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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와 황산으로 울산 화학설비의 쓰임을 다시 짠다

1.배관으로 보내고, 트레일러에 실어 보낸다

울산 석유화학단지 안에서 카프로의 현재를 가장 빨리 이해하는 방법은 수소가 공장 밖으로 나가는 두 갈래 길을 보는 것이다. 하나는 단지 안의 배관이다. 가까운 산업 수요처에는 공장에서 생산한 수소를 배관으로 보낸다. 다른 하나는 도로다. 수소를 압축해 튜브트레일러에 싣고 산업체와 수소충전소로 운반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고객이 단지 안에 있느냐,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판매의 마지막 장면이 달라진다. 카프로가 말하는 수소 사업은 생산설비 하나가 아니라 생산·압축·출하·운송이 이어지는 구조다.

회사는 LPG와 프로판을 개질해 순도 99.999% 이상의 수소를 생산한다고 공시한다. 개질은 탄화수소계 원료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공정이다. 이 숫자는 품질에 관한 회사의 공시 기준이며, 곧바로 판매량이나 수익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돈은 실제로 배관을 통해 공급하거나 튜브트레일러로 출하한 물량에서 생긴다. 수소라는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생산과 반복 출하, 그리고 이를 받아 줄 산업체와 충전소의 수요다.

이미지: 배관과 설비 사이를 둘러보는 방문객들

▲ 배관과 압축·출하 관련 설비가 배치된 수소출하센터 내부 — 출처: [파이낸셜뉴스, 2025-05-11](https://www.fnnews.com/news/202505091336475847)

현재 공시상 핵심 사업은 수소와 황산류의 제조·판매다. 카프로라는 이름에 오래 붙어 있던 카프로락탐과 유안비료가 아니라, 이미 갖고 있던 울산의 화학공장과 부지를 다른 제품 흐름에 맞춰 다시 쓰는 단계다. 따라서 이 회사를 읽을 때는 ‘수소 신사업’이라는 말만 따라가서도, 과거의 ‘카프로락탐 회사’라는 기억에만 머물러서도 곤란하다. 지금 팔리는 두 제품군이 어떤 고객에게 가는지, 옛 설비와 새 출하 인프라가 얼마나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지가 핵심이다.

2.황산은 화려하지 않지만 이미 돌아가는 축이다

수소가 전환의 간판이라면 황산류는 현재 공장의 작동을 확인하게 해 주는 제품군이다. 카프로는 유황을 직접 연소해 일반황산·정제황산·발연황산을 생산한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이름 하나로 뭉뚱그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제 수준과 형태가 다른 제품을 고객 공정에 맞춰 내보내는 사업이다. 회사가 제시한 수요 산업은 2차전지, 아라미드, 화약, 불화수소 등이다. 소비자가 완제품 매장에서 만나는 상품이 아니라 다른 산업의 공정으로 들어가는 원료에 가깝다.

이 구조에서는 ‘황산 시장이 커진다’는 넓은 문장보다 고객의 실제 구매와 규격에 맞춘 지속적인 납품이 더 직접적인 변수다. 카프로가 돈을 버는 경로도 분명하다. 원료를 조달하고 공장을 돌려 규격별 황산을 만든 뒤 산업 고객에게 판매한다. 다만 원료인 유황의 국제가격이 상승하면 채산성이 압박받을 수 있다. 수소 쪽 프로판 가격과 함께, 국제 원료가격 연동은 전환 사업의 공통된 원가 변수다.

