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말라주의 공정탑에서 시작되는 지주회사
OCI홀딩스의 현재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 주는 곳은 본사 사무실보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의 생산 현장이다. OCI TerraSus 공장에서는 배관과 탱크, 공정탑이 이어지고 그 안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이 만들어진다. 이 소재는 태양광 패널처럼 소비자 눈에 직접 보이지 않지만, 잉곳과 웨이퍼, 셀, 모듈을 거쳐 발전소가 되기까지 가치사슬의 앞단을 차지한다. 생산이 멈추거나 고객 인증이 늦어지면 뒤쪽 공정까지 영향을 받는 출발 물질이다.
이미지: 배관과 공정탑이 이어진 OCI TerraSus 말레이시아 공장▲ 배관·탱크·공정탑이 밀집한 OCI TerraSus 말레이시아 생산시설 — 출처: [OCI TerraSus, 2026-08-10 열람](https://www.ociterrasus.com/about)
다만 상장사 OCI홀딩스는 이 공장을 직접 경영하는 단일 사업회사가 아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 TerraSus, 미국에서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전개하는 OCI Energy와 OCI Enterprises, 화학·반도체 소재를 맡은 사업회사 OCI, 인천의 옛 공장 부지를 도시로 바꾸는 DCRE를 거느린 지주회사다. 서로 다른 자회사가 같은 이름 아래 있지만 고객과 수금 방식, 투자 회수 기간은 상당히 다르다.
폴리실리콘은 공장을 계속 돌려 규격에 맞는 소재를 출하할수록 매출이 쌓인다. 미국 태양광 사업은 프로젝트를 개발해 매각하거나 발전자산으로 보유하고 운영하면서 돈을 번다. 화학소재는 고객 공정에 투입되는 제품을 반복 공급한다. 도시개발은 분양과 공사 진척에 따라 이익이 나타난다. 지주회사 자체에는 자회사 배당, 부동산 임대, 브랜드 사용료와 용역 대가가 들어온다. 따라서 연결 매출 한 줄만 보면 어느 현장에서 현금이 생겼는지 놓치기 쉽다.
이 구조의 장점은 한 업황이 흔들릴 때 다른 사업이 완충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모든 자회사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으므로 분기 실적이 매끄럽지 않다. 공장 정비, 대형 프로젝트 매각, 아파트 분양, 소재 고객의 주문이 서로 다른 달력으로 움직인다. OCI홀딩스를 읽는 일은 하나의 제품 가격을 맞히는 작업이라기보다, 이 여러 달력 가운데 어느 것이 연결 손익에 먼저 찍히는지 살피는 작업에 가깝다.
2.폴리실리콘이 발전소 수익으로 이어지는 길
OCI TerraSus가 생산하는 것은 10-Nine급 이상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이다. ‘나인’은 순도 표기에서 숫자 9가 이어지는 정도를 뜻한다. 이 물질을 녹여 잉곳을 만들고 얇은 웨이퍼로 절단한 뒤, 셀과 모듈을 조립하면 발전소에 깔리는 패널이 된다. OCI홀딩스는 이 가치사슬의 출발점에서 소재를 공급하는 동시에 미국에서는 완성된 발전사업 쪽에도 발을 걸치고 있다.
미국 계열사의 고객은 폴리실리콘 구매자와 다르다. OCI Enterprises는 텍사스를 거점으로 태양광·BESS 개발, 운영·정비, 관련 장비 제조를 수행한다. BESS는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망이 필요로 할 때 내보내는 에너지저장장치다. 발전소를 지어 넘기는 거래에서는 개발 진척과 매각 시점이 손익을 좌우한다. 자산을 계속 보유하면 전력 판매와 운영에서 장기간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그만큼 자본도 오래 묶인다.
OCI Power가 내세우는 방식은 개발, 금융조달, EPC, O&M을 한 흐름으로 묶는 것이다. EPC는 설계·조달·시공을, O&M은 완공 뒤의 운영·정비를 뜻한다. 사업 부지를 찾고 인허가와 금융을 마련한 뒤 발전소를 짓고, 매각하거나 직접 운영하는 과정까지 선택할 수 있다. 같은 태양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기자재 판매와 프로젝트 매각, 운영수익은 이익이 생기는 순간이 서로 다르다.
