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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

장기·자동차·일반보험과 자산운용으로 일상의 위험을 감당한다

1.사고 접수 뒤에 드러나는 보험의 본체

보험증권은 가입할 때 만들어지지만, 고객이 보험회사의 실체를 체감하는 순간은 대개 사고 뒤다. 자동차가 도로에서 멈추면 사고 접수와 긴급출동이 먼저 움직인다. 차량은 정비와 수리를 거치고, 회사는 확인된 손해에 보험금을 지급한다. DB손해보험의 프로미카 자동차보험에는 이 흐름을 잇는 SOS 긴급출동, 오토케어, 정비 네트워크가 결합돼 있다. 보험료를 받는 판매 조직만큼 사고 이후의 서비스망이 중요한 이유다.

이미지: 도로변에 출동한 프로미카 서비스 차량

▲ 도로변에 출동한 프로미카 서비스 차량과 작업 현장 — 출처: [네이버 블로그 카슐랭, 2024-07-26](https://blog.naver.com/hot3820/223547582678)

고객의 경험은 하나의 창구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고를 알리고,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고, 정비나 치료에 관한 안내를 받은 뒤, 증빙을 제출하고 보험금 지급을 기다리는 일련의 과정이다. 회사의 경쟁력도 이 사슬 전체에서 만들어진다. 접수는 빨라도 서류 안내가 복잡하면 고객 경험이 끊기고, 출동은 빨라도 수리와 지급이 매끄럽지 않으면 서비스의 인상이 달라진다. 보험은 눈에 잡히는 완제품보다 여러 단계의 약속을 제때 실행하는 운영업에 가깝다.

자동차보험만 보면 현장성이 특히 선명하지만 장기보험도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질병이나 상해가 발생한 고객에게는 청구 서류와 보상 절차가 회사의 얼굴이 된다. 일반보험에서는 기업과 각종 위험을 연결하는 영업사원, 대리점, 중개인의 역할이 커진다. 고객의 위험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판매 경로와 보상 장면도 하나로 수렴하지 않는다.

이미지: DB손해보험 청구 내역을 확인하는 모바일 화면

▲ 보험사 선택과 청구정보 확인, 첨부서류 전송이 이어지는 모바일 청구 화면 — 출처: [시그널플래너 블로그, 2022-03-03](https://blog.signalplanner.co.kr/1336/)

이 구조를 이해하면 회사가 왜 긴급출동 차량과 모바일 화면, 고객센터, 정비망을 함께 관리하는지도 보인다. 계약은 판매채널에서 시작하지만 약속의 이행은 훨씬 넓은 접점에서 완성된다. 고객에게는 한 번의 사고이고 한 번의 청구지만, 보험회사에는 접수·안내·판단·서비스 연결·지급을 동시에 굴려야 하는 반복 업무다. DB손해보험을 읽는 첫 단서는 상품 광고보다 이 사고 이후의 동선에 있다.

2.장기·자동차·일반보험이 나누는 위험

국내 보험 본업은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일반보험으로 나뉜다. 세 영역은 모두 보험료를 받고 위험을 인수하지만 고객이 찾아오는 이유와 계약을 만나는 경로가 다르다. 장기보험은 전속채널과 법인보험대리점인 GA, 직접판매를 함께 활용한다. 자동차보험은 개인 운전자의 가입부터 사고 이후 출동과 수리까지 소비자 접점이 촘촘하다. 일반보험은 기업 위험을 다루는 만큼 영업사원·대리점·중개인이 계약 연결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영역

주된 접점

계약 이후 회사가 수행하는 일

판매·연결 경로의 특징

장기보험

질병·상해와 장기간의 보장 수요

계약 관리, 서류 안내, 보험금 심사와 지급

전속채널·GA·직접판매 병행

자동차보험

차량 가입, 사고, 고장과 수리

사고 접수, 긴급출동, 정비 연결, 보상

소비자 판매와 현장 서비스망 결합

일반보험

기업과 다양한 재산·책임 위험

위험 인수와 사고 보상

영업사원·대리점·중개인 활용

세 상품군을 같은 ‘보험 매출’로만 묶으면 각 부문의 성격이 흐려진다. 장기보험은 계약이 쌓이면서 회사가 관리해야 할 보상 관계도 함께 누적된다. 자동차보험은 사고 빈도와 수리·보상 현장이 손익에 빠르게 반영되는 영역이다. 일반보험은 기업 고객과 중개 채널을 통한 위험 선별이 영업의 중요한 장면이 된다. 어느 한 상품의 호조가 다른 상품의 현장 문제를 자동으로 상쇄한다고 볼 수 없는 구조다.