이미지: 증류탑과 저장탱크, 배관이 이어진 화학공장

▲ 증류탑·저장탱크·배관이 촘촘히 이어진 카프로 화학공장 — 출처: [머니투데이, 2020-03-11](https://www.mt.co.kr/industry/2020/03/11/2020031011524983951)

황산은 수소와 판매 장면도 다르다. 수소는 배관망과 튜브트레일러라는 전달 방식이 사업 설명의 중심에 서지만, 황산은 여러 산업의 생산공정에 투입되는 화학 원료라는 성격이 앞선다. 두 축을 함께 둔 현재의 카프로는 특정 완제품 하나에 모든 공정을 묶었던 과거와 다르다. 공장 운영 측면에서는 서로 다른 제품을 생산하지만, 국제 원료가격과 산업 고객의 구매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과거 공장 사진을 볼 때도 현재 사업을 소급해 읽을 필요는 없다. 사진 속 대형 탱크와 배관은 화학공장이라는 물리적 기반을 보여 줄 뿐, 뒤에 시작된 수소 전환의 성과를 증명하지 않는다. 다만 카프로의 변화가 사무실에서 만든 새 브랜드가 아니라 기존 생산단지의 설비·부지·배관을 다시 배치하는 작업이라는 점은 선명하게 보여 준다.

3.카프로락탐이 멈춘 자리에서 회사의 정의가 바뀌었다

카프로의 오랜 중심 제품은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이었다. 한때 국내 유일 생산업체라는 지위가 회사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경쟁과 세계 공급과잉이 심해졌고, 국내외 나일론 수요 침체까지 겹쳤다. 주요 주주였던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효성티앤씨가 지배력에서 물러나려 했던 배경을 전한 보도에서도 이 구조적 압박이 핵심으로 거론됐다.

이미지: 울산 생산단지를 내려다본 항공 사진

▲ 대형 저장시설과 생산설비가 모여 있던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카프로 공장 — 출처: [KED Global, 2023-01-17](https://www.kedglobal.com/petrochemicals/newsView/ked202301170024)

회사는 결국 2025년 6월 30일 카프로락탐과 유안비료의 생산·영업을 중단했다. 공시가 든 이유는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국내외 나일론 산업의 수요 침체였다. 이는 일시적인 정기보수나 감산이 아니라 기존 핵심 사업에서 물러난 사건이다. 이후 카프로를 예전 생산능력이나 과거 시장 지위로 평가하면 현재 매출 구조를 놓치게 된다.

전환의 무게는 여기서 생긴다. 잘되던 기존 공장 옆에 새 사업을 하나 얹은 것이 아니라, 회사를 대표하던 제품이 멈춘 뒤 남은 생산거점의 쓰임을 다시 정해야 했다. 수소출하센터는 그 결과 가운데 가장 눈에 보이는 시설이고, 황산류는 공시상 매출과 가동 지표가 확인되는 축이다. 반면 과거 카프로락탐의 규모와 명성이 새 사업으로 자동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생산기술을 다뤄 온 경험과 부지는 출발 자산이지만, 새로운 고객과 반복 주문은 별도로 쌓아야 한다.

이 역사 때문에 카프로에는 낙관과 경계가 동시에 붙는다. 낙관 쪽은 울산 산업단지 안의 입지와 기존 화학설비를 전환 자산으로 본다. 경계 쪽은 과거 주력 제품의 종료가 남긴 손실과 재무 부담을 먼저 본다. 어느 쪽도 사진 한 장이나 ‘수소경제 진출’이라는 표현만으로 결론낼 수 없다. 실제 매출 구성, 공장 지표, 손실의 축소 속도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4.실적: 매출의 중심은 옮겨졌지만 손실은 남았다

2025년 감사확정 별도 매출은 246억3,800만원이었다. 영업손실은 211억2,000만원, 순손실은 323억6,000만원으로 매출 규모에 견줘 손실이 컸다. 같은 해 수소·황산류 제품매출은 162억8,000만원으로 제품매출의 85.4%를 차지했고, 기타제품 매출은 27억8,200만원이었다. 새 핵심 제품군이 제품매출의 중심에 들어왔다는 사실과 회사 전체가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한 회계연도에 함께 나타난다.

