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모자에서 바람막이까지, 로고를 생활 장면으로 번역한다
F&F의 출발점은 원단이나 봉제 설비가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다. MLB의 야구 문화, Discovery의 탐험 이미지, Sergio Tacchini의 테니스 헤리티지를 의류·모자·신발·가방 같은 상품으로 바꿔 판매한다. 공식 포트폴리오에는 MLB, MLB KIDS, Discovery Expedition, Duvetica, Supra, Sergio Tacchini가 올라 있다.
대표적인 장면은 야구장보다 도심에 가깝다. MLB Korea의 2026년 봄 화보에서는 바람막이와 카고팬츠, 캡이 자동차와 콘크리트 구조물을 배경으로 배치된다. 여기서 팀 로고는 경기 관람용 표식에 머물지 않고 매일 입는 스트리트웨어의 디자인 언어가 된다. 소비자는 라이선스 계약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색상과 실루엣, 로고가 결합된 완제품을 산다.
이미지: MLB Korea 26SS 바람막이·카고팬츠·캡을 착용한 도시형 스타일링 이미지.▲ 바람막이·카고팬츠·캡을 도심형 착장으로 제시한 MLB Korea 26SS 화보 — 출처: MLB Korea, 2026-02-13
Discovery는 같은 스포츠·레저 영역에서도 다른 언어를 쓴다.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은 경량 패딩과 바람막이, 기능성 소재를 ‘액티브 웰니스’라는 일상적 활동의 문맥에 놓았다. 산 정상의 장비라기보다 가벼운 운동과 이동, 여가에 걸쳐 입는 옷으로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이 이 이미지를 실제 구매로 연결한다.
따라서 핵심 고객을 하나의 연령이나 취미로 묶기는 어렵다. MLB 고객은 로고와 스트리트 스타일을 고르고, Discovery 고객은 활동성과 일상복의 접점을 찾는다. MLB KIDS는 부모가 고르는 아동·영유아 상품으로, Sergio Tacchini는 테니스에서 유래한 여성 액티브웨어로 또 다른 구매 장면을 만든다. F&F의 본업은 이처럼 하나의 대형 브랜드만 파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상징을 각 고객의 옷장에 맞게 상품화하는 일이다.
2.매출은 디자인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브랜드 이미지가 상품이 되려면 기획, 외주 생산, 물류, 매장 진열과 온라인 판매가 한 줄로 이어져야 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F&F는 국내외 외주 생산을 활용하고 백화점·면세점·대리점·직영점·온라인몰과 중국 온라인 플랫폼을 함께 운용한다. 공장을 직접 많이 보유했는지보다 어떤 상품을 얼마만큼 주문하고 어느 채널에 배치하느냐가 운영의 중심에 놓이는 구조다.
돈이 생기는 경로도 이 사슬을 따라간다. 브랜드 권리를 확보한 뒤 시장에 맞는 상품군을 구성하고, 외부 생산처에서 만든 완제품을 여러 유통 채널에 공급하거나 직접 판매한다. 백화점은 브랜드의 물리적 진열장이고, 면세점은 여행객 수요와 만나는 접점이며, 온라인몰은 계절 캠페인에서 구매까지의 거리를 줄인다. 중국에서는 현지 법인과 오프라인 점포, 온라인 플랫폼이 함께 소비자 접점을 만든다.
이 구조에서 채널은 단순한 배송 경로가 아니다. 같은 바람막이라도 공식몰의 화보, 백화점 매대, 면세점, 중국 현지 플랫폼에서 만나는 고객과 판매 시점이 다르다. 상품을 많이 만드는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브랜드별·지역별 수요에 맞춰 재고를 이동시키는 능력이 뒤따라야 한다. 판매 속도를 잘못 읽으면 외주 생산의 유연성이 곧바로 재고 부담을 없애 주지는 않는다.
이미지: 경기도 이천 F&F 통합 물류센터 조감도·외관.▲ 도로와 맞닿은 대형 건물 형태로 표현된 경기도 이천 F&F 통합 물류센터 조감도 — 출처: 아주경제, 2014-03-19
2014년 공개된 이천 통합 물류센터 조감도는 패션 사업의 덜 화려한 뒷면을 보여준다. 캠페인이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앞무대라면 물류 거점은 여러 브랜드와 채널에 상품을 흘려보내는 뒤편이다. F&F를 이해할 때 화보 속 모델과 중국 매장만 보고 물류를 빼면, 상품이 현금으로 바뀌는 과정의 가운데가 비게 된다.
