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엌 한 칸에서 집 전체의 계약으로
한샘의 출발점은 주방가구였지만, 오늘의 사업은 찬장이나 식탁 한 점을 파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주방·욕실·창호·바닥을 묶는 리하우스, 침대·소파·수납가구를 다루는 홈퍼니싱, 건설사에 가구와 자재를 납품하는 특판, 지역 유통망에 여러 품목을 보내는 SCM 유통이 한 회사 안에 들어 있다. 소비자는 디자인파크와 대리점에서 공간을 상담하거나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고르고, 건설사는 별도의 특판 경로로 대량 발주한다.
이 구조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장면은 완성된 아파트 주방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수납장·아일랜드·조명과 마감재지만, 고객이 산 것은 물건의 목록만이 아니다. 치수를 재고, 공간을 설계하고, 품목을 조합하고, 정해진 날에 배송해 설치하는 일까지 하나의 결과로 묶인다. 소파처럼 배송으로 거래가 거의 끝나는 상품도 있고, 여러 공종과 현장 관리가 필요한 리모델링도 있다. 한샘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난도의 약속이 함께 팔리는 셈이다.
이미지: 밝은 베이지와 흰색으로 마감된 아파트 주방▲ 무손잡이 수납장과 아일랜드가 설치된 수원 아파트 주방 — 출처: [한샘몰, 2025-07-20](https://remodeling.hanssem.com/interior-review/28268/43928)
돈이 들어오는 방식도 판매 경로마다 다르다. 직영 쇼룸에서는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고, 온라인 주문은 선결제 뒤 배송·시공으로 넘어간다. 대리점 거래는 월 단위 마감 후 현금 수금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같은 한샘 매출이라도 현장에서 계약한 전체 공사, 온라인으로 주문한 가구, 대리점에 공급한 품목, 건설사 현장에 들어가는 물량은 주문부터 현금화까지의 리듬이 다르다.
이 회사의 핵심은 ‘집과 관련된 품목이 많다’는 데만 있지 않다. 상담 공간, 대리점, 온라인 접점과 건설사 영업을 실제 생산·물류·시공으로 이어 붙인다는 데 있다. 소비자가 보는 브랜드는 하나여도 뒤에서는 제조품과 매입상품, 개별 배송과 복합 시공, 소매 결제와 기업 간 정산이 동시에 움직인다. 이 연결망이 매끄러우면 상품 범위가 넓다는 점이 장점이 되고, 어느 한 고리가 흔들리면 넓은 범위만큼 관리 부담도 커진다.
2.계약 뒤에 시작되는 생산·물류·시공의 긴 사슬
리모델링 계약서는 거래의 끝보다 작업의 시작에 가깝다. 상담 과정에서 선택한 가구와 자재가 발주되고, 현장 치수와 일정에 맞춰 생산 또는 조달되며, 여러 품목이 배송된 뒤 설치된다. 마지막에는 공사 상태를 확인하고 하자나 보완 요청을 처리해야 한다. 고객은 완성된 공간 하나를 기대하지만 회사는 수많은 품목과 작업자를 같은 시간표 위에 올려야 한다.
회사는 ERP, 전자계약과 인테리어 플래너 앱을 통해 매장·협력사·공장·시공 정보를 연결한다고 설명한다. ERP는 주문·재고·생산 같은 경영 정보를 함께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전자계약으로 받은 주문이 생산과 물류로 넘어가고, 시공 뒤에는 사후서비스 정보까지 이어지는 구상이다. 앱이나 시스템 자체가 경쟁력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정보가 현장의 치수, 자재 도착 시각과 작업 순서를 정확히 반영할 때 비로소 재시공과 일정 지연을 줄이는 운영 도구가 된다.
이미지: 욕실 설비를 살펴보는 현장 관리자▲ 욕조·수전·변기가 설치된 욕실에서 마감 상태를 살피는 한샘서비스 관리자 — 출처: [뉴시스, 2023-06-05](https://mobile.newsis.com/view_amp.html?ar_id=NISX20230605_0002327700)
현장 관리 전문인력인 PM은 이런 연결의 마지막 구간을 맡는다. PM은 프로젝트 매니저의 약자로, 공정 진행과 설치 상태를 확인하고 현장 문제를 조율하는 역할이다. 본사에서 주문 정보가 정확히 흘러도 벽과 바닥의 실제 상태, 품목 간 간섭, 작업자의 방문 순서는 현장에서 맞춰야 한다. 욕실 수전 하나를 확인하는 모습이 사소해 보여도, 소비자에게는 그 작은 마감이 브랜드 전체의 품질로 기억된다.
