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쏘가 다시 전면에 선 SUV·픽업 포트폴리오
KG모빌리티의 중심은 여전히 자동차를 설계하고 조립해 파는 일이다. 승용 세단을 폭넓게 늘어놓기보다 SUV와 픽업을 주축으로 삼고, 그 위에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얹었다. 현재 포트폴리오에는 기존 SUV·픽업과 함께 토레스 HEV, 액티언 HEV, 토레스 EVX, 무쏘 EV가 놓여 있다. 이름에 ‘모빌리티’가 붙었지만 당장의 사업을 이해할 때는 추상적인 이동 서비스보다 완성차의 제품 구성과 판매 경로를 먼저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중 무쏘는 회사의 현재 방향을 가장 선명하게 압축한다. 일반 무쏘는 넓은 적재공간을 활용하는 업무·레저용 픽업으로 제시되고, 무쏘 EV는 적재와 견인에 전기 공급 기능인 V2L을 결합한 전기 픽업이다. V2L은 차량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 기기에 꺼내 쓰는 기능이다. 운전만 하는 차에서 현장의 전원 역할도 하는 차로 쓰임을 넓히려는 발상이다. 같은 무쏘 이름 아래에서도 고객이 고르는 동력 방식과 사용 장면은 달라진다.
이미지: 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세워진 독일 판매용 무쏘 EV▲ 적재함을 갖춘 독일 판매용 무쏘 EV와 야외 환경 — 출처: [KGM Europe, 2025-09-19](https://newsroom.kgm.de/254422-vollelektrischer-pick-up-neuer-kgm-musso-ev-rollt-zu-preisen-ab-41-990-euro-nach-deutschland/)
이 구성은 전동화 모델이 기존 제품을 한꺼번에 밀어내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내연기관 픽업, 하이브리드 SUV, 전기 SUV와 전기 픽업이 동시에 고객을 만난다. 업무용 적재를 중시하는 구매자와 주말 레저를 겸하려는 개인, 전기 구동계를 찾는 고객이 한 브랜드 안에서 서로 다른 답을 고르는 구조다. 회사로서는 선택지를 넓힐 수 있지만, 각 차종의 수요가 고르게 이어지지 않으면 생산과 재고 운영은 더 복잡해진다.
제품 이름이 같다고 돈이 생기는 방식까지 같지는 않다. 국내에서는 개인 구매와 관공서·기업·렌터카 수요가 영업망을 거쳐 완성차 판매로 이어진다. 해외에서는 현지 수입사와 딜러가 판매를 맡거나, 조립 수준을 달리한 KD·CKD 방식으로 파트너와 연결된다. KD는 차량을 부품 단위로 보내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며, CKD는 그중에서도 분해된 부품 묶음을 현지 조립공장에 공급하는 형태를 가리킨다. KG모빌리티의 사업은 결국 어떤 차를 내놓느냐와 그 차를 어느 경로로 넘기느냐가 함께 맞아야 매출이 되는 제조업이다.
2.차를 만지는 쇼룸에서 해외 딜러까지
자동차 판매에서 카탈로그와 가격표만으로 결정되는 구매는 드물다. 특히 적재함, 승하차 감각, 실내 공간과 커스터마이징을 함께 따지는 SUV·픽업은 실제 차량을 확인하는 접점이 중요하다. KG모빌리티는 전통적인 영업망 외에도 강남 익스피리언스 센터 같은 체험 거점을 운영한다. 이곳에는 무쏘 EV 전시차와 커스터마이징 부품이 놓이고, 회사가 소개한 여러 시승 코스를 통해 도심·주차·고속화도로 같은 조건을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이미지: 강남 익스피리언스 센터에 전시된 무쏘 EV▲ 강남 익스피리언스 센터 실내에 전시된 두 대의 무쏘 EV — 출처: [라이센스뉴스, 2025-03](https://www.l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640)
체험 거점은 판매량 자체라기보다 구매 전환 과정의 한 부분이다. 고객은 차를 보고 시승한 뒤 영업망에서 계약하고, 회사는 생산·출고를 거쳐 매출을 인식한다. 관공서나 기업, 렌터카처럼 여러 대를 운용하는 고객은 개인과 구매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제공된 공시에서는 고객군별 가격이나 수익성이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특정 고객군이 더 남는 장사라고 단정하기보다, 국내 수요처가 개인에만 묶여 있지 않다는 정도로 읽는 것이 안전하다.