구분

2025년 감사확정 별도

2026년 1분기 별도

매출

246억3,800만원

74억2,200만원

영업손실

211억2,000만원

34억2,600만원

순손실

323억6,000만원

64억8,800만원

수소·황산류 제품매출

162억8,000만원

69억3,300만원

제품매출 내 비중

85.4%

94.56%

2026년 1분기 별도 매출은 74억2,200만원, 영업손실은 34억2,600만원, 순손실은 64억8,800만원이었다. 수소·황산류 매출은 69억3,300만원으로 제품매출의 94.56%를 차지했다. 연간과 분기를 단순히 같은 길이의 막대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매출의 무게중심이 과거 제품에서 현재 제품군으로 옮겨졌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동시에 매출이 발생해도 영업단에서 비용을 모두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도 이어졌다.

공시상 1분기 생산능력은 수소가 시간당 4만Nm³, 황산이 연 24만톤이다. Nm³는 기준 상태에서 환산한 기체 부피 단위다. 그러나 생산능력은 설비가 낼 수 있는 명목 규모이지 실제 판매량이 아니다. 같은 분기 생산표에서 수소 생산실적은 ‘-’로 기재됐다. 반면 황산 생산실적은 2만7,000톤, 평균 가동률은 99.0%였다. 따라서 이 시점에 공시로 검증되는 가동 지표는 황산 쪽이며, 수소 설비의 실제 생산량이나 가동률은 이 표만으로 읽을 수 없다.

재무제표의 경고도 가볍지 않다. 2025년 감사의견 자체는 적정이었지만, 감사인은 누적결손과 유동부채 초과를 근거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을 적었다. 적정 의견은 제시된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따라 중요하게 왜곡되지 않았다는 뜻이지, 회사의 존속 가능성이나 흑자 전환을 보증하는 도장이 아니다. 사업 전환을 평가할 때 매출 품목의 변화만큼 자금 부담과 손실 지속 여부를 봐야 한다.

최신 검증 기준은 2026년 1분기다. 제공된 원문 조사에서는 같은 해 2분기 잠정실적이나 반기보고서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출하센터 준공 보도와 생산능력을 근거로 그 이후 실적을 앞당겨 계산할 수 없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새 제품군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점, 황산의 가동 지표가 잡힌다는 점, 그리고 손실과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까지다.

5.유휴 부지가 출하 거점으로 바뀌었다

울산 공장 안의 수소출하센터는 사업 전환이 물리적으로 실행된 장면이다. 2025년 5월 준공과 가동 또는 생산 시작이 보도됐고, 기존 카프로락탐 유휴 부지를 수소 물류·출하 인프라로 바꾼 시설로 소개됐다. 생산된 수소를 압축하고 튜브트레일러에 실어 외부 수요처로 보내는 기능이 붙으면서, 배관 판매에 더해 도로 운송 고객을 만날 접점이 생겼다.

이미지: 카프로 수소출하센터 외관

▲ ‘수소출하센터 준공’ 표지가 붙은 울산 카프로 건물 외관 — 출처: [경상일보, 2025-04](https://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6289)

이 시설의 의미는 사업 흐름에서 찾는 편이 안전하다. 카프로가 가진 부지 안에서 생산과 압축, 출하를 잇고, 산업단지 배관 밖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과거 생산시설이 남긴 공간을 비용만 드는 유휴자산으로 두지 않고 새 물류 기능을 얹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본사를 울산으로 옮긴 변화 역시 생산거점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보도됐다.

다만 준공식은 출발선이지 매출전표가 아니다. 센터가 존재하고 설비가 보인다는 사실은 실행 여부를 보여 주지만, 이후 얼마를 생산하고 몇 차례 출하했는지까지 보여 주지는 않는다. 특히 최신 분기 공시의 생산표가 수소 실적을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사진 속 설비의 규모를 가동 성과로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이 시설의 사업적 무게는 반복 출하와 판매처 확대가 공시 숫자로 이어질 때 확인된다.

현장의 장점과 부담은 같은 곳에서 나온다. 울산 산업단지는 배관 판매가 가능한 고객 접점을 제공하고, 출하센터는 원거리 판매 경로를 더한다. 반면 개질 원료인 프로판의 국제가격 변동은 생산원가에 영향을 준다. 고객 접점이 넓어져도 원료비 부담이 커지면 외형 확대가 그대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수소 사업의 관전 포인트는 설비의 크기보다 실제 물량과 손익의 조합이다.

