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온산에서 한 원유가 여러 사업으로 갈라진다
S-OIL의 중심은 울산 온산에 모인 정유·석유화학·윤활기유 설비다. 원유가 들어오면 먼저 끓는점에 따라 여러 유분으로 나뉘고, 일부는 휘발유·경유·등유 같은 연료가 된다. 다른 일부는 고도화설비를 거쳐 더 값어치 있는 경질유나 석유화학 원료로 바뀐다. 윤활기유와 완제품 윤활유로 이어지는 흐름도 같은 산업단지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서로 떨어진 세 사업을 한 회사가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앞 공정에서 나온 물질을 뒤 공정이 받아 가치를 더하는 통합 생산 구조에 가깝다.
원유 정제능력은 하루 66.9만배럴, 윤활기유 생산능력은 하루 4.47만배럴이다. 이 숫자가 말해 주는 것은 단지 공장이 크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설비에 원료를 안정적으로 넣고, 중간제품을 어느 공정으로 보낼지 정하며, 국내 판매와 수출을 함께 맞추는 일이 사업의 일상이라는 뜻이다. 큰 장치를 세우는 데서 끝나는 업종이 아니라 가동, 원료 조달, 제품 조합과 판매가 계속 맞물려야 한다.
정유의 출발점은 원유를 분별하는 상압증류시설, 즉 CDU다. 여기서 나온 무거운 잔사유를 그대로 낮은 가치의 제품으로 내보낼 수도 있지만, S-OIL은 BCC를 비롯한 고도화설비를 통해 이를 다시 휘발유·경유 등으로 전환한다. 같은 원유를 처리해도 어떤 제품을 얼마나 더 뽑아내느냐에 따라 판매 가능한 제품의 구성이 달라지는 셈이다.
이미지: 온산 정유복합단지의 증류·고도화설비와 배관▲ 증류탑·배관·굴뚝이 밀집한 온산 정유복합단지 — 출처: S-OIL, 날짜 미상
석유화학은 이 흐름에서 옆길로 빠진 부업이 아니다. 정유 공정의 중간원료를 받아 BTX, 프로필렌, 프로필렌옥사이드인 PO, 폴리프로필렌인 PP 등으로 바꾼다. BTX는 벤젠·톨루엔·자일렌 계열을 묶어 부르는 말이고, PO와 PP는 자동차·가전·건설·포장 산업으로 이어지는 소재다. 주유소에서 보이는 연료와 공장 안에서 나가는 소재가 같은 원료 흐름에서 갈라지는 것이다.
윤활 사업은 또 다른 갈래다. 윤활기유는 엔진오일과 산업용 윤활유를 만드는 바탕 원료이며, 그 위에 첨가제와 제품 설계를 더하면 소비자나 산업현장이 쓰는 완제품이 된다. S-OIL은 Group I·II·III 기유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정유 제품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별도의 제품·고객 기반을 가진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S-OIL을 볼 때 국제유가 하나만 쳐다봐서는 부족한 이유도 선명해진다. 원유 가격은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실제 돈은 정제된 연료와 화학소재, 윤활 제품의 판매 조건에서 생긴다. 같은 기간에도 각 제품군의 수급과 마진이 다르게 움직일 수 있고, 어느 갈래가 이익을 받쳐 주는지도 달라진다.
2.주유소 너머 자동차·공장·수출항까지
정유 제품의 가장 익숙한 사용 장면은 주유소다. 승용차와 화물차가 휘발유나 경유를 넣고, 판매망은 공장에서 만든 연료를 최종 사용자에게 연결한다. 그러나 회사의 고객 접점은 주유소에 머물지 않는다. 등유를 포함한 여러 석유제품은 국내외로 판매되고, 석유화학 소재는 다른 제조업체의 공정으로 들어가며, 윤활 제품은 자동차와 산업설비의 작동을 돕는다.
