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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스테와 2차전지 알루미늄박으로 진화한 방직 1세대

1.실과 박이 한 장부에서 만나는 곳

DI동일의 공장에서는 서로 성질이 전혀 다른 두 재료가 회사의 중심을 이룬다. 하나는 면사·혼방사·가공사에서 편물과 직물, 재봉사와 자수사까지 이어지는 섬유소재다. 다른 하나는 얇은 알루미늄 소재인 알루미늄박과 호일이다. 알루미늄 제품의 행선지는 이차전지뿐 아니라 식품·의약품용 연포장재, 냉난방 설비, 자동차용 호일과 열교환기 소재로 나뉜다. 연결회사에는 플랜트·환경, 가구, 화장품 사업도 있지만 현재 매출의 큰 줄기는 섬유와 알루미늄에서 나온다.

돈이 들어오는 경로도 한 가지가 아니다. 섬유에서는 원사와 원단 등 제품을 기업 고객에게 판매하면서 물류, 재고관리, 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알루미늄에서는 규격과 용도가 다른 박·호일 소재를 수출과 국내 거래로 판매한다. 플랜트·환경 부문에는 제품 납품과 별도로 공사를 수행하고 진행에 따라 수익을 인식하는 경로가 있다. ‘소재를 만들어 파는 회사’라는 한 문장보다, 제조와 유통·관리·공사용역이 한 연결 장부에 모이는 회사라고 이해하는 편이 실제 매출 구조에 가깝다.

이 구성이 중요한 이유는 두 핵심 사업의 시간이 다르게 흐르기 때문이다. 섬유는 회사의 출발점이자 오랫동안 쌓아 온 거래망의 사업이다. 알루미늄은 배터리와 포장재 같은 산업 수요에 연결돼 있으며, 설비 가동과 판매처 변화가 분기 손익을 크게 흔들 수 있다. 투자자는 한쪽을 ‘옛 사업’, 다른 한쪽을 ‘새 사업’이라고 갈라 보기 쉽지만, 현재 회사는 두 축 모두에서 매출과 영업손익을 만들고 있다. 알루미늄의 성장 기대가 섬유의 현금흐름을 자동으로 대체한 것도 아니고, 섬유의 긴 역사만으로 알루미늄 투자의 성패를 설명할 수도 없다.

이미지: 방적 설비와 알루미늄 코일 취급 현장이 함께 담긴 공장 콜라주

▲ 방적·자동화 설비와 알루미늄 코일 보관·점검 현장이 함께 배열된 공장 콜라주 — 출처: TIN뉴스, 2025-09-02

2.색과 재고까지 건네는 섬유의 오래된 현장

섬유 부문의 품목 목록은 길다. 면을 중심으로 한 원사, 서로 다른 섬유를 섞은 혼방사, 별도 기능이나 외관을 더한 가공사에서 출발해 편물·직물과 봉제에 쓰이는 실까지 이어진다. 이 목록은 완제품 의류 브랜드를 직접 상대하는 장면만을 뜻하지 않는다. 회사가 묘사한 거래망에는 국내외 원사 공급선과 제직·편직·원단업체가 함께 등장한다. DI동일은 이 사이에서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고 거래 흐름을 연결하는 기업 간 거래 사업을 운영한다.

섬유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실 한 꾸러미의 가격만이 아니다. 원하는 종류와 색상을 필요한 시점에 확보하고, 여러 단계의 생산업체 사이에서 재고와 납기를 맞추는 일도 구매 경험의 일부다. 회사가 제품 외에 물류·재고관리·금융서비스를 함께 언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시가 각 서비스의 개별 요금이나 수익성을 나누어 보여 주지는 않지만, 섬유 사업의 관계가 단순한 일회성 출고보다 넓다는 점은 확인된다. 재고를 대신 보유하거나 거래 편의를 제공하는 역할은 고객을 붙잡는 수단이 될 수 있는 동시에 운전자금과 재고관리 부담을 동반한다.

