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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의 주문을 아시아 생산망과 정밀화학으로 연결한다

1.주문서가 거대한 신발 공장을 깨운다

봉제기와 컨베이어가 길게 늘어선 공장에서는 수많은 작업자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이 생산라인을 출발시키는 것은 화승인더스트리의 자체 브랜드나 매장 주문이 아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설계와 물량을 정하고, 회사의 해외 생산망이 개발·자재 조달·제조를 맡는 ODM이 중심이다. ODM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인 OEM보다 한 걸음 더 들어가 제품 개발과 생산 실행을 함께 담당하는 방식이다. 완성된 신발은 계약에 따라 브랜드 쪽으로 직판되고, 그 거래가 연결 매출의 큰 줄기를 이룬다.

이미지: 길게 이어진 신발 봉제·조립 라인과 작업자들

▲ 여러 봉제·조립 라인과 작업자가 한 공간에 배치된 대형 신발 공장 — 출처: [화승그룹, 2026-08-12](https://www.hwaseunggroup.com/php/sub01_04_05.php)

현재 사업을 이해할 때 중요한 구분은 브랜드와 공장의 역할이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만나는 이름은 고객사의 것이고, 화승이 받는 돈은 최종 소비자가격 전체가 아니라 개발·조달·생산·납품을 수행한 대가다. 잘 팔리는 신발 한 모델을 보유했다고 표현하기보다, 브랜드가 원하는 모델을 정해진 품질과 일정에 맞춰 대량으로 구현하는 능력이 자산에 가깝다. 공장 규모뿐 아니라 주문을 여러 생산거점에 배치하고 자재와 공정을 맞추는 운영 체계까지 상품의 일부인 셈이다.

이 구조 옆에는 정밀화학이 있다. 회사가 스포츠 패션 ODM과 정밀화학을 함께 대표 사업으로 내세우지만, 연결 매출의 무게중심은 신발 쪽에 확실히 기울어 있다. 그렇다고 화학을 장식처럼 볼 수는 없다. 포장용 필름과 신발용 접착·코팅 소재처럼 반복 수요가 생기는 제품군을 갖고 있고, ODM과 다른 원가·가격 변수를 지닌다. 한 회사 안에 주문 산업과 소재 산업이 나란히 놓여 있다는 점이 화승인더스트리의 독특한 얼굴이다.

2.브랜드 구매계획이 연결 매출이 되기까지

ODM의 돈길은 길지만 출발점은 분명하다. 브랜드가 연간 구매계획을 세우고 실제 주문을 나눠 보내면, 생산법인이 모델 개발과 자재 조달, 생산을 수행한다. 본사는 ODM 계약상 판매 주체로서 납품을 연결한다. 공시상 판매 방식은 전량 직판이며, 주문은 월 2회 접수되고 가격은 아디다스와 협의해 정한다. 재고를 먼저 쌓아 불특정 소비자에게 파는 사업이라기보다, 구매계획이 생산 일정으로 번역되는 수주형 제조에 가깝다.

흐름

실제로 벌어지는 일

돈의 의미

브랜드 계획

고객사가 모델과 연간 구매 방향을 제시한다

생산능력만으로는 매출이 생기지 않고 주문이 먼저 필요하다

주문 접수

계획이 구체적인 물량과 일정으로 나뉜다

월별 공장 가동 리듬이 결정된다

개발·조달

해외 계열사가 제품 개발과 자재 준비를 진행한다

단순 임가공보다 수행 범위가 넓다

생산·납품

각 생산거점이 신발을 만들어 고객사에 직판한다

계약 가격과 물량이 연결 매출로 이어진다

가격을 고객과 협의한다는 설명은 협상력이 항상 강하다는 뜻이 아니다. 브랜드는 디자인·판매망과 소비자 수요를 쥐고 있고, 화승은 대규모 생산망과 납기 실행력을 제공한다. 주문이 늘면 생산라인을 활용할 여지가 커지지만, 브랜드가 재고를 줄이면 공장의 일정도 빠르게 비게 된다. 이 종목에서 가동률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높은 생산능력은 주문이 채워질 때 강점이고, 빈자리가 생기면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고객 집중도는 이 관계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독립 보도는 2026년 1분기 아디다스 관련 매출을 3,076억원, 전체 연결 매출의 약 75.4%로 분석했다. 이는 회사가 정기공시에서 직접 제시한 고객별 매출 세목이 아니라 언론이 산출한 지표다. 산식의 성격은 구분해야 하지만, 회사 공시가 아디다스 신발 ODM을 주요 사업으로 명시한다는 사실과 방향은 일치한다.

