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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산업

주문에 맞춰 여러 산업의 쿠션과 내장재가 될 연질 폼을 빚는다

1.발주서가 거대한 폼 블록이 되기까지

진양산업의 출발점은 완성품 매장이 아니라 거래처의 발주서다. 회사가 만드는 주력품은 연질 슬라브 폴리우레탄 폼(PU 폼) 중간재다. ‘연질’은 눌렀을 때 탄성 있게 변형되는 성질을, ‘슬라브’는 연속 발포한 뒤 큰 덩어리나 판재 형태로 다루는 방식을 가리킨다. 그 상태로 소비자에게 팔리는 물건이라기보다 자동차 내장재, 신발, 침구, 전자제품과 여러 산업재의 쿠션·흡음·보호 부품으로 넘어가는 재료에 가깝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앉을 때의 감촉, 포장 안에서 제품을 붙드는 모양, 기기 내부의 빈틈을 메우는 부품처럼 최종 제품의 사용감을 좌우하는 자리로 들어간다.

생산은 재고를 먼저 쌓고 불특정 다수에게 파는 방식보다 주문생산에 가깝다. 거래처가 필요한 품목을 발주하면 그 조건에 맞춰 생산하고, 국내 업체에 직접 판매한다. 따라서 이 회사의 상업적 흐름은 ‘대량 생산 후 판촉’보다 ‘고객 요구 확인―발포와 생산―가공 연계―직접 납품’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폼은 외관만 보면 비슷한 스펀지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어느 산업의 어느 부품으로 갈지에 따라 후속 가공과 형태가 달라진다. 발주의 지속성, 생산의 안정성, 제때 넘겨주는 납기가 매출을 이어 주는 기본 조건인 이유다.

이미지: 푸른색 PU 폼 블록의 셀 구조와 탄성 소재 형태

▲ 푸른색 PU 폼 블록에서 드러나는 다공성 재질과 판재 형태 — 출처: [INOAC Corporation, 날짜 미상](https://www.inoac.co.jp/solution/moltopren.html)

사진은 진양산업 제품 인증 사진이 아니라, 같은 계열 소재의 외형을 보여 주는 업계 사례다. 폼 안에 촘촘히 형성된 기포 구조와 큰 판재 형태를 보면 ‘중간재’라는 말이 쉬워진다. 진양산업이 파는 것은 완성된 매트리스나 자동차 시트 그 자체가 아니다. 고객 또는 가공 계열사가 자르고 붙이고 성형해 최종 부품으로 바꾸기 전의 재료다. 그래서 브랜드 소비재처럼 판매량만 볼 수 없고, 고객 산업의 생산 일정과 필요한 소재 사양을 함께 봐야 한다.

이 구조에는 안정성과 민감성이 함께 있다. 주문을 바탕으로 움직이므로 팔 곳 없는 제품을 무작정 쌓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반면 거래처 생산계획이 줄거나 납품 거점이 멈추면 주문 흐름도 바로 영향을 받는다. 회사의 본업을 이해하는 첫 단서는 폼의 화려한 신기능이 아니라, 반복 발주를 받아 같은 품질로 생산하고 필요한 가공 단계까지 끊김 없이 연결하는 능력이다.

2.자동차 좌석에서 전자제품 보호재까지

연질 PU 폼은 하나의 이름 아래 여러 사용 장면을 품는다. 자동차에서는 좌석과 내장 부품의 쿠션 재료로 이어지고, 신발에서는 발에 닿는 완충 부위로, 침구에서는 몸을 받치는 층으로 향한다. 전자·첨단산업 쪽에서는 제품을 보호하거나 부품 사이를 채우는 가공 소재가 될 수 있다. 공시가 열거하는 전방 산업이 넓다는 사실은 특정 완성품 한 종목에만 묶인 사업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쓰일 수 있는 산업이 많다’와 ‘각 산업에서 매출이 고르게 발생한다’는 말은 다르다. 공시는 용도별 매출 구성을 세세하게 나누지 않으므로, 어느 응용처가 성장을 이끌었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이미지: 제품 보호용으로 절삭된 고밀도 PU 폼 포장 인서트

▲ 제품 모양에 맞춰 내부가 절삭된 PU 폼 포장 인서트 — 출처: [Yuexiu Industrial·Made-in-China, 날짜 미상](https://yuexiuindustrial.en.made-in-china.com/product/wxsrnvmJmERU/China-High-Density-PU-Foam-Packing-Insert-Anti-Shock-Box-Insert-Protection.html)

위 사진 역시 진양산업 납품품이 아니라 활용 형태를 보여 주는 제3자 사례다. 큰 폼 덩어리가 고객에게 도착한 뒤에는 이렇게 특정 제품의 윤곽에 맞춰 잘린 보호재가 될 수 있다. 중간재 업체의 고객은 ‘폼’이라는 물질만 사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치수와 성질을 다음 공정에서 구현할 수 있고, 반복 주문 때도 결과가 흔들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가공 적합성과 공급의 일관성이 거래관계의 실질적인 접착제인 셈이다.