선염사는 실 단계에서 먼저 색을 입힌 제품을 뜻한다. 접촉시트 속 색상 샘플과 공장 이미지는 이 사업이 추상적인 ‘섬유소재’가 아니라 고객이 실제 색과 질감을 고르고 생산설비가 이를 구현하는 현장임을 보여 준다. 다만 어떤 브랜드가 어느 원사를 채택했는지, 개별 품목의 판매단가가 얼마인지는 공개된 근거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품군의 폭은 말할 수 있어도 특정 패션 브랜드나 소비자 시장에서의 지위를 추정할 수는 없다.

이미지: 선염사 관련 공장과 색상 샘플, 생산설비를 함께 보여주는 이미지

▲ 선염사 관련 공장 외관과 여러 색의 샘플, 내부 생산설비를 함께 보여 주는 현장 이미지 — 출처: TIN뉴스, 2025-09-02

섬유 사업을 볼 때는 매출 규모와 영업이익만큼 거래망의 기능을 살펴야 한다. 원사 공급선과 원단업체 사이에서 물량을 연결하는 기능이 유지되는지, 재고가 판매 속도에 맞게 관리되는지, 제품 외 서비스가 거래 지속성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 반대로 판매가 둔화되면 다양한 품목과 재고가 장점에서 부담으로 바뀔 수 있다. 오랜 업력은 고객의 주문을 대신 만들어 주지 않지만, 여러 생산 단계를 잇는 기반이 사라졌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다.

3.배터리에서 포장재까지, 알루미늄박의 판매 지도

알루미늄 부문의 제품은 배터리 하나로 묶이지 않는다. 이차전지용 박, 식품·의약품을 싸는 유연한 연포장재, 냉난방과 자동차용 호일, 열교환기 소재가 함께 공시된다. 최종 사용처가 다른 만큼 한 시장의 부진이 모든 제품의 수요를 똑같이 설명하지는 않는다. 배터리용 양극박 판매가 약해지더라도 포장재나 산업용 호일의 거래는 별도의 수요를 따르고, 반대로 배터리 기대가 커져도 기존 호일 사업 전체가 같은 속도로 성장한다고 볼 수 없다.

회사는 알루미늄 판매를 수출·LOCAL·내수로 구분한다. 2026년 1분기 설명 기준 비중은 수출 약 70%, LOCAL 약 10%, 내수 약 20%다. LOCAL은 회사가 사용한 공시 분류명이며, 공개된 문서만으로 개별 거래 상대나 최종 도착지를 더 세분하기는 어렵다. 다만 판매의 중심이 해외 수요에 놓여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환율과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매출과 원가 해석에 함께 들어오는 구조다.

배터리용 알루미늄박은 고객의 실제 발주와 설비 가동이 만나는 지점에서 돈이 된다. 공시에는 특정 배터리 고객의 이름, 계약 물량, 수주잔고가 나오지 않는다. 회사는 알루미늄 제품이 대량생산 방식이어서 수주상황을 별도로 기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투자자가 볼 수 있는 것은 익명화된 고객 매출, 생산·판매 실적, 공장 가동률과 회사가 밝힌 수요 변화다. 장기 공급계약의 이름표보다 분기별 출하와 가동의 흔적을 먼저 읽어야 하는 사업인 셈이다.

이 판매 구조는 고객 다변화를 확인하기도 어렵게 만든다. 수출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 곧 고객 수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고객명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기업 의존을 단정할 수도 없다. 공시가 보여 주는 익명 대형 고객의 존재는 집중도를 점검할 단서지만, 그 고객이 섬유인지 알루미늄인지까지 근거 밖에서 정해 버리면 회사의 실제 거래 지도가 흐려진다.

4.동양방직에서 알루미늄 본체 편입까지

회사의 시간은 1955년 동양방직으로 출발한다. 독립 보도는 섬유산업의 성장과 함께 이어진 역사를 전하며, 2019년 사명을 DI동일로 바꾼 뒤 섬유 중심의 이미지에 알루미늄과 환경플랜트 등 다각화된 사업을 함께 담았다고 설명한다. 사명 변경은 하루 만에 사업의 무게중심을 바꾼 사건이라기보다, 이미 넓어진 사업 구성을 이름에 반영한 장면에 가깝다.