고객이 차를 만나는 곳 | 판매가 이어지는 경로 | 이 경로에서 중요한 것 |
|---|---|---|
국내 개인 고객 | 전시장·체험 거점 → 영업망 → 출고 | 제품 경험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가 |
관공서·기업·렌터카 | 법인·특수 수요 → 영업망 → 인도 | 반복 또는 다량 수요를 확보하는가 |
해외 완성차 고객 | 수입사·현지 딜러 → 소매 판매 | 시장별 제품과 유통망이 맞는가 |
해외 조립 파트너 | KD·CKD 공급 → 현지 조립·판매 | 부품 공급과 현지 생산 일정이 이어지는가 |
독일에서는 현지 완전 자회사인 KGM Europe과 딜러망이 무쏘 EV 판매를 담당한다. 차는 한국에서 만들어졌더라도 가격 제시, 고객 접촉, 인도는 현지 판매망의 몫이다. 수출이 늘 때 완성차 공장에서 선적한 대수만 볼 수 없는 이유다. 현지 법인과 딜러가 재고를 소화하고, 제품의 사용성을 해당 시장의 언어로 설명해야 최종 고객에게 도달한다.
KD·CKD는 또 다른 문법을 가진다. 완성차를 그대로 보내는 것보다 현지 조립 파트너와의 일정 조율이 앞에 붙는다. 물량 확대의 통로가 될 수 있지만 조립 준비와 지역 상황이 흔들리면 매출 시점도 영향을 받는다. 증권가가 해외 CKD 확대를 성장 계기로 보면서도 일정 변수를 함께 언급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국내 쇼룸과 해외 조립공장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둘 다 제품을 ‘만들어 놓는 것’에서 ‘고객에게 넘기는 것’으로 바꾸는 접점이다.
3.한 생산라인에 프레임 SUV와 EV를 섞는 평택
평택공장은 KG모빌리티의 제품 구성이 실제 차량으로 바뀌는 곳이다. 회사는 평택 완성차 공장과 창원 엔진 공장을 핵심 제조 거점으로 소개한다. 평택에서는 차체 구조가 다른 모노코크와 프레임 차량, 동력 방식이 다른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한 생산라인에서 조립하는 혼류 생산 체계가 구축됐다. 모노코크는 차체와 골격을 한 덩어리처럼 구성하는 방식이고, 프레임은 별도의 뼈대 위에 차체를 올리는 방식이다.
혼류 생산의 핵심은 ‘무엇이든 쉽게 만든다’는 구호가 아니다. 주문이 차종별로 달라질 때 라인을 통째로 전환하는 부담을 줄이고, 같은 흐름 안에서 생산 순서를 조절할 수 있다는 데 있다. SUV와 픽업,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함께 파는 회사에는 특히 중요한 운영 방식이다. 한 모델의 주문이 줄고 다른 모델이 늘 때 생산설비가 차종별 칸막이에 갇혀 있으면 대응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연한 라인이 곧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여러 차종을 섞어 만드는 능력은 수요 변화에 대응할 도구일 뿐, 각 모델의 주문량과 가격, 부품비, 생산 효율까지 대신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생산 가능한 차종이 많아질수록 부품 투입과 작업 순서도 정교하게 맞춰야 한다. 혼류 생산은 ‘많이 만들 수 있는가’보다 ‘지금 팔리는 조합으로 바꿔 만들 수 있는가’에 가까운 경쟁력이다.
무쏘 EV는 이 체계가 선언에서 출고로 넘어간 사례다. 차량은 평택 조립라인에서 양산과 고객 출고 단계에 들어갔고, 이후 회사는 무쏘 EV와 토레스 HEV의 해외 출고 행사를 공개했다. 전기 픽업을 발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양산차를 해외 판매망으로 보내는 단계까지 연결됐다는 뜻이다.