집중은 반드시 나쁘거나 좋다고 단정할 수 없다. 큰 고객과 장기간 공정·품질 체계를 맞춰 온 관계는 대량생산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고객사의 재고 조정, 지역별 판매 부진, 제품 전략 변경이 화승의 주문과 가동 일정으로 전해질 가능성도 커진다. 화승인더스트리의 매출을 볼 때 신발 시장 전체의 성장률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핵심 고객이 어느 시점에 얼마만큼 생산을 맡기느냐가 공장 바닥의 체감 경기를 정한다.

3.신발 한 켤레와 정밀화학 사이

신발 ODM의 현장은 재단, 봉제, 접착, 조립과 검사처럼 서로 다른 작업이 이어지는 생산 시스템이다. 제공된 현장 사진에서는 작업자 옆에 자동화 설비가 놓여 있고, 3D PUR라고 표시된 접착 장비가 생산라인 가운데 자리한다. PUR은 사진 속 설비가 수행하는 접착 공정의 표지다. 이 장면은 신발 생산이 원단을 꿰매는 작업만이 아니라 화학 소재와 도포·접착 공정을 함께 다루는 제조업임을 보여준다.

이미지: 3D PUR 표시가 있는 접착 자동화 설비와 작업자

▲ 3D PUR 표시가 있는 접착 설비와 작업자가 함께 배치된 신발 생산라인 — 출처: [노컷뉴스·화승비나 제공, 2024-11-14](https://www.nocutnews.co.kr/news/6244160)

정밀화학 부문이 판매하는 품목은 이보다 넓다. BOPP·PET 계열 필름, 통기성 필름과 식품 포장 필름, 신발용 접착제·코팅제, 피혁가공용 수지, 자동차 웨더스트립용 수성 코팅제가 공시에 열거돼 있다. 포장재에서 신발과 자동차 소재까지 고객 산업이 갈라져 있어, ODM 한 고객의 주문 흐름과 완전히 같은 사업으로 묶기는 어렵다.

사진 속 접착 공정과 회사의 신발용 화학제품을 보고 두 부문이 모두 내부거래로 연결된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제공된 공시는 제품군과 생산 장면을 각각 확인해 주지만, 접착제가 어떤 법인에서 만들어져 어느 ODM 공장으로 얼마나 공급됐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확인되는 범위에서의 의미는 기술적 접점이다. 신발을 대량생산하는 현장과 접착·코팅 소재를 개발하는 화학 역량이 같은 연결 기업집단 안에 존재한다.

화학의 가격 결정 방식도 ODM과 다르다. 회사는 국제유가와 환율 등 원가 요인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브랜드와 모델별 가격을 협의하는 ODM이 주문량과 공장 활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 화학은 원재료 가격을 판매가격에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 중앙연구소는 기능성 필름과 접착제·소재 개발을 맡는다. 연구개발이 신제품 이름만 만드는 활동이라기보다 기존 소재의 기능과 적용처를 넓히는 축으로 배치돼 있다.

