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술은 자회사가 만들고, 홀딩스는 지배한다
식탁에서 참이슬 한 병을 주문하거나 편의점에서 테라를 집어 들었을 때 소비자가 만나는 이름은 하이트진로다. 상장사 하이트진로홀딩스는 그 술을 직접 양조하고 병입해 파는 회사가 아니다. 하이트진로와 진로소주 등을 지배·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다. 제품의 인지도는 사업회사에서 생기지만, 홀딩스의 경제적 실체는 자회사 지분과 그곳에서 올라오는 현금에 있다.
이 차이는 000140을 읽는 출발점이다. 술이 잘 팔리면 우선 제조·판매 자회사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잡힌다. 그 성과가 배당과 로열티 등으로 옮겨 와야 지주회사 별도 손익과 현금흐름에 직접 닿는다. 따라서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 열기, 자회사의 연결 실적, 홀딩스 자체의 채무 상환 능력은 맞물려 있지만 같은 숫자는 아니다.
지배력은 명확하다. 하이트진로홀딩스와 특별관계자는 2026년 5월 22일 현재 하이트진로 보통주 53.83%를 보유했다. 과반 지분으로 핵심 사업회사를 연결 범위에 넣기 때문에 홀딩스의 연결 재무제표에는 소주·맥주·생수 사업의 규모가 크게 비친다. 반면 홀딩스 별도 재무제표를 열면 배당금과 로열티가 중심인 훨씬 작은 회사가 나타난다. 한 종목 안에 ‘거대한 주류 사업’과 ‘그 사업을 소유한 지주사’라는 두 화면이 겹쳐 있는 셈이다.
이미지: 참이슬 병에서 작은 잔으로 술을 따르는 장면▲ 참이슬 병에서 작은 잔으로 술을 따르는 장면으로, 연결 매출의 출발점인 실제 소비 순간을 보여준다 — 출처: 위키트리, 2023-07-24
소주가 식사와 모임에서 잔 단위로 소비되는 장면은 이 구조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소비자는 홀딩스와 거래하지 않지만, 반복되는 주문이 자회사 공장과 유통망을 움직이고 궁극적으로 지주회사의 기업가치와 채무 부담을 떠받친다. 그래서 이 회사의 핵심 고객을 묻는다면 법률상으로는 자회사, 경제적으로는 식당·주점·가정에서 술과 음료를 고르는 최종 소비자까지 함께 봐야 한다.
2.컨베이어에서 출하장, 다시 식탁으로
주류 사업의 돈은 대형 설비에서 같은 품질의 제품을 반복 생산하고, 병과 캔을 유통망에 흘려보낸 뒤, 소비자가 다시 찾게 만들 때 생긴다. 하이트진로의 생산 현장은 양조와 병입, 자동화된 이동 설비, 출하 물류로 이어진다. 강원공장에서는 테라 병이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기사에 소개된 하루 생산량은 공장의 규모감을 전하지만, 홀딩스 투자자가 더 주목할 대목은 큰 설비가 꾸준히 가동될 만큼 판매량이 유지되는가다.
이미지: 강원공장 내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는 테라 병▲ 강원공장 내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는 테라 병으로, 브랜드가 대량 생산품으로 전환되는 병입 현장이다 — 출처: 한국경제, 2025-12-12
공장에서 나온 술은 출하장에 쌓인 상자 단위로 대리점과 유통망을 향한다. 병 하나의 소비 장면 뒤에는 빈 병과 상자, 재고, 운송, 판매처 진열까지 이어지는 물리적 흐름이 있다. 판매가 부진하면 공장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생산과 출하의 회전은 느려진다. 특히 맥주처럼 대규모 설비를 깔아 놓은 사업에서는 매출 감소가 이익에 더 크게 번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여기서 나온다.
