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한 끼의 포장과 발효 탱크가 만나는 자리
햇반 포장 하나에는 쌀을 가공하고 살균해 일정한 품질로 대량생산한 뒤 소매점까지 보내는 흐름이 담겨 있다. 같은 회사의 다른 공장에서는 미생물 발효와 정제를 거쳐 아미노산·핵산·천연 조미 소재가 만들어진다. 앞쪽의 고객은 가정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소비자이고, 뒤쪽의 고객은 사료와 식품을 설계하는 제조사다. CJ제일제당의 현재 핵심은 이 두 생산 체계를 동시에 운영하는 데 있다.
식품 쪽에는 햇반·비비고·고메 같은 가정간편식과 가공식품뿐 아니라 백설·다시다, 설탕·제분·유지 같은 기초소재가 들어간다. 완제품 브랜드와 식품 제조에 투입되는 소재가 한 사업 안에 섞여 있는 셈이다. BIO는 소비자가 매장에서 직접 집어 드는 상품보다 다른 기업의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소재와 맞춤 영양 솔루션에 가깝다. 두 사업은 모두 대규모 제조 기반을 쓰지만, 고객을 만나는 장소와 가격이 형성되는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이미지: 산업안전 로고가 표시된 햇반 포장 제품▲ 산업안전 로고가 표시된 부산공장 생산 햇반 포장 — 출처: [CJ제일제당, 2026-07-20](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89)
식품은 브랜드 인지도, 유통망, 신제품의 반복 구매가 서로 맞물려 돈을 만든다. BIO에서는 균주와 발효·정제 기술, 원료비, 공장 가동, 시장 공급량과 판매단가가 채산성을 좌우한다. 하나는 마트 진열대에서 승부가 보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 소재시장의 수급에서 흔들린다. 그래서 회사 전체를 볼 때 식품 판매량만 따라가거나 BIO 제품 가격만 보는 방식으로는 두 엔진의 방향을 함께 읽기 어렵다.
2.비비고·햇반은 유통 채널에서 완성된다
식품 사업의 출발점은 제조이지만 거래의 완성점은 유통 채널이다. 회사가 개발·생산한 제품은 소매점, 편의점, 온라인몰과 해외 유통망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설탕·밀가루·유지와 같은 소재는 식품을 만드는 다른 고객에게 공급된다. 같은 공장에서 나온 물량이라도 브랜드 완제품은 소비자의 선택과 반복 구매가 중요하고, 소재식품은 거래처 수요와 원가·가격 조건의 영향이 크다.
비비고는 만두를 중심으로 해외 인지도를 넓혀 온 브랜드이면서 냉동김밥과 소스 등으로 접점을 확장하는 그릇이다. 햇반은 상온밥이라는 분명한 사용 장면을 갖고 있고, 고메는 냉동·간편식, 백설과 다시다는 조리 과정과 기초소재 쪽에 자리한다. 이 포트폴리오의 장점은 한 유행 제품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반대로 제품군마다 원재료, 보관 방식, 유통 회전과 경쟁 상대가 달라서 ‘K-푸드가 인기다’라는 한 문장으로 운영의 난도를 지울 수도 없다.
이미지: 비비고 만두 패키지와 접시에 담긴 만두▲ 비비고 만두 패키지와 접시에 담긴 만두·소스 — 출처: [비즈워치, 2022-07-15](https://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2/07/14/0018)
해외 판매는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는 일만을 뜻하지 않는다. 현지 생산기지, 현지 유통업체의 선반, 온라인몰, 익숙한 조리법을 제안하는 마케팅이 연결돼야 한다. 일본에서 회사가 밝힌 판매 채널만 보더라도 AEON·Costco 같은 오프라인 유통과 Amazon·Rakuten 같은 온라인 채널이 함께 등장한다. 비비고 만두·냉동김밥·K-소스라는 서로 다른 제품이 같은 브랜드 아래에서도 각기 다른 구매 장면을 만든다.
