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 약국에서 시작된 처방약과 연구개발의 이중주
1973년 창업한 한미약품의 출발점은 약국이었다. 이후 제네릭과 제제기술을 발판으로 삼아 개량신약·복합신약, 글로벌 라이선싱으로 사업의 폭을 넓혔다. 오늘의 회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은 오래된 제약사라는 연륜보다 이 이동 경로다. 이미 팔리는 약에서 현금을 만들고, 그 현금을 다음 후보물질의 임상과 생산기술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가 반세기에 걸쳐 형성됐다.
이미지: 초기 약국에서 임성기 회장과 동료들이 함께한 흑백 사진▲ 초기 약국에서 임성기 회장과 동료들이 함께한 모습으로, 약국에서 제약사로 이어진 출발점을 보여 준다 — 출처: [한미약품, 2026-08-10 accessed](https://hanmi.co.kr/about/hanmi-pharm/founder.hm)
현재 중심은 국내 전문의약품의 제조와 판매다. 주요 품목으로는 로수젯, 아모잘탄, 에소메졸, 한미탐스, 팔팔 등이 공시에 등장한다. 해외 학회에서 발표되는 비만·희귀질환 후보물질이 화제를 모으지만, 지금 처방되고 매출로 기록되는 제품과 아직 개발 중인 후보는 장부에서 전혀 다른 존재다.
연결 사업은 의약품, 원료의약품, 해외의약품으로 구분된다. 이 구분에는 완제품을 파는 국내 사업, 원료와 생산 역량, 해외 자회사의 영업이 한 회사 안에 겹쳐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중심 정체성도 이 상업 기반과 떼어 놓으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연구개발은 본업의 반대편에 있는 별도 모험이 아니라 처방약에서 시작한 사업을 다음 세대로 넘기기 위한 지출이다.
2.제품 | 로수젯 상자가 보여 주는 반복 매출의 문법
로수젯은 에제티미브와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이상지질혈증 복합제다. 환자의 위험도에 맞춰 여러 용량을 제공한다. 서로 다른 성분을 한 알에 담고 복수의 용량을 마련한다는 것은 화려한 신약 서사와는 다른 종류의 혁신이다. 의료진이 환자 상태에 맞는 선택지를 고르고, 환자는 처방에 따라 같은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는 장면에 가깝다.
이미지: 로수젯 세 가지 용량의 제품 포장▲ 로수젯 10/5mg·10/10mg·10/20mg 포장으로, 환자 위험도에 맞춘 복수 용량과 국내 처방약 중심 사업을 보여 준다 — 출처: [한미약품, 2026-02-05](https://www.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90138035.hm)
이 제품의 의미는 한 번의 대형 계약보다 반복 처방에 있다. 처방약은 환자가 광고를 보고 즉석에서 집어 드는 소비재가 아니다. 축적된 임상 근거와 제형, 용량 선택지, 의료 현장의 신뢰가 브랜드의 수명을 좌우한다. 로수젯처럼 개량·복합제 기술을 상업 제품으로 만든 경험은 한미약품이 제네릭에서 한 단계 올라선 과정을 압축해 보여 준다.
아모잘탄·에소메졸·한미탐스·팔팔도 국내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의 주요 축이다. 개별 브랜드의 치료 영역과 성장 속도는 다르지만, 여러 제품이 처방 현장을 나눠 맡는다는 점은 같다. 하나의 후보물질에 회사 전체가 매달리는 바이오벤처와 달리 한미약품에는 이미 판매되는 다수의 품목이 있다. 특정 신약의 임상 일정이 늦어져도 영업조직과 기존 제품이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는 이유다.
다만 처방 브랜드의 안정성을 영구적인 해자로 해석해서도 곤란하다. 경쟁 약의 등장, 약가와 급여 환경, 의료진의 선택 변화는 기존 브랜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이 사업의 방어력은 제품 이름의 개수보다 각 제품이 처방 근거를 얼마나 꾸준히 보강하고 후속 용량·제형·조합으로 생명주기를 연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3.사업 | 세 개의 장부가 만나는 영업 접점
공시상 세 사업 구분은 돈이 들어오는 경로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 준다.