두 사업은 서로 다른 완충 장치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자동으로 상쇄되는 관계는 아니다. 신발 주문이 약한 시기에 화학 원가까지 불리하게 움직일 수 있고, 반대 조합도 가능하다. 따라서 연결 숫자만 보면 한 부문의 개선이 다른 부문의 약화를 가릴 수 있다. 부문별 매출과 영업이익을 나눠 보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4.네 나라의 공장을 한 화면으로 묶는 운영

ODM 생산법인은 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인도에 걸쳐 있다. 이 지리적 분산은 단순한 지도 장식이 아니다. 브랜드 주문을 어느 생산거점에서 처리할지, 자재와 작업 일정을 어떻게 맞출지, 각 공장의 상태를 얼마나 빨리 파악할지가 실제 납품 능력을 좌우한다. 다만 여러 나라에 공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주문 이전이 자유롭거나 비용이 자동으로 낮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 제품별 준비 상태와 고객사의 승인 범위는 제공된 공시에서 세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이미지: 작업자와 로봇·전산 봉제 설비가 배치된 생산 현장

▲ 작업자 주변에 로봇 팔과 전산화된 봉제 설비가 배치된 신발 생산 현장 — 출처: [한국경제, 2025-02-17](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21792046)

화승비나 현장취재에서 확인된 자동화의 범위는 비교적 구체적이다. 로봇이 자재를 운반하고, 일부 재단·봉제 설비와 접착 공정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사람이 사라진 무인공장이라기보다 작업자와 기계가 공정을 나눠 맡는 모습이다. 자동화라는 단어를 곧바로 인건비 절감액이나 이익률 상승으로 번역할 근거는 없지만, 반복 공정의 표준화와 생산 상태의 가시성을 높이려는 방향은 읽을 수 있다.

그 운영의 머리 역할을 하는 공간이 디지털센터다. 중앙 화면에서 주문·생산·재고·안전 정보를 함께 관리한다. 라인 하나의 속도만 높이는 자동화와 달리, 디지털센터는 흩어진 현장 정보를 같은 화면에 올려 판단 시간을 줄이려는 시도다. 브랜드가 주문을 변경하거나 특정 공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정보가 먼저 보이는지가 대응 속도를 바꿀 수 있다.

이미지: 여러 운영 화면과 근무자가 있는 디지털센터

▲ 주문·생산·재고·안전 관련 화면이 벽면에 배치된 화승비나 디지털센터 — 출처: [노컷뉴스, 2024-11-14](https://www.nocutnews.co.kr/news/6244160)

이 장면은 ODM의 경쟁력이 기계 대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준다. 고객 주문을 생산지시로 바꾸고, 자재 흐름과 완성품 진행 상황을 추적하며, 납기 차질을 발견하는 운영 능력이 공장 설비와 결합돼야 한다. 다만 디지털 화면이 있다는 사실과 실제 수율·납기 개선은 별개의 주장이다. 현장취재는 시스템의 존재와 관리 범위를 확인해 주지만, 개선 폭까지 수치로 입증하지는 않는다.

5.실적: 높은 가동률과 흔들린 ODM 이익

연결 손익과 부문별 온도 차

2025년 연결 매출은 1조7,810억원, 영업이익은 766억원, 당기순이익은 97억원이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약 4.3%, 순이익률은 약 0.5%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4,081.75억원, 영업이익 85.34억원, 당기순이익 3.9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2.1%로 낮아졌고, 순이익률은 약 0.1%에 머물렀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20.25억원으로 연결 당기순이익과 다르다. 전자는 지배주주에게 귀속되는 몫이고 후자는 비지배지분까지 포함한 전체 손익이므로 같은 항목으로 섞어 읽으면 안 된다.

기간

연결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

2025년

1조7,810억원

766억원

약 4.3%

97억원

2026년 1분기

4,081.75억원

85.34억원

약 2.1%

3.93억원

부문을 나누면 연결 손익의 속사정이 더 잘 보인다. 2025년 ODM 매출은 1조5,647억원, 영업이익은 681억원이었다. 화학은 매출 1,909억원과 영업이익 118억원, 유통·금융은 매출 254억원과 영업손실 33억원을 냈다. ODM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8%, 38.6% 감소했지만, 화학 영업이익은 18.3% 증가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ODM이 만들면서 화학이 상대적으로 나은 이익률을 보완한 구성이다.

