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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PUBG의 전장을 세계 플랫폼과 신작 스튜디오로 확장하는 게임사

1.개요: 한 판을 오래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엔진

배틀로얄 한 판은 낙하산을 펴는 순간 시작해 최후의 생존자가 정해지면 끝난다. 그러나 사업으로서의 PUBG는 끝나지 않는 쪽에 가깝다. 맵과 무기, 규칙, 경쟁전, 꾸미기 아이템, 시즌 이벤트를 계속 바꾸며 이용자를 다음 판으로 돌려보낸다. 크래프톤의 현재 핵심은 이 반복을 PC·모바일·콘솔에 걸친 장기 라이브서비스로 운영하는 일이다. 라이브서비스란 완성품을 한 번 팔고 떠나는 방식이 아니라, 출시 후에도 업데이트와 이용자 피드백으로 콘텐츠와 결제 동기를 유지하는 운영 모델이다. 회사 역시 업데이트와 커뮤니티 반응을 PUBG 프랜차이즈 유지의 중심으로 설명한다.PUBG STUDIOS·크래프톤, 상시 페이지

회사의 뿌리는 2007년 설립된 블루홀에 있다. 온라인게임 제작사로 출발해 PUBG의 세계적 성공을 품었고, 2018년 사명을 크래프톤으로 바꾼 뒤 202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 이력에서 중요한 대목은 이름의 변화보다 조직의 변화다. 하나의 개발사가 대형 흥행작을 낸 뒤, 여러 스튜디오와 지역 법인, 장르별 프로젝트를 거느린 퍼블리싱 집단으로 커졌다.크래프톤 연혁, 2026년 8월 12일 확인

현재의 본업과 미래의 선택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PUBG는 이미 다수 플랫폼에서 이용자를 모으고 결제를 만드는 프랜차이즈다. 반면 inZOI, Subnautica 2, MIMESIS, Last Epoch, PUBG: BLINDSPOT 같은 이름은 서로 다른 단계의 후보군이다. 초기 판매나 이용자 반응은 출발 신호가 될 수 있지만, 해마다 콘텐츠를 공급하며 반복 매출을 내는 대형 IP가 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 회사의 성격은 그래서 ‘PUBG를 보유한 회사’와 ‘PUBG 이후를 만드는 스튜디오 연합’이 한 몸에 겹쳐 있는 모습에 가깝다.

2.사업: 무료 입장 뒤 결제가 생기는 플레이 동선

PC·콘솔에서는 경기장이 먼저 열린다

PUBG PC·콘솔의 기본 입구는 무료접속이다. 이용자가 돈을 내기 전에 총기 감각, 생존 경쟁, 분대 플레이를 충분히 경험하게 하고, 이후 캐릭터와 무기 외형 같은 유료 아이템을 판다. 모바일도 무료 다운로드 뒤 인앱 아이템과 시즌패스로 수익화한다.크래프톤 2026년 1분기보고서, 2026년 5월 15일

이 구조에서 상품 진열대는 전투 바깥에만 있지 않다. 새 시즌의 테마, 협업 캐릭터, 한정 외형, 경쟁전의 분위기가 결제 맥락을 함께 만든다. 아이템 자체가 승리를 직접 보장하지 않더라도, 오래 머무는 이용자에게 정체성과 수집 동기를 제공한다. 시즌패스는 정해진 기간 동안 플레이 과제를 수행하게 하고 보상을 단계적으로 여는 장치다. 결제와 접속 빈도를 한 고리로 묶는 셈이다.

따라서 고객은 단순히 게임을 구매하는 사람이 아니다. 무료로 들어와 친구와 분대를 만들고, 업데이트 때 복귀하며, 마음에 드는 시즌이나 협업 상품에 지갑을 여는 이용자다. 회사가 관리해야 할 것도 판매량 하나가 아니라 신규 유입, 복귀, 매칭 환경, 부정행위 대응, 콘텐츠 소진 속도, 아이템 선호의 조합이다. 라이브서비스의 강점은 같은 IP에서 여러 번 매출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약점은 운영이 느슨해지는 순간 이용자의 습관도 빠르게 다른 게임으로 옮겨간다는 데 있다.

