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집·화면·차·건물로 이어지는 네 개의 사업
냉장고 문을 열고, TV를 켜고, 자동차에 올라타고, 냉방이 가동되는 건물에 들어가는 일. 이 서로 다른 장면에 LG전자의 제품이나 소프트웨어가 들어갈 수 있다. 현재 조직은 HS·MS·VS·ES 네 사업본부로 나뉘며, 각 본부가 만나는 고객과 거래 방식도 다르다.
HS(Home Appliance Solution)는 세탁·건조·청소·냉장·조리·정수·빌트인 같은 생활가전과 AI홈·IoT·부품을 맡는다. 소비자에게 완제품을 판매하는 익숙한 경로뿐 아니라 구독, 상업용 장비와 관리 서비스까지 다룬다.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는 OLED·QNED·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오디오, IT 기기와 사이니지에 webOS 플랫폼·콘텐츠 서비스를 결합한다. 화면을 판매한 뒤에도 운영체제와 콘텐츠 접점을 남기는 구조다.
VS(Vehicle Solution)는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디스플레이, 텔레매틱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인 ADAS, 램프와 전기차 구동부품을 공급한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고르는 제품보다 자동차 개발·양산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기업 간 거래다.
ES(Eco Solution)는 가정용 에어컨부터 상업·산업용 HVAC와 데이터센터 냉각까지 맡는다. HVAC는 난방·환기·공조를 묶은 말로, 여기서는 방 하나의 온도를 낮추는 기기와 건물 전체의 열을 관리하는 설비가 같은 본부 안에 놓인다.
돈이 생기는 경로도 한 가지가 아니다. 가전과 TV는 완제품 판매가 출발점이고, VS는 완성차 업체에 부품과 솔루션을 공급한다. ES의 대형 공조는 건물·산업 프로젝트와 연결된다. 구독 매출은 HS·MS·ES의 렌털, 리스, 서비스, AMC 계약에서 인식된다. 제품을 한 번 넘기고 거래가 끝나는 대신 사용 기간의 서비스 수익을 붙이는 방식이다.
이 조합의 특징은 ‘소비자 전자제품’과 ‘산업 솔루션’이 별도 회사처럼 떨어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집에서 확보한 기기·연결 경험은 AI홈과 구독으로 이어지고, 화면의 운영 경험은 webOS로 확장된다. 자동차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데이터센터에서는 시설 사업자가 직접 고객이 된다. 한쪽은 브랜드와 유통이 중요하고 다른 쪽은 납품·운영 신뢰가 중요하므로, 네 본부가 같은 경기와 같은 비용 구조로 움직일 것이라고 보면 오독하기 쉽다.
2.가전은 판매대에서 설치·관리 현장으로 간다
HS의 중심에는 여전히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청소기와 조리기기가 있다. 주방에 설치된 빌트인 제품은 그 성격을 잘 보여준다. 제품 한 대의 기능만 파는 것이 아니라 공간, 다른 기기와의 조합, 설치 이후의 사용 경험까지 함께 제안한다.
이미지: 주방 공간에 설치된 SKS Cook-zone-free Induction Pro Range▲ 주방에 설치된 SKS Cook-zone-free Induction Pro Range와 빌트인 조리 공간 — 출처: [LG Electronics, 2026-08-10 accessed](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home-appliance-solution/lg-reveals-new-sks-branding-for-its-luxury-signature-kitchen-suite-built-in-line-at-kbis-2025/)
가전의 고객 관계는 구매 시점보다 길어지고 있다. 렌털·리스·서비스 계약이 붙으면 매출은 제품 출고 한 번에만 생기지 않는다. 다만 구독이라는 이름 아래 있는 계약 형태와 담당 본부가 여러 개이므로, 이를 콘텐츠 플랫폼의 월정액 서비스 하나처럼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핵심은 설치된 기기를 기반으로 서비스 기간을 늘리는 데 있다.
상업용 세탁은 그 확장이 더 선명한 사례다. LG전자는 장비와 원격관리 앱, Open API를 함께 제시하며 호텔·병원·리테일·산업 고객을 겨냥했다. Open API는 고객이나 운영 사업자의 시스템이 장비 정보와 연결될 수 있게 한 접점이다. 세탁기 자체의 성능만이 아니라 여러 대의 상태를 보고 운영하는 일이 상품의 일부가 된다. 가정에서 한두 대를 쓰는 장면과 달리, 상업 현장에서는 가동 상태와 관리 편의가 고객 경험을 좌우한다.