다만 공개된 사실만으로 채널별 계약 형태나 수익 배분을 하나의 공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F&F가 브랜드 사용권만 넘기는 수동적 권리 보유자가 아니라 상품을 만들고 유통망까지 운영한다는 점이다. 브랜드의 인지도를 매출로 바꾸는 힘은 로고 자체와 함께 상품 적중률, 판매망, 재고 회전에서 나온다.
3.중국의 문은 매장과 플랫폼으로 동시에 열린다
F&F China는 MLB를 2019년, MLB KIDS를 2020년 중국 본토에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한국에서 형성한 상품화 공식을 큰 소비시장으로 옮긴 사건이었다. 중국에서 보이는 것은 미국 프로야구 구단의 경기 성적보다 로고가 붙은 모자와 의류다. 스포츠 IP가 현지 일상 패션으로 번역돼야 하는 사업이므로, 점포 수만큼이나 상품과 마케팅의 현지 적합성이 중요하다.
이미지: 중국 상하이 MLB 700호점 외관.▲ 유리 쇼윈도와 대형 MLB 간판이 보이는 중국 상하이 MLB 700호점 외관 — 출처: 데일리안, 2023-02-20
상하이 MLB 700호점 외관은 라이선스 패션이 소비자 앞에 놓이는 물리적 장면을 보여준다. 건물 전면의 대형 로고와 밝은 쇼윈도는 브랜드를 거리에서 바로 식별하게 한다. 온라인에서 본 캠페인을 매장에서 입어 보고, 매장에서 인지한 상품을 플랫폼에서 다시 찾는 식으로 접점이 겹칠 수 있다. F&F가 중국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함께 쓰는 이유를 이해하기 좋은 장면이다.
중국 사업을 읽을 때는 세 층을 구분해야 한다. 첫째는 현지 법인이 기록하는 매출, 둘째는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과하는 상품 판매, 셋째는 최종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는 소매 판매다. 이 셋은 서로 연결되지만 같은 숫자는 아니다. 특히 현지 법인 매출을 특정 브랜드의 최종 소비자 판매액으로 그대로 바꾸어 읽으면 사업의 크기와 재고 위치를 혼동하기 쉽다.
중국은 성장의 크기를 키우는 동시에 운영 질문도 늘린다. 점포와 플랫폼이 많아질수록 상품을 더 넓게 노출할 수 있지만, 지역별 수요 차이와 채널 재고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결국 중국의 핵심은 ‘몇 호점’이라는 이정표를 넘어 반복 구매가 이어지는 상품을 공급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쌓인 재고를 통제하는 데 있다.
4.여섯 브랜드는 같은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F&F의 포트폴리오는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관련 권리·투자 확보 이력을 보면 MLB에서 시작해 아동, 아웃도어, 프리미엄 패딩, 스트리트와 테니스로 범위를 넓혀 왔다. 연도는 브랜드가 현재 매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보여주는 순위표가 아니라, 회사가 소비 장면을 추가해 온 순서를 보여준다.
브랜드 | 관련 권리·투자 확보 이력 | 확인되는 상품·사용 장면 |
|---|---|---|
MLB | 1997년 | 캡, 바람막이, 카고팬츠를 결합한 도심형 스트리트웨어 |
MLB KIDS | 2010년 | 아동복에서 영유아 캐릭터 의류와 신발까지 확장 |
Discovery Expedition | 2012년 | 경량 아우터와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액티브 웰니스 |
Duvetica | 2018년 | 공식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브랜드 |
Supra | 2020년 | 공식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브랜드 |
Sergio Tacchini | 2022년 | 테니스 헤리티지 기반 여성 액티브웨어 |
MLB와 Discovery는 같은 옷을 다른 로고로 파는 관계가 아니다. MLB는 구단 로고를 패션 기호로 쓰고, Discovery는 활동성과 탐험 이미지를 일상복으로 옮긴다. 한쪽의 흥행 공식을 다른 쪽에 그대로 복사하기보다 각 브랜드가 점유할 상황을 구분해야 서로의 고객을 잠식하지 않고 옷장의 면적을 넓힐 수 있다.