이미지: 이천 공장 출하장에 적재된 진로소주 상자와 병▲ 이천 공장 출하장에 적재된 진로소주 상자와 병으로, 제조품이 대리점·유통망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물류 단계를 보여준다 — 출처: 이투데이, 2022-07-23
판매 접점은 한 종류가 아니다. 소주와 맥주는 음식점·주점의 주문, 가정용 구매, 야외 활동 같은 장면에 놓인다. 생수와 차음료는 일상 음용 수요를 받으며, 무알코올 제품은 술을 마시지 않는 상황에서도 맥주 브랜드의 맛과 이미지를 소비할 접점을 노린다. 같은 녹색 병처럼 보여도 소비 시간과 유통 채널이 다르면 판매를 만드는 방식도 달라진다.
하이트진로는 견학·시음·팝업·굿즈 같은 브랜드 접점도 활용한다. 이는 제조업 바깥의 장식이 아니다. 이미 깔린 설비에서 나온 제품을 소비자의 기억 속 선택지로 유지하는 활동이다. 다만 체험 행사의 화려함과 반복 구매는 구분해야 한다. 사진 한 장에 사람이 몰렸다는 사실보다, 그 관심이 출하량과 가격·제품 구성으로 이어지는지가 수익의 관건이다.
3.소주가 받치고 맥주가 흔들린 2026년 1분기 실적
연결 숫자에 비친 주류 사업
2025년 감사 연결 기준 매출은 2조4,985.7억원, 영업이익은 1,723.4억원, 당기순이익은 411.2억원이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6.9%다. 매출 구성은 소주 60.92%, 맥주 30.34%, 생수 6.12%, 기타 2.62%였다. 소주와 맥주가 연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중에서도 소주의 무게가 가장 크다.
구분 | 매출 | 영업이익 | 영업이익률 | 당기순이익 | 읽을 때 주의할 점 |
|---|---|---|---|---|---|
2025년 연결 | 2조4,985.7억원 | 1,723.4억원 | 약 6.9% | 411.2억원 | 12개월 감사 실적 |
2026년 1분기 연결 | 5,883억원 | 557억원 | 약 9.5% | 291억원 | 3개월 실적이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5%, 영업이익 13.8% 감소 |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5,883억원, 영업이익은 557억원, 당기순이익은 291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3.5%, 영업이익은 약 13.8% 줄었다. 연간 수치와 한 분기를 그대로 성장률처럼 비교해서는 안 되지만, 분기 영업이익률만 보면 약 9.5%다. 높은 분기 이익률과 전년 동기 대비 감익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절대 이익은 남았지만 작년 1분기의 속도에는 못 미쳤다.
자회사 하이트진로의 부문 정보를 보면 온도 차가 선명하다. 2026년 1분기 소주 외부매출은 3,810억원, 영업이익은 522억원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 맥주는 외부매출 1,601억원에 영업손실 22억원이었다. 이 수치는 홀딩스 연결 전체와 범위가 다른 자회사 부문 정보이므로 단순 합산용이 아니다. 그래도 어느 제품군이 이익의 버팀목이었는지는 보여준다. 소주가 방어하고 맥주가 손실을 낸 구조에서는 맥주 판매량이 조금 회복되더라도 마케팅비와 공장 고정비를 함께 봐야 한다.
작은 별도 수익과 큰 연결 채무
2025년 홀딩스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310.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하이트진로 배당금수익이 250.9억원, 로열티수익이 57.0억원이었다. 제조 매출 수조원이 연결에 잡히는 회사의 별도 수익이 수백억원 규모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주회사 자체가 병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의 현금 배분과 브랜드 사용 대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2025년 말 별도 기준 미상환 회사채는 2,420억원, 기업어음은 700억원이었다. 배당과 로열티가 들어오는 시점,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만기, 차환 조건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가 중요하다. 자회사 영업이 흑자라는 사실만으로 홀딩스의 자금 운용 문제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6년 3월 말 합산 순차입금/EBITDA를 3.2배로 제시했다. 순차입금/EBITDA는 영업현금 창출력에 비해 순차입금이 몇 배인지를 보는 신용 지표다. 평가사는 EBITDA/매출 16% 미만 또는 합산 순차입금/EBITDA 5배 이상을 신용도 악화 조건으로 봤다. 이는 회사의 목표치가 아니라 신용평가사의 판단선이다. 평택 통합물류센터, 베트남 법인 공장, 청담 부지 관련 투자가 겹친 만큼 이익뿐 아니라 투자 지출과 차입금의 동행을 봐야 한다.
