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비가 도착한 순간부터 시작되는 사업
혜인의 출발점은 커다란 굴착기나 엔진이다. CAT 완성 장비와 엔진, 부품을 들여와 국내 고객에게 판매한다. 하지만 거래의 끝은 장비 인도가 아니다. 정비, 부품 교체, 임대, 기술교육, 원격 장비관리까지 이어 붙여 고객이 장비를 사용하는 시간 전체를 사업 영역으로 삼는다. 산업장비 유통과 현장 서비스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구조다.
첫 번째 돈은 완성 장비와 엔진을 넘길 때 생긴다. 이후에는 고장 수리와 정기적인 정비, 필요한 부품의 조달, 장비관리 계약에서 수익이 이어진다. 장비를 직접 사기 어려운 고객에게는 임대가 또 하나의 접점이 된다. 판매는 건별로 크지만 현장 투자 일정에 따라 출렁일 수 있고, 정비와 부품은 이미 보급된 장비가 움직이는 동안 반복될 여지가 있다. 혜인의 사업을 신차 판매점보다 ‘산업장비의 생애를 관리하는 운영망’에 가깝게 봐야 하는 이유다.
CAT는 이 구조의 중심에 있다. 건설기계뿐 아니라 육상·해상 엔진, 발전기세트와 추진기까지 제품 범위가 넓다. 혜인은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보다 해외에서 들여온 완제품과 부품을 국내 현장에 맞춰 공급하고 지원한다. 따라서 경쟁력의 상당 부분은 원천 브랜드의 제품력에서 오지만, 고객이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견적과 납기, 부품 확보, 정비 속도, 교육과 사후관리다.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 현장 사이의 마지막 거리를 누가 안정적으로 메우느냐가 혜인의 몫이다.
이미지: 흰 배경에 놓인 CAT 궤도 굴착기▲ 흰 배경에 놓인 CAT 궤도 굴착기와 버킷 — 출처: [㈜혜인, 2025-12-31](https://www.haein.com/kr/product/product_02.php)
이 구조는 고객을 한 업종에 가두지 않는다. 토목 현장의 굴착기와 불도저, 도로 작업의 포장 장비, 광산의 대형 운반 장비가 있는가 하면 물류창고에는 지게차가 들어간다. 발전기와 엔진은 건설장비와 전혀 다른 구매 절차와 유지관리 요구를 가진다. 한 회사 안에 여러 제품군이 공존하는 까닭은 품목 수를 늘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장비가 멈추면 작업도 멈추는 고객 문제를 여러 현장에서 반복해 해결하기 위해서다.
2.굴착부터 창고 이동까지 이어지는 현장 지도
건설장비 제품군에는 굴착기, 휠굴착기, 휠로더, 불도저, 도로장비, 광산트럭과 스키드로더 등이 들어간다. 이름은 달라도 고객이 사는 것은 철 덩어리 자체보다 작업 능력과 가동 시간이다. 굴착기는 흙을 파고, 휠로더는 자재를 옮기며, 도로장비는 포장과 유지관리 작업에 투입된다. 장비의 역할이 나뉠수록 판매 상담도 사양표 읽기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공간에서 무슨 작업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에 따라 제품 선택과 사후지원의 모양이 달라진다.
혜인은 CAT 밖으로도 현장 지도를 넓혀 왔다. 융하인리히 물류장비, 버미어 장비와 BKT 타이어를 취급한다. 이는 모든 품목을 자체 브랜드로 묶는 다각화와는 다르다. 서로 다른 전문 브랜드를 국내 고객에게 연결하고, 부품과 서비스 접점을 제공하는 유통업자의 확장이다. 건설현장에서 시작한 관계가 창고와 물류, 산업 작업으로 넓어질 수 있지만 각 브랜드의 수요와 공급 조건은 별개로 움직인다.