이미지: 포항 보경사 휴게소의 S-OIL 셀프주유소▲ 차량이 드나드는 포항 보경사 휴게소의 셀프주유소 — 출처: S-OIL STORY, 2021-09-15
공장에서 갈라지는 흐름 | 대표 제품 | 실제 사용 장면 | 매출로 이어지는 길 |
|---|---|---|---|
정유 | 휘발유·경유·등유 등 | 승용차·화물차와 연료 소비 현장 | 국내 판매망과 해외 판매 |
석유화학 | BTX·프로필렌·PO·PP | 자동차·가전·건설·포장 소재 | 중간재를 쓰는 제조업 고객 |
윤활 | Group I·II·III 기유, 완제품 윤활유 | 엔진과 유압·기어·터빈·변압 설비 | 기유 판매, 해외 직접 판매, 국내 합작사 |
윤활유의 쓰임은 특히 넓다. 자동차 엔진오일은 소비자에게 친숙하지만, 산업용 유압유와 기어유, 터빈유, 변압기유도 이 사업에 포함된다. 기계가 움직이고 열과 마찰을 관리해야 하는 현장이 고객이다. 윤활기유를 원료로 파는 거래와 완제품을 파는 거래가 함께 존재하므로, 주유소 간판만 보고는 이 사업의 고객 지도를 다 볼 수 없다.
완제품 윤활유의 판매 경로도 나뉜다. 해외에서는 회사가 직접 판매하고, 국내에서는 S-OIL TotalEnergies Lubricants 합작사를 통한다. 한쪽은 생산 기반과 해외 고객을 직접 잇고, 다른 한쪽은 합작사의 판매·브랜드 체계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유에서 완제품까지 연결된다고 해서 모든 판매가 하나의 채널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석유화학에서는 고객의 얼굴이 더 멀리 있다. PP가 포장재나 각종 성형품으로 바뀌고, PO와 방향족 계열 제품이 다른 소재 공정으로 넘어간 뒤에야 소비자가 만지는 물건이 된다. S-OIL이 파는 것은 최종 가전이나 자동차가 아니라 그 제조망에 들어가는 소재다. 따라서 완성품 수요뿐 아니라 중간재 공급의 과잉과 부족도 판매 조건을 바꿀 수 있다.
2025년 수출 비중은 55%였다. 국내 운전자와 산업체가 중요한 고객이지만 공장의 판매 반경은 한국 안에 닫혀 있지 않다. 해외 수요와 물류 여건, 역내 공급 상황이 제품의 판로와 가격에 함께 들어온다. 수출은 남는 물량을 처리하는 부차적 통로라기보다 대규모 설비를 운영하는 사업모델의 한 축이다.
이 때문에 돈이 생기는 경로는 간판 판매량만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원유를 들여와 설비에서 제품을 나누고, 무거운 유분은 고도화하며, 중간원료는 화학소재로 넘긴다. 만들어진 제품은 국내 유통망, 제조업 고객, 해외 시장과 합작사를 통해 빠져나간다. 공장의 효율과 제품별 시황, 판매처의 조합이 한꺼번에 손익계산서로 모인다.
3.잔사유를 다시 쓰게 만든 첫 번째 전환
회사는 1976년 설립된 뒤 정유에 머물지 않고 공정의 뒤쪽을 늘려 왔다. 그 흐름을 보여 주는 분기점이 2018년 상업가동한 RUC/ODC 복합시설이다. RUC는 잔사유 고도화, ODC는 올레핀 하류제품 생산을 가리킨다. 앞단의 값싼 잔사유를 경질유와 석유화학 원료로 바꾸고, 다시 PO와 PP 같은 제품으로 연결하는 투자였다.
잔사유는 원유를 한 차례 분리하고 남은 무거운 부분이다. 이것을 그대로 파는 것과 추가 설비를 통과시켜 수요가 있는 제품으로 바꾸는 것은 경제성이 다르다. RUC는 정유 공정의 끝을 뒤로 밀었고, ODC는 그렇게 확보한 원료를 화학제품으로 잇는 역할을 맡았다. 공장 안에서 원료가 이동하는 거리가 짧아진다는 물리적 장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이다.
이 전환은 이미 가동 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새 공장 계획이나 발표 단계의 청사진이 아니라, 현재 핵심 설비와 제품 구성에 들어와 있는 역사다. S-OIL이 대규모 석유화학 투자를 다시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앞선 복합시설을 건설하고 상업가동한 경험이 놓여 있다. 다만 과거 투자가 완성됐다는 사실이 후속 투자의 수익성을 자동으로 보증하지는 않는다. 시설을 지은 능력과 그 시설이 벌어들일 이익은 구분해 봐야 한다.
이미지: 온산 공정 사이를 걷는 작업복 차림의 관계자들▲ 작업복 차림의 관계자들이 설비와 배관 사이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 출처: The E-STATION, 2026-01-12
통합 공장은 장치가 많다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앞 공정에서 나온 물질의 양과 성상이 뒤 공정의 투입 조건이 되고, 어느 설비를 얼마나 돌릴지가 제품 판매와 연결된다. 현장에서의 안정적인 가동과 안전 관리는 그래서 추상적인 경영 구호가 아니라 판매 가능한 물량을 만드는 전제다. 대규모 공정에서는 계획된 생산과 실제 출하 사이에 설비 운영이라는 긴 연결고리가 놓인다.