자동차용 장면은 더 긴 생산사슬을 보여 준다. 소재가 시트나 내장재에 들어가려면 발포 이후에도 성형, 절단, 다른 소재와의 결합 같은 단계가 이어질 수 있다. 진양산업은 폼 본체를 만들고, 계열사는 임가공과 라미네이팅을 나눠 맡는다. 라미네이팅은 서로 다른 소재를 겹쳐 붙여 하나의 복합재처럼 만드는 공정이다. 완성차 브랜드보다 몇 단계 앞쪽에 자리한 회사라 최종 소비자에게 이름이 보이지 않아도, 고객 공장의 리듬과 품질 요구에는 가까이 붙어 있다.

이미지: 자동차 시트 쿠션용 PU 폼 성형 생산설비

▲ 자동차 좌석용 폼을 성형하는 다수의 생산 장비 — 출처: [Yongjia Polyurethane, 날짜 미상](https://www.machinepu.com/polyurethane-flexible-foam-car-seat-cushion-foam-making-machine-product/)

이 설비 사진은 진양산업 공장이 아니라 자동차 좌석용 폼 생산의 업계 장면이다. 화면에 보이는 여러 성형 장비는 같은 소재가 최종 부품의 모양을 얻기까지 공정이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 진양산업의 자동차 관련 기회도 ‘자동차가 많이 팔린다’는 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주문은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재료, 가공 조건, 생산 시점이 맞아야 발생한다. 반대로 침구나 신발, 전자 쪽 수요가 있다고 해서 자동차 주문의 약화를 자동으로 상쇄한다고 볼 수도 없다. 전방 산업의 폭은 완충 장치가 될 가능성이지, 매출 다변화가 이미 완성됐다는 증명은 아니다.

공시상 매출처 예시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등장한다. 동시에 특정 대형 고객 하나가 연결 매출을 압도하는 형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고객 기반이 한 회사에만 매달린 모습은 아니라는 관찰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고객 이름 일부와 집중도만으로 최종 수요처별 힘의 균형까지 알 수는 없다. 이 회사를 읽을 때는 유명 고객의 간판보다 주문이 실제 어느 응용처로 흘러가는지, 그 주문이 반복되는지를 보는 편이 더 유용하다.

3.원료 탱크에서 납품 문까지

폼 생산의 앞단에는 PPG, TDI, 난연제 같은 원재료가 있다. PPG와 TDI는 폴리우레탄을 만드는 주요 화학 원료이며, 난연제는 불이 번지는 성질을 낮추기 위해 더하는 물질이다. 회사는 이들 가운데 PPG와 TDI의 가격이 유가와 시장 수급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즉 주문량이 유지돼도 원료 단가와 제품 판매가격의 움직임이 어긋나면 수익성은 달라질 수 있다. 매출이 곧바로 이익이 아닌 제조업의 익숙한 공식이 이 폼 블록 안에도 들어 있다.

원재료 조달에서는 KPX케미칼과의 장기 거래가 공급 안정성에 기여한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오래 거래한 공급선은 필요한 원료를 계속 확보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가격 변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가’와 유리한 가격에 ‘살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 전자는 생산 중단 가능성을 낮추고, 후자는 납품가격과 원가 사이의 폭을 좌우한다. 투자자가 원료 가격을 볼 때 유가 방향 하나로 손익을 단정하기보다 조달 지속성, 수급 상황, 판매가격 반영을 나눠 봐야 하는 까닭이다.

이미지: 연속 폼 생산·절단 설비와 작업장 전경

▲ 길게 발포된 흰색 폼과 이를 다루는 연속 생산·절단 설비 — 출처: [Softlife Mattress Machinery, 날짜 미상](https://www.softlife88.com/CNC-clean-sponge-foam-making-machine-production-line-pd520788698.html)

사진은 진양산업 설비가 아니라 연속 폼 생산라인의 업계 예시다. 길게 이어진 폼과 절단 장치가 보여 주듯, 발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다룰 수 있는 크기와 형태로 넘기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생산라인의 연속성과 품질 균일성이 납기 신뢰로 연결된다. 주문생산 업체에는 공장 가동 자체가 영업의 일부다. 설비가 서면 그날의 생산량만 잃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일정에 맞춰 움직이던 고객이 다른 공급처를 찾을 가능성도 생긴다.