이미지: 밀라노 코리아하우스 비비고 존을 살펴보는 방문객▲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의 비비고 전시대와 제품을 살펴보는 방문객 — 출처: [The Korea Times, 2026-02-08](https://www.koreatimes.co.kr/business/companies/20260208/winter-olympics-become-hot-market-for-korean-firms)
체험형 마케팅은 관심을 만드는 입구일 뿐이다.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제품을 다시 살 수 있는 채널과 공급 능력이 뒤따라야 한다. 냉동만두나 김밥을 한 번 맛보게 하는 행사는 브랜드를 알리지만, 장기적인 힘은 현지 매장과 온라인 주문 화면에서 제품이 끊기지 않고 발견되는 데서 나온다. 식품 사업에서 브랜드, 공장, 물류와 진열 공간을 떼어 보기 어려운 이유다.
3.BIO의 고객은 장바구니보다 배합표를 본다
BIO 사업은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와 후속 정제 기술을 바탕으로 아미노산, 식물성 단백, 핵산과 천연 조미 소재 등을 공급한다. 주요 고객은 사료·식품 제조사다. 고객의 최종 제품에 들어갈 영양 성분이나 맛, 배합 조건에 맞춘 솔루션도 거래 대상이 된다. 일반 소비자에게 회사명이 보이지 않아도 고객사의 배합표와 생산원가 안에서는 소재의 품질과 가격이 중요한 변수로 작동한다.
발효는 미생물이 원하는 물질을 만들도록 배양하는 과정이고, 정제는 그 결과물에서 필요한 성분을 분리해 규격에 맞추는 과정이다. 연구실에서는 균주와 배양 조건, 샘플을 다루고 상업 공장에서는 이를 대량생산으로 옮긴다. 기술의 역할은 논문이나 특허에 머무르지 않는다. 같은 설비와 원료에서 안정적으로 제품을 뽑아내고 고객이 요구하는 규격을 맞출 때 비로소 판매 가능한 소재가 된다.
이미지: BIO 연구소에서 발효 관련 샘플과 설비를 다루는 연구원▲ BIO 기술연구소에서 발효 샘플과 장비를 다루는 연구원 — 출처: [CJ Newsroom, 2023-02-17](https://cjnews.cj.net/cj%EC%A0%9C%EC%9D%BC%EC%A0%9C%EB%8B%B9-bio-%EC%A7%81%EB%AC%B4%EC%9D%98-%EB%B0%9C%ED%9A%A8-%EC%97%B0%EA%B5%AC%EC%9B%90%EC%9D%98-%ED%95%98%EB%A3%A8/)
BIO의 경제성은 기술력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원료 가격이 오르거나 공장 가동이 낮아지면 단위당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경쟁사의 공급이 늘어나 판매단가가 눌려도 수익성이 흔들린다. 반대로 생산물량과 가동이 안정되고 상대적으로 차별화된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 같은 매출이라도 이익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소비식품에서 브랜드와 채널을 본다면 BIO에서는 제품별 수급, 평균판매가격인 ASP, 원료비와 가동률을 함께 보게 되는 이유다.
이미지: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BIO 공장의 야간 전경▲ 조명 아래 생산설비가 드러난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BIO 공장 — 출처: [CJ Newsroom, 2022-07-25](https://newsroom.cj.net/medialibrary/cj-cheiljedang/cj-cheiljedangs-pasuruan-bio-plant-in-indonesia/)
PHA와 신규 뉴트리션은 이런 발효 기반을 넓혀 볼 수 있는 기술 영역이다. PHA는 미생물 발효로 만드는 생분해성 소재 계열을 가리킨다. 다만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 거점을 갖추는 일과 회사의 현재 핵심 이익을 책임지는 일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공개된 범위에서는 기존 아미노산·식품소재 사업이 당장의 BIO 규모를 설명하고, PHA와 신규 영양 분야는 기술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위치에 가깝다.
4.설탕에서 슈완스까지, 범위를 넓혀 온 방식
회사의 출발점은 1953년 설탕 제조다. 이후 소재식품과 가공식품을 넓혔고, 발효 BIO를 또 하나의 축으로 키웠다. 이 과정은 서로 무관한 사업을 한꺼번에 모은 역사라기보다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식품·소재’를 계속 옆으로 확장한 역사에 가깝다. 설탕과 밀가루 같은 기초소재에서 조미료와 가공식품으로 이동하면 거래 상대가 식품 제조사에서 일반 소비자까지 넓어진다. 발효 기술을 축적하면 다시 산업용 소재 고객으로 범위가 확장된다.