법인 범위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상장회사인 DB손해보험의 별도 실적은 국내 손해보험 본업을 읽는 데 중심이 되지만, 연결 범위에는 DB생명보험과 DB캐피탈의 사업도 들어간다. 별도 기준 보험 성과와 연결 재무수치를 섞으면 서로 다른 사업에서 발생한 결과를 한 덩어리로 오해할 수 있다. 특히 보험손익의 부문별 움직임을 볼 때는 어떤 법인 범위와 표시 기준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판매채널의 폭은 고객 확보 수단인 동시에 비용과 서비스 품질을 관리해야 할 범위이기도 하다. 전속 조직에서는 회사가 설계사 운영과 상품 전달을 직접 조율할 수 있고, GA에서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이 같은 판매 현장에서 비교된다. 직접판매는 고객이 스스로 가입 절차를 밟는 접점이다. 기업 일반보험에서는 중개인이 고객의 위험과 보험회사의 인수 판단을 연결한다. 서로 다른 채널이 병존하는 것은 같은 상품을 여러 곳에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객군과 상담 방식, 계약 이후의 관리 동선이 다르다는 뜻이다.

결국 핵심 상품은 세 갈래지만 회사가 수행하는 일은 판매보다 길다. 장기보험에서는 계약을 오래 관리해야 하고, 자동차보험에서는 현장 대응의 속도와 연결성이 중요하며, 일반보험에서는 기업별 위험을 계약으로 바꾸는 과정이 앞선다. 상품 이름보다 고객이 어느 경로로 들어와 어떤 보상을 요구하는지를 따라가야 사업의 윤곽이 선명해진다.

3.보험료와 운용자산, 서로 다른 두 이익 원천

손해보험사의 수익 구조에는 두 개의 엔진이 있다. 하나는 고객에게 보장을 약속하고 받은 보험료와 실제 보상·사업 운영의 결과가 모이는 보험손익이다. 다른 하나는 채권, 대출, 수익증권, 해외자산 등에 배치한 운용자산에서 이자와 분배금 등을 얻는 투자손익이다. 둘은 같은 기간의 순이익에 합쳐지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보험손익을 만드는 첫 단계는 위험을 가격으로 바꾸는 일이다. 회사는 장기·자동차·일반보험 계약을 판매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약속한 범위에 따라 보상한다. 보험료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익 증가를 단정하기 어려운 까닭도 여기에 있다. 보험금 지급과 계약 관리의 부담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어떤 상품에서 이익이 나고 어느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했는지를 봐야 보험료 규모의 의미가 드러난다.

투자손익은 보험 영업과 별개의 보너스가 아니다. 보험료를 받고 보험금을 지급하기까지 보유하는 자산을 여러 형태로 운용하면서 생기는 또 하나의 본업 결과다. 다만 보험손익 악화를 투자손익 개선이 메운 한 해가 있었다고 해서 두 원천의 질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보험 부문의 손해율과 보상 부담, 운용자산의 이자·분배금과 시장 여건은 서로 다른 원인으로 움직인다. 합계 순이익만 보면 이 교대가 가려질 수 있다.