이미지: 아파트에서 유리문을 시공하는 작업자들▲ 바닥과 벽을 보호한 아파트 현장에서 슬라이딩 유리문을 맞추는 작업자들 — 출처: [KED Global, 2022-04-15](https://www.kedglobal.com/corporate-restructuring/newsView/ked202204150021)
물류 역시 단순한 창고 업무로 보기 어렵다. 부피가 큰 가구와 파손되기 쉬운 자재를 현장 일정에 맞춰 보내야 하고, 여러 품목이 한 공간 공사에 함께 쓰인다면 도착 순서도 중요해진다. 너무 일찍 도착한 자재는 작업 공간을 막고, 늦게 도착한 부품은 뒤 공정까지 밀어낸다. 한샘이 오랜 기간 가구 현장에서 물류서비스를 축적해 왔다는 업계 보도가 나오는 이유도 이처럼 배송과 설치가 분리되기 어려운 구조에 있다.
이미지: 한샘 물류센터와 출하 대기 물량▲ 건물 앞에 팔레트와 출하 대기 물량이 놓인 한샘 물류센터 — 출처: [물류신문, 2016-08](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932)
이 사슬은 한샘의 방어력인 동시에 비용의 발생 지점이다. 쇼룸과 온라인몰에서 계약을 많이 받아도 생산·배차·시공 능력이 맞물리지 않으면 고객 경험과 수익성이 함께 나빠질 수 있다. 반대로 주문량이 약할 때에는 공장과 물류망, 매장과 관리조직의 부담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결국 브랜드 인지도만큼 중요한 것은 계약된 공간을 약속한 상태로 인도하는 운영의 밀도다.
3.네 사업이 같은 집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만난다
리하우스와 홈퍼니싱은 모두 가정의 공간을 다루지만 주문의 성격이 다르다. 리하우스는 주방이나 욕실 같은 공간 단위의 상담과 시공 비중이 크다. 고객이 고르는 품목 수가 많고 현장 조건에 따라 작업이 달라질 수 있어, 설계와 공정 관리가 거래의 일부가 된다. 홈퍼니싱은 침대·소파·식탁·수납처럼 개별 상품을 중심으로 접근하기 쉽고 온라인 판매와도 잘 연결된다. 다만 집 전체를 꾸미려는 고객에게는 두 사업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섞인다.
이미지: 주방과 거실이 연결된 아파트 실내▲ 주방가구와 거실가구가 하나의 생활공간 안에 배치된 사업 소개 이미지 — 출처: [한샘 컴퍼니, 접속 2026-08-12](https://company.hanssem.com/about/business)
특판은 완공된 집에 들어온 소비자를 기다리는 사업이 아니다. 아파트 등 건설 현장의 계획에 맞춰 가구와 관련 품목을 납품한다. 계약 단위가 크고 주택 공급 일정의 영향을 받으며, 수주에서 실제 납품과 매출 인식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공시된 건설사 특판 수주잔고는 2025년 말 2,376억원이었다. 이는 이미 매출로 잡힌 금액이 아니라 앞으로 이행할 물량을 보여주는 지표다. 공사 일정 변경과 원가 조건까지 함께 봐야 하므로 잔고의 크기를 곧바로 이익으로 읽을 수는 없다.
