를 단순 판매대가 아닌 체류 공간으로 운영해 본 흔적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6.빈 공간을 모빌리티와 비유류로 돌린다는 계획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회사는 사업다각화와 지속 배당을 목표로 제시했다. 주유사업 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확보한 공간을 모빌리티와 비유류 기반 사업으로 바꾸겠다는 방향이다. 이는 현재 사업을 즉시 접는다는 선언이 아니라, 유류 판매에 집중된 구조를 공간 활용으로 완화하려는 구상에 가깝다.

공시에서 확인되는 단계는 다음처럼 나뉜다. 방향은 제시됐지만 실행을 평가할 세부 조건은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구분

공시에서 확인되는 내용

현재 기반

주유사업과 관련 공간

전환 방향

모빌리티·비유류 사업 확대, 주유사업 비중 축소

함께 제시한 주주정책

지속 배당 지향

아직 제시되지 않은 항목

구체 부지·고객·투자액·개점 일정·매출 목표

이 구상에 논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유소는 이미 차량이 드나들고 운전자와 만나는 장소다. 중앙에너비스는 세차·정비·편의시설을 운영해 왔고, 양평에서는 체류형 공간도 경험했다. 새로운 고객을 맨땅에서 찾는 대신 기존 공간의 쓰임을 넓히겠다는 발상은 회사의 역사와 이어진다.

그러나 공간이 있다고 사업이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는다. 어떤 지점을 바꿀지, 누가 반복적으로 방문할지, 회사가 직접 운영할지 임대를 놓을지에 따라 필요한 자본과 수익 구조가 달라진다. 공시에 이 항목들이 없으므로 현재 가치에 구체적인 매출이나 이익을 미리 얹을 근거는 없다.

이미지: 복수의 충전 설비를 갖춘 에너지 허브 실내

▲ 주유와 여러 충전 설비를 한 공간에 배치한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의 비교 사례 — 출처: [전기신문, 2020-11](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8342)

사진은 중앙에너비스 사업장이 아니라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의 산업 사례다. 여러 종류의 충전 설비와 차량 서비스를 한 장소에 놓는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 준다. 중앙에너비스의 공시는 이와 같은 구체 설비 구성을 확정하지 않았으므로, 사진은 방향을 이해하기 위한 비교 장면으로만 봐야 한다.

주주 입장에서 이 계획의 의미는 두 층으로 나뉜다. 하나는 손실이 난 결산기에도 실제 배당 결정을 이어 갔다는 기록이고, 다른 하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겠다는 장기 방향이다. 배당은 이미 확인된 행위지만 신규 사업은 실행 단위가 나오기 전까지 성과와 비용을 계산할 수 없다. 둘을 한 문장으로 묶어 미래 현금흐름을 확정하는 해석은 피해야 한다.

결국 공간 전환의 질은 멋진 업종 이름보다 반복 수요에서 판가름 난다. 기존 운전자가 추가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새로운 고객이 일부러 찾아오는지, 주변 지역과 마찰 없이 체류를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양평의 경험은 고객 집결력과 지역 갈등이 한 공간에서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점까지 이미 보여 줬다.

7.국제유가 뉴스와 주유소 장부 사이

중앙에너비스 주가는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가 흔들릴 때 빠르게 반응해 왔다. 2026년 3월에는 유가 불안 속 주유소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기사에 이름을 올렸고, 4월에는 국제유가 급락과 함께 같은 업종의 주가가 약해지는 장면이 보도됐다. 시장은 복잡한 유통 구조를 먼저 ‘유가가 오르면 주유소주’라는 짧은 문장으로 압축한다.

그 반응은 수급과 기대를 설명하지만 기업 실적의 대리변수는 아니다. 유가 상승기에 매출액이 커질 가능성과 회사에 남는 마진이 좋아지는지는 다른 문제다. 판매가격과 조달가격이 함께 움직일 수 있고 판매량도 달라질 수 있다. 중앙에너비스의 이익을 확인하려면 유류 가격의 방향보다 실제 유통마진과 손익 공시를 봐야 한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관련주의 열기가 식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주유소 운영이 악화됐다고 결론 낼 수 없다. 가격 하락이 고객 수요와 마진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별도 근거가 필요하다. 주가 뉴스는 투자자의 기대 변화이고, 주유소 장부는 영업 결과다.

2026년 여름에는 석유 공급가격 상한 환경도 등장했다. 이 상황은 조달가격과 소매가격, 유통마진을 더 세심하게 나눠 보게 한다. 다만 해당 정책이 중앙에너비스의 순이익을 늘린다는 직접 근거는 없다. 정책이 가격의 한쪽을 건드렸다는 사실과 특정 대리점의 최종 이익은 같은 문장이 아니다.

이미지: 서울 주유소 가격판과 주유 현장

▲ 서울 주유소의 가격표와 차량 동선, 가격 정책이 닿는 최종 소매 접점 — 출처: [Aju Press, 2026-07-27](https://www.ajupress.com/view/20260727103208886)

가격판은 소비자에게 가장 투명한 숫자지만 회사 손익의 전부를 보여 주지는 않는다. 운전자는 표시된 판매가격을 보고 주유소를 고른다. 회사는 그 뒤에 공급가격, 판매량과 운영비를 함께 감당한다. 같은 유가 뉴스가 소비자에게는 연료비 문제이고, 주유소에는 경쟁 가격과 마진 문제이며, 주식시장에는 테마의 재료가 되는 이유다.