이 구분은 경영진의 선택도 다르게 읽게 한다. 상품 판매와 보상 시스템 개선은 보험손익 쪽에 가까운 활동이다. 자산 배분과 운용 성과는 투자손익의 영역이다. 두 활동 모두 최종 이익을 만들지만 관리 도구가 다르므로, 어느 한쪽의 개선을 다른 쪽의 구조적 회복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연결 자회사의 결과가 더해지면 숫자의 층위가 한 번 더 생긴다. 국내 손해보험 영업의 상태를 보려면 별도 보험손익을, 그룹 전체의 재무 결과를 보려면 연결 범위를 살펴야 한다. DB생명보험과 DB캐피탈을 포함한 연결 숫자는 상장회사 전체를 보여 주지만 국내 장기·자동차·일반보험의 현장을 그대로 대체하지는 않는다. 이 회사의 돈 버는 방식을 읽는 기본 순서는 상품별 보험손익, 투자손익, 연결 범위의 순서다.

4.실적의 중심은 장기보험, 흔들림은 자동차보험

2025년 원수보험료는 18조7,808억원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장기보험이 11조9,536억원으로 63.6%를 차지했고, 자동차보험은 4조3,952억원, 일반보험은 2조4,321억원이었다. 보험료의 중심이 장기보험이라는 사실은 손익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감사 공시상 장기보험 이익은 1조759억원이었고 일반보험은 147억원 이익을 냈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547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기준·기간

매출 또는 영업수익

보험손익

투자손익

순이익

읽을 때의 주의점

회사 IR, 2025년 별도

20조660억원

1조360억원

1조780억원

1조5,350억원

회사 경영실적 표시 기준

감사 공시, 2025년 별도

1조359억원

1조518억원

1조5,348억원

표시 기준과 반올림에 차이

회사 IR, 2026년 1분기 별도

5조5,780억원

2,270억원

2,360억원

2,690억원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감소

법정공시, 2026년 1분기 별도

보험·투자영업수익 합계 약 5조7,782억원

약 2,685억원

IR 매출과 지표 정의가 다름

2025년에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의 방향이 엇갈렸다. 회사 IR 기준 보험손익은 전년보다 36.0% 줄었고 투자손익은 44.9% 늘었다. 순이익이 유지되는 과정에서 운용 부문의 기여가 커진 셈이다. 감사 공시와 IR 숫자는 매우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보험이익·투자이익·매출을 정의하고 표시하는 방식이 달라 생기는 차이를 반올림 오차처럼 한꺼번에 처리하면 안 된다.

2026년 1분기에는 이익 압력이 더 분명해졌다. 회사 IR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9.9% 감소했다. 회사는 장기보험 보험금 예실차가 마이너스 1,060억원을 기록했고, 고액사고와 의료비·수술비 손해율 악화가 보험손익을 누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예실차는 회사가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발생 결과 사이의 차이를 보여 주는 항목이다. 예상보다 불리한 차이가 커졌다는 설명을 단순한 판매 부진과 같은 말로 읽어서는 안 된다.

보험계약서비스마진인 CSM은 회사가 신계약 효과와 상각을 나눠 제시하는 계약 관련 지표다. 분기 말 CSM은 12조8,22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6,170억원 늘었다. 회사는 이 기간 CSM 상각 3,220억원과 신계약 효과 6,240억원을 함께 제시했다. 잔액 증가만 보는 것보다 새 계약에서 유입된 효과와 기간 중 인식된 상각을 같이 봐야 변화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자본과 자산건전성도 별도의 층이다. 회사가 추정한 분기 말 연결 K-ICS 비율은 232.1%다. K-ICS는 보험사가 위험에 대응할 자본을 얼마나 갖췄는지 보여 주는 지급여력 체계지만, 이 수치는 당시 회사 추정치이므로 확정 법정비율로 단정할 수 없다. 같은 시기 자산건전성 공시에서 분류대상자산은 56조5,371억원, 가중부실자산은 1,818억원, 그 비율은 0.32%였다. 회사는 대출채권의 고정이하 분류자산 증가를 주요 변동요인으로 적었다.

주주환원에서는 회사 발표 기준 2025년 주당배당액이 7,600원, 배당성향이 30.0%였다. 다만 배당 숫자는 보험손익의 회복 여부, 투자손익의 지속성, 지급여력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한 시점의 배당성향만으로 이후 환원 여력을 고정해 읽기보다 이익 원천과 자본 지표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회사는 2분기 손해율이 앞선 분기보다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연간 손해율과 CSM 순증은 계리 가정과 신계약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증권사 해석도 양면적이었다. 2025년 4분기의 예실차 안정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누적된 자동차보험 요율 인하가 손해율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이는 확정된 미래가 아니라 시장의 관측이다. 2026년 8월 12일 현재 원문으로 확인되는 최신 실제 실적은 1분기까지다. 반기 실적과 새 해외 자회사의 최초 연결 효과는 후속 공시에서 확인할 영역으로 남아 있다.

