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 브랜드 이름 뒤에서 제품을 완성하는 회사
화장품 매대에는 브랜드 이름이 크게 적히지만, 그 안의 제형을 만들고 대량생산 조건을 맞춘 회사의 이름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국콜마의 주 무대가 바로 이 뒷면이다. 고객사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설명하면 처방을 설계하고, 샘플을 조정하고, 원부자재를 조달해 생산·검사·포장·출하까지 맡는다. ODM, 즉 제조사가 제품 개발에도 참여하는 생산 방식이다. 주문받은 처방대로만 찍어내는 OEM보다 연구개발과 제품 제안의 비중이 크다.
고객 입장에서는 공장을 직접 짓지 않고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이미 제품을 파는 브랜드라면 신제품 출시 속도와 제형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한국콜마는 이 과정에서 고객별 맞춤 처방, 고객 정보와 처방의 보호, 자체 기술의 독립성을 원칙으로 내세운다. 서로 경쟁하는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려면 비밀 유지와 처방 분리가 생산능력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시에서 확인되는 주요 거래 상대에는 애터미, 구다이글로벌, CJ올리브영, 더파운더즈, 더퓨어랩 등이 있다. 소비자가 브랜드숍이나 온라인몰, 헬스앤뷰티 매장에서 만나는 제품 가운데 일부가 한국콜마의 연구실과 생산라인을 거쳐 나오는 구조다. 다만 고객 명단이 곧 특정 브랜드의 모든 제품을 한국콜마가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제품별 계약과 발주가 기본 단위다.
연결 범위는 화장품 공장 하나보다 넓다. 전문의약품과 건강·미용 관련 사업을 하는 HK이노엔,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연우 등이 묶여 있다. 따라서 이 회사를 볼 때는 브랜드 뒤의 화장품 개발사라는 중심을 먼저 잡고, 의약품과 패키징이 손익과 공급망을 어떻게 보완하는지 살펴보는 편이 정확하다.
이미지: 고객 상담부터 연구개발, 생산과 출하까지 이어지는 화장품 개발·생산 흐름도▲ 상담과 연구개발에서 원부자재 조달·생산·검사·포장·출하로 이어지는 흐름 — 출처: [한국콜마, 2026-08-12](https://www.kolmar.co.kr/businessguide/busi_area.php)
2.사업 — 한 번의 주문이 처방과 양산을 통과하는 길
화장품 ODM의 출발점은 완성품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다. 자외선 차단력, 발림성, 색, 향, 피부 표현, 용기 형태, 목표 가격과 출시 시점이 한꺼번에 제시된다. 연구자는 이 조건을 실제 처방으로 바꾼다. 샘플 평가에서 감촉이나 안정성이 기대와 다르면 다시 배합하고, 처방이 확정되면 계약과 원부자재 조달을 거쳐 양산 조건을 잡는다.
단계 | 현장에서 해결하는 문제 | 사업상의 의미 |
|---|---|---|
상담·기획 | 제품 콘셉트, 가격대, 판매 채널을 정리한다 | 고객의 아이디어를 개발 과제로 전환한다 |
연구개발·샘플 | 성분 조합과 사용감을 맞추고 반복 평가한다 | 처방 제안력이 수주 경쟁력이 된다 |
계약·조달 | 사양을 확정하고 원료와 용기를 확보한다 | 원가와 납기를 실제 생산계획에 연결한다 |
생산·품질검사 | 배합, 충진, 포장 조건과 품질 기준을 관리한다 | 실험실 처방을 같은 품질의 대량 제품으로 만든다 |
출하·마케팅 지원 | 완제품을 납품하고 제품 설명을 돕는다 | 고객의 출시와 재주문으로 관계가 이어진다 |
돈은 이 전 과정을 통과한 제품의 주문과 납품에서 생긴다.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제안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이 샘플을 채택해야 하고, 출시된 제품이 팔려 재발주로 연결돼야 한다. 반대로 브랜드가 급성장하면 자체 공장이 없는 고객의 주문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 ODM의 매력이다. 브랜드 흥행의 과실을 나눌 수 있지만 어떤 브랜드가 다음 유행을 잡을지는 제조사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한국콜마가 연구개발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방은 영업 제안서이면서 생산 설계도다. 새로운 제형을 먼저 제시하면 고객의 기획 단계에 깊이 들어갈 수 있고, 양산 과정에서 축적한 품질·공정 지식은 후속 제품 개발에 다시 쓰인다. 연구실과 공장이 떨어진 두 세계가 아니라 하나의 수주 순환을 이룬다.