SCM 유통은 공급망 관리라는 이름 때문에 물류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품목 범위가 넓다. 완제품뿐 아니라 상품기기·하드웨어·도어·원자재·욕실·인테리어 필름·창호를 지역 유통망에 공급한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보는 완성 공간의 뒤편에서 자재와 부속품을 흘려보내는 도매 성격의 축이다. 같은 인테리어 시장을 상대하더라도 브랜드 완제품 판매와는 고객, 주문 크기, 마진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사업 축 | 주된 상대와 장면 | 돈이 생기는 지점 | 운영에서 중요한 연결 |
|---|---|---|---|
리하우스 | 집을 고치려는 개인 고객 | 공간 상담 뒤 계약·시공 | 실측, 자재 조합, 공정과 현장 관리 |
홈퍼니싱 | 가구와 생활상품을 찾는 개인 고객 | 매장·대리점·온라인 판매 | 상품 구성, 재고, 배송과 설치 |
특판 | 건설사와 건설 현장 | 계약 물량의 납품 | 수주 일정, 현장 진척과 원가 |
SCM 유통 | 지역 유통망과 사업자 | 완제품·자재·부품 공급 | 품목 조달, 물류와 거래처 관리 |
네 사업은 별개의 섬이 아니다. 리하우스에서 쌓은 공간 제안과 시공 경험은 홈퍼니싱 상품을 함께 보여주는 데 쓰일 수 있고, 자재 조달과 물류 역량은 특판과 유통에도 필요하다. 그러나 ‘집’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수익 구조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계약하는 공사, 온라인 상품 주문, 건설사 납품과 지역 유통은 경기 반응과 비용 부담이 서로 다르다. 한샘을 한 종류의 가구 판매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4.1970년의 부엌이 토털 인테리어로 넓어진 과정
한샘은 1970년 설립돼 주방가구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부엌은 조리기구와 수납가구가 따로 놓인 생활공간에 가까웠다. 한샘이 제시한 초기 블록형 주방 이미지는 수납장, 작업대와 조리 공간을 한 세트처럼 구성하려 했던 방향을 보여준다. 지금의 시선으로는 복고적인 색과 형태가 먼저 보이지만, 공간을 치수와 기능에 맞춰 설계한다는 발상은 이후 리모델링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었다.
이미지: 노란색 캐비닛으로 구성된 초기 한샘 주방▲ 노란색 캐비닛과 빌트인 조리 공간이 보이는 1973년 표기의 블록형 주방 ‘로얄’ — 출처: [한샘몰 홈아이디어, 2023-06-28](https://mall.hanssem.com/homeIdeaMain/contents/homeIdeaDetail.do?seq=25479)
연혁에서 중요한 전환은 1997년 인테리어 사업 진입이다. 주방 한 칸의 가구 배치를 넘어 집 안의 여러 공간을 함께 제안하는 방향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이후 욕실·창호·바닥재까지 포괄하면서 판매 대상은 가구 제품에서 집을 고치는 과정으로 확장됐다. 오늘날 리하우스 현장에 설계·물류·시공 관리가 함께 필요한 배경은 이 역사적 확장에 있다.
유통 접점도 변했다. 오프라인 쇼룸과 대리점이 실물 확인과 상담을 담당하는 동안 온라인은 상품 탐색과 주문의 또 다른 입구가 됐다. 2023년에는 한샘닷컴과 한샘몰을 합친 통합 온라인몰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보고 상품을 비교한 뒤 상담이나 구매로 이동하는 경로를 한곳에 모으려는 변화였다. 다만 온라인 화면에서 시작한 리모델링도 결국 실측과 시공이라는 물리적 현장을 통과한다. 디지털 전환의 성패가 웹 방문자 수만이 아니라 현장 이행 품질에 달린 이유다.
2025년에는 고급 주방 브랜드 키친바흐를 리뉴얼하고 알레프by한샘을 내놓았으며, 논현과 부산센텀 플래그십 매장도 손봤다. 주방가구에서 출발한 회사가 브랜드 층위와 체험 공간을 다시 정리한 움직임이다. 역사는 품목을 계속 보태 온 기록인 동시에, 늘어난 품목을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설득해야 했던 과정이기도 하다.
5.실적: 비슷해진 두 매출 축과 아직 얇은 이익
2025년 감사된 연결 매출은 1조7,445억원, 영업이익은 185억원, 당기순이익은 463억원이었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약 1.1%다. 매출 규모에 비해 본업 이익의 완충 폭이 넓지 않았다는 뜻이다. 같은 해 리하우스·홈퍼니싱 매출은 8,862억원으로 50.8%, B2B·기타는 8,583억원으로 49.2%였다. 소비자 대상 사업과 기업·유통 사업이 외형상 거의 반씩 기여했다.