5.보상 창구가 전화와 종이에서 이동하는 중

디지털 보상의 목표는 사고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사고 뒤에 반복되는 입력과 안내, 서류 이동의 마찰을 줄이는 데 있다. DB손해보험이 삼성SDS와 협력해 정식 개시한 AI Agent는 음성을 문자로 바꾸는 STT와 문자를 음성으로 읽는 TTS를 활용한다. 자동차 사고 접수 이후의 초기 안내와 정비·치료 정보 입력, 장기보상 서류 안내를 맡도록 설계됐다. 상담 업무의 일부를 자동화한 셈이지만 비용절감이나 손해율 개선 효과는 수치로 공개되지 않았다.

공공 마이데이터를 이용한 장기보상 서비스는 서류의 이동 경로를 바꾼다. 고객이 동의하면 건강보험·주민등록 등을 포함한 35종 증명서류를 행정기관 데이터로 받을 수 있다. 고객이 기관별 서류를 직접 떼어 보험사에 다시 제출하는 단계를 줄이려는 서비스다. 자동차보상과 가입·배서 영역으로의 확대는 발표 당시 향후 계획이었으므로 현재 서비스 범위와 구분해야 한다.

이미지: 고객센터의 실손보험 빠른청구 키오스크

▲ 고객이 화면을 눌러 청구 절차를 진행하는 실손보험 빠른청구 키오스크 — 출처: [연합뉴스, 2023-02-24](https://www.yna.co.kr/view/AKR20230224035400002)

키오스크와 모바일 청구, 공공 데이터 연계는 서로 다른 화면처럼 보이지만 같은 병목을 겨냥한다. 고객이 가진 정보를 보상 조직에 정확히 전달하고,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확인하며, 처리 상태를 이어 가는 과정이다. 고객센터 안의 기계는 대면 창구를 보조하고, 모바일 화면은 장소의 제약을 줄이며, 마이데이터는 증빙을 구하는 단계를 단축한다. 보험의 디지털화가 화려한 앱 화면보다 행정과 보상의 연결 문제에 가까운 이유다.

AI 과실판정은 판단 과정에 더 가까이 들어간다. 차대차 사고에서 고객이 블랙박스 영상과 사고 설명을 올리면 평균 5초 안에 결과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약 7만건을 학습·시뮬레이션했고 평균 정확도가 92.4%라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회사 내부 성과로 제시된 수치이며 독립적으로 검증된 정확도는 아니다. 안내 결과가 빠르다는 사실과 실제 분쟁에서 판단의 신뢰를 얻는 문제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 블랙박스 영상 기반 과실판정 시스템 특허 도면

▲ 차량 사고 영상이 통신망과 데이터베이스를 거쳐 과실판정 시스템으로 전달되는 특허 도면 — 출처: [비즈월드, 2025-05-01](https://www.bizw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353)

이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보험상품을 새로 포장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발생한 사고를 더 빨리 접수하고, 필요한 서류를 덜 옮기며, 판단의 초안을 빠르게 제공하는 운영 변화다. 고객에게는 대기와 반복 입력이 줄어드는지가 중요하고, 회사에는 보상 조직의 처리 방식이 실제로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 공개된 기능은 구체적이지만 비용과 손해율 효과는 아직 같은 수준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디지털 보상의 성패는 기능 개수보다 실제 청구와 지급의 시간을 얼마나 매끄럽게 잇는지에서 드러난다.

6.자동차보험에서 출발해 DB의 이름을 달기까지

회사의 역사적 뿌리는 1983년 한국자동차보험의 경영권을 인수한 사건에 있다. 지금도 자동차보험의 사고 접수와 출동·수리 현장이 회사 이미지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이 출발과 무관하지 않다. 이후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자산운용이 함께 자리 잡았지만 자동차보험은 브랜드가 고객의 일상에 직접 나타나는 대표 접점으로 남았다.

