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면에서 입주까지, 길게 이어지는 매출의 시간
GS건설의 중심에는 자이 아파트가 있다. 도시정비조합이 시공사를 고르고, 시행사나 공공기관이 건물을 발주하고, 입주자가 완성된 공간을 사용하는 긴 사슬이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설계와 자재 조달, 협력업체 관리, 시공을 묶어 수행한다. 주택 외에도 업무·상업시설을 짓고 플랜트와 도로·철도·터널 같은 인프라를 맡으며, 연결 자회사를 통해 수처리와 모듈러 건축 등으로 범위를 넓혀 왔다.
건설업의 매출은 완성품을 건넨 날 한꺼번에 생기는 판매업 매출과 다르다. 계약에서 정한 수행 의무를 공정에 따라 이행하고, 투입 원가 등을 바탕으로 측정한 진행률만큼 공사매출을 인식하는 방식이 큰 줄기다. 그래서 현장의 공정이 늦어지거나 예상 원가가 높아지면 매출 인식의 속도와 이익률이 함께 달라질 수 있다. 수주잔고가 두툼해 보여도 착공 전 사업과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현장의 경제적 의미가 같지 않은 이유다.
자체 개발·분양 사업에서는 역할이 더 무거워진다. 발주자가 정한 공사를 수행하는 도급과 달리 부지, 인허가, 분양, 자금 조달과 공사 위험이 한 묶음으로 움직인다. 분양 성과가 좋으면 개발이익을 가져갈 여지가 있지만, 일정이 밀리거나 원가가 오르면 부담도 회사 쪽으로 더 깊이 들어온다. 같은 아파트 공사라도 도시정비, 외주도급, 자체사업, 공공주택은 돈이 생기는 경로와 위험의 주인이 서로 다르다.
이미지: 고층 주거동과 단지 조경 공사가 진행 중인 주택 현장▲ 고층 주거동과 중앙 조경 공사가 함께 보이는 준공 마감 단계의 현장 — 출처: 집품, 접근 2026-08-12
사진 속 주거동은 대부분 올라갔지만 단지 안쪽에서는 조경과 마감이 계속된다. 발주자에게는 준공과 인도가 남았고, 입주자에게는 약속한 품질을 실제 생활공간에서 확인하는 시간이 남아 있다. GS건설의 돈은 계약서에서 시작하지만, 이처럼 수많은 세부 공정이 완료되고 원가가 통제되어야 이익으로 굳어진다. 주택 브랜드의 인지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장 산업의 본체다.
2.자이가 묶는 조합·시행사·입주자의 기대
건축·주택은 현재 사업의 중심이다. 자이는 소비자가 직접 알아보는 이름이지만, 최초 고객이 언제나 입주자인 것은 아니다. 재건축·재개발에서는 조합원이 시공사를 선택하고 사업 조건을 비교한다. 외주사업에서는 시행사가 사업성을 계산해 발주하며, 공공주택은 공공 발주 기준을 따른다. GS건설은 이 서로 다른 고객에게 브랜드, 공사 수행 능력, 사업 제안과 현장 관리 역량을 함께 제시한다.
도시정비에서 시공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은 중요한 출발점이다. 다만 조합의 선택 뒤에도 인허가와 이주, 철거, 착공이 남을 수 있다. 시공권 확보액이 곧바로 같은 기간의 매출이나 현금 유입이 되지 않는 까닭이다. 정비사업 수주가 늘어날 때 투자자가 확인할 것은 발표 금액의 크기만이 아니라 어느 사업장이 실제 공정으로 넘어가는지, 도급 조건이 원가 상승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다.
아파트를 사는 사람에게 자이는 평면이나 외관만을 뜻하지 않는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의 안전, 준공 때의 마감, 입주 뒤 하자 대응까지 브랜드 경험에 들어간다.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이름이 현장 문제가 생기면 반대로 부담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브랜드는 광고비로 만든 표지판인 동시에 앞으로 받아낼 수주 조건과 과거에 지은 건물의 품질 기록이 겹쳐 있는 자산이다.
건축·주택 안에서도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방향이 보인다. 회사는 도시정비뿐 아니라 공공주택, 비주거 건축과 해외사업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주택 경기 한 갈래에 대한 의존을 낮추려는 움직임이지만, 사업 이름이 다양해진다고 위험이 자동으로 분산되는 것은 아니다. 발주자의 신용, 공사비 조정 구조, 착공 시점과 현장별 원가율을 함께 봐야 실제 분산 효과가 드러난다.