이미지: 천안 공장 내부에 보관된 여러 대의 지게차▲ 천안 공장 내부에 줄지어 보관된 지게차와 물류장비 — 출처: [혜인 고객지원, 상시 페이지](https://productsupport.haein.com/service_en/factory/cheonan_factory.php)
고객 장면을 따라가면 혜인의 상품 구성이 덜 복잡해 보인다. 넓은 토목 현장에는 대형 건설기계가 필요하고, 도심의 좁은 공사 구간에는 기동성과 작업 범위가 다른 장비가 요구된다. 창고에서는 적재와 이동 장비가 핵심이 된다. 발전설비를 운영하거나 선박을 움직이는 고객에게는 엔진과 추진 계통이 중심이다. 혜인은 이 장면마다 제조 공정을 새로 갖추는 대신 적합한 장비를 골라 공급하고, 국내 지원망을 붙인다.
이 방식은 제품군 확대와 서비스 역량이 함께 가야 성립한다. 품목만 늘리면 부품 종류와 정비 지식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판매 조직에는 넓은 제품 선택지가 장점이지만, 운영 조직에는 재고와 기술 인력, 교육 부담이 된다. 혜인의 제품 목록은 곧 서비스 조직이 감당해야 할 현장 목록이기도 하다.
3.판매 뒤에 남는 정비·부품·장비 데이터
장비 판매는 한 번의 계약이지만 장비가 일하는 기간은 길다. 이 간격을 채우는 기반이 천안 제1공장과 전국 서비스망이다. 이곳은 정비와 고객지원, 기술교육, 부품 공급을 연결한다.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접수하는 창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품과 작업 인력을 실제 장비까지 보내고 고객의 운용 능력을 높이는 체계가 함께 요구된다.
이미지: 굴착기와 도로장비가 놓인 러닝센터 외부 야드▲ 굴착기와 도로장비가 배치된 혜인 러닝센터 외부 야드 — 출처: [혜인, 상시 페이지](https://www.haein.com/en/customer/network_popup.php?gallery_idx=2)
디지털 관리도 이 사후지원의 연장선에 있다. CAT Connect는 장비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하고 진단하는 기반이다. PCC는 부품 구매의 접점을 제공하며, Rebuild와 CVA는 장비 재생과 관리 서비스를 묶는 회사의 체계다. 이름은 디지털 플랫폼이나 서비스 패키지처럼 보이지만 경제적 의미는 단순하다. 장비가 현장에 들어간 뒤에도 혜인이 상태 정보와 부품 수요, 정비 일정에 계속 관여할 수 있게 한다.
이미지: 여러 작업 장비와 위성, 관제 화면을 연결한 장비관리 도식▲ 작업 장비와 위성, 관제 화면을 연결해 표현한 원격관리 도식 — 출처: [㈜혜인, 2026-04-21](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76)
장비 데이터가 있다고 곧바로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원격 경보가 실제 정비 예약으로 이어지는지, 필요한 부품을 제때 확보하는지, 고객이 관리 프로그램을 계속 이용하는지다. 디지털 화면은 고장 난 장비를 직접 고치지 못한다. 반대로 현장 정비만으로는 장비가 멈추기 전에 개입하기 어렵다. 원격 확인과 물리적 서비스망이 맞물릴 때 비로소 장비관리 서비스가 완성된다.
서비스는 고객 관계를 길게 만들지만 동시에 약속의 무게도 키운다. 판매 후 지원이 경쟁력으로 인식될수록 부품 지연이나 정비 공백은 브랜드 전체의 문제로 돌아온다. 혜인에는 영업망과 서비스망이 별개의 부서라기보다 같은 상품의 앞면과 뒷면에 가깝다. 장비를 잘 파는 능력과 이미 팔린 장비를 오래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따로 평가하기 어려운 회사다.
4.실적의 무게중심: 장비·부품과 쌓인 재고
2025년 확정 매출은 2,417.13억원, 영업이익은 175.52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142억원이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7.3%, 순이익률은 약 5.9%다. 연간 매출의 중심은 건설기계·부품 상품과 엔진 제품이었다. 공시는 CAT 장비·엔진·부품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라고 명시한다. 제품 목록은 넓지만 손익의 뿌리는 여전히 CAT 생태계에 깊게 내려가 있다.