RUC/ODC가 보여 준 방향은 명확하다. 원유를 분별해 연료로 파는 데서 멈추지 않고, 낮은 가치의 유분을 다시 처리해 화학소재까지 끌고 간다. 지금의 S-OIL은 전통 정유사와 석유화학사의 경계에 한 발씩 걸쳐 있다. 문제는 두 업종의 장점을 동시에 얻을 수도 있지만, 두 시장의 약세를 함께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양면성은 최근 실적에서 숫자로 드러났다.
4.실적의 반전과 세 부문의 온도차
감사받은 2025년 연결 매출은 34.247조원, 영업이익은 0.236조원, 순이익은 0.177조원이었다. 매출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의 완충 폭이 얇았던 해다. 부문별로 뜯어보면 전사의 모습보다 훨씬 극적이다. 정유와 석유화학이 적자를 냈고 윤활이 이를 메웠다.
구분 | 매출 | 영업이익 | 읽어야 할 대목 |
|---|---|---|---|
2025년 연결 | 34.247조원 | 0.236조원 | 윤활 이익이 다른 부문의 적자를 흡수 |
2025년 정유 | 27.005조원 | -0.195조원 | 가장 큰 매출 부문이 적자 |
2025년 석유화학 | 4.234조원 | -0.148조원 | 소재 시황 부담이 손익에 반영 |
2025년 윤활 | 3.008조원 | 0.578조원 | 매출 규모보다 이익 기여가 두드러짐 |
1Q26 연결 | 8.943조원 | 1.231조원 | 법정 공시 기준 큰 폭의 이익 회복 |
2Q26 연결 | 11.344조원 | 0.965조원 | 회사 잠정치, 전분기보다 이익 감소 |
2025년 정유 매출은 27.005조원으로 가장 컸지만 영업손실은 0.195조원이었다. 석유화학도 4.234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0.148조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윤활은 3.008조원의 매출에서 0.578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이 큰 사업이 이익도 가장 많이 낸다’는 직관이 통하지 않은 구성이다. 윤활은 외형이 가장 작은 부문이었지만 전사 이익을 지킨 방파제 역할을 했다.
현금흐름에는 대규모 투자기의 성격이 찍혀 있다.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942조원이었고 유형자산 취득은 3.906조원이었다. 벌어들인 영업현금 대부분과 맞먹는 규모가 설비에 투입됐으며, 유형자산은 16.990조원까지 늘었다. 손익계산서의 이익만 보면 놓치기 쉬운 대목이다. 공장 증설은 완공 전에도 현금을 쓰고 자산을 키우지만, 새 설비의 판매 기여는 상업가동 뒤에 나타난다.
법정 공시된 1Q26 연결 실적은 매출 8.943조원, 영업이익 1.231조원, 순이익 0.721조원이었다. 정유 영업이익이 1.039조원으로 반전을 주도했고, 윤활은 0.167조원, 석유화학은 0.025조원을 기록했다. 직전 연간 실적에서 부담이었던 정유가 이익 회복의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같은 분기 정유 가동률은 95.9%였고 윤활과 Basic Chemical 가동률은 각각 100.0%였다. 높은 가동은 판매할 물량을 확보했다는 운영 신호다. 다만 가동률 자체가 마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제품 가격과 원료비의 차이가 불리하면 많이 만들어도 이익이 약할 수 있다. 가동률은 수익성의 원인이 하나로 확정됐다는 증거가 아니라, 설비가 어느 정도 활용됐는지를 보여 주는 동시 지표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회사가 발표한 잠정 2Q26 실적은 매출 11.344조원, 영업이익 0.965조원, 순이익 0.515조원이었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정유 0.532조원, 윤활 0.477조원, 석유화학 -0.045조원이었다. 정유는 흑자를 이어갔지만 전분기보다 기여가 줄었고, 윤활은 다시 강한 이익 버팀목이 됐다. 석유화학은 적자로 돌아서 세 사업의 온도차가 재차 벌어졌다.
잠정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2.196조원이다. 연간 이익이 얇았던 직전 해와 비교하면 출발은 강하다. 동시에 두 분기만 놓고도 정유 이익의 진폭과 석유화학의 취약성이 확인된다. S-OIL의 실적을 하나의 정제마진 이야기로만 읽으면 윤활의 기여를 놓치고, 통합 사업이라는 말만 강조하면 각 부문의 엇갈림을 감추게 된다.