이미지: 직원들이 늘어선 통로로 출고되는 무쏘 EV▲ 공장 직원들 사이의 붉은 통로를 지나 출고되는 무쏘 EV — 출처: [KG모빌리티, 2025-06-13](https://www.kg-mobility.com/br/news/press-release/0000001193)
사진 속 세리머니는 한 대의 차량을 강조하지만 사업의 실질은 그 뒤에 있다. 같은 품질로 반복 생산하고, 수출 일정에 맞춰 출고하며, 현지 유통망에서 판매하는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 공장의 유연성은 차종 전환에 여지를 주고, 해외 판매망은 생산한 차량을 현금 흐름으로 바꾼다. 둘 중 하나만 잘 돌아가서는 완성차 사업의 선순환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4.수출이 끌고 얇은 마진이 남은 2025~2026 실적
재무 숫자를 볼 때 가장 먼저 구분할 것은 연결과 별도다. 연결은 KG모빌리티와 종속기업을 함께 잡고, 별도는 모회사만 본다. 회사 보도자료가 별도 잠정치를 앞세우는 경우가 있어 감사 확정 연결 실적과 그대로 비교하면 이익 규모가 뒤섞인다. 2025년 감사의견은 적정이었고, 연간 확정치는 연결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간·기준 | 매출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성격 |
|---|---|---|---|---|
2025년 연결 | 4조3,036억원 | 362억원 | 466억원 | 감사 확정 |
2025년 별도 | 4조2,433억원 | 536억원 | 569억원 | 감사 확정 |
2026년 1분기 연결 | 1조1,414억원 | 96억원 | 273억원 | 분기보고서 |
2026년 1분기 별도 | 1조1,365억원 | 217억원 | 376억원 | 분기보고서·회사 발표 |
2026년 2분기 별도 | 1조1,823억원 | 88억원 | 176억원 | 잠정 실적 |
2026년 상반기 별도 | 2조3,188억원 | 305억원 | 551억원 | 회사 발표 잠정치 |
흑자는 이어졌지만 이익의 완충지대는 얇다
2025년 연결 영업이익률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단순 계산하면 약 0.8%다. 2026년 1분기 연결도 비슷한 수준이고, 같은 분기 별도 영업이익률은 약 1.9%다. 2분기 별도 잠정치는 약 0.7%로 다시 낮아졌다. 흑자가 이어졌다는 사실과 외부 비용 변화에 민감한 수익 구조라는 사실이 함께 성립한다.
2분기에는 판매와 매출이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줄었다. 독립 보도와 회사 설명은 임금·단체협약 인상분의 선반영과 판매관리비 증가를 배경으로 들었다. 판매량 증가가 이익 증가로 곧장 이어지지 않은 사례다. 자동차 사업은 차량이 더 팔려도 제품 구성, 비용 반영 시점, 판매비 부담에 따라 남는 돈이 달라진다.
상반기 별도 판매는 5만6,759대였고 수출은 3만4,953대로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매출의 버팀목이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 판매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특정 지역의 주문과 출고 일정, 물류 및 현지 영업 환경이 실적 변동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국내 감소를 수출이 메운 판매 구조
2025년 전체 판매는 11만535대였다. 수출은 7만286대로 전년보다 12.7% 늘었지만 국내 판매는 4만249대로 14.4% 줄었다. 합계 판매가 1% 증가하는 동안 안쪽에서는 국내 감소와 수출 증가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겉으로 보이는 총판매의 안정감보다 시장별 온도 차가 컸다.
2026년 1분기 별도 판매는 2만7,077대로, 국내 1만1,469대와 수출 1만5,608대로 구성됐다. 회사는 무쏘와 무쏘 EV가 국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6월에는 1만1,982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보다 29.8% 늘었고, 이 가운데 수출이 8,345대였다. 월간 최대 기록은 출고 흐름이 강해졌음을 보여주지만 한 달의 속도를 연간 수익성으로 곧장 늘여 잡을 수는 없다.
제품 구성도 바뀌었다. 회사가 밝힌 HEV·EV 판매 비중은 2024년 12.8%에서 2025년 32.4%로 높아졌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구색을 갖추는 단계를 넘어 실제 판매 조합에서 존재감을 키운 것이다. 다만 이 비중 상승만으로 이익 개선을 단정할 근거는 없다. 전동화 차종의 판매 확대와 전사 마진은 관찰 범위가 다르며, 가격과 원가 정보가 함께 있어야 둘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생산 여력과 고객 집중도를 함께 읽는 법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에서 완성차 비중은 83.9%였다. 같은 기간 한 고객이 연결 매출의 25.6%를 차지했지만 공시는 그 고객을 익명 A사로만 표시했다. 고객의 실명, 거래 성격과 지속기간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특정 해외 파트너나 유통사라고 연결하는 것은 근거를 넘어선다. 분명한 사실은 단일 고객에 대한 매출 집중이 상당했다는 점이다.
