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열연 코일에서 고객의 표면까지
현대비앤지스틸의 출발점은 완성된 주방기구도, 자동차 부품도 아니다. 공장으로 들어오는 것은 포스코와 해외 원재료 업체에서 산 열연 스테인리스강대다. 넓고 길게 감긴 이 코일을 냉간압연해 원하는 두께로 만들고, 열처리로 재질을 조정한 뒤, 표면을 가공해 출하한다. 회사가 파는 가치는 금속의 양에만 있지 않다. 같은 스테인리스라도 고객이 요구하는 두께와 폭, 강종, 표면 상태에 맞춰 다음 공정에서 쓸 수 있는 재료로 바꾸는 데 있다.
냉간압연은 상온에서 롤 사이로 강판을 통과시켜 더 얇게 만드는 공정이다. 이후 열처리와 표면가공이 붙는다. 여기서 코일은 외관에 쓰이는 판재가 되기도 하고, 기능과 후속 가공을 앞세운 산업용 소재가 되기도 한다. 공장 사진에서 보이는 컨베이어와 대형 설비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무거운 코일을 연속 공정으로 다루면서 고객 규격을 반복해 맞추는 이 사업의 물리적 기반이다.
이미지: 녹색 설비와 컨베이어가 이어진 현대비앤지스틸 생산라인 내부▲ 녹색 설비와 컨베이어가 이어진 코일 처리 구역으로, 열연 소재가 냉연 제품으로 바뀌는 생산 기반을 보여준다 — 출처: [현대비앤지스틸 / Vimeo, 날짜 미상](https://www.bngsteel.com/m/kr/pr/video.jsp)
이 흐름을 알아야 회사의 정체가 선명해진다. 매출의 거의 전부는 스테인리스에서 나오며, 별도의 상품 유통과 가공수입도 본업 주위를 돈다. 고객이 사는 것은 원재료의 화학적 이름만이 아니라 공정을 거친 결과다. 표면이 최종 제품의 얼굴이 되는 분야에서는 외관이 중요하고, 식품·의료 설비처럼 쓰임이 다른 곳에서는 요구 규격도 달라진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이 차이를 생산 범위와 표면 조합으로 받아내는 냉연 가공업체다.
그래서 이 사업을 읽는 순서도 코일의 이동과 닮았다. 먼저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그 제품이 누구의 공장과 생활 공간으로 가는지 봐야 한다. 그다음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사이에 얼마가 남는지, 설비가 얼마나 돌아가는지 살펴야 한다. 스테인리스는 눈에 잘 띄는 소재지만, 이 회사의 이익은 완제품 매장에서가 아니라 그보다 앞선 규격 선택과 가공 단계에서 결정된다.
2.2B에서 엠보싱까지, 같은 강판에 다른 얼굴을 입힌다
회사가 제시하는 표면은 2B·BA·No.4·HL·No.8·엠보싱 등으로 갈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름을 외우는 일이 아니다. 표면 사양이 달라지면 고객이 제품을 고르는 이유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주방과 가전의 외관, 건축물의 마감, 산업 설비의 판재는 모두 스테인리스라는 공통분모를 갖지만 같은 상품은 아니다.
생산 가능 두께는 0.05mm에서 7.0mm까지 이어진다. 이 폭은 고객군의 폭과 연결된다. 건축·주방·가전·자동차·의료·식품 설비가 회사가 제시하는 주요 사용처다. 어떤 고객은 눈에 보이는 표면을 중시하고, 어떤 고객은 후속 성형과 조립에 맞는 규격을 먼저 본다. 회사가 강종·두께·표면을 묶어 제안하는 까닭은 최종 사용 장면이 서로 다른 주문을 한 생산 체계 안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보호필름이 붙은 스테인리스 캐비닛 완제품▲ 보호필름이 남은 스테인리스 캐비닛으로, 냉연 표면재가 절단·조립을 거쳐 고객의 완제품 외관이 된 모습을 보여준다 — 출처: [SWCNT, 날짜 미상](https://www.swcnt.co.kr/cgi/goods.html?code1=A&code2=AF&code3=ABO&gd_no=692&type=view)
캐비닛 사진은 소재기업의 고객 여정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판재 표면에는 필름이 붙어 있고, 이미 문과 손잡이, 환기구를 갖춘 물건으로 변해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이름이 소비자 브랜드처럼 앞에 서지는 않더라도, 냉연 강판의 상태는 완제품 외관과 생산 과정에 닿아 있다. 소재 판매가 고객의 구매 규격과 품질 확인을 동반하는 이유다.