5.아람코와 맞물린 원유·자본·판매망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최대주주 AOC는 보통주 63.4%를 보유한다. AOC는 Saudi Aramco 계열의 지배구조를 S-OIL과 잇는 고리다. 회사는 Saudi Aramco와 장기 원유공급계약도 맺고 있다. 대규모 정유공장이 매일 필요로 하는 원료 조달과 최대주주 관계가 같은 파트너 축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 관계를 ‘원유를 안정적으로 받는다’는 한 문장으로만 줄이면 부족하다. S-OIL은 원유를 들여와 국내 공장에서 정제하고, 제품을 국내외에 판매한다. 따라서 공급 관계는 생산의 입구에 있고 수출망은 출구에 있다. 여기에 대규모 설비투자의 의사결정과 기술·사업 협력이 더해지면서 Aramco와의 연결은 단순한 주주명부 이상의 산업 생태계를 이룬다.
이미지: 태극기와 사우디아라비아 국기 앞의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 양국 국기와 공사 장비 앞에서 열린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 — 출처: Oil & Gas Middle East, 2023-03-09
기공식 사진에서 양국 국기와 회사 관계자, 공사 장비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것도 이 사업의 성격을 압축한다. 원유 공급국의 국영 에너지기업, 한국의 생산기지, 정부와 지역 산업망이 한 프로젝트에 얽혀 있다. 플랜트 하나를 추가하는 공사이면서 동시에 기존 원료 흐름과 해외 판매 연결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생태계에는 집중의 이점과 의존의 성격이 함께 있다. 장기 공급계약과 지배주주 관계는 대규모 원료 조달 및 장기 투자에서 분명한 기반이 된다. 반대로 S-OIL의 주요 전략을 읽을 때는 Aramco의 원료·기술·글로벌 사업망과 얼마나 맞물려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독립된 국내 판매회사라기보다 글로벌 원유 공급망과 울산 제조기지가 결합된 형태에 가깝다.
6.샤힌, 공사가 매출원으로 넘어가기 직전
샤힌 프로젝트는 회사가 밝힌 9.258조원 규모의 투자다. 핵심은 연산 180만톤 에틸렌 스팀크래커와 TC2C다. 스팀크래커는 원료를 고온에서 분해해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만드는 설비다. TC2C는 원유에서 석유화학 원료로 이어지는 전환 경로를 강화하려는 기술 축이다. 회사는 여기서 나온 원료로 자체 폴리머를 생산하고 울산·온산의 다운스트림 업체에 배관으로 공급하며 기존 수출망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 설비가 완성되면 S-OIL의 석유화학 흐름은 기존 RUC/ODC보다 더 앞단에서 확장된다. 정유 중간원료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대규모 기초유분 생산 기반을 갖추고, 이를 폴리머와 지역 수요처로 잇는 구상이다. 같은 부지권에서 원료와 제품이 연결된다는 점은 현재 통합 공장의 문법을 더 크게 반복하는 선택이다.
이미지: 샤힌 프로필렌 분리타워를 들어 올리는 건설 현장▲ 대형 크레인이 샤힌 프로젝트의 프로필렌 분리타워를 들어 올리는 현장 — 출처: S-OIL STORY, 2025-03-31
사진 속 분리타워와 크레인은 샤힌이 아이디어나 승인 문서에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장치가 현장에 세워지고 배관과 주변 공정이 연결되는 물리적 단계까지 왔다. 하지만 건설이 많이 진행됐다는 사실과 상업 생산이 시작됐다는 사실은 다르다. 대형 플랜트는 장치를 설치한 뒤에도 개별 설비를 점검하고 원료를 투입하며 전체 공정을 안정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Q26 발표 시점에 샤힌은 pre-commissioning과 commissioning 단계였다. 전자는 본격 가동 전 설비별 준비·점검, 후자는 실제 운전을 향해 계통을 시험하는 시운전 단계다. 상업가동 목표는 2027년 1월 또는 2027년 초로 제시됐다. 따라서 2026년에 이미 돌아가고 있는 정유·석유화학·윤활 설비의 실적과 샤힌의 미래 생산능력은 한데 섞지 않아야 한다.
샤힌이 넘어야 할 경계는 공정률이 아니라 정상적인 생산과 판매다. 시운전이 끝나 제품 규격과 가동 안정성이 확보되고, 자체 폴리머 생산이나 배관 공급, 수출이 실제 거래로 이어질 때 비로소 거대한 유형자산이 영업 자산으로 작동한다. 투자비 지출은 먼저 나타났고, 매출과 이익은 뒤따라오는 구조다.
