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요: 미국 처방전에서 시작되는 신약 사업
약병에 적힌 이름은 XCOPRI, 성분명은 세노바메이트다. SK바이오팜은 이 후보물질을 발굴해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까지 끌고 갔고, 현지 법인 SK Life Science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한다. 연구개발 회사와 판매 회사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 현재 사업의 출발점이다.
XCOPRI는 환자가 매장에서 임의로 고르는 소비재가 아니다. 의료진의 처방, 보험 확인과 사전승인, 전문약국의 조제·배송을 거쳐야 환자에게 도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따라서 이 회사의 영업 현장은 대형마트 진열대가 아니라 신경과 진료실, 보험 업무 화면, 전문약국과 물류망이다. 약의 존재만으로 매출이 생기지 않는다. 처방을 시작할 의료진과 실제 복용까지 이어 주는 접근 체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미지: XCOPRI 200mg 정제 병과 SK바이오팜 로고▲ XCOPRI 200mg 정제 병과 복약 안내 문구가 보이는 미국 판매 제품 — 출처: 뉴스웨이, 2025-08-05
이 구조가 특별한 까닭은 신약의 가치가 기술이전 계약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처방이 반복되면 제품매출이 누적되고, 회사는 그 상업화 성과를 다시 연구개발과 후속 자산 확보에 투입할 수 있다. 반대로 처방 성장, 보험 접근성, 현장 영업과 공급 중 어느 한 고리가 흔들리면 충격도 회사가 직접 받는다. 직접판매는 가치사슬의 더 많은 몫을 가져오는 선택인 동시에 더 많은 실행 책임을 떠안는 선택이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FDA 허가를 받았고 2020년 5월 미국에서 처방이 시작됐다. 이 시점부터 SK바이오팜을 해석하는 중심은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만이 아니라 이미 허가된 약을 얼마나 넓고 오래 처방받게 할 수 있는지로 이동했다. 후속 파이프라인은 미래의 선택지이지만, 현재 회사의 체온은 XCOPRI 처방망에서 측정된다.
2.제품: XCOPRI 한 병이 환자에게 도착하기까지
미국 환자가 XCOPRI를 사용하기까지는 여러 참여자가 차례로 등장한다. 각 단계는 환자 접근 과정인 동시에 매출 전환 과정이다.
신경과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고 XCOPRI 처방 여부를 결정한다.
보험 적용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사전승인 절차를 진행한다.
전문약국이 처방을 접수해 조제와 배송을 연결한다.
도매·제3자 물류 사업자, 즉 3PL이 제품의 보관과 유통을 뒷받침한다.
SK Life Science는 영업조직과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이 접점들이 끊기지 않도록 관리한다.
보험 확인과 사전승인은 행정적인 부속 업무처럼 보이지만 처방이 실제 복용으로 넘어가는 관문이다. 의료진이 약을 선택해도 급여 조건이나 환자 부담 문제를 넘지 못하면 제품이 출고되지 않을 수 있다. 회사가 처방 접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도 이 마찰을 줄이는 데 있다. 제약 영업과 보험·약국 지원이 하나의 상업화 체계로 묶이는 장면이다.
이미지: 대형 무대 앞에 모인 SK Life Science 세일즈 미팅 참석자들▲ 대형 무대 앞에 모인 SK Life Science의 미국 내셔널 세일즈 미팅 참석자들 — 출처: 팜이데일리, 2026-02-12
처방 흐름을 읽을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TRx와 NBRx다. TRx는 전체 처방 건수, NBRx는 해당 브랜드를 새로 시작한 처방 건수를 가리킨다. 전자는 이미 형성된 처방 기반의 크기를, 후자는 새로운 환자 유입의 속도를 보는 데 가깝다. 어느 하나만으로 사업을 판단하기보다는 신규 처방이 쌓여 전체 처방 기반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
현장 영업조직의 역할도 단순한 제품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 의료기관에서 처방이 시작되고 있는지, 처방 뒤 보험·약국 단계에서 어떤 장애가 생기는지, 환자가 제품을 수령하기까지 어디서 지연되는지를 파악하는 실행 조직에 가깝다. 연구소에서 완성된 분자가 미국 환자의 일상으로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구간이다.