이 사업을 받치는 곳이 생산 현장이다. 창원 LG Smart Park는 디지털 트윈, 5G 기반 무인운반차인 AGV, 예지보전, AI 비전검사를 적용한 세계경제포럼의 Lighthouse Factory로 소개됐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정과 대응하는 가상 모델을 만들어 생산 상태를 살피는 방식이다. 예지보전은 설비가 멈춘 뒤 고치는 것이 아니라 이상 징후를 먼저 찾는 접근이다.
이미지: 창원 LG Smart Park의 자동화 생산라인▲ 창원 LG Smart Park에 배치된 로봇·컨베이어와 자동화 생산설비 — 출처: [LG Electronics Global Newsroom, 2022-04-27](https://www.lg.com/global/newsroom/lg-story/beyond-news/the-future-of-manufacturing-lighthouse-factory-lighting-the-way-ahead-lg-smart-park/)
공장 자동화의 의미를 멋진 로봇 사진에만 두면 부족하다. 생활가전은 제품군과 모델이 많고, 판매 이후 설치·서비스까지 이어진다. 생산라인의 품질과 공급 안정성이 흔들리면 프리미엄 제품도 구독 서비스도 출발하기 어렵다. Smart Park는 HS가 내세우는 AI홈보다 눈에 덜 띄지만, 다양한 제품을 실제 수량으로 만들어 내는 기반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3.TV 한 대를 팔고도 남는 webOS 접점
MS는 TV·모니터·프로젝터·사이니지 같은 화면과 webOS를 한 묶음으로 다룬다. 하드웨어는 출고될 때 매출이 잡히지만, 운영체제는 화면이 사용되는 동안 콘텐츠와 광고가 만나는 자리를 만든다. 그래서 TV 판매량이 정체될 때도 webOS의 설치 기반과 이용 접점은 별도의 사업 논리를 가질 수 있다.
이미지: webOS의 기기 확장 구조▲ webOS가 스마트 TV에서 자동차·스마트 모니터·프로젝터·디지털 사이니지로 확장되는 구조 — 출처: [LG Electronics, 2025-08-11](https://www.lg.com/global/newsroom/insights/executive-corner/executive-corner-webos-powering-our-next-growth-chapter/)
이 도식에서 중요한 것은 화면 크기가 아니라 접점의 종류다. 거실 TV는 개인이 영상을 보는 공간이고, 자동차 화면은 이동 중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다룬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상업 공간에서 운영된다. webOS가 이 기기들로 넓어지면 LG전자는 화면 제조사에 머물지 않고 플랫폼·콘텐츠 서비스 제공자로 참여할 여지를 얻는다.
그렇다고 모든 화면이 곧 같은 수익을 낳는 것은 아니다. TV를 팔아 생기는 매출, 플랫폼에서 생기는 광고·콘텐츠 수익, 다른 기기 제조사나 사업자와의 계약은 고객과 비용 구조가 다르다. 2026년 조직개편에서 MS 안에 webOS Advertisement Business가 신설된 것은 광고 사업을 조직적으로 키우겠다는 우선순위를 보여준다. 조직의 이름은 방향을 드러내지만, 그 자체가 수익성의 완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TV는 동시에 가장 거친 경쟁이 벌어지는 영역이다. 2025년 MS는 TV·디스플레이 수요 회복 지연,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플랫폼 확장은 이런 하드웨어 부담을 없애는 마술이 아니라 수익원을 하나 더 만드는 시도에 가깝다. 화면 판매가 부진하면 설치 기반의 확대 속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와 플랫폼은 독립적이면서도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는다.