기간 | 연결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읽을 때의 기준 |
|---|---|---|---|---|
2025년 확정 | 1조7,445억원 | 185억원 | 463억원 | 감사된 연간 연결 실적 |
2026년 1분기 | 3,994억원 | 101억원 | 26억원 | 공시된 분기 연결 실적 |
2026년 2분기 잠정 | 4,172억원 | 113억원 | 미제시 | 독립 보도로 확인된 잠정치 |
2026년 1분기에는 연결 매출 3,994억원, 영업이익 101억원, 순이익 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6% 늘었고,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약 2.5%다. 연간 수치와 한 분기를 그대로 비교해 회복이 완성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년의 낮은 이익 기반에서 분기 수익성이 나아진 흐름은 확인된다.
부문별로 보면 리하우스는 1분기 매출 940억원과 영업이익 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홈퍼니싱은 매출 1,375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냈고 B2B는 매출 736억원, 영업손실 8억원이었다. 소비자 대상 두 축이 분기 이익을 만들었고 B2B는 적자였다는 대비가 선명하다. 외형이 비슷한 두 큰 묶음이 같은 속도로 이익을 내는 구조는 아니었다.
공시 사업부문 | 2025년 영업이익 | 2026년 1분기 관찰 |
|---|---|---|
리하우스 | 3억원 | 매출 940억원·영업이익 4억원, 흑자 전환 |
홈퍼니싱 | 34억원 | 매출 1,375억원·영업이익 81억원 |
B2B | 24억원 | 매출 736억원·영업손실 8억원 |
기타 | 132억원 | 별도 수치 미제시 |
2025년 공시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리하우스 3억원, 홈퍼니싱 34억원, B2B 24억원, 기타 132억원이었다. 부문 공시 수치를 단순 합산해 연결 손익과 기계적으로 맞추기보다 공시 구분별 수익성의 방향을 보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기타 부문의 기여가 컸던 연간 구조와 홈퍼니싱 이익이 두드러진 다음 해 첫 분기는 이익의 원천이 고정돼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2분기 잠정 연결 매출은 4,172억원,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보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약 다섯 배였고 단순 영업이익률은 약 2.7%다. 리하우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다만 이는 정기보고서의 전체 주석을 갖춘 확정치가 아니라 잠정실적이다. 상반기 두 분기의 개선이 연간 외형 성장과 안정적인 마진으로 이어지는지는 이후 확정 공시에서 확인할 부분이다.
재무상태표에서는 2025년 말 연결 자산 9,930억원, 부채 5,932억원, 자본 3,998억원이 제시됐고 감사의견은 적정이었다. 제조공장 평균가동률은 같은 해 61%였다. 가동률은 설비가 어느 정도 활용됐는지를 보여주지만, 이를 특정 사업의 고객 수요나 이익률과 곧바로 연결할 근거는 없다. 다만 수요가 약한 환경에서 고정적인 생산 기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돌리는지는 수익성 회복의 한 조건이 된다.
6.매장을 고치고 포트폴리오를 덜어내는 전환기
최근 전략은 사업 범위를 무작정 넓히는 모습보다 핵심 브랜드와 채널을 다시 배치하는 쪽에 가깝다. 플래그십 매장을 리뉴얼하고 주방 브랜드와 새 상품군을 정비한 것은 소비자에게 완성된 공간을 보여주는 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온라인 통합이 탐색의 입구를 정리했다면, 대형 매장은 재료와 색, 가구 배치를 직접 비교하고 상담으로 넘어가는 체험의 무대다.
동시에 회사는 2025년 중국 소주법인 지분 매각과 한샘개발 사업부문의 조정·매각을 이사회 안건으로 처리했다. 새 브랜드를 더하는 일과 비핵심 자산을 덜어내는 일이 나란히 진행된 셈이다. 이 결정만으로 구조조정의 최종 효과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집 전체를 다루는 본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려는 방향은 읽을 수 있다.
회사가 제시한 2030년 목표는 매출 2조6,000억원과 영업이익 1,400억원이다. 현재 확보된 계약이나 확정 전망이 아니라 경영진이 내건 장기 목표다. 목표가 성립하려면 단순한 매출 증가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담에서 시공까지의 생산성을 높이고, 홈퍼니싱과 리하우스의 수익성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흔들린 B2B의 손익도 관리해야 한다. 목표 영업이익은 회사가 외형 확대보다 마진의 큰 변화를 함께 상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주환원 방침도 이 전환기에 놓여 있다. 회사는 2026년 6월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결정했고, 별도 기준 조정순이익의 50% 이상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환원한다는 목표를 공시했다. 이는 본업 개선으로 생기는 이익을 주주와 나누겠다는 신호지만, 조정순이익이라는 기준과 실제 이익 규모에 따라 환원액은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 투자, 현장 운영에 필요한 자금과 환원을 어떻게 함께 지속하는지가 정책의 무게를 결정한다.