한 게임 밖에서도 돈의 길을 넓힌다

PUBG 프랜차이즈는 모바일 지역 서비스, e스포츠, 브랜드 협업, 영상과 콘텐츠 프로젝트로 접점을 넓힌다. 여기에 넵튠이 연결 범위에 들어오며 광고·콘텐츠가 별도 보고부문으로 추가됐다.크래프톤 2025년 사업보고서, 2026년 3월 9일 다만 광고·콘텐츠가 추가됐다고 해서 게임과 같은 경제성을 지닌다는 뜻은 아니다. 게임은 디지털 아이템과 시즌 운영으로 매출을 반복시키는 반면, 광고·콘텐츠는 캠페인 수요와 매체 운영 조건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

무료접속 모델은 이용자 수가 곧 매출이라는 공식도 아니다. 많은 사람이 내려받아도 결제 이용자가 적거나, 지역별 가격과 플랫폼 수수료가 불리하거나, 업데이트 비용이 커지면 수익성은 달라진다. 결국 PUBG의 경제성은 ‘무료라서 많이 모인다’보다 ‘모인 이용자가 충분히 오래 남고, 콘텐츠 갱신에 반응한다’는 조건에서 완성된다.

3.인도 사업: BGMI가 만든 지역형 경기장

인도에서 PUBG 모바일 IP는 BGMI라는 현지 브랜드로 운영된다. 같은 총격과 생존 문법을 쓰더라도 지역 규제, 유통 환경, 브랜드 인식, 결제 습관을 반영해야 한다. 글로벌 빌드를 번역해 배포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크래프톤은 통신사 Jio와 게임 전용 요금제 협업을 추진하고 PepsiCo를 비롯한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다만 각 제휴가 실제 순매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크래프톤, 인도 현지 파트너십 강화, 2025년 6월 18일

이미지: BGMI 인도 전용 프로모션 이미지

▲ 낙하산을 타고 전장에 진입하는 인물과 BGMI 로고가 함께 배치된 인도 전용 키비주얼로, PUBG 모바일 IP의 지역 브랜드화를 보여 준다 — 출처: [Hindustan Times Tech·KRAFTON, 2021-05-13](https://tech.hindustantimes.com/gaming/news/pubg-mobile-players-to-get-their-inventory-back-on-battlegrounds-mobile-india-71620922510112.html)

BGMI의 지역 생태계는 게임 앱 안에서만 보이지 않는다. 대회가 열리면 선수와 팀, 중계 채널, 스폰서, 관중이 한곳에 모인다. e스포츠는 당장 큰 별도 매출을 보장하는 장치라기보다 게임의 경쟁 서사를 현실로 꺼내는 무대다. 상위권 이용자는 프로의 전술과 장비를 따라 하고, 일반 이용자는 응원할 팀과 복귀할 계기를 얻는다. 브랜드 협업사에는 젊은 이용자와 만나는 채널이 된다.

이미지: BGMI Showdown 시상식 무대

▲ 검은색과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우승팀이 트로피에 손을 모은 시상 장면으로, BGMI가 선수·대회·스폰서를 잇는 현지 생태계임을 보여 준다 — 출처: [Sportskeeda, 2025-10-12](https://www.sportskeeda.com/bgmi/news-bgmi-showdown-bmsd-2025-winners-prize-pool-distribution-qualified-teams-bmic-pmgc)

인도 사업의 매력과 위험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거대한 이용자 기반과 현지 파트너망은 성장 공간을 제공한다. 동시에 규제와 서비스 정책이 바뀌면 접속 경로, 브랜드, 마케팅 방식까지 다시 설계해야 한다. BGMI는 PUBG의 단순 지역판이 아니라, 글로벌 IP가 특정 시장에 들어가 어떤 제도와 기업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지 보여 주는 시험장이다.

4.실적: PUBG 현금창출력과 포트폴리오의 온도차

2025년 감사가 끝난 연결 매출은 3조3,265.5억원, 영업이익은 1조543.8억원, 당기순이익은 7,337.0억원이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조4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다. 외형 성장과 이익 증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크래프톤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 2026년 3월 9일 연합뉴스, 2026년 2월 9일

