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 서로 다른 바다의 약속을 짓는 거제 조선소
거제사업장의 도크에는 한 회사의 제품이라고 묶기 어려울 만큼 성격이 다른 물건이 들어온다. 선사는 LNG와 원유를 나를 운반선을 주문하고, 에너지 기업은 바다 위에서 생산·저장 작업을 수행할 설비를 맡긴다. 정부와 해군은 잠수함·구축함 같은 특수선을 발주한다. 배의 형태는 달라도 사업의 출발점은 같다. 고객이 요구한 사양을 설계에 옮기고, 수많은 기자재와 블록을 하나의 선체로 통합한 뒤 시운전을 거쳐 인도하는 장기 계약 산업이다.
현재 중심은 상선이다. LNG·원유·컨테이너·LPG 운반선이 기본 축이고, 해양플랜트와 특수선은 프로젝트마다 외형과 수익 인식 시점이 크게 달라지는 별도 축에 가깝다. 제품 목록만 보면 다각화된 중공업 회사처럼 보이지만, 실제 돈은 대부분 고객별 계약에서 생긴다. 회사는 K-IFRS 제1115호에 따라 계약상 수행의무가 이행되는 과정에 맞춰 수익을 인식한다. 계약을 따내는 것, 건조 공정을 진행하는 것, 손익계산서에 매출이 나타나는 것은 따라서 같은 사건이 아니다.
조선업의 핵심 자산은 완성된 배보다 반복 가능한 통합 능력이다. 선박 한 척에는 선체·엔진·화물창·배관·전장·항해 시스템이 함께 들어간다. 해양설비나 군함으로 갈수록 발주처의 인증과 보안, 임무 장비, 장기 시운전이 더해진다. 한화오션을 읽는 출발점은 주문량 자체보다 거제의 도크와 엔지니어링 조직이 어떤 종류의 약속을 실제 인도품으로 바꾸고 있는지에 있다.
이미지: 거제 조선소 전경▲ 대형 선박과 블록, 크레인이 밀집한 거제 조선소 전경. 서로 다른 프로젝트가 같은 생산 기반을 공유한다 — 출처: [Yonhap News Agency, 2026-07-27](https://en.yna.co.kr/view/AEN20260727005851320?section=economy-finance%2Feconomy)
2.사업·제품 — LNG 운반선이 현재의 중심인 이유
LNG 운반선은 천연가스를 극저온 액체 상태로 운송하는 배다. 화물창의 단열 성능과 증발가스 처리, 추진 효율이 경제성을 좌우한다. 화물이 조금씩 기화해 손실되는 만큼 선주는 운송 안정성과 연료 소비를 함께 본다. 조선소에는 큰 선체를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화물창과 배관, 추진·제어 장치를 정밀하게 통합할 역량이 요구된다.
한화오션의 상선 제품군에는 LNG선 외에도 원유운반선, 컨테이너선과 LPG선이 있다. 그러나 회사의 현 위치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은 Qatar Energy Group 프로젝트의 17만4,000㎥급 LNG 운반선 NUAIJAH 명명식이다. 발주처가 에너지 기업이고 실제 사용자는 글로벌 가스 운송망이다. 조선소의 고객은 배를 소유하거나 운항하는 기업이지만, 최종 수요는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해야 하는 에너지 거래에서 온다.
이미지: LNG 운반선 NUAIJAH 명명식▲ 선체 앞에 발주·건조 관계자들이 모인 LNG 운반선 NUAIJAH 명명식. 대형 상선 계약이 실제 인도로 넘어가는 현장이다 — 출처: [Korean Register, 2024-12-26](https://www.krs.co.kr/eng/Webzine/View.aspx?WCDR=6929&WMDR=394)
돈이 생기는 경로도 이 장면에 압축돼 있다. 선주는 장거리 운항에 맞춘 사양과 납기를 제시하고, 조선소는 설계·조달·건조·시운전을 묶어 수행한다. 고부가 선종은 높은 기술 난도만큼 계약가를 끌어올릴 여지가 있지만, 기자재 가격과 인건비, 설계 변경이나 일정 지연을 잘못 관리하면 그 프리미엄이 비용으로 되돌아온다. 수주 뉴스가 화려해도 채산성은 계약 조건과 실제 생산 효율에서 결정되는 이유다.