시장 전망도 조건부다. 내수 판매 감소 폭이 완화되고 마케팅비 절감이 유지되면 하반기 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반대편에는 회식문화 축소와 맥주 고정비 부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놓인다. 두 전망의 차이는 거창한 구호보다 판매량과 판촉비, 맥주 부문 손익에서 판별될 가능성이 크다.
4.회식의 빈자리를 브랜드 경험이 메울 수 있는가
국내 주류 출고량은 저출산·고령화, 음주문화 변화, 소비심리 위축의 구조적 압력을 받는 감소 추세로 제시된다. 전체 잔의 수가 줄어드는 시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유통망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성장이 보장되지 않는다. 점유율을 지키거나 가격·제품 구성을 바꾸고, 새로운 음용 장면을 만들어야 설비와 영업망의 가치가 유지된다.
그렇다고 출고량 감소가 곧 특정 회사의 같은 폭 매출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시장 전체의 양, 개별 브랜드의 선택률, 병과 캔의 구성, 판매 채널은 서로 다른 변수다. 하이트진로홀딩스에는 특히 소주와 맥주의 손익 차이가 크기 때문에 ‘주류 시장이 어렵다’는 한 문장보다 어느 카테고리에서 판매가 줄고 비용이 얼마나 붙었는지가 더 유용하다.
이미지: 테라와 켈리 로고가 배치된 여름 프로모션 부스▲ 테라와 켈리 로고가 배치된 여름 프로모션 부스로, 시음·게임·전시를 통해 소비자 선택을 자극하는 브랜드 현장이다 — 출처: ChosunBiz, 2025-07-17
프로모션 부스는 이 과제를 눈에 보이게 만든다. 테라와 켈리의 색, 로고, 게임 장치를 한 공간에 모아 제품을 ‘마시는 물건’에서 ‘경험하는 브랜드’로 넓힌다. 소비자 시음과 놀이는 첫 구매의 문턱을 낮출 수 있지만, 행사 비용도 든다.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마케팅 효율은 결국 브랜드 노출이 반복 구매를 만들고, 그 매출이 판촉비를 웃도는가의 문제다.
소주는 2026년 1분기에 이익 방어력을 보였지만, 회식문화 축소는 소주에도 안전지대가 아님을 뜻한다. 반대로 맥주는 손실을 냈어도 브랜드 체험과 판매 회복이 설비 가동률을 높이면 손익의 변화 폭이 클 수 있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같은 공장을 보면서 다른 결론을 내는 까닭이다. 한쪽은 고정비 레버리지를 회복 가능성으로 보고, 다른 쪽은 수요가 돌아오지 않을 때의 부담으로 읽는다.
5.1933년의 양조장에서 2008년의 지주회사로
하이트진로 계열의 역사는 1933년 설립에서 출발한다. 이후 진로 인수와 2008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2011년 하이트맥주·진로 통합을 거치며 오늘의 주류 중심 구조가 형성됐다. 지금의 홀딩스는 처음부터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빈 껍데기가 아니라, 오랜 제조업의 소유 구조를 위로 들어 올린 결과다.