옛 인천 동일방직 공장 부지의 의무실과 공장 기록은 이 출발이 숫자로만 남은 연혁이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제조시설 안에서 노동자를 돌보던 공간과 공장 건물이 함께 보존된 사진에는 당시 섬유 생산이 차지했던 물리적 규모가 남아 있다. 이 과거 사진은 오늘의 알루미늄 투자나 배터리 전략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대신 회사가 어떤 제조 기반에서 출발했는지 설명하는 역사적 좌표가 된다.

이미지: 옛 인천 동일방직 공장 부지의 의무실과 공장 건물

▲ 옛 인천 동일방직 공장 부지에 남은 의무실과 공장 건물 — 출처: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지역N문화, 날짜 미상

지금의 구조를 만든 더 직접적인 전환은 동일알루미늄의 본체 편입이다. DI동일은 2025년 8월 1일 종속회사 동일알루미늄을 흡수합병했다. 별도 법인에 있던 알루미늄 사업이 DI동일 안으로 들어오면서, 사업의 성과와 투자 부담을 본체에서 더 직접적으로 다루는 구조가 됐다. 합병은 알루미늄 사업의 가능성을 새로 발명한 사건이 아니라 지배·운영 구조를 단순화한 사건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이 과정의 다른 면에는 자산 정리가 있다. 2023년 보도는 과거 원시동 공장 부지 등 자산 정리와 재무구조 개선의 맥락을 전했다. 오래된 제조 부지를 계속 보유할지, 처분해 재원을 확보할지는 다각화 기업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선택이다. DI동일의 역사는 섬유를 버리고 알루미늄으로 갈아탄 직선이 아니라, 기존 자산과 거래망을 정리·유지하면서 새로운 제조설비를 본체 안에 쌓아 온 과정에 더 가깝다.

5.실적: 흑자 전환의 첫 분기와 아직 얇은 마진

2025년 연결 매출은 601,352백만원이었다. 영업손실은 공시 기반 집계 사이에 2백만원 차이가 있어 약 15억원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며, 당기순손실은 9,969백만원이었다. 연결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은 적정이었다. 같은 해 말 부채비율은 97%였다. 매출 외형은 유지됐지만 영업과 순손익이 모두 적자였고, 알루미늄 설비투자를 앞둔 상태에서 차입과 재무 여력을 함께 봐야 하는 출발점이었다.

2026년 1분기에는 연결 매출 169,790백만원, 영업이익 672백만원, 당기순이익 2,796백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 162,515백만원보다 외형이 늘었고 영업손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영업이익을 매출로 단순 나눈 이익률은 약 0.4%다. 적자에서 빠져나온 첫 신호로는 의미가 있지만, 원재료 가격이나 환율, 가동 변화가 작은 폭으로 움직여도 흔들릴 수 있는 마진이다.

구분

매출 또는 생산 지표

영업·순손익 또는 해석

2025년 연결

매출 601,352백만원

영업손실 약 15억원, 순손실 9,969백만원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 169,790백만원

영업이익 672백만원, 순이익 2,796백만원

1분기 섬유소재

외부고객 매출 79,991백만원

영업이익 431백만원

1분기 알루미늄

외부고객 매출 72,153백만원

영업이익 696백만원

1분기 기타 부문

플랜트·환경 13,068백만원, 가구 5,767백만원, 화장품 2,351백만원

부문별 매출 규모가 핵심 두 사업보다 작음

사업보고서가 내부거래를 포함해 제시한 2025년 매출 비중은 섬유소재 53.4%, 알루미늄 37.2%였다. 2026년 1분기 외부고객 매출에서도 두 부문이 연결 외형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두 부문 모두 영업이익을 냈다. 알루미늄 부문의 이익이 섬유보다 컸지만 절대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플랜트·환경, 가구, 화장품은 연결 매출원을 넓혀 주되 현재 핵심 축을 대신할 정도의 외형은 아니었다.