3.플랜트와 터널, 도급 밖으로 넓어진 현장
플랜트와 인프라는 주택보다 일상에서 덜 보이지만 GS건설의 공사 수행 범위를 보여준다. 플랜트에서는 설비가 들어갈 시설을 설계하고 자재와 장비를 조달해 시공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인프라에서는 도로, 철도, 터널처럼 공공성과 장기성이 큰 시설을 다룬다. 주택 착공이 약할 때 두 부문의 공정이 매출 변동을 일부 완충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별 발주 조건과 원가 구조가 달라 주택의 빈자리를 기계적으로 채우는 사업은 아니다.
이미지: 넓은 굴착 구간과 장비가 보이는 터널 프로젝트 현장▲ 도로 사이의 넓은 굴착 구간과 공사 장비가 보이는 멜버른 터널 프로젝트 현장 — 출처: 파이낸셜뉴스, 2024-01-30
호주 North East Link는 건설 뒤 운영·유지관리까지 결합한 민관협력사업 사례다. 발주받은 구조물을 짓고 떠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투자와 장기 운영의 이해관계까지 이어지는 형태다. 공사 기간에는 설계 변경과 원가, 일정 관리가 핵심이고 운영 단계에서는 시설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같은 인프라라는 이름 아래 건설마진과 장기 운영수익이 서로 다른 시간표로 움직이는 셈이다.
수처리 사업도 도급 이후의 운영을 보여 주는 축이었다. GS Inima는 인수 뒤 수처리 시설의 사업개발과 운영 포트폴리오를 담당해 왔다. 그러나 GS건설은 TAQA와 지분 매각 계약을 맺었고, 보고서 기준으로 규제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계약 체결은 포트폴리오 재편 의지를 보여 주지만 최종 종결과 대금 유입까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연결 사업 구성과 현금 배분의 선택지가 달라지고, 무산되거나 지연되면 기존 사업을 계속 보유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 사례들은 GS건설이 모든 사업을 영구히 안고 가는 회사라기보다 공사, 투자, 운영과 매각을 조합해 자본을 배치하는 회사라는 점을 보여 준다. 다만 해외 대형사업은 계약액의 크기만큼 공기와 환율, 현지 조달, 파트너 간 책임 배분도 중요하다. 멀리 있는 현장일수록 화려한 수주 발표와 실제 채산성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관리가 필요하다.
4.수주가 매출로 건너오는 속도와 2026년 실적
감사를 거친 2025년 연결 실적은 매출 12조4,503억원, 영업이익 4,378억원, 당기순이익 934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약 3.5%, 순이익률은 약 0.8%로 계산된다. 매출의 대부분은 공사 진행에 따라 인식됐지만 최종 이익으로 남는 폭은 얇았다.
구분 | 매출 | 영업이익 | 영업이익률 | 성격 |
|---|---|---|---|---|
2025년 | 12조4,503억원 | 4,378억원 | 약 3.5% | 감사·확정 연결 실적 |
2026년 1분기 | 2조4,005억원 | 735억원 | 약 3.1% | 분기보고서 기준 |
2026년 2분기 | 2조7,799억원 | 914억원 | 약 3.3% | 잠정 발표 |
2026년 상반기 누적 | 5조1,804억원 | 1,649억원 | 약 3.2% | 잠정 발표 합계 |
2025년 매출을 인식 형태별로 나누면 공사매출 10조5,360억원, 분양매출 4,739억원, 기타매출 1조4,404억원이다. 공사 진행률과 예상 원가 관리가 전사 손익을 좌우하는 구조가 숫자로도 확인된다. 분양사업의 존재감은 매출 비중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자체사업에서는 회사가 부담하는 위험과 이익의 폭이 도급공사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2026년 1분기 매출 가운데 건축·주택은 1조4,213억원으로 가장 컸다. 인프라는 3,264억원, 플랜트는 2,536억원, GS Inima는 2,159억원, 신성장사업개발은 1,551억원이었다. 주택이 중심이고 나머지 사업이 보완한다는 설명이 실제 매출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동시에 어느 한 부문의 공정이 늦어지면 다른 부문의 증가가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 살펴볼 기준도 된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26년 2분기에는 건축·주택 매출이 1조5,3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반면 플랜트는 4,020억원, 인프라는 3,965억원으로 늘었다. 