회사가 소개한 생산능력은 2023년 브로슈어 기준 평택 완성차 공장 연 25만대 이상, 창원 엔진 공장 연 23만대다. 이는 설비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이지 실제 판매 대수나 가동률과 같은 숫자가 아니다. 판매보다 생산능력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비효율을 단정할 수도 없다. 여러 차종을 혼류 생산하고 수요 변화에 맞추려면 명목 능력과 실제 생산 사이에는 차이가 생긴다.
증권가는 HEV·EV 제품 믹스 확대와 해외 CKD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절대 이익률이 낮고 지역·차종별 판매 변동이 크다는 점을 할인 요인으로 제시했다. CKD 일정과 중동의 지정학적 변수도 함께 거론됐다. 숫자가 말하는 핵심은 비교적 단순하다. 수출이 판매와 매출을 밀어 올리고 있지만, 비용 충격을 흡수할 이익 폭은 아직 넉넉하지 않다.
5.쌍용의 회생을 지나 KG모빌리티라는 이름으로
현재 회사를 이해하려면 제품 계보와 법인의 전환을 구분해야 한다. 무쏘라는 이름은 1990년대 쌍용자동차의 SUV에서 이미 쓰였다. 오늘의 픽업과 동력 방식도, 당시 차량의 모습도 다르지만 오래된 이름이 새 제품의 인지 기반으로 돌아왔다는 점은 같다. 과거 모델의 명성을 현재 제품의 성능이나 판매 성과로 그대로 옮겨 적을 수는 없어도, 회사가 SUV·픽업 정체성을 설명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역사적 자산이다.
이미지: 검은색 1993년형 쌍용 무쏘▲ 검은색 차체와 각진 실루엣을 지닌 1993년형 쌍용 무쏘 — 출처: [모토야, 2022-09-01](https://www.motoy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053)
기업의 연속성은 더 굴곡졌다. 회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회생절차를 거쳤고, KG 컨소시엄 인수와 회생절차 종결을 지나 2023년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꿨다. 사명 변경은 로고를 교체한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회생기업이 새 지배구조 아래에서 제품 개발, 생산, 판매망을 다시 묶어야 했던 전환점이다.
그래서 KG모빌리티를 과거 쌍용차와 완전히 끊긴 회사로 보기도, 이름만 달라진 같은 회사로 보기도 어렵다. SUV와 무쏘 같은 제품 기억은 이어졌지만 재무·지배구조와 경영 주체는 큰 변화를 통과했다. 오래된 차명이 현재의 제품군을 붙잡고, 새 사명은 회생 이후의 사업 확장을 담는다. 두 층이 겹쳐 있는 것이 이 회사 브랜드의 특징이다.
회생 종결 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거창한 표어보다 정상적인 반복에 있다. 차를 개발해 양산하고, 영업망에 공급하고, 판매대금을 회수하며, 다음 제품에 투자하는 제조업의 순환을 유지하는 일이다. 흑자 지속이 시장에서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흑자 폭이 얇은 만큼 과거의 위기를 벗어났다는 사실과 수익 구조가 충분히 단단해졌다는 평가는 같은 문장이 아니다.
6.전기 픽업의 쓰임은 도로 밖에서 완성된다
무쏘 EV가 흥미로운 지점은 전기차라는 동력 방식보다 픽업의 사용 장면을 어떻게 옮겨 놓았는가에 있다. 적재함은 업무 장비나 레저 용품을 싣는 공간이고, 견인은 차량 뒤에 별도 장비를 연결하는 수요를 겨냥한다. V2L은 야외나 작업 현장에서 전기를 꺼내 쓸 수 있게 한다. 이 세 요소는 출퇴근 거리만으로 전기차를 설명하는 방식과 다르다.
