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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시앙 주택과 공공 인프라를 함께 짓는다

1.건설이 거의 전부인 포트폴리오, 그러나 현장은 한 종류가 아니다

태영건설의 현재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숫자는 건설 부문의 매출 비중이다.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에서 건설이 차지한 비중은 93.08%였다. 연결 범위에는 레저·임대·기타 사업도 들어 있지만, 회사의 체력과 정상화 속도를 가르는 본체는 여전히 건설이다.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발주처가 기성을 인정하고, 공사비와 금융 부담을 감당한 뒤 현금이 들어오는 흐름이 회사의 성적표를 만든다.

그렇다고 한 종류의 건물을 반복해서 짓는 회사로 이해하면 사업 지도가 맞지 않는다. 공동주택 브랜드 데시앙을 앞세운 주택, 주거·상업·업무·공원과 기반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도시개발, 도로·철도·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 공공청사와 일반 건축, 환경플랜트와 수처리까지 현장의 성격이 넓게 퍼져 있다. 2025년 토건 시공능력평가에는 19위로 기재됐다. 순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공사 종류마다 발주자와 계약 구조, 공사 기간, 돈이 회수되는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주택 현장에서는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입주하는 사람이 최종 사용자가 된다. 그러나 태영건설과 직접 계약하는 상대는 공공 발주처, 민간 시행사, 재개발·재건축 조합 등일 수 있다. 도로나 환경시설에서는 시민이 시설을 이용하지만 계약 상대는 LH, 지자체, 지방공기업 또는 한국환경공단 같은 기관이다. ‘누가 쓰는가’와 ‘누가 공사비를 지급하는가’가 서로 다른 사업이 한 회사 안에 공존하는 셈이다.

이 조합은 호황기에는 주택과 개발의 확장성을, 불확실한 시기에는 공공 인프라의 긴 공사 물량을 기대하게 한다. 반대로 사업 종류가 많다고 위험이 자동으로 분산되는 것은 아니다. 공사 원가가 예상보다 커지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즉 사업 자체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조달한 금융 부담이 현실화되면 서로 다른 현장도 결국 같은 재무제표에서 만난다. 태영건설을 읽을 때 사업 포트폴리오와 현금 회수 구조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2.아파트 단지보다 도시 한 묶음에 가까운 개발사업

도시개발은 빈 부지에 건물 몇 동을 올리는 일보다 범위가 크다. 회사가 설명하는 사업에는 주거시설뿐 아니라 상업·업무시설, 공원과 도로 같은 기반시설이 함께 들어간다. LH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과 민간 사업자가 역할을 나누고, 인허가와 부지 조성, 건축과 기반시설 공사가 긴 시간에 걸쳐 이어지는 프로젝트형 사업이다.

태영건설이 대표 사례로 제시하는 창원 유니시티는 이 성격을 눈으로 확인하기 좋은 현장이다. 실제 전경에는 다수의 고층 주거동과 길게 이어진 중앙 녹지, 단지 사이의 보행 공간이 함께 보인다. 개별 아파트의 외관보다 주거와 공공 공간을 한 덩어리로 배치한 결과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미지: 고층 주거타워와 중앙 녹지가 이어진 창원 유니시티 전경

▲ 고층 주거타워와 중앙 녹지·공원이 이어진 창원 유니시티 전경 — 출처: 이투데이, 2021-08-04

도시개발에서 건설사의 수입은 도시 전체의 완성을 한 번에 판매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맡은 공정이 진행되고 계약상 기성이 인정되는 과정에서 공사 매출이 쌓인다. 개발 방식에 따라 민간 시행사나 공공기관, 조합 등 계약 상대가 달라질 수 있고, 사업 기간이 길수록 인허가·분양·원가·금융 여건의 변화가 결과에 영향을 준다. 큰 부지와 화려한 조감도가 곧바로 같은 크기의 이익을 보장하지 않는 이유다.

