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우유팩에서 골판지 상자까지, 두 포장 축의 결합
한국팩키지를 우유팩 회사로만 기억하면 현재 모습의 절반을 놓친다. 출발점은 우유와 음료 같은 액체식품을 담는 카톤팩이지만, 지금은 골판지 원단과 상자를 만드는 포장자재가 더 큰 사업 축이다. 안산에서는 카톤팩을, 김해에서는 포장자재를 생산하며 서울에 본사를 둔다. 서로 모양도 고객군도 다른 두 제품은 ‘고객이 담고 옮길 물건에 맞춰 원지를 가공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카톤팩은 매장에서 완제품으로 보이지만 한국팩키지가 파는 것은 내용물이 아니라 내용물이 들어갈 포장이다. 액체식품용 원단에 고객의 상표와 정보를 인쇄하고, 접히는 모양대로 잘라 측면을 붙여 납품한다. 식음료 회사의 충전 설비에서 내용물이 담기고 봉합된 뒤에야 소비자가 아는 우유팩이나 음료팩이 된다. 아래 사진 역시 시장의 사용 장면을 보여주는 참고 사례일 뿐, 한국팩키지가 만든 포장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미지: 소매 유통되는 200ml 액체 식품용 종이팩 제품▲ 소매 유통되는 200ml 액체 식품용 종이팩 제품. 카톤팩이 소비자의 냉장고와 식탁에서 맡는 역할을 보여주는 시장 참고 장면이다 — 출처: 오아시스마켓, 2026-08-10 accessed
골판지 쪽은 더 넓은 물류 세계에 닿는다. 공산품·전자·식품·의약품·농수산물 실수요자가 제품의 크기와 무게, 유통 조건에 맞는 원단이나 상자를 주문한다. 카톤이 액체를 담아 브랜드의 얼굴이 되는 포장이라면, 골판지는 여러 제품을 묶어 공장과 창고, 배송 현장 사이를 이동시키는 운송의 몸체에 가깝다. 회사의 핵심은 눈에 띄는 소비재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는 데 있지 않다. 다른 기업의 상품이 안전하게 담기고 이동하도록 주문 규격을 구현하는 데 있다.
2.제품과 사용 장면: 충전 전의 카톤, 출하 전의 상자
카톤팩 사업을 이해하려면 완성된 우유팩을 거꾸로 되감아 보면 된다. 소비자는 내용물과 브랜드를 먼저 보지만, 식음료 회사는 충전 설비에 맞는 치수, 접힘, 인쇄 상태와 납품 안정성을 본다. 한국팩키지는 유·음료 회사에 직접 납품하거나 에이전트 및 OEM 발주를 거친다. OEM은 주문자가 요구한 사양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이다. 회사 설명상 카톤은 전량 주문생산이므로, 진열대 수요뿐 아니라 고객의 생산계획과 품목 운영이 주문량을 좌우한다.
이미지: 유가공 공장 컨베이어 위를 이동하는 카톤 우유▲ 유가공 공장 컨베이어 위를 이동하는 카톤 우유. 카톤팩이 고객의 충전라인을 거쳐 완제품 포장이 되는 사용 장면이다 — 출처: 데일리유스, 2025-12-08
카톤은 작은 면적에 여러 기능을 겹쳐 놓은 제품이다. 내용물을 담는 용기이면서 상품명과 영양정보를 전달하는 인쇄면이고, 충전라인에서 빠르게 접히고 봉합돼야 하는 산업용 중간재다. 포장 하나만 떼어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고객 설비와 맞지 않는 작은 오차도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포장재 업체의 경쟁력은 화려한 신제품 이름보다 반복 주문에서 같은 규격과 품질을 유지하는 능력에 더 가깝다.
골판지 원단과 상자는 쓰임의 폭이 훨씬 넓다. 내용물의 형태가 일정한 액체식품 카톤과 달리, 포장해야 할 물건의 크기·중량·유통 경로가 제각각이다. 완충과 적재, 인쇄, 상자 조립 방식 등 고객별 조건을 반영해야 한다. 회사가 밝힌 판매처도 식품에 머물지 않고 공산품, 전자제품, 의약품과 농수산물까지 이어진다. 특정 소비 브랜드의 흥행에만 기대기보다 여러 산업의 생산·출하 활동에 노출되는 구조인 셈이다.
