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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의 현금흐름으로 리튬·에너지 전환을 설계한다

1.포항의 용광로에서 상장 지주회사로

포스코의 출발 장면은 거대한 조직도가 아니라 쇳물이 흐르던 제철소다. 1968년 포항종합제철이 창립됐고, 1973년 포항 1고로에서 첫 쇳물이 나온 뒤 1기 설비가 종합준공됐다. 이때 만들어진 일관제철 체계는 철광석에서 최종 강재까지 이어지는 생산 기반이자 이후 그룹 확장의 출발점이었다.

반세기 뒤 상장회사의 성격은 달라졌다. 2022년 지주회사 전환을 거쳐 POSCO홀딩스가 그룹의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맡고, 철강 생산·판매는 비상장 100% 자회사 POSCO가 수행한다. 주주가 보유한 것은 제철소 운영회사 자체가 아니라 그 회사를 비롯한 여러 사업을 지배하고 자본을 배분하는 상장 지주회사다.

이미지: 지주회사 전환을 의결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연설하는 경영진

▲ 지주회사 전환을 의결한 임시주주총회 현장과 연단 — 출처: POSCO Group Newsroom, 2022-01-28

2025년 말 연결 대상 회사는 POSCO홀딩스를 제외하고 198개사였다. 공시상 사업 구분도 철강·인프라·이차전지소재·기타 등을 포함한 6개 부문에 이른다. 따라서 연결 매출에는 제철소에서 강재를 출하해 얻은 돈뿐 아니라 에너지 판매, 건설과 무역, 배터리 소재 등 서로 다른 현장에서 발생한 거래가 함께 들어온다. 반대로 어느 자회사의 신사업 발표가 곧바로 지주회사 전체의 실적 변화를 뜻하지도 않는다.

이 구조에서 POSCO홀딩스의 핵심 업무는 ‘무엇을 직접 생산하느냐’보다 ‘어느 사업이 현금을 벌고, 그 현금을 어디에 다시 배치하느냐’에 가깝다. 철강은 여전히 가장 두꺼운 산업 기반이고, 에너지는 실적의 완충재로 기능한다. 리튬과 저탄소 제철은 자본을 먼저 먹고 생산 안정화와 시장 형성을 기다리는 축이다. 같은 그룹 안에 있어도 세 사업의 시간표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 이 종목을 읽는 첫 단서다.

2.차체의 얇은 판 한 장까지 내려가는 철강 사업

철강 사업의 고객은 자동차·조선·가전처럼 강재를 실제 제품으로 바꾸는 산업이다. 제철소가 열연·냉연·도금 같은 강재를 출하하면 고객은 이를 차체, 선박, 가전 외판과 구조물로 가공한다. 매출은 이 물량과 제품 구성에서 생기지만, 고부가가치 영역의 경쟁은 단순히 더 많은 철을 파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자동차 차체와 범퍼에 쓰는 고장력강은 강도와 경량화 요구를 함께 받아야 하고, 고객의 성형·용접 공정에서 실제로 다뤄져야 한다.

이미지: 차체와 서스펜션을 절개해 철강재 적용 부위를 보여주는 전시 차량

▲ 차체 외판과 골격, 서스펜션이 드러난 자동차용 철강재 전시 차량 — 출처: POSCO Group Newsroom, 2014-06-20

이 때문에 고객별 성형·용접 솔루션도 제품의 일부가 된다. 강판의 시험 성적이 좋아도 고객 공장에서 원하는 모양으로 찍히지 않거나 접합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채택되기 어렵다. POSCO가 자동차용 강재를 설명할 때 소재와 함께 가공 솔루션을 내세우는 이유다. 철강사가 고객 설계와 생산 현장 가까이 들어갈수록 거래는 범용재 가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제품과 사용 장면의 연결을 보여주는 쉬운 사례다. 열연 또는 냉연 소재 표면에 아연도금을 더해 내식성과 도장성을 높이며, 건자재·파이프·가전·가구·자동차 등에 쓰인다. 고객이 사는 것은 ‘아연이 입혀진 철판’이지만, 지불하는 가치는 녹과 도장 문제를 줄이고 완제품의 외관과 수명을 맞추는 데 있다. 같은 철강 매출이라도 범용 소재와 고객 공정에 맞춘 강재의 질이 다른 이유다.