광명 유플래닛처럼 주거 이외의 시설이 함께 보이는 복합단지는 도시개발과 일반 건축의 경계를 체감하게 한다. 이용자에게는 생활·업무·상업 공간이 연결된 장소지만, 건설사에는 서로 다른 시설과 공정을 계약 조건에 맞춰 완성해야 하는 현장이다. 회사가 전주 에코시티도 대표 사례로 드는 까닭 역시 단일 주택 상품보다 넓은 개발 경험을 강조하려는 데 있다.

이미지: 광명역 앞 고층 복합건물과 저층 상업시설이 함께 보이는 유플래닛 전경

▲ 광명역 앞 고층 복합건물과 저층 상업시설이 결합된 유플래닛 전경 — 출처: 태영건설, 날짜 미상

도시개발의 매력은 한 지역의 여러 기능을 묶어 대형 사업으로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부담도 같은 곳에서 나온다. 사업의 앞단에서는 토지와 인허가, 자금 조달이 움직이고, 뒤에서는 분양과 입주, 기반시설 인계가 이어진다. 이 긴 사슬 가운데 어느 한 단계가 늦어지면 공사 속도와 현금 회수 시점도 흔들릴 수 있다. 완성된 도시의 사진과 진행 중인 사업의 재무 위험을 구분해서 보는 감각이 필요하다.

3.발주서에서 기성까지, 고객과 돈이 움직이는 경로

태영건설의 고객 생태계는 크게 공공과 민간으로 나뉜다. 공공 쪽에는 LH, 한국환경공단,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이 있다. 민간 쪽에는 시행사와 정비사업 조합 등이 자리한다. 여기에 공사에 자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사, 사업 자금을 대거나 재무개선을 감독하는 금융채권단이 연결된다. 건설사는 이들 사이에서 설계·조달·시공을 수행하고, 계약 조건에 따라 공사비를 회수한다.

돈이 생기는 기본 경로는 ‘수주→착공→공정 진행→기성 인정→매출 및 현금 회수’로 볼 수 있다. 수주 공시가 나왔다고 계약액 전부가 그 분기의 매출로 잡히는 것은 아니다. 장기 공사는 실제 진행 정도에 따라 여러 기간으로 나뉘어 매출화된다. 그래서 새 계약은 일감의 입구를 보여주지만, 현재 실적을 설명하려면 공정률과 원가, 발주처의 기성 지급, 현금 유입까지 살펴야 한다.

현장 유형

주된 계약 상대

최종 사용 장면

매출을 읽는 핵심

주택·정비사업

시행사·조합·공공기관

입주자가 공동주택을 사용

분양과 공정 진행, 원가 및 계약 조건

도시개발

LH·지자체·민간 사업자

주거·상업·업무·공원이 결합된 지역

장기 인허가와 단계별 공사 진행

도로·공공건축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시민과 기관이 교통·행정시설을 사용

장기계약의 기성 매출 전환

환경·수처리

지자체·한국환경공단 등

지역사회가 처리시설을 이용

설계·시공·운영 범위와 공정 이행

같은 공공사업이라도 계약 단계는 구분해야 한다. 도급계약을 체결한 공사는 계약기간과 금액이 정해진 수주다. 반면 실시설계적격자 선정은 발주 절차에서 우선 지위를 확보한 단계로, 최종 도급계약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이 차이를 놓치면 파이프라인을 실제 매출보다 앞서 계산하게 된다.

현금의 방향은 매출의 방향보다 복잡할 수 있다. 공사가 진행되면 자재비·인건비·협력사 비용이 먼저 필요하고, 기성 대금은 계약과 검수에 따라 들어온다. PF 보증이나 우발채무가 얽힌 사업에서는 본업의 공사 손익과 별개로 금융 부담이 현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태영건설의 회복 여부를 수주 총액 하나로 판단하기 어려운 까닭이 여기에 있다.

4.데시앙이 보여주는 주택사업의 얼굴

데시앙은 태영건설의 공동주택 브랜드다. 소비자에게 태영건설이라는 법인명보다 더 가까이 보이는 이름이며, 회사는 브랜드와 설계·시공 품질을 주택사업의 핵심 요소로 제시한다. 건설사의 주택 브랜드는 완공된 외관에만 붙는 표지가 아니다. 수주 경쟁에서는 시공사의 경험과 상품 구성을 전달하고, 분양과 입주 단계에서는 소비자가 단지를 식별하는 언어가 된다.