분기 전체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커졌지만 이익률은 여전히 낮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플랜트와 인프라의 성장이 주택 감소를 완충했어도 전사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같은 분기의 신규수주는 5조2,242억원, 상반기 누적 신규수주는 7조8,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반기 도시정비 시공권 확보액은 7조4,695억원으로 보도됐다. 수주가 미래 공사 물량을 채우는 선행지표인 것은 맞지만, 조합 사업의 절차와 착공 시점을 거쳐야 공사매출로 바뀐다. 하반기 손익의 관건은 수주 발표를 한 번 더 크게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이미 확보한 사업의 착공과 진행률, 공사비 조정, 원가 통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재무제표에는 과거 현장이 남긴 부담도 함께 들어 있다. 검단 AA13-1·13-2 블록 사고와 관련해 2026년 1분기 보고서는 전체 재시공 비용 추정액 2,281억원과 행정처분·소송의 불확실성을 기재했다. 추정 비용은 품질 실패가 손익에 들어오는 직접 경로이고, 처분과 소송은 시기와 최종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별도 변수다. 건설사의 이익률을 볼 때 현재 공사의 원가뿐 아니라 이미 준공했거나 사고가 난 현장에서 추가 부담이 생기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5.안전모와 태블릿이 만나는 현장 운영
건설사의 품질과 안전은 본사 선언보다 현장의 반복 동작에서 결정된다. 작업 전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구조물과 가설시설을 점검하며, 발견한 문제를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수정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공정이 빠르게 바뀌고 여러 협력업체가 동시에 움직이는 현장에서는 정보가 늦게 공유되는 것 자체가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미지: 안전장구를 착용한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피는 모습▲ 안전모와 안전장구를 갖춘 관계자들이 비계와 구조물 주변을 살피는 현장 — 출처: 조선비즈, 2026-04-20
GS건설은 안전·품질·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이는 사고를 줄인다는 당위에 그치지 않는다. 중대 사고와 재시공은 원가와 공기를 흔들고, 행정처분은 수주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입주자의 불신은 자이 브랜드가 다음 사업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신뢰의 가격을 낮춘다. 안전과 품질이 비재무 항목처럼 보여도 결국 수주 조건과 손익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현장 정보의 디지털화는 이 반복 작업을 더 빨리 연결하려는 시도다. GS건설은 과거부터 태블릿에서 도면을 공유하고 수정 사항을 확인하는 도구를 도입했다. 종이 도면의 최신본을 찾아다니는 대신 현장 관리자와 협력사가 같은 화면을 보게 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도구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발견한 차이를 공정 수정으로 연결하고, 그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는 운영 방식이다.
이미지: 여러 현장 관계자가 태블릿 화면을 함께 확인하는 모습▲ 안전모를 쓴 현장 관계자들이 태블릿 기반 관리 화면을 함께 검토하는 장면 — 출처: 매일경제, 2025-03-11
회사가 소개하는 G.RAI는 로봇과 센서를 현장 조사, 안전 확인, 진척 관리에 연결하려는 선택지다. 지도 사전 작성에 덜 의존하는 자율주행, 여러 센서의 통합, 웹 기반 데이터 시각화를 내세운다. 사람이 접근하기 번거로운 구역을 반복 촬영하고 변화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면 관리자가 현장을 보는 범위는 넓어진다. 다만 현재 확인되는 성격은 독립적인 대형 매출원보다 본업의 안전·품질·생산성을 보조하는 기술에 가깝다.
디지털 장비가 사고를 자동으로 없애 주는 것은 아니다. 센서가 포착한 이상을 누가 판단하는지, 협력업체와 어떻게 공유하는지, 작업을 멈추고 고칠 권한이 실제로 작동하는지가 뒤따라야 한다. 안전모와 태블릿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낡은 방식과 새 기술이 아니다. 사람의 점검을 데이터로 남기고, 데이터가 다시 현장 행동을 바꾸게 만드는 하나의 작업 흐름이다.