축 | 고객에게 전달되는 것 | 돈이 생기는 계기 | 읽을 때 주의할 점 |
|---|---|---|---|
의약품 | 국내 전문의약품과 도입 상품 | 제품 출하와 처방 수요 | 자체 제품과 공동판매 상품의 경제성이 같지는 않다 |
원료의약품 |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제조 역량 | 원료 공급과 생산 활동 | 완제품 브랜드 매출과 구분해 봐야 한다 |
해외의약품 | 해외 현지에서 판매되는 의약품 | 현지 판매와 자회사 영업 | 중국 제도와 계절성 등 현지 변수가 개입한다 |
국내 영업에서는 자체 개발 제품만 다루지 않는다. 회사는 베링거인겔하임·한국페링제약과 공동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공동판매는 이미 경쟁력 있는 외부 품목을 영업망에 얹어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방식이다. 반대로 매출이 늘어도 자체 제품과 상품의 수익성이 동일하다고 전제할 수는 없다. 무엇을 팔았는지뿐 아니라 자체 제조 제품인지, 외부에서 들여온 상품인지가 함께 중요해진다.
해외 축에서는 북경한미가 별도의 현지 수요와 정책 환경을 마주한다. 원료의약품 축에는 한미정밀화학이 있다. 두 자회사는 연결 외형을 넓혀 주지만 국내 처방약과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국내 영업이 좋을 때 중국이 계절성과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신약 계약이 체결될 때도 원료 사업은 자체 수주와 제조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
이 다층 구조는 완충재인 동시에 분석의 함정이다. 연결 매출 한 줄에는 국내 제품, 공동판매 상품, 원료, 해외 판매, 기술수출이 함께 섞인다. 따라서 외형 증가를 곧바로 국내 신약 경쟁력의 향상으로 읽거나, 한 자회사의 둔화를 회사 전체 제품력의 약화로 확대해석하면 실제 사업과 어긋날 수 있다.
4.실적 | 처방약의 바닥 위에 기술료가 솟은 2026년 상반기
2025년 감사 연결 매출은 1조5,475.3억원, 영업이익은 2,578.0억원이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16.7%다. 매출 구성 가운데 제품이 1조3,962.3억원으로 약 90.2%를 차지했다. 상품은 1,052.2억원, 임가공은 167.0억원, 기술수출은 165.3억원이었다. 공시된 이 항목들만 합치면 전체 매출과 약간의 차이가 있으므로, 네 항목이 매출의 완전한 재분류라고 보기는 어렵다.
회사는 같은 해 북경한미 매출을 4,024억원, 한미정밀화학 매출을 913억원으로 제시했다. 이 금액은 연결 매출에 단순히 더할 별도 보너스가 아니다. 연결 과정에서 내부거래 등이 조정되기 때문이다. 숫자의 의미는 두 자회사가 국내 완제품 이외에도 상당한 사업 축을 형성한다는 데 있다.
기간 | 연결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계산상 영업이익률 | 성격 |
|---|---|---|---|---|---|
2025년 | 1조5,475.3억원 | 2,578.0억원 | — | 약 16.7% | 감사 연결 수치 |
2026년 1분기 | 3,929억원 | 536억원 | 511억원 | 약 13.6% | 분기보고서 수치 |
2026년 2분기 | 4,672억원 | 1,311억원 | 841억원 | 약 28.1% | 독립 보도 기준 잠정치 |
2026년 상반기 | 8,602억원 | 1,847억원 | 1,352억원 | 약 21.5% | 독립 보도 기준 잠정 누계 |
2026년 1분기에는 연결 매출 3,929억원, 영업이익 536억원, 순이익 51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 매출은 로수젯 490억원, 아모잘탄 243억원, 에소메졸 96억원, 한미탐스 81억원, 팔팔 44억원이었다. 로수젯 하나만 보는 것보다 여러 처방 브랜드가 매출을 나눠 만드는 모습을 확인하는 편이 중요하다.
같은 분기 연구개발 지출은 652억원으로 매출의 16.6%였다. 현재 제품이 만드는 현금 중 적지 않은 몫을 미래 후보물질에 다시 투입한 셈이다. 연구개발비는 장기 성장의 씨앗이지만 당기 비용이기도 하다. 임상 진척이 계획보다 늦어지면 비용은 먼저 발생하고 성과는 나중으로 밀린다.
독립 보도에 따르면 2분기 잠정 매출은 4,672억원, 영업이익은 1,311억원, 순이익은 841억원이었다. 상반기 누계는 각각 8,602억원, 1,847억원, 1,352억원이다. 분기 합계와 누계 매출 사이의 1억원 차이는 표시 단위 반올림으로 볼 수 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약 28.1%로 1분기보다 크게 높아졌다.
여기에는 국내 처방약과 공동판매 확대뿐 아니라 Lilly 라이선스 계약금 인식이 함께 기여한 것으로 보도됐다. 따라서 2분기의 높은 이익률 전체를 반복 가능한 본업 마진으로 간주하면 과도하다. 반대로 기술료를 전부 우연한 횡재로 치부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후보물질과 플랫폼에 선행 투자한 결과가 계약으로 전환된 것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처방약이 이익의 바닥을 만들고, 라이선스가 특정 분기의 높이를 바꾸었다는 구분이다.