제품은 코일이나 판 형태로 출하된 뒤 유통사와 가공업체, 완제품 생산자의 공정을 지난다. 팔레트에 포장된 판재에 보호필름과 브랜드가 남아 있는 장면은 이 중간재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아직 최종 제품은 아니지만 이미 강종과 표면, 치수에 따라 용도가 좁혀진 상품이다. 범용 금속처럼 보이는 한 장의 판재에도 주문 사양과 가공 이력이 들어 있다.
이미지: 보호필름을 붙여 팔레트에 포장한 스테인리스 판재▲ ‘Hyundai BNG Steel’ 보호필름이 붙은 스테인리스 판재의 유통 현장으로, 공장에서 나온 소재가 후속 가공을 기다리는 단계다 — 출처: [Công ty TNHH Thép Không Gỉ Á Châu, 날짜 미상](https://inoxacsvietnam.com/tam-inox-316-be-mat-ba-no1-hl-2b-chinh-hang)
표면 종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고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고객이 실제로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하는 사양을 얼마나 팔았는지, 그 주문을 납기와 품질에 맞춰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했는지가 함께 중요하다. 제품 믹스란 결국 카탈로그의 항목 수가 아니라 한 기간에 어떤 사양이 매출 바구니에 담겼는지를 뜻한다. 회사가 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구성을 강조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3.주문은 규격에서 시작되고 이익은 스프레드에서 남는다
돈의 흐름은 비교적 명료하다. 열연 스테인리스 코일을 사서 냉간압연·열처리·표면가공에 투입하고, 완성된 냉연 제품과 일부 상품을 판매한다. 판매단가에서 열연 소재와 니켈·크롬·스크랩 등 원료의 영향, 가공비와 고정비를 감당하고 남는 부분이 수익의 바탕이다. 업계에서 말하는 스프레드 또는 롤마진은 판매가격과 주요 투입원가 사이의 여유를 가리킨다. 가격표가 올랐다는 소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원재료비보다 얼마나 빠르고 충분히 반영됐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
스프레드 옆에는 물량이 있다. 판매와 생산이 늘어 공장이 더 고르게 돌아가면 설비 비용을 더 많은 제품에 나눌 수 있다. 반대로 수요가 약해 주문이 줄면 좋은 표면 설비를 갖췄더라도 채산성이 눌릴 수 있다. 판매량, 가동 수준, 제품 믹스가 판가와 원가의 차이에 함께 작용하는 구조다. 어느 한 변수만 떼어 회사 전체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고객의 업종이 넓다고 해서 경기 영향을 피해 가는 것도 아니다. 건설 수요가 부진하면 건축용 물량과 가격 협상 환경이 약해질 수 있고, 저가 수입재가 들어오면 범용 사양에서 가격 방어가 어려워진다. 니켈 가격과 환율은 투입원가와 판가 전가의 시차를 흔든다. 신용평가사가 철강 경기와 수입재 경쟁을 수익성 변동의 배경으로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는 니켈 가격 민감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400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는 원료 변수 하나의 노출을 조정하는 선택에 가깝다. 수입재와 수요 부진, 환율, 설비 가동 같은 다른 변수까지 지워 주지는 않는다. 결국 현대비앤지스틸의 영업력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사양을 잡는 일과 원료 변화를 판가에 옮기는 일, 공장을 효율적으로 돌리는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능력에서 드러난다.
거래 관계도 이 구조에 무게를 더한다. 원재료 공급사는 공정의 입구를, 가전·주방·건축·자동차와 산업 설비 고객은 출구를 쥔다. 단번에 소비자에게 파는 사업이 아니므로 공급과 고객 양쪽에서 규격 합의, 납기, 품질의 축적이 중요하다. 창립 기념행사에 고객사와 주요 원재료 공급사가 함께 초대된 장면은 회사가 말하는 장기 파트너십이 사업 사슬의 양끝을 잇는 관계라는 점을 보여준다.