조선소에는 선박용 강재, 자동차 공장에는 차체와 부품용 강재, 가전 공장에는 가공성과 표면 품질을 갖춘 판재가 들어간다. 공급처가 넓다는 사실은 수요처가 다양하다는 의미이지 업황에서 자유롭다는 뜻은 아니다. 자동차 생산, 조선 건조, 건설과 가전 수요가 약해지면 물량과 가격 압력이 제철소까지 돌아온다. 반대로 고객 인증과 가공 지원이 필요한 제품은 범용재와 다른 관계를 만들 여지가 있다.

철강은 이 그룹에서 과거의 유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신사업 투자에 필요한 현금을 버는 동시에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로 생산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하는 현장이다. 지금의 수익원과 미래의 투자 대상이 같은 제철소 안에 겹쳐 있다는 점이 철강 사업의 묘한 긴장이다.

3.철강 옆에서 LNG와 인프라가 현금을 보탠다

연결 실적에서 철강 다음으로 봐야 할 축은 POSCO International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사업이다. 회사는 LNG 판매 호조를 최근 연결 이익 개선의 한 요인으로 설명했다. 철강 가격과 물량이 흔들릴 때 에너지가 완전히 반대로 움직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다른 수익원이 한 연결재무제표에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가 완충 효과를 만든다.

LNG 사업의 돈은 제철소의 강재 판매와 다른 흐름에서 생긴다. 가스를 개발·조달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며, 자원 확보와 인프라 운영이 함께 얽힌다. 그룹이 철강과 에너지를 나란히 핵심 축으로 부르는 것은 유행어를 하나 더 붙인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 기반의 현금창출 경로를 두 갈래로 유지하려는 선택으로 읽을 수 있다.

인프라 부문에는 건설처럼 수주와 현장 원가 관리가 중요한 사업도 섞여 있다. 이런 사업은 프로젝트 손실이나 일회성 비용이 연결 손익에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회사는 한 해에는 인프라의 일회성 손실이 부담이었다고 설명했고, 이어진 분기에는 POSCO E&C의 흑자 전환을 개선 요인으로 들었다. ‘인프라’라는 한 단어만 보고 안정적인 사용료 사업처럼 받아들이면 실제 손익의 성격을 놓치기 쉽다.

이차전지소재는 또 다른 리듬을 가진다. 새 공장은 준공과 동시에 최적 가동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원료 투입, 수율, 고객 판매가 맞물리는 초기 구간을 거친다. 초기 가동비용이 먼저 손익에 반영될 수 있고, 판매량이 올라와야 투자 논리가 숫자로 확인된다. 철강과 LNG가 현재의 비용을 버텨 주는 동안 신설 소재 설비가 자리 잡는 구조가 최근 그룹 손익의 기본 구도였다.

그룹을 볼 때 연결 매출의 크기만큼 중요한 것은 이익의 출처다. 철강·에너지에서 번 돈이 기존 사업의 보수와 주주환원에 쓰이는지, 리튬과 저탄소 설비의 확대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지주회사의 가치가 달라진다. 여러 사업을 거느린 것 자체는 장점도 약점도 아니다. 서로 다른 사업의 현금 주기를 묶어 자본비용보다 나은 결과를 내는지가 홀딩스 체제의 본시험이다.

4.실적: 오래된 축이 새 축의 시간을 벌었다

2025년 연결 실적은 매출 69조950억원, 영업이익 1조8,270억원, 순이익 5,040억원이었다. 계산상 영업이익률은 약 2.6%다.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로 확인되는 연간 확정치이며, 회사는 철강과 LNG의 이익이 신규 이차전지소재 공장의 초기 가동비용과 인프라 일회성 손실을 완충했다고 설명했다.

구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영업이익률

수치의 성격

2025년 연결

69조950억원

1조8,270억원

5,040억원

약 2.6%

감사·공시된 연간 실적

2026년 1분기 연결

17조8,760억원

7,070억원

5,430억원

약 4.0%

분기보고서 확인치

2026년 2분기 연결

18조1,326억원

7,562억원

5,641억원

약 4.2%

회사 발표 잠정치

2026년 상반기 단순 합산

35조86억원

1조4,632억원

1조1,071억원

약 4.2%

두 분기 발표치의 산술 합계

철강의 바닥 체력은 POSCO 별도 실적에서 더 선명하다. 2025년 철강 매출은 35조110억원으로 전년보다 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7,800억원으로 20.8% 늘었다. 매출 감소와 이익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것은 외형보다 수익성 방어가 나았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치는 철강 운영회사 별도 기준이므로 지주회사 연결 순이익이나 다른 자회사의 성과와 바로 섞어 읽으면 안 된다.

