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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테크닉스

전자보드·세트 조립과 반도체 부품 재생을 한 지붕 아래 묶었다

1.보이지 않는 전자부품을 묶는 복합 제조 체계

한솔테크닉스의 제품은 완성품의 얼굴보다 안쪽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TV 뒤에서 전원을 바꾸고 영상을 처리하는 보드, 스마트폰 안에서 결제와 무선충전을 돕는 모듈, 자동차 콘솔의 조작과 충전을 담당하는 전장부품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스마트폰·태블릿 세트를 조립하는 EMS와 반도체 장비부품의 정밀가공·세정·코팅까지 붙어 있다. 공개된 사업 범위만 놓고 보면 단일 부품회사가 아니라 여러 전자제품의 안쪽과 생산공정을 잇는 복합 제조 체계에 가깝다.

사업마다 고객에게 건너가는 결과물이 다르다. 디스플레이와 전장은 기능을 수행하는 보드·모듈을 납품하고, EMS는 고객이 설계한 세트를 실제 제품으로 조립한다. 반도체 사업은 장비에 들어갈 부품을 만들 뿐 아니라 사용 뒤 오염되거나 성능 관리가 필요한 부품을 세정·재생하고 코팅한다. 같은 ‘전자 제조’라는 간판 아래에서도 부품 판매, 조립 수행, 가공과 유지관리라는 서로 다른 매출 경로가 공존하는 셈이다.

이 구조의 장점은 특정 완성품 하나에 회사 전체의 기술 설명이 갇히지 않는다는 데 있다. TV 수요가 움직일 때는 파워보드와 통합보드가, 스마트폰 생산량이 움직일 때는 무선충전 모듈과 EMS가, 반도체 장비의 신규 출하와 교체부품 수요가 살아날 때는 한솔아이원스가 각각 다른 경로로 반응한다. 반대로 사업 수가 많다는 사실 자체가 안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고객과 제품별 채산성이 달라 외형이 커져도 이익의 중심은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사업의 접점

고객에게 건너가는 것

매출이 생기는 장면

디스플레이·가전

전원·영상 관련 보드

TV·사이니지 등에 부품을 탑재할 때

스마트폰

무선충전 수신 모듈, 완성 세트

모듈을 납품하거나 세트를 조립할 때

자동차 전장

램프·변속기·충전 제어 모듈

차량용 전자부품을 공급할 때

반도체

정밀가공 부품, 세정·재생·코팅 서비스

신규 부품 출하와 사용 부품의 교체·재사용 때

태양광

주거·상업·발전 및 건축 적용 모듈

모듈을 납품하고 적용처를 확장할 때

태양광은 이 복합 구조를 이해할 때 범위를 구분해야 하는 사업이다. 오창 생산기반에서 주거·상업·유틸리티용 모듈과 건축일체형 제품 등을 제시해 왔지만, 최근에는 별도 법인 한솔에너지온으로 분리됐다. 과거 한솔테크닉스가 키운 기술과 현장은 연혁에 남아 있어도, 이후의 사업 전개를 기존 전자·반도체 부문과 한 덩어리로 읽으면 현재 경계가 흐려진다.

결국 회사의 공통분모는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브랜드 제품보다 고객사의 완성품과 생산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제조 역량이다. 투자자가 봐야 할 것도 제품 목록의 길이보다 각 사업이 어느 고객의 어떤 공정에 들어가며, 조립 물량과 부품 교체 수요가 실제 이익으로 얼마나 남는가에 있다.

2.TV 뒤판에서 자동차 콘솔까지

디스플레이 사업의 파워보드는 외부에서 들어온 교류 전원을 제품 내부에서 쓰는 직류 전원으로 바꾸는 장치다. 한솔테크닉스는 TV와 사이니지용 파워보드뿐 아니라 전원·영상·튜너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3-in-1 보드도 공개 제품군으로 제시한다. 부품 수를 모아 보드 하나로 공급한다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 여러 기능을 완성품 내부에 배치하는 일을 단순화하는 선택지가 된다. 회사에는 고객 모델의 생산량과 보드 공급량이 맞물리는 사업이다.