기간·부문

매출

영업이익

계산상 영업이익률

2025년 ODM

1조5,647억원

681억원

약 4.4%

2025년 화학

1,909억원

118억원

약 6.2%

2025년 유통·금융

254억원

-33억원

약 -13.0%

2026년 1분기 ODM

3,508억원

12억원

약 0.3%

2026년 1분기 화학

495억원

40억원

약 8.1%

2026년 1분기 유통·금융

78억원

33억원

약 42.3%

1분기에는 ODM이 연결 매출의 85.9%를 차지했지만 부문 영업이익은 12억원에 그쳤다. 화학은 매출 비중 12.2%로 더 작았으나 영업이익 40억원을 냈고, 유통·금융은 매출 비중 1.9%에서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 작은 부문의 분기 이익률은 일회성 거래나 비용 배분에 따라 크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이를 장기 수익력으로 곧장 연장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매출 규모와 이익 기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생산량·가동률이 말하는 범위

2025년 ODM 생산량은 8,033.6만족, 가동률은 91.56%였다. 화학 생산량은 2만9,121톤, 가동률은 88.14%로 공시됐다. 2026년 1분기에는 ODM 생산량 1,750.4만족과 가동률 86.92%, 화학 생산량 7,562톤과 가동률 89.70%를 기록했다. 연간 수치와 한 분기의 수치를 같은 계절 조건처럼 비교할 수는 없지만, ODM 가동이 전년 연간 수준보다 낮은 가운데 부문 이익도 얇았다는 관찰은 가능하다. 반면 화학은 가동률과 이익 기여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가동률 하나로 마진을 모두 설명해서는 안 된다. 주문 제품의 구성, 계약 가격, 자재비와 생산지별 비용이 함께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세부 기여도는 공개된 숫자만으로 분리되지 않는다. 가동률은 공장에 일이 얼마나 찼는지를 보여주는 운영지표이지, 한 켤레당 이익을 직접 보여주는 가격표는 아니다. 특히 분기 수치에는 조업일수와 주문 시점이 반영되므로 이후 분기와 함께 봐야 의미가 커진다.

2025년 연결 연구개발비는 350억원이었다. 화학 중앙연구소가 기능성 필름·접착제·소재를 개발한다는 설명을 감안하면 연구개발은 ODM 생산설비와 별도로 화학 제품군을 유지하는 비용이기도 하다. 다만 공시는 연구개발비가 어느 제품의 매출로 얼마나 이어졌는지까지 연결하지 않는다.

주주환원 정책도 숫자로 제시됐다. 회사는 일회성 비경상이익을 제외한 최근 3개년 평균 별도 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성향 40% 이상을 목표로 삼았다. 2025년 배당금은 98.7억원, 해당 기준의 배당성향은 51.0%였다. 연결 순이익이 아니라 조정된 별도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연결 실적의 변동과 실제 배당 여력 사이에는 자회사 이익의 귀속·배당, 비경상손익 같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직접 확인되는 최신 정기 실적은 1분기보고서다. 2분기 잠정실적이나 반기보고서 원문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증권사 전망을 더해 상반기 확정치처럼 계산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6.풍영화성에서 아시아 ODM망까지

회사의 출발점은 지금의 거대한 신발 라인이 아니라 화학이었다. 1969년 풍영화성으로 설립됐고, 199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현재도 회사 이름에 남은 ‘인더스트리’와 정밀화학 제품군은 이 뿌리와 이어진다. 이후 연결 사업의 중심이 스포츠 패션 ODM으로 이동하면서 회사의 외형은 소재업체와 글로벌 생산운영 기업이 겹친 형태가 됐다.

전환을 상징하는 거점은 화승비나다. 화승비나는 2002년 베트남 동나이에 설립된 신발 ODM 생산기지로 소개된다. 베트남 거점은 생산라인 하나를 추가한 사건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주문을 해외에서 대량으로 처리하는 현재 사업 구조의 기반이 됐다. 뒤이어 생산망이 아시아 여러 나라로 넓어지면서 본사가 계약과 연결 관리를 맡고 현지 법인이 개발·조달·제조를 수행하는 분업이 자리 잡았다.