상선은 표준화와 고객 맞춤이 동시에 작동하는 사업이다. 같은 크기의 LNG선이라도 화물창 체계, 엔진, 연료 효율과 선급 요구가 달라질 수 있다. 앞선 호선에서 쌓은 설계와 작업 경험을 후속 호선에 재사용할수록 공수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여러 척을 묶은 연속 발주가 단일 프로젝트보다 생산 학습에 유리한 배경이다.
3.해양 에너지 — 배가 아니라 바다 위 공장을 인도한다
FPSO가 만드는 다른 계약 구조
FPSO는 원유를 해상에서 생산·처리하고 저장한 뒤 다른 배로 내보내는 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다. 일반 상선이 화물을 싣고 항구 사이를 움직인다면, FPSO는 유전 근처에 머물며 생산시설 역할을 한다. 선체 위에 얹는 톱사이드에는 처리·배관·전력 설비가 복잡하게 연결되므로 선체만 잘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Petrobras의 P-79 프로젝트는 이 차이를 실제로 보여준다. 거제조선소에서 선체 제작과 톱사이드 통합, 시운전을 마친 P-79는 브라질 Búzios 유전으로 향했다. 한화오션이 판 것은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발주처의 유전 개발 일정에 들어가는 생산설비였다. 공정 하나가 밀리면 후속 통합과 시운전, 현지 설치 일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프로젝트 관리의 무게가 크다.
이미지: Petrobras P-79 FPSO▲ 예인선의 지원을 받으며 거제 앞바다를 이동하는 Petrobras P-79 FPSO. 조선소에서 통합된 설비가 실제 유전으로 향하는 장면이다 — 출처: [Agência Petrobras, 2025-11-11](https://agencia.petrobras.com.br/w/plataforma-da-petrobras-p-79-deixa-estaleiro-sul-coreano-rumo-ao-brasil)
회사의 해양 제품에는 FPSO 외에도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FLNG, 액화가스를 저장하고 다시 기체로 바꾸는 FSRU, 플랫폼과 드릴십이 포함된다. 이름은 모두 ‘해양’으로 묶이지만 고객의 투자 목적과 공정 위험은 제각각이다. 상선의 반복 건조 경험을 활용할 부분이 있는 반면, 설비 통합과 설계 변경이 큰 프로젝트에서는 일회성 엔지니어링 부담도 커진다.
해상풍력이 요구하는 특수선
WTIV는 해상풍력 터빈 설치선이다. 긴 잭업 레그를 해저에 내려 선체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리고, 대형 크레인으로 터빈 구성품을 설치한다. 파도 위에서 흔들리는 배가 아니라 작업 높이와 안정성을 확보한 임시 공사장이 되는 셈이다. 한화오션은 이런 형태의 WTIV를 실제 건조·인도했다.
이미지: 해상 시운전 중인 WTIV▲ 네 개의 잭업 레그와 대형 크레인을 갖춘 WTIV가 예인선 지원 아래 이동하고 있다. 해상풍력 확대가 조선소의 특수선 일감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 출처: [한화그룹·한화오션, 2025-02-03](https://www.hanwha.co.kr/newsroom/media_center/news/news_view.do?seq=13964)
WTIV는 성장 선택지이지만 LNG선과 같은 확정도로 볼 수는 없다. 풍력단지의 착공 일정, 터빈 대형화 속도, 발주처 금융조달이 선박 수요를 좌우한다. 기술적으로 인도 가능한 제품을 확보했다는 사실과 다수의 후속 계약이 반복적으로 이익을 낸다는 판단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4.특수선 — 잠수함 건조에서 운항 중인 함정의 정비까지
잠수함·구축함·호위함·경비함은 상선과 고객부터 다르다. 발주자는 국가와 해군이고, 평가 대상에는 항속·생존성·탐지 성능뿐 아니라 보안, 무장체계 통합과 장기간의 후속지원이 들어간다. 가격과 납기만으로 승부가 끝나지 않으며, 설계 이력과 체계통합 경험이 다음 사업의 진입 자격처럼 작용한다.
잠수함 진수식은 거대한 선체가 물에 뜨는 축하 행사이지만, 사업상으로는 긴 검증 과정의 중간 지점이다. 진수 뒤에도 장비 통합과 시운전, 인수 절차가 남는다. 특수선은 수주 발표와 최종 인도 사이의 거리가 상선보다 더 길 수 있고, 정부 조달 절차에 따라 사업 상태를 세밀하게 구분해야 한다.