2026년에는 LG전자가 TV 사업을 Hisense에 매각하거나 분리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해당 보도는 철회됐고, 회사도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확인된 거래가 없는 만큼 사업 재편 사실로 기록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소문이 힘을 얻었다는 것 자체는 시장이 MS의 하드웨어 경쟁 부담과 webOS의 가치를 서로 다르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4.자동차 안에서 보이지 않는 부품 공급자
VS의 고객은 운전자보다 완성차 업체다. 운전자가 보는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뿐 아니라 차량 통신을 맡는 텔레매틱스, ADAS, 램프와 전기차 구동부품까지 범위가 넓다. 소비자 브랜드가 강한 LG전자 안에서도 VS는 수주, 차량 개발, 양산 공급이라는 다른 시간표로 움직인다.
2026년 MWC에서 공개한 스마트 텔레매틱스는 TCU와 안테나를 하나의 모듈로 통합한 솔루션이다. TCU는 차량과 외부 통신망 사이의 연결을 담당하는 장치다. 실제 사용 장면에서는 운전자가 모듈을 직접 만지지 않지만, 위치·통신·차량 서비스가 이어지려면 그 연결이 작동해야 한다.
이미지: 차세대 스마트 텔레매틱스 전시 장면▲ 도로와 차량 위에 연결 기능을 표시한 차세대 스마트 텔레매틱스 전시 이미지 — 출처: [LG전자, 2026-02-25](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vehicle-solutions/lg-electronics-unveils-next-generation-smart-telematics-solution-at-mwc-barcelona-2026/)
인포테인먼트에서는 Google의 AAOS와 Qualcomm Snapdragon Cockpit Platform을 활용해 하나의 시스템온칩, 즉 SoC로 복수 차량 디스플레이를 제어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AAOS는 차량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이고, SoC는 연산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한 칩에 모은 반도체다. LG전자가 모든 기반 기술을 혼자 소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운영체제·칩 플랫폼 사업자와 결합해 완성차 업체에 시스템을 제안하는 생태계다.
이 협력 구도에서는 기술 시연과 양산 공급을 구분해야 한다. 플랫폼 호환성과 구현 능력은 완성차 업체에 제안할 자격을 높여 주지만, 특정 차종에 실제로 들어간다는 계약까지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반대로 일단 차량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소비자 가전보다 긴 개발·검증 일정과 맞물린다. VS를 볼 때 전시장에 나온 새 기능뿐 아니라 완성차 고객과의 양산 관계가 중요한 이유다.
VS는 2013년 사업 조직이 만들어진 뒤 생활가전·TV와 다른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화면과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는 MS와 닮았지만, 돈을 내는 고객과 제품이 교체되는 주기가 다르다. 같은 디스플레이 기술을 말하더라도 거실 TV의 판매 경쟁과 자동차 부품의 수주 경쟁은 같은 게임이 아니다.
5.방의 냉방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열관리까지
ES의 출발점은 가정용 에어컨처럼 익숙한 제품이지만, 사업 범위는 상업용 건물과 산업 시설의 HVAC, 데이터센터 냉각으로 이어진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서버가 내는 열을 안정적으로 빼내는 일이 시설 운영의 일부다. 가전 매장에서 에어컨 한 대를 고르는 거래와 달리 여러 종류의 냉각·공조 장비를 시설 설계에 맞춰 묶어 공급할 수 있다.
자카르타 AI 데이터센터 사례에서 회사가 제시한 패키지는 칠러, CRAH, AHU, CRAC, 팬월과 BMS를 포함한다. 칠러는 냉수를 만드는 설비이고, CRAH·CRAC·AHU는 공기 조화와 열 제거를 담당하는 장치군이다. 팬월은 여러 팬을 배열한 설비, BMS는 건물 설비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제품 하나보다 열을 만들고 옮기고 배출하는 전체 흐름이 제안의 단위가 된다.
이미지: AI 데이터센터 냉각 장비 전시 현장▲ Data Center World 2026 부스에 전시된 LG AI 데이터센터 냉각 장비와 제어 화면 — 출처: [LG전자, 2026-04-21](https://www.lg.com/global/newsroom/multimedia/images/lg-electronics-showcases-ai-data-center-cooling-solutions-at-data-center-world-2026/)
AI 데이터센터 냉각에서 새롭게 부각된 장비가 CDU, 즉 냉각수 분배 장치다. LG전자는 600kW CDU가 NVIDIA AI 인프라 표준의 100개가 넘는 기술 평가 기준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장비가 특정 기술 기준을 충족했다는 조달 신뢰 신호다. 데이터센터 고객의 선택 과정에 들어갈 근거는 되지만,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구매 계약이나 매출액을 보여주는 숫자는 아니다.