XCOPRI에 대한 현재 평가는 결국 세 가지 장면이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의료진이 새 처방을 시작하고, 보험과 약국이 이를 실제 조제로 연결하며, 기존 환자의 처방 기반이 유지되는 장면이다. 이 흐름이 반복될수록 일회성 계약금보다 지속적인 제품매출의 성격이 강해진다.
3.사업: 미국 직접판매와 지역 파트너라는 두 갈래
SK바이오팜의 상업화 경로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미국에서는 현지 법인이 판매망을 직접 운영한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기술수출이나 지역 파트너를 활용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같은 신약이라도 회사가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깊이가 다르다.
경로 | 실제 접점 | 돈이 생기는 방식 | 회사가 부담하는 일 |
|---|---|---|---|
미국 XCOPRI 직접판매 | 의료진, 보험자, 전문약국, 도매·물류망 | 반복되는 제품 판매 | 영업조직, 처방 접근, 유통과 재고 관리 |
미국 외 세노바메이트 | 지역별 상업화 파트너 | 계약 조건에 따른 기술료·제품 공급·로열티 | 파트너 관리와 공급, 권리 범위 조정 |
솔리암페톨 | 기술을 도입해 판매하는 사업자 | 기술수출 이후 로열티 | 계약상 권리 관리 |
미국 직접판매에서는 처방이 늘어날수록 회사가 얻는 경제적 몫도 커질 수 있다. 대신 영업비, 유통 관리, 보험 접근과 재고 위험도 직접 감당한다. 파트너 모델은 지역 상업화의 상당 부분을 외부 사업자에게 맡기는 대신 계약 구조에 따라 수익을 나눈다. 두 방식의 차이는 어느 쪽이 무조건 우월하다는 문제가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회사가 어느 정도까지 조직과 위험을 보유할 것인지의 선택이다.
솔리암페톨은 회사가 제품 정보에서 함께 제시하는 또 다른 상업화 자산이지만, 현재 사업의 무게중심은 XCOPRI와 같지 않다. 기술수출 후 로열티를 받는 보조 수익원이므로 미국 XCOPRI 직접판매와 동일한 처방·유통 엔진으로 묶어 보면 수익의 성격을 놓치게 된다.
이미지: 붉은 배경 앞에서 리본을 든 LinX 개소 행사 참석자들▲ 붉은 배경 앞에서 리본을 든 미국 뉴저지 SK Life Science LinX 개소 행사 참석자들 — 출처: Korea Biomedical Review, 2026-06-26
LinX 같은 미국 현지 거점과 파트너링 활동은 이미 존재하는 직접판매 역량의 주변을 넓히는 시도다. 미국 진출을 원하는 외부 기업과 접점을 만들고, 현지 상업화 경험을 생태계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방향을 보여준다. 다만 거점 개소나 파트너 미팅은 그 자체로 의약품 판매나 신규 계약 매출을 뜻하지 않는다. 현재의 현금 창출원과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은 여기서 선을 그어 읽어야 한다.
4.실적: XCOPRI가 만든 현금 엔진과 집중의 무게
2025년에는 연결 기준 연간 흑자 규모가 커졌고, 2026년 들어 회사가 발표한 분기 수치도 높은 이익률을 보였다. 다만 숫자의 범위가 서로 다르다. 연결과 별도, 법정 분기보고서와 회사의 잠정 발표를 같은 칸에 넣어 단순 비교하면 사업의 실제 모습을 왜곡할 수 있다.