구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지배주주순이익

영업이익률

성격

2025년

3조3,265.5억원

1조543.8억원

당기순이익 7,337.0억원

약 31.7%

감사·확정 연결 실적

2026년 1분기

1조3,714.2억원

5,615.6억원

지배주주순이익 5,147.9억원

약 40.9%

분기보고서 기준

2026년 2분기

1조2,902억원

4,109억원

순손실 299억원

약 31.8%

잠정치·보도 기준

2026년 상반기

2조6,616억원

9,725억원

별도 제시 없음

약 36.5%

잠정 합산 실적

2025년 게임 매출을 플랫폼별로 보면 모바일 1조7,406.9억원, PC 1조1,845.6억원, 콘솔 428.1억원, 기타 353.2억원이었다. 광고·콘텐츠는 3,231.8억원이었다. 모바일이 가장 크고 PC가 뒤를 받치는 구조이며, 콘솔은 상대적으로 작다. PUBG가 여러 기기에서 서비스되더라도 각 플랫폼이 같은 무게로 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크래프톤 2025년 사업보고서·연결재무제표, 2026년 3월 9일

2026년 1분기에는 모바일 7,027.1억원, PC 3,638.5억원, 광고·콘텐츠 2,809.7억원, 콘솔 138.4억원으로 집계됐다. 게임 매출 합계 1조904.4억원이 광고·콘텐츠보다 컸다. 새 보고부문이 외형을 넓혔지만, 이익 체력을 해석할 때는 여전히 PUBG 중심의 게임 사업을 먼저 봐야 하는 근거다.크래프톤 2026년 1분기보고서, 2026년 5월 15일

회사는 2026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분기 기준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1조원에 가까워졌다.KRAFTON JAPAN, 2026년 7월 29일 다만 같은 분기에 순손실 299억원이 보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견조한데 최종 손익은 적자로 돌아선 셈이어서, 영업외손익과 세금 등 구체적 원인은 정식 반기 원문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연합뉴스, 2026년 7월 29일

숫자가 보여 주는 핵심은 두 가지다. PUBG가 여전히 큰 매출과 현금을 만드는 동안, 광고·콘텐츠와 신작 투자가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외형이 넓어지는 속도와 최종 이익이 안정되는 속도는 같지 않다. 신작의 초기 흥행이 장기 라이브서비스로 이어지는지, 개발비 증가를 기존 IP의 현금창출력이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손익의 온도차를 결정한다.

5.제품: 배틀로얄의 규칙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나

PUBG의 확장은 같은 배틀로얄을 플랫폼마다 옮기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IP 프로젝트를 통해 익숙한 총기, 전장, 분대 협력의 감각을 다른 장르로 번역하려 한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은 ‘PUBG라는 이름을 붙인 게임’과 ‘기존 이용자가 실제로 오래 머무는 프랜차이즈 확장’ 사이에 있다.

PUBG: BLINDSPOT은 무료 얼리액세스로 나온 5대5 탑다운 전술 슈터다. 뒤에서 캐릭터를 보는 배틀로얄과 달리 위에서 실내 공간을 내려다보며 시야를 공유하고 목표지점을 공략한다. 같은 총격 IP가 생존 경쟁에서 짧은 팀 전술전으로 이동한 사례다.SteamBase, 2026년 2월 19일

이미지: PUBG BLINDSPOT 탑다운 전술전

▲ 여러 대원이 실내 목표지점 주변을 나눠 맡은 탑다운 전투 화면으로, 시야 공유와 분대 협업을 앞세운 PUBG의 장르 확장을 보여 준다 — 출처: [Steam/Valve 배포 자산, 2026-02-19](https://steambase.io/games/pubg-blindspot/info)

이 실험의 전략적 가치는 당장 기존 배틀로얄을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하나의 세계관과 전투 자산을 다른 플레이 리듬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성공하면 PUBG 이용자가 소비할 장르가 늘고, 신규 이용자가 IP에 들어오는 문도 넓어진다. 반대로 게임 규칙을 너무 멀리 바꾸면 이름만 공유하는 별도 작품이 될 수 있다. 원작의 인지도는 첫 클릭을 도와주지만, 반복 플레이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회사는 PUBG 콘텐츠 플랫폼을 확장하는 동시에 신규 프랜차이즈를 확보하기 위해 26개 게임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향후 2년 안에 12개 작품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크래프톤, 신작 도전 가속화, 2026년 1월 15일 프로젝트 수는 선택지의 폭을 뜻할 뿐 성공작 수를 뜻하지 않는다. 출시 전 중단, 일정 변경, 초기 반응 부진도 게임 개발 포트폴리오의 일부다. 중요한 것은 많은 게임을 동시에 만든다는 사실보다, 흥행 가능성이 확인된 작품에 인력과 마케팅을 얼마나 빨리 집중할 수 있느냐다.