두 제품군을 한데 묶는 단어는 ‘포장’이지만 영업의 결은 같지 않다. 카톤은 식음료 고객의 충전계획과 밀착된 주문형 제품이다. 골판지는 훨씬 다양한 실수요자의 출하와 물류에 붙는다. 따라서 한쪽의 업황만 보고 회사 전체를 설명하면 틀리기 쉽다. 냉장 진열대의 작은 팩과 물류 현장의 큰 상자가 각기 다른 수요를 받아내는 것이 현재 사업의 실제 모습이다.
3.사업: 원지가 고객 주문품이 되어 매출로 바뀌는 경로
돈이 생기는 길은 비교적 선명하다. 회사는 카톤용 PE원지와 골판지원지를 비롯한 투입재를 조달한다. PE원지는 액체식품용 카톤을 만드는 핵심 원재료이고, 골판지원지는 골판지 원단과 상자의 바탕이 되는 종이다. 이를 고객 규격에 맞게 인쇄·가공한 뒤 식음료 회사와 제조업체, 농수산물 취급업체 등에 납품하면 매출이 발생한다.
카톤 판매에는 직납, 에이전트, OEM 발주가 함께 존재한다. 이 구조에서는 포장재업체가 최종 소비자에게 가격을 붙여 판매하기보다 기업 고객과 규격·물량·납기를 합의한다. 주문생산은 불특정 수요를 예상해 완제품을 쌓아 두는 부담을 덜어 주지만, 고객 주문의 변동이 생산량으로 곧바로 전달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래 거래했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같은 물량이 유지된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2020년 공시에 등장한 고객 집중도와 일본·아시아 OEM 설명은 당시 상황이며, 현재 고객 수나 계약 지속을 증명하지 않는다.
포장자재는 공산품·전자·식품·의약품·농수산물 실수요자에게 팔린다. 주문을 받아 원단이나 상자로 가공한다는 점은 카톤과 같지만, 고객의 산업과 사용 목적이 더 분산돼 있다. 수요의 바닥에는 ‘상품을 출하하려면 포장이 필요하다’는 평범하지만 끈질긴 필요가 있다. 반대로 경기와 생산·배송 활동이 둔화하면 포장 주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생활필수품처럼 보이는 포장재도 물량과 원가, 고객 협상력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이미지: 옛 원창포장공업의 골판지·상자 생산시설 외관▲ 옛 원창포장공업의 골판지·상자 생산시설 외관. 골판지 사업이 합병을 거쳐 한국팩키지의 한 축이 된 역사적 현장이다 — 출처: 한국제지, 2020-06-08
회사는 카톤에서 시작했지만 2021년 원창포장공업을 흡수합병하며 골판지 축을 더했다. 이는 단순히 품목 하나를 추가한 사건이 아니다. 식음료 중심의 액체용기 사업에 제조·물류 전반을 상대하는 상자 사업이 결합됐다. 매출의 입구가 넓어진 대신 원지 조달과 설비 운영, 서로 다른 고객군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회사가 됐다.
4.실적: 2025년의 이익 개선과 2026년 1분기의 감속
2025년 별도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그러나 2026년 1분기에는 매출과 이익이 모두 전년 같은 기간을 밑돌았다. 연간 개선 흐름을 그대로 연장해 보기 어려워진 출발이다. 기준일인 2026년 8월 11일에는 2분기 및 반기 확정 실적 원문이 확인되지 않았고, 한국거래소 일정상 반기보고서 제출일은 8월 14일이다. 따라서 비교 가능한 최신 확정치는 1분기까지다.
