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설계도와 클린룸 사이, 8인치에 남은 자리
DB하이텍의 중심에는 고객이 설계한 반도체를 웨이퍼로 생산해 판매하는 수탁 제조업이 있다. 사용하는 웨이퍼의 지름은 8인치이고, 주력 분야는 전력·아날로그 반도체다. 회로를 직접 설계해 완제품 브랜드로 파는 회사라기보다, 여러 고객의 설계를 공정에 맞춰 구현하는 특화 파운드리에 가깝다.
이 구분은 연결회사를 읽을 때 특히 중요하다. DB글로벌칩은 디스플레이 구동칩인 DDI의 설계·판매를 맡고, DB월드는 부동산과 골프장 등을 영위한다. 이들의 매출과 자산도 연결 장부에 들어오지만, DB하이텍이라는 제조업의 체질을 판단하려면 웨이퍼 생산 본업과 나누어 봐야 한다.
돈이 생기는 경로는 비교적 명료하다. 고객이 자사 제품에 넣을 칩을 설계하고, DB하이텍이 그 설계를 지원한 뒤 공정에 태워 웨이퍼로 생산·판매한다. 판매 창구는 대리점, 직거래와 해외법인 거래로 나뉘며 해외 거점은 영업과 기술지원도 맡는다. 회사가 약 400개 고객사와 협력한다고 밝히는 만큼, 한두 개 완제품 브랜드보다 여러 설계회사의 주문이 생산라인을 통과하는지가 더 중요한 사업이다.
이미지: 클린룸에서 웨이퍼 캐리어를 다루는 작업자와 생산설비▲ 클린룸에서 웨이퍼 캐리어를 다루는 작업자와 생산설비. 고객의 설계가 실제 웨이퍼 매출로 바뀌는 본업의 현장 — 출처: 전자신문, 2022-01-03
파운드리의 제품은 소비자가 집어 드는 칩 한 개가 아니라, 고객의 회로가 새겨진 웨이퍼와 그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공정 서비스다. 그래서 ‘어떤 유명 제품에 들어갔는가’만 좇으면 사업의 절반을 놓치기 쉽다. 공정 선택지가 충분한지, 고객 설계가 양산 가능한 형태로 넘어오는지, 생산 슬롯이 꾸준히 채워지는지가 매출의 앞단을 이룬다.
2.사업: 고객의 칩이 양산 라인을 타기까지
설계지원도 파운드리 상품의 일부다
고객은 완성된 도면 한 장을 공장에 건네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DB하이텍은 라이브러리, PDK, IP, EDA, 디자인 서비스 등을 설계지원 체계로 제시한다. PDK는 고객이 해당 공정의 규칙과 소자 특성을 반영해 회로를 설계하도록 돕는 도구 묶음이고, EDA는 그 설계를 작성하고 검증하는 소프트웨어 환경이다. 라이브러리와 IP는 반복적으로 필요한 회로 블록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 지원 체계의 경제적 의미는 고객 설계를 해당 팹에서 실제 생산할 수 있는 형태로 연결하는 데 있다. 공정 선택에서 양산 지원까지 이어지는 접점이 많을수록 파운드리는 단순 임가공보다 깊게 고객 제품 개발에 들어간다. 다만 지원 도구를 제공한다는 사실과 특정 고객의 양산 주문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다르다. 공시된 수주나 실제 생산으로 넘어간 범위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1분기 정기공시에는 중요한 장기공급계약 수주 실적이 기재되지 않았다. 이는 고객 거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독자가 개별 협력 발표나 기술지원 관계를 곧바로 확정 매출로 환산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선이다. 파운드리의 고객 관계는 비밀유지와 다수 거래가 얽히기 쉬운 만큼, 공개된 생산·매출과 개발 단계의 협업을 구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자동차에서는 ‘작동한다’ 다음에 ‘계속 작동한다’가 붙는다
회사가 자동차용 BCDMOS의 양산 지원 응용으로 제시하는 장면은 구체적이다. 차량 내부 통신에 쓰이는 LIN·CAN, 위치와 전류 등을 감지하는 홀 센서, 전압을 바꾸는 DC-DC 변환기, LED와 모터 드라이버가 포함된다. 운전자가 화면에서 직접 보는 기능보다 차량 곳곳에서 전력과 신호를 조절하는 역할이 많다.