국내 직접판매 구조는 고객 목소리를 생산에 바로 연결하기 좋지만, 전방 업체의 일정 변화도 가까이서 맞게 한다. 자동차·신발·침구·전자라는 서로 다른 시장이 한 공장 안에서는 발주량과 품목 구성으로 번역된다. 원료 입고, 발포, 절단과 가공, 납품이 맞물려야 비로소 돈이 회수된다. 따라서 진양산업의 경쟁력은 폼의 물성 설명만으로 다 잡히지 않는다. 원료를 끊기지 않게 들여오고, 주문 조건을 생산으로 옮기고, 계열 가공망과 납품 거점을 연결하는 운영 전체가 한 묶음이다.

4.세 가공·생산 거점이 붙이는 다음 단계

진양산업 아래에는 진례산업, VINA FOAM, 일승산업이 있다. 세 회사는 모두 완전 자회사이며 역할이 다르다. 진례산업은 폼 임가공을 맡는다. 임가공은 고객이나 모회사가 요구하는 형태로 재료를 가공하고 가공비를 받는 작업을 뜻한다. 일승산업은 소재 라미네이팅을 수행해 폼을 다른 재료와 결합하는 다음 단계에 관여한다. VINA FOAM은 베트남 생산거점이다. 이 구성을 한데 놓으면 모회사의 큰 폼 블록이 절단·결합을 거쳐 고객 부품에 가까워지고, 생산의 지리적 범위도 해외로 넓어지는 그림이 보인다.

지배구조의 위쪽에는 진양홀딩스가 있고, 진양산업 보유 지분은 51.21%다. 아래쪽 자회사와 위쪽 지주회사를 함께 보면 진양산업은 홀로 선 단일 공장이라기보다 그룹 안에서 소재 생산과 가공을 연결하는 중간 축에 가깝다. 이 관계는 내부 거래와 역할 분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다만 계열사라는 사실만으로 비용 절감이나 협업 성과를 자동 추정할 수는 없다. 실제 기여는 각 거점의 생산량, 가공 수요, 납품처와 손익에서 드러난다.

베트남 거점은 국내 생산을 그대로 복제한 이름표가 아니다. 해외에서 제품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인 동시에 현지 수요와 경쟁을 직접 마주하는 장소다. 독립 보도는 최근 외형 확대에 VINA FOAM과 일승산업 천안공장 가동 효과가 보탬이 됐다고 해석했다. 공시 숫자와 별개로 사업 변화의 방향을 짚는 설명이지만, 어느 거점이 얼마만큼 기여했는지까지 공개된 것은 아니다. ‘자회사 효과’라는 표현은 연결 범위 안에서 생산 능력과 판매 기회가 넓어졌다는 단서로 읽되, 세부 수익성을 대신하는 숫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 생태계가 유효하려면 공정 사이의 이음매가 매끄러워야 한다. 모회사가 만든 소재를 가공사가 제때 넘겨받고, 라미네이팅이 필요한 품목은 고객 조건에 맞게 결합돼야 한다. 베트남 거점은 별도의 조달과 고객 일정까지 관리해야 한다. 어느 한 회사의 이름보다 생산―가공―결합―납품의 연결이 중요한 이유다. 진양산업의 연결 실적에는 이 사슬의 결과가 모이므로, 외형 확대를 볼 때도 모회사 판매량과 자회사 가동을 따로 상상하기보다 함께 움직이는 생산망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5.실적 — 숫자로 본 본업의 체력과 새 공장의 무게

확정된 연간 실적에서 본업의 색깔은 매우 선명하다. FY2025 연결 매출 906.6억원 가운데 PU FOAM 등 매출은 904.5억원, 비중은 99.76%였다. 기타 매출은 약 2.0억원에 그쳤다. 여러 사용처와 자회사가 있어도 돈의 원천은 사실상 폼 사업 하나라는 뜻이다. 사업 다변화를 이야기할 때 응용 산업의 다양성과 매출 품목의 다양성을 혼동하면 안 된다.