이미지: 장영실함 진수식▲ 잠수함 선체를 배경으로 열린 장영실함 진수식. 대형 특수선이 건조 단계에서 해군 인도 준비 단계로 넘어가는 현장이다 — 출처: [CPBC News, 2025-10-22](https://news.cpbc.co.kr/article/1167786)
새로 짓는 일과 이미 운항하는 배를 돌보는 일
MRO는 유지·보수·정비를 뜻한다. 신조선이 수년짜리 제작 계약이라면 MRO는 운항 중인 함정이 정비를 위해 입항하고, 정해진 작업을 마친 뒤 다시 임무에 복귀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만족하면 반복 입찰과 후속 정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신조선과 다른 수익 흐름을 만들 수 있다.
회사는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한 뒤 거제에서 군수지원함 USNS Wally Schirra의 정비를 완료했고, 후속 함정 정비 계약도 언급했다. 미국 해군 함정이 한국 조선소에서 실제 작업을 받고 출항했다는 점은 분명한 운영 이력이다. 다만 한 차례의 수행 경험을 곧바로 반복적인 대형 이익 사업으로 환산할 단계는 아니다. 도크 배정, 미국 조달 규정, 현지 공급망과 보안 요건을 계속 통과해야 한다.
이미지: 정비 후 출항하는 USNS Wally Schirra▲ MRO를 마치고 거제 앞바다를 항해하는 미 해군 군수지원함 USNS Wally Schirra. 건조 역량이 운항 중 함정의 정비 서비스로 확장된 사례다 — 출처: [Hanwha Group, 2025-03-19](https://www.hanwha.com/newsroom/news/press-releases/hanwha-ocean-completes-first-mro-of-us-navy-vessel-in-korea-with-successful-departure-of-usns-wally-schirra.do)
5.생산 — 블록과 사람, 로봇이 도크의 시간을 맞춘다
배는 도크 안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덩어리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강재를 절단·가공해 블록을 만들고, 각 블록에 배관과 장비를 설치한 뒤 거대한 선체로 조립한다. 이 과정에서 한 공정의 지연은 크레인 배치와 후속 작업자의 일정까지 흔든다. 조선소에서 ‘생산성’은 노동자를 빠르게 움직이는 구호보다 설계 정보와 자재, 작업 순서를 정확한 시점에 맞추는 능력에 가깝다.
거제사업장에서는 로봇 용접·가공, 디지털 트윈 기반 생산관리와 원격 시운전 역량이 운영되는 것으로 현장 보도됐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선박과 공정을 가상 모델에 대응시켜 상태와 작업 순서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반복성이 높은 구간을 자동화하면 안전과 품질의 편차를 줄일 여지가 있다. 그러나 로봇을 설치했다는 사실만으로 원가 절감 폭이나 납기 개선 효과가 자동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공급망도 조선소 울타리 밖까지 뻗는다. 한화해양공정(산동)과 한화오션에코텍 같은 자회사가 부품과 선박 블록 생산 구조에 포함돼 있다. 대형 선박은 엔진·철강·전장품·배관 등 외부 조달 비중이 높다. 설계 변경이나 기자재 납기 차질을 생산 일정 안에서 흡수할 수 있어야 도크 회전이 무너지지 않는다.
자동화의 진짜 가치는 화려한 로봇 영상보다 반복 호선에서 드러난다. 작업 시간을 예측하고 재작업을 줄이며, 숙련자의 노하우를 표준 공정으로 옮길 수 있다면 고부가 선박의 계약가가 이익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수주 물량만 늘고 설계·자재·인력의 병목이 겹치면 도크가 꽉 차도 수익성은 약해질 수 있다.
6.변곡점 — 대우조선해양의 유산 위에 올라온 한화의 해양축
현재 법인은 회사분할을 통해 2000년 설립됐고 2001년 상장했다. 오랜 기간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이름으로 상선·해양플랜트·특수선 경험을 쌓은 뒤, 2023년 5월 한화그룹 편입과 함께 한화오션으로 출범했다. 새 이름이 생겼다고 도크와 숙련 인력, 설계 이력이 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변화의 핵심은 기존 조선 자산이 한화의 방산·에너지·미국 사업망과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이 결합은 특히 특수선에서 설명력이 크다. 함정의 선체를 만드는 역량과 전자·무장·항공우주 분야의 체계 역량을 한 그룹 안에서 조정할 여지가 생겼다. 해양 에너지에서는 선박과 생산설비, 에너지 운송을 하나의 산업망으로 바라볼 수 있다. 다만 그룹 시너지는 계약서의 매출처럼 즉시 인식되는 항목이 아니다. 공동 제안이 실제 수주로 이어지고, 조달과 생산이 예정대로 수행돼야 비로소 숫자로 남는다.