6.외부 기술을 공사판 안으로 들이는 문
건설현장에는 시공사 혼자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이 많다. 새로운 자재, 안전 센서, 공정관리 소프트웨어와 로봇은 각각 전문기업의 영역에서 나온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작동하는 기술이 현장에서 곧바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먼지와 진동, 날씨, 통신환경을 견뎌야 하고 기존 공정과 협력업체의 작업 방식에 들어맞아야 한다.
Innovation Connect는 외부 파트너가 기술을 제안하면 접수와 심사를 거쳐 현장 적용 기회를 연결하는 공식 경로다. 회사가 내세우는 평가 방향은 원가 절감, 공기 단축, 품질과 안전 개선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필요한 기술을 전부 내부 개발하는 부담을 줄이고, 기술기업 입장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검증할 통로를 얻는다.
이 플랫폼의 경제적 의미는 제휴 기업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시험 적용이 표준 공법이나 반복 구매로 이어지고, 여러 현장에 확산돼야 원가와 공기에 영향을 준다. 한 현장에서 성공한 기술도 현장 조건이 달라지면 다시 검증해야 할 수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전시장이 아니라 낯선 기술을 공사 책임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긴 심사 과정에 가깝다.
GS건설에는 이 통로가 품질 신뢰를 회복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외부 기술을 받아들이되 적용 책임은 시공사가 지고, 현장 데이터로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제안서가 현장 행동으로 바뀌고 다시 표준으로 남는 속도가 플랫폼의 실질적인 성과다.
7.공장에서 먼저 짓는 집
모듈러와 프리패브는 건물의 일부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이다. GS건설은 Danwood, GPC,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목조 모듈러 주택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국내 단독주택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현장마다 재료와 인력이 모이는 전통적 건설에서 벗어나 제작 공정을 반복 가능한 생산라인 쪽으로 옮겨 보려는 확장이다.
이미지: 공장 내부에서 목조 주택 벽체를 조립하는 장면▲ 공장 생산라인에서 작업자들이 목조 주택 벽체를 조립하는 장면 — 출처: 아시아경제, 2025-12-05
사진에서는 주택의 벽체가 야외 터파기 현장이 아니라 지붕이 있는 공장 안에서 조립된다. 이런 장면은 건설의 관리 단위를 현장 인력과 날씨에서 생산라인, 자재 흐름과 조립 정밀도로 옮긴다. 공장에서 만든 부재가 운송되고 현장에서 결합되는 만큼 제조와 물류, 시공의 경계도 흐려진다.
모듈러가 주택사업 전체를 곧바로 대체한다고 볼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현재 핵심인 공동주택 도급과는 고객, 제품, 생산 방식이 다르다. 그럼에도 공기와 품질을 공장 단계에서 통제하려는 경험은 의미가 있다. 반복 생산이 가능한 제품을 찾고 공장 가동과 현장 수요를 맞추는 일은 건설사가 제조업의 문법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8.원전·전력망·데이터센터를 바라보는 거리
회사는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표방하면서 인프라 전략시장과 전력망 사업 참여, 원전·소형모듈원자로, 탄소중립과 신재생 분야를 성장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분야들은 주택과 다른 발주자를 만나고 장기간의 기술·사업개발을 필요로 한다. 기존 플랜트와 인프라 경험을 활용할 여지가 있지만, 전략 문서에 적힌 시장과 실제 계약 사이에는 자격 확보, 파트너 구성, 입찰과 사업성 검토가 놓여 있다.
해외 원전과 베트남 닌투언 사업 참여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확인된 단계는 컨소시엄 검토와 시장 논의다. 원전은 관심 분야라는 사실과 수주가 확정됐다는 사실을 엄격히 나눠 볼 필요가 있다. 기술 파트너가 누구인지, 시공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발주와 계약이 실제로 성립했는지가 사업의 무게를 바꾼다.
GS그룹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GS건설의 잠재 시공 물량을 연결한 증권가 관측도 있다. 그러나 검토되는 전력 규모만으로 GS건설의 계약액이나 공사 범위를 계산할 수는 없다. 그룹 차원의 계획, 사업 부지와 전력 확보, 실제 발주 주체, 시공사 선정은 서로 다른 단계다. 시장 이야기가 숫자를 앞질러 달릴 때에는 계약 공시와 착공 여부가 가장 단단한 경계선이 된다.