MLB KIDS는 연령을 아래로 확장하는 축이다. 2026년 2월 출시한 ‘메가베어 프렌즈’는 영유아 캐릭터 의류에 유아 신발을 붙여 한 고객의 구매 품목을 넓히려는 시도였다. 아동 브랜드의 성장은 성인 MLB의 작은 사이즈를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부모가 선택하는 캐릭터, 착용 시기와 품목 구성이 별도의 상품 기획이 된다.
이미지: 박지현의 2026 Sergio Tacchini 여름 캠페인.▲ 흰색과 갈색의 테니스풍 착장을 제시한 박지현의 Sergio Tacchini 여름 캠페인 — 출처: 네이트뉴스, 2026-04-08
Sergio Tacchini는 공식몰에서 여성용 후드집업 등 테니스 헤리티지 기반 액티브웨어를 판매한다. 2026년 여름 캠페인 역시 라켓과 공을 연상시키는 소품, 스포티한 착장과 일상 화보의 분위기를 한 화면에 놓았다. 이 브랜드가 포트폴리오의 결을 넓힌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화보의 존재만으로 연결 실적 기여도를 크게 평가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 Duvetica와 Supra도 마찬가지로 포트폴리오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현재 손익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별개의 문제다.
5.확정치에서 2026년 분기까지: 실적과 재무
2025년 감사·사업보고서 기준 연결 매출은 1조9,340억원, 영업이익은 4,686억원, 당기순이익은 4,007억원이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약 24.2%, 순이익률은 약 20.7%다. 매출 규모뿐 아니라 높은 이익률이 F&F를 설명하는 중요한 축이지만, 브랜드별 이익 기여나 라이선스 비용 구조가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다.
구분 | 연결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단순 계산 영업이익률 | 비교 기준 |
|---|---|---|---|---|---|
2025년 확정 | 1조9,340억원 | 4,686억원 | 4,007억원 | 24.2% | 감사·사업보고서 |
2026년 1분기 | 5,608.98억원 | 1,534.82억원 | 1,975.56억원 | 27.4% | 잠정 공시·분기보고서 |
2026년 2분기 | 3,996억원 | 865억원 | 미제시 | 21.6% | 7월 31일 잠정실적 보도 |
2026년 1분기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9%, 영업이익이 24.2%, 순이익이 13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매출보다 빠르게 늘면서 계산상 영업이익률도 2025년 연간 수준을 웃돌았다. 순이익의 증가 폭은 더 컸지만, 주어진 공시 수치만으로 영업 외 요인의 세부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회사 설명을 인용한 보도는 1분기 개선 배경으로 한국의 외국인 관광객 수요와 중국 Douyin·JD.com 판매를 들었다. 이는 국내 면세·관광 수요와 중국 온라인 채널이 동시에 작동했다는 해석에는 도움을 준다. 다만 각 채널이 매출과 이익 증가분 가운데 얼마를 만들었는지는 별도 수치로 제시되지 않았다.
2025년 F&F China 법인 매출은 9,603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약 절반에 해당했다. 이 숫자는 중국이 더 이상 부수적인 시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동시에 법인 매출은 브랜드별 최종 소비자 판매액과 같은 지표가 아니므로, 이를 MLB 한 브랜드의 중국 소매 매출로 읽어서는 안 된다. 중국 소비와 채널 재고의 변화가 연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정도가 이 숫자에서 안전하게 읽히는 결론이다.
2026년 2분기 잠정 매출은 3,9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 영업이익은 865억원으로 2.9% 늘었다. 가장 최근 분기에도 외형과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증가 속도는 1분기보다 완만했다. 분기별 계절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1분기와 2분기의 절대액만으로 추세를 확정하기보다 각각의 전년 동기 증감률을 함께 보는 편이 낫다.
2분기 발표에서 확인되는 항목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순이익, 반기 현금흐름과 재무상태, 브랜드·국가별 실적은 이 숫자만으로 채울 수 없다. 따라서 2026년 상반기를 정밀하게 해석하려면 매출 성장의 질, 중국과 국내의 기여, 재고와 현금의 움직임이 추가로 연결돼야 한다.