연결 기준

FY2024

FY2025

1Q25

1Q26

매출

882.2억원

906.6억원

225.52억원

222.12억원

영업이익

82.0억원

84.4억원

21.60억원

17.08억원

당기순이익

100.5억원

69.5억원

14.64억원

연간 비교에서는 외형과 영업이익이 함께 늘었지만 순이익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독립 보도는 전년의 일회성 수익이 사라지고 이자수익이 줄어든 점을 순이익 감소 배경으로 들었다. 본업의 영업 성과와 영업 밖 손익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순이익 한 줄만 보면 사업이 크게 후퇴한 듯 보일 수 있고, 매출 한 줄만 보면 모든 것이 순조로운 듯 보일 수 있다. 두 해의 영업이익이 비슷한 폭에서 증가했다는 사실과 순이익의 낙폭을 함께 놓아야 온도가 맞는다.

생산 쪽에서는 2025년 양산 외 생산실적이 891.9억원, 평균 가동률이 87.26%로 집계됐다. 공장이 상당 부분 돌아간 가운데 매출도 증가했으므로 기존 생산기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추가 주문을 소화할지가 중요해졌다. 다만 이 가동률은 특정 고객이나 특정 응용처의 지표가 아니다. 고객집중도와 직접 엮어 ‘분산 고객이 가동률을 만들었다’고 해석할 근거도 없다. 각각 생산설비 이용도와 고객 분포를 보여 주는 별개의 관찰값이다.

최근 분기는 탄력이 약해졌다. 1Q26에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낮아졌고, 순이익도 연간 흐름을 되돌렸다고 말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지역별 매출은 국내 178.74억원, 아시아 43.37억원이었다. 해외 거점이 있다는 사실과 국내 매출이 여전히 중심이라는 모습이 동시에 나타난다. 다만 이 분기 재무제표는 외부감사인의 감사나 검토를 받지 않았다. 제공된 직접 공시에서 확인되는 최신 정기 실적도 이 분기까지여서, 이후 흐름을 앞당겨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재무상태표에는 생산기반의 무게가 더해졌다. 분기 말 연결 자산은 1,146.42억원, 부채는 497.03억원, 유형자산은 691.12억원이었다. 원재료 공급선인 KPX케미칼로부터의 같은 분기 특수관계자 매입은 34.21억원으로 공시됐다. 이 숫자들은 공장과 설비를 보유하고 원료를 사서 가공하는 제조업의 자산 구조를 보여 준다. 새로 취득한 공장의 효과는 생산 연속성뿐 아니라 차입, 감가상각, 자산 활용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주주환원에서는 기말 현금배당 예정안이 보통주 한 주당 308원, 예정 배당성향이 61.8%였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연간 배당금이 한 주당 358원으로 적혀 있는데, 이는 기말분만 적은 수치와 기준이 다르다. 두 금액의 차이를 배당 변경이나 오류로 읽기보다 ‘연간 합계’와 ‘기말 예정액’을 구별해야 한다. 높은 배당성향 자체는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을 보여 주지만, 공장 취득으로 자금 수요가 커진 시기에는 배당 지속성과 투자 재원의 균형도 함께 보게 된다.

6.임차 공장의 종료가 자산 취득으로 바뀐 순간

새 공장 매입은 성장 구호보다 생산 중단을 피하려는 결정에서 시작됐다. 진례산업이 사용하던 외주 생산공장의 임대차를 다시 연장할 수 없게 되자, 회사는 김해시 청천리의 토지와 건물을 171.8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거래 기준일과 등기 예정일은 2026년 1월 30일이었고, 자기자금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조달 수단으로 제시했다. 공시상 첫 목적은 생산 중단과 고객 이탈 방지다. 자산가치 증대는 회사가 함께 제시한 기대효과이지, 즉시 실현된 영업성과는 아니다.

이 사건은 주문생산 사업에서 장소가 갖는 의미를 잘 보여 준다. 거래처 주문이 있어도 가공 공장이 멈추면 납기 사슬이 끊긴다. 특히 임가공을 담당하는 자회사의 거점이 흔들리면 모회사가 생산한 폼을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넘기는 단계에 공백이 생긴다. 공장 매입은 부동산 투자의 외형을 띠지만, 사업 쪽 언어로 번역하면 고객이 다른 공급처로 옮겨갈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한 연속성 확보에 가깝다.