6.검토 중인 미래와 이미 멈춘 시도를 구분한다

카프로가 전환 과정에서 꺼내 든 이름은 수소와 황산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와 관련 보도에는 탄산암모늄, 탄소 포집·활용·저장인 CCUS,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얻는 암모니아 크래킹, 연료전지·반도체용 화학제품 등이 등장한다. 이들은 기존 화학공정 경험을 다른 시장으로 넓히려는 방향을 보여 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확정 투자, 수주, 반복 매출과 같은 층위로 묶을 수 없다.

단계

사업·시도

현재 확인되는 의미

현재 공시상 핵심

수소, 일반·정제·발연황산

제조·판매가 이뤄지고 제품매출이 확인됨

현장 실행

수소출하센터

준공과 가동 개시가 보도됐으나 후속 생산량은 별도 확인 필요

검토·제시

탄산암모늄, CCUS, 암모니아 크래킹, 연료전지·반도체용 화학제품

사업 방향 또는 검토 과제이며 확정 수주·반복 매출로 볼 근거는 없음

중단

고철 재생 판매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종료

고철 재생 판매는 이 구분이 왜 필요한지를 잘 보여 준다. 회사는 2025년에 해당 판매를 시도했지만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중단했다고 2026년 1분기 공시에서 밝혔다. 전환기 기업은 여러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새롭거나 시장 서사가 크다는 사실이 아니라, 시험 뒤에 경제성이 남았는지다. 고철 사례는 회사가 옵션을 실제로 접을 수도 있음을 보여 주는 작은 기준점이다.

CCUS와 암모니아 크래킹도 같은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둘 다 수소경제라는 큰 문장과 잘 어울리지만, 카프로의 확정된 투자 규모나 고객 계약, 상업 생산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래 경로다. 반대로 수소·황산류는 이미 공시상 핵심 제품이고 매출이 확인된다. 현재 사업과 검토 사업을 나누면 기대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어느 사건이 실제 기업가치를 바꾸는지 더 정확히 기다릴 수 있다.

이 경계는 회사의 기술 역량을 부정하는 말도 아니다. 과거 카프로락탐 생산기술과 울산 설비를 새로운 화학제품에 적용하려는 논리는 존재한다. 다만 기술적 가능성, 투자 결정, 수주, 상업 판매는 서로 다른 사건이다. 발표가 나올 때마다 어느 단계가 새로 확인됐는지를 따져야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성과로 세는 오류를 피할 수 있다.

7.원료가격과 실제 판매가 전환의 채산성을 가른다

수소와 황산은 제품도 고객도 다르지만, 원가와 수요에서 공통된 긴장을 가진다. 회사는 유황·암모니아·프로판 가격이 국제가격에 연동된다고 공시한다. 원료가격의 변동은 수소·황산류 판매 확대가 손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과 채산성이 좋아지는 것은 같은 사건이 아니다. 전환 사업을 볼 때 매출 증가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까닭이다.

수요 쪽에서는 고객의 실제 구매가 중요하다. 황산류는 2차전지·아라미드·화약·불화수소 관련 산업의 원료로 제시돼 있고, 수소는 산업체와 충전소로 간다. 서로 다른 최종 시장에 닿는 구조지만, 현재 근거에는 고객별 매출이나 장기 공급계약의 규모가 없다. 특정 산업의 호황을 카프로 실적으로 곧장 환산하기보다 실제 판매 공시로 확인해야 한다.

이미지: 수소출하센터의 탱크와 배관 설비

▲ 탱크·배관과 작업자들이 함께 보이는 카프로 수소출하센터 설비 — 출처: [울산매일, 2025-05](https://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0992)

현장 사진은 이 사업이 대형 설비와 운전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임을 보여 준다. 탱크와 배관, 출하 설비를 갖춘 사실과 경제적으로 잘 가동된다는 사실 사이에는 실제 이용과 판매라는 간격이 있다. 카프로의 전환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이 간격이 후속 공시의 생산·판매 기록으로 채워져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업을 수소 하나의 성패로 줄이는 것도 맞지 않는다. 현재 검증된 생산 가동 정보는 황산이 제공하고, 수소는 배관과 출하센터라는 판매 인프라의 확장을 보여 준다. 하나는 당장의 공장 작동을, 다른 하나는 고객 도달 범위의 확대를 설명한다. 두 축이 함께 손실을 흡수할 만큼 판매를 키우는지가 이 회사의 운영 문제다.