자본배분에는 본업 밖의 큰 항목도 있다. 사업보고서는 2021년 TaylorMade 투자 5,000억원과 추가 지분투자 580억원을 기재한다. 이는 계절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운전자금과 성격이 다른 장기 투자다. 주주환원에서는 회사가 2025~2027년 평균 환원율 25% 이상과 최소 현금배당 2,000원을 기업가치 제고계획으로 제시했다. 두 수치는 목표와 최소 기준이지 이미 전 기간에 걸쳐 달성된 실적은 아니다.
6.Discovery와 MLB KIDS가 넓히는 두 방향
포트폴리오 확장은 크게 지리와 고객 연령이라는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Discovery는 지역을 넓히고, MLB KIDS는 한 가정 안에서 살 수 있는 품목과 연령대를 넓힌다. 둘 다 성장 이야기지만 근거가 쌓이는 순서는 다르다.
Discovery의 중국·동남아 11개 지역 라이선스는 2039년 말까지로 보도됐고, 기존 사업자의 자산·영업권 취득 규모는 약 524억원이었다. 이후 2025년 4월 상하이 Century Link Plaza 매장 개점이 보도되면서 계약상 권리가 실제 오프라인 접점으로 이어진 사례가 나왔다. 2026년 봄·여름에는 앰버서더와 ‘액티브 웰니스’ 컬렉션을 앞세운 상품 캠페인이 전개됐다.
이 세 날짜는 서로 다른 단계를 뜻한다.
2024년 7월: 장기간의 지역 라이선스와 기존 사업자 자산·영업권 취득이 보도됐다.
2025년 4월: 상하이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열었다.
2026년 봄·여름: 현지에서 팔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 컬렉션이 제시됐다.
장기 라이선스는 사업할 수 있는 시간과 지역을 확보하지만, 그 자체가 소비자 수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한 매장의 개점은 실행의 실재성을 보여주지만 전체 시장의 수익성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계약, 매장, 상품이 차례로 맞물릴 때 비로소 F&F가 MLB에서 축적한 중국 운영 경험을 Discovery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가 드러난다.
MLB KIDS의 확장은 더 작은 생활 반경에서 일어난다. 메가베어 프렌즈는 캐릭터를 앞세워 영유아 의류와 신발을 함께 제시했다. 기존 아동 고객보다 어린 연령으로 내려가면서 의류 한 벌뿐 아니라 신발과 캐릭터 상품을 묶어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다. 성공한다면 새 국가에 들어가지 않고도 고객의 시작 연령과 구매 품목을 넓힐 수 있다.
두 방향의 공통점은 브랜드 이름만으로 성장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Discovery는 확보한 지역에 매장과 상품을 채워야 하고, MLB KIDS는 부모가 반복해서 고를 캐릭터와 제품 구성을 만들어야 한다. F&F의 확장은 권리의 목록보다 권리를 실제 구매 장면으로 옮기는 속도로 측정하는 편이 정확하다.
7.계약서 밖에서는 재고와 경기의 얼굴이 보인다
사업보고서는 국내 패션시장의 저성장과 경기민감성, 외주 생산, 라이선스 계약조건 비공개를 구조적 조건으로 보여준다. 이 세 요소는 서로 다른 질문을 만든다. 국내 소비가 약할 때 브랜드가 가격과 판매량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는지, 외주 생산 주문을 수요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지, 핵심 라이선스의 비용과 갱신 조건을 외부 투자자가 어디까지 파악할 수 있는지가 그것이다.
외주 생산은 공장 보유 부담과 분리된 운영 방식을 가능하게 하지만 주문 판단의 책임까지 없애지는 않는다. 판매 예상이 빗나가면 이미 생산된 옷은 백화점, 대리점, 직영점과 온라인 채널 어딘가에 남는다. 특히 중국처럼 채널이 넓은 시장에서는 출고와 최종 판매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점포 확대가 늘 좋은 소식이 되려면 점포 안의 상품도 같은 속도로 팔려야 한다.
라이선스 사업에는 또 다른 정보의 경계가 있다. MLB와 Discovery 같은 이름이 상품 경쟁력의 원천이지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계약 기간, 대가, 지역별 권리의 차이를 공개 사실 이상으로 추정해 이익률의 지속성을 계산하기는 어렵다. 브랜드 파워는 소비자가 볼 수 있지만, 그 힘을 사용할 때 드는 계약상 비용과 제약은 같은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
증권사 관측에서는 국내 소비 회복과 중국 소비부양이 상방 조건으로, 국내 Discovery 부진과 중국 수요 둔화, 채널 재고 증가가 하방 조건으로 제시됐다. 이는 확정된 회사 실적이 아니라 2026년 초 시장의 조건부 전망이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갈리는 지점도 결국 같은 운영 사슬에 있다. 소비가 살아나면 여러 채널이 성장의 지렛대가 되고, 수요가 둔해지면 같은 채널이 재고를 오래 붙잡는 장소가 된다.