구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현금흐름 | 읽을 때의 경계 |
|---|---|---|---|---|
2025년 연결 | 7,067억원 | 2,039억원 | 순이익 2,533억원 | 연결 연간 수치 |
2025년 별도 | 6,506억원 | 2,456억원 | 영업활동현금흐름 1,977억원 | 연결과 범위가 다른 본사 기준 |
2026년 1분기 연결 | 2,278.86억원 | 897.68억원 | 순이익 1,027.34억원 | 법정 분기보고서·영업실적 공시 |
2026년 2분기 연결 | 2,474억원 | 971억원 | — | 회사가 발표한 분기 수치 |
2026년 상반기 단순 합산 | 약 4,753억원 | 약 1,869억원 | — | 두 분기 발표치의 합으로, 법정 반기보고서 확정치가 아님 |
2025년 연결 수치는 매출 7,067억원, 영업이익 2,039억원, 순이익 2,533억원으로 보도됐다. 같은 해 별도재무제표에서는 매출 6,506억원, 영업이익 2,456억원, 영업활동현금흐름 1,977억원이 확인된다. 별도 영업이익이 연결 영업이익보다 큰 현상은 회계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다. 두 숫자를 회사 전체의 상반된 성적표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2,278.86억원, 영업이익은 897.68억원, 순이익은 1,027.34억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단순히 나누면 영업이익률은 약 39.4%다. 회사가 발표한 2분기 매출 2,474억원과 영업이익 971억원의 단순 영업이익률도 약 39.2%다.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은 약 8.6%, 영업이익은 약 8.2% 늘어난 셈이지만, 2분기 숫자는 8월 5일 회사 발표 기준이라는 점을 함께 놓아야 한다.
매출 대부분이 한 제품에서 나왔다
법정 분기보고서 기준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 2,279억원 가운데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2,239억원, 비중은 98.3%였다. ‘핵심 제품’이라는 표현보다 훨씬 강한 집중이다. XCOPRI의 성장은 연결 손익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미국 처방이나 공급에 생긴 문제가 다른 제품으로 충분히 완충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
회사의 사업 설명 기준으로 같은 분기 XCOPRI 미국 매출은 1,977억원이었다. 기타 매출 301억원은 용역 171억원과 완제의약품·원료의약품, 즉 DP·API 131억원으로 제시됐다. 세부 항목은 반올림 때문에 합계와 소폭 차이가 날 수 있다. 또한 ‘세노바메이트 전체 매출’과 ‘XCOPRI 미국 매출’은 지역·거래 유형의 분류 범위가 다르므로 같은 숫자여야 하는 항목이 아니다.
2분기 회사 발표에서 XCOPRI 미국 매출은 2,244억원으로 1분기보다 약 13.5% 늘었다. 미국 제품매출의 확대가 전체 매출 증가보다 더 컸다는 점은 분기 성장을 직접판매 제품이 이끌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다른 매출원이 아직 손익의 균형추 역할을 하기에는 작다는 사실도 선명해졌다.
처방 지표와 연구개발비가 말하는 것
회사는 2026년 3월 월간 TRx가 약 4만7,000건, NBRx가 2,000건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6월에는 월간 TRx 49,155건과 월평균 NBRx 1,800건 이상을 제시했다. 3월의 월간 NBRx와 2분기의 월평균 NBRx는 기준 기간이 달라 단순히 감소로 단정할 수 없다. 더 중요한 점은 전체 처방 기반이 확대되는 동안 신규 처방 유입의 속도가 유지되는지다.
2026년 1분기 연결 연구개발비는 475.9억원으로 매출의 20.9%였다. 이미 판매 중인 약이 벌어들이는 현금을 후속 연구로 되돌리는 구조가 숫자로 나타난다. 판매조직을 유지하면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상업화 전 바이오텍과 다른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반면 이 투자가 새로운 상업 제품으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XCOPRI가 연구비와 조직 운영비를 계속 떠받쳐야 한다.
연간 연결 영업이익률은 단순 계산으로 약 28.9%였고, 회사 발표 기준 2026년 두 분기는 39% 안팎이었다. 이 변화는 직접판매 제품의 규모가 손익 구조에 미치는 힘을 보여준다. 그러나 순이익, 영업현금흐름과 영업이익은 서로 다른 회계 항목이다. 특히 2025년 연결 순이익과 별도 영업현금흐름을 하나의 현금 창출 수치처럼 더해서는 안 된다.