3.제품과 생산 — 세종의 기초, 부천의 색조
국내 생산 거점은 제품의 성격에 따라 역할이 나뉜다. 회사 안내상 세종에서는 기초화장품, 클렌징, 퍼스널케어와 일부 베이스·쿠션 제품을 만든다. 부천은 파우더, 립, 틴트, 선스틱 같은 색조 및 고형 제품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같은 화장품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액상 배합과 고형 충진, 색상 재현, 용기 조립에는 서로 다른 설비와 노하우가 필요하다.
선스틱 생산라인은 이 차이를 눈에 보이게 한다. 내용물을 일정한 모양과 양으로 충진하고, 굳힘과 조립·포장을 안정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소비자는 손에 묻히지 않는 편리한 제품으로 받아들이지만, 제조 현장에서는 처방의 열적 특성과 용기 규격, 충진 속도가 맞물린다. 한국콜마가 선케어를 연구개발의 대표 영역으로 내세우는 배경에는 이처럼 제형과 공정을 함께 다뤄야 하는 난도가 있다.
이미지: 노란색 선스틱 용기가 배열된 자동화 충진·패키징 라인▲ 부천공장에서 선스틱 용기가 충진·패키징 공정을 지나가는 모습 — 출처: [한국경제, 2024-06-20](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6200587i)
구다이글로벌 계열 브랜드와 공동 개발한 선케어 사례는 ODM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회사는 해당 협업 제품군이 큰 누적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이 사례의 핵심은 한국콜마 자체 브랜드가 팔렸다는 데 있지 않다. 고객 브랜드의 기획력과 유통, 제조사의 처방·양산 능력이 결합됐다는 데 있다. 또한 특정 협업 제품의 흥행을 한국콜마 전체 제품이나 모든 고객 관계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말은 설비 목록이 많다는 뜻에 그치지 않는다. 기초 제품에서 쌓은 피부 적용 기술을 선케어와 베이스 메이크업에 연결하고, 충진·포장 경험을 새 용기 형태에 맞춰 조정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브랜드는 유행에 따라 바뀌어도 처방과 공정의 문제를 해결한 경험은 제조사에 남는다.
4.실적 — 화장품의 성장과 의약품의 버팀목, 북미의 비용
2025년 감사가 끝난 연결 매출은 2조7,224억원, 영업이익은 2,396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1,682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은 1,251억원이다. 연결 매출을 사업별로 보면 화장품 1조4,409억원, 의약품 9,854억원, 패키징 2,229억원, 식품 732억원으로 구분된다. 화장품 ODM이 가장 큰 축이지만 의약품도 연결 외형과 이익을 지탱하는 상당한 규모다.
구분 | 2025년 확정치 | 2026년 1분기 확정치 | 읽을 때의 초점 |
|---|---|---|---|
연결 매출 | 2조7,224억원 | 7,280억원 | 화장품과 의약품이 함께 외형을 만든다 |
영업이익 | 2,396억원 | 789억원 | 분기별 고객 주문과 사업 구성의 영향을 받는다 |
당기순이익 | 1,682억원 | 600억원 | 영업외손익과 세금까지 반영한 수치다 |
지배주주순이익 | 1,251억원 | 452억원 | 상장회사 주주에게 귀속되는 몫을 구분해 봐야 한다 |
2026년 1분기 사업부문별 매출은 화장품 4,172억원, 전문의약품 2,391억원, 패키징 532억원, 식품 186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화장품 454억원, 전문의약품 331억원, 식품 16억원이었고 패키징은 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화장품과 의약품이 같은 방향으로 이익을 내는 동안 패키징은 외형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2025년 연구개발비는 1,542.6억원으로 매출의 5.58%였다. 제조설비 투자와 달리 연구개발비는 처방 제안, 규제 대응, 제품 안정성 검증 같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기반에 쓰인다. ODM에서 이 지출은 단순 비용인 동시에 향후 주문을 얻기 위한 상품 개발비에 가깝다. 다만 연구개발비가 곧바로 특정 제품의 성공이나 고객 유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객 집중도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2026년 1분기 상위 5개 매출처 비중은 34.3%였다. 여러 유력 브랜드를 고객으로 확보했다는 뜻과 일부 고객의 발주 변화가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 동시에 성립한다. ODM은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사업보다 주문 변동이 한 단계 가려져 있어, 주요 고객의 판매 흐름과 재고 조정이 뒤늦게 제조사 숫자에 나타날 수 있다.