이미지: 텍사스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전경▲ 도로를 사이에 두고 태양광 패널 열이 펼쳐진 텍사스 Alamo 1 발전소 — 출처: [San Antonio Report, 2023-03-01](https://sanantonioreport.org/san-antonio-based-oci-solar-power-expands/)
이 때문에 미국 사업의 분기 매출이 크다고 해서 발전량이 같은 폭으로 늘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개발하던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매각했을 수 있고, 반대로 공사는 진행됐지만 아직 거래가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프로젝트 매각은 짧은 기간에 큰 이익을 만들 수 있지만 매분기 반복되는 매출은 아니다. 운영자산 확대는 더 긴 호흡의 수익원을 만들 가능성이 있으나 건설비와 금융비용, 상업운전까지의 시간이 먼저 필요하다.
그룹의 태양광 축에는 그래서 두 종류의 실행력이 요구된다. TerraSus에는 품질을 유지하면서 공장을 안정적으로 돌리고 실제 출하를 이어 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미국 계열사에는 부지를 프로젝트로 만들고 금융과 구매자를 연결해 적절한 시점에 자본을 회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소재 가격과 발전소 거래시장은 서로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두 사업의 고객과 계약을 한 덩어리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3.군산의 정밀 소재와 인천의 새 도시
사업회사 OCI의 군산공장은 태양광 바깥에 있는 또 하나의 제조 현장이다. 이곳의 제품군에는 반도체 웨이퍼용 폴리실리콘, 고순도 인산, 과산화수소, HCDS가 있다. 고순도 인산은 반도체 식각 공정에, 과산화수소는 식각과 세정에 쓰인다. HCDS는 증착과 이온주입 관련 공정에 투입되는 소재다. 완제품 브랜드보다 고객 생산라인의 규격과 공급 안정성이 중요한 사업이다.
이미지: 저장탱크와 배관이 연결된 OCI 군산공장▲ 저장탱크·배관·처리설비가 연결된 OCI 군산공장 생산시설 — 출처: [OCI, 2024-07-19](https://www.oci.co.kr/en)
반도체 소재는 한 번 납품하고 끝나는 설비와 성격이 다르다. 고객의 제조 공정에서 소재가 계속 소비되므로 인증과 공급관계가 자리 잡으면 반복 출하가 중요해진다. 다만 제품 이름이 비슷해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반도체 웨이퍼용 폴리실리콘은 고객, 요구 규격, 생산 주체가 다르다. 그룹 안에 함께 있다고 해서 생산능력이나 수주 상황을 합쳐 읽으면 실제 사업 경계를 흐리게 된다.
DCRE의 CITY O’Ciel은 공장 생산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현실화한다. 옛 OCI 인천공장 부지 154만6,747㎡를 약 1만3,000세대의 주거·상업 복합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공장 터가 아파트와 상업시설, 공원과 도로가 있는 도시로 전환되면서 토지 가치가 분양과 공사 진행을 통해 연결 손익에 반영된다. 소재 공장은 가동과 출하가 이어져야 하지만 도시개발은 단지별 분양 일정과 공정률에 따라 실적이 계단식으로 나타난다.
이미지: CITY O’Ciel 도시개발 마스터플랜 조감도▲ 수변·주거단지·상업시설·녹지가 함께 표현된 CITY O’Ciel 마스터플랜 조감도 — 출처: [OCI홀딩스, 2026-08-10 열람](https://www.oci-holdings.co.kr/en/company/subsidiaries)
이 이미지는 완공된 도시의 항공사진이 아니라 개발 구상을 표현한 조감도다. 실제 사업에서는 분양계약, 공사 진행, 입주가 각기 다른 시점에 이뤄진다. 그럼에도 CITY O’Ciel은 OCI의 역사와 현재 포트폴리오를 한 장면에 겹쳐 보여 준다. 화학공업의 생산기지였던 토지가 도시개발 자산이 됐고, 여기서 생긴 이익이 에너지와 소재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소재와 도시개발은 태양광 업황을 보완하지만 영구적인 방패는 아니다. 화학소재는 고객 산업의 가동과 제품별 채산성에 영향을 받고, 도시개발은 한정된 부지를 소진하는 사업이다. 특히 분양 이익은 제조업의 반복 매출처럼 같은 규모로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 이 둘의 의미는 태양광과 무관하다는 데 있지 않고, 그룹의 현금창출원이 서로 다른 주기로 작동한다는 데 있다.