5.연구 프로젝트가 처방 제품이 되기까지
회사의 시간표는 1993년 신약 연구개발 착수에서 시작한다. 2011년에는 관련 사업이 물적분할됐고, 2019년 세노바메이트가 FDA 허가를 받았다. 2020년 미국 직접판매가 시작되면서 연구조직의 결과물이 현지 처방 제품으로 바뀌었다.
이 연혁에서 중요한 전환은 허가 자체만이 아니다. 후보 발굴, 임상, 허가를 거친 뒤 상업화 권리를 넘기지 않고 미국 판매조직까지 이어 붙였다는 데 있다. 신약 개발의 성공 여부를 허가 시점에서 끝내지 않고 환자 접근과 반복 처방까지 확장한 선택이다. 긴 연구개발 기간 뒤에 직접판매 인프라가 추가됐기 때문에 오늘의 회사는 연구소와 미국 영업조직이 동시에 돌아가는 형태가 됐다.
이미지: 판교 연구실에서 장비를 다루는 연구원들▲ 판교 연구실에서 보호안경과 실험복을 착용한 연구원들이 장비를 다루는 모습 — 출처: 뉴스토마토, 2025-10-31
현재의 연구 역량은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축적한 발견·개발 경험과 외부 기술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설명된다. 다만 연구 현장의 넓이와 상업 제품의 수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은 후보를 고르고 개발하는 기반이지만, 후속 자산마다 다시 비임상, 임상, 허가와 생산이라는 별도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세노바메이트의 역사는 그래서 회사에 자산인 동시에 비교 기준이다. 후속 프로젝트는 ‘두 번째 XCOPRI’라는 구호만으로 같은 확률과 속도를 부여받지 않는다. 회사가 이미 한 번 전 과정을 완주했다는 실행 경험과, 다음 후보는 다시 처음부터 검증받아야 한다는 신약 개발의 비대칭이 함께 존재한다.
6.생산시설을 소유하지 않는 공급망
SK바이오팜은 자체 상업 생산설비를 두지 않고 원료와 완제 생산을 외부 위탁생산업체, 즉 CMO에 의존한다. 연구개발과 상업화 조직에 자원을 집중하는 대신 실제 제조는 계약한 외부 시설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공급 흐름을 나누면 먼저 원료의약품인 API가 생산되고, 이를 환자가 복용할 제형과 포장으로 만드는 완제의약품 DP 단계가 뒤따른다. 이후 품질 확인과 출하, 도매·3PL을 거쳐 전문약국으로 이동한다. 미국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이 사슬의 어느 구간에서도 재고가 끊기지 않도록 수요 예측과 발주 시점을 맞춰야 한다.
공장을 직접 보유하지 않으면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생산 일정과 품질, 원료 조달 문제를 회사 혼자 통제하기 어렵다. 특정 위탁업체의 차질이 발생했을 때 대체 생산처를 얼마나 빠르게 가동할 수 있는지, 충분한 안전재고와 계약상 보호장치가 있는지가 운영 안정성을 좌우한다. 공장 없는 구조는 생산 위험의 제거가 아니라 계약과 품질관리로의 이동이다.
이 공급망은 미국 직접판매와도 맞물린다. 처방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 부족 재고가 문제가 되고, 반대로 수요를 과대평가하면 재고와 운전자본 부담이 생긴다. 완제와 원료 공급이 기타 매출 항목에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제품 판매와 파트너 공급을 구분해 읽을 필요도 있다. 생산 자산을 소유하지 않아도 공급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7.최근 동향: 두 번째 성장축을 찾는 여러 실험
회사 연혁에는 2026년 중국 세노바메이트 출시와 방사성의약품 치료, 즉 RPT 후보 SKL35501·SKL35502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기록이 올라와 있다. 중국 출시는 미국 밖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지역 상업화를 넓히는 사건이다. RP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표적에 치료 효과를 전달하려는 접근으로, 기존 중추신경계 신약과는 다른 기술 축이다.