2026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전년 연간 수준보다 높아졌다. 회사가 든 배경은 리튬 적자 축소, POSCO Future M 흑자 전환, LNG 판매 호조, POSCO E&C 흑자 전환이었다. POSCO Argentina가 같은 해 3월 월 단위로 첫 흑자를 냈다는 발표도 있었다. 한 달의 흑자는 분기 전체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보증하지 않지만, 가동 초기 적자가 줄어드는 방향을 관찰할 운영 신호로는 의미가 있다.

2분기 숫자는 더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실적 발표 행사는 2026년 7월 30일 열렸고 회사 IR 아카이브에 잠정 연결치가 공개됐지만, 이것만으로 반기 재무제표의 제출이나 외부 검토가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표의 상반기 합계도 비교를 돕기 위한 산술값일 뿐 확정 반기보고서 수치가 아니다. 잠정치 기준으로는 매출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회복이 빠르게 보이지만, 세부 부문과 일회성 항목은 정식 보고서에서 다시 맞춰 볼 필요가 있다.

구조개편은 손익계산서 밖의 자본 배치에도 영향을 준다. 회사는 2025년까지 73건의 구조개편으로 1조8,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고 밝혔고,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추가 55건을 통해 1조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과거 실현액과 미래 목표를 구분해야 하지만, 비핵심 자산 정리가 신사업 투자 재원을 일부 보완하는 경로라는 점은 분명하다.

주주환원에는 2026~2028년 조정 지배지분순이익 기준 35~40%라는 중기 정책이 도입됐다. 이 비율은 배당액을 미리 확정한 숫자가 아니라 향후 이익과 조정 항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정책 범위다. 투자 확대와 환원을 동시에 말하는 지주회사에서는 이익의 크기뿐 아니라 어떤 이익을 기준으로 삼고 실제 현금이 얼마나 집행되는지가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최근 실적은 철강과 LNG가 중심을 잡는 동안 소재·인프라의 손실 부담이 완화된 모습이다. 이 구도가 이어지려면 두 가지가 함께 필요하다. 기존 축이 투자 여력을 잃지 않아야 하고, 새 공장이 ‘적자 축소’에서 반복 가능한 이익으로 넘어가야 한다. 오래된 사업이 시간을 벌어 주고 있다는 사실과 그 시간이 공짜는 아니라는 사실이 같은 표 안에 들어 있다.

5.염호에서 배터리 소재까지 이어 붙이는 리튬 사슬

리튬 사업의 핵심은 광물을 한 번 사서 되파는 거래보다 자원과 정제를 이어 붙이는 데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염호 광권과 탐사, 공장 건설·운영, 정제로 이어지는 수직 밸류체인을 추진해 왔다. Hombre Muerto 염호의 염수 리튬 공장 건설은 2022년에 시작됐다. 광권이 있어도 공장이 안정적으로 돌지 않으면 제품이 나오지 않고, 제품이 나와도 고객 판매와 원가가 맞지 않으면 이익은 남지 않는다.

이미지: 아르헨티나 염호 주변의 리튬 생산시설과 증발·처리 설비

▲ 건조한 염호 지대에 놓인 리튬 생산시설과 염수 증발·처리 구역 — 출처: KED Global, 2023-10-03

염수 리튬은 광산 채굴과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넓은 염호에서 원료를 확보하고 처리·정제 설비를 거쳐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진 속 넓은 부지는 ‘매장량’이라는 자원 언어와 실제 생산설비 사이에 긴 공정이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자원 보유 뉴스와 손익계산서 사이에는 건설, 시운전, 수율 안정, 판매라는 여러 문이 있다.