2017년의 DB그룹 사명 선포는 회사를 새로 세운 사건이 아니라 그룹 브랜드가 바뀐 과정이다. 따라서 현재의 DB손해보험을 그해 갑자기 등장한 보험사로 설명하면 역사적 연속성이 끊긴다. 한국자동차보험 경영권 인수에서 이어진 보험 영업 기반 위에 DB라는 그룹 이름이 올라온 것이다.

이 연혁은 사업구조를 읽는 데도 쓸모가 있다. 자동차보험에서 현장 서비스망이 중요해진 배경, 장기보험이 현재 보험료와 이익의 중심이 된 변화, 일반보험과 자산운용이 별도의 축으로 결합된 결과를 한 장면으로 압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래된 자동차보험의 뿌리와 현재의 장기보험 중심 손익은 서로 충돌하는 설명이 아니다. 고객에게 보이는 대표 장면과 회사 이익을 주로 만드는 상품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브랜드 전환 뒤에도 보험의 약속은 지점과 고객센터, 출동 차량, 모바일 청구 화면에서 실행된다. 사명은 바뀌어도 고객이 회사를 평가하는 순간은 여전히 사고와 청구 이후다. 역사에서 남는 것은 이름의 교체보다 위험을 접수하고 처리하는 조직이 어떻게 상품과 채널을 넓혀 왔는지다.

7.포테그라 인수로 넓어진 보험 지도

포테그라 인수는 해외 영업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수준을 넘어 기존 보험 플랫폼 전체를 사들인 거래다. DB손해보험은 포테그라 지분 100%를 16억5천만달러에 인수했고 거래는 2026년 5월 30일 종결됐다. 이를 통해 미국·유럽의 특화보험과 신용·보증 관련 사업, 현지 유통 기반에 접근하게 됐다.

이미지: 포테그라 인수 승인 소식에 사용된 DB손해보험 건물 외관

▲ 포테그라 인수 승인 소식을 전한 화면에 실린 DB손해보험 건물 외관 — 출처: [뉴스프라임, 2026-04-02](https://m.newsprime.co.kr/section_view.html?menu=1&no=729094)

거래 단계는 이미 인수 검토나 계약 체결에 머물지 않고 종결까지 갔다. 반면 사업 통합의 정도는 별개의 문제다. 포테그라는 기존 경영진과 유통망, 언더라이팅 기준을 유지하며 독립적으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언더라이팅은 어떤 위험을 어떤 조건으로 받아들일지 정하는 보험 인수 판단이다. 독립 운영 방침은 현지 조직의 연속성을 지키는 선택인 동시에, 국내 사업과의 즉각적인 통합을 전제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이기도 하다.

이 거래로 확보한 것은 우선 해외 플랫폼과 사업 범위다. 곧바로 확인된 것은 인수 종결과 지배권이며, 연결 이익과 자본 부담, 유통 시너지, 주주환원에 미칠 실제 결과는 이후 공시에서 나타나야 한다. 특히 최신 국내 실적에는 종결 뒤의 온전한 연결 효과가 아직 담기지 않았다. 거래 규모를 미래 이익과 같은 숫자로 취급하면 인수 가격과 경영 성과 사이의 시간을 건너뛰게 된다.

포테그라가 가진 특화보험과 신용·보증 사업은 국내 장기·자동차·일반보험의 단순 복제라기보다 다른 시장과 유통망을 더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관찰의 초점도 국내 상품 판매 증가 하나에 맞출 수 없다. 기존 경영진이 유지되는 동안 현지 플랫폼이 어떤 실적을 내는지, 그 결과가 DB손해보험의 연결 손익과 자본에 어떻게 들어오는지가 핵심이다.