이 역사는 두 사업을 억지로 하나의 업종에 넣기 어렵게 만든다. 법인의 연혁은 화학에서 시작했지만 연결 매출의 현재 중심은 신발 ODM이다. 화학이 과거의 흔적만 남은 것도 아니고, 신발이 모회사 이름 아래 붙은 부업도 아니다. 오래된 소재 역량과 뒤늦게 커진 해외 생산망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래서 회사의 체질 변화를 평가할 때는 매출 비중만큼이나 어느 부문이 이익을 지지하는지 살펴야 한다.

규모 확대의 결과는 조직의 경계도 넓혔다. 투자자가 화승인더스트리만 떠올리며 국내 화학공장을 보거나, 반대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신발 생산만 바라보면 연결 사업의 한쪽이 빠진다. 회사가 두 법인 공동 범위로 지속가능경영 정보를 내놓는 것 역시 생산망과 소재 사업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현재 구조를 반영한다.

7.한 고객의 재고가 공장 리듬을 바꾼다

브랜드 ODM에서 가장 중요한 외부 변수는 고객사의 판매와 재고다. 2023년 아디다스가 Yeezy 사업을 중단하고 중국 판매 부진과 재고 부담을 겪었을 때, 그 영향은 브랜드 매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주문 감소가 ODM 업체의 생산과 가동률에 전해질 수 있다는 사례가 됐다. 생산업체가 계약된 신발을 문제없이 만들어도 고객이 재고를 줄이는 국면에서는 새 주문이 약해질 수 있다.

이 전이 경로는 화승의 장점과 약점을 같은 문장 안에 놓는다. 대형 고객과 맞춘 공정과 대규모 생산능력은 주문이 회복될 때 빠르게 물량을 처리할 토대다. 그러나 고객 구성이 집중돼 있으면 다른 브랜드 주문이 같은 속도로 빈자리를 채워 준다고 가정하기 어렵다. 여러 국가에 공장이 분산돼 있어도 주문 원천이 집중된 문제까지 저절로 분산되는 것은 아니다.

2026년 1분기 ODM 부진을 두고 DS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라마단에 따른 가동일수 감소와 관세 불확실성에 대응한 재고 축소를 원인으로 해석했다. 이후 월드컵 관련 생산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여기서 라마단과 관세는 이미 지나간 분기의 설명을 위한 증권사 해석이고, 월드컵 생산 회복은 미래 관측이다. 확정 주문량이나 계약 매출로 공시된 내용은 아니다.

그래도 이 해석은 ODM 실적을 읽는 시간축을 알려준다. 분기 하나의 가동률만 보고 생산 경쟁력이 훼손됐다고 단정하는 것도, 스포츠 행사가 있으니 물량이 반드시 늘어난다고 믿는 것도 성급하다. 브랜드의 실제 발주, 공장의 조업일수, 재고 조정이 어느 순서로 숫자에 반영됐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공장 사진은 설비의 존재를 보여 주지만, 빈 라인을 채울 주문서까지 보여 주지는 않는다.

화학 부문에는 다른 종류의 변동성이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같은 원가가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이므로, 원가 상승분을 언제 어느 정도 판매가격에 옮겼는지가 중요하다. 이는 아디다스의 재고 문제와 같은 원인으로 묶을 수 없다. 연결회사 전체가 같은 분기에 좋아지거나 나빠졌더라도 ODM 주문과 화학 원가의 움직임은 각각 따로 확인해야 한다.

8.옥상 태양광과 아직 작은 새 항로

화승비나 생산시설의 항공 사진에서는 공장 지붕을 넓게 덮은 태양광 패널이 보인다. 생산거점이 에너지 전환을 현장 설비로 가져온 장면이다. 다만 사진만으로 전력 사용 절감량이나 탄소 감축 성과를 계산할 수는 없다. 패널의 존재와 정량적인 환경성과 사이에는 실제 발전량과 공장 에너지 사용에 관한 측정치가 필요하다.