자동차 반도체는 적용처를 적어 놓는 것만으로 사업이 성립하지 않는다. DB하이텍은 AEC-Q100 검증, 과거 ISO/TS 16949 인증 이력과 ISO 26262 요건 대응을 자동차 프로그램의 기반으로 설명한다. 이는 공정과 지원 조직이 자동차 고객의 품질 요구를 다룰 수 있다는 회사 측 설명이지, 모든 공정이 특정 완성차에 채택됐다는 보증은 아니다.
이처럼 실제 고객 여정은 ‘설계지원→공정 검증→웨이퍼 생산’으로 이어진다. 고객에게는 원하는 전압과 기능을 구현하면서 품질 요구를 통과하는 길이고, DB하이텍에는 개발 관계를 생산 주문으로 연결하는 길이다. 자동차, 산업기기와 소비가전처럼 사용 장면은 달라도 돈이 생기는 순간은 고객 설계가 팹 안에서 웨이퍼로 만들어질 때다.
3.제품: 전압을 다루는 공정이 중심을 잡는다
DB하이텍이 공개한 공정 포트폴리오의 중심은 Analog/Power와 BCDMOS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현실의 연속적인 전압·전류 신호를 다루고, 전력반도체는 전기의 변환과 제어를 맡는다. BCDMOS는 제어 회로와 고전압 소자를 함께 구현하는 데 초점을 둔 공정이다. 여기에 이미지 신호를 받아들이는 CIS,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능을 함께 담는 Mixed-Signal, 고전압 스위칭용 SJ MOSFET이 포트폴리오에 놓인다.
이 구성은 DB하이텍이 하나의 표준 칩을 대량 판매하는 회사가 아님을 다시 보여준다. 고객이 모터 드라이버를 설계하는지, 센서 인터페이스를 만드는지, 전원관리 기능을 구현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공정과 지원이 달라진다. 회사의 상품 진열대에는 칩 브랜드 대신 전압 범위, 소자 특성, 설계 규칙과 양산 이력이 놓이는 셈이다.
BCDMOS가 중요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차량의 통신·조명·모터 제어처럼 신호 처리와 전력 제어가 한 장면에 겹치는 응용에서 회사가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핵심 공정이기 때문이다. CIS와 Mixed-Signal은 포트폴리오의 폭을 더하지만, 현재 회사가 강조하는 정체성의 무게중심은 Analog & Power에 있다.
이미지: DB하이텍 부천캠퍼스 제조시설 외관▲ DB하이텍 부천캠퍼스의 대형 제조시설 외관. 공정 포트폴리오가 물리적인 팹과 설비 위에서 작동하는 사업임을 보여준다 — 출처: 파이낸셜뉴스/뉴시스, 2023-09-21
팹은 소프트웨어처럼 수요가 생겼다고 즉시 복제할 수 없다. 반대로 건물과 공간을 마련했다고 주문과 제품 믹스가 저절로 따라오지도 않는다. 특화 파운드리의 경쟁력은 설비라는 그릇과 고객이 실제로 쓰는 공정이라는 내용물이 함께 움직일 때 드러난다. 이 때문에 생산능력 확대 발표는 중요하지만, 공정 준비와 장비 투입, 고객 평가, 양산 전환을 한 덩어리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4.실적: 8인치 팹의 체온계
연결 숫자에서 웨이퍼 본업을 분리하면
감사 확정된 2025년 연결 매출은 1조3,972억원, 영업이익은 2,773억원, 순이익은 2,526억원이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약 19.8%다. 같은 해 반도체 웨이퍼 매출은 1조3,317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95%를 차지했다. 중국 매출은 8,767억원이었으며,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 단일 외부고객은 없었다.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3,746억원, 영업이익은 637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약 17.0%다. 반도체 웨이퍼 매출은 3,536억원으로 약 94%였다. 연간 수치와 한 분기 수치는 기간이 다르므로 단순한 크기 비교보다 본업 비중과 분기 수익성의 위치를 읽는 편이 적절하다.