ES는 지역 소비자 제품도 함께 운영한다. 인도 Essential Series 에어컨은 현지 기후·습도와 전압 변동을 겨냥해 현지에서 생산되며, 스마트 인버터, 가변 톤수, 부식 방지와 넓은 전압 범위를 내세웠다. 데이터센터용 CDU와 인도 가정용 에어컨은 규모가 극단적으로 다르지만, 지역과 사용 환경에 맞춰 열관리 장비를 설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2026년 조직개편에서 ES 안에 Applied Business가 신설된 것도 개별 기기에서 응용·산업 솔루션으로 무게를 넓히려는 방향과 맞닿는다. 이 분야의 관전 포인트는 ‘AI’라는 단어보다 패키지 공급 역량이다. 칠러 한 대의 성능만으로는 건물 전체의 공조를 설명할 수 없고, 설비 조합과 제어, 현장 운영이 함께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6.실적: 네 사업의 손익이 엇갈리는 지점
2025년 연결 매출은 89조2,009억원으로 역대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2조4,784억원이었다. 매출 규모보다 이익의 조합이 더 복잡한 해였다. HS와 VS는 2015년 이후 10년 연속 매출 성장을 이어갔고 VS·ES의 합산 영업이익은 처음 1조원을 넘었다. 반면 MS는 TV 수요 회복 지연, 경쟁·마케팅 비용과 희망퇴직 관련 비경상 비용의 영향을 받아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 기준 | 매출 | 영업이익 | 영업이익률 |
|---|---|---|---|
2025년 확정 | 89조2,009억원 | 2조4,784억원 | 약 2.8% |
2026년 1분기 확정 | 23조7,272억원 | 1조6,737억원 | 약 7.1% |
2026년 2분기 회사 발표 | 23조8,265억원 | 1조5,791억원 | 약 6.6% |
2026년 1분기에는 HS와 VS의 합산 매출이 처음 10조원을 넘었고, 연결 매출에서 기업 상대 거래인 B2B가 차지한 비중은 36%였다. 구독 매출은 6,400억원이었다. 2025년 연간 B2B 매출 24조1,000억원과 구독 매출 약 2조5,000억원에 이어, 회사가 완제품 일회판매 밖의 경로를 실제 운영지표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2025년의 MS 적자와 2026년 상반기의 흑자 전환, VS·ES의 상대적으로 안정된 이익 기여가 대비된다.
사업본부 | 2025년 매출 / 영업이익 | 1Q26 매출 / 영업이익 | 2Q26 매출 / 영업이익 |
|---|---|---|---|
HS | 26조1,259억원 / 1조2,793억원 | 6조9,431억원 / 5,697억원 | 7조757억원 / 6,859억원 |
MS | 19조4,263억원 / -7,509억원 | 5조1,694억원 / 3,718억원 | 5조1,146억원 / 2,194억원 |
VS | 11조1,357억원 / 5,590억원 | 3조644억원 / 2,116억원 | 3조259억원 / 1,912억원 |
ES | 9조3,230억원 / 6,473억원 | 2조8,223억원 / 2,485억원 | 2조7,261억원 / 2,358억원 |
1분기 VS는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였다고 회사가 밝혔다. 2분기에는 HS가 네 본부 가운데 가장 큰 이익을 냈고 MS도 흑자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줄었다. 2분기 HS 비교 수치는 Athom 사업을 Others에서 HS로 옮긴 재분류를 반영해 다시 작성됐으므로 과거 발표표와 그대로 맞추기 전에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2분기 연결 영업이익에는 고부가 제품 판매, 원가·공급망·운영 효율화의 효과와 함께 미국 관세 환급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포함됐다. 따라서 약 6.6%의 분기 영업이익률을 정상 수준으로 보고 단순 연율화하면 이익 체력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 반대로 일회성 항목만 떼어 내고 본부별 개선을 모두 무시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HS의 수익성과 MS의 흑자 유지, VS·ES의 기여를 각각 나눠 보는 편이 실상을 잘 보여준다.