호주 투자 구상은 이 사슬의 원료 쪽을 보완한다. Mineral Resources와의 계약은 이미 생산 중인 광산 관련 지분과 리튬 정광 수급권을 확보하려는 접근이다. 미국 유타주의 직접리튬추출, 즉 DLE 실증은 염수에서 리튬을 뽑는 공정을 시험하는 기술 카드다. 미국 희토류 분리·정제와 영구자석 합작은 리튬을 넘어 전략자원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회사가 제시한 성장 카드들은 이름은 비슷하게 미래 사업이지만 근거의 단계가 다르다. 현재 생산과 계약, 실증, 장기 목표를 한 줄로 놓으면 기대가 실적보다 먼저 달리는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사업 카드

현재 확인된 단계

뒤에 남은 단계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광권·공장 건설을 거쳐 가동 및 안정화 구간

반복 가능한 생산성과 수익성 확인

호주 리튬 투자

Wodgina·Mt Marion 합작법인 배분 정광의 30% 수급권을 포함한 투자계약

기업결합 신고 등 선행절차와 거래 완료

미국 유타 DLE

데모플랜트 협력 체결

2027년 가동과 2028년 기술검증 완료라는 회사 일정

미국 희토류·영구자석

합작 및 투자계획

2027년 파일럿과 2028년 양산이라는 계획

인도 일관제철소

JSW Steel과 50:50 합작투자계약

조강 600만톤 규모 건설과 2031년 준공 추진

Triple-core 장기 청사진

철강·전략자원·에너지자원 방향 제시

2033년 리튬 생산능력 17.3만톤, 2035년 리튬 영업이익 1.8조원 이상 및 연결 매출 187조원·영업이익 13.1조원 목표

호주 계약에는 자원 지분만이 아니라 배분 리튬 정광의 일부를 받을 권리가 포함돼 원료 접근성을 설명한다. 다만 기업결합 신고 같은 선행절차가 남아 있어 계약 발표와 거래 종결 사이에는 간격이 있다. DLE 역시 협력 체결은 확인됐지만 데모플랜트가 상업 공장의 매출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기술검증이 계획대로 끝난 뒤에도 경제성과 대규모 적용 가능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 사업의 매력은 자원 확보부터 소재 생산까지 내부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위험도 같은 곳에서 나온다. 광권, 기술, 공장, 고객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므로 어느 한 고리가 늦어지면 앞선 투자의 회수 기간이 길어진다. 리튬 가격에 대한 전망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출하량과 가동 안정, 단위당 손익이 함께 나와야 밸류체인이 완성된다.

6.전기로와 HyREX, 쇳물 만드는 법을 바꾸는 비용

철강의 탈탄소는 제철소 밖에서 인증서만 사는 문제가 아니라 쇳물 제조법을 바꾸는 작업이다. 광양 전기로는 2026년 6월 준공된 연산 250만톤 설비로 약 6,000억원이 투입됐다. 전기로는 전력을 이용해 철스크랩 등을 녹이는 방식이어서 기존 고로와 원료·에너지 구성이 다르다. 이미 지어진 제철소 안에 새 생산 경로가 들어왔다는 점에서 선언보다 한 단계 앞선 물리적 변화다.

이미지: 광양제철소의 기존 설비와 전기로 관련 시설이 함께 보이는 항공 전경

▲ 배관과 대형 공장동이 연결된 광양제철소의 전기로 관련 현장 — 출처: 조선비즈, 2024-02-06

회사는 이 전기로가 고로 대비 탄소배출을 최대 약 75% 줄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실제 감축 폭은 투입할 스크랩의 조달과 전력원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스스로 조건을 달았다. 고급 전기로강 대량생산도 2030년 목표다. 준공은 설비가 존재한다는 뜻이고, 목표 품질과 탄소효율을 반복해서 달성하는 것은 운영이 증명해야 할 몫이다.

전기로만으로 모든 철강재를 곧바로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 있다. 고객이 요구하는 고급강 품질을 맞춰야 하고, 충분한 스크랩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며, 전력의 탄소집약도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원료와 에너지 체계를 바꾸는 일이라 기존 설비를 멈추고 새 설비로 갈아 끼우는 단순한 교체 공사가 아니다.

HyREX는 더 근본적인 기술 경로다. 분철광석을 수소로 환원해 직접환원철을 만들고, 이를 전기용융로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한다. 석탄 중심의 고로 공정을 수소와 전기로 바꾸려는 구상이지만 현재는 개발·실증 단계이며 상용 생산이 완성된 사업은 아니다.

이미지: 수소환원과 전기용융로의 연결을 나타낸 HyREX 공정 개념도

▲ 분철광석의 수소환원과 전기용융로 제선을 연결해 그린 HyREX 공정도 — 출처: 경북일보, 2022-08-18

이 개념도는 탈탄소 제철이 한 장비의 발명이 아니라 원료 투입부터 환원, 용융, 전력 공급까지 이어지는 시스템 변화임을 보여준다. 수소 공급과 전력, 대규모 설비투자, 기술검증이 한꺼번에 필요하다. 공정 하나가 실증돼도 제철소 전체의 생산성과 품질, 원가를 맞춰야 상업화가 된다.