8.공장의 전환과 상장 지위는 서로 다른 시계로 움직인다

사업 현장과 자본시장의 상태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한국거래소는 2025년 11월 상장폐지 공시에서 상장폐지일을 같은 해 12월 9일로 기재했다. 다만 제공된 근거만으로는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의 2026년 8월 12일 최종 결과를 확정할 수 없다. 따라서 거래 가능 여부나 상장 상태를 과거 공시 한 장만으로 현재형으로 단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문제는 수소출하센터의 운영 여부와 같은 질문이 아니다. 공장은 제품을 만들고 고객에게 보내는 시계로 움직인다. 상장 지위는 거래소 절차와 법적 판단의 시계로 움직인다. 공장 사진이 선명하다고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상장 절차가 진행됐다고 현장의 모든 생산활동이 즉시 설명되는 것도 아니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문서와 사업 독자가 확인해야 할 지표가 갈리는 지점이다.

카프로의 현재 모습은 그래서 하나의 표어로 정리되지 않는다. 과거 주력이던 카프로락탐은 생산과 영업이 중단됐고, 울산 공장의 쓰임은 수소 출하와 황산 생산 쪽으로 옮겨졌다. 제품매출의 중심도 이동했지만 손실과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새로 세운 출하센터는 전환이 실제 시설 단계까지 왔음을 보여 주되, 그 경제성은 후속 생산·판매 기록이 채워야 한다.

카프로의 역사는 이제 ‘무엇을 만들었는가’에서 ‘남은 공장을 무엇에 맞춰 다시 움직이는가’로 넘어왔다. 배관으로 흘려보내는 수소, 트레일러로 출하하는 수소, 고객 공정으로 들어가는 황산은 그 답의 현재형이다. 이 세 장면이 반복 매출과 손실 축소로 이어질 때 사업 재편은 선언을 넘어선다. 그전까지 울산의 탱크와 배관은 가능성을 보여 주는 동시에, 계속 돌려 경제성을 증명해야 할 무거운 자산이기도 하다.

각주

  1.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2.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3. 카프로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3-2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3/000886/20260323004090/11011.htm
  4.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5.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6. Kolon, Hyosung to give up control over nylon material maker Capro, KED Global, 2023-01-17 — https://www.kedglobal.com/petrochemicals/newsView/ked202301170024
  7. 카프로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2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3/000886/20260323004090/11011.htm
  8. 카프로 사업보고서(2025.12, 제56기),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3-2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3/000886/20260323004090/11011.htm
  9.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제57기 1분기),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10.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11. 카프로 사업보고서(2025.12),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3-2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3/000886/20260323004090/11011.htm
  12.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13. 카프로, 국내 최대 규모 수소출하센터 준공…수소경제 본격 진출, 머니투데이, 2025-05-09 — https://www.mt.co.kr/stock/2025/05/09/2025050913452847191
  14. ‘울산으로 본사 이전’ 카프로, 수소 사업으로 ‘제2 전성기’, 울산매일, 2025-05 — https://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0976
  15. 상장기업 카프로 ‘락탐 생산 기술 통해 수소경제 밸류체인의 핵심 공급망 되겠다’, 쿠키뉴스, 2025-03-19 — https://www.kukinews.com/article/view/kuk202503190008
  16.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제57기 1분기),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17. 카프로 분기보고서(2026.03), 한국거래소 KIND / 카프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198/20260515002607/11013.htm
  18. 상장폐지, 한국거래소 KIND, 2025-11-2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11/24/000681/20251124001716/6805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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