역사의 방향을 크게 돌린 사건은 2019년 슈완스 인수다. 회사는 이를 북미 냉동식품의 제조, 브랜드와 유통 기반을 강화한 전환점으로 제시한다. 해외에서 한국 제품을 수출해 파는 수준을 넘어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사업 안으로 들여온 것이다. 비비고가 해외 소비자에게 알려지는 속도와 현지에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능력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게 됐다.
이 흐름을 따라가면 오늘의 복합적인 모습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국내에서는 햇반과 조미·소재 제품을 만들고, 북미에서는 냉동식품 기반을 활용하며, BIO에서는 전혀 다른 고객에게 발효 소재를 판다. 공통점은 제조기술을 반복 가능한 품질과 대량 공급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차이는 그다음이다. 브랜드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와 원가·성능 조건을 계산하는 산업 고객은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역사가 길다는 사실 자체가 경쟁력은 아니다. 오래된 소재사업은 원료와 가격 변동에 노출되고, 새로 편입한 해외 생산기지는 현지 비용과 유통 효율을 맞춰야 한다. 다만 설탕에서 출발한 회사가 북미 냉동식품과 글로벌 발효 소재를 함께 운영하게 된 경로는 포트폴리오가 왜 이렇게 구성됐는지를 설명한다. CJ제일제당은 한 번의 발명보다 기존 제조 기반에 새로운 제품·고객·지역을 차례로 얹으며 범위를 넓혀 왔다.
5.2025년에서 2026년 2분기까지의 실적
2025년 회사 발표 기준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매출은 17조7,549억원, 영업이익은 8,612억원이었다.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27조3,426억원, 영업이익 1조2,336억원이다. 대한통운 포함 연결 수치와 식품·BIO 중심 수치를 섞으면 본업 변화가 흐려질 수 있으므로 두 기준을 함께 보되 구분해야 한다.
기간 | 대한통운 제외 매출 / 영업이익 | 영업이익률 | 연결 매출 / 영업이익 | 연결 영업이익률 |
|---|---|---|---|---|
2025년 | 17조7,549억원 / 8,612억원 | 약 4.9% | 27조3,426억원 / 1조2,336억원 | 약 4.5% |
2026년 1분기 | 4조271억원 / 1,485억원 | 약 3.7% | 7조1,111억원 / 2,381억원 | 약 3.3% |
2026년 2분기 | 4조1,950억원 / 1,619억원 | 약 3.9% | 7조3,621억원 / 2,576억원 | 약 3.5% |
영업이익률은 제시된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계산했으며, 연간 총액과 분기 총액의 크기를 직접 비교하기보다 각 기간의 수익 구조를 보는 용도다.
2026년 1분기 대한통운 제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0% 감소했다. 2분기에는 매출이 10.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8.4% 줄었다. 매출 증가가 곧바로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두 분기였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1분기 약 3.7%에서 2분기 약 3.9%로 조금 회복했지만, 매출 성장률과 이익 감소율 사이의 간격은 여전히 컸다.
식품은 해외 성장과 비용 압박이 동시에 보였다
2025년 식품 매출은 11조5,221억원이었다. 해외 식품 매출은 5조9,247억원으로 국내 식품 매출을 처음 넘어섰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역사적으로 국내 브랜드와 소재에서 출발한 식품 사업이 해외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숫자다.
2026년 1분기 식품 매출은 3조384억원, 영업이익은 1,430억원이었다. 해외 식품 매출은 1조5,555억원으로 4.5% 증가했다. 회사는 미국 만두·상온밥과 유럽·아시아태평양의 글로벌 전략제품 성장을 동인으로 들었다. 같은 해 2분기 식품 매출은 2조8,441억원으로 5.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09억원이었다. 해외 식품 매출은 1조5,072억원으로 10.1% 늘었고 미주·유럽·아태·중국이 모두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2분기의 식품 영업이익률은 제시된 수치로 약 2.5%다. 회사는 국내의 환율·원재료 비용과 가격 인하, 해외의 유가발 물류·포장비를 압박 요인으로 제시했다. 해외 매출 성장이라는 방향은 분명했지만, 물건을 더 파는 속도와 그 판매를 이익으로 남기는 속도는 달랐다. 지역 확장이 물량뿐 아니라 현지 생산·물류 효율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한 국면이다.