2분기 수치는 독립 보도가 전한 잠정치이며 외부감사인 검토 등에 따라 바뀔 수 있다. 2025년 감사 수치, 1분기 분기보고서 수치와 확정 수준이 같지 않다는 점을 표에 따로 표시한 이유다.
5.생산 생태계 | 후보물질을 공정으로 넘기는 물리적 다리
신약 후보는 논문과 학회 포스터만으로 제품이 되지 않는다. 같은 품질로 반복 생산하고 규정에 맞게 관리할 공정이 필요하다. 한미 바이오플랜트는 재조합 단백질, 플라스미드 DNA, mRNA 생산을 지원하는 GMP 생산 및 현장 연구개발 인프라를 보유한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GMP는 의약품이 정해진 품질로 일관되게 제조·관리되도록 요구하는 기준이다.
이미지: 한미 바이오플랜트 복합단지 전경▲ 한미 바이오플랜트 복합단지 전경으로, 연구 후보를 실제 생산 체계로 옮길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보여 준다 — 출처: [Hanmi Bio Plant, 2026-08-10 accessed](https://www.hanmipharm.com/bioplant/main.hm)
시설을 보유한다는 사실과 경제성이 자동으로 확보된다는 말은 다르다. 어떤 후보를 어느 규모로 생산할지, 외부 물량을 받을지, 품질 검증과 가동이 얼마나 안정적인지는 별도의 문제다. 제공된 범위에는 설비별 생산능력과 가동률이 없어 공장의 크기를 곧바로 이익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이 시설의 확인된 의미는 바이오 후보의 개발·제조를 외부에 전적으로 맡기지 않고 현장에서 이어 갈 기반이 있다는 정도다.
이미지: 바이오플랜트 내부의 스테인리스 배관과 생산설비, 작업자▲ 스테인리스 배관과 생산설비 사이의 작업자로, 바이오의약품이 품질관리와 무균 제조 현장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 출처: [동아일보, 2025-08-12](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0812/132175941/1)
이 공정 기반은 Lilly와의 소네페글루타이드 계약을 읽을 때도 의미가 있다. 계약 대상에는 개발만이 아니라 제조와 상업화가 함께 언급됐다. 플랫폼 기술이 계약의 입구라면 재현 가능한 제조는 제품화의 좁은 문이다. 바이오플랜트는 그 문을 통과하기 위한 수단이지, 임상 성공이나 대규모 주문을 보증하는 증명서는 아니다.
6.R&D | 팔리는 약과 개발 중인 약 사이의 긴 거리
한미약품의 후보물질은 질환과 개발 단계가 서로 다르다. 모두를 ‘신약 파이프라인’ 한 단어로 묶으면 허가에 가까운 자산과 초기 임상 자산의 차이가 사라진다.
후보물질 | 겨냥하는 영역 | 확인된 위치 | 아직 넘어야 할 경계 |
|---|---|---|---|
에페글레나타이드 | 비만 | 식약처 GIFT 대상 품목 지정 | 허가·출시는 목표이며 현재 판매 매출이 아니다 |
HM15275 | 비만·당뇨 | 미국 2상 첫 환자 투약 완료 | 임상 완료와 상업화 일정은 회사의 전향적 목표다 |
에페거글루카곤(HM15136) | 선천성 고인슐린증 | FDA Breakthrough Therapy 지정 | 지정은 허가가 아니며 판매 제품도 아니다 |
소네페글루타이드 | 대사질환 관련 장기지속형 후보 | Lilly와 개발·제조·상업화 라이선스 계약 | 향후 개발 진척과 계약 이행이 필요하다 |
HM15275는 미국 2상에서 첫 환자 투약을 마쳤다. 회사가 제시한 2027년 상반기 2상 완료와 2030년 상업화는 목표 일정이지 확정된 결과가 아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관심이 높더라도, 임상 데이터의 질과 안전성, 후속 개발이 순서대로 확인돼야 후보가 제품으로 바뀐다.