공식 파이프라인에서 SKL35501은 임상 1상, SKL37321과 표적단백질분해 기술을 이용한 p300 degrader는 전임상, Neuroimmune 프로젝트는 후보 발굴 단계로 제시된다. 임상 1상은 사람에서 초기 안전성과 약동학 등을 살피기 시작한 단계이며 전임상과 후보 발굴은 그보다 상업화에서 더 멀다. 이 자산들은 사업 영역을 넓힐 선택지이지만 아직 현재 제품매출로 검증된 축은 아니다.
인실리코 메디슨과의 협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중추신경계·신경면역 후보물질을 찾는 공동연구다. AI는 탐색할 화합물과 표적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후보 발굴을 허가 제품으로 단숨에 바꾸는 지름길은 아니다. 계약 발표 시점에서 이를 매출이나 확정 수주로 간주할 수 없는 이유다.
이미지: 협약식 무대에서 기념 촬영하는 다섯 명의 참석자▲ SK바이오팜과 서울바이오허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협약식 참석자들 — 출처: SK바이오팜, 2026-04-03
서울바이오허브 협약, 미국 LinX 개소, BIO USA 참가도 비슷한 경계에서 읽어야 한다. 이 활동들은 스타트업, 연구기관, 투자자와 글로벌 제약사를 만나는 접점을 넓힌다. 외부 후보를 찾거나 공동개발·라이선싱 기회를 만드는 토양이지만, 행사 참석이나 협약식만으로 계약의 경제성이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 전시장 안의 SK biopharmaceuticals 부스와 방문객들▲ 전시장 천장에 회사명이 걸린 2025 BIO USA 단독 부스와 방문객들 — 출처: 히트뉴스, 2025-06-18
BIO USA 부스는 이 회사가 내놓고 싶은 두 얼굴을 함께 보여준다. 하나는 이미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가진 상업화 회사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후보와 파트너를 찾는 연구개발 회사다. 전자가 만든 현금과 현지 네트워크가 후자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후자의 성과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사실 때문에 두 얼굴을 같은 가치로 미리 합산해서는 안 된다.
8.쟁점과 리스크: 강한 단일 엔진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가장 큰 쟁점은 분명하다. XCOPRI가 성장할 때는 매출과 이익, 연구개발 여력이 함께 좋아지지만 핵심 제품에 생긴 변화도 거의 그대로 회사 전체에 전달된다. 다제품 제약사처럼 한 품목의 부진을 다른 품목이 즉시 메우기 어렵다. 높은 집중은 결함이라기보다 현재 사업 단계의 특징이며, 투자자 사이의 낙관과 경계가 동시에 커지는 이유다.
미국 보험급여와 약가 환경은 처방을 실제 판매로 전환하는 조건이다. 보험자의 보장 범위나 환자 부담이 달라지면 의료진의 선택 이후에도 조제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직접판매 조직이 환자 지원과 사전승인 업무를 운영하는 것은 이 위험을 사업 내부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지, 위험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환율도 양면적이다. 미국 매출이 달러로 발생하고 연결재무제표는 원화로 표시되므로 환율 변동은 환산된 매출과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조 측면에서는 외부 CMO의 공급 안정성, 품질과 일정 관리가 중요하다. 이 세 변수는 각각 보험·가격, 통화, 물리적 공급이라는 서로 다른 경로로 같은 단일 제품 엔진에 들어온다.