구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해석 |
|---|---|---|---|---|
2025년 | 2,240.8억원 | 99.4억원 | 56.9억원 | 매출은 전년 대비 0.7% 감소, 영업이익은 46.4% 증가 |
2026년 1분기 | 549.9억원 | 11.8억원 | 7.2억원 | 전년 동기보다 세 지표 모두 감소 |
2025년 1분기 | 560.6억원 | 23.1억원 | 10.8억원 | 2026년 1분기 비교 기준 |
2025년에는 외형보다 수익성 회복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3.1억원에서 11.8억원으로 낮아졌다. 같은 매출 감소라도 영업이익의 낙폭이 더 컸다는 점이 중요하다. 포장재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가격, 생산량에 따른 고정비 흡수 정도가 함께 움직인다. 분기 한 번만으로 연간 방향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전년의 이익 개선이 구조적으로 굳어졌다고 말하기에도 이르다.
2025년 사업 구성은 포장자재가 더 컸다.
2025년 사업부문 | 매출 | 매출 비중 | 부문 영업이익 |
|---|---|---|---|
카톤팩 | 789.5억원 | 35.2% | 44.4억원 |
포장자재 | 1,451.3억원 | 64.8% | 55.0억원 |
포장자재는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지만, 카톤도 이익 기여가 작지 않았다. 덩치만 보면 골판지가 중심이고 수익 기여를 보면 카톤을 곁가지로 치부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두 부문의 판매가격과 가동 상황을 따로 봐야 하는 이유다.
생산능력과 가동률은 설비가 얼마나 활용되는지를 보여준다. 2025년 안산 카톤팩 생산능력은 연 3만3,000톤, 평균 가동률은 69.56%였다. 김해 포장자재 생산능력은 연 285,754천㎡, 평균 가동률은 65.55%였다. 2026년 1분기 평균 가동률은 카톤팩 58.56%, 포장자재 64.85%였다. 특히 카톤 가동률이 연간 평균보다 낮아진 채 출발했다.
판매가격도 같은 방향이 아니었다. 2026년 1분기 카톤팩 평균 판매가격은 2025년 연평균보다 0.1% 올랐고, 포장자재는 3.7% 내렸다. 포장자재의 가격 하락은 매출과 이익을 읽을 때 물량만큼 주의할 변수다. 카톤 가격의 미세한 상승만으로 낮아진 가동률 효과를 상쇄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지역과 고객 집중도도 확인할 부분이다. 2025년 아시아 매출은 351.6억원이었다. 익명으로 공시된 최대 단일 고객 A의 매출은 242.2억원이었다. 고객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특정 식음료 회사나 브랜드를 A로 지목해서는 안 된다. 숫자가 말해 주는 것은 한 고객의 주문 변화가 무시하기 어려운 크기였다는 데까지다.
주주환원은 2026년 들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2025년 결산 보통주 배당은 주당 50원, 배당성향은 26.2%로 보도됐다. 회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배당성향 30% 이상 유지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해외 매출 확대와 향후 3년간 CAPEX 규모 유지도 함께 언급했다. 목표는 확정 지급액이나 실적 전망이 아니다. 실제 배당은 현금흐름, 설비투자와 차입 상환 여건을 함께 봐야 한다.
2026년 3월 배당 확대와 나프타 수급 불안을 소재로 주가가 급등하고 종이 포장 수혜론이 붙었다. 이는 시장이 만든 기대의 가격표다. 확정 계약이나 판매량 증가, 마진 개선을 입증하지 않는다. 주가 반응과 사업 실적 사이에 자동 컨베이어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니다.
5.공정과 원가: 인쇄·타발·접착, 그리고 골판지 원단
카톤 공정의 핵심은 액체식품용 원단을 고객이 쓸 수 있는 포장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먼저 고객 디자인과 표시사항을 인쇄한다. 이어 타발, 즉 접고 자를 선과 최종 모양에 맞춰 원단을 찍어 낸다. 마지막으로 측면을 접착해 충전 전의 카톤 형태로 만든다. 고객 공장에서는 이 포장을 펼치고 내용물을 채운 뒤 봉합한다.