이미지: 여러 시기의 하이트 맥주 병을 나란히 전시한 모습▲ 서로 다른 라벨과 병 형태의 하이트 맥주를 나란히 전시한 모습으로, 장기간 이어진 브랜드 변화의 흔적을 보여준다 — 출처: Nate News, 2024-05-15
역사 전시에 늘어선 병들은 브랜드가 고정된 유산이 아니라 계속 손질되는 상업 자산임을 보여준다. 이름과 라벨, 병 형태가 달라져도 공장과 유통망, 소비자의 기억은 다음 제품으로 이어진다. 홀딩스가 로열티를 받는 구조도 이 무형의 축적과 연결된다. 로열티는 단순한 내부 거래 항목이 아니라 그룹이 오랜 기간 쌓은 상표와 정체성을 어느 법인이 소유하고 활용하는지를 드러낸다.
2008년의 지주회사 전환은 사업을 두 층으로 갈랐다. 아래층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제품 개발·생산·판매와 판촉을 맡고, 위층에서는 홀딩스가 지배와 자금 배분을 담당한다. 2011년 통합은 맥주와 소주를 한 주류 사업회사 안에 묶었다. 덕분에 투자자는 두 카테고리의 상반된 성과를 연결 실적에서 함께 보지만, 홀딩스의 직접 현금은 여전히 자회사 배당 정책과 로열티에 크게 좌우된다.
오래된 브랜드에는 양면이 있다. 인지도가 높고 유통망이 넓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과거의 음주 장면이 사라질 때 브랜드도 새 용도를 찾아야 한다. 최근의 무알코올 제품과 체험형 마케팅은 역사와 동떨어진 가지가 아니라, 축적된 이름을 달라진 생활 방식에 다시 붙이는 시도에 가깝다.
6.테라 제로가 병을 택한 이유
음료 계열은 생수와 차음료 외에 하이트제로와 테라 제로 같은 무알코올·제로 제품을 운영한다. 주류 핵심 사업과 당장 같은 크기로 놓을 단계는 아니지만, 술을 피하는 시간대와 상황에서도 기존 맥주 브랜드가 소비자 곁에 남을 수 있는 인접 사업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26년 3월 테라 제로를 출시하면서 비발효 공법을 적용했고 알코올·칼로리·당류·감미료를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비발효는 발효 뒤 알코올을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발효하지 않는 제조 접근을 뜻한다. 제품 설명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 소비자가 ‘맥주 분위기는 원하지만 알코올이나 열량은 피하고 싶은’ 장면에 들어가려는 데 있다.
처음 캔으로 나온 제품에 330㎖와 500㎖ 병을 더한 것은 포장재 변경 이상의 채널 전략이다. 캔이 가정과 야외 중심의 접점을 만들었다면 병 제품은 음식점과 주점으로 판매 무대를 넓히려는 선택이었다. 기존 테라의 녹색 병과 친숙한 주문 방식을 무알코올 제품에 옮겨, 술자리 안에서도 다른 선택을 가능하게 하려는 셈이다.
선택지 | 확인된 단계 | 아직 확인이 필요한 부분 |
|---|---|---|
테라 제로 | 캔·병 제품 출시, 병 초도 물량의 초기 출고 반응 발표 | 반복 주문, 안정적인 매출 규모와 이익 기여 |
베트남 소주 공장 | 부지 공개와 착공 행사가 확인된 생산·물류 계획 | 완공, 시운전, 상업생산, 현지·수출 판매 기여 |
회사 발표에 따르면 2026년 6월 30일 출시된 테라 제로 병 제품 초도 물량 90만병은 10일 만에 소진됐다. 초기 유통 채널의 관심을 보여주는 신호로는 의미가 있다. 다만 ‘완판’은 소비자가 같은 속도로 다시 구매했다는 뜻도, 제품이 이익을 냈다는 뜻도 아니다. 이후 재주문과 채널 확장, 판촉비를 포함한 수익성이 붙어야 사업의 무게를 판단할 수 있다.
테라 제로의 흥미로운 지점은 기존 주류와 정면으로 다른 제품을 만들면서도 기존 브랜드와 병 모양, 음식점 접점을 활용한다는 데 있다. 오래된 유통 생태계를 버리지 않고 음주문화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성공한다면 술자리의 크기가 줄어도 브랜드가 참여하는 잔의 범위는 넓어질 수 있다.