이 성장 분야들을 하나의 거대한 신사업으로 묶으면 오히려 실체가 흐려진다. 모듈러는 생산방식의 변화이고, 원전은 플랜트·인프라 수주의 확장이며, 현장 로봇은 본업의 운영 도구다. 각 선택지가 돈이 되는 경로도 다르다. GS건설의 전략은 새 간판 하나를 다는 작업보다 기존 공사 역량 주변에 여러 통로를 내고, 현장에서 채산성이 확인되는 통로를 넓히는 과정에 가깝다.
9.이름이 바뀌어도 현장이 남기는 기록
회사는 1969년 설립됐고 2005년 LG건설에서 GS건설로 이름을 바꿨다. 사명과 그룹 표지는 바뀌었지만 건설사의 평판은 과거에 수주한 현장 위에 계속 쌓인다. 오래전에 체결한 계약이 오늘의 매출이 되고, 오늘 시공한 건물이 입주 뒤의 브랜드 평가와 다음 수주 경쟁으로 돌아온다. 시간차가 긴 산업이라 좋은 기록도 나쁜 기록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검단 사고는 그 시간차를 가장 아프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입주 예정자에게 문제는 회계상 충당과 추정의 언어가 아니라 기다리던 생활공간과 신뢰의 붕괴였다. 회사에는 재시공과 법적 절차의 부담이 남았고, 자이에는 다음 사업장에서 다시 증명해야 할 품질의 숙제가 남았다. 현장 안전점검과 디지털 관리, 외부 기술 도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이런 경험 이후 실제 작업 방식이 달라졌다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GS건설은 주택 수주를 되살리는 동시에 플랜트와 인프라의 공정을 키우고, 운영자산 매각과 신사업 선택을 병행하고 있다. 서로 다른 움직임처럼 보여도 판단 기준은 같다. 계약이 착공으로 넘어가는지, 진행률이 매출로 인식되는 동안 원가가 통제되는지, 완공 뒤 품질이 다음 계약을 돕는 기록으로 남는지다.
아파트 단지의 마지막 조경, 터널의 굴착 구간, 공장 안의 벽체, 태블릿 위의 도면은 모두 같은 회사의 서로 다른 얼굴이다. 이 장면들을 연결하는 것은 브랜드 문구가 아니라 약속한 구조물을 정해진 조건으로 완성하는 능력이다. GS건설의 변화도 결국 새 사업 이름의 개수보다 각 현장에서 약속과 결과 사이의 간격을 얼마나 줄였는지로 남는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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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건설 2026년 7월 공개 제출서류: 사업·수주전략 및 매출실적, 한국거래소 KIND, 2026-07-01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7/01/000806/20260701002095/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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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건설시장 진출해 낸 GS건설…역대 두 번째 금액 규모, 머니투데이, 2025-03-26 — https://www.mt.co.kr/estate/2025/03/26/2025032414375244148
- GS건설 제58기 1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0751/20260514001661/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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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건설, 2분기 매출 2조 7,799억원 달성, GS건설 배포 보도자료·한국경제, 2026-07-29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292240P
- GS건설 2Q 영업익 전년比 43.6%↓…신규수주 61.7% 증가, 아이뉴스24 via Daum, 2026-07-29 — https://v.daum.net/v/20260729102009387
- GS건설 제58기 1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4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0751/20260514001661/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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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I: GS E&C Robotics and Intelligence, GS건설, 접근 2026-08-12 — https://grai.gsenc.com/
- Innovation Connect – GS건설 혁신 플랫폼, GS건설, 접근 2026-08-12 — https://innovation-connect.gsenc.com/main-partner
- GS건설, 모듈러 주택으로 혁신 선도…新건축 패러다임, 아시아경제, 2025-12-05 — https://cm.asiae.co.kr/article/2025120517195145118
- 2026년 GS건설 기업가치 제고 계획, 한국거래소 KIND, 2026-03-2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25/000400/20260306001481/68961.htm
- 해외 원전시장 진입 정조준…차세대 먹거리 낙점, 딜사이트, 2026-04-17 — https://dealsite.co.kr/articles/160267
- 단기 실적은 부진하나, 수주는 주택 사이클 회복을 알리는 중, IBK투자증권, 2026-07-08 — https://consensus.hankyung.com/analysis/downpdf?report_idx=650553
- GS건설 2025년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3-1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6/001895/20260316005469/11011.htm
- 자이 입주 예정자입니다, 제 마음도 무너졌습니다, 오마이뉴스, 2023-07-07 —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444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