파워보드는 완성품 뒤에 가려지지만 품질비용은 가려지지 않는다. 출하 뒤 문제가 발생하면 수리와 보증 부담이 제조사 손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로 TV 파워보드와 관련한 대규모 판매보증비용이 한 해의 전자부품 수익성을 압박했다. 이 사례는 디스플레이 사업을 단순한 물량 산업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많이 납품하는 능력과 출하 뒤 비용을 통제하는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스마트폰에서는 부품과 세트 조립이 한 고객 여정 안에 놓인다. 무선충전 RX 모듈은 스마트폰이 충전기로부터 전력을 받는 쪽의 부품이며, 회사가 제시한 모듈 범위에는 NFC와 MST 관련 기능도 포함된다. 별도의 EMS 사업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고객 요구에 맞춰 조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모듈 한 개를 파는 거래와 여러 부품을 완성 세트로 묶는 거래가 나란히 존재하는 것이다.

이미지: 한솔테크닉스 듀얼 무선충전 패드 내부의 코일과 회로기판

▲ 듀얼 무선충전 패드 안에 배치된 코일과 회로기판으로, 무선충전 제품의 내부 구성을 보여주는 과거 실물 사례 — 출처: Device Report (FCC 인증자료 색인), 2015-05-19

사진 속 제품은 현재 판매 사양을 증명하는 자료가 아니라 과거 무선충전 설계·제조의 실물 사례다. 다만 완성품 밖에서는 납작한 충전 패드로 보이던 것이 내부에서는 코일, 회로기판, 하우징의 조합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솔테크닉스의 스마트폰 사업도 이처럼 눈에 띄는 브랜드보다 안쪽 모듈과 조립 완성도에서 고객과 만난다.

자동차 전장은 적용 장소가 더 분명하다. 공개 제품군은 LED 램프 제어, 전자식 변속 조작계인 e-shifter의 제어·표시, 차량 안에서 스마트폰에 전력을 보내는 무선충전 TX 모듈로 구성된다. 스마트폰용 RX가 전력을 받는 쪽이라면 차량용 TX는 전력을 보내는 쪽이다. 무선충전이라는 기술 경험을 휴대기기와 자동차 실내 양쪽에서 활용하는 연결고리가 보인다.

다만 제품군의 인접성이 고객 구조의 분산을 자동으로 뜻하지는 않는다. 스마트폰 모듈과 EMS는 대형 고객사의 생산계획에 민감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 보드는 품질보증비용이 채산성을 흔들 수 있다. 전장은 새로운 적용처를 제공하지만 공개된 제품 소개만으로 수주 규모나 수익성을 단정할 수 없다. 여러 제품을 가진 ‘팔방미인’이라는 인상보다 납품 뒤 남는 마진과 고객별 물량 변화를 함께 보는 편이 이 구조에 맞다.

3.한솔아이원스가 더한 정밀가공·세정·코팅의 순환

한솔아이원스의 반도체 사업은 완성 칩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반도체 제조장비에 들어갈 부품을 정밀하게 가공하고, 공정에서 사용된 부품을 세정·재생하며, 플라즈마 챔버 부품 표면을 코팅하는 일까지 한 흐름으로 제공한다. 장비부품의 생애를 ‘처음 제작’에서 끝내지 않고 사용 뒤 관리까지 잇는 구조다.

정밀가공은 고객 도면과 요구에 맞춰 부품의 형상과 표면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그 부품이 제조공정에서 쓰인 뒤에는 오염을 제거하고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세정·재생하는 수요가 생긴다. 코팅은 챔버 내부 부품의 표면을 처리하는 별도 단계다. 공개된 원스톱 체계는 신규 장비에 들어갈 부품과 기존 장비에서 돌아오는 부품을 모두 접점으로 삼는다.