4.창원에서 정밀재와 표면가공으로 갈라지는 생산 지도
창원은 스테인리스 냉연의 중심 생산거점이다. 대형 공장과 코일 처리 설비가 본업의 물량을 받치고, 회사는 이 기반 위에서 정밀재와 프리미엄 표면 제품을 별도 거점으로 나눈다. 공장 지도는 제품 카탈로그를 공간으로 펼쳐 놓은 것과 같다. 대량 냉연, 얇고 기능적인 소재, 가전 외관용 표면이라는 서로 다른 주문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배치다.
이미지: 공장 안에 줄지어 놓인 스테인리스 코일▲ 천장 크레인 아래 줄지어 놓인 스테인리스 코일로, 연속 생산과 물류가 맞물리는 냉연 사업의 현장을 보여준다 — 출처: [Stainless Steel Club, 2026-05-01](https://www.stainless.club/industry-news/read/hyundai-bng-profit-jumps-in-q1-as-stainless-prices-recover.html)
창원 정밀재 공장은 회사가 초박판·고기능 소재 거점으로 소개하는 곳이다. ‘정밀재’라는 말은 단순히 작은 제품을 뜻하지 않는다. 얇은 두께와 기능 요구에 맞춰 더 세분화한 소재 영역을 가리킨다. 이 거점의 의미는 범용 냉연 물량과 다른 요구를 별도로 다룰 생산 기반을 둔 데 있다. 회사가 밝힌 생산 범위의 가장 얇은 구간도 이런 방향과 이어진다.
송악공장은 프리미엄 가전용 표면가공 거점으로 소개된다. 가전 외장재는 최종 소비자의 눈에 직접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표면의 인상이 제품 가치의 일부가 된다. 회사 관점에서는 원재료 가격에 연동되는 범용 판매만 좇기보다 표면 선택과 가공 역량으로 주문을 세분화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프리미엄’이라는 명칭과 실제 수익성은 구분해야 한다. 어떤 표면 제품이 얼마나 팔리고 원가 이상의 가격을 받았는지는 기간별 판매 믹스와 마진에서 확인된다.
이미지: 산을 배경으로 선 창원 냉연공장 외관▲ 야간의 창원 냉연공장 외관으로, 코일 가공 설비가 모인 본업 생산거점의 규모를 보여준다 — 출처: [철강금속신문, 2015-10-01](https://www.sn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46121)
거점이 나뉘어 있다는 것은 선택지가 많다는 뜻인 동시에 각 설비에 맞는 주문을 채워야 한다는 뜻이다. 정밀재와 표면가공은 범용재 경쟁을 피할 여지를 주지만, 설비 이름만으로 고객 수요가 생기지는 않는다. 수익 제품을 늘리겠다는 회사의 전략은 생산 거점의 역할을 실제 주문과 연결하고, 비슷한 양을 팔더라도 더 나은 구성을 만드는 데서 시험받는다.
5.2025~2026년 1분기 실적: 판가 회복이 마진으로 번진 구간
감사받은 2025년 연결 실적과 2026년 1분기 공시는 최근 사업 상태를 읽는 기준점이다. 2025년 연결 대상 종속회사는 1개였고 감사의견은 적정이었다. 연간 매출은 7,412.5억원, 영업이익은 258.9억원, 순이익은 148.2억원이었다. 매출의 지역 구성은 국내 6,326억원, 수출 1,086억원으로 국내 비중이 컸다.
연결 기준 | 2025년 | 2026년 1분기 | 2025년 1분기 비교치 |
|---|---|---|---|
매출 | 7,412.5억원 | 1,997.4억원 | 1,874.7억원 |
영업이익 | 258.9억원 | 83.9억원 | 24.7억원 |
순이익 | 148.2억원 | 43.5억원 | 10.2억원 |
영업이익률 | 약 3.5% | 약 4.2% | 약 1.3% |
1분기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늘었고 이익의 개선 폭은 더 컸다. 철강 전문매체들은 이를 스테인리스 판매가격 회복과 가격 전가, 롤마진 개선의 결과로 해석했다. 냉연 평균 판매단가는 kg당 3,162원, 열연 원재료 평균가격은 kg당 2,201원이었다. 두 숫자의 단순 차이가 곧 영업이익은 아니지만 판가와 투입 소재 가격의 방향을 함께 볼 수 있는 운영지표다. 가공비와 제품 구성까지 반영된 최종 결과가 영업이익률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창원 스테인리스 생산능력은 연 30만톤으로 공시됐다. 같은 분기 생산량은 65,058톤, 가동률은 79.0%였다. 이는 이익 개선을 판가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설비 이용 수준과 함께 보게 한다. 다만 가동률은 공장 운영지표이고 고객집중도는 판매 구조 지표다. 특정 고객 주문이 가동을 끌어올렸다는 연결 근거는 공시돼 있지 않으므로 각각의 관찰로 남겨 두는 편이 정확하다.