알루미늄 현장의 지표는 흑자 전환의 질을 읽는 보조계기다. 1분기 알루미늄박 판매액은 63,426백만원, 생산실적은 49,716백만원, 공시상 생산능력은 68,859백만원이었다. 평균 가동률은 천안 알루미늄박 72.2%, 시화공장 93.2%, 반월공장 74.1%였다. 공장별 제품 구성과 원가가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므로 가동률이 높은 공장이 반드시 이익 기여도도 가장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설비가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는 고정비 부담과 출하 회복을 판단하는 데 직접적인 운영 신호다.

연결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 익명 외부고객 한 곳의 1분기 매출은 29,205백만원이었다. 고객명과 소속 부문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사용역도 별도 매출 경로로 작동해 같은 기간 공사수익 8,231백만원이 인식됐다. 제품 판매만 추적하면 연결 매출의 일부를 놓치고, 익명 대형 고객을 특정 배터리 업체로 곧바로 치환하면 공시가 허용한 범위를 넘어선다.

합병 규모도 손익 비교의 배경이다. 합병 공시 당시 동일알루미늄 자산은 DI동일 연결자산의 26.32%였다. 본체 편입은 단순한 이름 변경이 아니라 상당한 자산을 가진 사업을 직접 끌어안은 조치였다. 이후 분기의 흑자 전환은 출발 신호이지만, 연간 이익 체력이 확보됐다고 판단하려면 여러 분기에 걸쳐 마진과 가동이 유지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6.청주에서 시작된 카본코팅의 다음 단계

DI동일은 청주공장 등을 대상으로 LFP 전지용 카본코팅 알루미늄박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LFP는 리튬·인산·철 계열 배터리를 가리키며, 카본코팅박은 알루미늄박 표면에 탄소 소재를 입힌 제품이다. 공시된 투자금액은 110,760백만원이고 투자기간은 2026년 2월 11일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회사는 실제 진행 상황과 경영여건에 따라 금액과 기간이 바뀔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미지: 청주 알루미늄 공장 조감도와 생산시설 예정 부지

▲ 청주 알루미늄 공장 조감도에 표현된 생산동과 주변 시설 부지 — 출처: 한국경제, 2026-02-11

이 투자는 현재 가동 중인 알루미늄박 사업과 구분해서 봐야 한다. 기존 제품은 이미 생산·판매 지표가 공시되는 사업이다. ESS용 코팅박은 회사가 판매 개시를 설명했지만 고객과 판매 규모가 드러나지 않았다. 청주 설비는 이사회가 투자계획을 확정한 단계이나 긴 기간에 걸쳐 집행된다. 나트륨이온 배터리용 알루미늄박은 증권업계가 수요 가능성을 언급한 시장 관측에 머문다.

사업 단서

확인된 단계

해석의 경계

기존 알루미늄박

생산·판매 중

분기 가동과 판매가 실적에 반영됨

ESS용 코팅박

회사가 신규 판매 개시를 설명

고객명과 판매 규모는 비공개

LFP용 카본코팅박

장기 설비투자 결정

투자 집행과 상업 판매 사이에 시간이 있음

나트륨이온 배터리용 박

증권업계가 수요 가능성을 제시

확정 계약이나 수주로 공개되지 않음

회사는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EV 캐즘으로 이차전지용 양극박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북미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배경으로 에너지저장장치인 ESS용 코팅박 판매를 새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전기차라는 한 수요처의 속도가 늦어지자 저장장치 쪽 판매처를 열었다는 이야기다. 다만 공시에는 고객명과 출하 규모가 없으므로, 새로운 매출 경로의 존재와 그 경제적 크기는 구분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ESS와 LFP용 코팅박 판매 증가, 환경플랜트 회복을 실적 개선 조건으로 거론한다. 일부 증권사 자료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상업화될 경우 알루미늄 소재의 추가 수요가 생길 가능성도 언급한다. 이 관측은 DI동일이 해당 배터리 고객과 계약했다는 뜻이 아니다. 회사에 가까운 현재 변수는 새 코팅박 판매가 실제 가동률과 부문 이익을 얼마나 끌어올리는지이며, 더 먼 변수는 청주 설비가 계획대로 완성돼 고객 주문으로 이어지는지다.