한화 편입 이후 미국 시장은 상징성이 큰 확장 방향이 됐다. 미국 현지 조선소, 미 해군 MRO와 함정 설계 협력은 거제의 기술을 미국의 생산·조달 체계에 접속하려는 시도다. 이 구상은 회사의 활동 반경을 넓혔지만, 동시에 현지 시설 투자와 규정 준수, 인력 확보라는 새로운 숙제도 가져왔다.
7.실적 — 상선 중심의 회복과 프로젝트 인도 효과
2025년 감사·확정 연결 실적은 매출 12조7,835억원, 영업이익 1조1,676억원, 순이익 1조2,459억원이었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3조2,099억원, 영업이익 4,411억원, 순이익 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발표된 2분기 수치는 잠정치로, 대형 해양 프로젝트 인도와 고부가 선박 매출 반영, 원화 약세가 외형과 수익성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보도됐다.
구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영업이익률 |
|---|---|---|---|---|
2025년 감사·확정 | 12조7,835억원 | 1조1,676억원 | 1조2,459억원 | 약 9.1% |
2026년 1분기 확정 | 3조2,099억원 | 4,411억원 | 5,000억원 | 약 13.7% |
2026년 2분기 잠정 | 5조4,432억원 | 7,361억원 | 6,926억원 | 약 13.5% |
2026년 상반기 잠정 누적 | 8조6,531억원 | 1조1,772억원 | 1조1,926억원 | 약 13.6% |
영업이익률은 공시·보도된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계산한 값이다. 연간 수치와 분기·반기 수치는 기간이 다르므로 단순한 성장률 비교보다 수익 구조의 방향을 보는 편이 적절하다. 특히 2분기 매출에는 해양 프로젝트 인도 매출 약 1조5,000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보도됐다. 큰 프로젝트 한 건의 인도 시점이 분기 외형을 당길 수 있다는 뜻이지, 같은 규모가 매 분기 반복된다는 뜻은 아니다.
상선이 받치고 EP·특수선이 흔드는 구성
2026년 1분기 부문 | 매출 | 읽을 때의 의미 |
|---|---|---|
상선 | 2조7,927억원 | 현재 연결 외형의 중심 |
EP·특수선 | 5,293억원 | 해양설비와 방산 프로젝트가 함께 들어가는 별도 축 |
기타 | 481억원 | 주력 부문 밖의 매출 |
연결조정 | -1,601억원 | 내부거래 등 연결 과정의 조정 |
상선 비중이 높다는 사실은 고부가 LNG선의 생산 안정성이 전체 손익에 중요하다는 뜻이다. EP·특수선은 규모가 작아 보여도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률과 인도 시점에 따라 분기 변동을 키울 수 있다. 국내 조선 수주를 총톤수로 환산한 2026년 1분기 점유율은 24.2%로 공시됐지만, 이 수치는 매출 점유율이나 고부가 선종의 가격 경쟁력을 직접 나타내지 않는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 계획도 당장 연결 손익과 섞어 읽으면 안 된다. 한화가 발표한 필리조선소 투자 구상은 50억달러 규모이며 장기적으로 연간 최대 20척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는 도크·안벽·조립시설 확충과 인력, 공급망, 기술 이전이 모두 실행된다는 전제의 생산능력 목표다. 한화오션 단독의 확정 이익이나 현재 가동능력으로 볼 수 없다.