매출 구성은 본업의 집중도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1분기 연결 매출의 99.0%가 스테인리스 사업에서 나왔고, 세부적으로 제품 90.4%, 상품 8.3%, 가공수입 0.3%였다. 자동차 엔진부품 등 기타 사업은 1.0%였다. 국내 매출은 1,730.9억원, 수출은 266.5억원이었다. 2025년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 내수 점유율은 회사 공시 기준 27.2%로 업계 2위였다. 시장 지위는 분명하지만 내수 냉연이라는 범위의 회사 산정치라는 점도 함께 읽어야 한다.
고객 쏠림은 한 고객에 전적으로 매달린 구조와는 다르지만 무시할 수준도 아니다. 2025년 최대 익명 고객 한 곳의 매출은 1,139억원으로 전체의 15.37%였다. 이듬해 1분기에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두 고객이 각각 약 10.4%, 10.2%를 차지했다. 공시는 고객명을 밝히지 않으므로 어느 산업의 어떤 계약인지까지 나아갈 수 없다. 확인되는 것은 여러 최종 용도를 가진 회사에도 일정 규모의 핵심 거래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현금 흐름과 재무상태도 개선의 질을 살필 단서다.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9.6억원이었다. 분기 말 연결자산은 7,430억원, 연결부채는 약 2,176억원이었다. 손익 개선이 영업현금 유입과 함께 나타났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한 분기의 원재료 구매와 재고 움직임에 따라 현금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연속된 분기에서 판가·재고·운전자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더 중요하다.
2026년 8월 3일에는 2분기 연결 잠정실적 공시가 나왔지만, 여기서는 해당 수치가 검증되지 않았고 기준일 현재 반기보고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비교표는 감사 연간 실적과 정기보고서로 확인되는 1분기까지만 담았다. 1분기의 반등은 분명하되 강한 수요 회복까지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매출 증가보다 이익 증가가 훨씬 컸다는 점은 당시 판가와 원가 사이 여건이 유리해졌다는 쪽에 더 가깝다.
6.삼양특수강의 출발과 현대차그룹 편입 사이
회사의 뿌리는 1966년 삼양특수강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1년에는 회사 연혁상 국내 최초의 스테인리스 강판 공장을 울산에 세웠다. 이 기록은 오늘의 냉연 사업이 짧은 유행을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국내 스테인리스 산업의 형성기부터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다만 오랜 역사 자체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 것은 아니다.
1997년 정리 절차는 그 단절을 드러낸다. 이후 2000년 인천제철에 인수됐고,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됐다. 현재의 ‘현대’ 계열 정체성은 창업 때부터 고정된 이름이 아니라 구조조정과 인수의 결과다. 이 이력을 알고 나면 회사가 재무건전성과 원가구조를 전략의 앞줄에 놓는 모습도 추상적인 구호로만 보이지 않는다.
지배구조에서는 현대제철이 최대주주다. 2026년 4월 16일 기준 현대제철의 보유지분은 31.12%였고 특별관계자를 합친 비율은 45.98%였다. 원재료 구매처, 고객, 최대주주는 각각 별개의 관계이므로 ‘그룹사’라는 한 단어로 거래 구조를 단정할 수는 없다. 확인되는 범위는 현대차그룹 계열의 지배 기반 위에서 독립 상장사로 냉연 스테인리스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이미지: 창립 기념행사 무대에서 기념패를 든 참석자들▲ 창립 60주년 행사에서 고객사 관계자들과 기념패를 들고 촬영한 장면으로, 소재업체가 오래 축적해 온 거래 관계를 보여준다 — 출처: [스틸IN, 2026-04-08](https://www.steel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876)
창립 60주년 행사에는 고객사와 주요 원재료 공급사, 임직원 등 약 230명이 참석했다. 철강 소재업의 역사는 공장 연식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특정 강종과 표면을 반복 주문하는 고객, 열연 소재를 대는 공급사, 품질과 납기를 맞추는 생산조직이 함께 남아야 한다. 기념행사의 단체사진은 실적표에 잡히지 않는 이 관계망을 보여주지만, 관계가 실제 주문과 가격 협상력으로 이어지는지는 매 기간 새로 증명해야 한다.