7.주택경기의 바람은 매장과 건설 현장을 함께 지난다
한샘의 여러 사업은 서로 다른 고객을 상대하지만 주택시장이라는 공통 환경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주택 매매가 활발하면 이사와 함께 가구를 바꾸거나 집을 고치는 수요가 생기기 쉽고, 거래가 둔해지면 큰 공사를 미루는 가정도 늘 수 있다. 입주물량 감소는 새 아파트에 납품하는 특판의 외형을 압박할 수 있다. 증권사와 실적 보도는 주택 매매거래량과 입주물량 둔화를 B2C와 건설사 특판 양쪽의 부담으로 지목했다.
그렇다고 모든 사업이 같은 순간에 같은 폭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는 없다. 홈퍼니싱에는 이사와 무관한 교체 수요가 있을 수 있고, 리하우스는 노후 공간 개선이라는 동기가 있다. 반면 큰 금액이 드는 전체 공사는 소비 심리의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 특판은 과거에 수주한 물량이 공정에 따라 인식되므로 당장의 주택 거래보다 건설 일정이 중요할 때도 있다. 공통된 경기 바람 아래 주문 시계가 여러 개 돌아가는 구조다.
원자재 가격과 운임비도 하반기 불확실성으로 거론됐다. 한샘은 제조품과 외부에서 조달한 상품, 여러 종류의 건자재를 함께 취급한다. 원가 상승을 판매가격에 얼마나 반영하는지, 공사 계약과 납품 사이의 시차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손익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매출이 늘더라도 자재·배송·시공 비용이 함께 오르면 얇은 마진의 개선 속도는 느려진다.
사업 외부의 법적 부담도 남아 있다. 2026년 1분기 보고서에는 군포 물류창고 화재와 관련한 소송 7건, 이에 대한 충당부채 191억5,100만원이 기재됐다. 특판 입찰담합과 관련한 제재 위험도 공시됐다. 충당부채는 과거 사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출을 회계상 미리 반영한 금액이지, 최종 판결액을 확정한 수치가 아니다. 결과가 정해지지 않은 사안을 낙관하거나 최악의 경우로 고정하기보다 후속 판결과 제재 절차, 추가 회계 반영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조건들은 한샘의 넓은 사업 범위를 양면적으로 만든다. 소비자 가구 판매가 약할 때 다른 경로가 완충할 여지가 있지만, 주택 거래와 입주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면 여러 축이 함께 압박받을 수도 있다. 포트폴리오의 폭 자체보다 각 축의 주문 시차와 비용 구조가 실제 완충력을 결정한다.
8.완성된 방보다 연결의 품질이 오래 남는다
한샘의 상품은 사진 한 장으로 설명하기 쉽다. 잘 정돈된 주방, 새 욕실, 소파가 놓인 거실은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결과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회사의 성과를 가르는 일은 사진 밖에서 벌어진다. 상담에서 약속한 구성이 계약서에 정확히 들어가고, 필요한 자재가 제때 도착하며, 작업자가 순서에 맞춰 설치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사후서비스가 이어져야 한다.
주방가구에서 시작해 집 전체로 범위를 넓힌 역사는 이 연결을 길게 만든 과정이었다. 품목이 늘자 판매 채널과 물류망이 필요해졌고, 리모델링이 커지자 현장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온라인몰을 하나로 합치고 브랜드와 매장을 다시 꾸민 최근 변화 역시 고객의 선택을 실제 공사와 배송으로 넘기는 통로를 정리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한샘을 읽을 때 가구 판매량 하나나 특정 분기의 이익만 붙잡으면 서로 어긋난 장면이 생긴다. 소비자 사업과 기업·유통 사업이 외형을 나눠 갖고, 부문별 이익의 방향은 달랐으며, 경기와 원가는 각 경로에 다른 시차로 들어온다. 장기 목표와 주주환원 정책이 힘을 얻으려면 이 복잡한 구조가 반복 가능한 이익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장 관리자가 욕실의 수전을 살피는 모습은 이 회사를 꽤 정확하게 압축한다. 브랜드의 약속은 거창한 구호보다 문이 제대로 닫히고, 자재가 어긋나지 않으며, 예정한 날에 공간이 완성되는 순간에 확인된다. 한샘이 오래 쌓아 온 것은 집에 들어가는 품목의 목록이면서, 그 목록을 한 생활공간으로 묶어 인도하는 체계다. 결국 부엌에서 집 전체로 넓어진 사업의 값어치는 연결의 넓이가 아니라 연결의 완성도로 증명된다.