4.동양화학에서 자본 배분자로
회사의 출발점은 1959년 동양화학공업 설립이다. 오랫동안 화학기업으로 성장한 뒤 2008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상업생산에 들어갔고, 2011년에는 미국 태양광 발전사업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2017년 말레이시아 공장을 인수하면서 폴리실리콘 생산의 무게중심도 해외로 이동했다.
이 연혁은 무관한 사업을 사 모은 기록이라기보다 소재에서 에너지 프로젝트로 경계가 확장된 과정에 가깝다. 화학 공정에서 쌓은 생산 경험은 폴리실리콘으로 이어졌고, 폴리실리콘 사업은 태양광 발전 개발과 접점을 만들었다. 한편 인천공장 이전 뒤 남은 부지는 DCRE의 도시개발 자산으로 바뀌었다. 과거 생산기지가 새 사업의 자금원이 되는 독특한 순환이 만들어진 셈이다.
지금의 지배구조는 2023년 5월 인적분할에서 형성됐다. 기존 회사가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화학 사업회사 OCI로 나뉘었고, 같은 해 9월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됐다. 이후 투자자는 공장 한 곳의 손익뿐 아니라 자회사 사이의 자본 이동까지 보게 됐다. 어느 자회사에 증설 자금을 넣고, 어느 프로젝트를 매각하며, 도시개발에서 회수한 자금을 어디에 다시 배치할지가 지주회사 경영의 핵심이 됐다.
분할 뒤에도 이름이 비슷한 법인이 많아 혼동하기 쉽다. OCI홀딩스는 상장 지주회사이고, OCI는 화학·반도체 소재 사업회사다. OCI TerraSus는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생산을 맡으며, OCI Energy와 OCI Enterprises는 미국 에너지 사업의 주요 축이다. 실적을 볼 때에는 ‘OCI’라는 브랜드보다 실제 계약과 생산을 담당한 법인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지주회사 체제는 업종이 다른 자산을 한 포트폴리오로 관리하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자회사 가치가 자동으로 상장 지주회사의 현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배당이나 자산 매각, 용역과 브랜드 대가처럼 실제 이전 경로가 있어야 한다. 새 공장과 발전 프로젝트가 커질수록 성장 여지는 넓어지지만, 지주회사가 자본을 먼저 투입해야 하는 구간도 함께 커진다.
5.실적의 진폭: 2025년 적자에서 2026년 2분기 반등까지
2025년 감사받은 연결 매출은 3조3,800.6억원이었고 영업손실 576.3억원, 당기순손실 1,462.5억원을 기록했다. 연결감사 의견은 적정이었다. 도시개발 부문은 매출 4,511억원과 영업이익 881억원을 냈지만 신재생에너지·에너지솔루션과 화학소재 부문은 적자였다.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어도 주력 제조·에너지 축이 동시에 흔들리면 도시개발 이익만으로 전부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 해였다.
구분 | 연결 매출 | 영업손익 | 순손익·주요 부문 |
|---|---|---|---|
2025년 감사 실적 | 3조3,800.6억원 | -576.3억원 | 당기순손실 1,462.5억원 |
2026년 1분기 공시 | 8,923.59억원 | 108.62억원 | 화학소재 +268억원, 도시개발 +170억원, 신재생에너지 -232억원 |
2026년 2분기 잠정 발표 | 1조231억원 | 1,081억원 | 순이익 606억원 |
2026년 1분기에는 연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화학소재와 도시개발이 이익을 냈고 신재생에너지는 손실을 이어 갔다. 전사 숫자의 방향은 바뀌었지만, 태양광 축의 회복이 완결됐다고 보기보다는 이익을 낸 자회사들이 손실 부문을 메운 구조였다.
2분기 잠정치는 반등의 폭을 한층 키웠다. 회사는 7월 23일 경영실적을 발표했으며, 이는 반기 법정 보고서와 구분되는 잠정 수치다. 보도된 실적은 3개 분기 연속 연결 영업흑자에 해당한다. 감사·검토를 거친 연간 또는 반기 확정치와 같은 지위로 취급할 수는 없지만, 전년의 적자 국면에서 벗어나는 흐름은 선명해졌다.