7.자동차부품의 옆길과 본업으로의 재집중
현대비앤지스틸은 스테인리스 밖에서 자동차 엔진부품 관련 사업도 시도했다. 당진공장은 자동차 엔진블록용 샌드몰드 생산을 위한 거점으로 준공됐다. 2019년 당시에는 자동차 부품 영역을 넓히는 물리적 기반이었지만, 2025년 사업보고서는 이 공장의 운영 중단과 설비·토지 매각 추진을 적었다. 준공 사진은 현재의 성장 공장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아니라 한때 선택했던 다각화 경로의 현장을 기록한다.
이미지: 현대비앤지스틸 당진공장의 준공 당시 외관▲ 자동차 엔진블록용 샌드몰드 생산 거점으로 준공된 당진공장의 당시 외관으로, 이후 운영 중단에 이른 비핵심 사업의 물리적 흔적이다 — 출처: [스틸데일리, 2019-09-25](https://www.steel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0294)
이 사례는 다각화를 무조건 실패라고 부르는 것보다 본업과 새 사업 사이의 거리를 재는 기준으로 보는 편이 유용하다. 스테인리스 냉연은 열연 코일 조달, 압연과 표면가공, 폭넓은 산업 고객이라는 축을 갖는다. 샌드몰드는 생산기술과 고객 접점이 다른 사업이다. 새 거점을 세운 사실만으로 기존 판매망과 공정 역량이 그대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었다.
운영 중단과 자산 매각 추진은 회사의 무게중심을 다시 선명하게 만든다. 현재 매출에서 기타 사업의 몫은 작고, 수익 제품 믹스와 원가 혁신, 신규 스테인리스 수요 발굴이 공식 전략의 중심이다. 당진 자산의 처분 시기나 금액은 공시된 사실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현 단계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비핵심 설비의 정리를 추진하면서 자원 배분의 초점을 냉연 스테인리스로 되돌리고 있다는 방향이다.
다각화의 흔적은 앞으로 새 사업을 평가할 때도 기준이 된다. 신규 수요가 기존 강종·두께·표면 역량을 활용하는지, 별도 설비와 고객망을 처음부터 요구하는지에 따라 실행 난도가 달라진다. 회사가 말하는 신규 수요 발굴은 매출이 생긴 계약명이 아니라 전략 항목이다. 실제 변화는 정밀재나 프리미엄 표면 제품의 주문, 생산 믹스, 수익성에서 나타나야 한다.
8.‘더 많이’보다 ‘더 나은 구성’을 택한 가치 제고 계획
2026년 3월 회사가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믹스 고도화, 원가구조 혁신, 신규 수요 발굴, 재무건전성 유지, 지속가능한 배당을 한 묶음으로 제시했다. 서로 떨어진 문구처럼 보이지만 냉연 사업의 구조에 대입하면 연결된다. 더 나은 사양을 팔아 판가 방어력을 높이고, 생산과 조달 비용을 낮추며, 그 결과를 재무 안정과 주주환원으로 이어 보겠다는 순서다.
여기서 핵심은 매출 외형과 이익의 방향이 언제든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범용 물량을 늘려 설비를 채우는 선택과 정밀재·표면재 비중을 높이는 선택은 모두 가동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격과 원가의 결과는 다르다. 저가 수입재와 경쟁해야 하는 시장에서는 판매량만으로 전략의 성공을 판정하기 어렵다. 공시된 믹스가 실제 평균 판가와 마진,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가 계획의 번역본이 된다.
원가구조 혁신도 단순한 비용 절감 구호보다 넓게 봐야 한다. 원료 조달 조건, 생산 효율, 설비 이용은 냉연 제품의 원가에 닿는다. 다만 어느 항목을 얼마만큼 줄이겠다는 세부 실행 수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향후 보고서에서 판가와 원재료 가격의 간격, 공장 가동, 영업현금흐름이 같은 방향으로 개선되는지가 계획의 진행을 보여줄 단서다.