6.신작 포트폴리오: 바다와 일상에서 두 번째 기둥 찾기

Subnautica 2, 탐험 게임에서 장기 운영작으로

Subnautica 2는 해양 생존·탐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낯선 수중 생태계를 헤엄치고 자원을 모으며 장비와 기지를 만든다. 시리즈 최초로 4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해 혼자 버티던 경험을 함께 탐사하고 건설하는 경험으로 넓혔다. 2026년 5월 15일 얼리액세스를 시작했다.연합뉴스, 2026년 5월 1일

이미지: Subnautica 2 수중 기지와 탐사 장비

▲ 플레이어의 장비 너머로 수중 기지와 해저 생태계가 펼쳐진 장면으로, 탐험·제작·기지 건설이 맞물린 제품 경험을 보여 준다 — 출처: [Epic Games Store, 2026-05-01](https://store.epicgames.com/news/i-ve-spent-days-playing-subnautica-2-here-s-how-i-built-my-base)

회사는 얼리액세스 시작 후 22일 만에 판매량이 500만장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강한 초기 수요를 보여 주는 숫자지만 환불을 제외한 순판매, 실제 순매출, 장기 이용 유지율까지 뜻하지는 않는다.KRAFTON JAPAN, 2026년 7월 29일 얼리액세스는 개발 중인 게임을 먼저 판매하고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초반 판매 이후에도 신규 지역, 생물, 제작 요소와 협동 안정성을 공급해야 완성판까지 신뢰가 이어진다.

이 작품은 PUBG와 다른 장르에서 두 번째 대형 축이 생길 가능성을 보여 준다. 동시에 개발사 Unknown Worlds와의 관계가 제품 일정 및 통제권 문제로 번질 때 프랜차이즈 가치가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지도 드러냈다. 게임의 바다는 넓지만, 퍼블리셔와 스튜디오의 역할 경계가 흐려지면 개발 항로는 좁아진다.

inZOI와 MIMESIS, 초기 판매 이후의 숙제

inZOI는 전투보다 캐릭터의 생활과 주거, 관계, 공간 꾸미기를 중심에 둔 시뮬레이션이다. 정원을 가꾸고 집을 바꾸는 느린 상호작용은 PUBG의 긴장감과 정반대에 가깝다. 이 차이는 약점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관점의 의미다. 이용 시간대와 취향이 다른 고객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inZOI 정원 가꾸기 장면

▲ 캐릭터들이 주택 정원에서 식물을 돌보는 장면으로, 전투 대신 주거·생활 상호작용을 파는 시뮬레이션의 사용 맥락을 보여 준다 — 출처: [Steam Store·inZOI Studio, 2024-08-01](https://store.steampowered.com/app/2456740/inZOI/)

회사는 inZOI와 MIMESIS가 각각 100만장 이상 판매된 초기 이용자 기반을 확보했다고 제시했다. 이는 신작이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신호다. 그러나 장기 대형 IP가 되려면 업데이트 이후에도 이용자가 돌아오고,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할 판매와 결제가 이어져야 한다.크래프톤, 프랜차이즈 IP 확보 전략, 2026년 1월 15일 생활 시뮬레이션은 이용자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드는 장르인 만큼 제작 도구, 캐릭터 행동의 자연스러움, 콘텐츠 다양성이 수명을 좌우한다. 초기 판매량보다 이용자가 만든 장면이 얼마나 꾸준히 공유되는지가 더 긴 시험이 된다.

7.스튜디오와 AI: 작품을 사는 일과 만드는 체계를 바꾸는 일

크래프톤은 내부 프로젝트만으로 후보군을 채우지 않는다. 2025년 7월 액션 RPG Last Epoch를 만든 Eleventh Hour Games를 초기 대가 9,600만달러에 100% 인수한다고 발표했다.크래프톤, Eleventh Hour Games 인수, 2025년 7월 25일 이미 시장에 나온 게임과 개발팀을 함께 확보하는 방식이어서, 백지에서 신작을 만드는 것보다 IP와 커뮤니티에 빨리 접근할 수 있다.

인수 뒤의 과제는 창작 자율성과 그룹 관리의 균형이다. 스튜디오가 가진 장르 감각과 이용자 신뢰를 보존해야 인수의 이유가 살아난다. 반대로 일정, 품질, 자금 집행을 완전히 분리하면 대형 퍼블리셔가 제공할 수 있는 운영·마케팅 효과가 약해진다. Last Epoch의 장기 연결 수익성과 다른 조직과의 시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수 가격은 출발점이고, 라이브 운영 성과가 완성도를 결정한다.