창원포레힐스 데시앙의 항공 사진에는 산지에 둘러싸인 고층 공동주택과 단지 내부 시설, 진입도로가 보인다. 이 장면이 보여주는 것은 ‘아파트’라는 상품이 건물 한 동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여러 동의 배치와 단지 내 동선, 부대 공간이 함께 완성돼야 실제 주거 결과물이 된다.

이미지: 산지 사이에 조성된 창원포레힐스 데시앙 공동주택 단지

▲ 산지 사이에 여러 주거동과 단지 내부 공간이 배치된 창원포레힐스 데시앙 — 출처: 태영건설, 날짜 미상

주택사업의 경제성은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누가 시행을 맡는지, 분양과 공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계약 원가를 얼마나 지키는지에 따라 건설사가 남기는 몫이 달라진다. 정비사업에서는 조합과의 계약 조건이 중요하고, 공공주택에서는 발주 방식과 공사 조건이 중요하다. 같은 데시앙 이름 아래에서도 현장의 재무 구조는 서로 다를 수 있다.

태영건설에 주택은 여전히 핵심이지만, 워크아웃 이후의 시선은 ‘얼마나 많은 단지를 수주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신규 현장이 과도한 금융 부담 없이 진행되는지, 공사비 상승을 계약에 반영할 수 있는지, 완공과 회수가 계획대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약속하는 완성도와 회사가 감당해야 하는 원가 사이의 간격이 주택사업의 이익을 만든다.

5.땅 아래와 도시 가장자리에서 작동하는 환경 인프라

수처리와 환경시설은 공동주택처럼 일상적으로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상하수도와 폐기물 처리시설은 도시가 계속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물리적 기반이다. 태영건설은 수처리에서 설계·시공·감리·운영까지 포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건물을 완성해 인도하는 공사보다 관여 범위가 길어질 수 있는 사업 축이다.

공식 수처리사업 이미지에는 넓은 부지와 처리시설 건물, 원형 공간, 연결 도로가 함께 보인다. 외관만 보고 내부 처리 공정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규모 토목과 건축 설비가 결합된 자산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지하 시설과 배관, 처리 설비가 지상의 건물만큼 중요한 공사 대상이 된다.

이미지: 넓은 부지와 건물, 원형 공간이 배치된 수처리시설 전경

▲ 건물과 원형 공간, 진입로가 넓은 부지에 배치된 수처리시설 전경 — 출처: 태영건설, 날짜 미상

환경 인프라의 고객은 대체로 공공영역에 있다. 시민이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발주와 대금 지급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담당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민간 분양시장과 다른 수요 기반을 갖지만, 공공 발주라고 해서 원가와 공정 위험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설계 조건을 맞추고 정해진 기간 안에 시설을 완성해야 하며, 계약 범위에 운영이 포함되면 준공 뒤 역할도 이어질 수 있다.

태영건설의 SOC 범위에는 환경시설뿐 아니라 도로·항만·철도도 포함된다. 서로 전혀 달라 보이는 현장들의 공통점은 다수 이용자가 쓰는 기반시설을 공공 발주 조건에 맞춰 구현한다는 데 있다. 주택이 소비자에게 직접 보이는 얼굴이라면, 이 사업들은 도시의 배후에서 작동하는 골격에 가깝다.

전주시 종합 리싸이클링 타운 이미지에는 산지와 녹지 사이에 여러 처리시설 건물이 배치돼 있다. 실제 사진이 아닌 프로젝트 표현 이미지이므로 완성 상태나 세부 설비를 판독할 수는 없다. 다만 환경시설이 단일 건물이 아니라 처리동·저장 공간·도로와 주변 완충 공간이 결합된 단지형 현장이라는 맥락을 전달한다.