공정이 짧아 보인다고 품질 관리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인쇄가 어긋나면 상품 외관과 표시정보가 훼손되고, 절단과 접착이 규격을 벗어나면 고객 충전라인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문생산이라는 말은 재고 방식만 설명하지 않는다. 고객의 설비와 제품 규격에 공정이 맞물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골판지 사업은 골판지원지를 받아 원단과 상자로 만드는 흐름이다. 원지는 상자의 상류 투입재이며, 가공라인은 이를 물결 모양의 골 구조와 표면지로 결합한 원단이나 고객 규격의 상자로 바꾼다. 아래 사진은 한국팩키지 공장이 아니라 골판지 업종의 생산라인 참고 장면이다. 눈에 보이는 원지 롤과 설비, 제어 공간은 대량 가공 산업에서 설비 운영과 품질 관리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이미지: 골판지 원지 롤과 제어실이 보이는 생산라인▲ 골판지 원지 롤과 제어실이 보이는 생산라인. 원지를 대량 가공하는 업종의 자동화·품질관리 장면이다 — 출처: 네이트 뉴스, 2025-05-26
원가의 출발점은 원지다. 카톤의 핵심 원재료는 PE원지이고 포장자재의 핵심 원재료는 골판지원지다. 국제 펄프 가격과 유가, 환율, 국내 원지 가격이 조달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 판매가격을 얼마나 빠르고 충분하게 조정할 수 있는지가 수익성의 관건이다. 반대로 원지 가격이 내려도 경쟁이나 고객 협상으로 판매가격이 함께 낮아지면 이익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
이미지: 골판지원지 롤과 생산설비가 보이는 제지 공장 내부▲ 골판지원지 롤과 생산설비가 보이는 제지 공장 내부. 골판지 상자 사업이 의존하는 상류 원재료의 물리적 모습을 보여준다 — 출처: 아세아시멘트, undated
이 때문에 포장재 회사의 성적표는 단순한 출하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원지를 산 시점, 고객과 가격을 조정한 시점, 설비의 실제 활용도가 엇갈리면 매출과 이익의 방향도 달라진다. 소비자가 보는 것은 종이 한 장의 포장이지만 회사가 관리하는 것은 조달·인쇄·가공·납기와 고객 설비의 연결 전체다.
6.최근 동향: 베라팩은 가능성이고 아직 매출은 아니다
한국팩키지는 2026년 4월 서울커피엑스포에서 한국제지·이도패키지와 함께 마름모꼴 카톤팩 ‘베라팩’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사각기둥에 익숙한 액체용 포장에 다른 형태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제품 개발의 방향은 읽을 수 있다. 형태 차별화가 브랜드 진열 효과나 사용 경험으로 이어진다면 고객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프로토타입 공개와 양산은 다른 단계다. 고객사의 충전설비 적용, 생산성, 포장 안정성, 단가, 실제 발주가 뒤따라야 사업 성과가 된다.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양산 여부나 수주, 매출 기여를 확인할 수 없다. 베라팩은 현재 본업과 같은 확정도로 셀 수 있는 매출원이 아니라, 카톤 기술을 어디까지 확장하려는지 보여주는 선택지다.
회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일본 외 지역과의 직거래를 포함한 해외 매출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해외 판매는 시장을 넓힐 수 있지만 지역을 적어 놓는 것만으로 고객이 생기지는 않는다. 현지 식음료 업체의 규격과 인증, 물류비, 환율, 영업망을 넘어 반복 주문으로 이어져야 한다. 과거 일본·아시아 OEM 이력을 현재 계약처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종이 기반 포장과 플라스틱 사용 감축 정책이 카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증권사와 시장이 말하는 산업 방향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한국팩키지의 발주서와 동일하지 않다. 베라팩, 해외 직거래, 친환경 전환은 모두 성장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셋 가운데 무엇이 실제 물량과 반복 주문으로 자리 잡는지는 앞으로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2026년 3월 26일에는 강준석이 대표이사로 변경됐다. 대표 교체 자체는 수주나 비용 개선의 증거가 아니다. 다만 제품 개발과 해외 확대, 주주환원 목표를 누가 어떤 순서로 실행할지를 추적할 기준점은 생겼다.