북미는 아직 생산능력보다 수익성 검증이 앞선 과제다. 회사가 제시한 미국 제2공장 연간 생산능력은 약 1억2,000만개다. 미국 두 공장 합산은 약 3억개,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합산은 약 4억7,000만개다. 생산능력은 주문이 찼을 때 만들 수 있는 상한이지 실제 생산량이나 매출이 아니다. 증권사 컨퍼런스콜 요약에는 2026년 1분기 미국 법인 영업손실 37억원, 캐나다 법인 영업손실 17억원이 제시됐다. 이 법인별 수치는 회사 공시 원문의 부문 수치와 범위가 다를 수 있어 보조 지표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입력된 최신 공식 분기 경영실적은 1분기다. DB증권이 예상한 2분기 연결 매출 8,250억원과 영업이익 945억원은 발표된 성적표가 아니라 전망치다. 전망의 방향보다 이후 정기공시에서 실제 수치와 북미 손익이 어떻게 확인되는지가 중요하다.
5.의약품과 패키징 — 화장품 주문 밖에 놓인 두 축
2018년 인수한 CJ헬스케어는 현재 HK이노엔으로 이어졌다. 이 축에는 전문의약품과 건강·미용 관련 사업이 들어 있다. 화장품 ODM과 소비자 접점, 규제 체계, 제품 수명은 다르지만 연결 기준에서는 큰 사업 기둥으로 작동한다. 화장품 고객의 신제품 주기가 빠르게 흔들릴 때 의약품이 서로 다른 수요 흐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구조적 의미다.
다만 ‘헬스케어’라는 넓은 말로 두 사업을 섞어 이해하면 곤란하다. 의약품은 허가와 품질관리, 영업 구조가 화장품과 다르다. 화장품 처방을 잘 만든다고 전문의약품 경쟁력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도 아니다. 한국콜마가 2020년 자체 제약사업부를 매각한 뒤에도 연결 의약품 축이 남아 있는 까닭은 HK이노엔이라는 별도 사업체를 보유하기 때문이다.
2022년 인수한 연우는 패키징 축을 더했다. 화장품 용기는 내용물을 담는 장식품에 머물지 않는다. 펌프의 토출량, 기밀성, 내용물과 소재의 반응, 사용 편의가 제품 품질에 관여한다. 제조사 관점에서는 내용물과 용기의 접점을 더 가까이 관리할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계열사 편입 자체가 자동으로 원가 절감이나 수주 결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용기 사업도 별도의 고객, 설비 운영과 채산성을 가져야 한다.
이미지: 한국콜마 화장품 제조시설의 붉은 벽돌 외관과 출입구▲ 제조시설 외관과 입구의 CGMP 표지가 보여주는 품질관리형 생산 기반 — 출처: [Premium Beauty News, 2018-03-28](https://www.premiumbeautynews.com/en/cosmetic-subcontracting-korea%2C3884)
6.북미 생산 — 관세 회피보다 어려운 현지 주문 채우기
펜실베이니아의 콜마USA 제2공장은 2025년 7월 가동을 시작했다. 회사와 독립 보도 모두 스킨케어·선케어 중심의 현지 ODM 생산 개시를 전했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의 일반의약품, 즉 OTC 기준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일부 선케어 제품이 화장품과 다른 규제 틀을 적용받기 때문에 현지 생산과 규제 대응 역량이 고객 제안의 일부가 된다.
이미지: 투명 칸막이 안 설비와 방진복을 입은 작업자가 보이는 미국 생산 현장▲ 펜실베이니아 제2공장의 설비와 작업 현장으로, 북미 현지 ODM이 실제 생산 단계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 출처: [연합뉴스, 2025-07-17](https://www.yna.co.kr/view/AKR20250717048000030)
현지 공장의 장점은 운송거리만 줄이는 데 있지 않다. 고객과 같은 시장에서 샘플 대응과 생산을 진행하고,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한국이나 중국 공장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방식과 비교하면 ‘현지 생산’ 자체가 영업 제안이 된다. 국내 고객의 미국 진출을 따라가면서 현지 브랜드를 새 고객으로 받을 수 있다는 선택지도 생긴다.
그러나 공장을 열었다는 사실과 주문이 충분히 찼다는 사실은 다르다. 초기에는 인력과 설비의 고정비가 먼저 발생한다. 증권사 요약에 언급된 미국 최대 고객 의존도는 북미에서도 고객 다변화가 중요한 과제임을 시사하지만, 고객명과 계약 지속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미 확장의 성패는 거대한 설비 발표보다 반복 주문, 고객 구성, 현지 법인의 손익 개선에서 드러난다.