외부 압력도 전환 속도에 영향을 준다. 회사는 CBAM에 따른 수출 탄소비용, 스크랩과 원료 공급 경쟁, 수소환원제철의 투자 부담과 기술검증, 고급 전기로강의 기술 한계를 주요 조건으로 제시한다. 탄소규제가 강화되면 전환을 늦춘 비용이 커질 수 있지만, 너무 빠른 투자는 미완성 기술과 비싼 에너지에 자본을 묶을 수 있다. 철강 탈탄소는 환경 구호와 설비투자 심사가 같은 회의실에 앉는 영역이다.

7.인도 제철소와 전략자원, 국경 밖에서 만드는 공급망

인도 오디샤주 일관제철소 구상은 완성된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현지 파트너와 생산 기반을 만드는 방식으로 무게를 옮긴다. POSCO와 JSW Steel이 체결한 합작투자계약은 토지·원료·인허가·건설·판매가 얽힌 긴 사업의 출발 문서다. 이미 가동 중인 해외 제철소처럼 연결 실적을 계산할 대상은 아니지만, 현지 시장과 원료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려는 전략은 분명하다.

이미지: POSCO와 JSW Steel 관계자들이 합작투자계약서를 들고 있는 체결식

▲ POSCO와 JSW Steel 관계자들이 서명 문서를 공개한 일관제철소 합작 체결식 — 출처: POSCO Group Newsroom, 2026-04-23

합작의 의미는 자금 분담에만 있지 않다. 현지 철강사가 가진 시장·조달·운영 경험과 POSCO의 제철 기술을 결합한다는 구도다. 반면 계약 상대가 있다는 사실이 건설비, 인허가, 공기, 초기 가동 문제를 없애 주지는 않는다. 제철소는 완공 뒤에도 원료가 들어와 제품이 팔리고 목표 품질이 반복돼야 비로소 연결 손익에 기여한다.

전략자원 사업도 국경 밖 공급망이라는 같은 문맥을 가진다. 리튬은 아르헨티나의 염호, 호주의 광산, 미국의 추출 실증을 잇고, 희토류·영구자석 구상은 미국 내 분리·정제와 제조 거점을 겨냥한다. 원료를 어디서 확보하고 어느 나라에서 가공하느냐가 사업 경쟁력뿐 아니라 산업 공급망의 문제로 다뤄지는 흐름이다.

이런 해외 사업은 발표 날짜보다 연결 방식이 중요하다. 광산 지분이 정광 수급으로 이어지는지, 정광이 소재 공장의 안정 가동을 돕는지, 현지 제철소가 고객 산업과 붙는지가 핵심이다. 각 점을 따로 모으면 자산 목록이지만, 실제 물량이 이동하고 내부 사업의 원료 불확실성을 줄이면 공급망이 된다.

POSCO홀딩스가 철강·전략자원·에너지자원을 Triple-core로 내세운 배경도 여기에 있다. 철강은 제조 기반과 고객을, 전략자원은 리튬·희토류 같은 원료와 소재 경로를, 에너지는 LNG를 비롯한 현금창출 및 자원 역량을 담당한다는 그림이다. 세 단어를 붙였다고 사업 간 시너지가 자동으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어느 자산을 보유하고 어느 공정에 투자하며 어느 시점에 철수할지를 통해 연결고리가 증명된다.

8.홀딩스라는 이름이 요구하는 판단법

POSCO홀딩스에는 서로 다른 시계가 동시에 걸려 있다. 자동차와 조선소로 강재를 보내는 철강은 오늘의 주문과 원가로 평가받는다. LNG와 인프라는 당장의 연결 이익을 보완하거나 훼손한다. 염호와 신설 소재 공장은 가동 안정에 시간이 필요하고, HyREX 같은 기술은 실증을 거쳐야 산업 설비가 된다.