이미지: 산지와 녹지 사이 여러 시설동이 배치된 리싸이클링 타운 프로젝트 이미지

▲ 산지와 녹지 사이에 여러 시설동과 내부 도로가 배치된 리싸이클링 타운 프로젝트 이미지 — 출처: 태영건설, 날짜 미상

환경·수처리 수주는 태영건설이 주택경기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근거가 된다. 동시에 이 축의 존재만으로 회사 전체가 방어적 사업구조가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연결 매출의 중심은 하나의 건설 부문 안에 있고, 각 공사의 이익은 계약 원가와 진행 과정에서 결정된다. 포트폴리오의 폭과 재무 안정성은 같은 말이 아니다.

6.매출 축소 뒤의 흑자, 아직 끝나지 않은 재무 정상화

2025년 감사 기준 연결 매출은 2조1,745억원, 영업이익은 528억원, 순이익은 958억원이었다. 연결 영업이익률을 단순 계산하면 약 2.4%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1조9,012억원, 영업이익 405억원, 영업이익률 2.13%였다. 별도 매출액증가율은 -24.77%, 부채비율은 364.13%로 제시됐다.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3,549억원, 영업이익은 177억원, 순손실은 30억원이었다.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영업 단계에서는 흑자를 냈지만, 최종 손익은 적자였다. 연결 영업이익률은 단순 계산으로 약 5.0%이지만 한 분기의 수익성을 연간 수준으로 곧장 연장해서는 안 된다. 공사 믹스와 원가 반영 시점에 따라 분기 수익성은 달라질 수 있다.

구분

매출

영업손익

순손익·보조지표

읽을 때의 주의점

2025년 연결

2조1,745억원

528억원

순이익 958억원

감사 완료 연간 실적

2025년 별도

1조9,012억원

405억원

영업이익률 2.13%, 부채비율 364.13%

종속기업을 제외한 회사 자체 기준

2026년 1분기 연결

3,549억원

177억원

순손실 30억원

한 분기 실적이므로 연간 수치와 기간이 다름

두 기간에서 공통으로 확인되는 것은 영업흑자다. 그러나 매출 감소와 높은 별도 부채비율, 분기 순손실을 함께 놓으면 ‘흑자 전환’만으로 정상화가 끝났다고 말하기 어렵다. 2025년 감사의견은 적정이지만 감사보고서 요약에는 계속기업 관련 불확실성 기재가 남아 있다. 적정 의견은 재무제표가 기준에 맞게 작성됐다는 판단이지, 향후 자금 부담이 모두 해소됐다는 보증은 아니다.

2024년 시작된 재무 재편에는 감자와 출자전환, TY홀딩스 대여금의 영구채 전환, 신규 자금·보증 제공, 일부 채무의 상환유예가 포함됐다. 워크아웃은 단순한 만기 연장이 아니라 주주·대주주·채권단이 손실과 시간을 나누는 구조조정이었다. 이후 회사의 영업실적은 공사 경쟁력뿐 아니라 이 재편 약속을 얼마나 이행했는지와 함께 평가받고 있다.

독립 보도에 따르면 채권단은 2025년 이행실적에 2년 연속 B, 즉 양호 등급을 부여했다. 다만 자산매각 실적은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평가됐다. 계속 추진하기로 한 PF 37개 가운데 24개는 준공됐고, 정리 대상으로 분류된 23개 가운데 6개는 시공사 교체, 2개는 청산된 것으로 보도됐다. 진척은 분명하지만 잔여 사업의 우발채무와 현금 영향은 개별 현장별로 남는다.

회복을 판별하는 변수는 수주액보다 여러 갈래다. PF 사업의 준공과 정리, 자산매각 대금의 유입, 영업현금흐름, 공사 원가, 우발채무와 소송 관리가 서로 맞물린다. 영업이익이 나도 현금이 묶이거나 금융비용이 커지면 체감 정상화는 늦어진다. 반대로 공공공사의 기성이 차곡차곡 매출과 현금으로 전환되고 PF 부담이 줄면 손익과 재무구조가 함께 나아갈 여지가 생긴다.

기준일 현재 회사 IR과 보고서 아카이브에서 2026년 2분기·반기 확정 실적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최신 확정 분기는 1분기다. 이후 수주 소식은 일감의 방향을 보여주지만, 이 표의 실적과 섞어 읽지 않는 편이 정확하다.