2026년 상반기 누계로 회사가 발표한 매출은 47조5,569억원, 영업이익은 3조2,525억원이다. 다만 2분기와 상반기 수치는 7월 30일 회사 IR 발표 기준으로 외부감사 전이며, 8월 12일 현재 반기 법정 공시로 확정된 수치가 아니다. 1분기 수치는 5월 제출된 분기보고서로 확인된다.
7.골드스타의 제조망이 인도 현지 생태계로 넓어지다
회사의 뿌리는 1958년 설립된 Goldstar다. 1995년 LG Electronics로 이름을 바꿨고, 2013년에는 대형 OLED TV 양산과 VS Company 설립을 역사에 기록했다. 이 흐름은 가전 제조사에 TV가 더해지고, 다시 자동차 부품 조직이 만들어지는 사업 확장의 순서를 보여준다.
오늘의 생산망은 한국 공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인도에서는 연구개발·생산·판매·서비스를 현지에 둔 가치사슬을 운영한다. 현지 기후와 전력 조건을 반영한 에어컨을 현지 생산한다는 점은 단순 수출과 다르다. 제품 사양을 지역 사용 환경에 맞추고, 생산과 판매·서비스까지 같은 시장 안에서 연결하는 방식이다.
2025년 LG Electronics India Limited는 인도 NSE에 상장됐다. 모회사 LG전자는 보유 발행주식의 15%를 공개매출 방식인 OFS로 매각했다. 자회사 지분 일부의 시장 거래와 현지 기업가치가 드러난 사건이지만, 주식 매각 대금이나 자회사 가치와 모회사의 제품 영업매출은 같은 숫자가 아니다.
이 변화는 창원 Smart Park와도 다른 종류의 제조 경쟁력을 보여준다. 창원이 디지털 트윈·자동물류·검사 기술로 공장 내부를 고도화하는 사례라면, 인도는 연구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지역 안에 배치하는 사례다. 하나는 생산 방식의 밀도를 높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 가까이에 가치사슬을 놓는다. 글로벌 가전 사업에서 ‘어디서 얼마나 싸게 만드는가’만큼 ‘어떤 환경에 맞춰 만들고 누가 설치·관리하는가’가 중요해진 모습이다.
8.로봇이 네 사업 사이를 시험하는 방법
2026년 공개된 CLOiD는 냉장고·오븐·세탁기와 연동해 음식 준비와 세탁물 정리 등을 수행하는 가정용 로봇으로 시연됐다. 로봇 한 대만 움직이는 장면보다 이미 집 안에 설치된 가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LG전자다운 대목이다. HS가 가진 기기 기반, AI홈 연결과 서비스 경험을 로봇의 작업으로 이어 보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공개 공간에 배치된 LG CLOiD 로봇▲ 사람들이 오가는 공개 공간에 여러 대가 배치된 LG CLOiD 로봇 — 출처: [LG전자, 2026-06-30](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corporate/lg-electronics-establishes-robotics-business-center-to-accelerate-future-growth/)
회사는 2026년 7월 1일부터 CEO 직속 Robotics Business Center를 설치해 사업개발·판매·운영 기능을 통합했다. 양재 R&D 캠퍼스에는 로봇 학습용 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팩토리를 연내 가동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앞선 조직개편에서 HS Robotics Lab과 전사 AX Center가 신설·격상된 데 이어 로봇을 연구 과제만이 아니라 사업 조직으로 묶은 것이다.
서로 다른 미래 사업의 현재 위치는 다음처럼 구분된다. 날짜와 상태가 한 단계씩 전진할 때마다 기술 공개가 고객 계약으로, 계약이 다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항목 | 확인된 시점 | 현재 확인되는 단계 |
|---|---|---|
CLOiD 가정 연동 | 2026년 1월 | CES 시연, 판매 가격·규모 미공개 |
Robotics Business Center | 2026년 7월 | CEO 직속 상업화 조직 출범, 데이터팩토리는 연내 계획 |
600kW CDU | 2026년 7월 | NVIDIA 기술 평가 기준 통과 발표 |
자카르타 AI 데이터센터 | 2026년 하반기 | 회사가 밝힌 가동 예정 시점, 실제 가동·매출 인식은 추후 확인 대상 |
이 표에서 가장 앞선 듯 보이는 기술 검증도 고객 수주와 같지 않고, 조직 출범도 판매 실적과 같지 않다. 그러나 모두 전시 아이디어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로봇에는 전담 사업 조직이 생겼고, CDU에는 외부 인프라 표준에 따른 평가 결과가 붙었으며, 자카르타 프로젝트에는 설비 구성과 일정이 제시됐다. 확정도의 차이를 유지하면 과장 없이 사업의 진도를 읽을 수 있다.