이미지: CEO Investor Day 무대에서 포트폴리오 전략을 설명하는 경영진

▲ 철강·전략자원·에너지 포트폴리오가 표시된 무대에서 전략을 설명하는 장면 — 출처: POSCO Group Newsroom, 2026-07-10

그래서 이 회사를 리튬 가격 하나나 철강 업황 하나로 설명하면 연결 구조의 절반씩을 놓친다. 철강 업황이 좋아도 대규모 신사업의 초기 손실과 투자가 현금을 흡수할 수 있다. 반대로 소재 사업이 아직 작더라도 철강의 제품 경쟁력과 LNG 이익이 흔들리면 전환을 버틸 여력이 줄어든다. 각 사업을 따로 본 뒤 지주회사가 그 사이에 자본을 어떻게 옮기는지 다시 합쳐 봐야 한다.

지주회사 전환은 법적 구조를 바꾼 사건이었지만, 경제적 의미는 이후의 배치에서 만들어진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현금을 만들고, 기존 사업의 이익을 유지하며, 새 공장의 손실 구간을 줄이고, 검증된 프로젝트에 다음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어느 한 단계가 약하면 화려한 포트폴리오가 할인 요인이 되고, 연결이 잘되면 오래된 제철 자산이 새 공급망을 세우는 발판이 된다.

포항에서 시작된 회사는 이제 쇳물만 잘 만들면 되는 조직이 아니다. 그래도 출발점에서 배운 산업의 문법은 남아 있다. 광권이나 계약서보다 실제 설비가 중요하고, 준공보다 안정 가동이 중요하며, 생산보다 이익이 남는 판매가 중요하다. 홀딩스라는 이름 아래 늘어난 사업들도 결국 그 무거운 현장 검증을 통과해야 한 줄의 연결 실적이 된다.