7.주택·도로·청사·환경으로 넓어진 공공 수주

최근 공시된 계약은 태영건설이 공공·비PF 중심으로 수주 방향을 옮기고 있다는 관찰에 힘을 보탠다. 주택 한 분야에 몰리지 않고 공공주택, 지하화 도로, 행정복합타운, 자원회수시설로 종류가 나뉜다. 발주처도 LH와 부산도시공사, 한국환경공단으로 분산돼 있다. 다만 서로 다른 공사를 수주했다는 사실과 각 공사가 같은 이익률을 낸다는 주장은 전혀 다르다.

공시 사업

태영건설 계약액·지분

계약 또는 예정 기간

공시상 단계

오산·인천 검단·영종 통합형 민간참여 공공주택

779억원

2026-06-30~2030-03-31

계약 체결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지하화

2,183억원

2026-08-31~2031-10-31

계약 체결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건립

1,208억원

2026-06-19~2030-03-02

계약 체결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개선

675억원

2026-07-31~2029-01-30

계약 체결

과천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약 562억원, 실착공일부터 약 48개월

최종 계약 전

실시설계적격자 선정

통합형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은 LH와 체결한 장기 계약이다. 과천 도로 공사 역시 LH 발주로, 기존 도시 공간에서 도로를 이설하고 지하화하는 토목 일감이다. 서부산 행정복합타운은 부산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건축이고,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개선사업은 한국환경공단과 맺은 환경시설 계약이다. 한 회사의 최근 수주 목록에서 주택·토목·건축·환경 역량이 실제 계약으로 교차한다.

과천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은 표의 다른 사업과 단계가 다르다. 공시된 것은 실시설계적격자 선정이며 최종 도급계약 체결 전이다. 설계 경쟁을 통과해 계약 가능성이 구체화됐다는 의미는 있지만, 공시된 몫 전체를 확정 매출처럼 더할 수는 없다. 최종 계약과 착공을 거쳐 공정이 진행돼야 실적으로 이어진다.

이 계약들의 기간은 여러 해에 걸쳐 있다. 장기 수주는 당장 한 분기의 매출을 크게 바꾸는 버튼이 아니라 앞으로 진행할 공사의 저수지에 가깝다. 현장마다 착공 시점과 공정 속도, 원가율이 다르므로 계약액을 단순 합산한 숫자보다 실제 기성과 이익률이 더 중요하다. 공공 발주처가 있다는 점은 분양형 PF와 다른 구조를 만들지만, 설계 변경이나 공사비 상승 같은 시공 위험까지 없애지는 않는다.

그래도 목록이 주는 방향성은 뚜렷하다. 주택경기 한쪽에 기대기보다 회사가 이미 보유한 도로·공공건축·환경·수처리 경험을 공공 계약으로 연결하려는 모습이다. 워크아웃 이행 기업에는 ‘큰 개발 청사진’보다 발주자와 계약 조건이 명확한 장기 공사를 쌓는 전략이 더 직접적인 신뢰 신호가 될 수 있다. 신뢰가 실적으로 굳어지는 시점은 수주 공시일이 아니라 각 현장의 기성이 손익과 현금흐름에 나타날 때다.

8.개발회사에서 채권단과 약속을 이행하는 건설사까지

태영건설의 출발점은 1973년 설립된 태영개발이다. 같은 해 토목건축 면허를 취득했고, 1989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2002년에는 공동주택 브랜드 데시앙을 도입했다. 토목·건축 시공사로 시작해 자본시장에 진입하고, 소비자가 알아보는 주택 브랜드를 만든 흐름이다.

회사는 이후 주택만이 아니라 도시개발과 SOC, 환경·물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창원 유니시티와 광명 유플래닛 같은 대형 결과물은 여러 시설을 묶는 개발 역량을 보여준다. 수처리시설과 자원회수시설은 도시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요구하는 기반 공사 경험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현장을 함께 수행해 온 역사가 오늘날 공공 수주 목록의 폭으로 이어진다.