각주
- 한샘 컴퍼니, 「한샘 사업영역」 — https://company.hanssem.com/about/business
- 한샘 / DART, 「제53기 사업보고서」, 2026-03-19 — https://hsimg.hanssem.com/file/download.run?FILE_ID=f8338288e708ac921915e369ce12c26c564c7dfad179a8f724f761f0310a7b3fbfe61daf9c745b39e424dacfcfb1393d2eff704dcd5207f09b40e9352661b4ed&FILE_SEQ=00001
- 한샘 컴퍼니, 「한샘의 경쟁력」 — https://company.hanssem.com/about/leadership
- 뉴시스, 「한샘서비스, 홈 인테리어 현장관리 전문인력 'PM' 채용」, 2023-06-05 — https://mobile.newsis.com/view_amp.html?ar_id=NISX20230605_0002327700
- 물류신문, 「한샘, 현장 몸으로 터득한 전문 물류서비스」, 2016-08 —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932
- 한샘 IR / KRX·DART, 「사업보고서(2025.12)」, 2026-03-19 — https://hsimg.hanssem.com/file/download.run?FILE_ID=f8338288e708ac921915e369ce12c26c564c7dfad179a8f724f761f0310a7b3fbfe61daf9c745b39e424dacfcfb1393d2eff704dcd5207f09b40e9352661b4ed&FILE_SEQ=00001
- 한샘 컴퍼니, 「SCM 유통사업」 — https://company.hanssem.com/about/business/b2b
- 한샘몰 홈아이디어, 「세상에 당연한 부엌은 없다」, 2023-06-28 — https://mall.hanssem.com/homeIdeaMain/contents/homeIdeaDetail.do?seq=25479
- 한샘 컴퍼니, 「한샘 연혁」 — https://company.hanssem.com/about/history
- 한샘 컴퍼니, 「한샘 연혁」 — https://company.hanssem.com/about/history
- 한샘 컴퍼니, 「한샘 연혁」 — https://company.hanssem.com/about/history
- 한샘 / DART, 「제53기 사업보고서」, 2026-03-19 — https://hsimg.hanssem.com/file/download.run?FILE_ID=f8338288e708ac921915e369ce12c26c564c7dfad179a8f724f761f0310a7b3fbfe61daf9c745b39e424dacfcfb1393d2eff704dcd5207f09b40e9352661b4ed&FILE_SEQ=00001
- 뉴시스, 「한샘, 1분기 영업이익 100억…전년대비 56% 증가」, 2026-05-11 — https://nwww.newsis.com/view/NISX20260511_0003625007
- 한국거래소 KIND / 한샘, 「분기보고서(2026.03)」,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1409/20260514003070/11013.htm
- 베타뉴스, 「한샘, 2분기 영업이익 113억원…전년 동기 대비 5배 증가」, 2026-08-11 — https://www.betanews.net/article/view/beta202608100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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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샘 컴퍼니, 「한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6」, 2026-07 — https://image2.hanssem.com/company/doc/report/hanssem_sustainability_report_kr_2026.pdf
- 한샘 컴퍼니, 「2026 한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6-06 — https://image2.hanssem.com/company/doc/report/hanssem_sustainability_report_kr_2026.pdf
- 뉴시스, 「한샘, 자사주 500억원 매입 결정…주주환원 강화」, 2026-06-09 — https://nwww.newsis.com/view/NISX20260609_0003662567
- 삼성증권, 「한샘(009240) 4Q25 Review; 비우호적인 환경 지속」, 2026-02-19 — https://www.samsungpop.com/common.do?cmd=down&contentType=application%2Fpdf&fileName=2010%2F2026021317553271K_02_03.pdf&inlineYn=Y&saveKey=research.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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