그렇다고 공장을 소유하는 순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임차료 대신 자산과 자금조달 부담이 남고, 취득한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가 중요해진다. 생산 중단을 막는 방어적 목적과 향후 가공 물량을 담을 기반이라는 가능성이 한 자산 안에 공존한다. 가동이 안정되면 납기 신뢰를 지킬 수 있지만, 주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고정자산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앞서 본 유형자산 확대와 부채 수준을 공장 운영 상황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회사가 내세운 자산가치 증대와 영업적 성과의 시간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토지·건물을 보유하는 효과는 장부에 먼저 나타날 수 있지만, 고객 유지와 추가 가공물량은 실제 발주와 납품을 거쳐야 손익으로 확인된다. 이 공장의 핵심 평가지표는 화려한 준공 장면보다 기존 고객의 주문이 끊기지 않았는지, 가공 공정이 안정됐는지, 자금비용을 감당할 만큼 활용되는지에 있다. 진양산업의 ‘성장 투자’라는 말이 가장 현실적인 시험을 받는 곳도 바로 이 생산 현장이다.

7.오래된 상장사와 아직 쓰이지 않은 운영 규칙

진양산업은 1963년 설립됐고 1973년 증시에 상장됐다. 긴 업력은 연질 폼이라는 소재가 여러 산업의 부품으로 스며드는 시간과 겹친다. 소비재 브랜드가 유행에 따라 교체되는 동안 중간재 업체는 고객의 생산현장 안에서 반복 주문과 가공 경험을 축적한다. 이 회사의 역사도 새로운 이름의 사업을 연달아 붙이기보다 폼 생산을 중심에 두고, 임가공·라미네이팅·해외 거점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돼 왔다고 읽을 수 있다.

오랜 존속은 그 자체로 미래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다만 원료 공급사와의 거래, 국내 고객에 대한 직접판매, 계열 가공망 같은 관계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맥락을 준다. 제조업의 시간은 특허나 신제품 발표만으로 쌓이지 않는다. 같은 품질을 납기에 맞춰 보내고, 문제가 생겼을 때 다음 주문을 지키는 경험도 축적된다. 임차 연장이 어려워진 공장을 아예 취득한 결정은 이런 관계의 단절 비용을 회사가 크게 봤음을 드러낸다.

지배구조의 제도화에는 빈칸도 있다. 회사는 2026년 6월 보고서에서 중장기 배당정책이 없고, 정관 밖에 별도로 명문화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도 없다고 밝혔다. 배당을 실제로 해 왔다는 사실과 앞으로의 원칙이 문서로 고정돼 있다는 것은 다르다. 경영권이 지주회사 중심으로 안정돼 보이더라도, 승계 절차와 주주환원 기준을 미리 알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회사는 배당기준일을 배당액 결정 뒤로 옮겨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향도 내놓았다. 이는 투자자가 받을 금액을 알고 매매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손보려는 취지다. 운영 규칙이 실제 정관과 공시 관행에 자리 잡는다면 배당의 크기뿐 아니라 정보의 순서도 개선된다. 진양산업의 긴 역사에서 이제 평가받는 것은 공장을 오래 돌린 시간만이 아니다. 자본 배분과 경영 승계의 원칙을 얼마나 투명하게 남기는지도 상장사의 지속성을 구성한다.

8.친환경 자동차 소재라는 방향, 폼 본업이라는 경계

회사가 제시한 성장 방향은 친환경·고품질 자동차 소재기업이다. 이는 기존 폼과 자동차 내장재 연결을 더 선명하게 만들려는 전략 언어다. 그러나 공시된 계획은 확정 수주나 매출 전망치가 아니다. 동시에 사업보고서에는 신규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고 적혀 있다. 두 문장을 함께 읽으면 전혀 다른 산업으로 뛰어드는 변신보다 기존 폴리우레탄 소재와 가공 역량을 자동차용 고부가 영역에 맞추려는 선택에 가깝다.

이미지: 검은색 PU 흡음 패널의 표면 구조

▲ 홈이 반복되는 검은색 PU 흡음 패널의 표면과 완제품 형태 — 출처: [Dengyue Polymer Group·Made-in-China, 날짜 미상](https://kr.made-in-china.com/co_dengyuesponge/product_Studio-Acoustic-Foams-Sponge-Panels-Tiles-Absorption-Sound-Insulation-Foam_riieuorig.html)

이 사진도 진양산업 제품이 아닌 업계 응용 사례다. 같은 폼 계열 소재가 표면 가공과 형상 설계를 거쳐 전혀 다른 외관의 제품이 되는 점을 보여 준다. 하지만 가능한 응용처가 곧 회사의 신규 매출은 아니다. 진양산업이 실제로 돈을 버는 길은 고객의 사양을 받고,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생산과 계열 가공을 거쳐 납품하는 기존 사슬 안에 있다. 전략의 성패도 ‘친환경’이라는 단어의 크기보다 그 사슬에서 자동차 소재 주문이 얼마나 반복되는지로 드러날 것이다.