AI First 선언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회사는 Agentic AI, 즉 정해진 답만 내놓기보다 목표에 따라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AI 체계와 관련 인프라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2026년 하반기까지 플랫폼·데이터 통합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크래프톤, AI First 기업 전환 선언, 2025년 10월 23일 현재 확인된 것은 투자와 구축 계획이지 별도 매출 기여가 아니다.

게임 제작에서 AI의 현실적 효용은 거대한 구호보다 반복 업무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코드 보조, 테스트, 번역, 데이터 분석, 캐릭터 행동 제작의 속도를 높이면 많은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조직의 병목을 줄일 수 있다. 반면 도구를 도입했다고 재미있는 규칙과 기억에 남는 세계가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는다. 데이터와 제작 파이프라인이 흩어져 있다면 고가의 인프라는 실험 비용만 늘릴 수도 있다.

이미지: KRAFTON Jungle 협업 코딩 현장

▲ 참가자들이 노트북과 화이트보드를 두고 작업하는 교육 공간으로, 게임 화면 뒤에 필요한 개발 인재와 문제 해결 체계를 보여 준다 — 출처: [KRAFTON Jungle, 2025-01-01](https://jungle.krafton.com/news/38)

개발자 교육과 인재 생태계 투자도 긴 호흡의 선택이다. 교실에서 화이트보드를 채우는 장면은 화려한 신작 트레일러보다 매출에서 멀어 보인다. 하지만 여러 스튜디오가 동시에 게임을 만들수록 공통 개발 역량과 인력 공급은 중요한 기반이 된다. AI와 인재 투자의 성과는 투자 발표의 크기가 아니라 프로젝트의 개발 기간, 품질, 중단 판단이 실제로 나아지는지에서 드러난다.

8.쟁점과 리스크: 흥행의 수명과 통제권의 경계

가장 오래된 위험은 PUBG 집중이다. 장수 IP는 업데이트가 성공할 때 높은 현금창출력을 보이지만, 이용자 피로와 경쟁작 이동이 누적되면 반대 방향의 관성도 커진다. 삼성증권은 2025년 4분기 화평정영 매출 약세, PUBG 최고 동시접속자 정체, 개발비 증가를 근거로 PUBG 성장의 지속성과 신작 가시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삼성증권, 2026년 2월 10일 이는 시장의 평가이지 확정 사실은 아니지만, 기존 IP의 유지 비용과 신작 투자비가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지점을 짚는다.

두 번째 위험은 프로젝트 수와 성공 확률을 혼동하는 것이다. 후보가 많으면 한 작품의 실패를 흡수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동시에 인력과 마케팅이 분산되고, 출시 일정이 겹치며, 완성도가 낮은 작품을 오래 끌고 갈 가능성도 생긴다. 포트폴리오 전략의 실력은 시작한 프로젝트 수보다 중간에 접을 작품과 더 밀어줄 작품을 제때 가르는 데서 나타난다.

세 번째 위험은 개발 통제권이다. Unknown Worlds 운영권과 Subnautica 2 출시 통제를 둘러싼 갈등은 델라웨어 법원의 판결문으로 확인됐다.Delaware Court of Chancery, 2026년 3월 16일 이후 당사자들은 2026년 7월 소송을 철회하고 얼리액세스부터 정식 1.0 버전까지 개발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연합뉴스, 2026년 7월 1일 법적 다툼이 멈춘 것은 제품 운영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변화다. 다만 합의가 개발 문화와 이용자 신뢰까지 즉시 복원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역 사업에는 규제와 파트너 의존이 붙는다. BGMI가 통신사, 소비재 기업, e스포츠 대회를 잇는 현지형 플랫폼으로 커질수록 네트워크 효과도 커진다. 반대로 정책 변화나 서비스 제한이 생기면 하나의 앱만 손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브랜드와 파트너 관계를 함께 조정해야 한다. 지역화는 성장 장치이면서 고정된 글로벌 운영 공식을 포기하는 비용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의 여러 시도는 결국 한 장면으로 모인다. PUBG 이용자는 다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BGMI 선수는 트로피 앞에 서며, Subnautica 2 이용자는 수중 기지를 넓히고, inZOI의 캐릭터는 정원을 가꾼다. 회사가 확보해야 할 것은 출시 목록이 아니라 이 서로 다른 장면으로 이용자를 반복해서 돌아오게 만드는 운영 능력이다. PUBG가 이미 증명한 것은 한 번의 흥행이 아니라 흥행을 오래 관리하는 힘이었다. 새 세계들이 같은 힘을 갖추는 순간부터 포트폴리오 확장은 계획이 아니라 체질이 된다.