7.쟁점: 친환경 포장의 마지막 관문은 소비 후에 있다
종이로 만든 포장은 친환경이라는 인상을 얻기 쉽다. 그러나 카톤팩의 순환성은 공장에서 제품을 출하하는 순간 완성되지 않는다. 내용물을 비우고 씻은 뒤 말려서 다른 폐지와 구분해 배출해야 고품질 원료로 회수될 가능성이 커진다. 소비자의 분리배출, 수거함 운영, 집하 과정의 오염 관리와 재활용 설비가 한 사슬로 이어져야 한다.
이미지: 종이팩 전용 수거함에 세척·분리한 카톤을 넣는 장면▲ 세척·분리한 카톤을 종이팩 전용 수거함에 넣는 시민 현장. 카톤의 순환성이 소비 후 행동과 수거체계에 달렸음을 보여준다 — 출처: 김포신문, 2022-10
정부 설명에 따르면 국내 종이팩 회수·재활용률은 2019년 19.9%에서 2023년 13.0%로 낮아졌다. 종이팩이 재활용 가능한 소재라는 사실과 실제로 충분히 재활용된다는 사실 사이에 틈이 있다는 뜻이다. 포장재 제조사가 공정에서 품질을 관리해도 소비 후 카톤이 일반 폐지나 생활폐기물에 섞이거나 내용물에 오염되면 순환 고리는 약해진다.
이미지: 집하장에 압축돼 쌓인 폐우유팩 묶음▲ 집하장에 압축돼 쌓인 폐우유팩 묶음. 소비 후 카톤이 재생원료가 되기 전에 거치는 집하와 품질관리의 병목을 보여준다 — 출처: 머니투데이, 2024-06-30
이 쟁점은 회사에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준다. 플라스틱 대체와 종이 기반 포장 선호가 커지면 카톤 수요에 우호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반면 낮은 회수율이 계속되면 ‘종이라서 친환경’이라는 단순한 설명은 설득력을 잃는다. 원재료의 종류뿐 아니라 사용 후 실제 회수 경로까지 묻는 고객과 정책이 늘어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카톤과 골판지도 같은 말로 묶어서는 안 된다. 액체식품용 카톤은 내용물과 접촉하고 세척·분리배출이 필요하다. 골판지 상자는 상대적으로 익숙한 폐지 회수망을 이용하지만 오염과 코팅, 테이프 같은 조건에 따라 재활용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팩키지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려면 ‘종이 포장 회사’라는 명함보다 각 제품이 소비된 뒤 어디로 가는지를 봐야 한다.
8.역사와 사업의 결론: 카톤 선구자에 골판지가 합류했다
회사의 뿌리는 1979년 국내 최초 액체용 카톤팩 생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독립법인으로 전환했고, 2021년 원창포장공업을 흡수합병했다. 이 연혁은 현재 사업구조를 압축해 보여준다. 먼저 액체식품 포장의 기술과 고객 기반을 쌓았고, 뒤에는 골판지 원단·상자를 붙여 더 넓은 포장 수요를 받아내는 회사가 됐다.
한국제지의 공식 관계사 소개에 한국팩키지가 올라 있고, 서울 본사와 안산·김해 공장이 제시돼 있다. 안산의 카톤과 김해의 포장자재는 단순한 공장 두 곳이 아니다. 하나는 식음료 충전라인에 들어가는 정밀한 주문품을 만들고, 다른 하나는 여러 산업의 출하와 물류를 받친다. 원재료와 설비 운영이라는 공통 기반 위에 수요처가 다른 두 사업이 놓여 있다.
이 조합의 장점은 한 제품만으로 회사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데 있다. 골판지는 폭넓은 산업 수요와 맞닿고, 카톤은 액체식품 포장이라는 뚜렷한 전문영역을 지닌다. 약점도 같은 곳에서 나온다. 원지 가격과 가동 부담을 함께 안으면서 서로 다른 고객의 주문 주기를 관리해야 한다.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만으로 두 축의 시너지가 자동 발생하지는 않는다.