인수 완료는 해외 확장의 문을 연 사건이지만 성과의 결승선은 아니다. 국내 보험손익이 흔들리는 시기에 큰 해외 자회사가 더해졌다는 점은 성장과 관리 복잡성을 함께 키운다. 포테그라를 낙관적인 구호나 인수가격의 부담 중 하나로만 보는 것보다, 독립 운영되는 새 보험 플랫폼이 연결 실적 안에 어떤 모양으로 자리 잡는지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8.펫보험과 지역 거점이 만드는 새로운 접점

보험을 만나는 장소는 설계사 사무실과 자동차 사고 현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DB손해보험은 이마트의 몰리스 오프라인 네트워크에서 ‘올라! 펫보험’을 판매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반려동물 용품과 서비스를 찾는 고객이 있는 생활형 매장에 보험의 유통 접점을 놓은 것이다. 회사가 제시한 상품 조건은 최소 월 1만원대, 만 12세 가입, 갱신 시 최대 20세 보장이지만 판매량과 손해율, 수익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미지: 반려동물 장례와 펫보험 협력 협약식

▲ DB손해보험과 펫닥 관계자가 반려동물 장례·펫보험 협력 협약서를 든 모습 — 출처: [글로벌에픽, 2026-02-12](https://www.globalepic.co.kr/view.php?ud=2026021208341425637cc35ccc5c_29)

접점 확대의 의미는 상품 하나를 더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동차보험은 차량 구매와 운행, 사고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장기보험은 설계사·GA·직접판매와 청구 창구를 통해 관계를 이어 간다. 펫보험은 반려동물 관련 소비가 일어나는 공간에서 고객과 만난다. 보험사가 고객을 기다리는 대신 고객의 생활 동선 안으로 판매 장소를 옮기는 시도다.

지역 서비스망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2026년 6월 완공된 부산 서면 신사옥에는 부산·울산·경남 영업조직과 자회사가 입주한다. 판매 조직과 서비스 기능을 한 지역 거점에 모으는 건물이지만, 그 자체의 투자수익성은 공개된 내용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확인되는 역할은 지역 고객과 영업·서비스 조직을 연결하는 기반이라는 점이다.

오프라인 유통과 지역 사옥은 디지털 보상과 반대 방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순간을 담당한다. 상품을 처음 접하고 상담하는 장소가 있고, 사고 뒤 정보를 입력하고 서류를 보내는 화면이 있으며, 현장 출동과 보상 조직이 움직이는 공간이 있다. 보험의 고객 경험은 어느 하나를 완전히 없애는 방식보다 이 접점들을 끊기지 않게 연결하는 쪽으로 진화한다.

DB손해보험의 현재 모습도 이 연결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장기보험은 이익의 중심을 이루고, 자동차보험은 오래된 뿌리와 가장 눈에 띄는 현장을 제공한다. 일반보험과 자산운용은 서로 다른 위험과 이익 원천을 더한다. 여기에 해외 보험 플랫폼, 펫보험 유통, 데이터 기반 보상이 새 접점으로 붙었다. 이름이 붙은 상품은 많지만 고객에게 남는 경험은 단순하다. 사고가 났을 때 연락이 닿고,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이어지며, 약속한 보상이 실행되는가에 회사의 여러 사업이 다시 모인다.