이미지: 도로변에서 충전 케이블을 연결한 무쏘 EV▲ 도로변에서 충전 케이블을 연결한 무쏘 EV와 옆에 세워진 자전거 — 출처: [연합뉴스, 2025-03-19](https://www.yna.co.kr/view/AKR20250319067500003)
사진에서는 차량이 도로 가장자리에 멈춰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고 있다. 적재함이나 견인 기능을 강조한 홍보 장면과 달리, 전기 픽업도 결국 충전이라는 일상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보인다. 업무나 레저의 편의가 실제 구매 이유가 되려면 고객은 적재와 전기 활용의 장점뿐 아니라 충전을 포함한 운용 방식 전체를 받아들여야 한다.
일반 무쏘와 무쏘 EV를 함께 두는 전략은 그 선택을 고객에게 넘긴다. 기존 동력계와 적재공간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일반 픽업을, 전기 구동과 외부 전원 활용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전기 픽업을 제안한다. 전동화가 모든 고객에게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고 가정하지 않고 두 수요를 동시에 받는 셈이다.
이 전략의 장점은 전환기의 고객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편에는 차종 증가에 따른 생산·판매 복잡성이 있다. 영업 현장에서는 두 차량의 쓰임을 다르게 설명해야 하고, 공장에서는 서로 다른 동력계의 주문을 맞춰야 한다. 해외에서는 현지 딜러가 다시 시장에 맞는 언어로 번역한다. 전기 픽업 한 차종은 제품 개발, 혼류 생산, 체험 판매, 수출 유통이 한꺼번에 맞물리는 시험대다.
토레스 EVX와 하이브리드 SUV들은 이 전환을 다른 차체에서 맡는다. 전기차만 밀거나 내연기관에 머무는 양자택일보다 여러 동력 방식을 한 포트폴리오에 두는 쪽을 택했다. 실제 판매에서 전동화 차종의 비중이 커진 것은 이 구성이 고객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의 승부는 모델 수가 아니라 각각의 모델이 안정적으로 팔리고 이익을 남기는가에 달려 있다.
7.체리의 자금과 플랫폼이 놓인 다음 단계
KG모빌리티는 2026년 8월 3일 체리자동차와 7,5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회사가 밝힌 협력 범위는 친환경 파워트레인과 글로벌 플랫폼이다. 발표나 업무협약만 있는 단계와 달리 투자 금액을 명시한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계약 자체가 차량 판매나 영업이익으로 인식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미지: KGM과 체리자동차의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 양국 국기와 행사 문구 앞에서 진행된 KGM·체리자동차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 — 출처: [뉴스와이어/KG모빌리티, 2026-08-03](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9814)
후속 제품 가운데 가장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중형 SUV SE-10 PHEV다. PHEV는 외부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와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회사는 2027년 초 출시 계획을 밝혔고 추가 공동개발도 언급했다. 출시 일정이 제시된 차종은 방향만 거론된 기술 협력보다 한 단계 앞서 있지만, 양산과 고객 인도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미래 제품 계획에 속한다.
회사가 함께 열거한 SDV, 자율주행, 로봇, 차량용 반도체와 해외 생산거점 협력은 범위가 훨씬 넓다. SDV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기능을 개선하고 관리하는 차량을 뜻한다. 이 항목들은 구체적인 양산 물량이나 매출 일정이 공개된 사업으로 한데 묶기보다 공동 검토·추진 범위로 보는 편이 맞다. 계약의 확정성과 개별 사업의 상용화 수준은 서로 다르다.
체리 협력의 의미는 KG모빌리티가 모든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홀로 마련하는 길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파트너의 기술·자본과 평택의 생산체계, 기존 SUV·픽업 브랜드와 해외 판매망을 조합하려는 선택이다. 잘 맞으면 신제품 개발의 폭과 해외 접근 경로를 넓힐 수 있다. 반대로 실제 제품 일정과 생산 배분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협력 범위가 넓다는 사실만으로 현재 실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해외 생산거점 협력은 기존 수출과 CKD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한국 공장에서 완성차를 내보내는 방식, 부품을 공급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 파트너 플랫폼으로 공동 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은 필요한 역량과 수익 인식 시점이 다르다. 앞으로 체리 계약의 무게는 행사 사진보다 어느 제품이 개발되고 어디에서 생산돼 어떤 판매망으로 넘어가는지에서 드러날 것이다.