투자금은 발표 순간 비용이 끝나는 표가 아니다. 집행 기간 동안 설비와 차입, 현금흐름을 함께 움직이고, 완공 뒤에는 충분한 판매가 확보돼야 한다. 반대로 기존 알루미늄박 설비의 가동이 올라가고 코팅 제품의 판매처가 넓어진다면 새 공장은 제품 구성을 바꾸는 기반이 된다. 청주 프로젝트는 성장 기대와 재무 부담이 같은 부지 위에 놓인 선택이다.

7.주문서가 가려진 시장에서 읽어야 할 변수

알루미늄 사업은 수주잔고 한 줄로 전망을 계산하기 어렵다. 대량생산 체제라는 회사 설명에 따라 고객별 계약과 물량이 공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확인 가능한 순서는 비교적 분명하다. 판매액이 움직였는지, 공장 가동이 따라왔는지, 부문 이익이 남았는지, 이후 설비투자가 실제 고객 매출로 연결됐는지를 차례로 봐야 한다. 고객명이 없는 빈칸을 시장의 유명 기업 이름으로 채우는 것은 분석이 아니라 추측에 가깝다.

원가 쪽에서는 국제 알루미늄과 동 가격, 유가, 환율이 주요 변수로 제시된다. 원재료 가격이 올라가도 판매가격에 얼마나, 얼마나 빨리 반영되는지는 공개된 근거만으로 계산할 수 없다. 수출 중심 판매는 환율 변화가 원화 매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키우지만, 원재료 조달과 차입까지 포함한 순효과 역시 단순한 방향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매출 증가만 보고 판가 개선인지 물량 증가인지 단정하기보다 매출과 이익, 가동을 함께 놓아야 한다.

섬유 쪽의 위험은 다른 모습이다. 다양한 원사와 원단, 물류·재고관리 기능은 고객 관계를 넓히지만 판매가 느려질 때 재고와 운전자금 부담을 만들 수 있다. 플랜트·환경 사업은 공사 진행과 수익 인식의 시간이 제품 출고와 다르다. 연결 실적에는 서로 다른 경기와 회계 리듬이 섞이므로, 어느 한 사업의 호재를 회사 전체 손익에 곧장 대입하기 어렵다.

재무 부담도 이 흐름과 떨어져 있지 않다. 새 알루미늄 설비를 건설하는 동안에는 투자 집행이 먼저 일어나고 판매 성과는 뒤에 확인된다. 기존 설비의 가동 회복이 새 설비 부담을 흡수할지, 자산 정리나 내부 현금흐름이 차입 확대를 얼마나 줄일지가 중요하다. 회사가 공개한 계획의 규모보다 실제 집행 속도와 분기 현금흐름이 더 빠른 경보가 될 수 있다.

8.주주총회가 보여 준 지배구조의 압력

DI동일의 변화는 공장 안에서만 일어나지 않았다. 2025년 임시주주총회에서는 회사가 제안한 감사 선임안이 부결되고 주주제안 감사 선임안이 가결됐다. 감사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업무를 감시하는 자리다. 주주제안 후보가 선택됐다는 사실은 자산 활용과 투자, 이사회 감시를 둘러싼 주주들의 요구가 표결 결과로 드러났다는 뜻이다.

2026년 3월 말 최대주주 등 지분율은 25.47%, 소액주주 지분율은 43.91%였다. 소액주주 몫이 넓게 분포한 구조에서는 주주총회의 참여와 의안별 표 결집이 실제 결과를 바꿀 수 있다. 그렇다고 한 차례의 감사 선임이 지배구조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뜻은 아니다. 선임된 감사가 어떤 정보를 요구하고, 이사회가 대규모 투자와 자산 활용의 근거를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는지가 후속 장면이다.