이미지: ADA 2025 포스터 앞에서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연구진▲ ADA 2025 포스터 발표 현장으로, 비만·대사 후보물질의 가치가 동료 연구자에게 데이터로 검증되는 단계를 보여 준다 — 출처: [Hanmi Pharmaceutical, 2025-06-27](https://www.hanmipharm.com/about/investor-relations/press/detail-2162.hm)
에페거글루카곤은 선천성 고인슐린증 후보물질이며 회사 발표에 따르면 FDA의 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받았다. 이는 중대한 질환에서 개발과 심사를 더 긴밀하게 진행할 수 있는 제도적 이정표지만 품목허가와 동일하지 않다. 희귀질환 후보는 환자 수가 제한적인 대신 미충족 수요가 클 수 있고, 임상 대상 모집과 데이터 해석이 까다로울 수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식약처의 GIFT 대상 품목으로 지정됐다고 회사가 밝혔다. GIFT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 체계다. 회사가 말한 허가와 출시는 기준일 현재 목표로 남아 있으므로 국내 처방약 매출과 같은 칸에 놓을 수 없다.
이 파이프라인의 묘미는 성공 가능성을 한 후보에 몰아넣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만·당뇨처럼 큰 시장을 겨냥하는 후보와 희귀질환 후보, 외부 파트너에게 넘긴 자산이 함께 있다. 그러나 후보 수가 많다는 사실은 비용과 관리해야 할 임상 일정도 많다는 뜻이다. 학회 발표는 다음 검증을 받을 자격을 얻는 장면이지 결승선 통과가 아니다.
7.최근 동향 | Lilly 계약과 비뇨기 신제품이 넓힌 전선
2026년 6월 한미약품은 LAPSCOVERY가 적용된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제조·상업화를 위해 Lilly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LAPSCOVERY는 약효가 몸속에서 더 오래 지속되도록 설계하는 회사의 플랫폼이다. 계약은 플랫폼이 회사 내부의 연구 구호를 넘어 외부 제약사의 개발 자산으로 선택됐다는 사건이다.
그렇다고 모든 비만·대사 후보가 곧바로 같은 경로를 밟는 것은 아니다. 파트너에게 권리를 넘겨 공동으로 개발하는 모델과 자체 개발을 계속하는 모델은 부담과 보상의 구조가 다르다. 라이선스 계약은 선급금과 단계별 성과 가능성을 열지만 후속 개발의 속도와 상업화 성과는 파트너의 판단에도 영향을 받는다. 자체 개발은 통제권을 더 많이 유지하는 대신 비용과 실패 위험을 회사가 더 오래 감당한다.
같은 시기 국내 제품군도 움직였다. 엔자론연질캡슐은 엔잘루타마이드 성분의 전립선암 치료제로 2026년 6월 28일 출시됐다. 회사는 이를 비뇨기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설명했다. 이어 간질성 방광염의 경구 치료제 한미펜토산캡슐이 7월 1일 출시돼 기존 비뇨의학과 제품군에 추가됐다.
두 신제품은 대형 기술수출보다 뉴스의 크기가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진료과 접점에 제품을 더하는 방식은 한미약품의 전통적인 상업화 문법에 가깝다. 영업조직이 이미 만나는 의료 현장에서 취급 품목을 넓히면 새로운 연구 조직이나 완전히 별개의 판매망을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줄어든다. 반면 출시 사실만으로 처방 채택과 시장 안착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이후 제품별 처방 흐름이 확인돼야 포트폴리오 확장이 실제 매출의 확장으로 이어졌는지 판단할 수 있다.
8.쟁점과 리스크 | 중국, 임상, 지배구조는 서로 다른 시계로 움직인다
중국 사업의 변수는 국내 처방 흐름과 다르다. 독립 보도는 중국 집중구매제도와 계절성 영향을 북경한미의 2026년 2분기 매출 둔화 요인으로 전했다. 집중구매는 물량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가격과 채택 조건에 정책의 영향이 크다. 북경한미를 단순한 해외 성장 엔진으로만 놓으면 현지 제도가 만드는 진폭을 놓치게 된다.
임상 위험은 더 긴 시간표에서 작동한다. Breakthrough Therapy나 GIFT 지정, 2상 진입은 모두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허가와 판매를 대체하지 않는다.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일정이 지연되면 연구개발비는 먼저 발생한 상태에서 미래 가치가 조정된다. 반대로 한 후보의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되면 특정 시점의 이익과 파이프라인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본업의 반복성과 신약의 불연속성이 한 장부 안에 공존하는 셈이다.