이 차이를 무시하면 낙관과 비관이 모두 과장된다. 국제유가 급등을 곧바로 이익 급증으로 번역하는 낙관도, 가격 규제를 곧바로 손실 확대라고 단정하는 비관도 확인 단계를 건너뛴다. 중앙에너비스는 원유를 생산하는 회사가 아니라 정유사 공급 이후의 유통과 판매를 맡는 회사다. 뉴스의 방향보다 유통 단계에서 실제로 무엇이 남았는지가 중요하다.

시장 관심이 커질 때 회사의 작은 규모나 주유소라는 익숙한 업태가 강한 주가 탄력을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모빌리티 사업이 실행됐다는 증거도, 기존 주유소의 판매량이 늘었다는 증거도 아니다. 테마는 회사 이름을 빠르게 퍼뜨리지만 사업의 변화를 대신 완성해 주지는 않는다.

8.현장으로 돌아가 읽는 중앙에너비스

중앙에너비스를 가장 정확하게 읽는 장소는 국제유가 차트보다 실제 주유 현장이다. 정유사에서 받은 유류가 지점과 도매 고객에게 팔리고, 운전자가 가격판을 보고 들어오며, 세차와 편의 서비스가 그 동선에 붙는다. 현재의 수익 구조는 이 반복에서 만들어진다.

회사는 오래전부터 주유소를 한 가지 기능에 가두지 않았다. 자동차용품과 세차, 편의점과 휴게소를 더했고, 양평에서는 모터사이클 이용자가 모이는 목적지형 공간까지 운영했다. 그 과정은 비유류 공간에 대한 경험을 남겼지만, 고객 집결이 주변과 충돌할 수 있다는 현실도 함께 남겼다.

지금 발표된 다각화 방향은 이런 역사 위에 있다. 새로운 산업에 갑자기 뛰어드는 이야기라기보다, 이미 가진 차량 접점과 공간의 쓰임을 다시 바꾸려는 시도다. 다만 현재 장부에서는 유류가 중심이고 영업 수익성도 회복되지 않았다. 방향의 매력과 현재 실적의 무게를 한쪽이 다른 쪽을 지우지 않게 읽어야 한다.

배당 결정, 보유 자산과 오랜 영업망은 관찰할 만한 기반이다. 반면 그것만으로 새로운 사업의 고객과 수익성이 생기지는 않는다. 과거 양평의 활기 역시 다른 지점에서 그대로 복제된다고 볼 수 없다. 공간마다 유입 고객, 동선과 주변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변화는 거대한 선언보다 현장의 작은 차이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평범한 주유 방문에 어떤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붙이는지, 기존 지점의 공간이 어떤 반복 수요를 얻는지, 그 결과가 유류에 쏠린 장부를 실제로 바꾸는지가 정체성을 결정한다. 중앙에너비스의 긴 역사는 결국 기름을 파는 자리에서 고객이 무엇을 더 하게 만들 것인가를 시험해 온 시간이었다.

각주

  1. 중앙에너비스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0877/20260312002404/11011.htm
  2. 중앙에너비스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0877/20260312002404/11011.htm
  3. 중앙에너비스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enervis.co.kr/
  4. 직원 27명 주유소, 상한가 찍었다…흥구석유 PER 1900배 훌쩍, 머니투데이·다음뉴스, 2026-03-04 — https://v.daum.net/v/20260304115403175
  5. 중앙에너비스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enervis.co.kr/
  6. 중앙에너비스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0877/20260312002404/11011.htm
  7. 인천광역시 남동구 주유소 현황, 공공데이터포털·인천광역시 남동구, 2026-01-13 — https://www.data.go.kr/data/15067216/fileData.do?recommendDataYn=Y
  8. 중앙에너비스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0877/20260312002404/11011.htm
  9. 피플_중앙에너비스, 한상은 부사장, 한국이륜차신문, 2021-02-25 — https://www.kmnews.net/NEWS/?bmode=view&idx=5959957
  10. 바이크 매니아들이 선호하는 국내 바이크 성지 소개, 라이트바겐 — https://www.reitwagen.blog/?bmode=view&idx=15734630&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t=board
  11. 양만장입니다, 딜바다 바이크포럼 — https://www.dealbada.com/bbs/board.php?bo_table=forum_bike&wr_id=254274
  12. 바이커 성지된 양평만남의광장…주민에겐 소음의광장, 뉴시스, 2022-10-12 —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21012_0002045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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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국제유가 급락에, 주유소 미끌…항공주는 다시 이륙, 머니투데이, 2026-04-09 — https://www.mt.co.kr/amp/stock/2026/04/09/2026040819180120229
  33. 직원 27명 주유소, 상한가 찍었다…흥구석유 PER 1900배 훌쩍, 머니투데이·다음뉴스, 2026-03-04 — https://v.daum.net/v/20260304115403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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