사업적으로는 두 방향이 동시에 열린다. 기초유분부터 폴리머까지 이어지면 정유 중심의 제품 구성을 넓히고 기존 공정과 수출망을 더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 시황이 약하면 새 설비의 큰 생산능력이 곧바로 높은 이익을 뜻하지 않는다. 완공 여부와 별개로 판매 가격, 원료 경쟁력, 역내 공급 증가가 수익성의 문턱을 결정한다.
샤힌은 그래서 S-OIL의 미래를 설명하는 가장 구체적인 사건이면서도 현재 손익을 과장하기 쉬운 대상이다. 공사 현장은 확정됐고 시운전 단계도 확인된다. 생산 계획과 연결할 시장도 제시됐다. 이제 남은 단계는 계획된 물질 흐름이 실제 제품, 고객, 현금으로 바뀌는 전환이다.
7.바이오선박유가 보여 준 작은 상업화
대규모 샤힌과 다른 속도로 움직인 사례가 바이오선박유다. 회사는 2026년 7월 온산공장의 VLSFO와 울산 권역의 바이오연료·저장 인프라를 연결해 B30 VLSFO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B30은 바이오연료를 30% 포함한 선박 연료다. 기존 정유제품과 지역 인프라를 조합해 실제 공급 단계까지 옮겼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미지: B30 VLSFO 공급 개시 현장의 관계자와 현수막▲ 배관 설비 앞에서 B30 VLSFO 공급 개시를 알리는 현수막을 든 관계자들 — 출처: S-OIL STORY, 2026-07-22
이 사례의 설명력은 규모보다 방식에 있다. 기존 공장의 저유황 선박유, 외부에서 연결되는 바이오 성분, 저장과 공급 인프라를 묶었다. 완전히 별개의 공장을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정유·물류 기반을 이용해 제품 구성을 바꾼 것이다. S-OIL이 저탄소 분야에서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경로 하나를 보여 준다.
다만 바이오선박유 공급 개시를 회사 전체가 저탄소 사업으로 전환했다는 선언처럼 읽기는 이르다. SAF, 다른 바이오연료, 수소, CCUS, 전기차 충전은 사업목적이나 전략상의 선택지로 확인되지만, 최근까지의 검증된 핵심 매출원으로 분류할 근거는 부족하다. 이름이 사업목적에 들어간 것과 반복 가능한 판매·이익이 생긴 것은 서로 다른 단계다.
그렇다고 이런 움직임을 전부 홍보 문구로 치부할 필요도 없다. B30 VLSFO에는 공급 개시라는 실제 사건과 눈에 보이는 현장, 기존 설비와의 연결 방식이 있다. 장기 전략을 평가할 때 유용한 기준은 거창한 분야명이 아니라 원료를 확보했는지, 기존 공정과 물류를 연결했는지, 고객에게 제품을 공급했는지다. 이 사례는 그중 공급 단계까지 나아간 작은 상업화다.
S-OIL의 저탄소 확장은 당분간 기존 자산을 버리는 이야기보다 기존 자산의 쓰임을 바꾸는 이야기에 가깝다. 정유시설과 저장·배관·판매망은 전통 연료의 기반이지만, 혼합 연료나 새로운 제품을 유통하는 기반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어느 선택지가 핵심 사업으로 자랄지는 선언보다 반복 출하와 손익 기여가 가려낼 것이다.
8.정제마진과 석유화학이 가리키는 서로 다른 시계
단기 실적을 밀어 올리는 힘과 장기 자산 구성을 바꾸는 힘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최근 이익 회복의 중심에는 정유가 있었고 윤활이 버팀목을 맡았다. 반면 가장 큰 신규 투자는 석유화학 쪽으로 향한다. 오늘의 현금창출원과 내일의 생산능력이 서로 다른 시장의 시계를 보고 있는 셈이다.
낙관적인 조건은 정제와 윤활 제품의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지는 경우다. 제품 공급이 빠듯하면 정제설비와 윤활기유 자산이 가진 생산 기반이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 최근 정유업계 전망에서도 강한 정제마진이 하반기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이때 S-OIL은 통합 설비와 수출 판로, 윤활 사업을 함께 가진 이점을 누릴 여지가 있다.