개선의 큰 동력으로는 OCI Energy의 500MW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과 주요 자회사 실적 회복이 거론됐다. 프로젝트 매각은 개발해 온 자산의 가치가 한 시점에 손익으로 전환되는 거래다. 이익 규모만큼이나 어떤 자산을 팔았는지, 남은 개발 파이프라인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같은 수준의 매각이 매분기 자동 반복되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TerraSus에서는 1분기 법정 정비를 마치고 정상 가동을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회사가 제시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 3만5,000톤이며, 신규 미국 고객과의 장기계약을 포함해 물량이 매진됐다고 전해졌다. 생산능력이 계약으로 채워졌다는 사실은 가동 안정성에 긍정적이지만, 공개된 범위에서는 상대방·가격·기간과 실제 인도 시점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후 실적에서는 공장 가동뿐 아니라 판매량과 가격, 재고와 운송이 함께 움직이는지 봐야 한다.
지주회사 별도 영업수익의 구성도 연결 실적과 다르다. 2025년에는 자회사 배당이 74.0%, 임대가 15.4%, 브랜드 사용료가 10.0%, 용역이 0.7%였다. 연결 손익에서 자회사 매출이 커 보이더라도 지주회사 자체의 현금 유입은 배당정책과 내부 거래에 좌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결 회복과 별도 현금흐름은 관련돼 있지만 같은 숫자는 아니다.
결국 반등의 질은 반복 가능한 이익과 일회성이 강한 이익을 나누어 볼 때 드러난다. 폴리실리콘의 안정 출하와 화학소재 판매는 반복성을 높이는 쪽에 가깝다. 발전 프로젝트 매각과 도시개발 분양은 규모가 클 수 있지만 거래 및 공정 일정에 따라 진폭이 생긴다. 분기 영업이익 하나보다 각 부문의 이익 원천을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다.
6.텍사스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세 갈래 투자
미국 태양광 사업은 완공된 발전소 운영에 머물지 않고 개발 프로젝트, 셀 생산, 대형 저장장치로 넓어지고 있다. 세 사업은 모두 텍사스에 있지만 진행 단계와 수익화 방식은 다르다. 발표된 투자액이나 목표 생산능력을 현재 매출과 섞지 않고, 계약과 건설이 실제 운영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사업 | 확인된 상태 | 회사가 제시한 다음 단계 | 돈이 생기는 경로 |
|---|---|---|---|
Sun Roper 태양광 | OCI Energy와 Arava Power가 각각 50% 투자한 합작법인 | Wharton County 260MW 프로젝트를 2026년 말까지 개발 완료 목표 | 개발 지분 가치, 향후 매각 또는 운영 |
텍사스 태양광 셀 | Mission Solar Energy 부지에 2억6,500만달러 투자 발표 | 2026년 1GW 상업생산, 이후 1GW 추가 목표 | 셀 판매와 생산 관련 혜택 |
Alamo City BESS | 2026년 착공 발표 | 120MW·480MWh 설비를 2027년 가동 목표 | 저장·전력 서비스와 장기 운영 |
Sun Roper는 현지 파트너와 위험과 자본을 나누는 개발 모델이다. 개발 완료 목표가 제시됐어도 인허가와 계통연결, 금융조달, 착공과 매각 또는 운영 결정이 순차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합작법인 설립은 사업 의지를 계약 구조에 담은 단계지만 완공 발전소에서 이미 전력을 판매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태양광 셀 투자는 그룹의 미국 사업을 발전소 개발에서 현지 제조로 확장한다. TerraSus가 가치사슬의 전단 소재를 담당한다면 셀 공장은 그보다 뒤쪽 공정에 놓인다. 미국 안에서 생산한 셀을 확보하면 현지 프로젝트 및 모듈 사업과 접점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공장을 지었다는 사실과 경제성 있게 가동한다는 사실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설비 설치, 고객 확보, 가동률 상승과 실제 판매가 차례로 확인돼야 한다.