이미지: 한솔아이원스 안성 사업장 외관

▲ 한솔아이원스 안성 본사·생산시설 외관으로, 정밀가공과 세정·코팅 사업이 수행되는 실제 산업 현장 — 출처: 한국경제, 2025-01-14

이 사업은 세트 조립과 돈이 생기는 리듬도 다르다. EMS는 고객의 완성품 생산량에 맞춰 조립 물량이 움직이는 반면, 세정·재생은 이미 설치돼 사용 중인 장비부품의 교체와 재사용 수요에도 연결된다. 신규 출하가 늘면 정밀가공 부품의 기회가 커질 수 있고, 가동 중인 장비가 쌓이면 사용 부품을 관리하는 접점이 생긴다. 두 경로가 동시에 있다는 점이 한솔아이원스를 그룹 내 다른 전자 제조사업과 구분한다.

반도체라는 이름만 보고 모든 매출이 같은 경기와 같은 마진으로 움직인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신규 부품, 교체부품, 세정·재생, 코팅은 고객이 발주하는 이유가 서로 다르다. 회사 공시도 최근 한솔아이원스의 상승 배경으로 신규 출하와 교체부품 수요를 함께 들었다. 이 표현은 신설 장비 투자만이 아니라 설치 기반에서 나오는 수요도 손익에 관여했음을 보여준다.

한솔테크닉스가 아이원스를 편입한 뒤 사업 설명의 중심은 소비자 전자제품 안쪽에서 반도체 제조공정 안쪽까지 넓어졌다. 외형상으로는 모두 ‘부품’이지만, TV 보드는 완성품 출하 때 한 번 들어가고 반도체 장비부품은 사용 뒤 세정과 재생을 위해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이 차이가 제품·조립 부문과 반도체 부문의 이익 온도를 갈라놓는 핵심 배경이다.

4.2025~2026 실적: 적자 전자부품과 이익을 받친 반도체

감사를 마친 2025년 연결 매출은 1조2,524억원, 영업이익은 204억원, 당기순이익은 5억5천만원이었다. 매출 규모에 비해 순이익이 거의 남지 않은 해였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약 1.63%, 순이익률은 약 0.04%다. 외형만 보면 조 단위 전자 제조사지만, 비용 충격을 흡수한 뒤 주주에게 귀속될 이익은 얇았다.

부문별 손익은 전사 숫자보다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전자부품은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제품·조립은 156억원, 반도체는 2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자부품의 적자를 다른 두 축이 메운 모양이다. 특히 TV 파워보드 중심의 대규모 일회성 판매보증비용이 전자부품 손익을 눌렀다고 증권신고서에 기재됐다. 이 비용은 그해 수익성의 기저를 낮춘 요인이므로 이후 개선 폭을 볼 때 정상화와 구조적 성장의 몫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구분

연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단순 계산 영업이익률

공시 상태

2025년

1조2,524억원

204억원

5.5억원

약 1.63%

감사 완료 연간 실적

2026년 1분기

3,159.6억원

141.1억원

117.2억원

약 4.47%

정기 분기보고서

2026년 2분기

3,351억원

142억원

81억원

약 4.24%

잠정 실적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3,159억6천만원, 영업이익 141억1천만원, 순이익 117억2천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연간 수준보다 높아졌고 순이익도 뚜렷하게 회복됐다. 부문별 매출은 전자부품 1,103억원, EMS 886억원, 반도체 492억원, 전장부품 474억원, 태양광 206억원이었다. 여러 축이 외형을 나눠 가졌지만, 수익성 설명에서는 한솔아이원스의 기여가 특히 눈에 띈다.