반대편에는 정제마진의 정상화가 있다. 정유 이익은 짧은 기간에도 크게 움직였고, 유가와 물류, 지정학적 변수는 원료비와 제품 흐름에 영향을 준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무조건 좋거나 나쁘다는 식의 단순한 공식은 맞지 않는다. 제품 가격과 원료비 사이의 차이, 재고와 판매 시점, 설비 가동이 함께 손익을 만든다.
석유화학의 시간은 더 까다롭다. PP 등 제품의 약세와 역내 증설은 기존 화학 부문뿐 아니라 샤힌이 상업 생산에 들어간 뒤의 판매 환경에도 중요하다. 새 설비가 기술적으로 정상 가동해도 시장에 제품이 넘치면 마진은 압박받을 수 있다. 반대로 수급이 개선되면 정유 중간원료부터 폴리머까지 연결한 생산망의 가치가 커진다.
여기서 윤활은 회사의 또 다른 얼굴을 만든다. 연료와 화학소재가 약했던 시기에 윤활은 이익을 지탱했고, 정유가 반등한 뒤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이어 갔다. 엔진오일만이 아니라 산업설비에 쓰이는 다양한 제품과 기유 판매가 있어 정유·석유화학과 완전히 같은 수급곡선을 따르지 않는다. 세 부문을 가진 이유는 호황 때 이야깃거리를 늘리는 데 있지 않고, 실제로 서로 다른 손익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
S-OIL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장면은 주유소 간판 하나보다 온산의 배관망이다. 원유에서 연료가 나오고, 무거운 유분은 다시 경질유가 되며, 중간원료는 화학소재와 윤활 제품으로 갈라진다. 한쪽에서는 완성된 설비가 현금을 만들고, 다른 쪽에서는 새 공정이 시운전을 거치며, 작은 혼합 연료는 이미 고객에게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변화는 낡은 사업을 지우고 새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공장 안에서 원료가 갈 수 있는 길을 하나씩 더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주
- S-OIL Company Overview — https://www.s-oil.com/en/company/Company.aspx
- S-OIL Production Process — https://www.s-oil.com/en/energy/Process.aspx
- S-OIL Company Overview — https://www.s-oil.com/en/company/Company.aspx
- S-OIL Oil Refining: Overview & Facility — https://www.s-oil.com/en/energy/OilRefining.aspx
- S-OIL Oil Refining: Overview & Facility — https://www.s-oil.com/en/energy/OilRefining.aspx
- S-OIL Petrochemical: Overview & Facility — https://www.s-oil.com/en/m/energy/Petrochemical.aspx
- S-OIL Lube Base Oil — https://www.s-oil.com/en/energy/LubeBaseOil.aspx
- S-OIL Oil Refining: Overview & Facility — https://www.s-oil.com/en/energy/OilRefining.aspx
- S-OIL Lubricants — https://www.s-oil.com/en/energy/LubeOil.aspx
- S-OIL Lube Base Oil — https://www.s-oil.com/en/energy/LubeBaseOil.aspx
- S-OIL Lubricants — https://www.s-oil.com/en/energy/LubeOil.aspx
- S-OIL Lubricants — https://www.s-oil.com/en/energy/LubeOil.aspx
- S-OIL Petrochemical: Overview & Facility — https://www.s-oil.com/en/m/energy/Petrochemical.aspx
- S-OIL 사업부문별 매출분석 — https://www.s-oil.com/relation/ir/Revenue.aspx
- S-OIL Petrochemical: Overview & Facility — https://www.s-oil.com/en/m/energy/Petrochemical.aspx
- S-OIL Company History — https://www.s-oil.com/en/company/History.aspx
- S-OIL RUC/ODC New Complex — https://www.s-oil.com/en/energy/RUCODC.aspx
- S-OIL FY2025 Audit Report — https://www.s-oil.com/common/page/FileDownload.aspx?FileName=639100570812039102.pdf&PIndex=25&PathType=BOARD&TFileName=FY2025+Audit+Report.pdf
- S-OIL 2025년 사업보고서 — https://www.s-oil.com/common/page/FileDownload.aspx?FileName=639100569867560235.pdf&PIndex=6&PathType=BOARD&TFileName=2025+%EC%82%AC업보고서.pdf
- S-OIL 사업부문별 매출분석 — https://www.s-oil.com/relation/ir/Revenue.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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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OSUNBIZ, Refining margins stay strong, lifting South Korea refiners’ H2 outlook — https://biz.chosun.com/en/en-industry/2026/07/30/LD6OMEOWXZGLJIHHOVDSIUO5WQ/?outputType=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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