8.출고 뒤의 반복이 회사를 만든다
KG모빌리티의 현재 모습은 몇 장면으로 이어진다. 오래된 무쏘의 이름이 전기 픽업에 붙고, 고객은 도심 쇼룸에서 차를 만지며, 평택에서는 서로 다른 구조와 동력계의 차량이 한 라인을 지난다. 완성된 차는 국내 영업망으로 가거나 해외 딜러와 조립 파트너를 향한다. 이 연결이 끊기지 않을 때 브랜드의 역사와 새 투자가 실제 사업이 된다.
회생 이후 흑자를 이어 온 성과는 이 반복이 복구됐다는 신호다. 그러나 현재 이익 폭은 판매 변화와 비용 반영을 넉넉히 흡수할 정도로 두껍지 않다. 수출이 국내의 약한 흐름을 메우고 전동화 제품이 판매 조합에서 커졌지만, 지역과 차종이 바뀔 때마다 같은 수익을 낸다는 보장은 없다. 낙관론은 신차와 해외 경로를 보고, 신중론은 얇은 마진과 일정 변수를 본다. 둘은 서로 다른 회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운영 체계의 앞뒤를 보는 셈이다.
체리와의 계약도 이 흐름 안에서 의미가 정해진다. 자금과 플랫폼 협력이 신차로 구체화되고, 혼류 생산라인을 거쳐, 국내외 고객에게 인도되면 새로운 성장 경로가 된다. 제품 일정이나 판매망 연결이 늦어지면 넓은 협력 구상으로 남는다. 판단의 기준은 발표된 기술 명칭의 수가 아니라 개발·양산·출고가 차례로 이어지는가에 있다.
무쏘 EV 출고식의 붉은 통로는 그래서 이 회사에 어울리는 장면이다. 한쪽에는 공장 직원이 있고, 가운데에는 새 제품이 있으며, 통로 끝에는 해외 시장이 있다. 세리머니는 짧지만 사업은 같은 품질과 비용으로 그 길을 계속 왕복해야 한다. KG모빌리티의 재건은 이름을 바꾼 순간보다 차량이 생산라인과 판매망을 반복해서 통과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각주
- 제65기 1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KG모빌리티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687/20260515001457/11013.htm
- 무쏘 EV 제품 카탈로그, KG모빌리티 — https://www.kg-mobility.com/attached/contents/display/file/2000001000100090002/20250224_musso_ev.pdf
- 2025 KG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보고서, KG모빌리티 — https://www.kg-mobility.com/download/esg/KGM_2025%EB%85%84_%EC%A7%80%EC%86%8D%EA%B0%80%EB%8A%A5%EC%84%B1_%EB%B3%B4%EA%B3%A0%EC%84%9C.pdf
-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점 오픈, KG모빌리티 공식 블로그 Allways — https://allways.kg-mobility.com/kgm-%EC%9D%B5%EC%8A%A4%ED%94%BC%EB%A6%AC%EC%96%B8%EC%8A%A4%EC%EC%84%BC%ED%84%B0%EA%B0%95%EB%82%A8%EC%A0%90%EC%98%A4%ED%94%88/
- 제65기 1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KG모빌리티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0687/20260515001457/11013.htm
- 독일 무쏘 EV 출시 자료, KGM Europe — https://newsroom.kgm.de/254422-vollelektrischer-pick-up-neuer-kgm-musso-ev-rollt-zu-preisen-ab-41-990-euro-nach-deutschland/
- KG Mobility aims for efficiency with mixed-model assembly, Korea JoongAng Daily — https://www.koreajoongangdaily.com/business/kg-mobility-aims-for-efficiency-with-mixed-model-assembly/12026798
- 진화 중인 KGM! 라인 하나에서 여러 차 만든다, 모터그래프코리아 — https://www.motorgraph.com/news/articleView.html?idxno=40002
- KG Mobility begins mass production of Musso EV, 매일경제 — https://www.mk.co.kr/en/business/11261621
- KGM Launch Ceremony for Musso EV, KG모빌리티 — https://www.kg-mobility.com/br/news/press-release/0000001193
- 제64기 사업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KG모빌리티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1298/20260318006023/1101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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