한솔아이원스는 같은 분기에 매출 492억원과 순이익 54억원을 냈다. 공시는 신규 출하와 교체부품 수요를 상승 배경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부문이 단순한 미래 기대가 아니라 연결 손익에 이미 기여하는 사업임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다만 자회사 순이익과 연결 순이익을 그대로 더하거나 동일한 마진 개념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최신 발표 분기인 2026년 2분기 잠정 연결 실적은 매출 3,351억원, 영업이익 142억원, 순이익 81억원이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약 4.24%로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이는 반기 정기보고서의 확정 수치가 아니다. 부문별 매출과 마진, 현금흐름, 재무상태 및 새로 인수한 회사의 실제 연결 기여는 후속 정기공시에서 확인돼야 한다.

고객 집중도는 외형의 질을 판단할 때 빠질 수 없다. 2025년 삼성전자향 매출은 8,183억원으로 연결매출의 65.3%였고, 2026년 1분기 의존도도 60.09%였다. 비중이 다소 낮아졌어도 단일 고객이 연결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구조는 유지됐다. 제품군이 다양하다는 사실과 고객이 분산됐다는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해외매출 비중은 2026년 1분기 78.18%였다. 같은 시점 총차입금은 2,702억원, 부채비율은 109.90%로 공시됐다. 2025년 말 총차입금 2,181억원과 부채비율 102.16%보다 모두 높아졌다. 해외 생산과 대형 고객 물량이 외형을 만드는 동안, 차입과 인수자금 조달이 재무 여력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실적 회복만으로 재무부담의 방향까지 자동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5.진천·안성에서 베트남·태국까지 이어지는 생산망

회사가 밝힌 국내 거점은 서울 본사와 수원 연구소, 진천의 무선충전 RX 모듈 생산기반, 오창의 태양광 사업장, 한솔아이원스의 안성 거점으로 나뉜다. 해외에는 태국·베트남·중국 등 생산거점을 운영한다. 한 공장 안에 모든 제품을 넣은 구조가 아니라 제품과 고객 접점에 따라 기능이 분산된 형태다.

이미지: 한솔테크닉스 관련 사업장과 주변 산업시설의 항공 전경

▲ 옥상 태양광 설비와 여러 동의 산업시설이 함께 보이는 한솔테크닉스 관련 사업장 항공 전경 — 출처: 네이트뉴스, 2026-04-15

공장 지도는 사업 설명을 현실로 바꿔 준다. 스마트폰 모듈과 EMS는 고객의 생산계획에 맞춰 부품과 완성 세트를 움직여야 하고, 반도체 부품은 정밀가공과 사용 후 세정·재생을 수행할 전문 설비가 필요하다. 태양광 모듈은 면적이 큰 제품을 생산하고 출하하는 기반을 요구한다. 서로 다른 제조 리듬이 국내외 거점에 나뉘어 있는 이유다.

해외 생산의 의미는 단순히 수출 비중이 높다는 말과 같지 않다. 현지 법인이 특정 제품을 맡으면 고객 공급망과 가까운 곳에서 물량을 처리할 수 있지만, 법인별 가동과 제품 믹스가 달라질 때 수익성도 함께 달라질 수 있다. 베트남 현지 생산법인은 스마트폰 세트 조립과 같은 노동집약적 제조를 수행하는 해외 운영의 실제 장면을 보여준다.

증권사는 해외 생산법인별 제품 집중이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회사가 공시한 확정 성과나 가이던스가 아니라 분석자의 전망이다. 생산 품목을 정리하는 것만으로 이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고객 주문과 가동률, 품질비용이 실제로 어떻게 변했는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 생산망의 강점과 부담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부품에서 세트까지 대응할 거점이 여러 곳이라는 점은 고객 요구에 맞춘 제조 폭을 넓힌다. 동시에 사업장과 해외법인이 많아질수록 품질 관리, 운전자금, 물류와 설비 운영을 한 기준으로 묶는 일이 중요해진다. 복합 제조사의 경쟁력은 공장 수가 아니라 흩어진 공장을 손익이 나는 한 체계로 움직이는 데서 드러난다.