구분 | 연결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반도체 웨이퍼 매출 | 읽을 때의 초점 |
|---|---|---|---|---|---|
2025년 | 1조3,972억원 | 2,773억원 | 2,526억원 | 1조3,317억원 | 감사 확정 연간 실적, 웨이퍼 비중 95% |
2026년 1분기 | 3,746억원 | 637억원 | — | 3,536억원 | 최신 정기공시 기준, 웨이퍼 비중 약 94% |
두 기간 모두 연결 매출의 압도적 대부분이 웨이퍼에서 나왔다. 종속사업을 함께 보더라도 실적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파운드리라는 뜻이다. 고객 집중도는 특정 단일 외부고객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지역별로는 중국 매출의 비중을 무시하기 어렵다. ‘고객이 많다’와 ‘지역 수요 변화에 둔감하다’는 같은 문장이 아니다.
생산능력과 투자계획은 서로 다른 시계를 쓴다
회사가 공개한 2024년 기준 8인치 생산능력은 월 15.4만장이다. Fab1은 월 9.1만장 규모로 BCDMOS, SJ MOSFET, IGBT 등을 담당하고, Fab2는 월 6.3만장 규모로 BCDMOS, CIS, RF와 SiC·GaN 등을 담당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공개된 기준 능력이지 2026년 실제 투입량이나 가동률을 뜻하지 않는다.
2024년에 발표된 Fab2 클린룸 확장은 2,500억원 투자와 월 3.5만장 증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중요하다. 클린룸 공간, 생산장비, 공정 인증과 고객 주문이 순서대로 맞아야 실제 출하 능력이 된다.
DB월드 공시에서는 상우캠퍼스 South Fab ph2의 초순수 공급설비인 UPW 공사 계약도 확인된다. 계약금액은 154.9억원이고 기간은 2026년 6월부터 2027년 8월까지다. 공장 인프라가 구체화되는 신호로는 볼 수 있지만, 이 계약 하나로 추가 생산능력, 가동 시점이나 고객 수주를 계산할 수는 없다.
항목 | 공개된 기준·계획 |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 |
|---|---|---|
기존 8인치 능력 | 2024년 기준 월 15.4만장 | 2026년 실제 가동량과 가동률 |
Fab2 클린룸 확장 | 2,500억원, 월 3.5만장 증설 가능성 제시 | 장비 투입 완료, 양산 시점, 주문 확보 |
South Fab ph2 UPW | 154.9억원, 2026년 6월~2027년 8월 계약 | 완성 팹의 전체 CAPA와 매출 기여 |
중장기 자본계획 | 향후 5년 약 2조원 투자 제시 | 전액 집행과 각 신사업의 수익화 |
회사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향후 5년 약 2조원 투자와 8인치 고도화, 고전압 전력반도체, SiC·GaN, Silicon Capacitor, 팹리스와 12인치 진출을 제시했다. 주주환원율 30%, 배당성향 20%, 총주주수익률인 TSR 25% 이상, 자사주 59.2만주 추가 소각도 목표로 내놓았다. 투자계획과 환원목표는 경영진이 자본을 어디에 배치하려는지 보여주지만, 확정 실적이나 집행 보증은 아니다.
현재 확인 가능한 최신 정기보고서는 2026년 1분기보고서다. 따라서 2분기와 반기 숫자는 확정 사실에 포함하지 않는다. 장부의 체온을 읽을 때는 공개 생산능력, 실제 가동, 제품 믹스와 판매가격을 구분해야 한다. 같은 팹이라도 어떤 공정의 웨이퍼가 얼마나 채워지는지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5.역사: 메모리 밖에서 찾은 0.18µm의 전환
DB하이텍의 현재 포트폴리오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지 않았다. 회사 연혁에서 2008년 0.18µm BCDMOS 개발은 Analog & Power 특화 전략을 설명하는 기술적 전환점으로 읽힌다. 여기서 0.18µm는 회로 선폭 세대를 가리킨다. 이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는 가장 작은 선폭 경쟁 자체보다 해당 공정에서 전력과 아날로그 기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놓여 있다.