그렇다고 위험의 존재만으로 사업을 설명할 수도 없다. 2026년 1분기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중국 온라인 판매가 개선 요인으로 거론됐고,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F&F의 관전 포인트는 패션 경기가 좋으냐 나쁘냐라는 한 문장보다, 브랜드별 수요 차이를 채널 주문과 재고에 얼마나 빨리 반영하느냐에 가깝다.
8.브랜드를 빌려 키운 회사, 브랜드를 사려는 순간
TaylorMade는 F&F의 정체성을 시험하는 이름이다. MLB와 Discovery에서는 외부 IP를 패션 상품으로 번역하고 유통하는 운영 능력이 중심이었다. 반면 TaylorMade를 둘러싼 거래는 이미 투자한 지분의 처리와 추가 인수 여부가 걸린 소유권 문제다. 옷 한 시즌의 적중 여부보다 훨씬 긴 시간과 큰 자본을 요구하는 판단이다.
2026년 1월 보도는 F&F가 TaylorMade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고 투자 회수를 추진하는 시나리오를 전했다. 그러나 4월에는 재매각 과정에서 제시 금액을 4조원으로 높이며 인수 의지를 보였다는 정반대 방향의 보도가 나왔다. 두 기사 사이에는 전략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고, 매각 절차의 서로 다른 국면을 포착했을 수도 있다. 기준일 현재 최종 계약, 대금 납입과 거래 종결을 보여주는 직접 원문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상충은 단순한 뉴스 소음으로만 넘기기 어렵다. F&F가 가장 잘해 온 일은 라이선스 브랜드를 지역과 상품에 맞춰 키우는 것이었다. TaylorMade 지배권 인수가 완료된다면 회사가 잘하는 브랜드 운영에 소유권과 대형 인수의 부담이 더해진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거나 기존 투자에서 빠져나온다면 본업과 주주환원에 자본을 어떻게 배치하는지가 다시 앞에 놓인다.
현재 확인되는 F&F의 실체는 여전히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모자, 바람막이, 아동복과 액티브웨어를 파는 브랜드 운영사다. 중국의 대형 MLB 간판도, Discovery의 새 지역 라이선스도 결국 소비자가 한 벌을 고르는 순간에 성패가 결정된다. TaylorMade에 관한 최종 문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거대한 인수 후보보다, 여러 상징을 계절 상품과 반복 구매로 바꾸는 이 오래된 운영 장면이 회사를 더 정확하게 설명한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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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B Korea, 「READY FOR SPRING 26SS 바람막이 스타일링」, 2026-02-13 — https://www.mlb-korea.com/display/promotions/collection/1629
- Discovery Expedition / F&F, 「Discover your Active Wellness — 26SS New Collection with NINGNING」, 2026-02-05 — https://www.discovery-expedition.com/display/promotions/collection/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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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F China, 「F&F中国集团介绍」 — https://www.fnf-china.com/about-1.html
- 데일리안, 「韓 넘어 中 시장 휩쓴 F&F…“올해도 진격”」, 2023-02-20 — https://www.dailian.co.kr/news/view/120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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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F, 「MLB키즈 영유아 신규 라인 메가베어 프렌즈 론칭」, 2026-02-12 — https://www.fnf.co.kr/news/press/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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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증권, 「F&F: 실적 회복 중」, 2026-01-12 — https://file.alphasquare.co.kr/media/pdfs/company-report/20260111182448289_0_ko.pdf
- 조선비즈, 「F&F drops first-refusal bid on TaylorMade, pursues exit」, 2026-01-30 — https://biz.chosun.com/en/en-finance/2026/01/30/XWHZ4IBU25BQLC5PFSL5Y2CCEY/?outputType=amp
- 서울경제, 「F&F Raises Bid to 4 Trillion Won in TaylorMade Re-Auction」, 2026-04-22 — https://en.sedaily.com/news/2026/04/22/ff-raises-bid-to-4-trillion-won-in-taylormade-re-auc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