이미지: 옥상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화승비나 생산시설

▲ 넓은 옥상 태양광 패널과 화승비나 생산동이 함께 보이는 항공 전경 — 출처: [화승인더스트리, 접속 2026-08-12](https://www.hsi.co.kr/)

화승인더스트리와 화승엔터프라이즈 공동 범위의 2025 ESG 보고서와 주요 KPI는 2026년 6월 30일 공식 IR 자료실에 게시됐다. 해외 생산망이 넓고 작업자·에너지·자재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사업에서 ESG 공개는 별도 홍보물이 아니라 운영 범위를 확인할 통로가 될 수 있다. 동시에 보고서 게시 자체가 수익성 개선이나 고객 주문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생산 현장의 변화와 측정지표가 다음 공개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보고의 실질을 결정한다.

무역 부문에서는 친환경 자재 수출과 고수익 신규사업 개발 방향이 언급된다. K-뷰티와 원자재 무역 같은 가능성도 여기에서 거론된다. 그러나 2026년 1분기보고서는 ODM·화학·유통금융 모두 신규사업 해당사항이 없다고 기재했다. 현재 사업의 설명 순서를 바꿀 만큼 확정된 새 매출원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존 고객·제품·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확장 방향과 실제로 연결 실적에 잡힌 사업을 분리해 보는 편이 정확하다.

화승인더스트리의 현재 모습은 화려한 신사업 이름보다 공장 운영에서 더 또렷하다. 브랜드의 구매계획이 주문으로 바뀌고, 아시아 생산망이 이를 신발로 만들어 납품하며, 정밀화학은 소재 제품으로 별도의 이익 흐름을 만든다. 옥상 태양광과 친환경 자재, 새로운 무역 품목도 이 흐름 안에 계약·생산·매출로 들어올 때 비로소 회사의 체질을 바꾼다. 그전까지 회사를 움직이는 가장 구체적인 장면은 디지털센터의 화면과 접착 설비 사이를 지나가는 주문이다.

각주

  1. 한국거래소 KIND·화승인더스트리, 사업보고서 제57기,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0537/20260312001552/11011.htm
  2. 화승인더스트리, CEO 인사말, 접속 2026-08-12 — https://www.hsi.co.kr/page/contents/contents_view.php?DEPTH=2&TREE_NO=16&site_id=main
  3. 화승인더스트리, 신발 사업분야, 접속 2026-08-12 — https://www.hsi.co.kr/page/contents/contents_view.php?DEPTH=3&TREE_NO=22&site_id=main
  4. 화승그룹, 스포츠 패션 ODM 사업, 접속 2026-08-12 — https://www.hwaseunggroup.com/php/sub01_04_05.php
  5. 한국거래소 KIND·화승인더스트리, 사업보고서 제57기,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0537/20260312001552/11011.htm
  6. 화승인더스트리, CEO 인사말, 접속 2026-08-12 — https://www.hsi.co.kr/page/contents/contents_view.php?DEPTH=2&TREE_NO=16&site_id=main
  7. 화승인더스트리, 신발 사업분야, 접속 2026-08-12 — https://www.hsi.co.kr/page/contents/contents_view.php?DEPTH=3&TREE_NO=22&site_id=main
  8. 한국거래소 KIND·화승인더스트리, 2026년 1분기보고서,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0614/20260514001433/11013.htm
  9. 한국거래소 KIND·화승인더스트리, 제58기 1분기보고서,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0614/20260514001433/11013.htm
  10. 톱데일리, 실적 악화에…아디다스 매출 비중 71→75% 의존도↑, 2026-07-09 — https://www.topdaily.kr/articles/110898?ref_sec=a_ser
  11. 한국거래소 KIND·화승인더스트리, 사업보고서 제57기,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0537/20260312001552/11011.htm
  12. 한국거래소 KIND·화승인더스트리, 제58기 1분기보고서,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0614/20260514001433/11013.htm
  13. 한국거래소 KIND·화승인더스트리, 사업보고서 제57기, 2026-03-12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2/000537/20260312001552/1101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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