6.태양광 진입에서 아이원스 편입까지, 포트폴리오의 이동

지금의 사업구조는 처음부터 한 번에 설계된 것이 아니다. 회사 연혁에는 태양광 진출과 사명 변경, 반도체 부품회사 편입, 전장·소재 관련 기업 인수, 태양광 사업 분리가 차례로 이어진다. 전자부품 제조 기반 위에 인접 사업을 더하고, 일부는 다시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방식으로 경계가 이동해 왔다.

2010년 태양광 사업 진출과 사명 변경은 TV·가전 부품회사에서 에너지 영역으로 보폭을 넓힌 전환이었다. 태양광은 오창 생산기반과 전시 현장을 갖춘 사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회사 전체에서 반도체 부품과 전장 쪽의 비중과 설명력이 커졌고, 태양광은 독립 법인으로 이동했다.

2021년 한솔아이원스 인수는 포트폴리오의 질을 바꾼 사건이다. 이전 사업들이 TV, 스마트폰, 자동차 같은 완성품 내부에 들어가는 전자부품과 조립에 가까웠다면, 아이원스는 반도체 제조장비의 부품과 유지관리 공정으로 접점을 옮겼다. 그 결과 한솔테크닉스는 소비자 전자제품의 생산량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의 신규 출하와 사용 부품 교체 수요에도 연결됐다.

2025년에는 오리온텍과 SI머티리얼즈를 인수했다. 공개 연혁이 보여주는 방향은 기존 품목 하나를 깊게 파는 단선형 성장보다 전장과 소재, 반도체 주변 역량을 편입하는 확장에 가깝다. 인수한 회사의 이름이 늘어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각 회사의 제품과 고객이 기존 생산망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가다.

이 연혁에는 확장과 정리가 함께 있다. 태양광을 새로 시작했던 회사가 훗날 그 사업을 분리했고, 반도체 부품회사를 사들인 뒤 다시 관련 기업을 편입했다. 사업 다각화라는 한 단어로 묶기에는 방향 전환이 잦다. 한솔테크닉스를 이해하려면 과거의 모든 사업을 현재 연결 범위로 착각하지 않고, 각 시점에 무엇이 들어오고 나갔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고객사의 생산을 대신하거나 부품의 기능을 책임지는 B2B 제조 성격이다. 달라진 것은 고객이 완성품 업체에만 머물지 않고 반도체 제조공정과 에너지 적용처로 넓어졌다는 점이다. 회사의 역사는 화려한 소비자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라기보다 보이지 않는 제조 접점을 계속 바꿔 온 기록에 가깝다.

7.전시장에서 분사 법인으로 넘어간 태양광

태양광 사업은 주거용 지붕, 상업시설, 대규모 발전소에 쓰는 모듈과 BIPV, Media PV 같은 적용처를 제시해 왔다. BIPV는 건물 외장재와 태양광 발전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이고, Media PV는 발전 모듈을 시각적 표현과 결합한 제품군이다. 전기를 만드는 판을 넘어 건축물의 일부와 전시 매체로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접근이었다.

이미지: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 전시된 건축일체형 태양광 모듈

▲ 전시장에 세워진 건축일체형 태양광 모듈과 관련 제품으로, 건물 외장과 발전 기능을 결합한 적용 모습을 보여준다 — 출처: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2025-05-03

이 전시 장면은 당시 한솔테크닉스가 태양광 모듈을 어떤 고객 언어로 설명했는지 보여준다. 바닥에 눕힌 표준 모듈만 진열한 것이 아니라 건물 외벽과 구조물에 들어가는 형태를 세워 놓았다. 사진이 보여주는 것은 당시 전시 제품과 부스 구성까지이며, 이후 사업 분리의 성과나 시장 반응까지 증명하지는 않는다.