Alamo City BESS는 태양광이 없는 시간에도 전력망에 대응할 수 있는 저장사업으로의 확장이다. OCI Energy는 착공 사실을 발표했으며, 계획대로 운영 단계에 들어가면 프로젝트 개발·매각 중심의 실적에 장기 운영수익을 더할 여지가 생긴다. 반면 건설 기간에는 자금이 먼저 들어가고, 가동 후 수익은 전력시장과 계약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세 갈래 투자를 한꺼번에 ‘미국 태양광 성장’으로 부르면 진행 차이를 놓치기 쉽다. Sun Roper는 공동 개발, 셀 공장은 제조 기반 구축, Alamo City는 저장자산 건설이다. 개발 역량과 공장 운영 역량, 전력자산 운영 역량은 서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동일하지 않다. 이들이 실제로 연결되면 소재에서 셀, 발전·저장까지 포트폴리오가 길어진다. 연결되지 못하면 각 사업이 별도의 자금과 실행 부담으로 남는다.
7.반도체용 증설과 도시개발의 남은 몫
말레이시아에서는 태양광용에 이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OCI TerraSus와 일본 Tokuyama가 50:50으로 세운 합작법인 OTSM은 국제금융공사 IFC로부터 1억2,500만달러의 건설·운영자금을 조달했다. 단순한 사업 구상에서 벗어나 합작법인과 외부 금융이 붙은 단계라는 의미가 있다.
회사는 2027년 준공을 거쳐 고객 승인 후 2029년 연 8,000톤 생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여기서 고객 승인은 공장 준공과 별개의 관문이다.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소재는 구매자가 요구하는 품질과 공급체계를 확인해야 실제 반복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건설자금 확보는 착공과 운영 준비의 불확실성을 줄이지만, 승인과 양산 및 판매까지 대신 보장하지는 않는다.
OTSM은 그룹 안에 이미 존재하는 두 역량을 잇는다. TerraSus에는 말레이시아 생산기지가 있고, 사업회사 OCI에는 반도체 소재 고객과 제품 경험이 있다. 여기에 Tokuyama의 참여와 IFC 금융이 더해졌다. 성공적으로 양산하면 태양광 업황에 치우친 폴리실리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 동시에 새 공장의 초기 가동과 고객 승인이 늦어지면 투자회수 시점도 뒤로 밀린다.
도시개발 쪽에서는 CITY O’Ciel의 사업 마무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계획 주택의 약 75%가 분양됐고, 회사는 2026년 계획 분양 완료를 예상했다. 이는 이미 현금화가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회사 전망이다. 남은 분양과 공사 진척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연결 이익에 기여할 수 있지만, 부지가 개발될수록 앞으로 인식할 몫은 줄어든다.
두 사업은 서로 멀어 보이지만 지주회사 관점에서는 같은 자본 배분 문제로 만난다. 도시개발은 과거 공장 부지의 가치를 회수하는 사업이고, 반도체용 증설은 그 자본을 장기 제조자산에 다시 묶는 선택이다. 전자는 끝이 있는 현금창출원이며 후자는 긴 인증과 가동 준비가 필요한 성장투자다. DCRE의 성과가 좋다는 사실만큼 그 현금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수익률로 돌아오는지가 중요하다.
8.프리미엄보다 먼저 확인될 운영의 연결
시장에서는 회복 경로를 비교적 선명하게 그린다. 말레이시아의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이 프리미엄을 받고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며, 미국에서는 프로젝트 매각과 운영이 이어지고, 국내 화학소재 자회사의 수익성이 회복된다는 시나리오다. 각각은 근거가 있는 기대이지만 서로 다른 현장에서 따로 실행돼야 한다.
‘비중국’이라는 구분이 제품을 저절로 비싸게 팔아 주는 것은 아니다. 계약상 가격과 실제 출하, 고객의 조달정책이 실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생산능력이 판매계약으로 채워졌더라도 정비 이후 수율과 판매량이 안정돼야 공장 경제성이 살아난다. 태양광 셀 투자 역시 현지 생산이라는 위치만으로 끝나지 않고 가동률과 고객 주문이 뒤따라야 한다.
미국 프로젝트 사업에는 다른 종류의 착시가 있다. 대형 매각이 이뤄진 분기는 이익이 급격히 좋아질 수 있지만, 다음 분기에 매각할 자산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숫자가 다시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운영자산을 쌓는 시기에는 당장의 매각이익이 줄어도 장기 수익 기반은 넓어질 수 있다. 분기 변동성을 무조건 나쁘게 보거나 큰 매각이익을 그대로 연율화하는 해석은 모두 사업의 시간을 놓친다.