7.베트남의 붉은 깃발에서 상업생산까지
베트남 타이빈성 공장은 하이트진로가 계획한 첫 해외 생산거점이다. 소주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물류 기반을 확보해 현지 판매와 수출로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국내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해외로 보내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생산 자체를 해외 수요 가까이에 두려는 변화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미지: 베트남 타이빈성 첫 해외 소주공장 착공식 무대▲ 베트남 타이빈성 첫 해외 소주공장 착공식 무대로, 해외 생산거점 계획이 부지 검토를 넘어 착공 행사에 이른 장면이다 — 출처: Vietnam Investment Review, 2025-02-06
착공식은 계획이 종이 위에만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2026년 8월 12일 현재 제공된 원문만으로 실제 완공, 시운전, 상업생산, 판매 기여까지 확인되지는 않는다. 초기 생산 일정과 이후 경영진 설명에도 차이가 있어 구체적인 가동 시점을 확정하기 어렵다. 공장의 경제적 가치는 준공 사진이 아니라 생산된 소주가 현지와 수출 시장에서 팔리고 현금으로 돌아올 때 입증된다.
부지 단계의 현장에는 완성된 생산라인 대신 흙바닥과 붉은 깃발이 보였다. 그 빈 공간은 해외 성장의 가능성과 투자 부담을 동시에 상징한다. 현지 생산이 물류와 판매 확대에 기여하면 국내 수요 둔화를 보완할 수 있다. 판매망이 기대만큼 자라지 않으면 새 설비는 감가상각과 자금 부담으로 남는다.
평택 통합물류센터와 베트남 법인 공장, 청담 부지 관련 투자가 함께 진행되는 구도도 무시하기 어렵다. 어느 한 프로젝트의 이야기만으로 차입 부담을 설명하기보다 여러 투자 일정이 겹치는지를 봐야 한다. 베트남 공장은 해외 성장의 상징인 동시에 홀딩스가 자회사 현금과 자본시장을 어떻게 조율하는지 시험하는 현장이다.
경영진은 해외 시장의 존재 자체를 장기 생존의 근거로 강조해 왔다. 그 메시지가 숫자로 번역되는 경로는 비교적 분명하다. 공장이 실제 가동되고, 판매 지역과 물량이 늘고, 추가 매출총이익이 물류·마케팅·금융비용을 넘어야 한다. 그 전까지 착공식은 중요한 이정표이지만 결승선은 아니다.
8.53.83% 지배력 위에 놓인 주주의 자리
하이트진로홀딩스 주주는 소주와 맥주 사업을 직접 보유한 것이 아니라, 과반 지분을 통해 그 사업을 지배하는 법인의 주주다. 이 한 단계의 거리는 사소하지 않다. 자회사에서 이익이 나도 투자와 차입금 상환을 우선하면 배당 여력이 달라질 수 있고, 홀딩스가 받은 배당도 자체 채무와 비용에 쓰일 수 있다. 연결 순이익과 지주회사 주주에게 돌아오는 현금을 같은 것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반대로 과반 지배력은 홀딩스가 단순한 소수 재무투자자가 아님을 뜻한다. 핵심 자회사의 경영 방향과 자본 배분을 장기간 관리하는 위치다. 소주가 벌어들인 현금으로 맥주의 부진을 견디고, 물류센터와 해외 공장을 준비하며, 무알코올 제품의 접점을 넓히는 그룹 차원의 움직임이 연결 재무제표에 한꺼번에 담긴다.
정보 전달 방식도 바뀌는 중이다. 그룹 IR은 경영기획팀이 담당하며, 2026년부터 영문공시 확대와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시 기업탐방·컨퍼런스콜 계획을 공시했다. 이것이 곧 기업가치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복잡한 지주회사 구조와 해외 투자 계획을 더 넓은 투자자에게 설명하려는 통로가 늘어난다는 의미는 있다.