2026년 4월 태양광 모듈 사업은 한솔에너지온으로 분리됐다. 이어 한솔에너지온은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 건축일체형 태양광, 고출력 모듈과 Media PV 등을 독립 브랜드로 전시했다. 기술과 제품의 계보는 이어졌지만 사업을 운영하고 성과를 귀속하는 법인의 경계가 달라진 것이다.

분리 전 태양광 매출이 연결 숫자에 들어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과거와 이후의 외형을 그대로 이어 붙이면 착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분사했다고 해서 한솔테크닉스가 축적한 생산 경험과 제품 역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과거 사진과 제품 페이지는 기술의 출발점을 설명하고, 분사 이후 공시는 현재 사업 경계를 설명한다.

태양광의 이동은 이 회사가 포트폴리오를 다루는 방식을 압축한다. 신사업을 내부에서 키우고 전시와 생산기반을 만든 뒤, 사업 환경과 그룹 전략에 따라 별도 법인으로 옮길 수 있다. 한솔테크닉스의 현재 정체성은 보유 사업을 계속 더하는 데만 있지 않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독립시켰는지도 전자·반도체 중심의 재편을 읽는 중요한 흔적이다.

8.윌테크놀러지 인수로 다시 넓어진 반도체 축

한솔테크닉스는 2026년 6월 17일 윌테크놀러지 주식 611만544주를 1,772억원에 취득해 거래를 마쳤다. 거래 종결일 기준 지분율은 71.89%이며, 자기주식 소각 후 기준으로는 83.37%다. 계획 발표에 머문 선택지가 아니라 주식 양수도가 종료된 인수다.

이 거래는 아이원스 편입 뒤 커진 반도체 축을 다시 넓히는 움직임이다. 다만 거래가 끝났다는 사실과 인수회사가 연결 손익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서로 다른 단계다. 기준일 현재 반기 정기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인수 후 실적 편입 범위, 부문별 마진과 현금흐름은 아직 확정 재무제표로 비교할 수 없다.

인수대금은 제3자배정과 주주배정 유상증자, 차입 및 보유 현금을 함께 활용하도록 공시됐다. 기존 주주에게는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 가능성이 있고, 회사에는 차입 확대와 현금 유출 부담이 남는다. 인수 자산의 이익이 조달비용과 통합비용을 넘어서야 거래 규모가 기업가치로 전환된다.

증권사는 윌테크놀러지의 향후 손익 기여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는 인수 완료 직후의 분석과 전망이지 회사의 확정 실적이나 공식 가이던스가 아니다. 인수 완료 공시는 지배권과 대금 조달을 확인해 주지만, 고객 유지와 수익성 개선까지 보증하지는 않는다.

이미지: 한솔아이원스 동탄 기술연구소 건물

▲ 한솔아이원스 동탄 기술연구소 외관으로, 반도체 정밀부품과 신소재 연구 기반이 놓인 실제 거점 — 출처: 프라임경제, 2025-04-21

연구소와 생산시설, 새로 편입한 회사는 사진과 법률상 지분만으로 한 몸이 되지 않는다. 기술 개발, 고객 승인, 생산 배치와 자금 관리가 실제 운영에서 이어져야 한다. 한솔테크닉스에는 전자부품·EMS의 대형 고객 대응 경험과 아이원스의 정밀가공·세정·코팅 체계가 이미 있다. 새 인수가 이 기반을 촘촘하게 할지, 관리해야 할 법인과 차입만 늘릴지는 이후 연결 손익에서 갈린다.

태양광을 떼어낸 직후 반도체 관련 회사를 크게 편입했다는 연속성은 회사의 무게중심을 또렷하게 남긴다. TV 뒤판과 스마트폰 조립에서 출발한 제조 역량은 이제 반도체 장비부품의 제작과 사용 후 관리까지 뻗어 있다. 한솔테크닉스의 최근 모습은 사업 이름을 많이 가진 회사가 아니라, 완성품 안쪽과 제조공정 안쪽을 어떤 조합으로 묶어 이익을 남길지 시험하는 산업 플랫폼에 가깝다.