BIO는 분기 사이의 진폭이 더 컸다
2025년 BIO 매출은 3조9,594억원으로 5.4% 줄었고, 영업이익은 2,034억원으로 36.7% 감소했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9,887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스페셜티 제품 판매 확대에도 트립토판 경쟁과 라이신의 높은 전년 비교 기준이 수익성을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0.6%에 머물렀다.
2분기 BIO 매출은 1조3,509억원으로 2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10억원이었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약 6.7%로 1분기보다 크게 높아졌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회사는 트립토판 경쟁 심화, 평균판매가격 회복 지연과 전년의 높은 기저를 제약으로 들었다. 판매량과 제품 구성이 개선돼도 경쟁 공급과 가격 조건이 이익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는 BIO 사업의 특성이 드러난 대목이다.
2026년 1분기 공시상 연간 환산 생산능력은 식품 107.5만톤, BIO 44.7만톤이었고 가동률은 각각 76%, 86%였다. BIO의 가동률이 더 높다고 해서 수익성도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시기 BIO 이익이 약했던 사실은 공장 가동 외에도 제품별 가격, 경쟁과 원료 조건을 같이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포트폴리오 비교에도 경계선이 하나 생겼다. 2026년 1분기 중 Feed&Care 관련 종속·지분법 법인 14개사의 매각이 완료됐다. 따라서 과거의 Feed&Care를 이후에도 동일한 핵심 사업으로 놓고 매출 구성을 비교하면 현재의 식품·BIO 구조를 오해할 수 있다.
2025년 연결 순손실 4,170억원은 4분기 유·무형자산 평가와 관련된 영업외손실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영업이익과 순손익이 크게 갈린 이유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2026년 3분기에 대해 회사는 대한통운 제외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4%대 중후반 영업이익률을 전망했다. 이는 8월 11일 제시된 회사 가이던스이며 확정된 분기 결과는 아니다.
6.냉동김밥 라인에서 포장까지 사람이 빠진 자리
냉동김밥은 속재료 준비, 배치, 말기, 절단과 포장이 이어지는 제품이다. 회사는 2026년 3월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속재료 투입부터 커팅, 트레이 적재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한 생산시설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자동화의 의미는 로봇을 전시하는 데 있지 않다. 해외 채널에서 판매할 물량을 일정한 규격으로 반복 생산하고, 여러 공정 사이의 병목을 관리하는 제조 기반을 만드는 데 있다.
이미지: 냉동김밥 자동화 라인의 그리퍼와 포장 제품▲ 컨베이어 위 냉동김밥 포장과 이를 옮기는 자동화 그리퍼 — 출처: [CJ제일제당, 2026-03-25](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52)
이 장면은 K-푸드의 유행과 제조업의 현실을 연결한다. 새로운 지역에서 냉동김밥 주문이 늘어도 공정이 따라주지 않으면 공급이 막힌다. 반대로 생산설비만 늘리고 반복 구매와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면 설비의 활용도가 낮아진다. 식품 사업의 확장은 브랜드 캠페인과 공장 자동화가 같은 속도로 움직여야 완성된다.
공장 운영에는 생산량 이외의 문제가 있다. 부산공장에는 2026년 작업자와 차량의 동선을 구별하기 위한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됐다. 색각 특성과 관계없이 구분하기 쉬운 색과 표시를 현장에 사용한 조치다. 대량생산 현장에서 안전은 홍보 문구보다 바닥의 선, 교차로의 표시와 포장에 붙은 인식 장치처럼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이미지: 색으로 구분된 부산공장의 차량 및 작업자 동선▲ 색과 선으로 차량·작업자 이동 구역을 나눈 부산공장 현장 — 출처: [CJ제일제당, 2026-07-20](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89)
냉동김밥 자동화와 부산공장의 동선 표시는 서로 다른 종류의 개선처럼 보인다. 하나는 생산공정이고 다른 하나는 안전 운영이다. 그러나 둘 다 공장을 ‘제품을 만드는 건물’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흐름의 집합으로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해외에서 브랜드가 커질수록 보이지 않는 공정의 안정성이 소비자가 만나는 품질을 떠받친다.