앞으로의 손익에는 서로 다른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다. 자동차·신발·침구·전자 등 전방 수요는 발주량을 바꾸고, PPG와 TDI의 유가·수급은 원가를 흔든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생산기회의 반대편에 경쟁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새 공장을 보유한 뒤의 자산 활용과 금융 부담이 따라온다. 어느 하나를 전사 실적의 단독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주문 증가가 원가 상승을 흡수할 수도 있고, 안정된 원료 조달이 약한 수요를 대신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진양산업의 현재는 ‘새 사업이 무엇인가’보다 ‘익숙한 폼 사업을 어디까지 정교하게 연결할 수 있는가’에 가깝다. 큰 블록으로 나온 소재가 임가공과 라미네이팅을 지나 자동차 내장재와 생활·산업 부품으로 들어가고, 국내 공장과 베트남 거점이 그 흐름을 나눠 맡는다. 새로 확보한 생산공장은 이 연결을 끊지 않기 위한 물리적 매듭이다. 친환경 자동차 소재라는 방향이 구호를 벗어나는 순간도 별도의 낯선 사업이 등장할 때가 아니라, 기존 고객의 발주와 가공망, 납기, 마진이 한층 단단하게 맞물릴 때다.

각주

  1. 사업보고서 (제63기, 2025년 사업연도),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3-0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4/001723/20260304003849/11011.htm
  2. 진양산업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841/20260515001789/11013.htm
  3. 진양산업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0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4/001723/20260304003849/11011.htm
  4. 분기보고서 (제64기 1분기),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841/20260515001789/11013.htm
  5. 사업보고서 (제63기, 2025년 사업연도),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3-0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4/001723/20260304003849/11011.htm
  6. 분기보고서 (제64기 1분기),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841/20260515001789/11013.htm
  7. 진양산업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0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4/001723/20260304003849/11011.htm
  8.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6-0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1/000877/20260601001431/99667.htm
  9. 진양산업, 베트남·자회사 효과에 외형 성장, 화학뉴스, 2026-01-26 — https://www.chemlocus.co.kr/news/view/142744
  10. 진양산업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0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4/001723/20260304003849/11011.htm
  11. 진양산업, 베트남·자회사 효과에 외형 성장, 화학뉴스, 2026-01-26 — https://www.chemlocus.co.kr/news/view/142744
  12. 사업보고서 (제63기, 2025년 사업연도),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3-0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4/001723/20260304003849/11011.htm
  13. 분기보고서 (제64기 1분기),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841/20260515001789/11013.htm
  14. 진양산업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841/20260515001789/11013.htm
  15. 분기보고서 (제64기 1분기),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841/20260515001789/11013.htm
  16. 제63기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2-2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2/25/000878/20260225002506/00591.htm; 2026년 진양산업 기업가치 제고 계획, 한국거래소 KIND, 2026-03-2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6/000958/20260326000524/68961.htm
  17. 유형자산 양수 결정,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1-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1/12/000317/20260112000972/11338.htm
  18. 진양산업 기업분석 리포트, NICE디앤비·한국IR협의회 공개 리포트, 2023-12-21 — https://ssl.pstatic.net/imgstock/upload/research/company/1703200041725.pdf
  19.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 진양산업, 2026-06-0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1/000877/20260601001431/99667.htm
  20. 2026년 진양산업 기업가치 제고 계획, 한국거래소 KIND, 2026-03-2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6/000958/20260326000524/68961.htm
  21. 2026년 진양산업 기업가치 제고 계획, 한국거래소 KIND, 2026-03-2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6/000958/20260326000524/68961.htm
  22. 진양산업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0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4/001723/20260304003849/11011.htm
  23. 진양폴리우레탄 기업설명회(IR) 자료, 진양홀딩스·한국거래소 KIND, 발행일 미표기 — https://kind.krx.co.kr/external/dst/irReference/17936/%EC%A7%84%EC%96%91%ED%8F%B4%EB%A6%AC%EC%9A%B0%EB%A0%88%ED%83%84_%EA%B8%B0%EC%97%85%EC%84%A4%명회%28IR%29%20자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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