2분기와 상반기 수치는 결산 보도와 잠정 발표에 기초하며 반기 검토·감사 확정치가 아니다. 따라서 현재의 높은 마진을 구조적 정상치로 놓기 전에 고가 선박의 매출 전환, 환율, 해양 프로젝트의 일회성 인도 효과를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8.최근 동향 — 계약, 우선협상, 협력 구상을 구분하는 법
KDDX는 문턱을 넘었지만 계약서는 남아 있다
한화오션은 2026년 7월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의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선도함은 후속 함정의 기준이 되는 첫 배다. 상세설계 경험은 이후 건조와 유지보수 생태계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본계약 체결과 다르다. 계약금액과 기간은 협의를 거쳐 확정돼야 하며, 그전에는 확정 수주잔고나 미래 매출로 계상할 수 없다. 특수선 뉴스를 읽을 때 ‘선정’, ‘협상’, ‘계약’, ‘착공’과 ‘인도’를 같은 단어처럼 취급해서는 안 되는 대표 사례다.
미국에서는 실적과 선택지가 함께 자란다
USNS Wally Schirra 정비는 이미 수행을 마친 이력이다. 반면 Leidos와의 협력은 미 해군 기준 설계, 차세대 수상전투함 개념, 공급망과 장기 유지보수를 함께 탐색하는 단계다. 특정 함정의 수주 계약이 아니다. 필리조선소 확장도 현지 생산 기반을 키우려는 계획으로, 시설과 인력에 자본을 투입한 뒤 실제 주문을 채워야 결과가 나온다.
이미지: 필리조선소 드라이도크▲ 주황색 한화 갠트리크레인 아래 드라이도크에서 대형 선체가 조립되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시설과 공정의 실행 문제임을 보여준다 — 출처: [한국경제·연합뉴스, 2025-10-15](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0159600i)
이 구분은 낙관론을 깎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수행 이력은 다음 입찰의 자격을 높이고, 협력은 설계와 공급망에 먼저 들어갈 통로를 만든다. 다만 투자자 관점에서 의미 있는 순서는 협약 발표보다 발주처·계약 범위·금액·작업 장소가 구체화되는 순간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반대 방향의 사례다. 한화오션이 도전했지만 2026년 7월 독일 TKM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해외 잠수함 시장의 관심이 곧 확정 매출은 아니며, 경쟁국의 외교·산업협력 패키지와 현지 조달 조건까지 함께 겨뤄야 한다는 현실을 남겼다.
9.리스크 — 긴 건조 주기 위에 정책과 지정학이 겹친다
첫 번째 위험은 프로젝트 시간이다. 수주 당시의 원가 가정과 실제 강재·기자재·인건비 사이에 차이가 벌어지거나, 설계 변경과 시운전 지연이 생기면 고가 계약도 이익을 보장하지 못한다. 해양설비는 상선보다 개별 설계와 통합 범위가 넓어 한 건의 성공과 실패가 손익의 진폭을 키우기 쉽다. 반대로 반복 LNG선에서 학습효과가 쌓이고 도크 일정이 안정되면 계약가의 프리미엄이 이익으로 남는다.
두 번째는 성장 사업의 선후 관계다. WTIV 인도, 미 해군 MRO 수행, 미국 조선소 확보는 모두 실제 자산이나 작업 이력을 동반한다. 그 위에 놓인 후속 함정 수주와 현지 생산 확대는 아직 주문과 가동으로 채워야 할 공간이다. 수행한 것과 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분리하면 회사의 확장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기대를 과대계상하지 않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지정학이다. 중국은 2025년 한화오션 관련 미국 법인 다섯 곳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미 해군·동맹국 조선 협력이 깊어질수록 미국 시장의 기회는 커질 수 있지만, 중국과 연결된 조달·거래 관계에는 마찰이 생길 수 있다. 현재 공개된 범위에서는 실제 수주·조달·손익 영향을 정량화하기 어렵다. 위험의 존재와 재무 충격의 크기를 같은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한화오션의 정체성은 이제 한 종류의 배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거제에서는 LNG 운반선이 현재 사업을 받치고, FPSO와 WTIV가 해양 작업의 범위를 넓히며, 잠수함과 미 해군 보급함이 방산·정비의 경계를 확장한다. 이들을 묶는 것은 유행하는 산업 이름이 아니라 복잡한 계약을 설계·조달·건조·시운전·인도로 끝내는 능력이다. 결국 이 회사의 변화는 발표 자료보다 도크를 떠나는 선박에서 완성된다.
각주
- 한화오션 기업·사업 소개 — https://www.hanwha.co.kr/business/manufacture/hanwhaocean.do, 한화그룹, 2026-07-27.
- 한화오션 분기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3/000687/20260513001561/11013.htm, 한국거래소 KIND, 2026-05-13.