7.공장은 지역 유통망의 문법을 따라간다
해외 생산기지 계획은 모두 같은 단계에 있지 않다. 일본에서는 비비고 만두·냉동김밥·K-소스를 여러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한다고 회사가 밝혔다. 치바 공장은 2025년 9월부터 일본 전역 공급을 목표로 제시됐다. 헝가리와 미국은 각각 유럽과 북미의 생산 능력을 넓히기 위한 일정이 발표된 상태다.
지역·거점 | 공개된 역할 | 공개 근거의 단계 |
|---|---|---|
일본 치바 | 만두 등 현지 공급, AEON·Costco·Amazon·Rakuten 등 기존 판매망과 연결 | 2025년 9월 전국 공급 목표가 발표됐으며 실제 가동 결과는 별도 확인 대상 |
헝가리 | 유럽 만두 생산기지 | 2026년 하반기 가동 목표 |
미국 수폴스 | 북미 식품 생산능력 확대 | 약 7,000억원 초기 투자와 2027년 완공 목표 |
이 지역들은 같은 제품을 복사해 놓는 세 점이 아니다. 일본은 이미 제시된 유통 채널과 현지 공급을 잇는 문제가 중요하다. 헝가리는 유럽 시장에 가까운 만두 생산거점을 만드는 구상이고, 수폴스는 더 큰 투자와 긴 완공 일정을 가진 북미 계획이다. 발표된 목표 시점이 다르므로 공장 수를 단순 합산하기보다 각 거점이 생산과 유통 사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구분해서 보는 편이 낫다.
현지 공장이 갖는 의미도 운송거리 하나로 환원되지는 않는다. 현지 유통망이 요구하는 제품 구성과 공급 주기에 맞추고, 브랜드 노출을 실제 구매 가능성으로 바꾸는 연결점이 된다. 다만 공장이 완공되는 것과 효율적으로 가동되는 것, 판매가 반복되는 것은 서로 다른 단계다. 슈완스 인수로 확보한 북미 기반, 일본의 채널 판매, 유럽의 신규 거점 계획은 모두 ‘해외 식품’에 속하지만 작동 방식은 다르다.
8.두 사업 사이에 세 개의 전략 이름을 놓다
회사는 2026년 7월 기존 식품·BIO의 이원 구도를 라이프스타일식품, 기술소재, 핵심소재라는 세 부문 전략 프레임으로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법적 회사가 셋으로 갈라진다는 뜻보다는 제품과 기술의 성장 역할을 다시 분류한 경영 언어에 가깝다.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식품, 기술 차별화를 앞세울 소재, 규모와 원가 경쟁이 중요한 기반 소재를 같은 잣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라이프스타일식품에는 브랜드와 사용 장면이 중심인 사업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기술소재라는 이름은 발효·정제 역량을 활용해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을 부각한다. 핵심소재는 설탕 같은 전통 소재와 대량생산 기반의 역할을 다시 보게 한다. 공개된 명칭만으로 개별 품목의 이동과 조직별 책임을 모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회사가 식품 대 BIO라는 오래된 양분법보다 제품별 경쟁 방식의 차이를 더 세밀하게 보려 한다는 방향은 읽힌다.
푸드테크 프로그램인 프론티어랩스도 이 변화의 바깥에서 새 가능성을 찾는 통로다. 회사는 AI·로봇, 차세대 K-푸드, 스마트 제조와 지속가능 소재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 및 기술검증인 PoC 기회를 제시했다. PoC는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단계다. 냉동김밥 자동화처럼 공정에 적용될 아이디어를 탐색할 수 있지만, 프로그램 참여 기업과 협업한다는 사실 자체가 곧 독립 사업부의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PHA와 신규 영양, 푸드테크를 한 묶음으로 보면 회사가 가진 제조·발효 기반을 어디까지 확장할지 보여주는 지도가 된다. 기존 핵심은 이미 유통망과 고객, 생산량이 확인되는 식품과 BIO 소재다. 새 영역은 연구, 실증과 사업화가 순서대로 이어져야 그 지도 안에서 비중을 얻는다. 세 부문 전략의 평가는 이름보다 실제 제품 배치와 책임 구조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통해 가능해질 것이다.