LG전자가 1958년 만든 것은 전자제품 제조의 출발점이었고, 지금 CLOiD가 손을 뻗는 대상은 그동안 집 안에 누적된 냉장고·오븐·세탁기다. 자동차에서는 보이지 않는 통신 모듈이 움직이고,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수가 흐르며, TV 화면에서는 webOS가 사용 시간을 이어 간다. 서로 멀어 보이는 사업들을 한 회사 안에 묶는 것은 ‘AI’라는 표어보다 이미 설치된 기기와 현장,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운영 관계다.
각주
- LG전자 사업소개 — https://www.lge.co.kr/company/info/introduce
- LG전자 2026년 2분기 IR 자료 — https://www.lg.com/content/dam/channel/wcms/global/ir/05-ir-events/2026/2026_Q2_Earnings_Release_of_LGE_EN_F.pdf
- LG Professional Laundry Lineup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home-appliance-solution/lg-electronics-launches-lg-professional-laundry-lineup-for-commercial-operations/
- LG Smart Park Lighthouse Factory — https://www.lg.com/global/newsroom/lg-story/beyond-news/the-future-of-manufacturing-lighthouse-factory-lighting-the-way-ahead-lg-smart-park/
- LG Announces Organizational Changes for 2026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corporate/lg-announces-organizational-changes-for-2026/
- TechRadar의 TV 사업 매각설 보도 및 부인 — https://www.techradar.com/televisions/these-reports-are-groundless-a-report-claimed-lg-wanted-to-exit-the-tv-business-and-offload-it-to-a-chinese-brand
- LG Next-Generation Smart Telematics Solution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vehicle-solutions/lg-electronics-unveils-next-generation-smart-telematics-solution-at-mwc-barcelona-2026/
- LG Automotive Innovation Partnership With Google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vehicle-solutions/lg-electronics-announces-new-solutions-for-automotive-innovation-partnership-with-google/
- LG Expands AI Infrastructure Footprint Across Asia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eco-solution/lg-expands-ai-infrastructure-footprint-across-asia/
- LG 600kW CDU NVIDIA Infrastructure Validation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eco-solution/lg-electronics-earns-nvidia-ai-factory-validation-for-its-600kw-coolant-distribution-unit/
- LG Essential Series Air Conditioners for India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eco-solution/lg-electronics-launches-new-essential-series-air-conditioners-for-indian-homes/
- LG전자 2025년 확정실적 — https://www.lge.co.kr/story/newsroom/235393
- LG Electronics First-Quarter 2026 Financial Results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corporate/lg-electronics-releases-first-quarter-2026-financial-results/
- LG Electronics Second-Quarter 2026 Financial Results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corporate/lg-electronics-releases-second-quarter-2026-financial-results/
- 연합뉴스, LG전자 2026년 2분기 실적 — https://www.yna.co.kr/view/AKR20260730117752527
- LG전자 2026년 2분기 잠정 발표 — https://www.lge.co.kr/story/newsroom/236115
- LG전자 2026년 1분기보고서 — https://opendart.fss.or.kr/xbrl/viewer/main.do?rcpNo=20260515000856
- LG Electronics Company History — https://www.lg.com/global/about-lg/company-history/
- LG Electronics India Lists on NSE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corporate/lg-electronics-india-lists-on-nse/
- LG CLOiD Home Robot at CES 2026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home-appliance-solution/lg-electronics-presents-lg-cloid-home-robot-to-demonstrate-zero-labor-home-at-ces-2026/
- LG Electronics Establishes Robotics Business Center — https://www.lg.com/global/newsroom/news/corporate/lg-electronics-establishes-robotics-business-center-to-accelerate-future-grow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