그 선택은 제품 설명의 언어도 바꿨다. 범용 메모리처럼 용량과 세대만으로 비교하기보다, 차량 통신과 모터 제어, 전력 변환처럼 고객이 해결하려는 장면을 따라 공정을 설명하게 된다. 오랜 공정 이력은 설계지원 체계와 자동차 품질 대응을 쌓는 기반이지만, 과거의 개발 성공이 미래 주문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이력은 진입 자산이고, 현재의 고객 평가와 양산은 별개의 시험이다.
2023년 DB글로벌칩 분사는 회사를 읽는 또 하나의 경계선을 만들었다. DDI 설계·판매와 웨이퍼 제조 파운드리를 구분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결재무제표에는 양쪽이 함께 나타나지만, 제조 본업의 강점은 고객의 칩 브랜드가 아니라 공정 포트폴리오, 팹 운영과 설계지원에서 찾아야 한다.
이 분리는 논쟁도 낳는다. 제조와 설계의 역할이 또렷해진다는 설명이 가능한 한편, 주주는 계열 구조와 거래관계가 기업가치를 어떻게 배분하는지 묻게 된다. 기술적 전문화가 주주에게도 명료한 구조로 전달되는지는 공정 능력과 다른 차원의 문제다.
6.최근 동향: SiC·GaN은 아직 옵션의 시간
SiC와 GaN은 기존 실리콘과 다른 재료를 쓰는 화합물 전력반도체다. 회사는 이들을 고전압·고효율 전력 응용을 겨냥한 확장축으로 제시한다. 다만 현재 공개된 단계는 MPW 샘플 제공과 고객 평가이며, 본격적인 양산 시작 목표는 2027년이다. MPW는 여러 설계를 한 웨이퍼에 함께 실어 시제품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매출의 주인공이라기보다 고객 설계를 공정으로 끌어들이는 시험 무대에 가깝다.
회사가 제시한 SiC의 목표 적용처에는 전기차 인버터와 온보드 충전기인 OBC,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 충전 인프라가 있다. 인버터는 배터리의 전력을 모터 구동에 맞게 바꾸는 장치다. 전기차 이미지가 곧 수주를 뜻하지는 않지만, 회사가 새 공정으로 해결하려는 고객 문제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미지: 전기차 하부 전력계통을 표현한 SiC 적용 이미지▲ 전기차와 하부 전력계통을 표현한 렌더. 회사가 SiC의 목표 적용처로 제시한 EV 인버터의 사용 장면을 보여준다 — 출처: DB HiTek, n.d.
GaN도 같은 시간표 위에서 봐야 한다. 공개된 웨이퍼 이미지는 개발 방향을 보여주지만, 이미지 자체가 수율이나 양산 규모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현재 본업인 실리콘 기반 8인치 파운드리와 향후 양산을 목표로 하는 화합물 반도체를 같은 확정도로 평가하면 성장 옵션이 현재 실적으로 둔갑한다.
이미지: 금색 반사 패턴이 보이는 GaN 웨이퍼 두 장▲ 어두운 배경 위에서 금색 패턴을 드러낸 GaN 웨이퍼 두 장. 양산 실적보다 고객 평가가 앞선 차세대 공정의 현재 위치를 상징한다 — 출처: DB하이텍, 2026-08-10 accessed
회사는 PCIM 2026 참가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전력반도체 역량을 알리고 SiC·GaN을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전시회와 공동개발은 고객 접점을 넓히는 활동이다. 그러나 전시, 샘플, 평가, 양산은 서로 다른 문턱이다. 시장 노출이 늘어나는지뿐 아니라 평가를 마친 설계가 실제 생산라인에 오르는지가 옵션의 가치를 가른다.