2020년 TY홀딩스가 출범하면서 일부 종속기업의 연결 범위가 달라졌다. 이 변화는 과거와 현재의 연결 매출을 한 줄로 비교할 때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숫자가 움직인 이유가 영업 현장의 성장이나 축소만이 아니라 지배구조와 연결 대상의 변화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 차트를 볼수록 동일 기준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2024년 기업개선계획 이행약정은 회사 역사의 또 다른 전환점이다. 이전의 확장이 얼마나 큰 사업을 확보했는지를 보여줬다면, 이후의 평가는 확보한 현장을 손실 없이 완성하고 약속한 재무조정을 실행하는 데 맞춰졌다. 채권단은 금융조건을 조정하고 회사는 자산매각과 PF 정리, 본업 수익성 회복을 수행하는 관계가 됐다.

이 때문에 태영건설의 현재 정체성에는 두 모습이 겹친다. 하나는 데시앙과 도시개발, 도로와 환경시설을 시공해 온 종합 건설사다. 다른 하나는 과거 개발 확대에서 생긴 금융 부담을 줄이며 채권단의 점검을 받는 기업이다. 어느 한쪽만 보면 회사가 왜 새 공공공사를 따내고도 재무 경계가 계속 붙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최근 현장들은 과거와 단절된 신사업이 아니다. 주택·토목·공공건축·환경이라는 기존 역량을 금융 부담이 상대적으로 선명한 발주 구조 안에서 다시 배치한 결과에 가깝다. 앞으로 회사의 평판을 바꿀 장면도 거대한 조감도 한 장보다는 평범한 기성 청구와 준공, 현금 회수의 반복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태영건설의 정상화는 새 도시를 그리는 능력과 이미 그린 약속을 끝까지 완성하는 능력이 같은 방향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건설된다.

각주

  1. 한국거래소 KIND, 태영건설 분기보고서(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909/20260515006636/11013.htm
  2. 한국거래소 KIND, 태영건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29/001078/20260529001807/99667.htm
  3. 태영건설, 도시개발 사업 — https://www.taeyoung.com/Business/business.asp
  4. 태영건설, 사업소개 — https://www.taeyoung.com/m/Business/business.asp?busidx=1
  5. 경향신문,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가결 — https://www.khan.co.kr/article/202404301903001
  6. 태영건설, 주택사업 — https://www.taeyoung.com/Business/business.asp?busidx=2
  7. 태영건설, 수처리사업 — https://www.taeyoung.com/Business/business.asp?busidx=7
  8. 태영건설, SOC 사업 — https://www.taeyoung.com/Business/business.asp?busidx=3
  9. 태영건설, 제53기 사업보고서 — https://www.taeyoung.com/_lib/download.asp?downfile=%5B%ED%83%9C%EC%98%81%EA%B1%B4%EC%84%A4%5D_%EC%82%AC%EC%97%85%EB%B3%B4%EA%B3%A0%EC%84%9C%282026.03.18%29.pdf&path=board
  10. 태영건설, 주요경영지표 — https://www.taeyoung.com/IR/IR_company_manage.asp
  11. 한국거래소 KRX, 태영건설 분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909/20260515006636/11013.htm
  12. FinancialReports.eu, 태영건설 감사보고서 제출 — https://financialreports.eu/filings/taeyoung-engineering-construction/audit-report-information/2026/32972484/
  13. 금융감독원 DART, 태영건설 사업보고서(2025.12)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18001574
  14. 비즈워치, 태영건설 2년 연속 B 받고 워크아웃 말년 달린다 — https://news.bizwatch.co.kr/article/real_estate/2026/05/28/0025/
  15. 태영건설, IR Report — https://www.taeyoung.com/m/IR/IR_report.asp
  16. 금융감독원 DART, 오산·인천 검단·영종 통합형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02800782
  17. 금융감독원 DART,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지하화 공사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623800546
  18. 금융감독원 DART,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건립공사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605800695
  19. 금융감독원 DART,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개선사업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16800816
  20. 금융감독원 DART, 과천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실시설계적격자 선정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01800746
  21. 태영건설, 기업연혁 — https://www.taeyoung.com/Company/history.asp
  22. 태영건설, 기업연혁 모바일 페이지 — https://www.taeyoung.com/m/Company/history.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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