각주

  1. POSCO홀딩스, 1967~1973 포스코 창업기 역사 — https://www.posco-inc.com/poscoinc/v4/kor/company/s91e1000640c.jsp
  2. POSCO Group Newsroom, POSCO Confirms Conversion to Holding Company Structure — https://newsroom.posco.com/en/posco-confirms-conversion-to-holding-company-structure/
  3. 한국거래소 KIND, 포스코홀딩스 2025 사업보고서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11/002434/20260311005397/11011.htm
  4. POSCO Group Newsroom, POSCO GIGA STEEL Offers Solutions for the Evolving Auto Industry — https://newsroom.posco.com/en/posco-giga-steel-offers-solutions-evolving-auto-industry/
  5. POSCO, 용융아연도금 제품특성과 용도 — https://www.posco.co.kr/homepage/product/kor/jsp/process/s91p2000550g.jsp
  6. 포스코그룹 뉴스룸, 포스코홀딩스 2025년 실적 발표 —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2025%EB%85%84-%EC%8B%A4적-발표철강%C2%B7에너지-사업-견조한-이익-기반으로-올해-국내외-투자-성과-낸다/
  7. 포스코그룹 뉴스룸, 포스코홀딩스 2026년 1분기 실적 및 3개년 중기 주주환원정책 발표 —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2026%EB%85%84-1%EB%B6%84%EA%B8%B0-실적-및-3개년-중기-주주환원정책/
  8. POSCO HOLDINGS, Auditor’s Report – IR Archives — https://www.posco-inc.co.kr/poscoinc/v3/eng/investor/s91e3000500c.jsp
  9. POSCO Group Newsroom, 2025년 실적 발표 —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2025%EB%85%84-%EC%8B%A4%EC%A0%81-%EB%B0%9C%ED%91%9C%EC%B2%A0%EA%B0%95%C2%B7%EC%97%90%EB%84%88%EC%A7%80-%EC%82%AC%EC%97%85-%EA%B2%AC/
  10. POSCO Group Newsroom, 2025년 실적 발표 —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2025%EB%85%84-%EC%8B%A4%EC%A0%81-%EB%B0%9C%ED%91%9C%EC%B2%A0%EA%B0%95%C2%B7%EC%97%90%EB%84%88%EC%A7%80-%EC%82%AC%EC%97%85-%EA%B2%AC/
  11. POSCO Group Newsroom, 2026년 1분기 실적 및 3개년 중기 주주환원정책 —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2026%EB%85%84-1%EB%B6%84%EA%B8%B0-%EC%8B%A4%EC%A0%81-%EB%B0%8F-3%EA%B0%9C%EB%85%84-%EC%A4%91%EA%B8%B0-%EC%A3%BC%EC%A3%BC%ED%99%98%EC%9B%90/
  12. POSCO HOLDINGS, IR Activities – 2026.2Q Datapack 및 Earnings Release — https://posco-inc.co.kr/poscoinc/v3/eng/investor/s91e3000100c.jsp
  13. Korea Exchange, 2026 Q2 Earnings Release – IR 일정 공시 — https://kind.krx.co.kr/corpgeneral/irschedule.do?irSeq=45166&method=searchIRScheduleDetail
  14. POSCO Group Newsroom, 2025년 실적 발표 —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2025%EB%85%84-%EC%8B%A4%EC%A0%81-%EB%B0%9C%ED%91%9C%EC%B2%A0%EA%B0%95%C2%B7%EC%97%90%EB%84%88%EC%A7%80-%EC%82%AC%EC%97%85-%EA%B2%AC/
  15. POSCO Group Newsroom, 2026년 1분기 실적 및 3개년 중기 주주환원정책 —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2026%EB%85%84-1%EB%B6%84%EA%B8%B0-%EC%8B%A4%EC%A0%81-%EB%B0%8F-3%EA%B0%9C%EB%85%84-%EC%A4%91%EA%B8%B0-%EC%A3%BC%EC%A3%BC%ED%99%98%EC%9B%90/
  16. POSCO Group Newsroom, POSCO Holdings Begins Construction of Saltwater Lithium Plant in Argentina — https://newsroom.posco.com/en/posco-holdings-begins-construction-of-saltwater-lithium-plant-in-argentina/
  17. 포스코그룹 뉴스룸, 포스코홀딩스 호주 톱티어 리튬광산 지분 확보 — 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ED%98%B8%EC%A3%BC-%ED%86%B1%ED%8B%B0%EC%96%B4-%EB%A6%AC%ED%8A%AC%EA%B4%91%EC%82%B0-%EC%A7%80%EB%B6%84-%ED%99%95%EB%B3%B4-%EC%9D%B4/
  18. [포스코그룹 뉴스룸, 포스코홀딩스 국내 기업 최초 美 리튬직접추출 실증 추진](https://newsroom.posco.com/kr/%ED%8F%AC%EC%8A%A4%EC%BD%94%ED%99%80%EB%94%A9%EC%8A%A4-%EA%B5%AD%EB%82%B4-%EA%B8%B0%EC%97%85-%EC%B5%9C%EC%B4%88-%E7 美-%EB%A6%AC%튬직접추출dle-실/)
  19. POSCO Group Newsroom, Completion of Korea’s Largest Electric Arc Furnace — https://newsroom.posco.com/en/posco-accelerates-transition-to-decarbonized-production-system-with-completion-of-koreas-largest-electric-arc-furnace/
  20. POSCO Group Newsroom, Completion of Korea’s Largest Electric Arc Furnace — https://newsroom.posco.com/en/posco-accelerates-transition-to-decarbonized-production-system-with-completion-of-koreas-largest-electric-arc-furnace/
  21. POSCO, HyREX 수소환원제철 기술 — https://posco.co.kr/homepage/docs/kor7/jsp/hyrex/
  22. POSCO ESG, Climate Change — https://sustainability.posco.com/S91/S91F10/eng/cmspage.do?mmcd=2648825310001953
  23. POSCO Group Newsroom, POSCO to Build Integrated Steel Mill in India via Joint Venture — https://newsroom.posco.com/en/posco-to-build-integrated-steel-mill-in-india-via-joint-venture-securing-a-strategic-bold-move-for-future-competitiveness-2/
  24. 포스코그룹 뉴스룸, 포스코와 JSW스틸이 그리는 인도 철강의 미래 — https://newsroom.posco.com/kr/%EC%9E%A5%EB%B2%BD%EC%9D%84-%EB%84%98%EC%96%B4-%EB%8F%99%EB%B0%98%EC%9E%90%EB%A1%9C-%ED%8F%AC%EC%8A%A4%EC%BD%94%EC%99%80-jsw%EC%8A%A4%ED%8B%B8%EC%9D%B4-%EA%B7%B8%EB%A6%AC%EB%8A%94-%EC%9D%B8%EB%8F%84/
  25. POSCO Group Newsroom, POSCO INTERNATIONAL to Establish an Integrated Rare Earth Magnet Production Complex in the United States — https://newsroom.posco.com/en/posco-international-to-establish-the-first-integrated-rare-earth-magnet-production-complex-in-the-united-states/
  26. SEC EDGAR, Notice of the Future Business or Management Plans: Triple-Core Portfolio — https://www.sec.gov/Archives/edgar/data/889132/000119312526293527/d128510d6k.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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