이미지: DB하이텍과 에이프로세미콘의 GaN 공정기술 협력 체결 현장▲ 두 회사 관계자가 협약서를 들고 선 GaN 공정기술 협력 체결 현장. 화합물 반도체가 고객·설계사와의 개발 관계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출처: 전자신문, 2022-09-22
SiC·GaN의 의미는 기존 사업을 당장 대체한다는 데 있지 않다. 지금의 BCDMOS 고객 기반과 설계지원 경험을 더 높은 전압 영역으로 넓힐 수 있는지 시험한다는 데 있다. 계획대로 양산에 들어가더라도 공정 준비, 고객 인증과 주문 확보가 함께 확인돼야 현재 본업에 준하는 무게를 부여할 수 있다.
7.쟁점과 리스크: 빈 슬롯, 가격, 그리고 신뢰의 할인율
이 회사를 둘러싼 낙관론은 팹의 빈자리가 줄고, 전력반도체 비중과 평균판매단가가 개선되면 수익성이 탄력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데 기대를 건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높은 가동 수준, 전력반도체 믹스와 ASP 인상을 상승 조건으로 거론했다. 반대로 중국의 8인치 생산 확대와 수요 둔화는 가격과 수익성을 누를 위험으로 지목됐다. 이는 증권사의 조건부 전망이지 확정된 산업 결과가 아니다.
중국은 판매지역인 동시에 현지 생산능력 확대가 거론되는 경쟁 무대다. 고객 수가 많고 단일 고객 의존도가 낮더라도 지역 수요와 가격 경쟁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특화 공정의 차별화가 약해지면 가격이 먼저 흔들릴 수 있고, 고객이 요구하는 전력·아날로그 공정과 지원 역량이 분명하면 범용적인 공급 증가와 다른 길을 만들 여지가 있다.
설비투자에도 양면이 있다. 공간과 기반시설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수요 회복 때 대응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요보다 설비가 먼저 달리면 감가상각과 고정비를 견뎌야 한다. 발표된 확장 가능성을 곧바로 출하 증가로 읽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클린룸 바닥이 넓어진 것과 고객 웨이퍼가 그 위를 흐르는 것은 다른 사건이다.
지배구조 역시 별도의 할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소액주주 측은 2026년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의견에서 지배구조, 계열거래와 주주가치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주주 측의 주장으로 법적 확정 사실과 구분해야 한다. 다만 회사가 투자와 주주환원 목표를 함께 내놓은 상황에서는 계열 구조의 투명성과 자본배분의 일관성이 시장 신뢰에 직접 연결된다.
DB하이텍의 현재 가치는 화려한 차세대 웨이퍼 이미지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미 자리 잡은 BCDMOS와 전력·아날로그 공정이 고객 설계를 꾸준히 생산으로 연결하는지가 먼저다. SiC·GaN과 팹 확장은 그 기반 위에 얹히는 선택권이고, 주주환원 계획은 벌어들인 현금을 누구를 위해 어떻게 배치할지에 관한 약속이다.
클린룸에서 작업자가 옮기는 웨이퍼 캐리어는 이 회사의 세 층을 한 장면에 담는다. 지금 주문을 처리하는 팹, 다음 공정을 시험하는 기술, 그 둘에 투입될 자본이다. 세 층의 속도가 맞을 때 특화 파운드리의 장점이 살아난다. 속도가 어긋나면 성장 계획은 유휴설비가 되고, 좋은 공정도 신뢰의 할인을 피하기 어렵다.