000140의 주가는 결국 익숙한 술병 하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식탁에서 시작된 소비가 공장 가동과 출하를 거쳐 자회사 이익이 되고, 그중 일부가 배당과 로열티로 홀딩스에 올라온 뒤, 다시 채무 상환과 신규 투자 사이에 배분된다. 참이슬 잔, 테라 컨베이어, 베트남 착공식은 서로 떨어진 풍경이 아니다. 한 잔의 반복 구매가 거대한 설비와 지주회사 재무를 얼마나 오래 움직일 수 있는지를 각기 다른 위치에서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각주
-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 하이트진로홀딩스,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101/20260318009829/11011.htm
-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 하이트진로홀딩스, 2026-05-2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22/000298/20260522000768/00636.htm
- 물맛 때문에 홍천까지…하루 400만병 생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가보니, 한국경제, 2025-12-12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2129251g
- 두꺼비소주를 아는 당신은 옛날사람, 파이낸셜뉴스, 2019-06-18 — https://www.fnnews.com/news/201906101101508182
- 하이트진로홀딩스 2025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101/20260318009829/11011.htm
- 분기보고서 (2026.03), 금융감독원 DART / 하이트진로홀딩스, 2026-05-15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515001082
- 하이트진로홀딩스 2026년 1분기 연결 실적 요약, Disclo, 2026-08-12 — https://www.disclo.co.kr/c/000140/
- 하이트진로, 1분기 영업익 559억…소주가 실적 방어, 이데일리, 2026-05-15 — https://www.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7&newsId=05497286645449248
- 하이트진로홀딩스 2025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101/20260318009829/11011.htm
- 하이트진로홀딩스 2025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101/20260318009829/11011.htm
- 하이트진로㈜ KIS Credit Opinion, 한국신용평가, 2026-06-18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618-37.pdf&gubun=2&menuCd=R8
- NH투자證 ‘하이트진로, 하반기 갈수록 실적 개선 전망’, 이투데이, 2026-03-31 — https://www.etoday.co.kr/news/view/2570938
- NH증권 ‘하이트진로, 회식문화 축소로 매출 침체…목표가↓’, 연합뉴스, 2026-06-12 — https://www.yna.co.kr/view/AKR20260612029400008
- 주류 출고량 현황, e-나라지표 / 국세청 통계연보, 2026-05-06 —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824
- 테라·켈리 여름 프로모션 현장 이미지, ChosunBiz, 2025-07-17 — https://biz.chosun.com/en/en-retail/2025/07/17/TXGEXTRGYVBR3OLPOJA74RTJQ4/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하이트진로 항목, 한국학중앙연구원, 2023-02-07 —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0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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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음료, 무알코올 신제품 ‘테라 제로’ 출시, 하이트진로음료, 2026-03-16 — https://www.hitejinrobeverage.com/cn/community/news/642
- 무알코올도 병맥주로 만난다…하이트진로, ‘테라 제로’ 라인업 확대, 뉴시스, 2026-06-29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629_0003687277
- 하이트진로 ‘테라 제로’ 병 제품, 출시 10일 만에 90만 병 완판, 하이트진로음료, 2026-07-16 — https://www.hitejinrobeverage.com/ko/community/news/649
-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2026년 완공...글로벌 공략 가속, 전자신문, 2024-06-19 — https://www.etnews.com/20240619000005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시장이 있는 회사는 망하지 않아’, 더벨, 2025-05-28 —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505260104466820108653
- ‘진로 소주’ 해외에서도 만든다…베트남 공장 부지 가보니, 연합뉴스, 2024-06-19 — https://www.yna.co.kr/view/AKR20240618156000030
- 하이트진로㈜ KIS Credit Opinion, 한국신용평가, 2026-06-18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618-37.pdf&gubun=2&menuCd=R8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시장이 있는 회사는 망하지 않아’, 더벨, 2025-05-28 —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505260104466820108653
-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 하이트진로홀딩스, 2026-06-0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1/000440/20260601000736/99667.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