항목 | 2025년 | 2026년 1분기 | 읽을 지점 |
|---|---|---|---|
매출 | 2,417.13억원 | 403.65억원 | 분기는 연간 수치와 직접 비교하기보다 전년 동기를 봐야 한다 |
영업이익 | 175.52억원 | 13.01억원 | 분기 매출 감소와 이익 증대가 동시에 나타났다 |
당기순이익 | 약 142억원 | 4.16억원 | 분기 순이익 규모는 아직 작다 |
영업이익률 | 약 7.3% | 약 3.2% | 계절성과 제품 구성 차이를 함께 봐야 한다 |
2025년 매출 구성은 건설기계·부품 상품 1,360.63억원으로 56.3%, 엔진 제품 840.42억원으로 34.8%였다. 정비는 180.40억원으로 7.5%, 임대는 27.06억원으로 1.1%, 전력은 1.78억원으로 0.1%를 차지했다. 장비와 엔진을 파는 매출이 압도적이고, 반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정비 매출은 그보다 작은 구조다. 서비스가 사업의 접착제 역할을 하더라도 현재 손익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완제품과 부품 판매다.
매출 구분 | 2025년 비중 | 2026년 1분기 비중 |
|---|---|---|
건설기계·부품 상품 | 56.3% | 75.7% |
엔진 제품 | 34.8% | 10.0% |
정비 | 7.5% | 12.6% |
임대 | 1.1% | 1.6% |
전력 | 0.1% | 0.1% |
2026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9.5%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0%, 28.6% 증가했다. 외형과 이익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분기다. 매출이 줄어든 폭만 보고 영업이 악화됐다고 단정할 수도 없고, 이익 증가만 보고 수요가 회복됐다고 해석하기도 어렵다. 비용과 판매 조합이 이익을 방어했지만, 매출 기반이 크게 작아졌다는 두 사실을 함께 놓아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엔진이었다. CAT 엔진 제품매출은 전년 동기 287.62억원에서 40.43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정비수입은 43.68억원에서 50.59억원으로 늘었지만 엔진 판매 공백을 메우기에는 규모가 달랐다. 분기별 엔진 프로젝트의 납품과 매출 인식이 전사 외형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반면 정비는 작은 비중에서도 판매 매출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완충 역할을 했다.
재고는 또 하나의 중심 지표다. 1분기 말 재고자산은 1,057.73억원으로 총자산의 42.45%였고, 연환산 재고회전율은 1.3회였다. 다양한 완성 장비와 부품을 즉시 공급하려면 재고가 필요하지만 회전이 늦어지면 현금이 창고에 오래 묶인다. 장비 수요 회복이 지연될 때에는 할인 판매나 보관 부담보다 먼저 운전자본의 압박이 커질 수 있다. 판매 회복의 질을 판단할 때 매출뿐 아니라 재고 감소와 현금 회수까지 봐야 하는 이유다.
고객 쏠림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2025년에는 연간 수익의 10% 이상을 차지한 단일 고객이 없었다. 특정 대형 고객 한 곳의 이탈이 곧바로 전사 매출을 흔드는 구조는 아니지만, 공급 브랜드 측 집중도와는 다른 이야기다. 고객은 분산돼 있어도 판매하는 핵심 제품은 CAT에 크게 의존한다. 수요처의 분산과 공급원의 집중이 동시에 존재한다.