각주
- 사업보고서 (제73기, 2025년) — 한국거래소 KIND / DB하이텍,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1/001444/20260601002355/11011.htm
- DB하이텍 제73기 사업보고서 — 한국거래소·DB하이텍,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1993/20260316005760/11011.htm
- Technology Overview — DB하이텍, 2026-08-12 — https://www.dbhitek.com/kr/technology/overview
- DB하이텍, 1분기 매출액 3,746억원, 영업이익 637억원 — DB하이텍, 2026-05-06 — https://www.dbhitek.com/kr/media/news/view/2601
- BCDMOS Portfolio — DB하이텍, 2026-08-12 — https://www.dbhitek.com/kr/technology/portfolio/bcdmos
- DB하이텍 제74기 1분기보고서 — 한국거래소·DB하이텍,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839/20260515004094/11013.htm
- Automotive Program — DB하이텍, 2026-08-12 — https://www.dbhitek.com/kr/customer-support/automotive-program
- Automotive Program — DB하이텍, 2026-08-12 — https://www.dbhitek.com/kr/customer-support/automotive-program
- About Us — DB HiTek, n.d. — https://www.dbhitek.com/en/company/about
- Technology Overview — DB하이텍, 2026-08-12 — https://www.dbhitek.com/kr/technology/overview
- DB하이텍 2025년 감사 연결재무제표 — 한국거래소·DB하이텍,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2094/20260316006017/00591.htm
- DB하이텍, 2025년 매출액 1조 3,972억원, 영업이익 2,773억원 — DB하이텍, 2026-02-05 — https://www.dbhitek.com/kr/media/news/view/2558
- 2026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 — DB하이텍, 2026-05-06 — https://file.alphasquare.co.kr/media/pdfs/company-ir/20260506DB%ED%95%98%EC%9D%B4%ED%85%8D_2026%EB%85%84_1%EB%B6%84%EA%B8%B0_%EA%B2%BD%EC%98%81%EC%8B%A4%EC%A0%81_%EB%B0%9C%ED%91%9C.pdf
- Fab & Global Network — DB하이텍, 2026-08-12 — https://www.dbhitek.com/kr/customer-support/network
- DB하이텍, 반도체 클린룸 확장에 2,500억원 투자 — DB하이텍, 2024-10-11 — https://dbhitek.com/kr/media/news/view/1759
- 상우캠퍼스 South Fab ph2 UPW 공급계약 — 한국거래소 KIND / DB월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8/000757/20260515000825/70012.htm
- DB하이텍, 기업가치 제고계획 발표 — DB하이텍, 2026-04-30 — https://www.dbhitek.com/kr/media/news/view/2602
- DB하이텍 제74기 1분기보고서 — 한국거래소·DB하이텍,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839/20260515004094/11013.htm
- DB하이텍 연혁 — DB하이텍, 2026-08-12 — https://www.dbhitek.com/kr/company/history
- DB하이텍 연혁 — DB하이텍, 2026-08-12 — https://www.dbhitek.com/kr/company/history
- DB HiTek to Participate in PCIM 2026 — DB하이텍 제공·PR Newswire, 2026-04-29 —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db-hitek-to-participate-in-pcim-2026-strengthening-its-presence-in-the-european-market-302754120.html
- SiC Portfolio — DB HiTek, n.d. — https://www.dbhitek.com/jp/technology/portfolio/sic
- DB HiTek to Participate in PCIM 2026 — DB하이텍 제공·PR Newswire, 2026-04-29 —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db-hitek-to-participate-in-pcim-2026-strengthening-its-presence-in-the-european-market-302754120.html
- DS투자, DB하이텍 목표가↑…2분기부터 평균판매단가 인상효과 — DS투자증권·연합뉴스, 2026-05-12 — https://www.yna.co.kr/view/AKR20260512025700008
- Company Note — DB HiTek — CGS International Securities, 2026-05-06 — https://dbhitek.com/files/559/DBHiTek_CGSI_20260506.pdf
- 제73기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소액주주 의견 — DB하이텍 소액주주 측, 2026-03-10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0/001447/20260310003213/%5Bkor%5D%20제73%EA%B8%B0%20%EC%A0%95%EA%B8%B0%EC%A3%BC%EC%A3%BC%EC%B4%9D%ED%9A%8C%20%EC%95%88%EA%B1%B4%EC%97%90%20%EA%B4%80%ED%95%9C%20%EC%86%8C%EC%95%A1%EC%A3%BC%EC%A3%BC%20%EC%9D%98%EA%B2%AC.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