각주

  1. 한솔테크닉스, 회사소개 및 사업부문 — https://www.hansoltechnics.com/company/hansoltechnics.jsp
  2. 한솔테크닉스, 회사 소개 — https://www.hansoltechnics.com/eng/company/hansoltechnics.jsp
  3. 한솔테크닉스, 디스플레이 제품 — https://www.hansoltechnics.com/product/display.jsp
  4. 한솔테크닉스, Smartphone 제품 — https://www.hansoltechnics.com/eng/product/smartphone.jsp
  5. 한솔테크닉스, 스마트폰 제품 및 EMS — https://www.hansoltechnics.com/product/smartphone.jsp
  6. 한솔테크닉스, Automotive parts 제품 — https://www.hansoltechnics.com/eng/product/automobile.jsp
  7. 한솔테크닉스, 자동차 전장 제품 — https://www.hansoltechnics.com/product/carelectro.jsp
  8. 한솔테크닉스, Semiconductor Parts 제품 — https://www.hansoltechnics.com/eng/product/semiconductor.jsp
  9. 한솔테크닉스, 반도체 부품 제품 — https://www.hansoltechnics.com/product/semiconductor.jsp
  10. 한국거래소 KIND, 한솔테크닉스 사업보고서(2025년)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1474/20260311003548/11011.htm
  11. 한국거래소, 한솔테크닉스 증권신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5/000688/20260605001658/10001.htm
  12. 한국거래소 KIND, 한솔테크닉스 사업보고서(2025년)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1474/20260311003548/11011.htm
  13. 한국거래소, 한솔테크닉스 증권신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5/000688/20260605001658/10001.htm
  14. 한국거래소 KIND, 한솔테크닉스 증권신고서(2026년 1분기 자료 반영)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5/000688/20260605001658/10001.htm
  15. 한국거래소, 한솔테크닉스 증권신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5/000688/20260605001658/10001.htm
  1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 잠정실적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727800208
  17. 한국거래소, 한솔테크닉스 증권신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5/000688/20260605001658/10001.htm
  18. 한국거래소 KIND, 한솔테크닉스 증권신고서(2026년 1분기 자료 반영)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5/000688/20260605001658/10001.htm
  19. 한국거래소, 한솔테크닉스 증권신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5/000688/20260605001658/10001.htm
  20. 한국거래소 KIND, 한솔테크닉스 증권신고서(2026년 1분기 자료 반영)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5/000688/20260605001658/10001.htm
  21. 한솔테크닉스, 국내·해외 사업장 — https://www.hansoltechnics.com/company/location.jsp
  22. 메리츠증권, 한솔테크닉스: 윌테크놀러지 인수 완료 — https://file.alphasquare.co.kr/media/pdfs/company-report/20260618073015931K_02.pdf
  23. 메리츠증권, 한솔테크닉스: 탐방노트, 무색무취에서 팔방미인으로 — https://file.alphasquare.co.kr/media/pdfs/company-report/20260507175000773K_02.pdf
  24. 한솔테크닉스, 연혁 — https://www.hansoltechnics.com/company/history.jsp
  25. 한솔테크닉스, 연혁 — https://www.hansoltechnics.com/company/history.jsp
  26. 한솔테크닉스, 태양광 모듈 제품 및 적용분야 — https://www.hansoltechnics.com/product/solar.jsp
  27. 한솔그룹 블로그, 한솔에너지온 2026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참가 — https://blog.hansol.com/1116
  28. 한국거래소 KIND, 윌테크놀러지 주식 양수도 종료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7/000239/20260617000737/12000.htm
  29. 한국거래소 KIND, 윌테크놀러지 주식 양수도 종료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17/000239/20260617000737/12000.htm
  30. 메리츠증권, 한솔테크닉스: 윌테크놀러지 인수 완료 — https://file.alphasquare.co.kr/media/pdfs/company-report/20260618073015931K_0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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