신규 수요 발굴의 무대는 이미 회사가 내놓은 용도와 생산거점 안에 어느 정도 그려져 있다. 초박판·고기능 소재, 가전용 표면가공, 건축·주방·자동차·의료·식품 설비가 후보 시장의 언어다. 그렇다고 모든 용도가 같은 경기와 같은 가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잘하는 표면과 두께를 어느 고객의 반복 주문으로 묶느냐가 전략을 매출로 바꾸는 과정이다.
재무건전성과 배당은 이 과정의 결과이자 제약이다. 원재료를 사고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사업에서는 시황이 흔들릴 때 현금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 설비 투자와 주주환원도 같은 재원 안에서 만난다. 지속가능한 배당이라는 표현은 일회성 확대보다 본업의 현금창출력 안에서 이어지는 정책을 지향한다는 뜻에 가깝다. 구체적인 배당 결과는 이후 이사회 결정과 공시로 확인된다.
현대비앤지스틸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열연 코일에 고객별 표면과 규격을 입혀 파는 회사다. 긴 역사와 그룹 지배구조, 여러 생산거점도 결국 이 공정의 경쟁력을 받치거나 시험하는 조건이다. 판가가 원가보다 앞서고 공장이 고르게 돌 때는 이익의 탄력이 커진다. 수요가 약하고 수입재가 가격을 누르면 같은 설비가 부담이 된다. 이 회사의 가치 제고 계획은 화려한 신사업 서사보다 익숙한 코일 한 롤에서 더 나은 제품 구성과 현금을 끌어내는 작업에 가깝다.
각주
- 현대비앤지스틸 제61기 1분기 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883/20260515006562/11013.htm
- 현대비앤지스틸 제60기 사업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2230/20260316006341/11011.htm
- 스테인리스 제품 생산범위 — 현대비앤지스틸 — https://www.hyundai-bngsteel.com/kr/product/steel/production.jsp
- 스테인리스 제품 용도 — 현대비앤지스틸 — https://www.hyundai-bngsteel.com/kr/product/steel/use.jsp
- 현대비앤지스틸 신용평가 의견 — 한국신용평가, 2026-06-26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626-62.pdf&gubun=2&menuCd=R8
- 현대비앤지스틸 제61기 1분기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883/20260515006562/11013.htm
- 현대비앤지스틸, STS 판가 상승 타고 1분기 실적 반등 — 철강금속신문, 2026-04-27 — https://www.sn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68648
- 현대비앤지스틸 신용평가 의견 — 한국신용평가, 2026-06-26 — https://m.kisrating.com/fileDown.do?fileName=rs20260626-62.pdf&gubun=2&menuCd=R8
- 현대비앤지스틸 창립 60주년 기념행사 — 스틸IN, 2026-04-08 — https://www.steel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876
- HYUNDAI BNG STEEL COMPANY BROCHURE — 현대비앤지스틸 — https://www.hyundai-bngsteel.com/m/en/pds/new_Company_Brochure_English.pdf
- HYUNDAI BNG STEEL PRODUCT BROCHURE — 현대비앤지스틸 — https://www.hyundai-bngsteel.com/m/en/pds/new_Product_Brochure_English.pdf
- 현대비앤지스틸 사업보고서 (2025.12) — 금융감독원 DART, 2026-03-16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316001374
-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잠정)실적 — 금융감독원 DART / 한국거래소, 2026-04-24 —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42480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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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비앤지스틸 제60기 사업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2230/20260316006341/11011.htm
- 현대비앤지스틸 제61기 1분기 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883/20260515006562/11013.htm
- 현대비앤지스틸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잠정)실적 공정공시 — 한국거래소 KIND, 2026-08-03 — https://kind.krx.co.kr/common/disclsviewer.do?acptno=20260803000729&docno=&method=search&viewerhost=
- Company History — 현대비앤지스틸 — https://hyundai-bngsteel.com/en/company/history.jsp
- 현대제철의 현대비앤지스틸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 한국거래소 KIND, 2026-04-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4/16/000496/20260416001433/00636.htm
- 현대비앤지스틸 자동차용 당진공장 준공 — 스틸데일리, 2019-09-25 — https://www.steel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0294
- 2026년 현대비앤지스틸 기업가치 제고 계획 — 한국거래소 KIND, 2026-03-2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5/001108/20260325003048/68961.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