OCI홀딩스의 포트폴리오는 태양광 소재 가격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군산의 화학소재는 고객 공정에서 반복 소비되고, DCRE는 남은 분양과 공사 일정을 따라 움직인다. 말레이시아 신설 합작공장은 고객 승인을 기다려야 하며, 텍사스의 발전·저장 프로젝트는 개발과 건설 및 운영 단계가 각각 다르다. 좋은 분기에 어떤 시계가 빨라졌는지, 부진한 분기에 어떤 시계가 멈췄는지를 나누어 보는 것이 핵심이다.
지주회사 전환 뒤 OCI홀딩스가 맡은 역할도 여기서 선명해진다. 자회사들을 단순히 보유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끝이 다가오는 도시개발 수익과 기존 제조사업의 현금, 새 에너지·소재 투자 사이에서 자본을 이동시켜야 한다. 너무 빠르게 투자하면 현금 부담이 커지고, 지나치게 늦으면 현지 제조와 저장사업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화학공업으로 출발한 회사는 이제 말레이시아 공정탑, 텍사스의 패널과 배터리, 군산의 반도체 소재 설비, 인천의 도시개발 현장을 동시에 품고 있다. 이 사업들이 하나의 매끈한 성장곡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약점인 동시에 포트폴리오의 존재 이유다. 서로 다른 현장의 시간이 실제 현금흐름으로 연결될 때, 지주회사 전환의 성패도 함께 드러난다.
각주
- OCI홀딩스, 신재생에너지 & 에너지솔루션 — https://www.oci-holdings.co.kr/business/green-energy
- 한국거래소 KIND·OCI홀딩스, 제52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0720/20260318003593/11011.htm
- OCI홀딩스, 신재생에너지 & 에너지솔루션 — https://www.oci-holdings.co.kr/business/green-energy
- OCI홀딩스, 해외 계열사 — https://www.oci-holdings.co.kr/company/subsidiaries?tab=overseas
- OCI Power, EPC·IPP 서비스 — https://ocipower.co.kr/en/epc-ipp/overview
- OCI홀딩스, 첨단화학소재 사업 — https://www.oci-holdings.co.kr/business/fine-chemical
- OCI홀딩스, 도시개발 — CITYOCIEL — https://www.oci-holdings.co.kr/business/urban-development
- OCI홀딩스, 연혁 — https://www.oci-holdings.co.kr/company/history
- 한국거래소 KIND, OCI홀딩스 제52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0720/20260318003593/11011.htm
- 한국거래소 KIND, OCI홀딩스 제52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0720/20260318003593/11011.htm
- 한국거래소 KIND, OCI홀딩스 제53기 1분기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4/001004/20260514002215/11013.htm
- OCI홀딩스, IR 자료실 — 2026 2Q 경영실적자료 — https://www.oci-holdings.co.kr/ir/library
- 동아일보, OCI홀딩스 2분기 영업이익 보도 — https://www.donga.com/news/amp/all/20260723/134352922/1
- 이데일리, OCI홀딩스 2분기 실적 보도 — https://www.edaily.co.kr/News/Read?mediaCodeNo=257&newsId=04562486645517472
- 서울경제, OCI Holdings Eyes Full-Year Profit as Solar Polysilicon Sells Out — https://en.sedaily.com/finance/2026/07/23/oci-holdings-eyes-full-year-profit-as-solar-polysilicon
- 한국거래소 KIND·OCI홀딩스, 제52기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8/000720/20260318003593/11011.htm
- OCI홀딩스, Arava Power와 태양광 프로젝트 합작법인 설립 — https://www.oci-holdings.co.kr/media/newsroom/367
- OCI홀딩스, 미 텍사스 태양광 셀 신규 법인 투자 — https://www.oci-holdings.co.kr/media/newsroom/375
- OCI홀딩스, Alamo City BESS 착공 발표 — https://www.oci-holdings.co.kr/en/media/newsroom/445
- OCI홀딩스, 국제금융공사로부터 자금 조달 — https://www.oci-holdings.co.kr/media/newsroom/437
- OCI홀딩스, Integrated Report 2025 — https://web-static.oci-holdings.co.kr/unity-report/content/2026/07/03/16caf448-e5ff-4ee6-82ec-7444f04cc350.pdf
-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OCI홀딩스 Company Update — https://bbn.kiwoom.com/rfCR12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