회사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전사적 위험관리 정책이 별도로 명문화돼 있지 않다고 기재했다. 섬유 재고, 국제 원자재 가격, 환율, 익명 대형 고객, 장기 설비투자는 성격이 서로 다른 위험이다. 개별 부서의 대응만으로 충분한지, 투자와 재무를 한 화면에서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한지는 알루미늄 사업이 본체로 들어온 뒤 더 무거워진 과제다.

이미지: DI DONGIL 표지가 부착된 유리 외벽 건물

▲ ‘DI DONGIL’ 표지가 보이는 유리 외벽 건물 — 출처: TIN뉴스, 2023-09-11

동양방직에서 출발한 회사는 이제 실과 알루미늄박, 오래된 거래망과 장기 증설계획을 한 조직 안에서 다룬다. 이 조합의 가치는 새로운 소재의 이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섬유 현장에서 쌓인 사업을 관리하면서 알루미늄 가동과 코팅 제품의 판매를 이익으로 바꾸고, 그 과정의 자금과 위험을 주주에게 설명해야 비로소 다각화가 한 회사의 체력으로 굳어진다. 공장 간판의 이름은 이미 바뀌었고 알루미늄도 본체에 들어왔다. 이제 변화의 실체는 공시된 설비보다 반복해서 남는 이익과 감시 가능한 의사결정에서 드러나게 된다.

각주

  1. 디아이동일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091/20260318009776/11011.htm
  2. 소액공모공시서류(동일알루미늄 합병), 한국거래소 KIND / 디아이동일, 2025-04-2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4/29/000926/20250429002342/10431.htm
  3. 디아이동일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81/20260515005839/11013.htm
  4. 소액공모공시서류(동일알루미늄 합병), 한국거래소 KIND / 디아이동일, 2025-04-29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4/29/000926/20250429002342/10431.htm
  5. 디아이동일 사업보고서 (2025.12), 한국거래소 KIND,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091/20260318009776/11011.htm
  6. 2026년 1분기 알루미늄 생산·판매·설비 공시 원문,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81/20260515005839/11013.htm
  7. 디아이동일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81/20260515005839/11013.htm
  8. 2026년 1분기 알루미늄 생산·판매·설비 공시 원문,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81/20260515005839/11013.htm
  9. 섬유산업 역사이자 미래 ‘DI동일 70년’, TIN뉴스, 2025-09-02 — https://www.tinnews.co.kr/29303
  10. 근대 산업화와 노동자의 자취, 인천 동일방적 의무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지역N문화 — https://ncms.nculture.org/legacy/story/7777
  11. 회사합병 결정(종속회사의 주요경영사항), 한국거래소 KIND / 동일알루미늄, 2025-04-2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5/04/25/000521/20250425000432/91769.htm
  12. DI동일, 자산정리…재무구조 개선 박차, TIN뉴스, 2023-09-11 — https://www.tinnews.co.kr/25416
  13. 사업보고서 (2025.12, 제83기), 한국거래소 KIND / 디아이동일,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091/20260318009776/11011.htm
  14. 분기보고서 (2026.03, 제84기 1분기), 한국거래소 KIND / 디아이동일,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81/20260515005839/11013.htm
  15. 사업보고서 (2025.12, 제83기), 한국거래소 KIND / 디아이동일, 2026-03-18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2091/20260318009776/11011.htm
  16. 분기보고서 (2026.03, 제84기 1분기), 한국거래소 KIND / 디아이동일,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81/20260515005839/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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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2026년 1분기 알루미늄 생산·판매·설비 공시 원문,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2581/20260515005839/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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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디아이동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6-0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1/001153/20260601001878/99667.htm
  31. 디아이동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6-0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6/01/001153/20260601001878/99667.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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