태양광발전소 운영과 마이크로그리드 활동도 있지만 현재 전력 매출은 주력과 거리가 멀다. 해남 1,000kWp와 천안 제1공장 100kWp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6년 1분기 전력매출은 34백만원이었다. 신재생에너지라는 이름이 주는 인상보다 실제 손익 기여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5.육상 전력에서 선박 추진까지, 엔진의 두 번째 축
엔진 사업은 건설기계의 부속품으로만 묶이지 않는다. 혜인이 취급하는 CAT 엔진과 발전기세트는 비상부하, 피크전력, 열병합, 육상·해상 동력에 쓰이며 선박 추진기까지 이어진다. 고객이 원하는 것도 단품 엔진 한 대에 한정되지 않는다. 전력이 끊겼을 때 작동할 비상설비, 특정 시간대의 전력 수요를 보완할 발전설비, 선박을 움직일 추진 계통처럼 사용 장면마다 설계와 설치, 시험, 사후지원이 달라진다.
이미지: 흰 배경에 전시된 대형 CAT 해상용 엔진▲ 흰 배경에 측면이 드러난 대형 CAT 해상용 엔진 — 출처: [네이트 뉴스·아시아타임즈 재전재, 2025-05-12](https://news.nate.com/view/20250512n31783)
건설장비와 엔진은 같은 CAT 브랜드를 공유하지만 판매 방식은 같지 않다. 건설기계는 작업 장비 자체의 선택과 납기, 현장 서비스가 중요하다. 발전설비는 고객 시설의 전력 체계 안에 들어가므로 설계와 시공, 시운전이 결합될 수 있다. 해상 엔진은 분해와 정비, 조립, 성능시험 같은 작업 역량이 사업 범위를 좌우한다. 혜인이 엔진을 성장축으로 반복해 제시하는 배경에는 제품 판매뿐 아니라 프로젝트와 장기 유지관리로 넓힐 수 있는 접점이 있다.
동시에 엔진 매출은 덩어리가 크고 시점에 민감하다. 프로젝트의 납품 일정이 어긋나면 정비 서비스가 견조해도 전사 외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사업에서는 수주 발표만큼 실제 납품과 검수, 매출 인식의 연결이 중요하다. 장비 유통의 재고 관리와 프로젝트 사업의 일정 관리가 한 회사 안에서 동시에 필요하다.
엔진 정비 역량은 데이터센터, 방산, 해양으로 뻗어 가는 공통 기반이기도 하다. 발전기와 함정 엔진은 사용처가 다르지만 설치 후 시험과 유지관리라는 현장 업무를 남긴다. 그래서 혜인의 엔진 사업을 볼 때에는 어떤 산업의 이름이 붙었는지보다 회사가 설계부터 시운전, 정비까지 어느 단계에 실제로 참여하는지를 구분하는 편이 정확하다.
6.좁은 도심과 다목적 작업을 겨냥한 신제품
2026년 6월 혜인은 CAT M314 휠굴착기의 국내 공급과 1호기 인도를 발표했다. 16톤급 장비로 도로 보수, 상하수도와 지하 관로 등 도심 인프라 유지관리 작업을 겨냥한다. 궤도 대신 바퀴로 이동하는 휠굴착기는 도시 안에서 여러 작업 지점을 오가는 장면과 맞닿아 있다. 회사가 대규모 신규 토목공사뿐 아니라 이미 깔린 도시 인프라를 고치고 관리하는 수요에도 제품군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달에는 CAT 250·260·270·270XE 스키드로더도 내놓았다. 스키드로더는 건설뿐 아니라 농림, 조경과 물류 현장을 겨냥한 다목적 장비다. 대형 굴착기 한 대로 모든 작업을 처리하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고객이 필요한 작업 도구를 선택하도록 제품 폭을 넓힌 것이다.
회사는 2026년 1분기 스키드로더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2%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회사 내부 집계이며 전사 매출 증가율이나 국내 시장점유율을 뜻하지 않는다. 읽을 수 있는 범위는 특정 소형 장비군에서 판매 흐름이 개선됐다는 정도다. 신제품 효과는 이후 출하가 반복되고 부품·정비 수요로 연결되는지에서 더 분명해진다.
두 출시는 혜인의 장비 사업이 단순히 대형 토목 경기에만 매달려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심 유지관리와 조경, 물류처럼 비교적 세분된 작업 장면을 찾아 제품을 배치한다. 그러나 신제품 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사업 다변화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현장에 깔린 장비가 늘고 전국 서비스망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될 때 비로소 판매 이후의 수익 경로가 열린다.