경영 안정성도 비재무적 실행 변수다. 독립 보도에 따르면 2026년 외부 출신 황상연 대표가 선임됐지만 대주주와 이사회를 둘러싼 갈등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웠다. 제약사의 개발과 라이선싱은 여러 해에 걸친 자원 배분을 요구한다. 의사결정 체계가 흔들리면 당장 처방되는 제품보다 파트너 협상, 임상 우선순위, 투자 일정에서 영향이 먼저 드러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회사를 임상 결과만 기다리는 신약 개발사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약국에서 시작한 영업 기반, 복합제로 축적한 처방 브랜드, 원료와 해외 자회사, 바이오 생산설비가 이미 돌아가고 있다. 반대로 기존 처방약만 보는 것도 현재의 연구개발 지출과 Lilly 계약, 비만·희귀질환 후보가 열어 놓은 선택지를 지운다.
초기 약국의 흑백사진과 바이오플랜트의 스테인리스 배관은 멀리 떨어진 장면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미약품의 사업은 그 두 장면 사이를 잇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처방 현장에서 반복되는 작은 매출이 연구를 지탱하고, 연구가 계약이나 신제품으로 돌아와 다시 제품군을 넓힌다. 이 순환이 이어지는 동안 한미약품의 무게중심은 어느 한 번의 임상 발표가 아니라 이미 파는 약과 아직 만들고 있는 약 사이에 놓인다.
각주
- 한미약품 회사 연혁 — https://www.hanmi.co.kr/about/hanmi-pharm/history.hm, 한미약품.
- 한미약품 제17기 1분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670/20260515006069/11013.htm, 한국거래소, 2026-05-15.
- 한미약품 제16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0/001525/20260320005475/11011.htm, 한국거래소, 2026-03-20.
- 명품 반열 오른 한미 ‘로수젯’ — https://www.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4582.hm, 한미약품, 2026-07-09.
- 한미약품 제16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0/001525/20260320005475/11011.htm, 한국거래소, 2026-03-20.
-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 https://www.hanmi.co.kr/file/admin/result/1777531208620.pdf, 한미약품 IR, 2026-04-30.
- 2025 audited consolidated financial statements of Hanmi Pharmaceutical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1801/20260316005312/00591.htm, KRX KIND, 2026-03-16.
- 2025 audited consolidated financial statements of Hanmi Pharmaceutical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1801/20260316005312/00591.htm, KRX KIND, 2026-03-16.
- 한미약품, 역대급 실적 달성 — https://www.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3602.hm, 한미약품, 2026-02-05.
-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 https://www.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4102.hm, 한미약품, 2026-04-30.
- 한미약품 제17기 1분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670/20260515006069/11013.htm, 한국거래소, 2026-05-15.
-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 https://www.hanmi.co.kr/file/admin/result/1777531208620.pdf, 한미약품 IR, 2026-04-30.
- 한미약품, 상반기 누적 매출 8,602억원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280897P, 한국경제, 2026-07-28.
- 한미약품, 2분기 영업익 117% 증가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728001001, 뉴스핌, 2026-07-28.
- 2026년 2분기 결산실적 공시예고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7/14/000349/20260710000173/99833.htm, 한국거래소, 2026-07-14.
- Hanmi Bio Plant Complex — https://www.hanmipharm.com/bioplant/main.hm, Hanmi Bio Plant.
- 한미약품, Lilly와 소네페글루타이드 라이선스 계약 체결 — https://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4342.hm, 한미약품, 2026-06-01.
- Hanmi’s Triple Agonist Obesity Therapy Advances Smoothly in U.S. Phase 2 — https://www.hanmipharm.com/about/investor-relations/press/detail-3702.hm, Hanmi Pharmaceutical, 2026-02-02.
- FDA Designates Efpegerglucagon as Breakthrough Therapy — https://hanmipharm.com/about/investor-relations/press/detail-3703.hm, Hanmi Pharmaceutical, 2026-02-05.
- 한미 국민 비만약,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대상 지정 — https://www.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3242.hm, 한미약품, 2025-12-05.
- 한미약품, Lilly와 소네페글루타이드 라이선스 계약 체결 — https://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4342.hm, 한미약품, 2026-06-01.
- 한미약품, 전립선암 치료제 엔자론연질캡슐 출시 — https://www.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4562.hm, 한미약품, 2026-07-07.
- 한미약품, 한미펜토산캡슐 출시 — https://www.hanmi.co.kr/about/news-media/press/detail-4603.hm, 한미약품, 2026-07-14.
- Hanmi Pharmaceutical posts Q2 profit surge — https://biz.chosun.com/en/en-science/2026/07/28/IVY5QXBD5RHIHF2AW2WX3IKVZA/?outputType=amp, CHOSUNBIZ, 2026-07-28.
- 한미약품, 첫 외부 수장 황상연 체제 출범 — https://www.dailian.co.kr/news/view/1627656/%EC%A3%BC%총회-한미약품-첫-외부-수장-황상연-2026, 데일리안, 2026-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