9.설탕의 오래된 힘이 남긴 거래의 숙제
설탕은 회사의 출발점이자 지금도 기초소재 포트폴리오를 이루는 품목이다. 동시에 소수 공급자의 가격 결정과 기업 간 거래 관행이 규제기관의 감시를 받는 시장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설탕 가격 담합이 있었다고 판단해 CJ제일제당을 포함한 3사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사안은 원가 상승이나 판매량 변동과 성격이 다르다. 가격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가라는 사업상의 힘과 그 가격이 어떤 절차와 경쟁 질서 안에서 결정됐는가라는 규제 문제가 맞닿는다. 과징금 처분 이후의 최종 법률 절차와 실제 납부 상태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도된 공정위 판단을 확정 판결처럼 확대해서도, 오래된 소재사업의 작은 잡음으로 축소해서도 곤란하다.
회사가 라이프스타일식품·기술소재·핵심소재라는 새 언어를 꺼낸 시점에 이 사건이 주는 의미는 선명하다. 브랜드와 발효 기술을 앞세워 사업의 얼굴이 바뀌어도 기초소재의 거래 규율은 포트폴리오 뒤편에 남아 있다. 햇반의 포장, 비비고의 해외 진열대, 냉동김밥 자동화 라인과 BIO 발효조가 현재의 확장을 보여준다면, 설탕 거래에 대한 규제 판단은 1953년부터 이어진 기반 사업을 어떤 원칙으로 운영해야 하는지를 되돌려 놓는다. 이 회사의 넓은 사업 범위는 성장 선택지를 늘리는 동시에 서로 다른 시장의 책임까지 한 장부에 모은다.
각주
- CJ제일제당, 「식품사업」 — https://www.cj.co.kr/kr/aboutus/business/food
- CJ제일제당, 「BIO사업」 — https://www.cj.co.kr/kr/aboutus/business/bio
- CJ제일제당, 「식품사업」 — https://www.cj.co.kr/kr/aboutus/business/food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일본에 새로운 식품 생산기지 구축」, 2025-05-08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654
- CJ제일제당, 「BIO사업」 — https://www.cj.co.kr/kr/aboutus/business/bio
- CJ Newsroom, 「CJ제일제당 BIO 직무의 모든 것: 발효 연구원의 하루」, 2023-02-17 — https://cjnews.cj.net/cj%EC%A0%9C%EC%9D%BC%EC%A0%9C%EB%8B%B9-bio-%EC%A7%81%EB%AC%B4%EC%9D%98-%EB%AA%A8%EB%93%A0-%EA%B2%83-%EB%B0%9C%ED%9A%A8-%EC%97%B0%EA%B5%AC%EC%9B%90%EC%9D%98-%ED%95%98%EB%A3%A8/
- CJ CheilJedang IR, 「2026 2Q Earnings Results」, 2026-08-11 — https://cjcj.irplus.co.kr/filestorage/eng/IRER/2Q26_English_PT_CJCJ_FF.pdf
- CJ제일제당 BIO 연구소, 「BIO 연구소」 — https://www.cj.co.kr/kr/aboutus/rnd/bio-research-institute
- CJ제일제당, 「연혁」 — https://www.cj.co.kr/kr/aboutus/cj-cheiljedang/history
- CJ제일제당, 「연혁」 — https://www.cj.co.kr/kr/aboutus/cj-cheiljedang/history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지난해 매출 17조 7,549억 원, 영업이익 8,612억 원 기록」, 2026-02-09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49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1분기 매출 4조271억 원·영업이익 1,485억 원」, 2026-05-12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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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 「식품업계 최초 냉동김밥 전 공정 자동화 생산시설 구축」, 2026-03-25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52
- CJ제일제당, 「부산공장에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2026-07-20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89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일본에 새로운 식품 생산기지 구축」, 2025-05-08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654
- CJ제일제당, 「유럽(헝가리)·미국 식품 신규 생산기지 구축」, 2024-11-21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622
- CJ제일제당, 「라이프스타일식품·기술소재·핵심소재 3대 부문으로 사업구조 재편」, 2026-07-01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83
- CJ제일제당, 「푸드테크 생태계 이끌 유망 스타트업 발굴: 프론티어랩스 6기」, 2026-04-14 — https://www.cj.co.kr/kr/newsroom/pressreleases/news-detail/1755
- 연합뉴스, 「제재 받고 또 담합…공정위, 설탕 3사에 과징금 4천83억원」, 2026-02-12 — https://www.yna.co.kr/view/AKR20260212094000002?section=economy%2F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