7.데이터센터·방산·해상풍력은 어디까지 왔나
혜인이 제시하는 새 성장축은 서로 멀어 보이지만 엔진과 전력, 정비 역량에서 만난다. 데이터센터에는 비상발전기가 필요하고, 가스발전기는 분산전원 프로젝트로 접근한다. 방산·해양에서는 대형 엔진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해 성능을 시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해상풍력 지원선은 선박 엔진과 추진기 공급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제품을 보유한 단계, 납품 사례를 회사가 밝힌 단계, 협력을 추진하는 단계는 경제적 확정도가 다르다. 현재 확인되는 경계를 한 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분야 | 확인된 기반 또는 행동 | 현재 근거의 단계 |
|---|---|---|
데이터센터 비상전력 | 회사는 삼성전자·카카오·지엘가산메트로 데이터센터 등에 비상발전기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 납품 사례에 관한 회사 발표이며 개별 계약금액·시점·매출 인식은 미공개 |
가스발전기 | 설계·납품·시공·시운전·사후서비스를 포괄하는 프로젝트형 사업을 제시했다 | 수행 체계와 수요 전망을 설명한 단계 |
방산·해양 MRO | 대형 발전기와 함정 엔진의 분해·정비·조립·성능시험 역량을 토대로 미 해군 관련 부품 공급과 미군 선박 정비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 역량과 추진 활동이 확인되며 확정 수주는 별도 확인되지 않음 |
해상풍력 지원선 | 국내 조선소·추진기 공급사와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 협력 단계이며 특정 지원선 수주는 미확인 |
데이터센터는 혜인의 기존 발전기 사업이 새로운 전력 수요처를 만나는 장면이다. 회사는 과거 공급처를 공개했지만 프로젝트별 규모나 수익성을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름난 고객 목록은 납품 경험의 근거로는 의미가 있으나 미래 매출을 계산하는 주문서로 쓸 수는 없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더라도 실제 사업 성과는 발전기 선정, 설치, 시운전과 유지관리 계약을 따내야 나타난다.
이미지: 데이터센터 설비와 해상의 군함을 나란히 배치한 합성 이미지▲ 데이터센터 설비와 해상의 군함을 나란히 배치한 회사 사업 설명 이미지 — 출처: [㈜혜인, 2026-01-19](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65)
가스발전기는 장비 한 대를 파는 거래보다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다. 혜인은 설계부터 납품, 시공, 시운전과 사후서비스까지 맡는 구조를 설명한다. 이 범위가 실제 계약에서 구현된다면 매출원은 장비 가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반대로 사업 단계가 길어지고 검수와 인식 시점도 중요해진다. 데이터센터의 분산전원 수요라는 큰 이야기와 혜인이 확보한 개별 프로젝트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방산·해양 쪽에는 축적 기간이 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2014년 방산에 진출했고 2016년 천안 제1공장에 1만마력급 엔진 시험실을 구축했다. 이력만 보면 갑자기 등장한 테마는 아니다. 대형 엔진을 다룰 설비와 정비 경험을 해외 함정과 선박 MRO로 넓히려는 흐름이다. 다만 군 관련 사업은 협력 발표와 실제 발주 사이의 간격이 클 수 있어, 최종 고객과 계약 주체가 확인되는 시점이 중요하다.
이미지: 대형 작업장 안에서 함정을 정비하는 장면의 사업 설명 이미지▲ 대형 작업장 안에서 함정을 정비하는 장면으로 구성된 회사 이미지 — 출처: [㈜혜인, 2026-01-19](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65)
해상풍력 지원선인 CTV는 풍력단지와 육지를 오가며 인력과 물자를 지원하는 선박이다. 혜인은 국내 조선소와 추진기 공급사와의 협력을 제시했다. 여기서 혜인의 자리는 풍력터빈 자체가 아니라 선박의 엔진·추진과 지원 영역에 가깝다. 기존 해상 엔진 사업의 고객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는 맥락이 선명하다.