- Hanwha Ocean Brochure 2025 — https://www.hanwhaocean.com/pdf/Hanwha_Ocean_Brochure_EN_2025.pdf, Hanwha Ocean, 2025 edition.
- Naming Ceremony for 174K LNGC Qatar Project at Hanwha Ocean — https://www.krs.co.kr/eng/Webzine/View.aspx?WCDR=6929&WMDR=394, Korean Register, 2024-12-26.
- Petrobras P-79,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출항 — https://agencia.petrobras.com.br/w/plataforma-da-petrobras-p-79-deixa-estaleiro-sul-coreano-rumo-ao-brasil, Agência Petrobras, 2025-11-11.
-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3/000687/20260513001561/11013.htm, 한국거래소 KIND·한화오션, 2026-05-13.
- How specialized ships are helping offshore wind scale — https://www.hanwha.com/newsroom/news/feature-stories/how-specialized-ships-are-helping-offshore-wind-scale.do, Hanwha Group, 2026-07-28; 대형 해상풍력 설치선 인도 시기 한 달 단축 — https://www.hanwha.co.kr/newsroom/media_center/news/news_view.do?seq=13964, 한화그룹, 2025-02-03.
- 한화오션 기업·사업 소개 — https://www.hanwha.co.kr/business/manufacture/hanwhaocean.do, 한화그룹, 2026-07-27.
- Hanwha Ocean completes first MRO of U.S. Navy vessel — https://www.hanwha.com/newsroom/news/press-releases/hanwha-ocean-completes-first-mro-of-us-navy-vessel-in-korea-with-successful-departure-of-usns-wally-schirra.do, Hanwha Group, 2025-03-19.
- 로봇이 용접 척척…한화오션 스마트 조선소 박차 — https://www.sidae.com/article/2023103007540088893, 동행미디어 시대, 2023-10-30.
- 2025년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1711/20260316005097/11011.htm, 한국거래소 KIND·한화오션, 2026-03-11.
- 2025년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1711/20260316005097/11011.htm, 한국거래소 KIND·한화오션, 2026-03-11.
- Hanwha Announces Hanwha Ocean Launch — https://www.hanwha.com/newsroom/news/press-releases/hanwha-announces-hanwha-ocean-launch-signaling-new-era-of-shipbuilding-and-marine-energy-solutions.do, Hanwha Group, 2023-05-24.
- 2025년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1711/20260316005097/11011.htm, 한국거래소 KIND·한화오션, 2026-03-11.
-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3/000687/20260513001561/11013.htm, 한국거래소 KIND·한화오션, 2026-05-13.
- Hanwha Ocean Q2 net profit more than quadruples — https://en.yna.co.kr/view/AEN20260727005851320?section=economy-finance%2Feconomy, 연합뉴스, 2026-07-27.
- 한화오션, 2분기 영업익 7361억원…전년비 98% 급증 — https://news.tf.co.kr/read/economy/2347369.htm, 더팩트, 2026-07-27.
- 한화오션 분기보고서 (2026.0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3/000687/20260513001561/11013.htm, 한국거래소 KIND, 2026-05-13.
- Hanwha announces $5 billion Philly Shipyard investment — https://www.hanwha.com/newsroom/news/press-releases/hanwha-announces-5-billion-philly-shipyard-investment-as-part-of-south-koreas-commitment-to-us-shipbuilding-growth.do, Hanwha Group, 2025-08-27.
- KDDX 상세설계·선도함건조 우선협상대상업체 선정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7/02/000015/20260702000013/92008.htm, 한국거래소 KIND, 2026-07-02.
- 구축함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업체 선정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7/02/000015/20260702000013/92008.htm, 한국거래소 KIND·한화오션, 2026-07-01.
- Hanwha Ocean and Leidos to strengthen U.S. and allied naval shipbuilding — https://www.hanwha.com/newsroom/news/press-releases/hanwha-ocean-and-leidos-to-strengthen-us-and-allied-naval-shipbuilding.do, Hanwha Group, 2026-04-27.
-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패 — https://news.sbs.co.kr/amp/news.amp?news_id=N1008644555, SBS News, 2026-07-07.
- China sanctions 5 US units of South Korean shipbuilder Hanwha Ocean — https://apnews.com/article/cb72348bb00cb95801c2d6b5a47702fa, Associated Press, 2025-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