각주

  1. DB손해보험, 프로미카 자동차보험 및 SOS·오토케어 서비스 — https://www.idbins.com/FWMALV0459_1.do
  2. 한국거래소 KIND, 제59기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2025년 영업개황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3/001014/20260303002856/00591.htm
  3. 한국거래소 KIND, 제59기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2025년 영업개황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3/001014/20260303002856/00591.htm
  4. 한국거래소 KIND, DB손해보험 감사보고서 및 2025년 연결·별도 재무정보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3/001046/20260303002919/00660.htm
  5. 한국거래소 KIND, DB손해보험 감사보고서 및 2025년 연결·별도 재무정보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3/001046/20260303002919/00660.htm
  6. DB손해보험, 2025년 경영실적 및 2026년 경영전략 — https://www.idbins.com/pcweb/bizxpress/cmy/inv/ir/__etc/2025%20%EA%B2%BD%EC%98%81%EC%8B%A4%EC%A0%81%20%EB%B0%8F%202026%20%EA%B2%BD%EC%98%81%EC%A0%84%EB%9E%B5.pdf
  7. 한국거래소 KIND, 제59기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2025년 영업개황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3/001014/20260303002856/00591.htm
  8. 한국거래소 KIND, DB손해보험 감사보고서 및 2025년 연결·별도 재무정보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3/001046/20260303002919/00660.htm
  9. 한국거래소 KIND, DB손해보험 감사보고서 및 2025년 연결·별도 재무정보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3/001046/20260303002919/00660.htm
  10. DB손해보험, 2025년 경영실적 및 2026년 경영전략 — https://www.idbins.com/pcweb/bizxpress/cmy/inv/ir/__etc/2025%20%EA%B2%BD%EC%98%81%EC%8B%A4%EC%A0%81%20%EB%B0%8F%202026%20%EA%B2%BD%EC%98%81%EC%A0%84%EB%9E%B5.pdf
  11. DB손해보험,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 https://www.idbins.com/pcweb/bizxpress/cmy/inv/ir/__etc/2026.1Q_DB%20Insurance_KOR_.pdf
  12. DB손해보험,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 https://www.idbins.com/pcweb/bizxpress/cmy/inv/ir/__etc/2026.1Q_DB%20Insurance_KOR_.pdf
  13. DB손해보험,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 https://www.idbins.com/pcweb/bizxpress/cmy/inv/ir/__etc/2026.1Q_DB%20Insurance_KOR_.pdf
  14. DB손해보험, 2026년 1/4분기 DB손해보험 현황 — https://www.idbins.com/pcweb/bizxpress/pb/mp/rg/__etc/2026052901.pdf
  15. DB손해보험, 2025년 경영실적 및 2026년 경영전략 — https://www.idbins.com/pcweb/bizxpress/cmy/inv/ir/__etc/2025%20%EA%B2%BD%EC%98%81%EC%8B%A4%EC%A0%81%20%EB%B0%8F%202026%20%EA%B2%BD%EC%98%81%EC%A0%84%EB%9E%B5.pdf
  16. DB손해보험 IR,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주요 Q&A — https://www.idbins.com/pcweb/bizxpress/cmy/inv/ir/__etc/2026.1Q%20%EA%B2%BD%EC%98%81%EC%8B%A4%EC%A0%81%20%EC%A3%BC%EC%9A%94%20QnA%28Kor%29.pdf
  17.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DB손해보험 Company Update — https://bbn.kiwoom.com/rfCR11951
  18. DB손해보험, 고객 참여형 보상 시스템 AI Agent 정식 오픈 — https://www.idbins.com/pc/bizxpress/cmy/pr/news/FWCOMV1683_437.shtm?ct=2&tp=T&tx=
  19. DB손해보험, 공공 마이데이터 활용한 장기보상 서비스 오픈 — https://idbins.com/pc/bizxpress/cmy/pr/news/FWCOMV1683_451.shtm?ct=1&tp=T&tx=
  20. DB손해보험, 보험업계 최초 AI 과실판정시스템 오픈 — https://ir.idbins.com/pc/bizxpress/cmy/pr/news/FWCOMV1683_455.shtm?ct=3&tp=T&tx=
  21. DB그룹, DB 역사 — https://m.dbgroup.co.kr/pages/dongbu/history.jsp
  22. DB그룹, DB 역사 — https://m.dbgroup.co.kr/pages/dongbu/history.jsp
  23. DB손해보험, 포테그라 인수 최종 종결 — https://ir.idbins.com/pc/bizxpress/cmy/pr/news/FWCOMV1683_449%281%29.shtm?ct=0&tp=T&tx=
  24. Fortegra Group·Newswire, DB손해보험 포테그라 인수 완료 — https://press1.newswire.co.kr/newsRead.php?no=1035678
  25. DB손해보험, 이마트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 https://ir.idbins.com/pc/bizxpress/cmy/pr/news/FWCOMV1683_454.shtm?ct=31&tp=T&tx=
  26. DB손해보험, 부산 신사옥 준공식 개최 — https://ir.idbins.com/pc/bizxpress/cmy/pr/news/FWCOMV1683_457%281%29.shtm?ct=01&tp=T&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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