중국에는 북경·무석 생산법인이 있고 북미에는 미국·캐나다 거점이 있다. 회사는 이 네트워크를 국내 고객의 해외 진출과 현지·글로벌 고객 확보를 지원하는 기반으로 설명한다. 각 지역의 유통 유행과 규제가 다른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는 같은 제품을 복제하는 체계라기보다 현지 조건에 맞춰 처방과 생산을 조정하는 체계에 가깝다.
7.최근 동향 — 공장을 데이터로 묶고 색조의 빈칸을 넓히다
한국콜마는 산업통상부 AI 팩토리 과제에 선정돼 배합·충진·포장·품질 데이터를 통합하는 자율제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프로젝트 시한은 2029년이다. 여기서 AI는 소비자 취향을 맞히는 추천 서비스보다 공장의 여러 공정을 연결하는 제어 도구에 가깝다. 배합 상태와 설비 조건, 검사 결과가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면 이상 징후를 빨리 찾고 품질 편차를 줄이는 것이 목표가 된다.
이미지: 금색 뚜껑 용기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는 자동화 제조 라인▲ 세종공장의 컨베이어와 용기 이송 장면으로, 배합 이후 충진·포장 데이터를 연결하려는 자동화 과제를 보여준다 — 출처: [동아일보, 2025-10-20](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1020/132594717/1)
기대효과는 분명하지만 현재 완료된 자율공장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개발 과제는 시스템 구축, 현장 적용, 안정화라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불량 감소나 생산성 향상이 실제로 확인되기 전에는 기술 방향과 실현 성과를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 특히 화장품은 제품 종류와 원부자재가 자주 바뀌므로 반복생산만 하는 공장보다 데이터 표준화가 까다롭다.
색조 쪽에서는 인천 남동공단의 신규 공장 구상이 보도됐다. 2025년 보도 당시에는 부지를 매입했지만 구체적인 착공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새 공장이 이미 생산을 시작했거나 주문에 기여한다고 볼 근거는 없다. 다만 부천이 맡아온 립·틴트·파우더 등 색조 영역을 확장하려는 방향은 읽을 수 있다. 색조는 색상 수와 제품 형태가 많아 다품종 대응 능력이 특히 중요하다.
AI 팩토리와 신규 색조 공장은 서로 다른 미래 투자처럼 보이지만 공통된 숙제가 있다. 설비를 늘리는 것보다 다양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전환 생산하고, 품질 편차를 낮추며, 그 능력을 실제 주문으로 채우는 일이 더 어렵다. 기술 발표와 부지 확보는 출발선이고, ODM의 결승선은 고객이 다시 주문하는 제품이다.
8.역사 — 기술도입 회사에서 계열 생태계로
회사가 제시하는 연혁은 1990년 설립과 1991년 전의 공장 준공에서 시작한다. 2002년 상장과 제약 진출, 2012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및 법인 분할이 뒤를 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콜마라는 이름은 하나의 제조법인을 넘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여러 계열사를 아우르는 구조로 확장됐다.
변화의 방향은 일관되게 ‘브랜드 대신 기반을 공급한다’는 쪽에 가깝다. 화장품에서는 처방과 생산을, 의약품에서는 별도 사업체의 개발·생산·판매 기반을, 패키징에서는 제품을 담고 작동시키는 용기를 보유하게 됐다. 소비자 브랜드를 전면에 세우기보다 여러 브랜드가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 필요한 뒤쪽 기능을 넓혀온 셈이다.
이 구조에는 장점과 복잡성이 함께 있다. 여러 고객과 사업이 위험을 분산할 수 있지만, 상장회사 한국콜마의 현장 경쟁력과 연결 자회사의 가치가 한 숫자에 섞인다. 화장품 업황만 보고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고, 반대로 계열사 가치만 강조하면 ODM 본업의 고객 주문과 공장 운영을 놓치게 된다. 역사적으로 넓어진 범위가 분석의 폭도 넓혀 놓았다.
9.쟁점과 리스크 — 잘 만든 제품도 주문이 없으면 라인이 멈춘다
가장 먼저 볼 위험은 고객 주문의 변동이다. 한국콜마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브랜드보다 한 단계 뒤에 있다. 브랜드가 잘 팔리면 재주문을 받지만, 유행이 바뀌거나 고객이 재고를 줄이면 생산계획도 영향을 받는다. 다양한 고객을 보유하는 것이 방어막이지만 대형 고객의 흥행과 발주가 여전히 중요하다.