시장에서는 경쟁약 진입 시점, 적응증 확대, 현탁액 제형의 허가 가능성도 가치평가 변수로 거론된다. 적응증 확대는 약을 사용할 수 있는 환자 범위를 넓힐 가능성과 연결되고, 현탁액은 정제를 삼키기 어려운 사용 환경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애널리스트가 보는 선택지이며 승인 일정이나 추가 매출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배구조 쪽에서는 최대주주 SK㈜가 2026년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3년 만기 주가수익스왑, 즉 PRS를 체결한 사건이 있었다. 공시된 목적은 투자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이다. 이는 최대주주의 자금조달과 지분 노출에 관한 사건으로, XCOPRI의 처방이나 영업 성과가 바뀌었다는 신호와는 구분해야 한다. 주가에 대한 수급·심리 효과와 의약품 사업의 운영 성과가 서로 다른 층위에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현재 모습은 한 제품 의존이라는 약점과 한 제품을 직접 상업화해 연구비를 만들어 내는 역량이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결과다. 미국 영업망을 넓히면 집중은 더 강해질 수 있고, 후속 파이프라인을 서둘러 가치에 반영하면 아직 통과하지 않은 개발 위험을 앞당겨 셈하게 된다. 그래서 SK바이오팜의 변화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이름보다 미국 진료실에서 시작된 처방이 보험, 약국과 공급망을 지나 얼마나 안정적으로 반복되는지에 먼저 드러난다. 연구실에서 시작한 긴 여정이 이제 약병 한 개의 반복 배송을 통해 다음 연구의 시간을 사고 있다.
각주
-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 SK바이오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406/20260515003059/11013.htm
- 제품 정보, SK바이오팜, 2026-08-12 — https://www.skbp.com/kor/product.do
- SK바이오팜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 미국 시장 본격 출시, SK바이오팜, 2020-05-12 — https://www.skbp.com/kor/news/view.do?boardCode=BDCD0002&boardSeq=488
- XCOPRI 환자 지원·처방 접근 프로그램, SK Life Science, 2026-08-12 — https://www.xcopri.com/epilepsy-resources/
- SK바이오팜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406/20260515003059/11013.htm
- 제품 정보: XCOPRI와 SUNOSI, SK바이오팜, 2026-08-12 — https://www.skbp.com/kor/product.do
- SK Biopharmaceuticals 2025 net profit up 11.6 pct to 253.3 bln won, 연합뉴스, 2026-02-06 — https://en.yna.co.kr/view/AEN20260206004200320?section=k-biz%2Findex
- SK바이오팜 2025 감사보고서·재무제표, 한국거래소 KIND, 2026-03-06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3/06/001439/20260306003206/00591.htm
-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6년 1분기 영업실적 공시, 한국거래소 KIND, 2026-05-07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07/000178/20260430000430/99626.htm
- SK바이오팜, 2분기 매출 2474억·영업이익 971억, 뉴스와이어, 2026-08-05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9995
- SK바이오팜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406/20260515003059/11013.htm
- SK바이오팜, 빅 바이오텍 선순환 구조 진입…2026년 1분기 실적 발표, SK바이오팜, 2026-05-07 — https://www.skbp.com/kor/news/view.do?boardCode=BDCD0002&boardSeq=786¤tPage=1
- SK바이오팜, 2분기 매출 2474억·영업이익 971억, 뉴스와이어, 2026-08-05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9995
- SK바이오팜, 빅 바이오텍 선순환 구조 진입…2026년 1분기 실적 발표, SK바이오팜, 2026-05-07 — https://www.skbp.com/kor/news/view.do?boardCode=BDCD0002&boardSeq=786¤tPage=1
- SK바이오팜, 2분기 매출 2474억·영업이익 971억, 뉴스와이어, 2026-08-05 — https://www.newswire.co.kr/newsRead.php?no=1039995
- 분기보고서 (2026.03), 한국거래소 KIND / SK바이오팜,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406/20260515003059/11013.htm
- 회사 연혁, SK바이오팜, 2026-08-12 — https://www.skbp.com/kor/company/history.do
- 연구 역량, SK바이오팜, 2026-08-12 — https://www.skbp.com/kor/rnd/capacity.do
- SK바이오팜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 한국거래소 KIND, 2026-05-15 — https://kind.krx.co.kr/external/2026/05/15/001406/20260515003059/1101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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