각주

  1. PUBG STUDIOS·크래프톤, 상시 페이지 — https://www.krafton.com/en/studios/pubg/
  2. 크래프톤 연혁, 2026년 8월 12일 확인 — https://krafton.com/en/about/history/
  3. 크래프톤 2026년 1분기보고서, 2026년 5월 15일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3027/20260515006894/11013.htm
  4. 크래프톤 2025년 사업보고서, 2026년 3월 9일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9/001143/20260309002855/00660.htm
  5. 크래프톤, 인도 현지 파트너십 강화, 2025년 6월 18일 — https://www.krafton.com/news/press/%ED%81%AC래프톤-지오-펩시코-등-대기업과-인도-현지-파트너십-강화/
  6. 크래프톤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 2026년 3월 9일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9/001143/20260309002855/00660.htm
  7. 연합뉴스, 2026년 2월 9일 — https://en.yna.co.kr/view/AEN20260209007600320
  8. 크래프톤 2025년 사업보고서·연결재무제표, 2026년 3월 9일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9/001143/20260309002855/00660.htm
  9. 크래프톤 2026년 1분기보고서, 2026년 5월 15일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3027/20260515006894/11013.htm
  10. KRAFTON JAPAN, 2026년 7월 29일 — https://prtimes.jp/main/html/rd/p/000000410.000082433.html
  11. 연합뉴스, 2026년 7월 29일 — https://en.yna.co.kr/view/AEN20260729007700320
  12. SteamBase, 2026년 2월 19일 — https://steambase.io/games/pubg-blindspot/info
  13. 크래프톤, 신작 도전 가속화, 2026년 1월 15일 — https://www.krafton.com/news/press/%ED%81%AC%EB%9E%98%ED%94%84%ED%86%A4-pubg-ip-%ED%99%95%EC%9E%A5%EA%B3%BC-%ED%94%84%EB%9E%9C%EC%B0%A8%EC%9D%B4%EC%A6%88-ip-%ED%99%95%EB%B3%B4-%EC%9C%84%ED%95%9C-%EC%8B%A0%EC%9E%91-%EB%8F%84%EC%A0%84/
  14. 연합뉴스, 2026년 5월 1일 — https://www.yna.co.kr/view/AKR20260501045900017
  15. KRAFTON JAPAN, 2026년 7월 29일 — https://prtimes.jp/main/html/rd/p/000000410.000082433.html
  16. 크래프톤, 프랜차이즈 IP 확보 전략, 2026년 1월 15일 — https://www.krafton.com/news/press/%ED%81%AC%EB%9E%98%ED%94%84%ED%86%A4-pubg-ip-%ED%99%95%EC%9E%A5%EA%B3%BC-%ED%94%84%EB%9E%9C%EC%B0%A8%EC%9D%B4%EC%A6%88-ip-%ED%99%95%EB%B3%B4-%EC%9C%84%ED%95%9C-%EC%8B%A0%EC%9E%91-%EB%8F%84%EC%A0%84/
  17. 크래프톤, Eleventh Hour Games 인수, 2025년 7월 25일 — https://krafton.com/en/news/press/krafton-acquires-eleventh-hour-games-creators-of-last-epoch/
  18. 크래프톤, AI First 기업 전환 선언, 2025년 10월 23일 — https://www.krafton.com/news/press/%ED%81%AC래프톤-ai-first-기업-전환-선언-1000억-원-이상-투자/
  19. 삼성증권, 2026년 2월 10일 — https://www.samsungpop.com/common.do?cmd=down&contentType=application%2Fpdf&fileName=2010%2F2026020913372034K_02_03.pdf&inlineYn=Y&saveKey=research.pdf
  20. Delaware Court of Chancery, 2026년 3월 16일 — https://courts.delaware.gov/Opinions/Download.aspx?id=392880
  21. 연합뉴스, 2026년 7월 1일 — https://en.yna.co.kr/view/AEN2026070100575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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