두 번째는 연구개발 성과의 귀속이다. ODM사가 좋은 처방을 제안해 히트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 충성도는 대개 브랜드에 쌓인다. 제조사는 후속 수주와 생산량으로 보상받는다. 처방 보호와 기술 독립이 중요한 까닭이다. 고객과 긴밀히 협력하되 특정 고객에게 지나치게 기대지 않는 균형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해외 고정비다. 북미 현지 생산은 규제와 통상 장벽에 대응하는 유용한 선택지지만, 주문이 차기 전까지는 비용 부담이 된다. 발표된 생산능력의 크기보다 현지 고객의 반복 발주와 법인 손익이 앞서야 한다. 중국·북미 네트워크 역시 ‘해외 거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경쟁우위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네 번째는 연결 구조의 온도 차다. 화장품, 전문의약품, 패키징은 고객과 규제, 투자 주기가 다르다. 한 축의 성장이 다른 축의 부진을 가릴 수도 있고, 반대로 적자 사업의 개선이 연결 이익을 크게 바꿀 수도 있다. 계열 생태계는 공급망 확장의 근거이면서 각 사업을 따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한국콜마의 경쟁력은 화려한 브랜드 간판보다 반복 가능한 해결 과정에 남는다. 고객의 모호한 기획을 처방으로 바꾸고, 실험실 샘플을 균일한 완제품으로 만들며, 용기와 규제를 맞춰 정해진 때 출하하는 일이다. 컨베이어 위의 이름 없는 용기들이 어느 브랜드의 신제품이 되어 다시 주문으로 돌아올 때 연구실, 공장, 해외 거점과 계열사가 비로소 하나의 사업으로 연결된다.
각주
- 한국콜마, ODM 토털컨설팅 및 마케팅 원칙 — https://www.kolmar.co.kr/businessinfo/info.php
- 한국콜마, ODM 토털컨설팅 및 마케팅 원칙 — https://www.kolmar.co.kr/businessinfo/info.php
- 한국거래소 KIND, 한국콜마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0869/20260514001909/11013.htm
- 한국콜마, 국내 사업장 및 생산품목 — https://www.kolmar.co.kr/businessinfo/korea.php
- 한국콜마, 한국콜마·구다이글로벌 K-선케어 누적 판매 1억개 — https://www.kolmar.co.kr/pr/news.php/Products.aspx?code=korBasic&idx=7125&ptype=view
- 한국거래소 KIND, 한국콜마 2025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680/20260318007788/11011.htm
- 한국거래소 KIND, 한국콜마 2025 감사 재무제표·연결재무제표 주석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0958/20260311002480/00591.htm
- 한국콜마, 2026년 1분기 한국콜마 경영실적 — https://www.kolmar.co.kr/ir/report.php?code=korReport&idx=7133&ptype=view
- 한국거래소 KIND, 한국콜마 2025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680/20260318007788/1101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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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콜마, 미국 2공장 본격 가동 — https://www.kolmar.co.kr/pr/news.php?code=korBasic&idx=7047&page=3&ptype=view
- KB증권, 한국콜마 2026년 1분기 컨퍼런스콜 요약 — https://rdata.kbsec.com/pdf_data/20260507101914250K.pdf
- 연합뉴스, DB증권 한국콜마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전망 — https://www.yna.co.kr/view/AKR20260713018400008
- 한국거래소 KIND, 공시 제출 일정 — https://kind.krx.co.kr/common/marketschedule.do?method=loadInitPage
- 한국콜마, 한국콜마 연혁 — https://www.kolmar.co.kr/about/history.php
- 한국콜마, 한국콜마 연혁 — https://www.kolmar.co.kr/about/history.php
- 한국콜마, 미국 2공장 본격 가동 — https://www.kolmar.co.kr/pr/news.php?code=korBasic&idx=7047&page=3&ptype=view
- 연합뉴스, 한국콜마 미국 2공장 본격 가동 — https://www.yna.co.kr/view/AKR20250717048000030
- KB증권, 한국콜마 2026년 1분기 컨퍼런스콜 요약 — https://rdata.kbsec.com/pdf_data/20260507101914250K.pdf
- 한국콜마, 사업장 소개: 글로벌 네트워크 — https://www.kolmar.co.kr/businessinfo/global.php
- 한국콜마, AI 팩토리 자율제조 시스템 개발 — https://www.kolmar.co.kr/pr/news.php/cs_beacon_light.do?code=korBasic&idx=7063&ptype=view
- 동아일보, 한국콜마 인천 신규 색조 공장 계획 —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0324/131269400/1
- 한국콜마, 한국콜마 연혁 — https://www.kolmar.co.kr/about/history.ph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