8.제품표보다 오래 남는 국내 운영망
혜인의 정체성은 CAT라는 강한 제품 브랜드와 국내 서비스망 사이에 놓여 있다. CAT 장비와 엔진이 고객을 끌어오는 앞문이라면, 부품 창고와 정비 인력, 교육장, 원격 장비관리는 고객이 다시 들어오는 옆문이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사업이 완성되지 않는다. 좋은 장비를 확보해도 납기와 정비가 흔들리면 국내 유통사의 가치가 약해지고, 서비스망이 촘촘해도 팔 장비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현장 접점이 줄어든다.
이 균형은 혜인의 강점이면서 제약이다. 고객군은 여러 현장으로 퍼져 있지만 핵심 상품은 특정 글로벌 브랜드에 집중돼 있다. 제품을 직접 설계하는 회사처럼 원천 기술의 방향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국내 고객이 어떤 장비를 선택하고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신형 장비를 들여오고 디지털 관리 서비스를 붙이는 과정은 이 관찰을 고객 관계로 바꾸는 작업이다.
재고가 많은 유통업에서는 빠른 공급 능력과 자본 부담도 같은 동전의 양면이다. 부품과 장비를 미리 갖추면 고객의 가동 중단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수요가 늦어지면 현금이 묶인다. 엔진 프로젝트는 반대로 개별 납품 일정의 영향이 크다. 혜인은 창고에 쌓이는 장비의 시간과 프로젝트가 검수를 통과하는 시간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새 성장축의 이름은 화려하다. AI 데이터센터, 가스발전, 방산 MRO와 해상풍력 지원선은 모두 큰 산업 서사를 품고 있다. 그러나 혜인이 실제로 잘해 온 일과 연결해 보면 공통점은 의외로 현실적이다. 엔진을 들여오고, 설치하며, 시험하고, 고장에 대응하고,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는 일이다. 새 시장에서도 이 반복 가능한 운영 능력이 계약과 사후서비스로 이어져야 회사의 사업이 된다.
그래서 혜인의 변화는 완전히 다른 회사로 갈아타는 모습보다는 기존 유통·정비 체계의 사용처를 넓히는 모습에 가깝다. 건설장비에서 물류장비로, 육상 발전기에서 데이터센터 전력으로, 해상 엔진에서 함정 정비와 지원선으로 이동한다. 제품은 달라져도 고객 곁에 장비를 놓고 오랫동안 움직이게 한다는 역할은 유지된다. 혜인의 기업가치는 새 산업의 이름보다 그 역할이 현장에서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유료 서비스로 반복되는지에 의해 쌓인다.
각주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haein-corporation/annual-report/2026/32984263/
- https://catmachine.haein.com/catmachine/introduce/haein_intro.php
- https://www.haein.com/kr/product/product_01.php
- https://www.haein.com/kr/product/product_02.php
- https://www.haein.com/kr/business/business_03.php
- https://catmachine.haein.com/catmachine/introduce/haein_intro.php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haein-corporation/annual-report/2026/32984263/
- https://www.haein.com/kr/business/business_04.php
- 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76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233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9/001754/20260319007220/11011.htm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haein-corporation/annual-report/2026/32984263/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haein-corporation/annual-report/2026/32984263/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350/20260515000670/11013.htm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350/20260515000670/11013.htm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haein-corporation/interim-quarterly-report/2026/46344977/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haein-corporation/interim-quarterly-report/2026/46344977/
- https://financialfilings.com/filings/haein-corporation/annual-report/2026/32984263/
- https://www.haein.com/kr/business/business_05.php
- https://www.haein.com/kr/product/product_01.php
- 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68
- 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79
- 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80
- 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65
- 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68
- 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58
- https://www.haein.com/kr/company/promotion/news.php?bgu=view&idx=2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