결국 이 회사의 정체성은 ‘우유팩을 만드는 오래된 회사’와 ‘골판지가 더 큰 회사’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데 있지 않다. 작은 액체용기와 큰 운송상자가 같은 조달·가공 역량 안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존하느냐가 핵심이다. 베라팩과 해외 확대 같은 새 이야기도 이 기반에서 반복 주문을 얻을 때 비로소 세 번째 축이 된다. 그전까지 한국팩키지를 읽는 가장 정확한 장면은 소비자의 손에 들린 종이팩과 출하장에 쌓인 상자 사이, 보이지 않는 주문과 가공의 연결이다.
각주
- 한국제지 관계사: 한국팩키지 — https://www.hankukpaper.com/ko/company/familyCompany.do
- 한국팩키지 분기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289/20260515002812/11013.htm
- 분기보고서 (제34기 1분기,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289/20260515002812/11013.htm
- 한국팩키지 사업보고서 (2025.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557/20260318007215/11011.htm
- 사업보고서 (제33기, 2025.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557/20260318007215/11011.htm
- 한국팩키지 기술·사업 설명 자료 — https://kind.krx.co.kr/external/2020/05/21/000134/20200521000421/10601.htm
- 한국제지, 골판지 제조업체 ‘원창포장공업’ 인수 — https://www.hankukpaper.com/ko/mobile/pr/viewPrnews.do?id_bbs=804&page=A
- 2026년 코스닥 정기결산 공시 일정 — https://kind.krx.co.kr/common/marketschedule.do?method=loadInitPage
- 사업보고서 (제33기, 2025.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557/20260318007215/11011.htm
- 분기보고서 (제34기 1분기,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289/20260515002812/11013.htm
- 한국팩키지 사업보고서 (2025.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557/20260318007215/11011.htm
- 한국팩키지 분기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289/20260515002812/11013.htm
- 한국팩키지 분기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289/20260515002812/11013.htm
- 사업보고서 (제33기, 2025.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557/20260318007215/11011.htm
- 한국팩키지, 고배당기업 요건 충족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330_0003568644, 기업가치 제고 계획(자율공시) — https://kind.krx.co.kr/common/disclsviewer.do?acptno=20260327001987&docno=&method=search&viewerhost=
- 한국팩키지, 배당 확대·나프타 불안 겹쳤다···29% 상한가 — https://www.newsway.co.kr/news/view?ud=2026033011204240145
- 한국팩키지 기술·사업 설명 자료 — https://kind.krx.co.kr/external/2020/05/21/000134/20200521000421/10601.htm
- 한국팩키지 사업보고서 (2025.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557/20260318007215/11011.htm
- 2026년 04월 02호 PACKAGING NEWS — https://kopa.or.kr/2026%EB%85%8404%ED%98%B8packagingnews/
- 기업가치 제고 계획(자율공시) — https://kind.krx.co.kr/common/disclsviewer.do?acptno=20260327001987&docno=&method=search&viewerhost=
- 한국팩키지 기업분석: 재무건전성 관리에 유의 — https://money2.creontrade.com/PDF/Out/intranet_data/Product/ResearchCenter/Report/2025/06/54033_IPO_koreapackage.pdf
- 대표이사 변경(안내공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6/003224/20260324004750/99665.htm
- 김포교육청이 알려주는 ‘종이팩과 멸균팩의 재활용’ — https://www.igimpo.com/news/articleView.html?idxno=73143
- 버려지던 종이팩, 소비자와 기업 협력으로 고품질 종이로 재탄생 — https://me.go.kr/home/web/board/read.do?boardCategoryId=39&boardId=1742370&boardMasterId=1&decorator=&maxIndexPages=10&maxPageItems=10&menuId=&orgCd=&pagerOffset=860&searchKey=&searchValue=, [[르포] ‘썩어서’ 폐기하는 한국…‘씻어서’ 배출한 일본 우유팩 수입](https://www.mt.co.kr/industry/2024/06/30/2024062714053052078)
- 한국팩키지 사업보고서 (2025.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557/20260318007215/11011.htm
- 한국제지 관계사: 한국팩키지 — https://www.hankukpaper.com/ko/company/familyCompany.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